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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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리타 스키터의 특종 기사

 크리스마스 다음날은 모두들 늦게 일어났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도 최근 

그 어느 때보다도 조용했다. 학생들이 한가롭게 나누는 대화는 자꾸만  터져 나

오는 누군가의 하품으로 중단되곤 했다.

 헤르미온느의 머리는 다시 평소처럼 부스스하게 변했다.  헤르미온느는 해리에

게 크리스마스 무도회를 위해서 손쉽게 윤기  나는 머리 마법약을 상당량 사용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날마다 그렇게 하는 건 너무 귀찮아."

 헤르미온느는 크룩생크의 귀를 부드럽게  긁어 주면서 솔직하게 말했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더 이상 말다툼을 벌이지 않기로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이상할  정도로 예의를 지키기는 했지만,  꽤 다정한 태도로 

서로를 대했다.

 론과 해리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맥심 부인과 해그리드의 대화  중에서 엿

들은 내용을 헤르미온느에게 말해 주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해그리드가 거

인 혼혈이라는 얘기를 론 만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았다.

 "사실 난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어. 물론 순수 혈통의 거인은 아니라는 것도 알

고 있었지. 진짜 거인은 키가 거의 6미터가 넘거든. 하지만 솔직히 모두들 거인

에 대해서 과민 반응을 하고  있는 거야. 거인이라고 해서 무시무시한  건 아니

야……. 그건 마치 늑대인간에 대해서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

지라고 할 수 있지. 그냥 고정관념일 뿐이야. 그렇지 않니?"

 헤르미온느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말했다. 론은 무엇인가 신랄한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또 다른 분란을 불러 일으키게 되자 않을까 애써 참는 듯한 

눈치였다. 헤르미온느가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을 때, 론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기만 할 뿐이었다. 

 이제는 방학 첫주 동안에 소홀히 했던 숙제를  슬슬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때

였다. 모두들 크리스마스가 끝나자, 완전히 맥이 빠진 기분이었다.  오직 해리만

이 예외였다. 해리는 또다시 약간씩 초조해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나자, 2월  24일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해리는 아직까지도 황금 알 속에 담겨 있는  실마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핀도르 기숙사로 올라갈 때마다 해리는 혹시  이번에는 무슨 의미를 알아

낼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면서 트렁크를 열었다. 해리는 트렁크 속에 들어 

있는 황금알을 꺼내서 주의 깊게 그 소리를 들어보곤 했다. 그러나 아무리 골똘

히 생각해도 서른 명이 연주하는  톱 소리 이외에는 달리 떠오르는  게 없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해리는 이런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해리는 황금알을 닫고 세게 흔든 다음, 다시 뚜껑을 열고 혹시  소리가 달라졌

나 들어 보기도 했다. 하지만 황금알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여전히 마찬가지였

다. 황금알에 대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울음 소리보다 더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르기도 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방바닥에 황금알을 내

던진 적도 있었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해리는 케드릭 디고리가 해준 조언을 잊어버리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케드릭

에 대한 기분 나쁜 감정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그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만약 케드릭이 정말로 해리를  도와주고 싶었다면, 좀더 자세하

게 설명을 해주었어야 마땅한 일이었다.

 해리는 케드릭에게 첫 번째 시험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런데 케드릭은 고작해야 해리에게 목욕을 하라는  말 한 마디를 하고서 공정한 

거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해리는 그런 쓰레기 같은 도움은조금도 필요하지 않

았다. 적어도 초 챙과 함께 손을 잡고 복도를 걸어 다니는 녀석의  도움은 절대

로 받지 않을 생각이었다.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개강 첫날,  해리는 평소처럼 책과 양피지와 깃

펜을 잔뜩 짊어지고 교실로 향했다. 하지만 황금알에 대한 걱정이; 마치 해리를 

항상 따라 다니는 것처럼 그의 뱃속을 무겁게 짓눌렀다.

 호그와트의 운동장에는 아직까지도 하얀 눈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약초학 수

업을 하는 온실 창문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어 붙어서 밖을 내다볼 수가 없었다. 

이런 날씨에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

었다. 그래도 론은 도망치는 스크루트를 쫓아다니거나 혹은 너무나 강력한 폭발

을 일으켜서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에 불이 붙거나 어쨌거나 간에, 스크루트가 몸

을 따뜻하게 하는 데에는 꽤 효과적일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에 도착했을 때, 머리를 짧게  깎고 아래

턱이 두드러지게 툭 튀어나온 백발의 늙은 마녀가 문 앞에 떡 버티고 있었다.

 "서둘러라, 5분 전에 종이 울렸어."

 마녀는 푹푹 빠지는 눈을 헤치면서 힘들게 걸어오는 학생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데 댁은 누구세요? 해그리드는 어디 있죠?"

 론이 마녀를 빤히 쳐다보면서 물었다.

 "내 이름은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다. 나는 너희들의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을 진행할 임시 교수란다."

 마녀가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해그리드는 어디 있죠?"

 해리가 큰 소리로 다시 물었다.

 "몸이 불편하단다."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가 짤막하게 대답했다. 나지막하지만 불쾌한 웃음 소리가 

해리의 귓가에 들렸다. 해리는 고개를 돌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드레이코 말포

이와 슬리데린의 다른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오고 있었는데  모두들 아주 신이 

난 표정이었다. 그들은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를 보고도 전혀 놀라는  기색이 아

니었다.

 "이쪽으로 와라."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보바통의 말들이  몸을 떨

고 서 있는 방목장을 빙 돌아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헤르미온느는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의 뒤를 따라가면서도 연신 해그리드의 오

두막을 돌아다보았다. 창문에는  모두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해그리드가 저 

안에 있을까? 혼자서 아픈 몸으로?

 "해그리드는 어디가 아픈 거죠?"

 해리가 재빨리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의 뒤를 쫓아가면서 물었다.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는 해리가 쓸데없이 참견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퉁명스럽

게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전 알아야만 하겠어요. 해그리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해리가 약간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는 

해리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 그리고 학생들을 이글고 거대한  보바통의 말들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서 있는 방목장을 지나서, 숲 가장자리에 서 

있는 나무 쪽으로 걸어갔다. 그 나무에는 덩치가 크고 아름다운 유니콘이 한 마

리 매여 있었다.

 유니콘을 보자, 여학생들은 일제히 "어머나!" 하면서 탄성을 질렀다.

 "너무나 아름답다! 어떻게 유니콘을 잡았지? 유니콘은 좀처럼 잡기가 어렵다고 

하던데!"

 라벤더 브라운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유니콘 때문

에 주위에 쌓여 있는 하얀 눈이 회색처럼 보일 정도였다.

 유니콘은 불안한 듯이 황금 발굽으로 땅을 탕탕  치면서 뿔이 달린 머리를 자

꾸만 뒤로 젖혔다.

 "남학생들은 뒤로 물러서!"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가 팔을 쭉 뻗더니 해리의 가슴을 세게 쳤다.

 "유니콘은 여자의 손길을 더 좋아한단다. 그러니까 여학생들이 제일 앞에 서도

록……. 그리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거라. 자, 어서. 살살……."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와 여학생들은  천천히 유니콘을 향해 앞으로  걸어갔다. 

남학생들은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목장 울타리 옆에 서  있어야만 했다.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가 멀리 사라지자마자,  해리는 재발리 론을 향해  돌아섰

다.

 "도대체 해그리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설마…… 스크루트 대문에……."

 "오, 포터! 해그리드는 공격받지 않았어. 그게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거라면 말이

야. 해그리드는 너무나 창피해서 그 커다랗고 추악한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하

는 것뿐이야."

 말포이가 해리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지?"

 해리가 날카롭게 물었다. 말포이는 호주머니 안에 손을 넣더니 반으로 접은 신

문을 꺼냈다.

 "이걸 보렴."

 말포이는 마치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포터, 너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기는 정말 싫지만……."

 신문을 낚아챈 해리가 기사를 펼쳐서 읽는 동안, 말포이는 능글맞게 웃고 있었

다. 론과 시무스와 딘과 네빌은 모두 해리의 어깨너머로 그  신문을 들여다보았

다. 신문에는 유독 험상궂게 나온 해그리드의 사진이 커다랗게 박힌  기사가 실

려 있었다.

덤블도어의 엄청난 실수

호그와트 마술 마법 학교의 교장 알버스 덤블도어는

교직원 임명에 물의를 일으키는 것을 조금도 꺼리지 않는다.

-리타 스키터 특파원의 특별 기고

 올해 9월에 알버스 덤블도어는 전직 오러이자 불길한 사건을 즐기기로 악명이 

높은 앨러스터 '매드아이' 무디를 어둠의 방어술 교사로 채용했다.

 알버스 덤블도어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마법부의  많은 사람들은 즉각 의문을 

제기했다. 지가 앞에서 갑작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공

격하는 무디의 습관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드아이  무디의 경우에는 

덤블도어가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의 교사로 채용한 반인과 비교하면 오히려 

다행스럽고 책임감이 있는 결정인 것처럼 보인다.

 3학년 때 호그와트에서 퇴학을 당한 루베우스 해그리드는 그 이후부터 덤블도

어가 특별히 마련해 준 학교 사냥터지기라는 직위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

난 해에 해그리드는 호그와트 학교 교장에게 알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여, 훌

륭한 자질을 갖춘 수많은 후보자들을 누르고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의 교사

라는 또 다른 직위까지 얻어내기에 이르렀다.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몸집이 크고 사나운 외모를 지니고 있는 해그리드는 

새로 얻은 권위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강제로 계속해서 끔찍한 동물들을 돌보

도록 위협했다. 알버스 덤블도어가 눈이 멀어  있는 동안, 수많은 학생들이 "아

주 무서웠다"고 인정하는 그의 수업시간에는  학생 몇몇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

다.

 "저는 히포그리프로부터 공격을 받았어요. 내 친구 빈센트  크레이브는 플로버

웜에게 심하게 물리기도 했어요." 호그와트의 4학년생인 드레이코  말포이는 이

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해그리드를 증오해요. 하지만 너무 무서워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해그리드는 위협적인  행동을 그만둘 의도가  전혀 없었다. 지난  달에 

《예언자 일보》의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해그리드는  스스로 '폭탄 고리 

스크루트'라고 명명한, 맨티코어와 불게의 대단히 위험한 교배종인 새로운 동물

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물론 신비한 동물의 새로운 종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로부터 엄격한  조사를 받는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자신이 

그런 사소한 규제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재미삼아 해봤던 거예요."  해그리드는 서둘러 화제를  바꾸면서 이렇게 

말했다.

 비단 이것만 아니다. 《예언자 일보》는 이제 해그리드가 (항상  그런 척해 왔

던 것처럼) 순수혈통의 마법사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 사실 해그

리드는 순수한 인간도 아니다. 우리 신문만이  독점적으로 알아낸 바에 다르면, 

해그리드의 어머니는 다름아닌 거인  프리드울파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 

프리드울파의 근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피에 굶주리고 있던 잔인한  거인들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그들간의 싸움으로 

인해 스스로 멸종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얼마 남지 않은 거인들은  이름을 말

해서는 안 되는 자의 부하로 합세했으며, 공포스러운 그의 통치 기간 동안 가장 

끔찍한 머글 대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자를 섬겼던 수많은 거인들은 어둠의  마법과 

맞서 싸우는 오러에게 살해당했다. 하지만 프리드울파는  그들 중에 없었다. 어

쩌면 외국의 산악 지대에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는  거인들 사회로 도망쳤을 

가능성도 있다.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 시간에 해그리드가  보여주었던 괴상한 행동으로 미

루어 생각하건대, 프리드울파의 아들은 다름아닌 어머니의 잔인한  성품을 물려

받은 것 같다.

 참으로 이상한 운명의 장난으로 인해, 해그리드는 그 사람을  권좌에서 몰락시

킨 바로 그 소년과 아주 가가운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그 소년 때문에 해그리드의  어머니는 그 사람의  다른 추종자들과 마찬가지로 

몸을 숨겨야만 했던 것이다. 아마도 해리 포터는 이 덩치 큰 친구의  불쾌한 진

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버스 덤블도어는  해리 포터

와 그의 동료 학생들에게 거인 혼혈과 가까이 지내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서 확

실히 경고할 의무가 있다.

 《예언자 일보》의 기사를 다 읽고 난 후에  해리는 고개를 돌려서 론을 바라

보았다. 론은 입을 딱 벌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지?"

 론이 한숨을 내쉬면서 속삭였다. 하지만 해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우리 모두 해그리드를 증오하고 있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해리는 날카로운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포이를 노려보았다.

 "도대체 이 헛소리들은  다 뭐지?"  해리는 손가락으로 크레이브를  가리켰다. 

"플로버웜에게 심하게 물렸다구? 그 벌레는 이빨조차 없어!"

 크레이브는 좋아서 죽겠다는 듯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저 저능아의 교사 경력을 끝장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말포이가 눈을 번뜩이면서 대답했다.

 "거인 혼혈이라니……. 그런데 난 그가 어렸을 때 스켈레그로를 한 명 다 삼켜 

버려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지 뭐야. 어떤 부모도 이 사실을 알면 절대로 좋아하

지 않을 거야……. 부모들은 그 사람이 자기 아이를 잡아먹지나  않을까 걱정하

겠지. 하, 하, 하!"

 "이 자식이!"

 "거기 너희들 뭘 하고 있는거지?"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의 목소리가 남학생들을 향해서 날아왔다.

 이제 여학생들은 유니콘을 빙  둘러싼 채, 부드러운  손길로 쓰다듬고 있었다. 

마지못해 유니콘을 향해 돌아선 해리는 너무나 화가 치밀어서, 《예언자 일보》

를 들고 있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는 이제 남학생들도 들을 수 있도록 커다란 목소리로, 우

니콘이 갖고 있는 많은 마법적인 특성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 여선생님이 계속 남았을면 좋겠어! 이게 바로 내가 생각하던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이야……. 괴물이 아니라 유니콘 같은 멋진 동물을 돌보는 거……."

 수업이 끝나고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패르바티 패틸이 

말했다.

 "해그리드는 어떻게 하란 말이야?"

 계단을 올라가던 해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해그리드는 어떻게 하느냐구? 그냥 사냥터지기를 하면 되잖아! 안 그래?"

 패르바티가 날카롭게 맞섰다.

 크리스마스 무도회 이후로 패르바티는 해리에게 굉장히 차갑게 굴었다. 해리도 

그 당시에 패르바티에게 좀더 신경을 썼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패르바티는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다음 주말  여행 때 

호그스미드에서 보바통 남학생을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떠들고 

다녔던 것이다.

 "정말로 유익한 수업이었어. 사실 나는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님이 유니콘에 대

해서 알려 준 사실 중에 절반도 채 모르고……."

 헤르미온느가 연회장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이걸 좀 봐!"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코앞에 《예언자 일보》의 기사를  들이 밀면서 버럭 고

함을 질렀다. 신문 기사를 읽고 난 헤르미온느는  기가 막혀서 입을 딱 벌렸다. 

그리고 론과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스키터, 그 끔찍한 여자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아냈지? 해그리드가 그 여자에

게 고백했을까?"

 "아니야. 해그리드는 우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안 그래? 내 생각에, 해그리드

가 나에 대해서 나쁜 얘기를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니까 그 여자가 완전히 돌

아 버린 것 같아. 그래서 해그리드의 뒤를 캐고 다녔을 거야."

 그리핀도르 테이블로 다가간 해리는 짜증스럽게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어쩌면 크리스마스 무도회에서 해그리드가 맥심 부인에게 말하는 걸 몰래 엿

들었을지도 몰라."

 헤르미온느는 침착하게 말했다.

 "만약 그랬다며 우리가 정원에서 그 여자를 봤을 거야! 어쨌거나 그 여자는 더 

이상 학교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잖아. 해그리드 말에 따르면, 분명히 덤블도어

가 그녀에게 출입금지 명령을……."

 론이 말했다.

 "어쩌면 투명 망토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지, 덤불 속에  숨어서 다른 사람들

의 말을 엿듣는 건 그 여자에게 딱 어울리는 짓이잖아."

 잔뜩 화가 난 해리가 닭고기 볶음밥을 자기 접시에 탁 덜어  좋으면서 말했다. 

그 바람에 볶음밥이 사방으로 튀었다.

 "네 말은, 너와 론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지."

 헤르미온느가 비고듯이 말했다.

 "우리는 일부러 엿들으려고 했던게 아니었어! 달리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구! 

멍청하게도 누구나 엿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자기 엄마가 거인이라고 떠들었단 

말이야!"

 론이 몹시 분개하면서 소리쳤다.

 "우리가 해그리드를 찾아가서 만나자."

 해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점술 수업이 끝나고 오늘 저녁에 말이야. 해그리드가 곡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거야……. 너도 해그리드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거지?"

 해리가 헤르미온느를 휙 돌아보았다.

 "나느…… 그래. 솔직히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하고 나니까, 우리를 가르치는 교수님이 바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어. 하지만 나는 해그리드가 돌아오기를 원해. 물론 원하구 말구!"

 헤르미온느는 해리의 사나운 눈초리를  보자, 찔끔하면서 황급히 말을  덧붙였

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그날 저녁에 세 사람은 또다시 성을 빠져나가서 해그리드

의 오두막을 향해 꽁꽁 얼어붙은 운동장을 걸어갔다.

 "해그리드, 우리가 왔어요!" 해리가 문을 두드리면서 소리쳤다. "문을 열어요!"

 하지만 해그리드는 아무런 답도 없었다. 팽이 킹킹거리면서 문을  긁어대는 소

리가 들렸지만, 끝내 오두막집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들은 10분이 넘도록 문

을 두드렸다. 론은 심지어 옆으로 창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

무런 응답도 없었다.

 "왜 우리를 피하는 거지? 설마 우리가 거인 혼혈이라고 해서 자기를 꺼려한다

고 생각하지믄 않겠지?"

 마침내 포기하고 학교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헤르미온느가 말을 꺼냈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일주일  내내 해그리드

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식사  시간에 교직원 테이블에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운동장에서 사냥터지기의 임무를 수행하는 보습도  볼 수가 없었다. 그

리고 그루블리 프랭크 교수는 계속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진행했다. 말포

이는 기회가 생길때마다 히죽히죽 웃으면서 해리를 놀렸다. 

 "잡종 친구가 보고 싶니?"

 말포이는 교수님이 가까이 있어서 해리의 앙갚음을  당할 염려가 없다고 생각

될 때마다 추근거렸다.

 "코끼리 인간이 보고 싶나 보지?"

 1월 중순경에는 호그스미드 방문이 있었다. 헤르미온느는 해리가  자기도 호그

스미드로 가겠다고 말하자, 깜짝 놀랐다. 

 "나는 네가 그리핀도르 휴게실에서 조용히 혼자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만

을 기다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정말로 그 황금알에  대해서 연구해

야 하잖아."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했다.

 "나…… 나는 이제 그황금알에 대해 꽤 그럴 듯한 생각이 떠올랐어."

 해리는 거짓말을 했다.

 "정말이니? 참 훌륭하다!"

 헤르미온느가 몹시 감탄스러워하며 말했다. 해리는 죄책감으로  뱃속이 느글거

렸다. 하지만 잠시 동안 그건 무시하기로  했다. 황금알의 비밀을 알아내기까지

는 아직도 다섯 주나 남아 있었다. 그것은 아주 긴 시간이었다……. 호그스미드

에 가면 어쩌면 해그리드를 만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해그리드를 만난다

면 그를 설득해서 다시 호그와트로 돌아오게 할 수도 있었다.

 토요일이 되자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함께 성을 떠나서 차갑고 축축한 운동

장을 가로질러 성문으로 향했다. 그들이 호수 위에 더 있는 덤스트랭의 배를 지

나갈 때, 빅터 크룸이 수영 팬티 이외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고 갑판 위에 서 있

는 것을 보았다. 빅터 크룸은 비쩍 말라서 뼈가 드러날  정도였지만 평소보다는 

훨씬 더 씩씩하게 보였다. 왜냐하면 뱃전에 올라서서 두 팔을 쭉 뻗고  호수 속

으로 곧장 다이빙을 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해! 크룸은 얼어죽을 거야! 지금은 1월이잖아!"

 빅터 크룸의 검은 머리가 호수 한가운데에서  솟았다가 가라앉았다가 하는 것

을 지켜보면서 해리가 중얼거렸다.

 "크룸이 있던 곳에 비하면 이곳은 훨씬 덜 춥다는 거야. 아마도 크룸에게는 이 

날씨가 꽤 따뜻하게 느껴질 거야."

 헤르미온느가 아는 척을 했다.

 "그렇겠지. 하지만 그래도 대왕 오징어가 있잖아."

 론의 목소리는 전혀 걱정스러워 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심 기대라고 

있는 것 같앗다. 론의 속셈을 아라차림 헤르미온느가 얼궁르 찌푸렸다.

 "크룸은 아주 착해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단  말이야. 크룸은 비

록 덤스트랭 출신이지만, 이곳이 훨씬 더 좋다고 내게 말했어."

 헤르미온느가 빅터 크룸을 두둔하면서  말했다. 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무도회 이후로 론은 지금까지 빅터  크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

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다음날 해리는 론의 침대 밑에서  인형의 팔 

한짝을 발견했었다. 그것은 분명히 불가리아  퀴디치 팀의 선수복을 입고  있던 

그 작은 인형에게서 떼어 낸 것 같았다.

 해리는 혹시 해그리드의 그림자라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눈을 부릅

뜨고 질척한 하이 거리를 열심히 두리번 거렸다. 그리고 해그리드가  어떤 가게 

안에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 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스리 브룸스틱스로 가자고 

제안했다.

 스리 브룸스틱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해리는 재

빨리 테이블을 전부 다 살펴보았지만, 그곳에도  해그리드는 없었다. 가슴이 철

렁 무너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바로 가서 

로즈메르타 부인에게 버터 맥주 세 잔을 주문했다.

 해리는 문득 차라리 기숙사에 남아서 황금알이 울부짖는 소리나 들을 걸 그랬

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아직까지도 사무실에 기자  않았나봐?" 갑자기 헤르미온느가 작게 

속삭였다. "저길 봐!"

 헤르미온느가 손을 들더니 바 뒤에 걸려 있는 거울을 가리켰다. 그  거울 속에

는 루도 베그만의 모습이 미치고 있었다. 루도 베그만은 한  무리의 도깨비들과 

함께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는 도깨비들에게  아주 낮

은 목소리로 무엇인가 빠르게 지껄이고  잇었는데, 도깨비들은 모두 팔짱을  낀 

채, 윽박지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주말에 루도 베그만이 스리 브룸스틱스에  오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라

고 해리는 생각했다. 지금은 트리위저드 시합이 열리는 기간도 아니었고 따라서 

심판을 볼 일도 없었다. 

 해리는 유심히 거울을 통해 루도 베그만의 행동을 살펴보았따.  루도 베그만은 

다시 무척이나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의 표정은 어둠의 표식이  나타나기 전

날에 숲 속에서 보았을 때  만큼이나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바를 

힐끗 돌아보다가 해리의 모습을 발견하자, 당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만, 잠깐만!"

 해리는 루도 베그만이 도깨비들에게 황급히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에 

루도 베그만은 술집을 가로질러서 해리를 향해 부산스럽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

에는 다시 소년과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해리! 그동안 어떻게 지냈니? 혹시 너를 만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지! 별

일 없니?"

 루도 베그만이 인사를 했다.

 "네, 그럼요. 고맙습니다."

 해리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해리, 잠깐 조용히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 너희 두 사람은 우리에게 조금

만 시간을 내 주겠니?"

 루도 베그만이 진지하게 물었다.

 "음…… 좋아요."

 론과 헤르미온느는 비어 있는 테이블을 찾아서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루도 베

그만은 해리를 데리고 로즈메르타  부인에게서 제일 멀리  떨어진 바의 끝으로 

걸어갔다.

 "그저 너에게 다시 한 번 축하를 해주고 싶구나. 혼테일과 맞서면서 아주 멋진 

시합을 보여주었어. 해리, 참으로 뛰어난 솜씨였다."

 "고맙습니다."

 해리는 인사를 하면서도 루도 베그만이 정말로 하고 싶어하는 말이 이게 다가 

아닐거라고 짐작했다. 그저 축하 인사를  하는 거라면 론과 헤르미온느가  있는 

곳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도 베그만은 성급히 속마음을 털어놓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해리는 루도 베그만이 다시 바에 걸린  거울을 통해 도깨비를 힐끗힐끗 쳐다보

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도개비들은 까맣고  쭉 찢어진 눈으로 베그만과  해리를 

물끄러미 주시하고 있었다.

 "정말 끔찍한 악몽이야." 해리가  도깨비를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루도 베그만은 목소리를 잔뜩 낮추면서 속삭였다. "도깨비의  영어는 너무 형펴

없어……. 마치 퀴디치 월드컵에 참가했던 불가리아인이 다시 돌아온 것 같다니

까…….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도깨비말은 단 하나밖에 없잖니. 그건 '블라드바

트' 라는 말인데 '도끼를 집어라'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하지만 내가 도깨비

들을 위협한다고 생각할 것 같아서 그 말은 쓰고 싶지 않아."

 루도 베그만은 짤막하게 소리를 내면서 웃었다.

 "그런데 도깨비들이 왜 여기 온 거죠?"

 해리는 도깨비들이 아직까지도 루도 베그만을 날카롭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음…… 그러니까……." 루도 베그만이 갑자기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도깨비

들은……. 음, 바티 크라우치 씨를 찾고 있어."

 "왜 여기에서 크라우치 씨를 찾는 거죠? 그분은 런던의 마법부에 계시지 않나

요?"

 "음…….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크라우치  씨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크라우치 씨는 요즘 직장에 나오지 않아. 지금까지 벌써 두 주일이나 결근을 했

단다. 크라우치 씨의 보좌관인 퍼시는 그가 많이 아프대. 어쨌거나 크라우치 씨

가 부엉이를 통해서 퍼시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은 확실한 모양이야.  하지만 설

마 이 말을 아무에게도 하는 않겠지, 해리? 리타스키터가 계속 여기저기 들쑤시

고 돌아다녀서 말야. 만약 바티가 병이 났다는 걸 아면 그 여자는  불길한 기사

를 써댈 게 분명해.  아마도 버사 조킨스처럼  바티도 사라져 버렸다고  떠들겠

지."

 루도 베그만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버사 조킨스에 대해서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나요?"

 해리가 물었다.

 "아니." 루도 베그만의 표정이 다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물론 나는  사람들을 

시켜서 찾아보고 있어…….(아직도 그 타령이군.  해리는 베그만의 말을 들으면

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게 참 이상하단  말이야. 버사 조킨스는 알바니아에 도

착한 게 분명 해. 왜냐하면 그곳에서 사촌을  만났거든. 사촌 집에서 나온 버사 

조킨스는 친척 아주머니를 만나겠다고 남쪽으로 내려갔지……. 그러다가 도중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어. 이것 참,  그 여자가 어디로 갔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 그렇다고 남자와 눈이 맞아서 달아날 만한 그런  여자도 아

니고 말이야……. 이런! 우리가 왜 도깨비와 버사 조킨스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지? 사실 나는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루도 베그만은 목소

리를 더욱더 낮추었다. "너의 황금알은 어덯게 되어 가고 있니?"

 "저……. 그럭저럭 잘 되고 있어요."

 해리는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루도 베그만은 해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

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

 "내 말을 좀 들어 봐라,  해리." 루도 베그만은 여전히  아주 작게 소곤거렸다. 

"나는 이 모든 일을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단다……. 저는  이 시합에 강

제로 던져진 거야. 너는 스스로 지원한 것도 아니었잖니? 그러니까 만약……(이

제 루도 베그만의 목소리가 너무나 작아져서 해리는 귀를 더욱 바싹 갖다 대야

만 했다.) 만약 내가 도와줄 수만  있다면……. 그러니까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

록 약간만……. 사실 나는 네가 좋단다……. 네가  용을 통과한 방법은 정말 끝

내줬어!…… 그러니 언제든 말만 해라."

 해리는 루도 베그만의 퉁퉁하고 불그레한 얼굴과 어린아이처럼 동그랗고 푸른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문제의 실마리는 챔피언이 혼자서 풀도록 되어 있지 않나요?"

 해리는 마법 게임 및 스포츠부의 책임자가 법을 어겼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들

리지 않도록 최대한 태연하게 말하려고 애를 썼다.

 "글세……. 그건  그렇지." 루도  베그만은 성급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

만…… 이봐, 해리. 우리 모두 호그와트가 승리 하기를 원하지 않니? 그렇지?"

 "케드릭에게도 도와주겠다고 하셨나요?"

 해리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다. 그러진 않았어. 나는…… 뭐라고 말할까, 너에게 호감을 갖고 있단다. 

그래서 너에게 도움을……."

 루도 베그만의 빤질빤질한 얼굴이 약간 찡그려졌다.

 "고맙습니다." 해리가 말을 끊었다. "하지만 저는 거의 황금알의 비밀을 풀었다

고 생각해요. 물론 완전히 풀려면 앞으로 며칠이 더 필요하겠지만 말이요."

 해리는 왜 자신이 루도  베그만의 도움을 완강하게 거절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루도 베그만이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뿐이었다. 어

쩐지 론이나 헤르미온느 혹은 시리우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보다 루도 베그만

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속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루도 베그만은 몹시 기분이 상한 듯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때 프레드와 

조지가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베그만 씨. 한잔 사 드려도 될까요?"

 프레드가 유쾌하게 인사했다.

 "음……. 괜찮다." 루도 베그만은 해리를 향해 마지막으로 아주 실망스러운 눈

길을 던졌다. "아니다. 고맙구나, 얘들아……."

 프레드와 조지는 루도 베그만만큼이나 무척 실망한 기색이었다. 이제  루도 베

그만은 심하게 배신이라도 당한 것 같은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자, 나는 서둘러 가 봐야겠다. 너희들을 만나서 반갑구나. 행운을 빈다, 해리."

 루도 베그만은 종종걸음으로 술집에서 나갔다. 도깨비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

어서더니 그 뒤를 따라갔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베그만이 무슨 소리를 했지?"

 해리가 자리에 앉자마자, 론이 다급하게 물었다.

 "황금알에 대해서 나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어."

 해리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서는 안 되잖아! 그 사람은 더구나  트리위저드 시합의 심판이면서! 게다

가 너는 이미 그 실마리를 풀었잖아, 그렇지?"

 헤르미온느는 커다란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음……. 거의"

 해리가 우물쭈물하면서 간신히 대답했다.

 "만약 베그만이 그런 부정한 짓을 하자고  널 꼬셨다는 사실을 덤블도어가 알

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 그  사람은 케드릭도 독같이 도와주려고 했을  거

야!"

 헤르미온느는 아직도 몹시 분개하고 있었다.

 "아니야, 내가 직접 물어봤어."

 해리는 조용히 머리를 흔들었다.

 "케드릭이 도움을 받든 안 받든 무슨 상관이야?"

 론이 투덜거리면서 말했다. 해리도 내심 그 말에 동의했다.

 "저 도깨비들은 별로 친절해 보이지 않았어. 그런데 여기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헤르미온느가 버터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물었다.

 "베그만의 말에 따르면, 도깨비들이 크라우치를 찾고 있다는 거야. 크라우치는 

아직까지도 몸이 안 좋아서 직장에도 나오지 않고 있어."

 해리가 설명했다.

 "어쩌면 퍼시가 크라우치에게 몰래 독약을 먹이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다가 크

라우치가 죽게 되면 자신이 국제 마법 협력부 부장이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

이지."

 론이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정말 웃기는 일이구나. 도깨비들이  크라우치를 찾고 있다니……. 도깨비들은 

대개 신비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 일을 담당하는데 말이야."

 헤르미온느는 론에게 제발 그런 식의 농담 좀 하지 말라는 눈길을 던졌다.

 "크라우치는 여러 나라의 말을  할 줄 알잖아.  어쩌면 통역이 필요한지도  몰

라."

 해리가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는 저 가엾은 도깨비들을 걱정해 주고 있는 거니? 설마 이번에는 추악한 

도깨비 보호를 위한 모임 따위를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론이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하하하……" 헤르미온느가 한심하다는 듯이 큰 소리로  웃었다. "도깨비는 전

혀 보호받을 필요가 없어. 너는 빈스 교수님이 도깨비 반란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셨을 때, 아무것도 듣지 못했니?"

 "아니, 못 들었는데……." 

 론과 해리가 동시에 대답했다.

 "도깨비는 마법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  도깨비는 아주 똑

똑하다구. 자신을 전혀 방어하지 못하는 꼬마 집요정들과는 달라."

 헤르미온느는 버터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앗, 이런!" 

 론이 문 쪽을 쳐다보더니 가느다란 신음 소리를 냈다. 리타 스키터가  막 술집

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오늘은 바나나 빛깔의 샛노란 옷을 입고  있었고 기다란 

소톱에는 자극적인 분홍색을 칠했다. 배불뚝이 사진 기사가 리타 스키터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마실 것은 산 리타 스키터는 사진 기사와 함께 사람들 

틈을 헤치고 테이블 사이를 걸어갔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가까이 다가오는 리타 스키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잠

시도 쉬지 않고 지껄이고 있는 리타 스키터는 무슨 일인지 무척 만족스러운 모

습이었다.

 "우리와 이야기하는 것을 무척 꺼리는 표정이었지? 안 그래,  보조? 왜 그런다

고 생각해? 어쨌거나 루도 베그만은 한 무리의 도깨비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도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도깨비들을 구경시키고 있다구?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루도 베그만은 항상 거짓말만 하고  다닌다니까. 무언가 짐작 가는

게 없어? 아무래도 좀 뒤를 캐 보는게 좋을 것 같지 않아?  '불명예스러운 전직 

마법 게임과 운동부 부장' 루도 베그만……. 보조, 시작이 아주  멋지잖아? 이제 

이 제목에 걸맞는 기사 거리만 찾아내면 되는 거야."

 "또 누구의 인생을 망치려고 하는 거죠?"

 해리가 리타 스키터를 향해  커다랗게 소리를 질렀다. 스리브룸스틱스에  있던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이 해리의 목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 말을  한 사

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자, 보석이  박힌 안경을 쓰고 있던 리타  스키터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해리! 이렇게 좋을 수가! 이리 와서 우리와 함께……."

 리타 스키터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3미터나 되는 빗자루를 가지고 있어서 당신 곁에 가까이 갈  수가 없군요. 그

런데 해그리드에게 왜 그런 짓을 했죠?"

 해리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우리의 독자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어. 해리, 나는 다만 내 의무를 다한 거

라구……."

 리타 스키터가 아이 펜슬로 진하게 그린 눈썹을 치켜뜨면서 대답했다.

 "해그리드가 거인 혼혈이든 아니든 그게 무슨 상관이죠?" 해리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해그리드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그 순간 스리 브룸스틱스 전체가 일순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로즈메르타 부

인은 꿀술을 채우고 있던 잔이 넘쳐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바 뒤에서 정신없이 바라보고 서 있었다.

 리타 스키터의 얼굴에 떠올랐던 미소가 거의 사라질 듯이  희미해졌다. 하지만 

순식간에 리타 스키터의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떠 올랐다.

 "해리, 네가 해그리드에 관해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나와 잠깐 이터뷰를 하

지 않겠니? 그 근육 덩어리의 남자에 대해서? 두 사람의 어울리지 않는 우정과 

그 숨은 이유에 대해서 말이야? 그 남자를 네 양부라고 불렀었니?"

 리타 스키터는 악어 가죽 핸드백을 탁 열더니 그 속에서 속기 깃펜을 꺼내 들

었다.

 "이 끔찍한 여자야, 당신은 신문 기사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을 하든 아무렇지

도 않은 거야? 심지어 루도 베그만까지……."

 갑자기 헤르미온느가 자리에서 벌떡 이어나더니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헤르미

온느는 마치 수류탄이라도 되는 듯이 버터 맥주 잔을 손에 꼭 들고 있었다.

 "앉아라, 이 조그맣고 멍청한 계집애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일에 함부로 끼

어들지 마." 리타 스키터는  무서운 눈빛으로 헤르미온느를  노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 "나는 루도 베그만에 대해서 네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엄청난 사실

을 알고 있어……. 네 머리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만."

 리타 스키터는 헤르미온느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힐끗  쳐다보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가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자, 해리, 론……."

 그들은 서둘러 걸어 나갔다. 스리 브룸스틱스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모

습을 힐끗 쳐다보았다. 문가지 걸어간 해리는  고개를 돌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리타 스키터의 속기 깃펜이 밖에  나와 있었다. 속기 깃펜은 테이블  위에 놓인 

양피지 위에서 바쁘게 앞뒤로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다음에는 네 뒤를 캘 거야, 헤르미온느."

 부지런히 거리를 걸어가면서 론이 걱정스럽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헤르미온느

에게 말했다.

 "어디 한번 해보라고 해! 얼마든지 말이야! 그 여자에게 본 떼를 보여줄 거야! 

조그맣고 멍청한 계집애라구? 내가? 흥, 반드시  이 빛을 갚아주겠어. 처음에는 

핼., 그 다음에는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용감하게 소리쳤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아직까지도  분노로 인

해 가늘게 몸을 떨고 있었다.

 "설마 정말로 리타 스키터의 성질을 건드리려는 건  아니겠지? 헤르미온느, 그

여자는 틀림없이 네 뒤를 캐고 다닐 거야."

 론이 안절부절 못하며 말했다.

 "우리 부모님은 《예언자 일보》따위는 읽지도 않아. 나를  궁지에 몰아넣겠다

고 협박할 수 없을걸!"

 헤르미온느가 어찌나 성큼성큼 걸어가는지, 해리와 론은  허겁지겁 따라가기도 

바쁠 지경이었다. 최근에 헤르미온느가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을 해리가  본 것

은 드레이코 말포이의 얼굴을 때렸을 때뿐이었다.

 "해그리드는 더 이상 숨어 있어서는 안 돼! 자신을 망쳐 놓은 저  따위 인간을 

절대 그냥 내버려 둬서는 안 돼!"

 느닷없이 헤르미온느는 마구 달리기  시작하더니, 앞정서서 거리를 지나  날개 

달린 멧돼지가 양쪽에 세워져 있는 학교 정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운동

장을 가로질러서 해그리드의 오두막집으로 향했다. 

 오두막집의 커튼은 여전히 굳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팽

이 짖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해그리드!" 

 헤르미온느가 문을 마구 두드리면서 고함을 질렀다.

 "이제 그만 해요. 해그리드! 안에 있다는 거 다 알아요! 비록 당신 엄마가 거인

이라 해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아요. 해그리드! 그 더러운 스키터가 당신에게 이

런 짓을 하도록 가만히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해그리드, 당장 나와요! 당신은 

단지 이렇게……."

 오두막집의 문이 활짝 열렸다. 마구 소리를 지르던 헤르미온느는  갑자기 입을 

딱 다물었다. 헤르미온느의  코앞에 나타난 사람이  해그리드가 아니라, 알버스 

덤블도어라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잘 있었니?"

 덤블도어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

 "우리는 …… 저 …… 해그리드를 만나려고 찾아왔어요."

 헤르미온느가 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 안으로 들어오지 그러니?"

 덤블도어는 눈을 찡끗했다.

 "아……. 네……. 그러죠."

 헤르미온느가 약간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  헤르미온느와 론, 해리는 오두

막집으로 들어갔다. 해리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팽이 해리에게 펄쩍 뛰어오르

더니 미친 듯이 짖어대면서 귀를 핥으려고 난리였다. 해리는 팽을  피하면서 주

위를 둘러보았다.

 해그리드는 커다란 머그잔 두 개가 놓여 있는 테이블 앞에 앉아  있었다. 해그

리드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 있었고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이제 머리카락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단정하게  빗으려고 노력

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해그리드의 머리카락은 마치  친친 뒤엉킨 

철사로 만든 가발처럼 보였다. 

 "안녕, 해그리드"

 해리가 먼저 인사를 했다.

 "음."

 해그리드가 약간 고개를 들더니 잔뜩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차가 더 있어야 하겠군."

 오두막집의 문을 닫으면서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리고 지팡이를 꺼내어  한두 

번 휘둘렀더니, 맛있는 케이크가 담긴 접시와 함께 빙빙도는 차  쟁반이 허공에 

나타났다. 덤블도어는 마법을 써서 쟁반을 테이블  위로 조용히 내려놓았다. 모

두들 자리에 앉았다. 한참 동안이나 침묵이 흘렀다.

 "해그리드, 혹시 그레인저 양이 고함치는 소리를  들었나?" 마침내 덤블도어가 

입을 열었다. 헤르미온느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덤블도어는 헤르미온느에

게 미소를 던지고 말을 계속이어 나갔다. "문을 거의 부서  버리려고 했던 걸로 

보아서 헤르미온느와 해리, 론은  아직도 자네와 알고  지내고 싶어하는 것  같

군."

 "물론 우리는 여전히 아저씨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해리가  해그리드를 똑

바로 응시하면서 말했다. "다 잊어버려요. 스키터 그 여자가 함부로 지껄인…… 

죄송합니다, 교수님."

 해리는 덤블도어에게 재빨리 덧붙였다.

 "해리, 나는 잠시 귀가 멀었기  때문에 네가 어떤 말을 했는지  전혀 모르겠구

나."

 알버스 덤블도어가 엄지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면서  오두막집의 천장을 바라보

았다.

 "아…… 예." 해리가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저…… 해그리드, 도대

체 어떻게 그런 여자가 쓴 신문 기사 따위에 우리가 신경 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검은 딱정벌레 같은 해그리드의 눈에서 굵은  눈물 방울이 뚝뚝 흘러내리더니 

마구 뒤엉킨 그의 수염 속으로 천천히 떨어졌다.

 "해그리드, 내가 지금가지 자네에게 했던 말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가 여기 있

군, 학생 시절부터 자네를 기억하고 있는 수많은 학부모들이 내  앞으로 보내온 

편지를 이미 보여주지 않았나? 그들은 단호하게  만약 내가 자네를 해고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알려 왔다네."

 덤블도어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천장을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전부는 아니잖아요. 전부 다 제가 학교에 남아 있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잖아

요."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꺽꺽거렸다.

 "해그리드, 만약 자네가 세상 사람들 모두의 총애를 받고 있는지 묻는 거라면, 

물론 그건 아닐세. 그걸 원한다면 안된 일이지만 자네는 평생토록  이 오두막집

에 갇혀 지내야만 할 거야. 내가 처음 이 학교의 교장이 되고 일주일도 채 지나

지 않았을 때부터, 나는 거의 날마다 내 운영방식에 대해 시시콜콜 불평을 늘어

놓는 부엉이를 받았다네. 그때 내가 어떻게 했겠는가? 서재에  틀어박혀서 어느 

누구하고도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던가?"

 알버스 덤블도어는 반달  모양의 안경 너머로  해그리드를 엄격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 선생님은 거인 혼혈이 아니잖아요!"

 해그리드가 다시 꺽꺽거리면서 말했다.

 "내 친척들은 어떤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해그리드! 더즐리 가족을 좀 보라

구요!"

 해리가 벌컥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아주 좋은 지적이야. 내 동생 애버포스는 염소에게 부적절한 마법을 걸었다는 

죄목으로 기소를 당했었다네.  온통 신문에 나고  난리였지. 하지만 애버포스가 

멀리 도망쳤을까? 아니, 그렇지 않았어! 애버포스는 고개를 높이 치켜들고 평상

시처럼 자기가 맡은 일을 계속 진행했다네! 물론 에버포스가 글씨를 읽을 수 있

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만약 그랬다면 그렇게 당당하게 굴지는 못했을지도 모르

지……."

 알버스 덤블도어 교수가 차분하게 말햇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를 가르쳐 주세요, 해그리드. 제발  돌아와요. 우리는 정말

로 해그리드가 보고 싶어요."

 헤르미온느가 조용히 말했다. 해그리드는  터지려고 하는 울음을 억지로  꿀꺽 

삼켰다. 더욱 많은 눈물들이 해그리드의 뺨을 타고 흐르면서 마구  뒤엉킨 수염 

속으로 줄줄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알버스 덤블도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자네의 사임을 거절하겠네, 해그리드. 월요일에는 다시 학교에 나오기를 

기대하겠어." 덤블도어가 해그리드를 쳐다보면서 말을  이어 나갓다. "아침 8시 

30분에 연회장에서 만나도록 하세. 나와 함께 식사를 하도록 하지. 다른 변명은 

하지 말게. 그럼 여러분 모두 안녕."

 덤블도어는 잠시 동안 멈추어 서서 팽의 귀를  긁어 주고는 곧 오두막집을 더

났다. 오두막집의 문이 닫히자, 해그리드는 쓰레기통  뚜껑만한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헤르미온느는 부드럽게 해그리드의 팔을  두드려 주

었다.

 "훌륭한 사람이야, 덤블도어는……. 정말로 훌륭한 사람이야."

 마침내 해그리드가 고개를 들었다.  해그리드의 눈은 온통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래요. 그 말이 맞아요. 그런데 이 케이크 한 조각만  먹어도 될까요, 해그리

드?"

 론이 해그리드를 향해 고개를 돌리면서 물었다.

 "물론이지, 마음껏 먹어." 해그리드는 손등으로 눈물을 쓱 닦았다. "그래,  덤블

도어의 말이…… 옳았어. 그래, 전부 다  맞아……. 나는 정말 멍청이야……. 내

가 이렇게 행동한 걸 알면 우리 늙은 아버지도 부끄러워할 거야……."

 또다시 드거운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자, 해그리드는 더욱 세차게  눈물을 닦아 

버렸다.

 "너희들에게 우리 늙은  아버지의 사진을 지금가지  한버도 보여주지 않았지? 

나, 여기……"

 해그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장으로 걸어가더니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해

그리드의 납작한 검은 눈을 꼭 닮은 조그마한 몸집의  마법사 사진을 한 장 꺼

내들었다. 그 마법사는 해그리드의 어깨 위에 안장서 활짝 웃고 있었다. 근처에 

서 있는 사과나무로 미루어 보건대, 해그리드의 키는 거의 2~2.5미터 정도 되는 

것 같앗다. 하지만 아직 수염도 나지 않은 해그리드의 얼굴은  보송보송하고 포

동포동하고 앳되기만 했다. 열한살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내가 호그와트에 막 들어갔을 때 찍은 거야."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는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정도로 좋아했었지……. 내가  마법사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거든, 어머니 때문에 말이야……. 물론 나는 절대로 마

법을 잘 하지는 못했어. 하지만 적어도 내가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은 보지 못하

셨어. 내가 2학년 때 아버지는 그만 돌아가셨거든…….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

신 뒤로 나를 유일하게 보살펴 주었던 사람은 오직 덤블도어뿐이었어.  나를 위

해 사냥터지기 일을 구해 주시고……. 덤블도어는  다른 사람들을 신뢰하지. 기

회를 한 번 더 주시고……. 덤블도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은 바로  그런 거

야. 덤블도어는 재능만 있으면 누구든지 호그와트에 받아들이려고 했어. 가족이 

어떤 혈통이든지 간에 사람만 괜찮다고 인정되면……. 맞아, 차므로 덤블도어는 

존경받을 만한 분이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해, 그래서 항상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지……. '그래, 나는 나다, 나는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말

하지 못하고 자신이 마치 그저 몸집이 큰 혈통인 척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 늙

은 아버지는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지. '절대로 부끄러워하지 마라.  물론 너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게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자들

이야.' 아버지 말씀이 옳았어. 나는 멍청했어. 나는 더 이상 그녀 때문에 괴로워

하지 않을 거야. 약속하겠어. 몸집이 크다니……. 이제부터 그녀는  그냥 몸집이 

큰 사람으로 내버려두겠어."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어색한 듯 서로의 얼굴을 마주 바라보았다. 해그리드

와 맥심 부인이 나누었던 이야기를  엿들었다고 해그리드에게 솔직히 털어놓기

보다는 차라리 50마리의 폭탄  꼬리 스크루트들을 이끌고  산책을 나가는 편이 

더 낫겠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하지만 해그리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

혀 의식하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해리, 너 그거 아니?" 해그리드가 눈을 반짝이면서  아버지 사진에서 눈을 떼

고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 네 모습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어. 엄마 아빠는 다 돌아가시고 너는 너 자신이 호그와트에 전혀 어울리

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 기억 나니? 정말로 여기 올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잖아……. 하지만 지금은 봐, 해리! 학교 챔피언이 되었잖아!"

 해그리드는 한참 동안이나  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아주 심각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아니, 해리? 나는  제가 이기는 걸 보고 싶어. 정말

이야.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도록 해……. 그래, 이기기 위해 반드시 순수 혈통

일 필요는 없다는 걸 말이야. 너 자신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둬. 

마법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기꺼이 학교에 받아들이는 덤블도

어가 옳다는 것을 그들에게 보여주도록 해. 그래,  네 황금알은 어떻게 되어 가

고 있니, 해리?"

 "그건 아주 잘 되었어요." 해리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정말이에

요."

 그 말을 듣자 잔뜩 일그러지고 눈물 젖은 해그리드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역시 우리 해리야. 좋아. 그들에게 보여주도록  해. 해리. 그들에게 본떼를 보

여주란 말이야."

 해그리드에게 거짓말을 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저녁 늦게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성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해리는 마

음속으로 해그리드의 거칠거칠한 얼굴을 떠올렸다. 트리위저드 시합에서 반드시 

해리가 승리할 거라고 상상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던 해그리드……. 해리는 해

그리드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 밤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황금알의 울부짖음은  더욱 무겁게 해리의 

마음을 짓눌렀다.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해리는 마침내 중대한 결심을 했다. 

자존심 따위는 잠시 접어두고 케드릭 디고리의  충고가 과연 맞는 것인지 한번 

알아볼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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