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부엉이떼
"뭐라고요?"
해리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가 버렸어!" 피그 할머니가 자기 손을 비틀면서 소리쳤다. "빗자루에서 떨어진
냄비 꾸러미 때문에 누굴 만나야 한다면서 가 버렸단다! 말없이 그냥 가 버리면
산 채로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분명히 경고를 했는데도 말이야! 결국 이 꼴을
봐라! 디멘터라니! 그나마 티블스에게 망을 보라고 했기에 천만다행이지!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얼쩡거리고 서 있을 틈이 없단다! 어서 서둘러라 너를
돌려보내야만 해! 아이고! 이 일 때문에 또 얼마나 시끄러워질까! 아무튼 이
작자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해리에게는 고양이밖에 모르는 정신 나간 이웃집 노파가 디멘터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이 골목에서 디멘터를 만난 것만큼이나 엄청난 충격이었다.
"하-할머니도 마녀신가요?"
"나는 스큅(마법을 하지 못하는 마법사) 이란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디멘터와
싸우는 널 도와줄 수 있겠니? 먼던구스 그 작자도 그 사실을 뻔히 알고 있어
그런데도 널 그냥 내버려 두고 떠나다니. 내가 분명히 경고했는데 말이야."
"그럼 먼던구스가 줄곧 절 따라자녔다는 말인가요? 잠깐만요... 그랬군요! 우리
집 앞에서 순간이동을 한 것이 바로 그 사람이었군요!"
"그래그래 그렇단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티블스에게 자동차 밑에 숨어서
망을 보라고 시켰다. 그래서 티블스가 나에게 달려와 미리 알여 줄 수 있었어.
하지만 내가 너희 집으로 찾아갔을 때 너는 이미 없더구나. 그리고 이 지경이
되었으니! 오 덤블도어가 알면 뭐라고 할까? 야 이 녀석아! 피그 할머니는
여전히 골목 바닥에 벌렁 누워 있는 두들리는 향해 꽥 소리를 질렀다. " 그
뚱뚱한 엉덩짝을 냉큼 들지 못해. 어서!
"덤블도어도 아세요?"해리가 피그 할머니를 멍하니 쳐다보며 물었다. "물론
알다마다 세상에 덤블도어를 모르는 마법사가 어디 있니? 어쨌든 빨리 가자.
그놈들이 다시 오면 난 아무 도움도 안돼 변신한 차 봉지만큼도 쓸모가 없지."
피그 할머니는 허리를 숙이더니 쪼글쪼글한 손으로 두들리의 굵은 팔뚝을
움켜쥐고 잡아당겼다.
"일어나라 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뚱보 녀석아 어서 일어나!"
하지만 두들리는 꼼짝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입을 꽉 다문 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덜덜 떨며 땅 위에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제가 해볼게요."
해리는 두들리의 팔을 붙잡고 들어 올렸다 필사적인 노력끝에 간신히 두들리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두들리는 당장에라도 기절할 듯이 보였다. 그의
작은 눈은 뱅글뱅글 돌아고 있었고 얼굴에서는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해리가
붙잡고 있던 손을 놓자마자 두들리는 위태롭게 비틀거렸다.
"서둘러라! " 피그 할머니가 초조한 듯이 재촉했다.
해리는 두들리의 굵은 팔을 자신의 어깨 위에 걸치고 큰길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의 몸무게 때문에 다리가 휘청거렸다. 앞장선 피그 할머니는 불안한
듯이 연신 골목을 돌아보면서 종종걸음을 쳤다.
"지팡이를 계속 꺼내 놓고 잇어라!"
위스테리아로 접어들었을 때. 할머니가 해리에게 말했다.
"지금은 비밀 법령 따위는 잊어버려. 어쨌든 벌은 받게 될테니까 말이다.
어쩌면 계란처럼 용의 먹잇감이 될지도 몰라.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이니 뭐니 이러쿵저러쿵 따들겠지. 그게 바로 덤블도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거였어. 그런데 저 골목 끝에 있는 게 뭐지? 아 프렌티스 씨로군... 이봐
지팡이를 치우지 말라니까. 난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니?"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동시에 두들리를 끌고 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리는 짜증스럽게 사촌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하지만 두들리는
스스로 움직이겠다는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 커다란 발을 질질
끌면서 해리의 어깨에 쓰러지다시피 매달려 있었다.
"왜 진작 스큅이라고 알려 주지 않으셨어요?" 해리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느라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제가 할머니의 집 앞을 지나칠 때마다, 어째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죠?"
"덤블도어의 명령이었단다. 너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지켜보되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거든 네가 너무 어려서 그랬던 거야 어쨌든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해서 미안하구나. 해리. 하지만 두들리 부부는 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했다면 절대로 너를 우리 집에 보내지도 않았을 게다 알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단다... 그건 그렇고... 이를 어쩜 좋아" 피그 할머니는
또다시 손을 비틀면서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가 이 소식을 들면...
먼던구스 그작자는 자정까지 보초를 서기로 되어 있었으면서 어떻게 그냥 떠나
버릴 수가 있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게다가 덤블도어한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 주지? 난 순간이동도 할 줄 모르는데."
"저에게 부엉이가 한 마리 있어요. 빌려 드릴게요" 해리가 신음 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더라가 두들리의 몸무게에 짓눌려서 허리가 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해리 넌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가능한 빨리 덤블도어가 손을 써야만 할 게다
마법부에서는 자기들 나름대로 미성년자의 마법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어.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몰라. 내 말을 귀담아듣거라."
"하지만 디멘터들에게서 벗어나려면, 마법을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디멘터들이 위스테리아가 주위를 떠돌아다녔다면 마법부에서는 훨씬 더 놀라지
않았을까요?"
"오 얘야 나도 부디 그러기를 바란다. 그래도 걱정스럽구나. 먼던구스 플레처,
네 놈은 내 손에 죽었어!"
그 순간 뿅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퀴퀴한 담배 냄새와 함께 독한 술 냄새가
진동했다. 그리고 키가 땅딸막하고 수염을 깍지 않은 남자가 누덕누덕한 외투를
입고 그들 앞에 나타났다. 짧고 휜 다리와 길고 텁수룩한 빨간 머리카락 그리고
핏발이 선 툭 튀어나온 눈동자는 왠지 사냥개 바셋하운드의 처량한 얼굴을
떠올리게 했다. 그는 은색 꾸러미를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 해리는 단박에
그것이 투명 망토라는 걸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야 피기?" 그는 피기 할머니와 해리 그리고 두들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감시활동 중에 무슨 일이 있었냐?"
"차라리 내가 네 녀석을 감시해야겠다!" 피그 할머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디멘터가 나타났단 말이다! 이 말도 없이 사라지는 쓸모없고 게을러 빠진
도둑놈아!"
"디멘터가?"먼던구스가 입을 딱 벌리며 되풀이했다. "디멘터가? 여기에?"
"그래 여기에!? 이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박쥐 똥 같은 녀석아! 바로 여기에
나타났단 말이다!" 피그 할머니가 한바탕 잔소리를 퍼부었다. "디멘터들이 네가
감시하고 있던 그 아이를 공격했다고!"
"아뿔싸!" 먼던구스가 피그 할머니와 해리를 번갈아 바라보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나-나는..."
"그런데 너는 고작 훔친 냄비를 사겠다고 자리를 비웠단 말이지! 아무데도 가지
말라고 내가 말했지? 그랬어 안그랬어?"
"나는- 그게 저..." 먼던구스는 어쩔 줄 모르고 쩔쩔 맸다. "그게 아주 좋은 사업
기회라서 말이지..."
피그 할머니는 가방을 손목에 매단 채, 팔을 번쩍 치켜들더니 먼던구스의 얼굴과
목을 마구 후려쳤다, 쨍그랑거리는 소리로 미루어 보건대 가방 안에는 고양이
먹이 통조림이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아이고- 그만 해 그만 좀 하라고 이
정신 나간 할망구야! 누가 좀 덤블도어에게 일러 줘!"
"그래 사람들에게는 내가 벌써 알렸다!"피그 할머니는 통조림이 든 가방으로
먼던구스의 여기저기를 닥치는 대로 내려쳤다. "네가 -직접 -나서는 게- 좋을걸
왜- 그 자리에-없어서- 해리를 도와주지 못했는지- 설명할 수 있을 테니까!"
"할망구, 머리망 떨어질라!" 먼던구스가 잔뜩 몸을 움츠린채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말했다. "난 간다! 갈 거야!"
또다시 뿅하고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그이 모습이 사라졌다.
"덤블도어가 저 녀석을 죽여 버렸으면 좋겠군!" 피그 할머니가 이를 갈며
말했다. "어서 가자 해리 뭘 기다리고 서 있는 거냐?"
해리는 두들리를 짊어지고 걷는 게 쉽제 않다는 것을 설명 하느라 남아 있는
마지막 힘까지 낭비하지는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반쯤 정신이 돌아온
두들 리가 비틀거리며 힘겹게 앞으로 걸어가는 것을 도와주웠다.
"문 앞까지 데려다 주마"프리벳가로 들어서자 피그 할머니가 말했다."혹시 그
놈들이 근처에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이런 세상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너 혼자서 그놈들과 싸워야만 했으니... 게자가 덤블도어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가 마법을 쓰지 못하도록 막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그래 이왕 엎지른 물
울어도 아무 소용없지... 하지만 그 고양이는 지금 픽시들 틈에 있으니."
"그럼 덤블도어 교수님이 ... 줄곧... 저에게 사람을 붙였단 말인가요?" 해리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물론이지"
피그 할머니가 다소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6월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아무렴
덤블도어가 널 혼자 돌아다니도록 내버려 두었을 것 같니? 맙소사 사람들
말로는 네가 꽤 똑똑하다고 하더구만... 자 어서 들어가서 꼼짝하지 말고 집에
있거라."
4번지에 도착하자 피그 할머니가 말했다
"머지 않아 누군가 너에게 연락을 할 거다"
"할머니는 뭘 하실 건가요?"
해리가 다급하게 물었다
"난 곧장 집으로 가야지"피그 할머니는 어두운 거리를 둘러보더니 부르르 몸을
떨었다. "다른 지시가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넌 집에서 나오지 말아라 그럼
잘 자렴"
"잠깐만요 아직 가지 마세요! 궁금하게 있어요!"
하지만 피그 할머니는 실내용 슬리퍼를 파닥거리며 총총히 그 자리를 떠났다.
종이 가방 안에서는 깡통 부딫히는 소리가 났다.
"기다려요!"
해리는 할머니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누구든 덤블도어와 연락이 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수없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눈 깜짝한 사이에 피그
할머니는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해리는 얼굴을 찡그리며 두들리를 다시
어깨위로 추켜올렸다. 그리고 4번지 정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힘든
발걸음을 옮겼다.
현관에 불이 켜져 있었다. 해리는 지팡이를 다시 청바지 속에 집어넣고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페투니아 이모의 그림자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현관문에 달린 물결무늬 유리창 때문에 이모의 그림자는
묘하게 일그러져보였다.
"디디! 역시 제 시간에 돌아왔구나. 난 또 슬슬 걱정하기-디디 어떻게 된
일이니?"
해리는 고개를 돌려 두들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때맞춰
그의 팔 밑에서 몸을 뺐다. 잠깐 동안 두들리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제자리에서 비틀거리더니 다음 순간 입을 벌리고 현관 매트 위에 몽땅 토해ㄴ
내기 시작했다.
"디디! 디디! 무슨 일이냐? 버논! 버논!"
해리의 이모부가 거실에서 허둥지둥 달려 나왔다. 초조할 때면 늘 그렇듯이 그의
팔자 콧수염이 이리저리 씰룩거렸다. 이모부는 흥건히 고여 있는 토사물을 밟지
않으려고 주의하며 문 앞에서 후들거리는 두들리를 붙잡고 서 있는 페투니아
이모를 도와주기 위해 급히 다가갔다.
"여보 두들 리가 아파요!"
"어찌된 거냐 얘야? 무슨 일이냐? 폴키스 부인이 뭐 이상한 차라도 주던?"
"온몸이 흙투성이구나. 어찌된 일이니 얘야? 땅바닥에 누워 있었니?"
"잠깐- 설마 깡패한테 당한 것은 아니겠지? 그렇지?"
페투니아 이모가 비명을 질렀다.
"당장 경찰에 연락해요 여보! 경찰을 부르라니까요! 디디 우리 아가 엄마에게
말해 보렴! 그놈들이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이런 와중에 해리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해리로써는 오히려
천만다행이었다. 그는 버논 이모부가 문을 꽝 닫기 전에 살짝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더즐리 부부가 요란법석을 떨며 현관에서 부엌까지 가는 동안
해리는 살금살금 숨을 죽이며 2층 계단으로 향했다.
"누가 이런 거냐 애야? 그 녀석 이름을 말해라 우리가 붙잡아서 혼내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쉿! 두들 리가 뭔가 말하려고 하잖아요 여보! 어떻게 된 일이니 디디?
엄마에게 말 좀 해봐라!"
해리가 첫 번째 계단 위에 발을 막 올려놓는 순간 두들 리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저 녀석이에요"
해리는 계단에 발을 올려놓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곧 터져 나올 고함 소리에 단단히 대비했다.
"해리! 당장 이리 와라!"
두려움과 분노에 휩싸여 해리는 천천히 계단에서 발을 떼고 더즐리 가족을 향해
돌아섰다. 티 하나 없이 말끔한 부엌은 창 밖의 어둠과 대비되어 이상 할 정도로
반짝반짝 윤이 났다. 페투니아 이모는 두들리를 의자에 앉혔다. 아직도 넋을
잃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이었다. 버논 이모부는 식기 건조대 앞에 서서 작고
가느다란 눈으로 해리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내 아들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그가 위협적으로 윽박질렀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해리는 버논 이모부가 그의 말을 한 마디도 믿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디디 이 녀석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지?" 페투니아 이모는 두들리의 가족재킷
앞에 묻은 오물을 연신 행주로 닦아 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아는 그거-그거였니? 그러니까 저 녀석이 그-그걸 썼느냔 말이다."
두들 리가 벌벌 떨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쓰지 않았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와락 울음을 터뜨리고 버논 이모부가 주먹을 치켜드는 순간
해리는 소리 높여 외쳤다.
"전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제가 한게 아니에요 그건-"
하지만 바로 그때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부엉이 한 마리가 부엌 창문을
통해 날아 들어왔다. 버논 이모부의 머리 위를 살짝 스치고 지나간 부엉이는
부엌을 가로질러 높이 날아 오르더니 해리의 발 앞에 자신이 물고 온 커다란
양피지 봉투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우아하게 돌아서 날개 양 끝으로 냉장고 위를
한번 쓸고는 다시 창 밖으로 휙 날아갔다. 곧 부엉이는 정원을 지나서 사라졌다.
"이놈의 부엉이들!" 버논 이모부가 벌컥 화를 내며 부엌 창문을 꽝 닫아
버렸다. 이모부의 관자 놀이에 굵은 힘줄이 불끈 솟았다
"또 부엉이 놈들이야! 어디 두 번 다시 내 이놈들을 내 집에 들어오게 하나
봐라!"
해리는 벌써 봉투를 뜯어 안에 든 편지를 꺼내 들었다. 그의 심장이 당장에라도
몸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요란하게 쿵덕거렸다
친애하는 포터군에게
우리는 포터군이 오늘 저녁 아홉 시 이십삼 분에 머글들이 사는 지역 내에서 한
머글이 있는 상황에서 페트로누스 마법을 사용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포터군은 미성년 마법사의 행동 제한 법령 위반에 대한 엄격한 처벌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부터 퇴학당하게 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포터군의 요술지팡이를
폐기하기 위하여 포터 군이 거주하고 있는 장소에 마법부 대표들이 즉시 모일
것입니다.
포터군은 이미 앞서 국제 마법사 연맹의 비밀 법령집13항을 위반하여 공식적인
경고를 받았었기 때문에 유감스럽게도 8월 12일 오전 아홉 시 마법부에서
열리는 징계 청문회에 참석해야 함을 알려 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마법부 마법 오남용 관리과
마팔다 홉커크
해리는 편지를 두 번이나 다시 읽어 보았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가
떠드는 소리는 귓전에서 희미하게 맴돌 뿐이었다. 그의 머릿속은 싸늘하게
얼어붙어 정지된 것 같았다. 오직 단 한 가지 사실만이 모든 것을 마비시키는
독화살처럼 그의 의식을 꿰뚫고 지나갔다. 호그와트에서 퇴학을 당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해리는 고개를 들고 더즐리 가족을 바라보았다. 버논 이모부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여전히 주먹을 높이 치켜든채 꽥꽥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다시 구역질을 시작한 두들리를 팔로 감싸 안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멍해졌던 머리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포터 군의
요술지팡이를 폐기하기 위하여 포터 군이 거주하고 있는 장소에 마법부
대표들이 즉시 모일 것입니다." 이제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여기서
도망쳐야만 한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해리는 알 수 없었다. 그가 확신하는
단 한가지 사실은 호그와트에 있든 호그와트 바깥에 있든 그에게는 반드시
요술지팡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리는 꿈을 꾸듯 몽롱한 상태에서 지팡이를
꺼내 들고는 부엌을 나섰다.
"도대체 어딜 가려는 거냐?" 버논 이모부가 소리쳤다. 해리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그는 부엌을 성큼성큼 지나서 현관으로 향하는 복도를 가로막고 섰다.
"아직 내 말이 안 끝났다!"
"저리 비키세요"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넌 여기 남아서 우리 아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설명해 줘야해"
"당장 비키지 않으면 마법을 걸겠어요. " 해리가 지팡이를 치켜들며 위협했다.
"넌 그걸 나에게 겨눌 수 없어!"
버논 이모부가 부드득 이를 갈았다.
"내가 모를 줄 알아! 네가 학교라고 부르는 그 정신병자 소굴 밖에서는 그걸
사용할 수 없다는걸!"
"그 정신병자 소굴에서 절 쫒아냈어요!" 해리가 소리쳤다. "그러니 이제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삼 초 안에 비키세요 일초-이초-"
그 순간 퍽 하고 요란한 소리가 부엌을 뒤흔들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비명을
지르고 버논 이모부는 꽥 고함을 지르며 목을 움추렸다. 해리는 그날 밤 세
번째로 자신이 일으키지도 않은 소동의 원인을 찾아야 했다. 그 원인은 금방
눈의 띄었다. 헛간 부엉이 한 마리가 부스스한 몰골로 어리벙벙하게 부엌 창틀
밖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다. 닫힌 유리창에 날아와 부딪힌 것이다.
"이 부엉이놈들!"
화가 나서 펄펄 뛰는 버논 이모부를 무시한 채 해리는 재빨리 방을 가로질러
달려가 창문을 열어 주었다. 부엉이는 깃털을 부르르 떨며 작은 양피지
두루마기가 매달린 두 발을 쭉 뻗었다. 그리고 해리가 편지를 받자마자 얼른
날아가 버렸다. 해리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두 번째 편지를 펼쳐 보았다.
누군가 검은 잉크로 황급히 휘갈겨 쓴 것 같았다.
해리-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방금 마법부에 도착하셔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고 계신다 절대로 이모네 집을 떠나지 마라. 더 이상 마법을 써서도 안된다.
네 지팡이르 내줘서도 안 된다.
아서 위즐리
덤블도어 교수님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고 계신다... 이게 무슨
뜻일까? 덤블도어 교수님이 마법부의 결정을 뒤엎을 수 있을 만한 힘을 갖고
계신단 말인가? 그렇다면 혹시라도 호그와트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단
말인가? 순간 해리의 마음속에 작은 희망의 불씨가 반짝 타올랐다. 하지만
절망적인 생각에 곧 사라지고 말았다. 마법을 쓰지 않고 어떻게 지팡이를 내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팡이를 지키려면 마법부의 대표들과 한바탕 결투를 벌여야 할 것이다. 물론
그랬다가는 추방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즈카반의 감옥에 갇히지나 않으면
천만다행이었다.
해리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마법부의 사람들에게 붙잡힐 위험을 무릅쓰고
지금 도망칠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여기 앉아서 마법부 사람들을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도망치고 싶은 유혹이 더 컸다. 하지만 해리는 위즐리 씨가
진심으로 그를 염려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게다가 덤블도어 교수님은
예전에 이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도 해결하지 않았던가.
"좋아 마음을 바꿨어 그냥 남겠어"
해리는 부엌 식탁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두들리와 페투니아 이모를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더즐리 가족은 갑자기 돌변한 해리의 태도에 깜짝 놀란 것
같았다. 페투니아 이모는 완전히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버논 이모부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거의 보라색으로 변한 이모부의 관자놀이에 그 어느 때 보다도 굵은
힘줄이 불끈 솟아 있었다.
"이 버르장머리 없는 부엉이들은 다 어디서 온 거냐?"
이모부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처음 온 부엉이는 마법부에서 보낸 거였어요. 저를 제명한다고요" 해리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사실 그의 신경은 온통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쏠려 있었다.
마법부의 대표들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버논
이모부를 자극해서 고함을 지르게 하는 것보다는 순순히 이모부의 질문에
대답하는 편이 훨씬 더 쉽고 조용했다. "그 다음에 온 부엉이는 제 친구의
아버님이 보내신 거예여 마법부에 근무하시거든요"
"마법부라고?"버논 이모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와 같은 무리들이 정부에
있단 말이야? 오 알겠다 이제 모든게 설명되는구나. 모든게 말이야. 이 나라가
이렇게 개판인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그래"
해리가 말문이 막혀 이무 말도 못하고 있을 때 한동안 무섭게 노려보던 버논
이모부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넌 왜 쫓겨난 거냐?"
"제가 마법을 썼거든요"
"아하!"
버논 이모부는 주먹으로 냉장고 위를 쾅 내려쳤다. 그 바람에 냉장고 문이
열리면서 두들 리가 먹는 저지방 과자 봉지들이 와르르 마구 위로 쏟아져
나왔다.
"드디어 제가 인정하는구나! 도대체 두들리에게 무슨 짓을 했지?"
"아무짓도 하지 않았어요"해리가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 건 제가
아니었어요"
"너였어" 갑자기 두들 리가 입을 열고 중얼거렸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는 당장 해리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보내더니
두들리를 에워쌌다.
"어서 말해 봐라 아들아 저 녀석이 무슨 짓을 했니?" 버논 이모부가 물었다.
"아가 우리 에게 말해보렴" 페투니아 이모가 재촉했다.
"저에게 지팡이를 겨누었어요"두들 리가 우물거렸다.
"맞아요 그랬어요 하지만 지팡이를 쓰지는 않았-"
해리가 너무 화가 나서 끼어들었다. 하지만...
"입닥쳐!"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가 동시에 그를 윽박질렀다.
"계속하거라. 아들아"
씩씩거리는 버논 이모부의 콧김에 콧수염이 휘날렸다.
"모든게 어두워졌어요."두들 리가 부르르 몸을 떨며 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온세상이 전부 깜깜했어요. 그리고 들었어요.... 그걸 내-내 머릿속에서요."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는 두려움이 가득찬 눈초리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서 두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마법이라면 바로 그 다음이 잔디밭
호스 사용 금지 기간을 자기들보다 더 자주 어기는 이웃 사람들이었고 환청을
듣는 사람들도 거의 열 손가락 안에 들었던 것이다. 그들은 두들 리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분명했다.
"아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다는 거니?"
페투니아 이모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모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하지만 두들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또다시 부르르 몸을
떨며 커다란 빨간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첫 번째 부엉이의 편지를 받아 본
이후로 멍한 마비 상태에 빠져 있던 해리조차 문득 호기심이 발동했다.
디멘터들은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저 버릇없고 심술궂은 응석받이 두들리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을까?
"어쩌다 넘어지게 되었니 얘야?"
버논 이모부가 어울리지 않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마치 중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목소리였다
"허-헛디뎠어요 그런데 그때..."
두들리는 자신의 넓적한 가슴을 손으로 가르켰다. 해리는 그 뜻을 알아차렸다
두들리는 모든 희망과 행복이 다 빠져나가고 가슴을 가득 채우던 그 끈적끈적한
냉기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무시무시하고... 차가웠어요. 정말로 차가웠어요"
두들리는 잠김 목소리로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알았다"버논 이모부가 애써 냉정한 척하며 말했다
페투니아 이모는 걱정스러운 듯이 손으로 두들리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우리 귀염둥이 그래서 어떻게 됐니?"
"그... 그... 느... 느낌이 ...마치...마치..."
"마치 두 번 다시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겠지"해리가 억 양없는
말로 거들었다
"맞아"
두들 리가 여전히 몸을 떨며 중얼거렸다
"그렇군!" 버논 이모부의 목소리가 다시 최고조로 높아졌다.
이모부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네 녀석이 우리 아들에게 뭔가 괴상한 마법을
건거야 그래서 우리 아들이 환청을 듣고 자신이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났느니
뭐니 하는 이상한 믿음을 갖게 된거지?"
"도대체 몇 번이나 말씀 드려야 아시겠어요?"화가 치밀어 오르자 해리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제가 그런 게 아니라니까요! 디멘터 두명이
그랬어요!"
"디-뭐라고"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
"디-멘-터요"
해리는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 주었다."두놈이었어요"
"그 염병할 디멘터란게 대체 뭐야?"
"그건 마법사들의 감옥 아즈카반을 지키는 간수예요"페투니아 이모가 엉겁결에
한마디 내뱉었다.
순간 이 초 정도 정적이 감돌았다. 페투니아 이모는 더럽고 추잡한 말이라도
튀어나온 것처럼 황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이모부는 눈알을 부라리며
이모를 빤히 쳐다보았다.
피그 할머니는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설마 페투니아 이모까지?
해리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그걸 어떻게 아세요?" 해리는 깜짝 놀라 물었아.
페투니아 이모도 자신의 말실수에 무척이나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버논 이모부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처럼 커다란 이빨을
가리고 있던 손을 천천히 밑으로 내렸다.
"들은 적이 있어... 그 끔찍한 남자 애가... 그들에 대해서 그녀에게 말하는 걸...
몇 년전에 말이야" 페투니아 이모가 두서없이 횡설수설 떠들었다.
"저희 엄마 아빠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런데 왜 이름을 부르지 않죠?" 해리가
큰 소리로 따져 물었다.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는 못 들은 척 했다.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해리는 머리가 멍해졌다. 몇 년전에 딱 한번 분을 못이겨서 해리의 엄마가
빌어먹을 마법사였다고 소리친 것을 제외하면 페투니아 이모는 동생에 대해서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해리는 언제나 온 힘을 다해 마법 세계가 없는 것처럼
굴려고 애를 쓰는 이모가 그런 사소한 사실들을 그토록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경악스러울 뿐이었다.
버논 이모부는 입을 딱 벌렸다가 닫았다가 다시 벌렸다가 다물었다. 말문이 막혀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이모부는 세 번째로 입을 열더니 목이 메어 간신히 목소리를 냈다
"그-그러니까-그-그- 그것들이 정말로 있단 말이지? 그-그디-디멘-터 어쩌구
하는 것들이 말이야?"
페투니아 아모가 고개를 끄덕였다.
버논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와 해리를 번갈아 가며 한 번씩
쳐다보았다. 누군가 '오늘은 만우절이야!' 라고 소리쳐 주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자 이모부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뭔가 적당한 말을
찾기도 전에 그날 저녁 세 번째 부엉이가 도착했다. 이번 부엉이는 활짝 열린
창문을 통해 마치 깃털 달린 대포처럼 피융 날아 들어와서는 부엌 식탁위에 쾅
하고 내려 앉았다. 그 바람에 더즐리 가족 세사람은 화들짝 놀라 뒤로 자빠질
뻔했다. 해리는 부엉이가 입에 물고 온 두 번째 공식 서한을 받아 들었다.
부엉이는 그가 봉투를 뜯는 것을 보자 어두운 밤하늘로 다시 날아가 버렸다.
"부엉이는 이제 그만-"
버논 이모부가 자증스럽게 중얼거리며 창가로 사납게 걸어가더니 다시 창문을
쾅 닫아 버렸다
친애하는 포터 군에게
약 이십이 분 전에 보낸 저희 편지에 덧붙여 마법부에서 포터군의 지팡이를
당장 폐기하겠다는 결정을 번복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따라서 9월 12일에
열리는 청문회때까지 당신은 지팡이를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때 다시 공식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입니다.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교장 선생과 논의를 거듭한 끝에
마법부에서는 포터군의 제명 문제에 대해서도 그때 다시 결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므로 조사가 계속되는 동안 포터군은 학교에서 정학 중인
것으로 생각하길 바랍니다.
그럼 행운을 빌며
마법부 마법 오남용 관리과
마팔다 홉커스
해리는 이 편지를 연달아 세 번이나 읽었다. 완전히 쫓겨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안도감과 더불어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가 스르르 풀렸다 물론
두려움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제 모든 것이 8월 12일에 열릴
청문회서 결정될 것이다.
"뭐냐?" 버논 이모부가 부르는 소리에 해리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이번엔 또
뭐냔 말이다? 너에게 무슨 선고라도 내려졌냐? 사형선고라도 받은 것 아니냐?"
버논 이모부는 희망 사항인 듯이 뒷말을 덧붙였다.
"청문회에 나가야만 한대요."해리가 말했다.
"그럼 그때 선고를 내린다는 거냐?"
"아마 그럴 거예요"
"그렇다면 아직 희망은 있는 셈이구나" 버논 이모부가 심술궂게 말했다
"말씀 다 하셨으면 이제 그만"
해리는 이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지금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론이나 헤르미온느 혹은 시리우스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아니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당장 다시 앉거라!" 버논 이모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세요?" 해리가 짜증스럽게 물었다.
"두들리 말이다! 나는 내 아들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
"좋아요!"
해리가 화를 내자 그때까지 손에 꼭 쥐고 있던 지팡이 끝에서 황금빛 불꽃이
튀었다. 더즐리 가족 세 사람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움찍했다.
"두들리와 저는 매그놀리아 광장과 위스테리아가 사이로 난 골목을 걷고
있었어요."해리는 화를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재빨리 설명했다. "두들리는
자기 때문에 내가 약이 올랐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지팡이를 꺼내
들기만 하고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그때 디멘터 두 명이 나타났죠"
"도대체 디멘터가 뭐냐? 뭐 하는 놈들이지?"버논 이모부가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말씀 드렸잖아요, 그것들은 사람에게 행복한 마음을 모두 빨아들여요. 그리고
기회만 있으면 입을 맞추려고 하죠"
"입을 맞춘다고?" 버논 이모부의 눈이 휘둥그래졌다."입을 맞춘단 말이야?"
"입으로 상대방의 영혼을 빨아들이는 걸 그렇게 부르는 거예여" 페투니아
이모가 나지막이 비명을 질렀다.
"두들리의 영혼을? 그럴 리가 없어 두들리는 여전히 정신이..."
페투니아 이모는 황급히 두들리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었다. 마치 그의 영혼이
몸속에서 찰랑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지 알아보려는 것 같았다.
"물론 두들리는 영혼을 빠앗기지 않았어요. 만약 그랬다면 금방 알았을 거예여
"해리는 짜증을 냈다
"그놈들을 쫓아 버렸니? 그렇지 얘야?"버논 이모부가 큰 소리로 물었다.
어떻게든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화를 되돌리고 싶어서 애를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녀석들에게 좌우 연타를 먹였겠지 그렇지?"
"디멘터들에게는 좌우 연타가 아무 소용 없어요."해리는 짜증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럼 어째서 두들 리가 무사한 거냐? 왜 영혼을 몽땅 빼앗기지 않은 거지?"
버논 이모부가 고집을 부렸다
"그건 제가 패트로누스 마법을 썼기..."
휙 푸드덕 하는 날갯짓 소리가 떠들썩 하게 들리더니 뽀얀재를 휘날리며 네
번째 부엉이가 부엌 벽난로에서 튀어나왔다.
"제발 그만!"
버논 이모부가 콧수염을 한 움큼 잡아 뜯으며 부르짖었다. 오랫동안 좀처럼 하지
않았던 짓이었다.
"난 이집에 부엉이를 들여놓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지!"
하지만 해리는 벌써 부엉이의 다리에서 양피지 두루마리를 풀고 있었다. 이번
편지는 덤블도어 교수님이 보낸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이제 모든 걸 알게
될 것이다. 디멘터들도 피그 할머니도 마법부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덤블도어 교수님이 모든 일을 해결했는지도 그러므로 시리우스의 글씨라는 것을
확인했을때 해리는 처음으로 실망감을 느꼈다. 버논 이모부는 마지막 부엉이가
다시 굴뚝 안으로 날아 들어가면서 일으킨 먼지 구름 때문에 눈을 가늘게 뜬 채
부엉이들에 대해서 계속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하지만 해리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시리우스의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방금 아서에게서 소식을 들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두 번 다시 집을 떠나지
마라
오늘밤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생각하면 이건 너무나 엉뚱한 소리처럼 들렸다.
해리는 혹시 또 다른 내용은 없는지 양피지 뒷면을 넘겨 보았다. 하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었다.
해리는 또다시 부아가 치밀었다. 혼자서 디멘터 둘을 상대로 싸워 이겼는데
아무도 잘했다고 칭찬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심지어 위즐리 씨나
시리우스는 마치 그가 못된 짓이라도 한 것처럼 굴고 있었다. 얼마나 심각한
피해가 있었는지 확인이 될 때까지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부엉이 때 아니 그러니까 부엉이떼가 우리집을 마구 들락날락하다니! 난
못참는다. 난 못참아..."
"전들 부엉이가 날아오는 걸 어떻게 하겠어요" 해리는 시리우스의 편지를
구기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난 도대체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진실이 알고 싶을 뿐이다!"버논
이모부가 악을 썼다. "디멘더인지 뭔지가 두들리를 해친 거라면 왜 네가 제명을
당하냐? 넌 그걸 쓴게 틀림없어! 솔직히 인정해!"
해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또다시 머리가 쑤시기
시작했다. 이 부엌을 떠나서 더즐리 가족으로부터 벗어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소원이 없었다.
"디멘터들을 쫒아내기 위해서 패트로누스 마법을 썼어요"
해리는 냉정해 지려고 무던히 애를 썼다."디멘터들을 쫒아내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거든요"
"하지만 그 디멘토이드들이 리틀 워닝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냐?"
버논 이모부가 한층 목소리를 높이며 따져 물었다.
"저도 몰라요 전혀 모르겠어요." 해리가 지친 어조로 말했다
번쩍이는 형광등 불빛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끓어 오르던 분노마저
사라졌다 해리는 기운이 쭉 빠져서 쓰러질 것 같았다. 더즐리 가족은 일제히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 때문이야"버논 이모부가 단호하게 말했다."이게 다 네 녀석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틀림없어 그렇지 않으면 그놈들이 왜 하필 여기 나타났겠어? 다른
곳도 아닌 그 골목에 말이야 이 근방 몇 킬로미터 내에 그-그거-"버논 이모부는
'마법사'라는 말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고 더듬 거렸다. "그러니까 이
근처에서 그거라곤 오직 너 하나 뿐이잖아"
"저도 왜 그들이 여기 왔는지 몰라요"
하지만 버논 이모부의 말을 듣자 완전히 정지되었던 그의 머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디멘터들이 리틀위닝에 나타났을까?
해리가 그 골목에 있을때 디멘터들이 나타난게 순전히 우연이었을까? 누가
보낸 걸까? 마법부에서 디멘터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혹시
덤블도어 교수님이 예언했던 것처럼 디멘터들이 아즈카반을 버리고
볼드모트편에 합세한 것은 아닐까?
"이 디멤버란 놈들이 마- 어쩌구 하는 것들의 감옥을 지킨다고?"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생각을 뒤따라오기라도 한 듯이 불쑥 물었다.
"그래요"해리가 대답했다.
머리가 욱신거리는 것만이라도 멈춰 준다면... 그만 이 부엌을 떠나서 어두운 내
방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럼 조용히 생각을 정리해 볼텐데...
"아하! 그렇다면 그놈들은 널 잡으러 왔던 게로군!" 버논 이모부는 확실한
결론에 도달한 사람처럼 의기야양하게 소리쳤다. " 안그러냐 요 녀석야? 넌 법을
피해 도망치고 있는거야!"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해리는 귀찮은 파리를 쫒듯이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젠 마음이 초조해졌다.
"그렇다면 왜-?"
"틀림없이 그자가 보냈을 거야"
해리는 버논 이모부에게 말한다기보다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게 무슨 소리냐? 누가 그놈들을 보냈다는 거야?"
"볼드모트 말이예여"
해리는 마법사니 마법이나 요술지팡이니 이런 말만 들어도 겁을 먹고 울상을
지으며 낑낑거리는 더즐리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법사의 이름을
듣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잠깐만..."버논 이모부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뒤룩뒤룩 살찐 그의
눈에 뭔가 알겠다는 듯한 빛이 떠올랐다." 그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어 그자가
바로..."
"맞아요 제 부모님을 죽인 자예요"
"하지만 그자는 죽었어" 버논 이모부가 딱 잘라 말했다. 살인 사건에 대해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가슴 아픈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 따위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 그 덩치 큰 녀석이 그렇게 말했어. 그자는 죽었다고."
"다시 돌아왔어요"해리는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처럼 말끔한 페투니아 이모의 부엌에서 최고급 냉장고와 초대형 텔레비전
옆에 서서 버논 이모부와 볼드모트에 대해 태연히 이야기 하고 있다는게 너무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디멘터들이 리틀 위닝에 나타난 걸 보면 철저하게 마법을 배제하는 프리벳가의
세계와 그 너머의 세계를 가로막고 있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장벽에 틈새가
벌어진 것 같았다. 해리의 두 세계가 혼란을 일으키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고
있었다. 더즐리 가족들은 마법 세계에 대해 시시콜콜 캐묻고 있고 피그 할머니는
알버스 덤블도어를 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디멘터들이 리틀위닝을 휘젓고
돌아다니고 그는 두 번 다시 호그와트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해리의
머리가 더욱 심하게 쿡쿡 쑤셨다.
"돌아왔다고?" 페투니아 이모가 중얼거렸다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보지 못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해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페투니아 이모가 엄마늬 친언니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실감했다. 왜 그런 느낌이 그토록 강력하게 들었는지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아는 것은 오직 볼드모트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는 사람이 이 방안에서 자기 혼자가 아니라는 것
뿐이었다. 페투니아 이모는 평생 동안 단 한번도 지금과 같은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본 적이 없었다. 지금 크고 파리한 (그래서 여동생과는 너무나 다른)이모의
눈은 증오나 분노로 찡그리는 대신 말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휘둥그래져 있었다.
버논 이모부와 함께 하는 이 일상적인 세계 이외에는 다른 어떤 세계도 어떤
마법도 없는 것처럼 줄기차게 고집해 왔던 페투니아 이모의 속마음이 평생
처음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었다.
"그래요 "
해리는 곧장 페투니아 이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한 달전에 돌아왔어요 제가 봤어여"
페투니아 이모가 가죽 옷을 걸친 두들리의 두툼한 어깨를 손으로 더듬더니 꽉
움켜잡았다.
"잠깐만" 버논 이모부가 아내와 해리르르 번갈아 쳐다보았다. 갑자기 마음이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는 두 사람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까 볼든지 뭔지가 돌아왔다는 거지"
"그래요"
"네 부모를 죽인 그자가 말이쟈"
"예"
"그리고 그 작자가 널 잡으러 디멘터를 보냈고"
"그런 것 같아요"해리가 대답했다.
"알겠다"버논 이모부는 하얗게 질린 아내과 해리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바지춤을 추켰다. 해리의 눈앞에서 이모부의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그의
넓적한 보라색 얼굴이 더 커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 해답은 간단하군"
버논 이모부가 숨을 들이마시자 이모부는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까지도 화들짝
놀랄 만큼 큰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나가 당장 나가! 이미 오래 전에 널
내쫓아야만 했어! 부엉이들은 여기를 무슨 자기들 놀이터 쯤으로 여기질 않나
푸딩이 폭발하질 않나 거실의 절반이 무너지질 않나 두들리는 돼지 꼬리가
생기고 마지는 천장까지 붕붕 떠오르고... 게다가 하늘을 나는 포드 앵글이라까지
나타나고! 꺼져 !어서! 그걸로 충분해 너는 끝났어! 이제 미친 놈들 까지 네 뒤를
쫓고 있다면 넌 절대 여기 있을 수 없어 너 때문에 나의 아내와 아들을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을게다! 너 때문에 우리가 곤경에 처할 수는 없단 말이야! 만약
네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네 부모와 똑같이 군다면 됐어! 썩 꺼져 버려!"
해리는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의 왼손에는
마법부와 위즐리씨 그리고 시리우스의 편지가 쥐어져 있었다. 이떤 일이 있어도
두 번 다시 그 집을 떠나지 마라 네 이모와 이모부 집을 떠나지 마라.
"내 말 못 들었니!" 버논 이모부가 얼굴을 바싹 들이밀며 소리쳤다. 이모부의
넓적한 보라색 얼굴이 해리의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서 해리는 온 얼굴에 침이
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서 나가! 불과 삼십분 전만해도 이 집을 나가고 싶어서 안달이었잖아! 내가
네 등을 떠밀어 주마! 당장 나가란 말이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우리 집 계단에
그림자도 얼씬대지 마라 애초에 우리가 왜 널 맡았는지 모르겠다. 마지가
옮았어.곧장 고아원으로 보냈어야 했는데 우리가 너무 착해서 마음이 약한게
탈이지 우리는 너에게서 그걸 몰아낼 수 있을 줄 알았다.널 정상인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넌 근본부터 썩었어. 이젠 지긋지긋하다.
이놈의 부엉이들!"
다섯 번째 부엉이가 굴뚝을 통해서 쏜살같이 내려왔다. 어찌나 급하게
내려왔는지 부엉이는 요란한 울음소리와 함께 마룻바닥에 쾅 부딪힌 후에야
간신히 다시 공중으로 날아 올라갔다. 해리는 편지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다.
편지는 붉은 색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 하지만 부엉이는 그의 머리 위를 휙
지나쳐서 페투니아 이모에게로 곧장 날아갔다. 이모는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부엉이는 이모의 머리위로 붉은
봉투를 떨어뜨리더니 휙 돌아서 다시 굴뚝으로 날아가 버렸다
해리는 편지를 주우려고 재빠리 앞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가 한
걸음 더 빨랐다.
"원하신다면 마음대로 열어 보세요 어쨌든 무슨 내용인지는 다 듣게 될
테니까요 그건 호울러예요"
"페투니아 그걸 당 장 버려!" 버논 이모부가 호들갑을 떨었다, "만지지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이건 저에게 온 거예요" 페투니아 이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히 이건 제 앞으로 주소가 되어 있어요 여보 이거 봐요! 페투니아 더즐리
부인 프리벳가 4번지 부엌"
페투니아 이모는 겁에 질린 듯 숨을 멈추었다. 붉은 색 봉투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빨리 열어 보세요! 빨리 끝내 버려요! 어떻게든 피할 수는 없어요!"해리는
이모를 재촉했다.
"싫다!"
페투니아 이모의 손이 덜덜 떨렸다. 이모는 마치 도망갈 구멍을 찾는 것처럼
부엌 안을 황급히 둘러보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봉투가 평 터지더니 불꽃이
일어났다. 페투니아 이모는 비명을 비르며 편지를 떨어뜨렸다.
식탁위에 떨어진 불붙은 편지에서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좁은 부엌안을
뒤흔들었다.
"페투니아 나의 마지막을 기억해라"
페투니아 이모는 당장에라도 기절할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두들리 옆에 놓인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타고 남은 편지가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며 서서히 재로 변해갔다.
"이-이게 뭐지? 도대체- 난- 페투니아?" 버논 이모부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페투니아 이모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두들리는 입을 헤벌린 채 멍청하게
자기 엄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묵이 점점 더 무겁게 그들을 짓눌렀다. 해리는
어리둥절해서 이모를 쳐다보았다. 머리가 당장에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여보 페투니아? 페-페투니아?"버논 이모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모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버논 그 애는 여기 있어야만 해요"
"뭐-뭐라고?"
"여기 그냥 있을 거라고요"
해리가 있는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이모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페투니아..."
"우리가 저 녀석을 쫓아내면 이웃 사람들이 수군거릴 거예여"이모는 아직도
안색이 창백하기는 했지만 금방 팔팡하고 딱딱 거리는 평상시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이 녀석이 어디 갔는지 알고 싶어
할 거예요 그러니까 계속 데리고 있는 수 밖에 없어요"
버논 이모부는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풀이 죽었다
"하지만 페투니아 여보-"
페투니아 이모는 남편의 말을 무시하고 해리를 향해 돌아섰다
"너는 당장 네 방으로 가라 절대로 집 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들거라"
해리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호울러는 누가 보낸 거죠?"
"나에게 이것저것 묻지 마라"
페투니아 이모가 쏘아붙였다
"마법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으시나요?"
"그만 자라고 그랬지!"
"그게 무슨 뜻이죠? 마지막 무엇을 기억하라는 거죠?"
"자라니까!"
"도대체 어떻게-?"
"이모 말 못 들었니! 지금 당장 네 방으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