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장 (94/194)

제 5장 불사조 기사단 

"누구-?" 

그래, 우리 늙은 모친이야" 시리우스가 대답했다. 

"한 달 동안이나 벽에서 떼어 내려고 애를 썼는데 아마 캔버스 뒤가 영구 부착 

마법에 걸린 모양이야 또다시 모두 깨어나기전에 어서 아르층으로 내려가자" 

"하지만 어머님의 초상이 여기서 뭘 하고 계신거죠?"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제 그들은 문을 지나서 좁은 돌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바로 

그들 뒤를 따라왔다. 

"아무 이야기도 못 들었니? 여긴 우리 부모님 집이야" 시리우스가 설명했다 

"하지만 내가 블랙 집안의 마지막 남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젠 내 집인 셈이지 

내가 덤블도어 교수님꼐 이 집을 본부로 사용하시라고 제안했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어" 

좀더 열렬한 환영을 기대헀더 ㄴ해리는 시리우스의 목소리가 어둡고 쓸쓸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대부의 뒤를 따라 계단 아래까지 내려가 지하 부엌으로 

들어갔다 

울퉁불통한 돌 벽으로 둘러싸인 동굴 같은 그 방은 위층 복도만큼이나 

어두웠다 유일하게 빛이 흘러나오는 곳이라고는 방 제일 끝에 있는 커다란 

벽난로뿐이었다 포화에 휩싸인 전쟁터처럼 방 안에는 뽀얀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그 사이로 시커먼 천장에 매달려 있는 육중한 냄비와 프라이팬의 

위협적이 ㄴ자태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방 안에는 회의를 하느라 의자들이 꽉 차 있었고 방 한가운데에는 긴 나무 

식탁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양피지 두루마리와 빈 포도주병 걸레 뭉치처럼 

보이는 것이 온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위즐리 씨와 그의 장남인 빌은 식탁 

끝에서 머리를 맞대고 뭔가 소곤거리고 있었다. 

위즐리 부인이 흠흠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가늘고 숱이 적은 빨간 머리카락에 

뿔테 안경을 쓴 그의 남편이 뒤를 돌아보더니 자리에서벌떡 일어났다. 

"해리!" 위즐리 씨가 부리나케 앞으로 달려 나오더니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반갑구나!" 

위즐리 씨의 어깨 너머로 해리는 빌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길게 꽁지머리를 한 

빌은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양피지 두루마리를 황급히 말았다. 

"해리 여행은 잘했니?" 빌은 열두 개의 두루마리를 한꺼번에 말려고 애를 쓰며 

소리쳤다 "매드아이가 그린란드를 지나려고 하지는 않았던 모양이지?" 

"그랬어" 통스가 빌을 도와주려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하지만 곧 마지막 남은 

두루마리 위에 촛대를 쓰러뜨리고 말았다. 

"오 이런! 미안해" 

"저리 비켜요" 

위즐리 부인이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재빨리 지팡이를 휘둘러 

양피지를 원상복구 시켰다. 해리는 위즐리 부인이 마법을 거느라 반짝 일으켰던 

불빛 아래로 어떤 건물의 설계도 같은 것을 언뜻 보았다. 

위즐리 부인은 해리가 보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다. 그녀는 식탁 위에 있는 

설계도를 휙 낚아채더니 양피지 두루마리를 잔뜩 들고 있는 빌의 품 안으로 

쑤셔 넣었다. 

"이런 건 회의가 끝나자마자 당장 치웠어야지" 

위즐리 부인은 한마디 쏘아붙이고 사락사락 옷자락을 끄렴 오래된 찬장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저녁 식탁에 쓸 접시를 꺼내기 시작했다 

빌이 지팡이를 꺼내더니 중얼거렸다 

"에바네스코!" 

그러자 양피지 두루마리가 홀연히 사라졌다 

"자리에 앉아라 해리 먼던구스는 전에 만난 적이 있지?" 

시리우스가 입을 열었다 순간 해리가 걸레 뭉치라고 생각했던 것이 길고 

요란한게 콧소리를 냈다 그리고 몸을 꿈틀거리며 깨어났다. 

"누가 내 이름을 불렀지? 난 시리우스와 같은 의견이야..." 

먼던구스가 잠에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찬성표를 던지듯이 몹시 

지저분한 한 손을 슬며시 들었다 불게 핏발이 서고 반쯤 감긴 그의 두 눈은 

초점을 잃고 흐리멍덩했다. 

지니가 킬킬거리며 웃었다 

"회의는 끝났어 덩(먼던구스를 장난 삼아 줄여서 부르는 말:역주) 해리가 

왔다니까" 

모두들 식탁에 둘러앉아 시리우스가 말했다. 

"엉?" 먼던구스가 마구 헝클어진 빨간 머리카락 사이로 음울하게 해리를 

바라보았다 "제기랄 그랬군 그래... 넌 괜찮냐 해리?" 

"네" 해리가 대답했다 

먼던구스는 여전히 해리를 빤히 쳐다보면서 주섬주섬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때 

묻은 검은 담배 파이프를 꺼냈다. 파이프를 입에 문 그는 지팡이 끝으로 

파이프에 불을 붙인 후에 한 모금 길게 빨아들였다 잠시 후에 거대한 초록색 

연기 구름이 그를 감쌌다. 

"미안하구려" 

냄새나는 연기 구름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먼던구스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부엌에서는 그걸 피우지 말아요 특히 모두들 

식사를 하려고 할 떄에는 절대 피우지 말아요" 

"아 알았소 미안해요 몰리" 

먼던구스가 파이프를 다시 호주머니 속에 집어넣자 연기 구름이 곧 사라졌다 

하지만 신발 가죽 밑장이 타는 듯한 독한 냄새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자정 전에 저녁을 먹고 싶다면 날 좀 도와줘야 해요" 위즐리 부인이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아니 넌 그냥 그 자리에 앉아 있거라 해리 넌 아주 

긴 여행을 했잖니" 

"제가 뭘 도와드릴까요 몰리?" 

"음- 아니 괜찮아요 통스 그냥 쉬어요 당신은 오늘 할 만큼 했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꼭 도와드리고 싶어요!" 

통스가 쾌활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러고는 찬장에서 식사용 나이프를 꺼내고 

있는 지니를 향해 서둘러 가다가 그만 의자를 넘어뜨렸다 

잠시 후 위즐리 부인의 감독 아래 커다란 칼들이 저절로 움직이면서 고기와 

야채를 다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부인은 화덕 위에 매달려 있는 솥을 휘저었다. 

다른 사람들은 접시와 잔을 꺼내고 식품 저장실에서 먹을 것을 꺼내 왔다 

해리는 시리우스와 먼던구스와 함께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먼던구스는 여전히 

눈을 끔벅거리며 우울하게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후로 피기 할망구를 본 적이 있니?" 먼던구스가 물었다 

"아니요 아무도 못 봤어요" 해리가 대답했다 

"그래 내가 자리를 비우는 게 아닌데" 먼던구스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변명하는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너무 좋은 사업 기회가 있어서 말이야-" 

그 순간 해리는 뭔가 무릎을 스치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깜짝 

놀랐다.헤르미온느의 안짱다리 붉은 고양이 크룩생크였다 크룩생크는 

가르랑거리며 해리의 다리 주위를 한 번 맴돌더니 시리우스의 무릎 위로 펄쩍 

뛰어 올라가서 앉았다 시리우스는 멍하니 크록생크의 귀 뒤를 긁어 주다가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해리를 돌아보았다. 

"그래 여름방학은 잘 보냈니?" 

"아니요 끔찍했어요" 

해리가 말했다 처음으로 시리우스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난 네가 뭘 불평하는 건지 모르겠다" 

"뭐라고요?" 

해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개인적으로 난 차라리 디멘터의 공격이라도 받고 싶었다. 영혼을 건 치열한 

싸움이라도 하면 매일 되풀이되는 지겨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넌 네가 무척 힘들게 지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넌 밖에 나가서 

돌아다닐 수나 있었지 다리 운동도 하고 싸움도 하고 말이야... 난 한 달 

동안이나 이 집 안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어" 

"어떻게 된 일이죠?" 해리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마법부가 아직도 내 뒤를 쫓고 있단다 지금쯤이면 볼드모트도 내가 

애니마구스라는 걸 알아냈을 거야 웜테일이 벌써 이야기했을 테니까 그러니 

나의 변장술도 아무 쓸모 없게 되었어 게다가 불사조 기사단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적어도 덤블도어 교수님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 

시리우스가 덤블도어의 이름을 말할 때 풀 죽은 그의 목소리에서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다 해리는 시리우스가 덤블도어 교수와 별로 잘 지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갑자기 대부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 왈칵 치손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최소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알고 계셨잖아요" 해리가 그를 

위로헀다 

"아 그래" 시리우스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스네이프의 보고를 들으면서 그 

작자가 자기는 목숨을 걸고 밖을 돌아다니는데 나는 여기 후방에 편안히 앉아서 

빈둥빈둥 시간만 보낸다고 거드름 피우는 꼴을 모두 봐야만 했지 괜히 나에게 

청소가 어떻게 되어 가느냐고 물어보기나 하고" 

"무슨 청소요?" 해리가 물었다 

"이곳을 인간이 살기에 적당한 곳으로 바꾸려는 노력 말이다" 시리우스가 

어두운 부엌 안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10년 동안 아무도 이 집에서 살지 않았거든 

어머니의 늙은 집요정만 빼놓고는 그런데 그 녀석은 미쳐서 수십 년 동안 먼지 

한 번 털지 않았으니-" 

"시리우스?" 먼던구스는 그드르이 대화에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고 그저 빈 

술잔만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이거 진짜 은이지?" 

"그래 블랙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15세기 최그 은세공품이지" 

시리우스가 불쾌한 표정으로 술잔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칠이 벗겨지려고 하는군" 

먼던구스가 중얼거리며 소맷자락으로 술잔을 문질렀다. 

"프레드 조지 안 돼! 그냥 들고 가!" 

위즐리 부인이 소리를 빽 질렀다 

힐끗 뒤를 돌아본 해리와 시리우스와 먼던구스는 재빨리 식탁 밑으로 몸을 

날렸다 프레드와 조지가 스튜가 담긴 커다란 솥과 버터 맥주가 든 무쇠병 

그리고 칼이 껒혀 있는 육중한 나무 도마에 마법을 걸어서 그들이 있는 쪽으로 

기세 좋게 날아오도록 했던 것이다 뜨거운 스튜가 담긴 솥은 탁자 위를 쭉 

미끄러지더니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췄다 하지만 나무 식탁 위에는 길게 탄 

자국이 남았다 버터 맥주병은 쩅그랑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져서 안에 든 

내용물이 다 쏟아졌다. 도마에서 떨어진 빵 자르는 칼은 불과 일 초 전까지만 

해도 시리우스의 오른손이 있었던 자리에 정확히 꽃혀서 부르르 진동했다. 

"제발 부탁이야!" 위즐리 부인이 비명을 질렀다 

"더 이상 도움은 필요 없어 이제 충분해 마법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해서 사소한 일마다 번번이 지팡이를 휘두르면 어떻게 하니!" 

"저희는 그저 시간을 절약하려고 했던 것 뿐이에요" 프레드가 황급히 앞으로 

달려 나오더니 식탁 위에 꽂힌 빵 자르는 칼을 힘들게 뽑았다 "미안해요 

시리우스 고의는 아니었어요" 

해리와 시리우스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의자에 앉은 채 뒤로 벌렁 

나자빠졌단 먼던구스는 툴툴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크룩생크는 성난 울음소리를 

내더니 찬장 밑으로 휙 뛰어들어갔다 컴컴한 찬장 밑에서 그의 커다랗고 노란 

두 눈이 빛을 발했다. 

"얘들아 네 엄마 말이 맞다" 위즐리 씨가 스튜 그릇을 들어서 식탁 가운데 

놓으며 말했다 "이제 너희도 나이를 먹었으니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 줄 때가 

되었어" 

"너희 형제들 중에는 아무도 이런 말썽을 부린 사람이 없었다!" 위즐리 부인이 

새 버터 맥주병을 식탁 위에 쾅 하고 내려놓으면서 쌍둥이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 바람에 맥주가 다시 쏟아졌다 

"빌은 별 발짝 움직일 때마다 순간이도 ㅇ마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 찰리도 눈에 띄는 것마다 마법을 걸지 않았고, 퍼시는-" 

위즐리 부인이 말을 딱 멈추었다 그리고 겁먹은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빨리 먹죠" 빌이 재빨리 말했다. 

"아주 맛있어 보이는군요 몰리" 

루핀이 접시에 스튜를 덜더니 음식을 돌리기 시작했다. 모두들 각자 자기 자리에 

앉는 동안 침묵이 이어지면서 접시와 나이프 포크가 부딪히는 소리 의자를 끄는 

소리만 들렸다 마침내 위즐리 부인이 시리우스를 향행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진작부터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거실에 있는 책상 안에 뭔가가 

갇혀 있나 봐요 계속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고 책상이 흔들려요 물론 그저 

보가트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꺼내 보기 전에 먼저 앨러스터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인이 원하신다면 그렇게 하죠" 

시리우스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리고 저기 있는 저 커튼에는 독시들이 우글우글해요 내일은 그 녀석들과 

한바탕 씨름을 해야 할 것 같군요" 

"무척 기대되는 군요" 

해리는 시리우스의 목소리에서 빈정거리는 어조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알아차렸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해리 맞은편에서는 통스가 음식을 입에 넣는 사이사이에 코 모양을 계속 바꾸어 

헤르미온느와 지니를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지난번 해리의 침실에서 그랬던 

것처럼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눈살을 찌푸릴 때마다 그녀의 코는 스네이프 

같은 매부리코가 되기도 하고 양송이 버섯 모양으로 납작해지기도 하고 

콧구멍에서 무성한 털이 자라나기도 했다. 식사 때면 늘 하는 놀이인 것 같았다 

잠시 후에 헤르미온느와 지니가 제일 마음에 드는 코 모양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돼지 코 모양을 해보세요. 통스..." 

통스는 그 지시에 따랐다 그걸 쳐다보고 있던 해리는 순간 여자 두들리가 식탁 

건너편에서 자기를 향해 씩 웃고 있는 듯한 착각히 들었다 

한편 위즐리 씨와 빌 루핀은 도깨비들에 대해서 격렬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아직 도깨비들은 아무것도 털어놓지 않고 있어요" 

빌이 말했다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도꺠비들이 믿고 있는지 아닌지 여전히 알아낼 수가 

없었어요 물론 도깨비들이야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 게 더 좋겠죠 그 일에서 

빠지고 싶을 거에요" 

"난 절대로 도깨비들이 그 사람 편으로 넘어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위즐리 씨가 고개를 저었다 

"그들 또한 동족의 죽음으로 고통을 받았어. 지난번에 그 자가 죽인 그 도깨지 

가족을 생각해 봐. 노팅엄 근처 어디였던것 같은데?" 

"그건 그들이 어떤 제안을 받느냐에 달려 있겠죠" 

루핀이 입을 열었다 

"저는 황금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수세기 동안 우리는 도깨비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았어요 그걸 주겠다는 제안을 받으면, 틀림없이 유혹을 느낄 거예요 

그런데 빌 아직도 래그녹과는 좋은 일이 없나요?" 

"그는 요즘 꽤 심하게 반-마법사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빌이 말했다 

"베그만의 사업에 대해서도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그는 마법부가 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도깨비들이 그에게서 황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때 식탁 한가운데에서 한바탕 웃음보가 터지면서 빌의 말이 파묻혀 버렸다. 

프레드와 조지 론 먼던구스가 자기 자리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고 있었다 

"그래서 말이지..." 먼던구스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목이 메어 말했다 "그래서 

내 말 좀 들어 봐 그 녀석이 내게 이렇게 말했지 이렇게 말했어 덩 이 

두꺼비들은 다 어디서 난 거요? 왜냐하면 어떤 놈팽이의 후레자식이 내 걸 모두 

훔쳐 갔거든! 그래서 내가 말했지 당신 두꺼비를 다 훔쳐 갔단 말이죠 그래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요? 그럼 두꺼비가 더 필요하다는 거요? 그랬더니 얘들아 

믿거나 말거나 그 얼띤 이무기가 처음 가격의 두 배나 되는 돈을 주고 나에게서 

자기 두꺼비들을 몽땅 사 갔단다-" 

"먼던구스 고맙지만 당신의 사업적인 거래에 대해서 우리가 더 이상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한편 론은 배꼽이 빠져라 웃다가 식탁 위로 쓰러질 지경이었다 

"미안하오 몰리" 먼던구스는 재빨리 사과를 했다 그리고 눈물을 닦으며 해리를 

향해 눈을 찡끗했다 "하지만 알잖소 윌이 워티 해리스로부터 먼저 훔쳤으니까 

난 사실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먼던구스 당신이 어디서 옳고 그른 걸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아주 

중요한 교훈을 놓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위즐리 부인이 차갑게 대꾸했다. 

프레드와 조지는 버터 맥주가 담긴 술잔 뒤로 황급히 얼굴을 감추었다 조지는 

딸꾹질까지 하고 있었다 똑같은 이유 때문에 위즐리 부인은 못마땅한 얼굴로 

시리우스를 한 번 쳐다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후식으로 커다란 

루바브 푸딩을 가지러 갔다 해리는 시리우스를 돌아보았다 

"몰리는 먼던구스를 인정하지 않아" 

시리우스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기사단에 들어왔죠?" 

해리도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주 쓸모가 있거든" 시리우스가 속삭이다시피 말했다 "사기꾼이란 사기꾼은 

죄다 알아 사기꾼이 사기꾼을 알아보는 법이지 그래도 먼던구스는 덤블도어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어 언젠가 곤경에 빠진 걸 도와준 적이 있거든 덩 같은 사람을 

주위에 두는 것도 꽤 유용한 일이야 우리가 못 듣는 소식을 들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몰리는 먼던구스를 저녁 식사에까지 초대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대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네 뒤를 지켜보고 있어야 할 시간에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 때문에 절대로 그를 용서하지 않아" 

루바브 푸딩을 세 접시나 먹고 커스타드까지 먹고 나자 해리가 입은 청바지의 

허리띠가 터질 듯이 꽉 조였다(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 청바지는 

한때 두들리가 입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해리는 일상적인 대화가 오고 가는 

와중에 조용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위즐리 씨는 배부르고 만족한 표정으로 

의자에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통스는 늘어져라 하품을 했다 그녀의 

코는 다시 정상적인 모양으로 돌아왔다 지니는 찬장 밑에서 크룩생크를 유인해 

내려고 마룻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버터 맥주병의 코르크 마개를 굴리고 

있었다 

"이제 잘 시간이 된 것 같구나" 

위즐리 부인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아직 아니오 몰리" 시리우스가 빈 접시를 옆으로 치우더니 해리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솔직히 난 너에게 놀랐다 네가 이곳에 오면 제일 먼저 볼드모트에 

대해서 물어볼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마치 디멘터라도 나타난 것처럼 삽시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느긋하고 졸린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심지어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볼드모트의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식탁 주위에서 전율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루핀은 막 마시려고 ㅎ던 

포도주 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어요!" 해리가 분개한 듯이 소리쳤다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물어봤어요 

하지만 그들 말이 우리는 기사단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그래서-" 

"그 애들 말이 맞다 너희는 너무 어려" 

위즐리 부인이 침착하게 타일렀다 이제 부인은 팔짱을 낀 채 의자에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앉아 있었다 졸린 기색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야? 불사조 기사단이 아니면 뭘 물어볼 수도 

없단 말이야?" 시리우스가 물었다 "해리는 한달 돌안이나 머글들 집에 갇혀 

있었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권리가 있단 말이야" 

"잠깐만요!" 

조지가 큰 소리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저희가 해리의 질문에 무슨 수로 대답을 해줄 수 있었겠어요?" 

프레드가 잔뜩 심통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저희는 어떻게든 뭔가 알아내려고 애를 썼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무조건 감추려고만 하셨잖아요!" 

조지가 말을 이었다 

"너희는 너무 어리다 너희는 기사단이 아니다" 

프레드가 위즐리 부인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며 높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게다가 해리는 미성년자잖아요!" 

"기사단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너희들에게 알려 주지 않았던 건 내 탓이 

아니다" 시리우스가 조용하게 말했다 "그건 네 부모님의 결정이셨어 하지만 

해리는..." 

"당신은 해리에게 뭐가 좋을지 결정할 권리가 없어요!" 위즐리 부인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평소에는 상냥하기 짝이 없던 부인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설마 

덤블도어 교수가 한 말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죠?" 

"무슨 말 말이죠" 

시리우스는 짐짓 공손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그의 태도는 언제든 싸울 듯한 

기세였다 

"해리에게 꼭 필요한 것 이상의 이야기는 해주지 말라는 당부 말이에요" 

위즐리 부인은 '꼭 필요한'이란 말에 특별히 힘을 주었다 

시리우스와 위즐리 부인이 한 마디씩 주고받을 때마다 마치 테니스 시합을 

지켜보는 사람들처럼 론 헤르미온느 프레드 조지의 머리가 왔다갔다했다 지니는 

버려진 버터 맥주병 코르크 마개를 앞에 수북이 쌓아 놓은 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입을 반쯤 벌리고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루핀은 단 한 순간도 

시리우스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몰리 나도 해리에게 필요 이상의 이야기를 해줄 생각은 전혀 없소 하지만 

해리는 다시 돌아온 볼드모트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사람이오"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식탁 주위에는 또다시 전율이 흘렀다) 

"해리는 어느 누구보다도 알 권리가 있소-" 

"해리는 불사조 기사단 단원이 아니에요! 게다가 겨우 열다섯 살밖에 안 

됐다고요!" 

"그렇지만 기사단 단원들만큼이나 많은 일을 겪었죠" 시리우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쩌면 어느 누구보다도 훨씬 더 말이오" 

"해리가 한 일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게 아니에요!" 위즐리 부인이 목청을 

높였다 의자의 팔걸이를 꽉 붙잡고 있는 부인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하지만 

해리는 아직도-" 

"해리는 어린애가 아니란 말이오!" 

시리우스가 벌컥 화를 냈다 

"그렇지만 어른도 아니에요!" 

위즐리 부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시리우스 그는 제임스가 아니라고요!" 

"나도 그가 누군지 잘 알고 있어요 어쨌든 고맙소 몰리" 

시리우스가 냉정하게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군요! 가끔씩 당신이 해리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마치 가장 절친했던 친구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무슨 문제죠?" 

해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문제냐고? 해리 네가 아무리 네 아빠를 닮았다고 해도 넌 네 

아빠가 아니야" 

위즐리 부인이 계속 시리우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넌 아직도 학교를 다니고 있고 어른들이 책임지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돼!" 

"그렇다면 내가 무책임한 대부란 말이오?" 

시리우스가 한층 목소리를 높였다 

"시리우스 당신은 경솔하게 행동하기로 유명하단 뜻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덤블도어 교수도 계속 당신에게 가만히 집에 있으라고 타일렀던 것-" 

"미안하지만 내가 덤블도어 교수에게서 무슨 지시를 받았는지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말아 주시오!" 

시리우스가 소리를 질렀다 

"아서!아서! 뭐라고 말좀 해봐요!" 

위즐리 부인이 남편을 돌아보며 말했다 위즐리 씨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부인의 

시선을 피하면서 안경을 벗어 들고 천천히 닦았다 그러고 나서 조심스럽게 다시 

쓰고는 입을 열었다 

"몰리 덤블도어도 해리의 처지가 바뀌었다는 걸 알고 있어요 이제 해리가 

본부에서 지내게 된 이상 어느 정도 알 건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소" 

"하지만 그것과 알고 싶은 건 뭐든지 물어보라고 부추기는 거랑은 다르죠!" 

"개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루핀이 마침내 시리우스에게서 시선을 떼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즐리 부인은 드디어 응원군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재빨리 

그를 쳐다보았다 "난 해리가 진상을 알고 있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사실을 다 알아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몰리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잘못된 이야기를 듣느니 차라리 우리들에게 직접 듣는 편이..." 

루핀의 표정은 담담했다 하지만 해리는 위즐리 부인의 숙청 작업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귀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루핀이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글쎄..." 위즐리 부인은 한숨을 내쉬며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눈길로 식탁 

주위를 둘러보았다 "글쎄... 내가 아무리 떠들어도 소용이 없을 것 같군요 어쨌든 

한 마디만 하겠어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에게 많은 사실을 알려 주고 싶어하지 

않은 데는 틀림없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해리를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해리는 당신 아들이 아니오" 

시리우스가 조용히 말했다 

"아들이나 다름없어요 해리에게 또 누가 있죠?" 

위즐리 부인이 거세게 항의했다 

"해리에게는 내가 있소!" 

"그야 그렇죠" 위즐리 부인이 입을 비쭉거리며 빈정거렸다 

"하지만 당신이 아즈카반에 갇혀 있는 동안에는 해리를 돌봐 주기가 어렵지 

않았나요? 아니었나요?" 

시리우스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려고 했다 

"몰리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서 당신만 해리를 걱정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루핀이 날카롭게 말했다 "시리우스 자리에 앉아요" 

위즐리 부인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시리우스는 핏기가 싹 가신 얼굴로 다시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해리에게도 한마디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일을 스스로 결정할 만한 나이는 되었으니까요" 

"저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해리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러나 위즐리 부인 쪽을 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를 아들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부인의 말은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아기처럼 감싸기만 하려는 

위즐리 부인의 태도에는 짜증이 났다 시리우스 말이 맞았다 그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그럼 좋다" 위즐리 부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지니- 론- 헤르미온느- 

프레드- 조지- 이제 너희들은 부엌에서 그만 나가거라" 

즉시 불평에 찬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리는 이제 성년이라고요" 

프레드와 조지가 입을 모아 소리쳤다 

"해리가 들어도 된다면 왜 나는 안 되는 거죠?" 

론이 항의했다 

"엄마 나도 듣고 싶어요!" 

지니가 떼를 썼다 

"안 돼!" 위즐리 부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녀의 두 눈이 위협적으로 

빛났다 "난 절대로-" 

"몰리 프레드와 조지까지 막을 수는 없소 그 아이들은 이제 성년이오" 

위즐리 씨가 지친 듯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학교를 다니고 있잖아요" 

"그렇지만 법적으로는 성년이란 말이오" 

위즐리 씨가 여전히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위즐리 부인의 얼굴은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 

"난- 아, 그래 좋다. 그렇다면 프레드와 조지는 남아 있어도 좋아 하지만 

론은-" 

"어쨌든 결국에는 해리가 저와 헤르미온느에게 모든 걸 다 말해 줄텐데 뭘 

그래요!" 론이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해리 그럴 거지? 그렇지?" 

론은 해리를 쳐다보며 불안한 듯이 덧붙였다 

잠깐 동안 해리는 단 한 마디도 말해 주지 않을 거라고 대답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론에게 너도 혼자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는 것이 얼마나 답답한지 한 

번 톡톡히 경험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런 

심술궂은 마음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물론 말해 줄 거야" 

해리의 말을 듣자 론과 헤르미온느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좋다! 좋아! 지니- 침실로 가거라!" 

위즐리 부인이 큰 소리로 외쳤다 

물론 지니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엄마 손에 이끌려 계단 위로 끌려 

올라가면서도 내내 징징거리며 발을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지니가 현관 복도에 

도달하자 블랙 부인의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까지 가세했다 루핀이 

초상화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서둘러 달려갔다 잠시 후 그가 다시 돌아와서 

부엌문을 닫고 자리에 앉자 비로소 시리우스가 입을 열었다 

"좋아 해리... 무엇이 알고 싶은 거냐?" 

해리는 깊이 심호흡을 한 다음 한 달 동안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을 

던졌다 

"볼드모트는 어디 있죠? 지금 뭘 하고 있나요? 저는 계속 머글 뉴스를 주의 

깊게 들어 보려고 했어요" 그의 이름이 또다시 나오자 모두들 부르르 떨며 

얼굴을 찡그렸지만 해리는 모르는 척 했다 " 하지만 그자의 소행처럼 보이는 

일은 전혀 없었어요 이상한 죽음이나 그 어떤 것도-"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의심스런 사망 사건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란다" 

시리우스가 설명했다 "어쨌든 우리가 아는 한은 그래 아무튼... 우리도 꽤 많은 

걸 알고 있단다" 

"그자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이 알고 있지" 

루핀이 말했다 

"그자가 어떻게 살인을 그만둘 수 있죠?" 해리가 물었다 

볼드모트가 지난 한 해 동안 한 번 이상의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싶지 않기 때문이란다"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에게 위험할 수도 있거든 그의 귀환은 그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어 

실패하고 말았지" 

"달리 말하면 해리 네가 그걸 망쳐 놓은 거야" 

루핀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요?" 

해리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네가 살아남을 줄 몰랐던 거지! 죽음을 먹는 자들 이외에는 어느 누구도 그가 

돌아왔다는 걸 알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었어 하지만 넌 살아남아서 목격자가 

되었잖아" 루핀이 말했다 "그리고 덤블도어 교수에게 당장 알렸지" 

"그게 무슨 도움이 되었다는 거죠?" 

해리가 물었다 

"지금 농담하는 거야?" 빌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야말로 그 사람이 두려워하는 유일한 상대야!" 

"네 덕분에 덤블도어 교수는 볼드모트가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한 

시간 이내에 불사조 기사단을 소집할 수 있었어" 

시리우스가 말했다 

"그럼 불사조 기사단은 뭘 하는데요?" 

해리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둘러보았다 

"볼드모트가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 

시리우스가 대답했다 

"그의 계획이 뭔지는 알고 있나요?" 

해리가 재빨리 물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놀라운 생각을 해냈어 그리고 덤블도어 교수의 통찰력은 

대개의 경우 정확하게 맞아" 

"덤블도어 교수님이 생각하는 그자의 계획이라는 게 뭐죠?" 

"제일 먼저 다시 군대를 소집하려는 거야 옛날에 그자는 엄청난 숫자의 군대를 

지휘했었거든 모두 그에게 위협을 당하거나 혹은 마법에 걸려서 그의 추종자가 

된 마녀와 마법사들 그에게 충성을 바친 죽음을 먹는 자들 그리고 온갖 다양한 

어둠의 생물들이었지" 

시리우스가 대답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추종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건가요?" 

"우린 최선을 다하고 있어" 

"어떻게요?"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그자가 진짜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확신시키는 게 

주요 임무야 굉장히 까다로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왜요?" 

"마법부의 태도 때문에 그래" 통스가 입을 열었다 "해리 너도 그자가 돌아왔을 

때 코넬리우스 퍼지의 반응을 봤지? 퍼지는 조금도 자기 입장을 바꾸지 않았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절대로 믿으려고 하지 않아" 

"하지만 왜죠? 왜 그렇게 멍청하게 구는 거죠? 만약 덤블도어 교수님이-" 

해리가 절망한 듯이 말했다 

"아 그래 네가 바로 문제의 핵심을 찔렀어 덤블도어" 

위즐리 씨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퍼지는 덤블도어 교수를 무서워해" 

통스가 서글프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을 무서워한다고요?" 

해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덤블도어 교수가 무슨 속셈이 있는게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어 퍼지는 

덤블도어가 자기를 쓰러뜨리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마법부 

장관이 되려고 말이야" 위즐리 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은 절대로-" 

"물론 그럴 생각이 없지 덤블도어 교수는 장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밀리센트 배그놀드가 물러났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덤블도어가 그 

자리를 맡아 주길 원했었지 결국 퍼지가 대신 권력을 잡기는 했지만 덤블도어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잊지 못하는 거야 정작 덤블보어는 그 자리에 출마조차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야" 

"퍼지도 내심 덤블도어가 자신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힘있는 마법사라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장관 초기 시절에는 항상 덤블도어에게 조언과 도움을 청하곤 

했었지" 루핀이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퍼지도 권력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 자신감도 생기고 말이야 

그자는 마법부 장관 자리를 절대 놓치고 싶어 하지 않아 그래서 자신은 현명한 

사람이고 덤블도어는 그저 말썽이나 일으키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믿고 

있는 거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 해리가 화를 냈다 "어떻게 덤블도어 

교수님이 모두 꾸며 낸 이야기라고 내가 모두 꾸며 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가 

있죠?"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마법부가 지난 14년 동안 

미루어 왔던 문제를 비로소 대면해야만 한다는 뜻이거든" 

시리우스가 신랄한 어조로 말했다 

"퍼지는 단지 그 사실을 직시할 자신이 없는거야 덤블도어가 자신의 자리를 

흔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믿는 편이 더 속이 편하거든" 

"너도 문제가 뭔지 알겠지 마법부에서 계속 볼드모트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기가 

어려워 특히 사람들이 그걸 별로 믿고 싶어 하지 않을 땐 더욱 그렇지 더구나 

마법부에서 소위 덤블도어에 관련된 소문들에 관해서는 어떤 기사도 내지 

말라는 압력을 <예언자 일보>에 가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먹는 자들이 

임페리우스 저주를 사용할 목표물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지" 

"하지만 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그렇죠?" 

해리가 위즐리 부인과 시리우스 빌 먼던구스 루핀 그리고 통스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가 돌아왔다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죠?" 

그들 모두 멋쩍게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글쎄 모두들 나를 정신 나간 대량 학살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마법부에서는 내 

목에 1만 갈레온의 상금까지 걸었는데 내가 어떻게 거리를 활보하며 전단지 

같은 것을 돌릴 수 있겠니?" 

시리우스가 단숨에 내뱉었다 

"그리고 난 대부분의 저녁 모임에서 별로 환영받는 손님이 아니야 늑대인간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거든" 

루핀이 말했다 

"그렇다고 통스와 아서가 떠들고 다니기 시작하면 마법부에서 당장 쫓겨날 

거야 그런데 마법부 내부에 소식통을 심어 두는 건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거든 틀림없이 볼드모트도 첩자를 심어 두었을 테니까" 

시리우스가 설명했다 

"그래도 몇 사람을 설득하긴 했어" 위즐리 씨가 입을 열었다 "여기 있는 통스도 

그 중에 한 명이지 지난번에는 너무 어려서 불사조 기사단에 들어올 수 

없었어 어쨌든 오러가 우리편에 있는 건 아주 유리한 일이지 킹슬리 샤클볼트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인재야 그는 시리우스를 사냥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시리우스가 티베트에 있다는 정보를 마법부에 계속 흘리고 있어" 

"하지만 아무도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면-" 

해리가 말을 꺼내자마자 시리우스가 재빨리 가로챘다 

"아무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누가 그랬니? 그럼 왜 덤블도어가 

곤경에 빠져 있겠니?" 

"그게 무슨 뜻이죠?" 

해리가 물었다 

"그들은 사람들이 덤블도어를 믿지 못하도록 만들려고 애를 쓰고 있어" 루핀이 

대신 대답했다 "지난주에 <예언자 일보>를 보지 못했니? 신문에서는 덤블도어가 

너무 늙고 지도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국제 마법사 연맹 회장직에서 쫓겨났다고 

떠들어 댔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연설을 하고 난 

직후에 마법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투표에 의해서 쫓겨난 거야 그들은 마법사 

대법원의 위즌가모트 마법사장 자리에서도 그를 쫓아냈어 멀린 1등급 훈장도 

뺏으려고 의논 중이지" 

"하지만 덤블도어 교수는 개구리 초콜릿 카드에 계속 나올 수만 있다면 저들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대" 

빌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웃을 일이 아니다 계속해서 이렇게 마법부를 무시하다가 결국에는 

아즈카반에 갇힐 수도 있어 그거야말로 우리가 가장 걱정하는 일이지 그 사람도 

덤블도어가 여기 바깥에 있다는 걸 알고 그가 목표하는 것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거야 만약 덤블도어가 방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 그때는 그 사람의 세상이 

오겠지" 

위즐리 씨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볼드모트도 죽음을 먹는 자들을 새로 더 뽑으려면 자신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없겠죠?" 

해리가 맥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해리 볼드모트는 사람들의 집으로 곧장 걸어가서 현관문을 두드리지는 

않는단다 속임수를 쓰거나 주문을 걸거나 협박을 하지 남모래 숨어서 못된 짓 

하는 데에는 도통한 자니까 어쨌든 추종자들을 모으는 일은 그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일들중 하나일 뿐이야 또 다른 계획들도 많이 있지 아주 조용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들 말이야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 집중하고 있어" 

"추종자 말고 그자가 원하는 게 또 뭐가 있죠?" 해리가 재빨리 물었다 

그 순간 시리우스는 루핀과 시선을 주고받더니 입을 열었다 

"훔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지" 해리가 계속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자 시리우스가 말했다 "무기 같은 거 말이다 지난번에는 그자가 가지지 

못했던 거지" 

"예전에 볼드모트가 세력을 떨쳤을 때 말인가요?" 

"그래" 

"어떤 종류의 무기죠? 아바다 케다브라 저주보다도 훨씬 더 무서운 

무기인가요?" 

"이 정도로 충분해요" 

어두운 문 옆에 서 있던 위즐리 부인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해리는 부인이 지니를 위층에 데려다 주고 어느 틈에 돌아와 있는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팔짱을 낀 그녀는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다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거라 너희들 모두" 

위즐리 부인이 프레드와 조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를 둘러보며 말했다 

"엄마가 우리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순 -" 

프레드가 항의하려고 했다 

"까불지 마라" 

위즐리 부인이 호통을 쳤다 그리고 살짝 몸을 떨며 시리우스를 바라보았다 

"그만하면 해리에게 알려 줄 건 다 알려 준 셈이에요 더 이상 알려 준다면 

해리를 당장 기사단에 가입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요" 

"그러면 안 되나요?" 해리가 재빨리 말했다 "전 기사단에 들어갈래요 정말로 

들어가고 싶어요 전 싸우고 싶어-" 

"안 돼" 이번에는 위즐리 부인이 아니라 루핀이 대답했다 

"기사단은 오직 성년이 된 마법사들만 들어올 수 있어 물론 학교를 졸업한 

후에 말이야" 

프레드와 조지가 뭐라고 따지려 들자 루핀이 얼른 덧붙였다 

"너희들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위험이 따르는 일이야 내 생각에도 몰리 

말이 맞는 것 같군 시리우스 충분히 말해준 것 같아" 

시리우스는 어꺠를 으쓱할 뿐 더 이상 반대하지 않았다 위즐리 부인은 

의기양양하게 아들들과 헤르미온느를 향해 손짓을 했다 

그들은 패배를 깨닫고 차례차례 자리에서 일어나 앞사람을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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