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장 (96/194)

제 7장 마법부 

다음날 아침 다섯 시 반이 되자, 해리는 마치 누군가 그의 귀에 대고 

고함이라도 지른 것처럼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잠깐 동안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던 머릿속은 온통 청문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해리는 더 이상 중압감을 견디지 못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안경을 

썻다. 위즐리 부인이 말끔하게 세탁해 놓은 청바지와 티셔츠가 침대 발치에 

얌전히 놓여 있었다. 해리는 옷을 마구 휘저어 버렸다. 벽에 걸린 텅 빈 

액자에서 또다시 낄낄거리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론은 입을 딱 벌린 채, 네 활개를 치며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해리가 방을 

가로질러 밖으로 나간 후에 문을 살짝 닫을 때까지, 론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다음번에 론은 다시 만날 때에는, 더 이상 같은 호그와트의 학생이 

아닐지도 모른다. 해리는 이런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애를 쓰면서, 조용히 

계단을 내려가 크리처 조상들의 목이 진열된 곳을 지나서 부엌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부엌에 당연히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문 앞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문을 열자, 위즐리 부부와 시리우스, 루핀 그리고 통스가 빙 둘러앉아 

있었다. 마치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위즐리 부인만이 속을 누빈 

보라색 실내복을 입고 있을 뿐 모두들 외출복 차림이었다. 해리가 들어오자, 

무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침 식사 해야지" 

부인은 이렇게 말하며 지팡이를 꺼내더니 화덕 쪽으로 황급히 다가갔다. 

"아-아- 안녕, 해리?" 통스가 하픔을 하며 인사를 했다. 오늘 아침에 그녀의 

머리는 곱슬곱슬 금발이었다. "잠은 잘 잤니?" 

"네," 

해리가 대답했다. 

"나는 바-바-암을 꼴딱 새웠단다. 이리 와서 앉아라." 통스는 또다시 몸을 

떨면서 하픔을 했다. 

그녀는 의자를 끌어 당기다가 옆에 있던 의자 하나를 쓰러뜨렸다. 

"해리, 뭘 먹겠니? 죽? 머친? 훈제 연어? 베이컨과 달걀? 토스트?" 

"그냥-그냥 토스트 주세요, 고맙습니다."해리가 말했다. 

루핀이 해리를 힐끗 바라보더니, 통스에게 말을 걸었다. 

"스크림저에 대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아.... 그래요, 그러닌까 좀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거에요. 킹슬러와 저에 

대해서 웃기는 질문을 하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해리는 굳이 이 대화에 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뱃속이 

꿈틀거리고 속이 메슥거리는 것 같았다. 위즐리 부인은 해리 앞에 토스트와 

마멀레이드 잼을 내려놓았다. 해리는 어떻게든 먹어 보려고 애를 썼지만, 마치 

양탄자를 씹는 기분이었다. 위즐리 부인은 맞은편에 앉아서 밖으로 나온 상표를 

밀어 넣어 주고 어깨를 쓸어내리며 주름을 펴 주는 등, 그의 티셔츠를 가지고 

온갖 난리를 다 쳤다. 해리는 제발 부인이 자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덤블도어에게 내일 밤 근무는 할 수 없다고 말씀 드려야 겠어요 

너-너무 지쳤어요." 

퉁스가 다시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말을 끝냈다. 

"내가 대신 서 주지 난 괜찮아. 서둘러 끝내야 할 보고서가 있기는 하지만." 

위즐리 씨는 마법사 망토가 아니라. 가는 새로줄 무늬가 있는 바지와 낡은 

점퍼를 입고 있었다. 그는 통스에게서 해리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기분이 더떠니?" 

해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금방 끝날 게다, 몇 시간 후면, 넌 자유로운 몸이 되는 거야." 

해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청문회는 내 사무실과 같은 층에 있는 아멜리아 본즈의 사무실에서 열릴 게다. 

아멜리아는 마법사 법률 강제 집행부 부장이란다. 그녀가 너에게 질물을 할 

거야." 

"아멜리아 본즈는 괜찮은 사람이야. 해리 공정한 사람이니까, 네 말을 들어 줄 

거야." 

통스가 열심히 위로했다. 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아직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절대로 화를 내지 마라. 끝까지 예의를 잃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갑자기 

시리우스가 끼어들었다. 

해리는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법은 네 편이야. 아무리 나이가 어린 마법사라고 해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 

그때 뭔가 아주 차가운 것이 해리의 뒷덜미에 닿았다. 순간 해리는 누군가 

또다시 그에게 투명 마법을 걸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위즐리 부인이 젖은 빗을 

가지고 그의 머리를 향해 덤벼든 것이다. 부인은 그의 머리 꼭대기부터 열심히 

빗겨 내리기 시작했다. 

"이 머리는 좀 얌전하게 있는 법이라곤 없니?" 위즐리 부인이 짜증을 냈다. 

해리가 고개를 흔들었다. 위즐리 씨는 시계를 살펴보더니 해리를 쳐다보았다. 

"이제 그만 가야겠다. 좀 시간이 이르긴 하지만, 여기서 괜히 어슬렁거리는 

것보다는 가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좋아요." 

해리가 재빨리 토스트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리 다 잘 될 거야." 

통스가 그의 팔을 툭툭 쳤다. 

"행운을 빈다. 괜찬을 거야." 

루핀이 격려했다. 

"만약 일이 잘못되면, 내가 아멜리아 본즈를 찾아가마....." 

시리우스가 각오에 찬 모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위즐리 부인이 그를 꼭 껴안아 주었다. 

"우리 모두 네가 잘 되길 빈다."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전 괜찮아요, 그럼 .... 나중에 뵙죠." 

해리는 위즐리 씨를 따라서 계단을 올라간 후에 복도를 걸어갔다. 커튼 뒤에서 

시리우스의 어머니가 잠을 자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즐리 씨가 현관 

자물쇠를 열자. 두 사람은 차갑고 뿌연 새벽 거리로 걸어 나왔다. 

"보통 때에도 사무실까지 걸어가시나요?" 

해리가 물었다. 두 사람은 광장을 돌아서 씩씩하게 발걸음을 옮기기 사직했다. 

"아니 대개는 순간 이동을 한단다. 하지만, 넌 그럴 수 없잔아. 그리고 

사무실까지 철저하게 비마법적인 방식으로 가는게 제일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도 있고 말이야, 네가 그렇게 훈련이나 교육 받았다는 걸 

고려한다면..." 

위즐리 씨는 겉옷 속으로 손을 넣은 채 걸어갔다. 틀림없이 지팡이를 쥐고 

있을 것이라고 해리는 생각했다. 황폐한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초라하고 작은 지하철 역에 도착하자, 이른 아침 통근자들로 이미 만원이었다. 

자신이 일상 업무를 보기 위해 가는 머글들과 아주 비슷하게 보인다는 걸 

깨닫자, 위즐리 씨는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구나, 정말 독창적이다." 

위즐리씨는 지하철 표 자동판매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속삭였다. 

"고장났어요." 

해리가 표지판을 지적했다. 

"그래, 그렇다고 해도...." 

위즐리씨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기계들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대신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직원에게 표를 샀다(물론 표를 사는 일은 

해리가 했다. 위즐리 씨는 머글들 돈에 전혀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오 

분 후에 그들은 런던 중심가로 향하는, 덜컹거리는 지하철에 올라탔다. 위즐리 

씨는 불안한 듯이 창문 위쪽에 붙어 있는 지하철 노선도를 살쳐보고 또 

살펴보았다. 

"해리, 네 정거장이다.,.. 이제 세 정거장 남았구나... 두 정거장... 해리....." 

두 사람은 런던 한복판에 내렸다. 정장을 차려입고 서류 가방을 든 남자와 

여자들이 홍수처럼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간 

두 사람은 개찰구를 지나서(위즐리 씨는 기계가 지하철 표를 덥석 삼기는 것을 

보고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위압적인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 대로로 나왔다. 

거리에는 이미 자동차들이 빽빽했다. 

"여기가 어디지?" 

위즐리 씨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한순간 해리는 위즐리씨가 계속 노선도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역에서 잘못 내린 줄 알고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위즐리 씨는 급방 "아 그래.... 이쪽이다. 해리."라고 말하고 옆길로 그를 

인도했다. 

"미안하다. 지하철로 와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말이다. 머글들 입장에서 보니, 

모든 게 생소하구나. 사실 나는 손님용 입구를 처음 사용해 보는 거란다." 

계속 걸어 갈수록, 건물들이 점점 초라해졌다. 마침내 그들은 추레한 사무실과 

술집, 쓰레기가 넘쳐나는 덤프트럭이 있는 어떤 거리에 도착했다. 사실 해리는 

마법부가 이보다는 좀더 멋진 장소에 있을 걸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바로 여기다." 

위즐리 씨가 다 낡은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를 가리키며 쾌활하게 말했다. 

여기저기 유리창이 떨어져 나간 공중전화 박스는 낙서가 심하게 되어 있는 벽 

앞에 서 있었다. 

"먼저 들어가렴, 해리" 

위즐리 씨가 공중전화 박스 문을 열었다. 

해리는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어리둥절해하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위즐리 씨가 해리 옆으로 비집고 들어오니 문을 닫았다. 박스 안은 몹시 

비좁았다. 해리는 전화기 옆에 바싹 달라붙었다. 전화기는 마치 기물을 부수고 

다니는 자들이 뜯으려다 만 것처럼, 벽 위에 삐딱하게 걸려 있었다. 위즐리 씨는 

해리 앞으로 팔을 뻗어서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위즐리 씨, 이전회기도 고장이 난 것 같은데요." 

해리가 말했다. 

"아니, 아니야, 이 전회기는 전혀 이상이 없다." 

위즐리 씨는 그의 머리 위로 수화기를 집어 들고 다이얼을 들여다 보았다. 

"어디 보자, 6이라....." 

그는 다이얼을 돌리기 시작했다. 

"2....4.... 그리고 또 4.... 그리고 2....." 

다이얼이 부드럽게 제자리로 돌아가자, 위즐리 씨가 손에 들고 있는 수화기 

너머에서가 아니라, 전화 박스 안에서 시원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여자가 바로 그들 옆에 서 있는 것처럼 

크고 분명했다. 

"마법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성명과 방문 목적을 말씀해 주십시오." 

"음...." 

위즐리 씨는 수화기에 대고 말을 해야 할지 그냥 말을 해야할지 잠시 

망설이더니, 수화기를 거꾸로 들어서 송화기를 귀에 대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다. 

"저는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에 근무하는 아서 위즐리 인데, 여기 해리 

포터를 데리고 왔습니다. 징계 청문회에 참석하라는 요정을 받아서....." 

"감사합니다. 손님 여러분, 배지를 집으신 다음 가슴에 달아 주십시오." 

짤칵하고 쨍그랑하는 소리가 나더니, 보통 반환되는 동전이 나오는 구멍에서 

뭔가가 미끄러져 나왔다. 해리는 것을 집어 들었다. 네모난 은색 배지에 

"해리포터, 징계 청문회"라고 새겨져 있었다. 해리가 그것을 티셔츠에 달자, 다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마법부에 오신 손님 여러분께서는 보안 검색대에서 지팡이를 등록하시고 

검색에 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보안 검색대는 중앙 홀 제일 끝에 있습니다." 

순간 전화 박스 바닥이 흔들렸다. 잠시 후에 그들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해리는 거정스럽게 투명한 유리창 밖을 내다 보았다. 전화 박스가 

점점 보도 아래로 가라 앉더니, 마침내 깜깜한 어둠이 그들의 머리 위까지 

뒤덮였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다만 전화 박스가 땅 

밑으로 내려가면서 옆을 스치는 둔탁한 소음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일 분쯤 

지났을까. 물론 해리에게는 훨씬 더 길게 느껴 졌지만, 한 줄기 황금 불빛이 

그의 발을 비추었다. 불빛은 조금씩 넓어지면서 그의 몸을 타고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이 얼굴을 정면으로 비추었다. 해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감고 말았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전화 박스의 문이 활짝 열리자. 위즐리 씨는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해리는 

입을 딱 벌린 채, 그 뒤를 따라 나왔다. 

그들 앞에는 눈이 부시게 반들거리는 검은색 마루가 깔린 화려한 홀이 길게 

뻗어 있었고, 광택이 나는 푸른색 천장에는 번쩍거리는 황금색 상징들이 새겨져 

있었다. 그 상징들은 마치 하늘에 걸린 거대한 게시판처럼 끊임없이 움직이며 

모양을 바꾸었다. 한편 윤이 나는 검은색 널빤지를 덧댄 양쪽 벽에는 황금을 

입힌 벽난로들이 수없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왼쪽 벽 난로에서는 몇 분마다 휙~ 

소리와 함께 마녀나 마법사가 나타나곤 했다. 오른쪽 벽난로들 앞에는 

마법사들이 줄지어 서서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홀은 반쯤 지나자. 분수대가 나타났다. 둥근 분수대 한가운데에는 실물 

크기보다 약간더 큰 황금 조각상들이 서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은 위엄이 

넘치는 마법사 조각상으로 허공을 향해 지팡이를 곶장 치켜들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아름다운 마녀 한 명과 켄타우로스, 도깨비 그리고 집요정이 둘러서 

있었는데 이 셋은 모두 마녀와 마법사를 찬미하듯이 우러러 보고 있었다. 두 

개의 지팡이와 켄타우로스의 화실, 도깨비의 모자, 그리고 집요정의 두 귀에서는 

반짝이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찰랑거리며 떨어지는 물소리에 순간 이동을 

하는 마법사들의 뿅하고 펑하는 소리. 그리고 바쁘게 오고 가는 발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수백 명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대부분 무뚝뚝하고 잠에서 덜 깬 

표정으로 저 멀리 홀의 반대편 끝에 있는 황금색 문들을 향해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이쪽으로." 위즐리 씨가 말했다. 

두 사람은 사람들 틈에 끼어서 마법부 직원들 사이를 요리조리 해치며 나갔다. 

어떤 사람들은 양피지 두루마리를 잔뜩 안고 비틀비틀 걸어가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낡은 서류 가방을 들고 지나갔다.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일보>를 

읽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분수대 앞을 지나칠 때, 해리는 분수대 

바닥에서 은 시클과 청동 크넛들이 반짝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 옆에는 때가 낀 

작은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마법 형제들의 분수대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금은 

마법 질병과 상해를 위한 성 and고 병원을 위해 쓰입니다. 

호그와트에서 쫓겨나지 않는다면, 10갈레온을 바칠게요. 해리는 간절하게 

마음속으로 빌었다. 

"여기다, 해리." 

위즐리씨가 말했다. 그들은 황금빛 문들을 향해 걸어가는 마법부 직원들의 

행렬에서 빠져나와 왼쪽에 있는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책상 위에는 '경비'라는 

표지판이 놓여 있었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오자, 광택 나는 푸른색 옷을 입고 

면도도 제대로 하지 못한 마법사가 <예언자 일보>를 내려놓고 그들을 바라 

보았다. 

"손님과 함께 왔는데요." 

위즐리씨가 해리를 가리켰다. 

"이쪽으로 걸어오시오." 

마법사는 따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는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마법사는 자동차의 안테나처럼 길고 가늘고 

유연한 황금 막대기를 치켜들더니 해리의 앞과 뒤를 위아래로 쓸어내렸다. 

"지팡이" 

경비 마법사는 황금 막대기를 내려놓더니 해리를 향해 불쑥 손을 내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리가 지팡이를 내놓자 경비는 이상하게 생긴 놋쇠 가구위에 지팡이를 

올려놓았다. 마치 접시 저울처럼 생긴 그 가구는 부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기느다란 양피지가 기구 아래쪽 긴 구멍에서 빠르게 찍혀 

나왔다. 경비는 그 종이를 찢어 내더니 거기에 적힌 글씨를 읽었다. 

"28센티미터, 불사조 깃털이 들어 있음, 4년간 사용, 맞나요?" 

"그렇습니다." 

해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건 여기에 보관하겠소." 경비는 그 양피지 조각을 작은 놋쇠 못에 꽂으며 

말했다. "지팡이를 다시 받으시오." 

경비는 해리에게 지팡이를 돌려 주었다. 

"고맙습니다." 

"잠깐만..." 

경비 마법사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의 시선이 해리가 가슴에 달고 있는 

방문객용 은 배지와 그의 이마를 재빨리 오고 갔다. 

"고맙소 에릭." 

위즐리씨가 단호하게 말하더니 해리의 어깨를 잡아 끌었다. 그리고 황금 문들을 

향해서 걸어가는 마법사와 마녀들의 행렬속으로 되돌아갔다. 

해리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떠밀리면서 위즐리 씨의 뒤를 따라 황금 문으로 

들어갔다. 문 너머에는 조금 더 작은 홀이 있었는데, 정교하게 무늬를 새긴 황금 

창살문 뒤에 최소한 스무 개의 승강기가 세워져 있었다. 해리와 위즐리는 모여 

있는 사람들 속으로 끼어 들었다. 그들 옆에는 덩치가 크고 수염이 난 마법사가 

커다란 마분지 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상자 안에서는 뭔가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 지내냐, 아서?" 

그 마법사가 위즐리 씨를 향해 고개를 끄덕했다. 

"거기엔 뭐가 들었나, 밥?" 

위즐리 씨가 상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 잘 모르겠네." 

마법사가 심각하게 대답했다. 

"이놈이 불을 내 뿜기 전까지는 그저 늪지대 닭이라고 생각했었지, 내가 

보기에는 교배 실험 금지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같아." 

이때 승강기 한 대가 요란하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그들 앞으로 내려왔다. 

황금 창살문이 옆으로 열리자, 해리와 위즐리 씨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승강기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벽 뒤에 거의 짓눌리다시피 서 있었다. 몇몇 마녀와 

마법사들이 흥미로운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해리는 사람들과 눈길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발밑을 내려다 보았다. 그러면서 어깨를 잔뜩 움츠렸다. 

창살문이 닫히고 승강기가 천천히 올라가면서 쇠사슬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들었던 것과 똑같은 낭랑한 여자 목소리가 또다시 

울려 퍼졌다. 

"7층, 마법 게임 및 스포츠부입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퀴디치 리그 본부와 공식 

곱스톤 클럽, 장난감 특허국이 있습니다." 

승강기의 문이 열렸다. 해리는 지저분하게 보이는 복도를 슬쩍 내다 보았다. 

온갖 퀴디치 팀의 포스터들이 벽위에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빗자루를 두 팔 

가득 안고 있던 한 마법사가 힘들게 사람들 틈을 비집고 승강기에서 내리더니 

복도 아래로 총총히 사라졌다. 문이 닫히고 승강기는 덜컹거리며 다시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6층, 마법 교통부입니다. 플루 가루 네트워크 사무국과 빗자루 규제 통제소, 

포트키 사무소, 순간이동 테스트 센터가 함께 있습니다." 

또 다시 승강기 문이 열리고 네다섯 명의 마녀와 마법사들이 내렸다. 동시에 

종이 비행기 대여섯 대가 승강기 안으로 슈웅 날아 들어왔다. 해리는 그것들을 

멍하니 바라 보았다. 연한 보라색의 종이 비행기들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그의 

머리 주위를 빙빙 맴돌았다. 비행기 날개 끝에는 "마법부"라는 글자가 찍혀 

있었다. 

"부서들 간에 주고 받는 메모란다. "위즐리 씨가 해리에게 속삭였다. "예전에는 

부엉이를 사용했었는데 어찌나 소란스럽던지 감당할 수가 있어야지, 책상마다 

온통 부엉이 똥 천지고..." 

승강기가 다시 덜컹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하자. 메모들은 승강기 천장에서 

흔들리는 등불 주위를 맴돌았다. 

"5층, 국제 마법 협력부입니다. 국제 마법 무역 기준 법인 국제 마법 법률 

사무소, 그리고 국제 마법사 연맹 영국 지부가 함께 있습니다." 

문이 열리자, 몇몇 마법사와 마녀와 함께 메모들 중에 두께가 밖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대여섯 개의 더 많은 메모가 다시날아 들어왔다. 천장에 달린 등불은 

메모들이 퍼덕거리며 주위를 날아다닐 때마다 깜박깜박 흔들렸다. 

"4층,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입니다. 동물, 인류, 영혼, 부서와 도깨비 연락 

사무소, 해충 대책 사무국이 있습니다." 

"실례합니다." 

불을 내뿜는 닭을 들고 있던 마법사가 승강기에서 내렸다. 

몇몇 메모들이 무리를 지어 그 뒤를 쫓아 내렸다. 승강기 문이 다시 덜컹거리며 

닫혔다. 

"3층, 마법 사고와 재난부입니다. 마법 사고 복구반, 망각 본부, 그리고 머글을 

위한 해명 위원회가 함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우르르 내렸다. 위즐리 씨와 해리 그리고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긴 양피지 두루마리를 읽고 있는 한 마녀만이 승강기 안에 

남았다. 승강기가 다시 덜컹거리며 위로 올라가고는 동안, 남아 있는 메모들은 

여전히 등불 주위를 맴돌았다. 잠시 후에 문이 열리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2층, 마법사 법률 강제 집행부입니다. 마법 오남용 관리과, 오러 본부, 

위즌가모트 행정 사무국이 함께 있습니다." 

"해리 여기다." 

위즐리 씨가 말했다. 그들은 마녀의 뒤를 따라 승강기에서 내려서 문들이 줄지어 

서 있는 복도로 나갔다. 

"내 사무실은 복도 맞은편에 있어." 

"위즐리 씨, 우리가 지금 지하에 있는게 맞나요?" 

햇살이 환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창문 앞을 지나면서, 해리가 물었다. 

"그래 맞아. 이것은 마법에 걸린 창문들이지, 날마다 마법 관리부에서 오늘은 

어떤 날씨로 할지 결정한단다. 지난번 그자들이 임금 인상을 위해서 투쟁했던 두 

달 동안 내내 허리케인 계속되기도 했어, 이쪽으로 돌아가거라, 해리." 

그들은 모퉁이를 돌아서 육중한 떡갈나무 문을 지나쳤다. 그러자 작은 칸막이로 

나위어 있는 넓은 장소가 나타났다. 그곳은 왁자지껄한 웃음 소리와 떠드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메모들이 모형 로켓처럼 칸막이들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칸막이에 비스듬하게 걸려 있는 

표지판에는 "오러 본부"라고 적혀 있었다. 

해리는 복도를 지나가면서 힐끗힐끗 문 안을 들여다 보았다. 오러들의 칸막이 

벽에는 현상 수배된 마법사들의 사진에서부터 가족사진, 제일 좋아한다는 퀴디치 

팀 사진, <예언자 일보>에서 오린 기사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것들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빌보다도 더 길게 꽁지머리르 늘어 뜨리고 주황색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책상 위에 발을 턱 올려놓고, 깃펜을 향해 보고서를 불러 주고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한 마녀가 눈에 안대를 한 채, 칸막이 너머로 킹슬리 

샤클볼트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위즐리." 

그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킹슬 리가 태연하게 인사를 던졌다. 

"한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혹시 잠깐 시간 있으세요?" 

"좋아요, 하지만, 정말로 아주 잠깐 밖에는 안 됩니다. 좀 바쁘거든요." 

위즐리 씨가 대답했다. 두 사람은 마치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이처럼 이야기를 

나우고 있었다.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킹슬리에게 인사를 하려고 하자, 위즐리 

씨가 그의 말을 꽉 밟았다. 두 사람은 킹슬리를 따라서 제일 뒤쪽에 있는 

칸막이로 갔다. 

순간 해리는 약간 충격을 받았다. 온 사방에서 시리우스의 얼굴이 그를 향해 

눈을 깜박이고 있었던 것이다. 오려 낸 신문 기사와 오래된 사진들- 심지어는 

시리우스가 포터 부부의 결혼식에 들러리로 참석한 사진까지- 이 사방에 도배가 

되어 있었다. 시리우스의 사진이 붙어 있지 않은, 단 한 곳에는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작은 붉은색 핀으로 세계 지도가 꽂혀 있었다. 

"여기요." 

킹슬 리가 위즐리 씨의 손에 양피지 한 뭉치를 질러 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지난 열두 달 동안 목격된 날아다니는 머글 운송수단에 관해서 가능한 많은 

정보가 필요해요, 블랙이 아직도 낡은 오토바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했거든요." 

킹슬 리가 해리에게 눈을 크게 찡끗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에게 이 잡지를 가져다줘, 흥미 있어 할 것야,." 

킹슬리는 다시 평상시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오래 걸리면 안 돼요, 위즐리, 그 '수화기'들에 대한 보고서도 늦어져서 

우리 조사가 한 달이나 지체되었어요." 

"내가 쓴 보고서를 제대로 읽었다면, '수화기'가 아니라 '소화기(권총 따위의 

작은 무기들:역주)라는 것쯤은 알고 있을 거요." 

위즐리 씨가 멋지게 응수했다. 

"어쩌면 오토방이에 대한 정보는 조금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우리도 

지금은 굉장히 바쁘거든요." 

위즐리 씨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일곱 시 전에 퇴근할 수 있으면, 물 리가 미트볼을 준비해 놓을 걸세." 

위즐리 씨는 해리에게 킹슬리의 칸막이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떡갈나무 문을 지나서 새로운 통로로 들어섰다. 왼쪽으로 돌아간 거들은 

복도를 따라서 걸어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러자 희미하게 

불이 밝혀진, 초라한 복도가 나타났다. 마침내 두 사람이 복도 끝에 이르렀을 때, 

왼W고에는 약간 열린 문틈으로 빗자루 보관실이 보였다. 그리고 오른W고 

문에는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라고 새겨진 녹슨 놋쇠 패말이 붙어 있었다. 

위즐리 씨의 구질구질한 사무실은 빗자루 보관실 보다도 약간 더 작은 것 

같았다. 사무실 안에는 책상 두 개가 간신히 놓여 있을 뿐, 벽을 따라 쭉 늘어선 

캐비닛 때문에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서류로 넘쳐나는 캐비닛 위에도 서류들이 

쓰러질 듯이 높이 쌓여 있었다. 그나마 약간 남아 있는 벽의 반자르들은 위즐리 

씨의 광적인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예닐곱 장의 자동차 

포스터들과 분해된 엔진 사진 한 장, 머글 동화책에서 오려 낸 것처럼 보이는 

우체통 그림 두 장, 그리고 플러그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보여주는 도표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위즐리 씨의 넘쳐나느는 캐비닛 꼭대기에는 낡은 토스터 한 대가 애처롭게 

딸꾹질을 하며 앉아 있었고 텅 빈 가죽 장갑이 자기 엄지 손가락을 비틀고 

있었다. 캐비닛 옆에는 위즐리 가족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해리는 퍼시가 마치 

사진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는 듯이 보이는 것을 눈치챘다. 

"여긴 창문이 없단다." 

위즐리 씨가 변명하듯이 말하며, 점퍼를 벗어서 의자 뒤에 걸었다. 

"창문을 만들어 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지만,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구나, 어쨌든 앉거라, 해리, 퍼킨스가 아직은 온 것 같지 않구나." 

해리는 퍼킨스의 책상 뒤에 있는 의자에 비집고 앉았다. 그동안 위즐리 씨는 

킹슬리 샤클볼트가 준 양피지 뭉치를 뒤져보고 있었다. 

"아하!" 

위즐리 씨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양피지 뭉치 사이에서 <이러쿵 저러쿵> 

이라는 잡지를 꺼냈다. 

"그래..." 

위즐리 씨는 잡지를 대충 살펴 보았다. 

"그래, 그의 말이 맞아, 시리우스가 보면 틀림없이 무척 좋아하겠군. 오, 이런! 

도대체 이게 뭐지?" 

열린 문을 통해서 메모 하나가 휙 날아오더니, 날개를 팔랑 거리며 딸꾹질하는 

토스터 위에 앉았다. 위즐리 씨는 메모를 펼쳐 들고 큰 소리로 읽었다. 

"베스널 그린에서 역류하는 공중 화장실이 보고 되었음, 즉시 조사 바람, 이거 

점점 웃기는데." 

"역류하는 화장실이라고요?" 

"반-머글주의자들의 소행이란다." 

위즐리 씨가 얼굴을 찌푸렸다. 

"지난 두 주 동안 윔불던에서 한 건, 엘레펀트 캐글에서도 한 건, 이런 일이 

있었지, 머글들이 화장실 물을 내리면, 모든게 사라지는 대신.... 그 다음엔 너도 

상상할 수 있겠지, 그 가엾은 머글들은 그 뭐라고 하더라 그 배-배관 어쩌고 

하는 것을 계속 불러 대고 있단다. 하수관이나 뭐 그런 것들을 고치는 사람 

말이다." 

"배관공 말인가요?" 

"바로 그거다. 맞았어 물론 그들은 전혀 손을 쓰지 못했지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하는지 그놈들을 잡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들을 잡는 건 오러가 하나요?" 

"아니, 오러가 하기에는 너무 시시한 일이야. 그저 평범한 마법사 법률 강제 

집행부 순찰대들이 하겠지, 아, 해리 이쪽은 퍼킨스야." 

허리가 구부정하고 하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소심하게 보이는 늙은 

바법사가 숨을 헐떡이며 방으로 막 들어왔다. 

"오, 아서!" 

노인은 해리를 미처 보지 못하고, 탄식하듯이 부르짓었다. 

"고맙기도 하지, 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애당초 모르게Tejsnrs, 여기서 

자넬 기다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이야. 자네 집으로 부엉이를 한 마리 

보내기는 했는데 아마 분명히 못받았을 거야, 다름이 아니라. 십분 전에 긴급한 

전갈이 왔느데 말이야...." 

"역류하는 화장실이라면 저도 알고 있어요." 

위즐리 씨가 말했다. 

"아니, 아니 , 그게 아닐세, 포터라는 아이의 청문회 때문이야. 저들이 시간과 

재판 장소를 바꿨다네. 지금 당장 여덟시에 시작할 거야. 지하 구 법정 

10호에서-" 

"지하구 법정이라-. 하지만, 멀린의 수염에 맹세코 분명히 내가 듣기로는 - " 

위즐리 씨는 시계를 내려다보더니 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해리, 서둘러라. 벌써 오 분이나 늦었어!" 

위즐리 씨가 후닥닥 사무실을 뛰어나가는 동안, 퍼킨스는 서류 캐비닛에 몸을 

납작 붙이고 서 있었다. 해리도 곧바로 그의 뒤를 쫓아갔다. 

"왜 시간을 바꾼 거죠?" 

오러의 칸막이 사무실 옆을 황급히 지나갈 때, 해리가 헉헉 거리며 물었다.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일찍 와서 다행이로구나. 청문회를 놓쳤다가는 정말 

큰일이 났을 게다!" 

위즐리 씨는 승강기 옆에 멈춰 서더니 내려가는 버튼을 마구 눌러 댔다. 

"빨리좀 와라!" 

승강기가 덜컹거리며 나타나자, 두 사람은 재빨리 올라탔다. 승강기가 멈춰 설 

때마다. 위즐리 씨는 사납게 욕실을 퍼부으며 9층 버튼을 정신없이 눌렀다. 

"요 몇 년 동안 이 법정은 사용한 적도 없었는데." 

위즐리 씨가 화가 나서 투덜거렸다. 

"도데체 왜 이맡에서 청문회를 하자고 하는지 모르겠군 설마 그 때문이 

아니라면... 하지만. 그럴 리가 없어..." 

바로 그때 한 뚱뚱한 마녀가 김이 피어오르는 잔을 들고 승강기에 올라탔다. 

그러자 위즐리 씨는 그만 입을 다물어 버렸다. 

"중앙 홀입니다." 

낭랑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금 창살문이 옆으로 열리고, 저 멀리 

분수대의 황금 조각상들이 언뜻 보였다. 뚱뚱한 마녀가 승강기에서 내리고, 

혈색이 누르스름한 마법사가 몹시 우울한 얼굴로 승강기에 올라탔다. 

"잘 지냈나. 아서." 

승강기가 내려가시 시작하자, 그는 무덤덤처럼 음산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자네가 여길 다 내려오고 왠일인가....." 

"급한 볼일이 있다네, 보드." 

위즐리 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한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아 그렇군, 그렇겠지." 

보드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해리를 이리저리 뜯어 보았다. 

해리는 그에게 어떤 감정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집요한 시선이 

그를 불편하게 했다. 

"마스터리 부서입니다." 

낭랑한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서둘러라, 해리." 

승강기 문이 덜컹거리며 열리자, 위즐리 씨가 말했다. 두 사람은 복도를 

전속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곳은 위층 복도와는 딴판이었다. 벽에는 

아무것도 칠해져 있지 않았고, 복도도 저 끝에 있는 밋밋한 검은 문 이외에는 

창문도, 문도 없었다. 해리는 틀림없이 저 문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즐리 씨는 그의 팔을 붙잡고 왼쪽으로 끌고 갔다. 그곳에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있었다. 

"여기 아래로 내려가라. 여기 아래로." 

위즐리 씨가 한 번에 두 계단씩 뛰어 내려가느라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여기까지는 승강기도 내려오지 않는단다. 도대체... 왜 이런 곳에서 청문회를 

하자는 건지..." 

계단 밑에까지 내려간 그들은 또다시 복도를 따라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곳은 

호그와트에 있는 스네이프의 방으로 가는 복도와 굉장히 비슷했다. 울퉁불퉁한 

돌 벽에는 횃불이 걸려 있었다. 그들은 쇠로 만든 빗장과 열쇠 구멍이 있는 

육중한 나무 문들을 지나쳤다. 

"법정..... 10 호라.... 이제 거의 온 것 같은데... 그래 이거야.." 

위즐리 씨는 커다란 쇠뭉치 자물쇠가 달린 더럽고 새까만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지듯 벽에 몸을 기댔다. 

"어서 가라." 

위즐리 씨는 손으로 문을 가리키며 헐떡 거렸다. 

"안으로 들어가." 

"저-저랑 함께 안 들어가시나요?" 

"아니 안 된다. 난 들어갈 수 없어, 행운을 빈다!" 

해리의 심장이 거의 몸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격렬하게 뛰었다. 해리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묵직한 쇠 손잡이를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법정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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