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장 (77/194)

제25장 황금알과 눈

 황금알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목욕을 해야 하는 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해리는 한밤중에 그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깊은 밤

이라면 해리가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욕실에서 시간을 끌 수가 있었다. 또한 케

드릭에게서 더 이상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해리는 반장

들의 욕실이라는 것도 한번 사용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 방은  특별히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방해를 받을 만한 일도 없을 것 같았다.

 해리는 조심스럽게 이번 계획을 세웠다. 얼마 전에도 한 번 한밤중에 침대에서 

몰래 빠져나와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갔다가 관리인 필치에게 붙잡혔던 적이 있

었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그런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투명 망토가 필수적이었다.  그 이외에도 더욱 조심하기  위해서 

해리는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를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 그것은 규칙을  어기는 

일에 사용하기에는 가장 유용한 물건이었다.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는 수많은 지름길과 비밀 통로를 포함해서 호그와트 전체

를 한눈에 보여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이름이 붙어 있는 작

은 점이 통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성안에  있는 사람들의 위치를 나타내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만약 누군가 욕실로 다가오면 해리는 미리 그  사실을 알고 

대비할 수가 있었다.

 목요일 밤에 해리는 침대에서 살그머니 빠져나와 투명 망토를 입고 계단을 내

려갔다. 그리고 해그리드가 해리에게 용을 보여주었던 바로 그날 밤에  했던 것

처럼, 초상화 구멍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론이 미리 밖에서 기다리

다가 뚱뚱한 여인에게 암호를 불러 주었다.

 "바나나 튀김!"

 초상화가 열리자 해리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재빨리 밖으로 나갔

다. 해리가 론의 곁을 지나갈 때, 기숙사로 올라가던 론이 작게 속삭였다.

 "행운을 빌어!"

 해리는 오늘따라 투명 망토를 뒤집어쓰고 움직이는 것이 무척  불편했다. 무거

운 황금알을 한쪽 팔에 끼고, 다른 한쪽 팔로는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를 들고 있

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적막이 감

돌았다.

 해리는 얼마큼 갈 때마다 비밀지도를 살펴보며 갔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사람

과 마주치지 않고 무사히 갈 수 있었다.

 마침내 장갑을 바꿔 끼고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 있는 마법사 술주정뱅이 보

리스의 도상 앞에 도착했을 때,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가 알려 주었던  그 문을 

발견했다. 해리는 그 문으로 걸어가서 암호를 속삭였다.

 "어린 소나무."

 잠시후에 문이 삐그덕 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열렸다. 살짝 안으로 들어간 해리

는 조용히 문을 닫고 투명 망토를 벗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펴보았

다.

 해리의 머리속에서 즉각 떠오른 생각은, 이 정도 욕실을 사용할 수  있다면 반

장도 해볼 만하겠다는 것이었다. 환하게 빛나는 양초가 가득히 꽃혀  있는 샹들

리에가 은은하게 방을 밝히고 있었다. 방은 온통 하얀 대리석으로  치장되어 있

었다. 바닥 한가운데에는 사각형으로 움푹 파인 수영장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는

데, 그 가장자리에는 100개의 황금 수도꼭지가 달려 있었고  각각의 손잡이마다 

서로 다른 색깔의 보석이 박혀 있었다. 또한 다이빙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창문

에는 길고 하얀 린넨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으며, 벽에는 황금 액자를 씌운 그림

이 한 점 걸려 있었다. 그것은 바위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금발 머리의 인어 

그림이었다. 인어가 코를 골 때마다 얼굴을 덮고 있는 긴 머리카락이 들썩였다.

 해리는 망토와 황금알과 지도를  내려놓고 두리번 거리면서 앞으로  걸어갔다. 

걸을 때마다 나는 발 소리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너무나  웅장한 욕실이었다

(해리는 황금 수도꼭지를 틀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으로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가 자기를 그저  놀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

울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 욕실이 황금알의 비밀을 푸는 데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해리는 투명  망토와 호그와

트의 비밀 지도와 황금알을 거의 수영장 크기만한 욕조 옆에  내려놓았다. 그리

고 보풀보풀한 목욕수건을 집어들었다.

 해리는 무릎을 꿇고 황금 수도꼭지  중에서 몇 개를 돌렸다. 순식간에  해리가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여러 종류의 목욕  거품이 쏟아져 나왔다.. 한 수도꼭

지에서는 거의 축구공 크기만한 푸른색과 분홍색의 비눗방울이  쏟아져 나왔고, 

도 다른 황금 수도꼭지에서는 해리의 몸도 둥둥 뜨게 할 만한 얼음처럼 하얗고 

진한 거품이 쏟아져 나왔다. 세 번째 황금 수도꼭지에서 진한 향기를 풍기는 보

라색 구름이 수면 위로 뭉실뭉실 쏟아져 내렸다. 해리는 한참동안이나  이 수도

꼭지, 저 수도꼭지를 열었다 잠갔다 하면서 신나게 즐겼다. 특히 황금 수도꼭지

에서 분출된 물과 거품이 수면  위로 멀리 튀어 나가는 것이  재미있었다. 깊은 

욕조가 그 크기에 비해서는 놀랄 만큼 짧은 시간에 뜨거운 물과 거품과 비눗방

울로 가득 차게 되자, 해리는 곧 수도꼭지를 모두 잠그고 잠옷과 신발과 가운을 

모두 벗었다. 그런 다음에 천천히 물 속으로 들어갔다.

 욕조가 얼마나 깊은지 발이 거의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였다. 해리는 황금알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욕조 안을 몇 번이나 헤엄치다가 물 속을 걷기도 했다. 알

록달록한 색깔의 연기 구름이 사방에서 피어  오르는 뜨거운 거품 욕조 속에서 

헤엄 치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었지만, 해리의 머리 속에는 깜짝 놀랄 만한 

멋진 생각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깨달음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해리는 팔을 뻗어서 물에 흠뻑 젖은 손으로 황금알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조

심스럽게 황금알을 열어 보았다. 마치 비명을 지르듯 날카롭게 울부짖는 소리가 

욕실을 가득 채웠다. 그 소리는 대리석  벽에 부딪히면서 사방으로 반사되었다. 

하지만 조금도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예전과 마찬가지였다. 아니, 벽에 반사되

는 반향 때문에 더욱더 괴상하게 들릴 뿐이었다.

 해리는 다시 황금알을 탁 닫았다. 비명 소리를 듣고 관리인 필치가 찾아오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의 속셈이란 혹시  이런 것

이 아니었을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해리는 화들짝 놀라 황금알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면서 물 속에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해리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황금알은 

욕실 바닥을 데구르르 굴러갔다.

 "나 같으면 그 황금알을 물 속에 넣어 보겠어."

 비누 거품을 잔뜩 삼킨 해리는 푸푸거리면서 벌떡 몸을 일으켰다. 몹시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 유령이 황금 수도꼭지 위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

었다. 그 유령은 바로 모우닝 머틀이었다. 대개는 3층  여자 화장실의 S자로 구

부러진 수도관에서 모우닝 머틀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머틀!" 해리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나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았

단 말야!"

 다행스럽게도 비누 거품이 아주 짙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건 없었다. 하지만 

해리는 어쩐지 모우닝 머틀이  처음부터 어느 황금  수도꼭지에 숨어서 자신의 

모습을 몰래 엿보고 있었을 것 같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네가 물 속으로 들어갈 때,  나는 눈을 감았어. 아주  오랫동안 넌 나를 보러 

오지 않았지."

 모우닝 머틀은 두꺼운 안경 너머로 눈을 찡끗하면서 말했다.

 "그래……. 하지만 그건…… 네가 있는 화장실에는 내가  들어가면 안 되잖아? 

안 그래? 거기는 여자화장실이니까 말야."

 해리는 살짝 무릎을 구부려 머리만 남기고 목  아래는 모두 물 속에 잠기도록 

했다. 머틀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옛날에는 그런 건 전혀 신경쓰지 않았잖아. 너는 항상  여자 화장실로 찾아오

곤 했는데……."

 모우닝 머틀이 애처롭게 말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모

우닝 머틀의 화장실이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몰래 만들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걸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가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헤르미온느가 만든 폴리주스 

마법의 약은 론과 해리를 한 시간  동안 크레이브와 고일의 모습으로 변신시켜 

주었던 것이다. 금지된 마법의 약 덕분에 그들은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로 들

어갈 수가 있었다.

 "하지만 거길 드나들지 말라고 야단을 맞았어. 그 다음부터는 두 번 다시 가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지."

 해리가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것은 어느정도 사실이었다. 한

번은 해리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퍼시에게 발각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오, 알았어……. 그래……. 어쨌거나…… 나 같으면 그 황금알을 물 속에 집어

넣어 보겠어. 케드릭 디고리가 그렇게 했으니까 말이야."

 모우닝 머틀이 침울하게 턱을 꼬집었다.

 "너는 그 애가 하는 것도  몰래 엿봤니? 도대체 너는  뭣 때문에 밤마다 몰래 

여기에 와서 목욕하는 반장들을 엿보는 거야?"

 해리가 언성을 높였다.

 "어쩌다가 있는 일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어느 누구에게도 밖으로 나와서 말

을 걸어 본 적이 없어."

 모우닝 머틀이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그래? 황송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구나. 눈이나 꼭 감고 있어!"

 해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해리는 모우닝 머틀이 안경을 손으로 잘 가리고 있

는지 확인한 다음. 욕조에서  나왔다. 그리고 허리에 수건을  단단히 두른 후에 

욕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황금알을 집어 들었다.

 일단 해리가 물 속으로 다시 들어가자. 모우닝 머틀은 손가락 사이로 내다보면

서 말했다.

 "어서……. 물 속에서 그걸 열어 봐!"

 해리는 황금알을  거품이 이는  수면 밑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활짝  열었

다……. 이번에는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황금알에서 꼬르륵 꼬르륵 하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물 밖에서는 노래 가사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머리도 물 속으로 집어넣어야지!"  머틀은 해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것을 무척 즐기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어서!"

 해리는 싶이 숨을 들이마신 후에 물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품이  가득 차 

있는 대리석 바닥에 앉아서 열려진 황금알에서 들리는 이상한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우리를 찾아오세요.

 우리는 땅 위에서는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요.

 그것을 찾는 동안, 이걸 생각해 보세요.

 우리는 당신이 가슴 아프게 그리워하는 것을 가질 거예요.

 한 시간 동안 당신은 찾아야만 해요.

 그리고 우리가 가져가는 것을 되찾아야만 해요.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면-앞날은 어두워요.

 너무 늦었어요. 일단 지나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해리는 몸을 일으켜서 거품이 일고  있는 수면 위로 솟구쳤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털었다.

 "들었니?"

 모우닝 머틀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래…….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우리를  찾아오세요.' 잠깐만,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어……."

 해리는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갔다. 황금알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를  완전히 

암기하기까지 해리는 세 번이나 더 물 속을 들락거려야만 했다. 그런 후에도 해

리는 한참 동안이나 머리를 쥐어짜면서 물 속을 걸어다녔다. 모우닝  머틀은 수

도꼭지 위에 앉아서 그런 해리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땅 위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는 그런  사람들을 먼저  찾아야겠군……. 

음……, 그런 사람이 누구일까?"

 해리가 천천히 중얼거렸다.

 "너 정말 둔하구나?"

 모우닝 머틀이 재미있다는 듯이 말했다. 해리는 폴리주스 마법의 약 때문에 헤

르미온느의 얼굴에 털이 나고 엉덩이에 고양이 꼬리가 달렸던 그날  말고는, 모

우닝 머틀이 이렇게 즐거워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해리는 곰곰이 생각에 잠겨서 욕실을 둘러보았다. 만약 물  속에선만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것은 물 속에서 살고 있는 생물이라는 뜻일 것이다. 해리는 이 

생각을 모우닝 머틀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모우닝 머틀은  싱글싱글 능글맞게 

웃었다.

 "그래, 그게 바로 케드릭 디고리가 생각했던  거야. 그 애는 아주 오랫동안 그 

말을 혼자 중얼거렸어. 몇 시간  또 몇 시간 동안…….  거의 욕조 안의 거품이 

다 사라질 때까지……."

 모우닝 머틀이 해리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물 속이라……. 그런데 머틀……, 대왕 오징어  말고 호수 속에는 또 뭐가 살

고 있지?"

 해리는 느릿느릿 말을 던졌다.

 "오, 호수  속에는  온갖 종류의  생물이  살지. 난  가끔씩  거기로 내려가곤 

해……. 누군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내 화장실로 불쑥 들어와서 물을 내

리거나 할 때, 달리 어쩔 도리가 없으면 말이야."

 모우닝 머틀이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대답했다. 해리는 모우닝 머틀이 화장실의 

지저분한 오물과 함께 호수로 연결된 배수구를 따라 내려가는 광경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썼다.

 "그래, 혹시 거기에는 인간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생물이 없니? 아니, 잠간

만……." 해리의 눈길이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인어  그림에 가서 멈추었다. 

"머틀, 호수에는 인어들이 살고 있지 않니? 그렇지?"

 "오우, 아주 훌륭한걸." 모우닝 머틀은 또다시  두꺼운 안경 너머로 눈을 찡끗

했다. "케드릭 디고리는 너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어! 인어가 있었는데도 말이

야. 저 인어는 낄낄거리면서 지느러미를 퍼덕였지……."

 모우닝 머틀은 음울한 얼굴에 지극히 혐오스러운 표정을 가득 담고 인어를 획 

둘러보았다.

 "그렇지? 그렇구나." 해리는 몹시 흥분했다. "두번째 시험은 호수로 가서  거기 

살고 있는 인어들을 만나는 거야. 그리고……."

 갑자기 해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을 뜻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치 누군가에게 

배를 세게 얻어맞기라도 한 것처럼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해리는 수영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은 한번도 수영을  배운 적

이 없었다. 두들리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배웠다.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와 버

논 이모부는 해리에게 수영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 자체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심 언젠가 해리가 물에 빠져 죽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이 정도 크기의 수영

장을 두세 번 정도 왔다갔다하기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호수는 아주 넓고 

무척 깊었다……. 그리고  인어들은 분명히  호수 바닥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

 "그런데 머틀, 물 속에서 어떻게 숨을 쉬지?"

 해리가 약간 주저하며 물었다.

 "무심한 사람같으니!"

 그 말을 듣자, 모우닝 머틀의 두 눈에  갑자기 눈물이 가득 고였다. 모우닝 머

틀은 옷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며 울먹였다.

 "뭐가 무심하다는 거야?"

 해리가 어리둥절했다.

 "내 앞에서 숨쉬는 얘기를  꺼내다니! 나는 숨을 쉴  수가 없는데……. 너무나 

오랫동안…… 숨을 쉬어 보지 못했는데……."

 모우닝 머틀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모우닝 머틀의 목소리가 욕실  안에서 메아

리쳤다. 모우닝 머틀은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큰 소리로 코를 풀었다.

 해리는 모우닝 머틀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항상 예민하게 반응했었다는 사

실이 비로소 떠올랐다. 사실 그런 문제를 두고 모우닝 머틀처럼 요란을 떠는 유

령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 미안해, 머틀. 일부러 그런 건 절대로 아냐. 나는 그저 잊어버렸던……."

 해리는 다소 짜증 섞인 투로 말했다.

 "오, 그래! 머틀이 죽었다는 건 아주 쉽게 잊어버리지!" 모우닝 머틀이 말을 가

로채면서 퉁퉁 부은 눈으로 해리를  노려보았다. "심지어 내가 살아  있을 때도 

아무도 나를 생각해 주지 않았어. 몇 시간이 지나고 또 몇 시간이 지나서 내 시

체를 찾아냈지. 나는 거기  앉아서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어.  마침 내 올리브 

혼비가 화장실로 찾아왔지. "너 또 삐쳐서 여기  와 있니, 머틀?" 그 애는 이렇

게 말했지. " '디펫 교수님이 나더러 널 찾아보라고 했어.' 그 다음 순간 올리브 

혼비가 내 시체를 봤지……. 오호, 올리브 혼비는 죽을 때까지 잊어버리지 못할 

거야. 내가 절대로 잊지 못하도록 만들었거든……. 계속 올리브 혼비의 뒤를 따

라다니면서 내가 절대로 잊지 못하도록 만들었거든……. 계속 올리브 혼비의 뒤

를 따라다니면서 자꾸만 그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지. 올리브 혼비의  오빠가 결

혼하던 날도 기억이 나……."

 하지마 해리는 더 이상 모우닝 머틀의 말을 듣고 있지 않았다.  인어의 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당신이 가슴 아프게 그리워

하는 것을 가질 거예요.' 그것은 마치 그들이 해리로부터 무엇인가 아주 중요한 

것을 훔칠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해리가 반드시 다시 되찾아야만 할 무엇인

가를……. 도대체 뭘 가져가려는 걸까?

 "물론 올리브 혼비는 마법부에 가서 더  이상 내가 자기를 따라다니지 못하도

록 해달라고 탄원했지. 결국 나는 다시 이리로 돌아와서 내  화장실에서 살아야

만 했어."

 "잘 되었구나." 해리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문제의  실마리가 조금 더 풀렸어. 

자, 미안하지만 이제 다시 눈을 감아 줄래? 욕조 밖으로 나갈 거야."

 해리는 거품이 부글거리는 욕조 바닥에서 황금알을 꺼낸 다음, 다시 밖으로 나

갔다. 그리고 몸에 남아있는 물기를 닦아 내고 다시 잠옷을 입었다.

 "가끔씩 나를 만나기 위해 화장실로 찾아와 주겠니?"

 해리가 투명 망토를 집어들자, 모우닝 머틀이 애처롭게 물었다.

 "어……. 노력해 보겠어."

 하지만 해리는 마음속으로 성 안의 모든 화장실이 다 폐쇄되기 전에는 절대로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을 다시 찾아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안녕. 잘 가."

 모우닝 머틀이 해리를 쳐다보면서 서글프게 인사했다. 해리는 투명  망토를 입

은 후에 모우닝 머틀을 바라보았다. 필치와 노리스 부인의 이름이 적혀 있는 잉

크점은 그들의 사무실 안에서 안전하게 깜박이고 있었으며, 피브스는 트로피 보

관실에서 이리저리 날뛰고 있었다. 그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돌아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해리가 그리핀도르의 탑으로 향하는 첫발을 막 내디뎠을 때, 갑자기 비

밀 지도에 나타난 잉크점이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

다.

 밤중에 돌아 다니는 것은 피브스만이 아니었다. 또 하나의 잉크점이 지하층 왼

쪽 모퉁이 방 근처에서 깜박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스네이프  교수의 사

무실이었다. 하지만 그 잉크점에는  '세베루스 스네이프'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바르테미우스 크라우치였다.

 해리는 그 잉크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크라우치는 몸이 불편해서  출근도 못 

하고 크리스마스 무도회에도 나오지 못했다. 그런 그가 새벽  1시에 호그와트로 

몰래 침입해서 도대체 뭘 하고 있단 말인가?  해리는 스네이프의 방 주위를 서

성거리면서 빙빙돌고 있는 잉크점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해리는 잠시 그 자리에 서서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호기심이 해리를 이기

고 말았다. 해리는 몸을  돌려서 가장 가까운 계단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크라우치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조사할 작정이었다.

 해리는 최대한 숨을 죽이고 조용히 계단을 내려갔다. 그래도 벽에 걸린  몇 개

의 초상화 속에 들어 있는 얼굴들은  계단 마루가 삐그덕거리고 잠옷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신기하다는 듯이 해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곤 했다.  하지만 투명 

망토를 걸치고 있는 해리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아래층 복도에 도착한 해리는 벽에 걸린 양탄자를 옆으로 밀치고 구멍으로 기

어들어갔다. 그리고 좀더 좁은 계단을 따라서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2층 아래로 곧장 내려갈 수 있는 지름길이었다.

 해리는 계속 호그와트의 비밀지도를 내려다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성격상 

고지식 하고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크라우치가  이렇게 늦은 밤중에 다른 사람

의 사무실 근처를 몰래 염탐하면서 돌아다닐 것 같지는 않았다.

 바로 그 순간, 계단을 절반 정도  내려갔을 때였다. 크라우치의 이상한 행동에 

온통 정신을 팔고 있던 해리는 자신이  어디를 걷고 있는지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그만 갑자기 함정계단에 다리를 빠뜨리고 말았다. 그 계단은  네빌이 항

상 건너뛰는 것을 잊어버리고 빠지는 곳이었다.

 해리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그 바람에 조금 전에 욕조에서 나와서 아직까

지도 미끌미끌한 황금알이 해리의 팔에서 쑥 빠져나가고 말았다. 해리는 황급히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황금알을 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황금알은 드럼을 마구 두드리는 소리처럼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긴 계단을 쿵

쿵거리면서 굴러갔다. 그 순간 투명 망토가 스르르 벗겨지려고 했다. 해리는 재

빨리 투명 망토를 움켜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만 비밀 지도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비밀 지도는 해리가 있는 곳에서 여섯 계단 아래쪽에 떨어졌다. 해리는 

비밀 지도를 향해 힘껏 손을 뻗어 보았지만 도저히 닿지 않았다.

 구멍을 막고 있는 양탄자를  밀치고 계단 바닥에 쿵  떨어진 황금알은 반으로 

쫙 갈라지면서 아래층 복도 정체가 다 울릴 정도로 날카롭게 비명을 지르기 시

작했다. 해리는 얼른 요술 지팡이를 꺼내서 비밀 지도를 깨끗이  지우려고 버둥

거렸지만, 몇 번이나 헛손질만 했을 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투명 망토를 다시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 해리는 똑바로 일어섰다. 그리고 두려

움으로 눈을 꼭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 순간…….

 "피브스!"

 그것은 분명히 관리인 필치의 고함소리였다. 곧이어 허둥지둥 요란하게 달려오

는 발 소리와 분노로 격앙된 씩씩거리는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렸

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지? 곤히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깨울 셈인가? 

피브스, 꼭 잡고말 테다. 꼭 잡을 거야, 꼭……. 어라, 그런데 이게 뭐지?"

 관리인 필치의 발걸음 소리가 뚝  멈추었다. 그런 다음에 금속이 딸깍  닫히는 

소리가 나더니 비명 소리도 사라졌다. 황금알을 집어든 필치가 알을  닫은 것이

다.

 해리가 가만히 숨을 죽인 채, 조용히 서 있었다. 한쪽 다리는 여전히 함정계단 

속에 꽉 끼어 있었다. 이제 당장이라도 필치는 피브스를 찾으려고  양탄자를 젖

혀 볼 것이다……. 물론 피브스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계단이라도 올라온다면 비밀지도를 발견하게 될 텐데……. 그때는 투명 망

토를 썼든 안 썼든 간에, 비밀 지도 위에 '해리 포터'라고 적힌  점이 정확히 해

리가 서 있는 위치를 알려 줄 것이다.

 "왕금알?" 필치는 계단 끝에 서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오,  귀여운 것! 이리 

오렴!" 노리스 부인이 필치와 함께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건 트리위저드 시합

에서 쓰는 황금알인데! 학교 챔피언의 물건이란 말이야!"

 해리는 당장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 심장이 터질 듯이 거세게 박동하면서 킁

킁거렸다.

 "피브스!" 필치가 으르렁거리면서 소리쳤다. "이걸 훔쳤구나!"

  필치는 양탄자를 들치고 통로 속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해리는 그  흉칙하고 

축 늘어진 얼굴과 툭  튀어나온 흐리멍텅한 눈이  어둡고 텅 비어 있는(필치가 

보기에는) 계단을 올려다보는 것을 보았다.

 "어디 숨었니?" 필치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반드시 내가 너를 찾아내고 말 

거다, 피브스……. 트리위저드 시합에 사용하는 물건을  훔쳐서 달아나다니……. 

덤블도어도 이 사실을 알면 당장 너를 여기에서  쫓아낼 거다. 피브스, 이 더럽

고 손버릇 나쁜 장난꾸러기 요정 놈아……."

 필치는 서서히 계단을 올라오기 시작했다.  바싹 마른 회색 고양이가 그  뒤를 

찰싹 붙어서 따라오고 있었다. 주인과 똑같은 노리스 부인의 등잔 같은 눈은 곧

장 해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전에도 해리는 종종 투명 망토가  과연 고양이에

게도 효력이 있는지 의문을 품곤 했었는데…….

 긴장과 불안감으로 인해 당장이라도 죽은 것만 같은 기분으로 해리는, 낡은 플

란넬 잠옷 가운을 입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필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리고 필사적으로 함정에 걸린 발을  빼내려고 버둥거렸지만, 오히려 좀더  깊이 

빠져 들어갈 뿐이었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다가오면 필치는 비밀 지도를 발견하

거나 해리와 곧장 부딪히게 될 것이다…….

 "필치? 무슨 일이지?"

 해리가 있는 곳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필치는 걸음을 멈추더니 뒤

로 몸을 돌렸다. 계단 밑에는 지금 해리가 처한 상황을 더욱 최악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스네이프였다. 기다란 회색 잠

옷을 입고 있는 스네이프는 잔뜩 화가 난 것 같았다.

 "피브스입니다. 교수님." 필치가 심술궂게 일러바쳤다. "그놈이 이 황금알을 계

단 밑으로 던졌어요."

 스네이프 교수는 재빨리 계단을 올라오더니 필치  바로 옆에서 걸음을 멈추었

다. 해리는 이를 악 물었다. 터질 듯이  쿵쿵거리는 심장 소리 대문에 당장이라

도 발각이 될 것만 같았다…….

 "피브스?" 스네이프는 필치의 손에 들려  있는 황금알을 노려보면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피브스는 내 사무실에 들어올 수가 없는데……."

 "그렇다면 이 황금알이 교수님 사무실에 있었습니까?"

 "물론 아닐세." 스네이프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나는 뭔가 and 떨어지면서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

 "예, 교수님. 그게 바로 이 황금알이었습죠!"

 "무슨 일인가 살펴보려고……."

 "피브스가 이걸 던졌다니까요, 교수님!"

 "사무실 앞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횃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선반문이 열려 

있었어! 누군가 그 안을 뒤진 거야!"

 "하지만 피브스는 그럴 수가 없는데……."

 "나도 그건 알고 있어 필치!" 스네이프가 다시 면박을 주었다. "나는 마법사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풀 수 없는 주문으로 내 사무실을 봉인해  놨단 말이야!" 

스네이프는 투명한 해리 너머로 계단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아래층 

복도를 내려다보았다. "필치, 나와 함께 가서 침입자를 찾아봐야 하겠어."

 "저는…… 그러겠습니다요, 교수님, 하지만……."

 필치는 안타까운 듯이 해리가 서 있는 계단을 올려다보았다.  필치는 피브스를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그냥 놓쳐 버리는  것이 못내 아쉬운 

기색이었다. 어서 가요, 해리는 마음 속으로 필치에게 부탁했다.  스네이프와 함

께 가버려요……. 어서! 노리스  부인은 필치의 다리 사이에서  빙빙 돌고 있었

다……. 문득 노리스 부인은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는생각이 번개처럼  해리의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왜  그토록 진한 향수 냄새가 나는  거품을 욕조에 

가득 채웠었는지 몹시 후회스러웠다.

 "교수님." 필치가 스네이프를 향해 사정하듯이 말했다. "이번에는 교장선생님께

서도 제 말을 들으실 겁니다. 피브스가  학생의 물건을 훔쳤으니까요. 이번에야

말로 그놈을 당장 잡아서 성 밖으로 내던져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랍니다. 그

러니까……."

 "필치, 나는 그 비열한 소리의 요정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아. 내 사무실

은……."

 철컥. 철컥. 철컥.

 갑자기 스네이프가 말을 뚝 끊었다. 스네이프와 필치는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

려서 계단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해리는 그들의 머리 사이로 매드아이 무디가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다가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디는 언제나처럼 너덜너

덜한 여행용 망토를 잠옷 위에 걸치고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서 있었다.

 "잠옷 파티라도 열렸나?"

 무디가 계단 위쪽을 향해 소리쳤다.

 "스네이프 교수님과 제가 무슨 소리를 들었습니다요, 그 못된 장난꾸러기 요정 

피브스가 늘 하던 대로 물건을 내던졌습니다요.  무디 교수님. 그리고 스네이프 

교수님은 누군가 사무실에 침입을……."

 필치가 다급하게 대답했다.

 "가만히 입 닥치지 못해!"

 스네이프 교수가 필치에게 나지막이 경고했다. 무디는 계단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왔다. 해리는 무디의 마법의 눈이 스네이프를 지나서  바로 자

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리는 너무나 무서워서 심장이 바싹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무디는 투명 망토 

속을 볼 수 있어……. 매드아이 무디만이 오직 이상한 광경을 분명하게 볼 수가 

있었다. 잠옷을 입고 서 있는 스네이프와 황금알을  들고 서 있는 필치, 그리고 

그들 뒤에서 계단에 발이 빠진 채,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는 바로 나, 해리.

 무디도 깜짝 놀란 듯이 삐뚤어진 입을 딱 벌렸다. 잠시 동안 무디와 해리는 서

로 눈길을 마주쳤다. 무디는 황급히 입을 다물고 다시 푸른  눈을 스네이프에게 

돌렸다.

 "스네이프, 그런데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는가? 누가 자네  사무실에 몰래 침

입했다구?"

 무디가 느릿느릿 물었다.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스네이프가 차갑고 쌀쌀맞게 대답했다.

 "정반대일세. 그건 아주 중요한 일이야.  도대체 누가 자네 사무실에 침입했단 

말인가?"

 무디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학생이겠죠.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의 개인용 선반에서 마법약 성

분이 없어진 적이 있었죠……. 틀림없이 학생들이 제멋대로 마법의 약을 만들려

고 했을 겁니다……."

 스네이프가 내뱉듯이 말했다. 해리는 스네이프의 관자놀이 부근의 혈관이 불끈

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마법의 약 성분을 찾으려고 했단 말인가? 혹시 자네 사무실에 달리 

감추어 두는 것은 없는가?"

 무디가 의심스러운 듯이 물었다. 해리는 스네이프의 창백한 얼굴이  거의 흙빛

으로 변하면서 관자놀이의 혈관이 더욱 빨리 불끈거리는 것을 보았다.

 "무디, 제가 아무것도 감추는 것이 없다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손수 저의 사

무실을 뒤져 보셨으니까 잘 아실 텐데요."

 스네이프는 나지막하지만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그건 오러의 특권이라네. 덤블도어가  나에게 항상 주의 깊게 살펴

보라고 하는……."

 무디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덤블도어는 저를 믿습니다. 덤블도어가 당신에게 내 사무실을 뒤져 보라는 명

령을 했다는 말을 나는 믿을 수가 없어요!"

 스네이프가 이를 악물면서 대답했다.

 "물론 덤블도어는 자네를 믿는다네. 그  사람은 남을 잘 믿으니까……. 그렇지 

않은가? 항상 두 번째 기회가 있다고 믿지. 하지만 나는…… 스네이프, 한 마디

만 하지. 없어지지 않는 오점이 있다네. 절대로 없어질 수  없는 오점이…….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나?"

 무디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갑자기 스네이프가 아주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마치 무언가가 찌르기라도 한 듯이. 오른쪽 손으로 왼쪽 팔뚝을  움켜잡았던 것

이다.

 "그만 자러 가게나, 스네이프."

 무디가 껄껄거리면서 웃었다.

 "당신이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권리는 없습니다! 해가 진 뒤에는 당신과 마

찬가지로 나도 이 학교를 돌아다닐 수 있는 권리가 잇단 말입니다!"

 스네이프는 스스로에 대해 화가 난 듯이 팔을 탁 놓으면서 소리쳤다.

 "좋아, 그렇다면 어디 마음대로 돌아다녀  보시지. 나는 언젠가 어두운 복도에

서 자네를 다시 만나게 될 날만을 고대하겠네……." 무디의 목소리는 대단히 위

협적이었다. 온몸에 공포스러운 전율이 흐를 정도였다. "그런데 자네가 뭘 떨어

뜨렸군……."

 해리는 손으로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를 가리키고 있는 무디를  보았다. 스네이

프와 필치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자, 해리는 더 이상 조심하는 것도 잊어버렸다. 

투명 망토 밑에서 팔을 번쩍 치켜든 해리는 다급하게 무디를 향해 손을 흔들면

서 소리 없이 입을 뻥긋거렸다.

 '그건 제 거예요! 제 거예요!"

 스네이프가 재빨리 비밀 지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스네이프의  얼굴에는 이제

야 알겠다는 듯한 무시무시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아씨오 양피지!"

 스네이프의 손가락 사이에서 빠져나온 비밀 지도는  허공을 날아서 계단 밑에 

서 있는 무디의 손으로 들어갔다. 

 "내 실수였네. 이건 내 물건이야. 조금 전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떨어뜨린 모

양일세."

 무디가 침착한 태도로 말했다. 하지만 스네이프의 검은 눈동자는  필치의 팔에 

들린 황금알과 무디의 손에 들린 비밀 지도를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았다. 오직 

스네이프만이 그 두가지 물건의 의미를 결합시킬  수 있다는 것을 해리는 너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포터."

 스네이프가 마치 신음 소리를 내듯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뭐라고 했나?"

 무디는 차곡차곡 비밀 지도를 접더니 호주머니 속으로 집어 넣었다. 그런 다음

에 태연하게 물었다.

 "포터!" 스네이프가 고함을 꽥 질렀다. 스네이프느 고개를 휙 돌리더니 정말로 

해리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라도 하듯이  그가 서 있는 바로  그 장소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저 황금알은 포터의 물건입니다. 그 양피지 또한 포터의 것이구요. 

전에도 본 적이 있어서 나는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포터가 여기 있어요! 

투명 망토를 쓴 포터가 말입니다!"

 스네이프는 마치 눈 먼  사람처럼 손을 앞으로 쭉  내밀더니 계단을 올라오기 

시작했다. 해리는 마치 자기의 냄새라도 맡으려는 것처럼 스네이프의 커다란 콧

구멍이 팽팽하게 커지는 것을 보았다. 계단에 발이 걸린 해리는  스네이프의 손 

끝을 피하려고 몸을 뒤로 한껏  젖혔다. 하지만 이제…… 단 한  걸음만 앞으로 

나오면…….

 "스네이프,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가 얼마나  경솔하게 해리 포터를 의

심했는지 내가 교장에게 말하면 아주 좋아 할 것 같군!"

 무디가 스네이프에게 호통을 쳤다.

 "그게 무슨 뜻이죠?"

 스네이프가 다시 몸을 돌려서 무디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앞으로 쭉 뻗은 스네

이프의 손 끝은 거의 해리의 가슴에 닿을락 말락하고 있었다.

 "내 말은 덤블도어도 누가 그 소년을 미워하는지 무척 알고 싶어할 거란 말일

세! 스네이프, 나 또한 무척 관심이 있다네……."

 무디는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계단 밑으로 다가왔다. 횃불이 깜박거리면서 무디

의 위협적인 얼굴을 비추었다. 여기저기에 움푹 파인 상처와 코끝에  살점이 떨

어져 나간 부분이 여느 때보다 더욱 깊고 어둡게 보였다.

 스네이프는 가만히 무디를 내려다보았다. 해리는 스네이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참 동안이나 아무도 움직이거나 입을 여는 사람이 없

었다.

 마침내 스네이프가 천천히 손을 내렸다.

 "저는 단지……  만약 포터가  또다시 방과후에  이 안을  헤매고 돌아다닌다

면……. 그건 그 아이의 불행한 습관입니다만.  그걸 막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말이죠."

 스네이프가 억지로 분통을 참으면서 말했다.

 "아, 그랬군. 그러니까 자네도 마음속으로는 포터를 깊이  생각했단 말이군, 그

런가?"

 무디가 부드럽게 말했다. 또다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스네이프와 무디는 여

전히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해리의 몸에서 풍기고 있는 거품 비누 냄새의 근

원지를 찾으려고 계속 필치의 다리  주위를 빙빙 돌고 있던  노리스 부인이 큰 

소리로 야옹 하고 울었다.

 "그만 잠을 자러 가는 게 좋겠군요."

 스네이프가 무디를 쳐다보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네가 오늘밤에 한 생각 중에서 제일 좋은 생각일세. 자, 필치. 이제 그 황금

알을 나에게 건네주게."

 무디가 필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건 안 됩니다요! 무디 교수님. 이것은  피브스가 도둑질했다는 명백한 증거

입니다요!"

 필치는 마치 그 황금알이 소중한 자식이라도 되는 듯이 꼭 끌어안았다.

 "그것은 피브스한테서 도둑질을 당한 챔피언의 것이라네. 어서 나에게 넘겨 주

게."

 무디가 근엄하게 말했다. 계단을 내려간 스네이프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무디 옆

을 휙 지나갔다. 필치가 노리스 부인을 쳐다 보면서 쯧쯧 혀를 찼다. 노리스 부

인은 해리가 있는 곳을 계속 노려보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돌리고 주인을 따라

갔다. 해리는 숨을 헐떡이면서 스네이프가 복도를 걸어가는 소리를 들엇다.

 "귀여운 것, 신경 쓰지 마라. 내일 아침에 덤블도어를 만날 테니까…… 피브스

가 무슨 짓을 했는지 일러바쳐야지……."

 필치는 무디에게 황금알을 건네주더니 노리스  부인에게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사라졌다.

 잠시 후에 문이 꽝 닫혔다. 해리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무디를 내려다보았다. 

무디는 계단 밑에 지팡이를 내려놓고 부지런히 계단을 올라오기 시작했다.

 철컥. 철컥.

 무디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둔하게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슬아슬했구나, 포터."

 무디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예……. 저…… 고맙습니다."

 해리가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했다.

 "이게 뭐냐?"

 무디는 호주머니 속에서 비밀 지도를 꺼내더니 펼쳐 들었다.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예요."

 해리는 무디가 한시라도 빨리 계단에서 자신을 꺼내 주기만을  기다렸다. 함정 

계단에 낀 다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럴 수가! 이것은…… 이것은 정말 굉장한 지오야, 포터!"

 무디가 비밀 지도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무디의 마법의  눈이 번

뜩이기 시작했다.

 "네, 무척 쓸모가 있어요. 저…… 무디  교수님, 저를 좀 도와 주세면  안 될까

요?"

 이제 해리의 눈에서 고통의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뭐라구? 오! 그래……. 그래, 알겠다. 물론 도와주고말고……."

 무디는 해리의 팔을 잡아서  끌어당겼다. 해리의 다리가 함정계단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해리는 재빨리 한 계단위로 올라섰다.  무디는 아직까지도 비밀 지

도를 살펴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포터……. 혹시 누가 스네이프의 사무실에 침입했는지 보지 못했지? 그러니까 

이 지도상으로 말이다."

 무디가 천천히 중얼거렸다.

 "음……. 네, 봤어요……. 그 사람은 바로 크라우치 씨였어요."

 해리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마법의 눈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비밀  지도를 샅

샅이 훑어보고 있던 무디는 깜짝 놀랐다.

 "크라우치라구? 그게, 그게 정말이냐, 포터?"

 무디가 다급하게 물었다.

 "확실해요."

 해리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차분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성 안에 없는 것 같구나. 크라우치라……. 그것 참 재

미있군……."

 무디의 눈은 여전히 비밀 지도 위를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무디는 거의 1분 동안이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비밀 지도마을 뚫어지게 쳐

다보았다. 해리는 자기가 한 말이 무디에게 대단히 중요한 소식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해리는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감히 그런 

것을 물어봐도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무디는 여전히 약간 두려웠다……. 

하지만 조금 저에 무디는 그토록  엄청난 곤경에 처해 있던  해리를 구해 주지 

않았던가…….

 "너…… 무디 교수님, 어째서 크라우치 씨가 스네이프 교수님의 사무실을 살펴

보고 싶어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계세요?"

 무디의 눈이 비밀 지도를 떠나서 해리에게 고정되었다. 해리의  속마음까지 송

두리째 꿰뚫어보는 듯한 따가운 눈길이었다.  해리는 무디가 지금 대답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혹은 어디까지 말해  주어야 할지 고민하면서 망설이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포터, 사실은 그렇단다." 마침내 무디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늙은 매드아

이가 어둠의 마법사를 잡는 일에 혈안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k는 아무

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다. 바티 크라우치에 비하면 말이다."

 무디는 다시 비밀 지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해리는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무디 교수님? 혹시 이 일이 그것과 관계가 있을지도……. 어쩌면 크라우치 씨

는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무슨 일 말이냐?"

 무디가 해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날카롭게 물었다. 해리는  도대체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무척 당황했다. 호그와트 밖에서 해리에게 정보를  알려 주

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인상을 무디에게 심어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당장 시리우스에게 의심이 돌아갈 것이다.

 "잘 모르겠어요. 그저 최근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그렇지 않은

가요? 그런 기사가 《예언자  일보》에 실리고 있잖아요……. 월드컵이  열렸을 

때 나타났던 어둠의 표식이나 죽음을 먹는 자들 그리고 모든 일들이……."

 해리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무디의 서로 다른 눈동자가 한꺼번에 휘둥그레

졌다.

 "포터, 너는 꽤 똑똑한 소년이구나, 그래,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지……. 최

근에는 더욱더 흥미로운 소문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단다. 물론 리타  스키터 그 

여자 때문이지만……. 그런 소문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불안에  떨고 

있어." 무디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무디의 마법의  눈은 재빨리 자

시 비밀 지도를 향했다. 삐뚤어진 무디의 입가에 한가닥 비틀린  미소가 떠올랐

다. "오, 내가 가장 증오하는 게 딱 하나 있다면……." 무디는 해리에게 하는 말

이라기 보다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이 중얼거렸다. 무디의 마법의 눈동자는 비밀 

지도의 왼쪽 구석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건 바로 자유롭게 돌아 다니는 죽음을 

먹는 자란다……."

 해리는 무디를 빤히 바라보았다. 무디도 해리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생각으

로 저런 말을 하는 걸까?

 "포터, 나도 너에게 한 가지 물어 보고 싶은 게 있구나."

 무디가 느닷없이 사무적인 태도로 물었다. 해리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드

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이다. 무디는 해리에게 호그와트의 비밀 지도를 어디

에서 얻었는지 질문할 것이다. 이 비밀 지도는 대단히 수상한  마법의 물건이었

다. 그리고 이 비밀 지도가 해리의 손으로 들어오기까지의 이야기를 한다면, 해

리 자신뿐만 아니라 해리의 아버지와 프레드, 조지, 그리고 지난번 어둠의 마법 

방어술 선생님이었던 루핀 교수까지도 곤경에 처할 것이다.

 "내가 이 지도를 좀 빌려도 되겠니?"

 "네?"

 해리가 입을 딱 벌렸다. 해리는 이 비밀 지도를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무디가 비밀 지도의 출처를  묻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것은 분명히 무디가 해리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다. 

 "그럼요, 괜찮아요."

 "착한 녀석! 이건 내가 아주 잘 쓰겠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줄곧 찾아다니

던 거였어……. 좋다 침대로 가거라, 포터, 어서……."

 무디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함께 계단 위로 올라갔다. 무디는 생전 처

음 보는 귀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이 여전히 비밀 지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무디의 사무실까지 걸어갔다. 무디는  그 

자리에서 우뚝 걸음을 멈추더니 해리를 바라보았다.

 "너 혹시 오러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니, 포터?"

 "아뇨."

 해리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렴. 그래…….  말이 난 김에 하는  말인데……. 설마 

오늘 밤에 이 황금알을 들고 그저 산책하러 나온 건 아니겠지?"

 무디가 해리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실마리를 풀고 있었어요."

 해리가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 무디는 눈을  찡끗했다. 마법의 눈이 다시 번쩍

거렸다.

 "하긴 한밤중에 산책하는 것만큼 생각하기에 좋은 건 없지. 포터……. 그럼 내

일 아침에 만나도록 하자."

 무디는 다시 비밀 지도를 내려다보면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에 문을 

꽝 닫아 버렸다. 

 해리는 스네이프와 크라우치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그리핀도르의 탑으

로 걸어갔다. 이 모든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호그와트에 들어올 수 있는 크라우치가 왜 병에 걸린 척했을까? 스네이프의 사

무실에 무엇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게다가 무디는 해리가 오러가 되

면 아주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참으로  흥미로운 생각이긴  하지

만…….

 10분 후에 해리는 재빨리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황금알과 투명 망토는  다시 

안전하게 가방 속에 들어 있었다. 해리는 오러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다른 

오러들은 얼마나 심한 상처를 입었는지 한번 알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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