소설리스트

8장 (97/194)

제 8장 청문회 

해리는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입이 딱 벌어졌다. 그가 들어간 이 커다란 지하 

법정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낯이 익었다. 한 번 본적이 있는 게 아니라 와 

보았던 곳이 분명 했다. 덤블도어의 펜시브 속에서 들어갔단 곳이 바로 여기였던 

것이다 레스트랭이 아즈카빈에서의 종신형을 선고받는 장면을 지켜보았던 그 

법정 이었다. 

검은 돌로 된 벽에는 횟불이 희미하게 빛을 던지고 있었다. 그의 양쪽 

옆으로는 텅 빈 긴 의자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저 앞에, 제일 높은 긴 

의자들에는 많은 사람들의 어두운 형체가 어른 거렸다. 그들은 낮은 목소리로 

뭔가 수군거리고 있었다. 해리의 등 위에서 육중한 문이 쾅 닫히자. 무거운 

침묵이 내려 앉았다. 

싸늘한 남자의 목소리가 법정에 울려 퍼졌다. 

"늦었구나." 

"죄송합니다." 

해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 저는 시간이 바뀐 줄 몰랐습니다." 

"위즌가모트의 잘못이 아니다. 오늘 아침에 부엉이를 너에게 보냈다. 자리에 

앉거라." 

해리는 방 한가운데에 놓인 의자로 시선을 떨구었다. 의자의 팔걸이에는 사슬이 

묶여 있었다. 해리는 예전에 저 사슬이 그의자에 앉는 사람들을 저절로 꽁꽁 

묶어 버리는 걸 목격한 적이 있었다. 돌로 된 복도를 저벅저벅 걸어가자.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해리가 머뭇거리며 의자 끝에 걸터앉자, 쇠사슬이 

위협적으로 철커덕거렸지만, 그를 묶지는 않았다. 해리는 토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높은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올려다 보았다. 

해리가 보기에는 대략 오십 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그들이 입고 있는 

자두색의 인 옷에는 왼쪽 가슴에 은실로 W 자가 정교하게 수놓여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눈을 내리깔며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대단히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또 어떤 이들은 노골적으로 호기심을 드러냈다. 

제일 앞줄 한가운데 마법부 장관인 코넬리우스 퍼지가 앉아 있었다. 풍채가 

당당한 퍼지는 종종 라임 색깔의 초록색 중산 모자를 뽐내듯 쓰고 다녔다. 

하지만 오늘은 아무 모자도 쓰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언젠가 한 번 해리에게 

말을 걸 때 보이던 한 없이 너그러운 미소 또한 보이지 않았다. 퍼지의 왼쪽에는 

아주 짧은 회색 머리에, 얼굴이 넓적하고 각이 진 마녀 한명이 앉아 있었다. 

외알 안경을 낀 그녀는 무척 깐깐해 보였다. 처지의 오른쪽에는 또 다른 마녀가 

앉아 있었는데, 뒤로 한참 물러나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그늘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좋아요, 마침내 피고가 자리에 앉았으니, 시작해 봅시다. 자네도 준비가 

되었나?" 

퍼지가 그 줄의 끝을 쳐다보며 물었다. 

"예, 장관님." 

열의에 가득 찬 목소리가 대답했다. 해리도 잘 아는 목소리였다. 론의 형인 

퍼시가 앞줄 긴 의자의 제일 끝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해리는 혹시라도 아는 

체를 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퍼시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뿔테 

안경을 쓴 퍼시는 깃펜을 손에 쥔 채, 양피지만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리. 리틀 위닝, 프리벳가 4번지에 사는 해리 제임스 포터에 의한,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과 국제 비밀 법령 위반에 대한 8월 12일 징계 

청문회를 열겠습니다."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퍼지가 입을 때자, 퍼시는 당장 받아 적기 

시작했다. 

"심문자들은 마법부 장관 코델리우스 오스왈드 퍼지, 마법사법률 강제 집행부 

부장 아멜리아 수잔 본즈, 마법부 차관 돌로레스 제인 엄브릿지, 법정 서기 퍼시 

이그니셔스 위즐리-" 

"그리고 변호를 위한 참고인으로 알버스 퍼시발 울프릭 브라이언 덤블도어." 

해리의 등 뒤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리는 목에서 삐걱 소리가 날 

정도로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짙은 푸른색의 긴 옷을 입은 덤블도어가 침착한 걸음걸이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평온한 얼굴이었다. 은색의 긴 수염과 

머리카락이 횃불 아래에서 하얗게 빛났다. 덤블도어는 헤리와 나한히 서서, 

심하게 구부러진 매부리코 중간쯤에 떨어질 듯 걸려 있는 반달 모양의 안경 

너머로 퍼지를 올려다 보았다. 

위즌가모트의 위원들이 웅성거렸다. 이제는 모든 시선이 덤블도어에게 쏠렸다. 

어떤 이들은 화가 난 듯이 보였고, 또 어떤 이들은 약간 겁을 집어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뒷줄에 앉아 있던 나이 든 마녀 두명은 손을 들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덤블도어를 보자, 해리의 가슴속에서 뜨거운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불사조의 

노래를 들었을 때와 비슷하게, 용기가 불끈 솟고 희망이 가득 찼다. 해리는 

덤블도어와 시선을 마주치고 싶었지만, 덤블도어는 그가 있는 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퍼지를 곧장 올려다 보고 

있었다. 

"아, 덤블도어." 

퍼지는 당황한 듯 쩔쩔맸다. 

"그렇군요, 청문회의 시-시간과 음- 장소가 바- 바뀌었다는 전갈을 

바-받았겠죠?" 

"하마터면 놓칠 뻔했고." 

덤블도어가 쾌할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연히 세 시간이나 먼저 마법부에와 있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오." 

"예- 그럼- 의자가 하나 더 필요할 것 같은데- 에- 위즐리? 의자 좀-?" 

"괜찮소, 걱정하지 마시오." 

덤블도어는 이렇게 말하며 지팡이를 꺼내 들고 살짝 휘둘렀다. 그러자 바로 

해리의 옆자리에 찌그러진 팔걸이 의자가 나타났다. 덤블도어는 긴 손가락을 

코앞에 맞대고 앉아서 손 너머로 퍼지를 점잖게 쳐다보았다. 위즌가모트 

위원들은 여전히 웅성거리며 안절부절 못했다. 마침내 퍼지가 다시 입을 열자 

그때서야 모두들 조용해졌다. 

"좋아요, 좋아. 그럼 다음은- " 

퍼지가 노트를 뒤적기리며 말했다. 

"그러닌까 고소 내용, 맞아." 

퍼지는 자기 앞에 놓인 서류 더미에서 양피지 한 장을 꺼내더니, 깊은 심호흡을 

하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피고의 고소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예전에도 비슷한 죄목으로 마법부의 

경고문을 받은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동의 불법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상황 하에, 8월 2일 아홉 시 이십삼 분 머글 주거지역 내에서 한 

머글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도적이며 고의적으로 패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1875년 제정된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C형을 위반하였으며, 

국제 마법사 연맹의 비밀 법령집 13항을 위반했다." 

"자네가 서리, 리틀 위닝, 프리벳가 4번지에 사는 해리 제임스 포터인가?" 

퍼지가 양피지 너머로 해리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렇습니다." 

해리가 대답했다. 

"자네는 3년 전에도 불법적으로 마법을 사용하여 마법부의 송식적인 경고를 

받은 적이 있었지, 사실인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2일 밤에 패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했는가?" 

퍼지가 계속해서 추궁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해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17세가 되기 전에는 학교 밖에서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네가 머글들이 잔뜩 모여 사는 지역에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한 머글이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도 분명히 알고 있었을 텐데?" 

"예, 하지만, 제가 마법을 사용한 이유는 단지-" 해리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바로 그때 외알 안경을 쓴 마녀가 흥분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네가 완전히 성장한 패트로누스를 만들어 냈단 말이니?"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해리가 설명을 하려고 했다. 

"진짜 실체를 가진 패트로누스를 불러냈다고?" 

"뭐-뭐라고 하셨죠?" 

해리가 물었다. 

"너의 패트로누스가 분명히 정확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느냔 말이다. 그러니까 

그저 연기나 안개 같은 게 아니었단 말인가?" 

"네." 해리는 짜증이 치밀면서도 약간 걱정이 있었다. "그건 수사슴이었습니다. 

항상 그랬죠." 

"항상 그랬다고?" 본즈 여사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그렇다면 전에도 패트로누스를 불러낸 적이 있단 말이냐?" 

"예. 1년 전부터 그랬습니다." 

"지금 나이가 열다섯 살이지?" 

"예." 

"학교에서 배운 건가?" 

"예. 루핀 교수님께서 제가 3학년 때 가르쳐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저-" 

"굉장하군." 본즈 여사가 그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 나이에 진짜 

패트로누스를 불러낼 수 있다니..... 아주 놀란워." 

주위에 있던 몇몇 마법사들과 마녀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지금 문제는 그의 마법이 얼마나 놀라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퍼지가 

분개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제가 보기에는 그 마법이 놀라운 만큼 더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이 아이는 한 머글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그 마법을 

사용했다. 말입니다!" 

그 말을 듣자, 이번에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마법사와 마녀들이 

웅성거리며 동의를 표시했다. 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경건하고 독실한 표정을 

지우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퍼시를 보자. 해리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제가 마법을 쓴 것은 디멘터들 때문이었습니다!" 해리는 다른 누군가가 또다시 

그의 말을 가로막기 전에 재빨리 큰 소리로 외쳤다. 

그리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순간 이 전보다 훨씬 더 

무거운 침묵이 찾아왔다. 

"디멘터들이라고?" 

잠시 후에 본즈 여사가 무성한 눈썹을 추켜올리며 물었다. 눈에 낀 외알 안경이 

거의 굴러 떨어질 지경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디멘터 둘이 그 골목에 나타나서 저와 제 사촌을 공격했단 말이에요!" 

"아. 그래, 그래. 우리도 뭐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군." 

퍼지는 불쾌하게 빈정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위즌가모트들을 돌아보았다. 그는 

마치 다 함께 이 농담을 즐기자는 듯한 태도였다. 

"리틀 위닝에 디멘터들이 나타났단 말인가?" 본즈 여사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가-" 

"이해가 안 가시죠, 아멜리아?" 퍼지가 여전히 빈정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설명해 드리죠, 저 꼬마는 지금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온갖 궁리를 

다 하다가, 마침내 디멘터라면 아주 멋진 핑계 거리가 될 거라고 결론을 내린 

겁니다. 참으로 그럴듯한 핑계죠, 머글들 눈에는 디멘터가 보이지 않으니까요. 

그렇지 않니, 꼬마야? 아주 편리하지, 편리하고 말고, 그렇게 되면 네 말뿐, 어떤 

증인도 있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거짓말하는게 아니에요!" 

또다시 웅성거림으로 가득 찬 법정에 해리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디멘터 둘이 골목 맞은편 끝에서 나타났어요. 그 순간 모든 것이 싸늘하게 

얼어붙고 캄캄해졌어요, 제 사촌은 그들이 나나탄 것을 느끼고 도망쳤어요." 

"그만해라, 그만해 !" 

퍼지가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이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동안 이야기를 꾸미느라 열심히 연습했을 텐데 방해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바로 그때 덤블도어가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위즌가모트들이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실은 그 골목에 디멘터들이 나타난 것을 목격한 증인이 있소 물론 두들리 

더즐리 말고 다른 사람이오." 

순간 퍼지의 퉁퉁한 얼굴이 마치 누군가 바람을 뺀 것처럼 핼쑥해졌다. 퍼지는 

한동안 덤블도어를 노려보더니 몸을 추스르기조차 힘든 사람처럼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덤블도어. 우리는 또 다른 헛소리를 듣고 있을 시간이 없소, 나는 

이 사건을 빨리 처리하고 싶소-" 

"물론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을 거요." 덤블도어는 여전히 상냥하게 말했다. 

"하지만 위즌가모트의 권리 헌장에 따르면, 피고는 자신의 사건을 위해 증인을 

세울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걸로 알고 있소. 마법사 법률 강제 집행부의 정책이 

그렇지 않던가요. 본즈 여사?" 

덤블도어가 외알 안경을 쓴 마녀에게 물었다. 

"사실이오. 틀림없는 사실이오." 

본즈여사가 말했다. 

"좋아요, 좋아. 도대체 그 증인은 어디 있소?" 

퍼지가 쏘아 붙였다. 

"그 증인은 나와 함께 왔소, 지금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거요. 그럼 내가 

가서-?" 

"아니오. 위즐리, 자네가 가게." 

퍼지가 퍼시에게 소리쳤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퍼시는 판사의 단상에서부터 

돌계단을 쏜살같이 달려 내려갔다. 그리고 덤블도어와 해리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그들 옆을 황급히 지나갔다. 

잠시 후에 퍼시가 피그 할머니를 데리고 다시 돌아왔다. 잔뜩 주눅이 든 피그 

할머니는 평소보다 훨씬 더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 해리는 마음속으로부터 

할머니가 실내화라도 갈아 신고 나왔기를 빌었다. 

덤블도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피그 할머니에게 자신이 앉았던 의자를 

내주었다. 그리고, 지팡이를 휘둘러서 다른 의자를 만들어 냈다. 

"이름은?" 

퍼지가 큰 소리로 물었다. 

피그 할머니는 의자 가장 자리에 엉덩이를 살짝 걸치고 안절부절 못했다. 

"아리벨라 도린 피그입니다." 

피그 할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확히 신분을 밝히시오." 

퍼지가 심드렁하고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리틀 위닝에 사는 주민입니다. 해리 포터가 사는 집 근방에 살고 있죠." 

피그 할머니가 대답했다. 

"리플 위닝에는 해리 포터 의외에 다른 마녀나 마법사가 살고 있다는 기록이 

없는데." 본즈 여사가 즉시 지적했다. "과거의 사건들을 비추어 보건대... 보건대 

그런 상황은 항상 주의 깊게 관찰이 되어 왔거든." 

"전 스큅이죠. 그래서 제가 등록이 안 되어 있는 게 아닐까요?" 

"엉. 스큅이라고?" 퍼지는 그녀를 의심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우리가 한 번 

조사해 보도록 하겠소. 내 보좌관인 위즐리에게 당신의 가계에 대해서 상세한 

사실을 알려 주도록 하시오. 그런데 말이 난 김에 한마디 물어봅시다. 스큅들도 

디멘더를 볼 수 있소?" 

퍼지는 자신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물론이죠. 볼 수 있고 말고요!" 

피그 할머니가 발끈 화를 냈다. 

퍼지는 눈을 치켜뜨며, 다시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좋소 당신 이야기를 들어 봅시다." 

퍼지가 쌀쌀맞게 응수했다. 

"저는 위스테리아가의 끝에 있는 모퉁이 가계에서 고양이 먹이를 사려고 

나가던 길이었습니다. 8월 2일 저녁 아홉 시쯤 이었죠." 

피그 할머니가 갑자기 줄줄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신이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막 깨달은 사람 같았다. 

"그때 매그놀리아 광장과 위스테리아가 사이에 있는 골목에서 뭔가 소란스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골목 입구로 가까이 다가가자, 디멘터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 

"달려왔다고요?" 

본즈 여사가 날카롭게 따져 물었다. 

"디멘터들은 달리지 않아요. 미끄러지죠." 

"제 말이 바로 그 뜻입니다." 

피그 할머니가 쪼글쪼글한 두 뺨을 붉히며 대답했다. 

"남자 아이 두 명처럼 보이는 것을 향해서 골목을 미끄러져 가더군요." 

"어떻게 생겼었죠?" 

본즈 여사가 외알 안경이 살 속에 파묻힐 정도로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한 명은 덩치가 크고 다른 한 명은 좀 말랐어요." 

"아니, 아니, 디멘터들 말이오. 그들이 어땠는지 설명해 봐요." 

본즈 여사가 짜증스러운 듯이 물었다. 

"오! 그것들은 아주 컸어요. 크고 망토를 입고 있었죠." 

이제 피그 할머니는 목까지 빨갛게 불들었다. 

해리는 심장이 덜컹하며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피그 할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간에, 그의 귀에는 마치 그녀가 본 것은 단지 디멘터의 그림뿐이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림은 절대로 디멘터가 어떤 존재인지 그 

실상을 전달할 수 없었다. 땅위를 둥둥 떠서 미끄러져 다니는 그 기괴한 

움직임이나 살이 썩는 듯한 고약한 냄새, 혹은 그들이 공기를 빨아들일 때 나는 

그 무시무시하고 소름끼치는 소리....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던, 땅딸막하고 커다란 검은 수염을 기른 마법사가 바로 

옆에 앉은 곱슬머리의 마녀에게 몸을 기울이며 귀에 대고 뭔가 속삭였다. 그러자 

그녀는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덩치가 크고 망코를 입고 있었다." 

본즈 여사가 차갑게 그 말을 뒤풀이 했다. 한편 퍼지는 비웃듯이 코웃을 쳤다. 

"알겠소. 그 밖에 다른 것은?" 

"또 있어요. 저는 그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피그 할머니가 말을 이었다. 

"모든 것이 차갑게 얼어 붙었죠. 이 무더운 여름날 밤에 말이죠. 저는... 저는 

마친 온 세상에 모든 행복이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끔찍한 기억만이 떠올랐죠..." 

피그 할머니의 목소리가 떨리며 점차 흐려졌다. 

본즈 여사의 눈이 약간 다시 커졌다. 해리는 외알 안경이 파고 들었던 눈가에 

빨간 자국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었다. 

"디멘터들이 무슨 짓을 했죠?" 

본즈 여사가 다시 물었다. 해리는 또 다시 희망이 솟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디멘터들은 아이들을 향해 다가갔어요." 

이제 피그 할머니의 목소리는 더욱더 단호하고 확신에 차있었다. 빨갛게 달아 

올랐던 얼굴도 다시 본래 색으로 돌아왔다. 

"아이들 중에 한 명이 땅에 쓰러졌어요. 그러자 다른 한명이 되돌아와서 

디멘터를 쫓으려고 했죠, 그게 바로 해리였어요. 세 번 시도한 끝에 해리는 

패트로누스를 불러냈어요. 첫 번째 디멘터를 쫓아낸 패트로누스는 해리의 독려를 

받으며 두 번째 디멘터마저 사촌 곁에서 몰아냈죠. 이- 일이 그렇게 된겁니다." 

피그 할머니가 약간 더듬거리며 말을 맺었다. 

본즈 여사는 말없이 피그 할머니를 내려보았다. 퍼지는 초조하게 서류만 

만지작 거리며, 그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침내 퍼지가 고개를 들더니 다소 공격적으로 물었다. 

"그래. 그게 바로 당신이 본거요?" 

"그렇습니다." 

피그 할머니가 대답했다 

"좋소. 그만 가 보시오."퍼지가 말했다. 

피그 할머니는 겁먹은 표정으로 퍼지와 덤블도어를 한 번씩 쳐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발을 질질 끌며 문을 향해 걸어갔다. 곧이어 해리는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별로 믿을 만한 증인은 아니군요." 

"퍼지가 거만하게 말했다." 

"글쎄요, 난 잘 모르겠어요." 본즈 여사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디멘터의 공격에 대해서 아주 정확하게 묘사를 했어요. 게다가 디멘터가 

없었다면, 무엇 때문에 굳이 있었다고 거짓말을 하겠어요?" 

"하지만 디멘터들이 할 일이 없어 머글들 주거 지역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마법사와 마주쳤단 말이오?" 퍼지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요. 베그만 그 작자라고 해도 이런 일에는 내기를 안 걸 거요." 

"내 생각에는 디멘터들이 우연히 그곳에 나타났다고 믿을 사람은 우리중에 

아무도 없을 것 같소만." 

덤블도어가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그 순간 그늘에 얼굴을 숨긴 채. 퍼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마녀가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이오?" 

퍼지가 얼음처럼 싸늘하게 물었다. 

"내 생각에는 디멘터들이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다는 뜻이오." 

덤블도어가 대답했다. 

"내 생각에는 만약 누군가 디멘터들에게 리틀 위닝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라고 명령을 내렸다면, 분명히 우리에게 기록이 남아 있었을 거요!" 

퍼지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요즘 디멘터들이 마법부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명령을 받고 있는게 아니라면 

그렇겠죠." 덤블도어가 침착하게 말했다. "코넬리우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내 의견을 전달한 바가 있을 텐데요." 

"그렇소." 퍼지가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견해 또한 어떤 근거가 

있다고 맏을 만한 하등의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오, 덤블도어. 디멘터들은 

아즈카반에 있으면서 우리가 시키는 대로 모든 일을 하고 있소." 

"그렇다면 우리는 마법부에 있는 누군가가 무슨 이유로 8월 2일에 디멘터 둘을 

그 골목에 보냈는지 진상을 조사해 봐야겠군요." 

덤블도어가 침착하지만 분명한 태도로 의견을 밝혔다. 

그의 말을 지지하는 침묵이 흐르는 동안, 퍼지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마녀가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덕분에 해리는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해리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핏기 없는 커다란 두꺼비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얼굴은 넓적하고 축 처져 있었다. 커다랗고 둥근 눈은 약간 튀어나와 있었다. 

짧고 꼬블꼬불한 그녀의 꼭대기에 꽂혀 있는 작은 검은색 벨벳 핀조차, 커다란 

파리를 연상시켰다. 

해리는 당장에라도 그녀가 길고 끈끈한 혀를 내밀어 그것을 날름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의장은 마법부 차관인 돌로레스 제인 엄브릿지에게 발원권을 넘기겠습니다." 

퍼지가 그녀를 소개했다. 

해리는 마녀의 입에서 소녀처럼 애교가 철철 넘치는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내심 꽥꽥거리는 목소리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덤블도어 교수님. 분명히 제가 당신의 말씀을 잘못 알아들은 것이겠죠. 제가 

그렇게 어리석답니다. 하지만, 아주 잠깐 동안이나마 마치 마법부에서 이 소년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씀하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옥구슬이 굴러가듯이 낭랑한 웃음소리를 내며 깔깔 웃었다. 그 소리를 

듣자, 해리의 목덜미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정말로 즐거워서 웃는 게 아니라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다. 

"디멘터들이 오직 마법부로부터만 명령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디멘터 

둘이 일주일 전에 해리와 그 사촌을 공격한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논리적으로 따져 보면 마법부의 누군가가 이 공격을 지시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죠." 덤블도어가 공손하게 설명했다. "물론 이 디멘터들만 

마법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것일 수도-" 

"마법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디멘터들은 하나도 없소!" 

퍼지가 얼굴을 붉히며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덤블도어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절을 했다. 

"그렇다면 마법부에서는 틀림없이 무엇 때문에 한 쌍의 디멘터가 아즈카반에서 

그토록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왔으며 허락도 없이 공격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를 벌이시겠군요." 

"마법부가 뭘 하든 말든 당신이 결정할 바가 아니오. 덤블도어!" 

퍼지가 빽 소리쳤다. 그의 얼굴이 버논 이모부라면 무척 자랑스러워했을 만큼 

시뻘겋게 변했다. 

"물론 내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오." 덤블도어는 순순히 인정했다. "나는 단지 이 

문제를 이대로 넘어가서는 결코 안된다는 나의 소견을 표현했을 뿐이오." 

덤블도어는 본즈 여사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외알 안경을 고쳐 쓰더니 약간 

인상을 찌푸리며 덤블도어를 마주 보았다. 

"오늘 열린 이 청문회의 주제는 디멘터들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상기시켜 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그것이 이 소년의 망상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퍼지가 소리쳤다. "우리는 지금 해리포터가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을 위반한 것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냏서 이 자리에 모인것입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디멘터들이 그 골목에 출현한 것은 이 문제와 상당히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법령 제 7항을 보면, 예외적인 경우에는 머글들 앞에서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예외적인 상황 중에 하나는 그 

자리에 있는 마법사나 마녀 자신 혹은 다른 마법사나 마녀, 혹은 머글들의 

생명이 위급한 순간에도-" 

"고맙지만, 7항에 대해서라면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소!" 

퍼지가 투덜거렸다. 

"물론 그러시겠죠." 

덤블도어는 여전히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해리가 패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한 것은. 그 조항에서 

언급한 예외적 상황의 범주에 정확히 속한다는 데 모두 동의하시겠지요?" 

"디멘터들이 있었다면 말이오, 하지만, 난 그걸 믿을 수 없소."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한 증인의 이야기를 방금 들으셨지 않습니까? 덤블도어가 

재빨리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만약 그녀의 말이 아직도 의심스럽다면, 다시 한 

번 불러서 물어 보십시오, 틀림없이 그녀도 거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그게 아니라-" 퍼지는 자기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거리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이것으로 그만 끝내고 싶소, 덤블도어!" 

"하지만 의장님께서는 증언을 듣지 않았을 때 심각하게 정의가 훼손될 수 

있다면, 증인의 증언을 여러 번 듣는 것에 대해 당연히 전혀 상관하지 

않으시겠지요." 

"심각하게 정의가 훼손된다고, 나 참!" 

퍼지가 한껏 목청을 높였다. 

"덤블도어. 당신은 이 꼬마가 얼마나 자주 황당무게한 이야기들을 지어 내는지 

세어 봤소? 학교 밖에서 마법을 사용한 아주 명백한 잘못을 감추려고 애쓰는 

짓거리를? 당신은 저 애가 3년 전에도 공중 부양 마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소?" 

"그건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집요정이 그랬어요!" 

해리가 항변했다. 

"들었죠? 집요정이랍니다! 머글 집에 말이죠! 이 점에 대해서 어디 한번 해명해 

보시죠." 

퍼지가 의기 양양하게 해리를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문제의 그 집요정은 현재 호그와트 학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즉시 이곳으로 불러내어 증언을 하게 할 수 도 있습니다." 

"나-나는 집요정 따위의 말을 들을 시간이 없소! 어쨌든 그뿐만 아니오! 그는 

마지 아줌마를 날려 보냈단 말이오!" 

퍼지는 주먹으로 재판석을 쾅 내려치며 고함을 질렀다. 그 바람에 잉크병이 

뒤집어졌다. 

"그러나 의장님께서는 대단히 친절하게도 그 일에 대해서 어떤 처벌도 하지 

않으셨죠, 아무리 훌륭한 마법사라 해도 항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시고 말입니다." 

퍼지가 서류 위에 쏟아진 잉크를 닦아 내느라 잠깐 정신을 파는 틈에. 

덤블도어가 조용히 설명했다. 

"게다가 이 꼬마가 학교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조차 하지 

않았소!" 

"하지만 호그와트 학생이 학교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마법부가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해리가 한 행동은 이 청문회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덤블도어가 여전히 공손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냉정함과 단호함이 느껴졌다. 

"오호! 그가 학교에서 하는 일은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요?" 

퍼지가 물었다. 

"코넬리우스, 지난 8월 2일 밤에 분명히 상기시켜 드렸듯이. 마법부는 호그와트 

학생을 쫓아낼 권한이 없소, 또한 8월 2일 밤에 분명히 상기시켜 드렸듯이. 

잘못이 분명하게 입증되기전까지는 지팡이를 입수할 수 있는 권한도 없소. 법이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으신 고괴한 열성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분명 고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관님 자신께서 몇 가지 법을 간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법은 바뀔 수도 있소." 

퍼지가 사납게 대꾸했다. 

"물론 그렇소." 

덤블도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리고 당신은 분명히 아주 많은 법을 

바꾸고 있는 것 같더군요, 코넬리우스. 내가 위즌가모트에서 물러나 달라는 

요청을 받은 지 몇 주일 만에, 벌써 미성년자 마법 같은 간단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에도 형사 재판을 소집하는 관행이 생겼으니 말이오!" 

위에 앉아 있는 마법사 몇몇이 불편한 듯이 몸을 들썩거렸다. 퍼지의 얼굴은 

거의 검붉은색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오른쪽에 앉아 있던 두꺼비 같이 생긴 

마녀는 덤블도어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 해리가 지금까지 행한 모든 마법을 따지며 그를 처벌하는 

것은 이 법정에서 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 조항은 어떤 법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는 지금 특별한 법률 한가지를 위반해서 고소를 당했고,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해리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여러분들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덤블도어는 다시 그의 손가락들을 모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퍼지는 잔뜩 

화가 나서 그를 노려보았다. 해리는 어떤 확신을 얻을까 싶어서 덤블도어를 힐끗 

바라보았다. 솔직히 덤블도어가 지금 결정을 내려 달라고 위즌가모트에게 요청한 

것이 과연 잘한 일인지 전혀 잘한 일인지 전혀 자신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작 덤블도어는 그와 눈을 맞추려고 안달하는 해리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재판석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위즌가모트들이 부산스럽게 귀속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해리는 고개를 숙이고 밑을 내려다보았다.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심장이 

갈비뼈 밑에서 쿵쿵거렸다. 해리는 자신이 좋은 인상을 주었는지 자신이 없었다. 

사실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다. 디멘터들에 대해서 좀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만 

했었다. 그가 어떻게 쓰려졌고 그와 두들리가 어떻게 입맞춤을 당할뻔했는지를.... 

해리는 한두 번 퍼지를 바라보며 뭔가 설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심장이 뛰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두 번 다 커다랗게 한숨만 

내쉬고 다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 순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뚝 그쳤다. 해리는 판사들을 쳐다보고 싶었지만, 

그냥 그대로 구두끈이나 계속 쳐다보고 있는 편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피고가 무죄라고 생각하시는분?" 

본즈 여사의 목소리가 법정안에 울려 퍼졌다. 

해리는 고개를 얼른 들었다. 번쩍 올라간 손이 보였다. 꽤 많은 것 같다... 어쩌면 

절반 이상일지도 모른다! 해리는 숨을 헐떡이며 그 숫자를 세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미처 다 세어 보기도 전에 본즈 여사가 다시 물었다. 

"유죄라고 생각하시는 분?" 

퍼지가 손을 들었다. 그 뒤를 이어서 여서 명의 판사들이 손을 들었다. 그 

중에는 그의 오른쪽에 앉아 있는 마녀와 콧수염이 무성한 마법사와 두 번째 

줄에 앉아 있는 곱슬머리 마녀도 포함되어 있었다. 

퍼지는 목구멍에 뭔가 콱 막힌 듯한 표정을 지으며 주위를 멍하니 둘러보더니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리고 두 번이나. 땅이 껄져라 한숨을 쉬고는, 분을 참지 

못해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했다. 

"좋아요, 좋아. 무죄요." 

"잘됬어!" 

덤블도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무명 천을 

씌운 판걸이 의자 두 개를 사라지게 했다. 

"자. 이제 나는 가 봐야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안녕히!" 

덤블도어는 해리를 한 번 쳐다보지도 않고, 바람처럼 지하 법정을 나가 버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