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장 (49/194)

      제 19장 볼트모트의 부하

  헤르미온느가 비명을 질렀다. 블랙이 벌쩍 일어섰다. 꼭  강한 전기 충격이라고 받은 

것 같았다.

  "커다란 버드나무 밑에서 이걸 발견했지." 스네이프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루핀 교수

의 가슴팍에다 똑바로 갖다댄 채 투명 망토를 옆으로 던지며 말했다. "매우 유용하더구

나, 포터. 고맙다..."

  스네이프 교수는 숨을 가쁘게 쉬고 있긴 했지만 표정은 득의 양양해 보였다. "자네가 

여기에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겠지?" 그가 눈을 번득이며 말했다. "방금 전 

자네의 사무실에 들렀었네, 루핀. 자네가 오늘 마법의 약을  먹는 걸 잊어서 내가 한잔 

들고 갔었지. 그런데 운 좋게도... 정말로 운이 좋았지. 자네 책상에서 어떤 지도가 놓여 

있지 뭔가. 흘끗 보니 그 안에 내가 알아야 할 게 있더군. 난 자네가 이 통로로 달려가 

사라지는 걸 보았네."

  "세베루스-" 루핀 교수가 말하려 했지만 스네이프 교수는 그를 무시했다.

  "교산선생님께 자네가 옛친구 블랙이  성안으로 들어오는 걸  도왔을 거라고 누누이 

말했었는데 내 직감이 맞군 그래. 여기  그 증거가 있지 않은가. 난  자네가 이런 낡은 

곳을 은신처로 이용할 정도로 용감한 줄은 꿈에도 몰랐네-"

  "세베루스, 그건 오해네." 루핀 교수가 다급하게 말했다. "자넨  아무 말도 듣지 못했

지 않은가- 내가 설명해 주겠네- 시리우스는 해리를 죽이기 위해 여기에  온게 아니네

-"

  "오늘 밤 아즈카반으로 갈 사람이 두명 더 있겠군." 스네이프 교수가 이제 눈을 미친 

듯이 번즉이며 말했다. "덤블로어 교수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흥미롭군... 그는 자

네가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다고 아주 확신했었거든,  루핀... 유순한 늑대인간이라고 

말일세-"

  "이 어리것은 사람아." 루핀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유치한 시샘으로 죄없는 사람

을 아즈카반으로 보내다니 말이 되나?"

  펑! 스네이프 교수의 지팡이  끝에서 병안 간 뱀같이  생긴 가느다란 줄이 튀어나롸 

루핀의 입과 손목과 발목을 친친 감았다. 루핀 교수가 균형을 잃고 마룻바닥으로 넘어

졌다. 그러자 블랙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무섭게 고함을 지르며 스네이프 교수에게로 

달려갔다.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먼저 요술지팡이를 블랙의 미간에다 갖다됐다.

  "보낼 만하면 당연히 그래야지." 그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블랙이 갑자기 딱 멈춰 섰다. 둘 다 증오에 찬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해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른 채,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는 

론과 헤르미온느를 흘끗 바라보았다. 론도 발버둥치는 스캐버스를 꼭 줜 채 그처럼 어

리둥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스네이프 교수쪽으로 한 발짝 내딛

더니 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님-  그들의- 그들의 말을 

한번 들어보 게 어떠세요? 들어본다고 나쁘지는 않을 서예요, 안- 안 그렇가요?"

  "그레인저, 넌 전학당할 둘 알아." 스네이프 교수가 내뱉듯이 말했다. "살인범과 늑대

인간과 함께 있었으면서 뭘 잘했다고 입을 놀리는 거냐? 입 닥치고 잠자코 있어."

  "하지만 만약- 만약 오해가 있었다면-"

  "조용히 하라니까!" 스네이프 교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모르면 가만히 있으란 말

야!" 블랙의 얼굴로 향해져 있던 그의 지팡이 끝에서 블꽃들이 튀어나갔다. 헤르미온느

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이렇게 복수를 하게 되다니 기분이  아주 좋군." 스네이프 교수가  블랙에게 격렬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얼마나 자네를 잡고 싶어했는지 모를 걸세..."

  "자네가 또 잘못한 거네, 세베루스." 블랙이 으르렁 거렸다.  "이 아이가 쥐를 성으로 

데려가기만 한다면," - 그가 고개를 론에게 홱 돌렸다.- "난 조용히 따라가겠네..."

  "성으로 말인가?" 스네이프 교수가 부드럽게 말했다. "내 생각엔 우리가 굳이 그렇게 

멀리 갈 필요가 없을 걱 같군.  난 그저 버드나무에게 나가는 즉시 디멘터를  부르기만 

하면 되네. 자네를 보면 그들이 굉장히 기뻐할 걸세, 블랙... 자네에게 입이라도  맞추려 

할걸 아마..."

  블랙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자네는- 자네는 내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저 쥐- 저

쥐를 보게-"

  하지만 스네이프 교수의 눈이 무섭게 번득였다. 그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자 모두들." 그가 말했다. 그가  손가락으로 딸깍 소리나게 하자. 루핀  교수를 친친 

감았던 줄 끝이 그의 손으로 날아갔다. "늑대인간은  내가 끌고 가지. 디멘터들이 그에

게도 입을 맞추려 할지 모르니까 말야-"

  해리는 자신도 모르게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가로 막았다.

  "비켜 서라, 포터. 넌 네  자신이 얼마나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구나." 스네이프 교수가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만약 네 생명을 구하러 노

지 않았더라면-"

  "루핀 교수님은 마음만 먹었다면 절 얼마든지 죽일수 있었을 거예요." 해리가 단호하

게 말했다. "전 그분과 단둘이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디멘터 방어법 수업을 받으면서 

말예요. 저 분이 만약 블랙을 돕고 있었다면, 왜 그때 절 끝장내버리지 않았겠어요?"

  "내가 늑대인간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겠니."  스네이프 교수가  불만스럽게 말했다. 

"비켜 서, 포터."

  "교수님은 형편업슨 분이군요!" 해리가 나무라듯 큰소리로 말했다. "그저 학창시절에 

교수님에게 조금 장난을 쳤다고 해서 그들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다니요-"

  "입 닥쳐!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스네이프 교수가 더 사나운  얼굴로 날카롭게 

말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로구나, 포터! 나 방금 너의  목숨을 구해 주었단다. 넌 

네게 무릎을 꿇고 고맙다고 해야해! 죽게 내버려둘 수도 있었어.  너도 보나마나 네 아

버지처럼 죽었을 게다. 너무 오만해서 블랙을 잘못 봤다는 걸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으

면서 말이다- 자, 저리 비켜 서, 포터!"

  해리는 결심했다. 그리고 스네이프 교수가 그에게 미처 한 발작 데기도 전에 요술지

팡이를 들어올렸다.

  "익스펠리아르무스!" 그가 주문을 외쳤다- 하지만  소리를 친 사람은 해리만이 아니

였다. 갑자기 돌풍이 몰아치면서 문이 경첩에 매달린  채로 덜컥거렸다. 스네이프 교수

의 몸이 붕들어올려져 벽으로 내동댕이 쳐진 뒤 마룻바닥으로 스르르 미쓰러져 내렸다. 

기절한 그의 머리카락 밑에서 피가 스며 나왔다.

  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정확히 동시에 스네이프 교수에게  똑

같은 주문을 외쳤던 것이었다. 스네이프 교수의 지팡이가 높이 호를 그리며 날아가 크

룩생크 옆에 있는 침대에 떨어졌다.

  "왜 그랬니." 블랙이 해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게 맡겨두지 않고..."

  해리는 블랙의 눈을 피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

  "우리가 선생님을 공격했어... 우리가 선생님을 공격했어." 헤르미온느가 기절한 스네

이프 교수를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며 훌쩍거렸다. "어쩌면 좋아 .  우린 이제 큰일 

났어-"

  루핀 교수가 몸을 친친 감고 있는 밧줄을 풀려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블랙이 얼른 허

리를 굽혀 그를 풀어주었다. 루핀 교수가 똑바로 일어서서 밧줄로 조여있던 팔을 문질

렀다.

  "고맙다, 해리." 그가 말했다.

  "아직 교수님을 믿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가 애써 냉정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네게 증거를 보여주어야겠구나." 루핀 교수가 말했다. "얘야- 피터를 이리 

주렴, 어서."

  론이 스캐버스를 더 꼭 움켜 잡았다.

  "허튼 소리 마세요." 그가 가냘프게 말했다.  "저 사람이 고작 스캐버스를 손에 놓으

려고 나즈카반에서 탈옥했다고 말하여는 건가요? 그러니까..." 그가 거들어주기를  바라

기라도 하듯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올려다보았다. "좋아요, 페티그루가 쥐로 변할 수 있

다고 쳐요- 세상엔 수백만 마리의 쥐가 있어요- 그런데 아즈카반에 갇혀  있었던 그가 

자신이 찾는 게 어느 쥐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거죠?"

  "그거 정말 그럴듯한 질문이로군." 루핀 교수가 블랙에게로 고래를 돌리고 얼굴을 약

간 찡그리며 말했다. "시리우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아냈나?"

  블랙이 마르고 긴 한쪽 손을 망토 속으로 넣에  꼬깃꼬깃한 종이쪽지 하나를 꺼내서 

잘 펴서 그들에게 내밀었다.

  그건 지난 여름에 '예언자 일보'에 실렸던 론과 그의 가족의 사진이었다. 그 사진  속

에는 스캐버스가 론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있었다.

  "이걸 어디서 구했나?" 루핀 교수가 깜짝 놀라 블랙에세 물었다.

  "퍼지 장관." 블랙이 말했다. "그가 작년에 아즈카반 시찰을  나왔을 때, 내게 신문을 

주었지. 그런데 그 1면에 피터가 있었네... 이 소년의 어개 위에 말일세... 난 그를  단번

에 알아보았지... 그가 변신하는 걸 내가 얼마나 많이 보았나? 그런데 신문을 읽으니 그 

아이가 호그와트로 돌아갈 거라는 거야... 해리가 있는 곳으로 말일세...

  "이럴 수가!" 루핀 교수가 스캐버스와  신문의 사진을 차례로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

다. "그 쥐의 앞발..."

  "그게 어떻다는 거죠?" 론이 시비조로 말했다.

  "그는 발가락 한 개가 없잖은가." 블랙이 말했다.

  "물론이지." 루핀이 속삭이듯이 말했다. "너무나  간단했어... 너무나 기막혔지... 그가 

그걸 직접 잘라냈었나?"

  "변신하기 직전에 그랬지." 블랙이 말했다. "내가 궁지에 몰아넣었을 때, 그는 거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릴리와 제임스를 베신했다는 말을  듣게 하려고 큰소리로 외

쳐 말했지. 그 뒤 내가 미처 그에게 저주의 버법을 걸기도 전에, 등뒤에 있던 지팡이로 

거리를 폭파시켜 5미터 내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족였네- 그리고 다른 쥐들과 함께 하

수구 속으로 달아나 버렸어..."

  "혹시 들은 적 있니, 론?"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들이 산산 조각이 된 거리에서 피

터의 몸의 일부를 찾아냈는데 가장 큰게 그의 손가락이었다는 말 말이다."

  "이것 보세요. 스캐버스는 다른 쥐와 싸우다가 그렇게 되었을지도 몰라요! 녀석은 저

희 가족과 오랫동안 있었다구요. 그러니까-"

  "12년 동안이지, 사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혹시 그 쥐가 왜  그렇게 오해 사는지 

궁금하세 생각해본 적은 없니?"

  "저희들이- 저희들이 잘 돌봐주었으니까 그러죠!" 론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다지 건강해 보니지 않는구나,  그러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 

쥐는 시리우스가 감옥에서 다시  나왔다는 소리를 들은  이루 죽 몸무게가  줄었을 게

다..."

  "녀석은 저 미친 고양이 때문이 겁에  질려 있어서 살이 빠졌던 거예요!" 론이  침대 

위에서 그르렁거리고 있는 크룩생크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말은 옳지 않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스캐버스는 크룩생크를 만나기 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었다... 론이 이집트에서 돌아온 뒤부터 죽  그랬다. 블랙이 탈옥한 이

후 죽...

  "이 고양이는 미친게 아니란다."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뼈만 앙상한 손을 

뻗어 크록생크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어루만졌다. "난 녀석처럼 영리한 고양이는 처음보

았단다. 그는 피터를 단번에 알아보았단다. 그리고 날 만났을 때도 내가 개가 아니라는 

걸 알았단다. 한참 뒤 녀석은  날 신뢰하게 되었지... 마침내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녀석에게 이럭저럭 말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녀석이  날 돕게 되었던  거란

다..."

  "그게 무슨 뜻이죠?" 헤으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는 피터를 내게 데려오려고 했자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단다... 그래서 날 위해 그리

핀도르 탑에 들어가는 암호를 훔쳐주었던 거지... 내가 알기로  녀석이 어떤  남학생의 

침대 옆 탁자에서 가져온 것 같은데..."

  해리는 자신이 듣고 있는 말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건  말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나 피터가 낌새를 알고 달아났지..."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이 고양이- 크

룩생크였던가? 어쨌든 이 녀석이 피터가 침대 시트에  핏자국을 남겼다고 내게 말해주

었단다. 녀석은 자기 자신을 때물어 피를 낸게 틀림없단다...  녀석이 죽음을 가장한 건 

일단 효과가 있었지..."

  이 말을 듣자 해리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쥐가 왜 죽은 체 했을까요?" 그가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이 우리 부

모님을 죽인 것처럼 그를 죽이려고 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겠죠!"

  "아니란다." 루핀 교수가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해리-"

  "그래서 이제 그를 죽이러 온 거로군요!"

  "그래 그렇단다." 블랙이 흉악한 얼굴로 스캐버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면 스네이프 교수가 당신을 데려가도록 놔둘 걸 잘못했군요!" 해리가 소리쳤다.

  "해리." 루핀 교수가 허둥지둥 말했다. "모르겠니?  그동안 줄 곧 우리는 시리우스가 

네 부모를 배신했고, 피터는 그를  뒤쫓아갔다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였

단다. 모르겠니?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배신한 사람은  피터였단다- 시리우스는 그를 

뒤쫓아갔던 거고 말이다-"

  "그건 사실이 아네요!" 해리가 소리쳤다. "저 사람은 제 부모님의 비밀 파수꾼이였어

요! 교수님이 오시기 전에 저 사람이 분명히 말했어요. 그가  제 부모님을 죽였다고 했

다구요!"

  그는 블랙을 가리키고 있었다. 블랙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 움푹 들어간 

눈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해리... 애가 네 부모님을 죽인 거나 다름없단다."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난 마

지막 순간에 릴리와 제임스에게 피터와 바꾸라고 설득했단다. 나 대신 그를 비밀 파수

꾼으로 하라고 말이다... 난  비난 받아도 할말이 없다.  나도 안단다... 그들이 죽던  날 

밤, 난 피터를 살펴보러 갔었단다. 그가 안전하게 잘있는지 확인하려고 말이다.  그런데 

그가 숨어있는 장소에 도착해보니 이미 사라지고 없었단다. 하지만 싸움을 벌인 흔적이 

전혀 없었지. 느낌이 이상했단다. 난  겁이 났지. 난 곧장 네  부모님의 집으로 갔단다. 

그런데 집은 파괴되어 있고 시체가...  난 그제야 피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깨달았단

다...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

  그가 말을 멈추고 얼굴을 돌렸다.

  "그만하면 됐네."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전 같ㅌ지 않게 매우 엄격하게 

들렸다. "절말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입증할 길이 있지. 론, 그 쥐를 이리 내라."

  "녀석을 드리면 어떻게 하실 건데요?" 론이 루핀 교수에게 절박하게 물었다.

  "그에게 억지로라고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가 만약 정

말로 쥐라면, 전혀 해가 없을 게다."

  론은 머뭇거렸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 듯 그가 스캐버스를 내밀자 루핀 교수가 그 

쥐를 받아들었다. 스캐버스가 미친 듯이 찍찍거리며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의 작은 

까만 눈이 커지고 있었다.

  "준비됐나, 시리우스?" 루핀 교수가 물었다.

  블랙은 이미 침대에서 스네이프 교수의 요술지팡이를 가져와 들고 있었다. 그가 루핀 

교수와 발버둥치는 뒤에게 다가갔다. 그의 젖은 눈이 갑자기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

았다.

  "함께 하겠나?" 그가 조용히 물었다.

  "그래야겠지." 루핀 교수가 한 손으로는 스캐버스를 꽉 잡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를 

든 채 말했다. "셋을 세자 마자 하지, 하나- 둘- 셋!"

  번쩍하며 두 지팡이에서 모두 하얀 불빛이 튀어나왔다. 스캐버스가 공중에서 잠시 얼

어붙은 듯 있더니, 그 작은 회색빛 몸이  비틀리기 시작했다- 론이 비명을 질렀다- 쥐

가 마룻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눈부신 불빛이 또 한번 번쩍 했다.-

  마치 자라나는 나무의 고속 필름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마룻바닥에서 머리가 생겨

나는 가 하면 팔 다리가 급속리 자라나고 있었다. 잠시 뒤 스캐버스가 있건 자리에 어

떤 남자가 잔뜩 겁먹은 얼굴로 손을  비틀려 서 있었다. 크룩생크가 침대 위에서  털을 

곤두세우고 으르렁 거렸다.

  그는 해리나 헤르미온느 정도의 키밖에 되지 않응 땅딸막한 남자였다. 그의 성긴 머

리카락은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었고 정수리에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포동포동

했다가 단기간에 체중이 많이 줄어서인지 얼굴이 쭈글쭈글했다. 그는 살갗은 꼭 스캐버

스의 털처럼 더러고 구접스러워 보였으며 뾰족한 코와 작고 엷은 눈에서 여전히 쥐 같

은 느낌이 남아 있었다. 그는 가쁘게 슴쉬며 그들을 둘러보았다.  해리는 그의 눈이 문

으로 쏠렸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보았다.

  "잘 있어나, 피터." 루핀 교수가 마치 쥐들이  자주 옛 학교 친구들로 변하기라도 했

던 것 처럼 유쾌하게 말했다. "오랜만이군."

  "시-시리우스... 리-리무스..." 폐티그루는 목소리조차 찍찍 대는 쥐 같았다. 다시 한번 

그의 눈이 문쪽으로 쏠렸다. "친구들... 옛 친구들..."

  블랙이 지팡이를 든 손을 들어올렸지만 루핀 교수가 그의  팔목을 잡고 경고의 눈길

을 준 뒤, 다시 페티그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목소리는 밝고 태평했다.

  "우린 그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던 참이네, 피터. 릴리와 제임스가 죽던 날 밤에 

있어났던 일어 대해서 말일세. 자넨 저 침대 위에서 찍찍대르라 세세하게 듣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일세-"

  "라무스." 페티그루는 겁에 질려 말이 나오지 않는 듯했다. 해리는 그의 창백한 얼굴

에 구슬 같은 땀이 맺히는 걸 볼 수 있었다. "설마  그의 말을 믿는 건 아니겠지, 그렇

지...? 그는 날 죽이려고 했네, 리무스..."

  "그러니까 우리말을 들은 게로군."  루핀 교수가 더욱  냉정하게 말했다. "난 자네와 

한두 가지 문제들을 명백하게 하고 싶네, 피터. 자네가 만약 그렇게-"

  "그가 또다시 날 죽이러 왔어!" 페티그루가 손가락으로 블랙을 가리키며 갑자기 끽끽

거리며 말했다. 그가 가운뎃손가락을 사용한 것을 보았다. 검지손가락이 없기 때문이었

다. "그가 릴리와 제임스를 죽이고  이젠 그것도 모자라 나까지  죽이려고 하는 거야... 

날 도와줘야 해, 리무스..."

  블랙이 페티그루를 뚫어질 듯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이 훨씬 더 해골처럼 보였다.

  "우리가 몇 가지 진상을 가려낼 때까지는 아무도 자넬 죽이지 않을 걸세." 루핀 교수

가 말했다.

  "몇 가지 진상을 가려낸다구?" 페티그루가 끽끽대며 말했다. 그의 눈이  널빤지가 쳐

진 창문과 문 사이를 미친 듯이 왔다갔다했다. "난 블랙이 날 찾을 거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날 추적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일세! 난 이순간을  12년간 기다리고 

있었어!"

  "그럼 시리우스가 아즈카반에서 탈옥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인가?" 루핀 교수

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곳을 탈옥한 사람이  과거에 하나도 없었느데도  말인

가?"

  "블랙에겐 우리들의 꿈도 못꾸는 어둠의 힘이 있잖은가!" 페티그루가 날카로운  목소

리로 말했다. "그 방법이 아니었다면 블랙이 어떻게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겠나? 난 그 

사람이 그에게 몇 가지 마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생각하네!"

  블랙이 웃기 시작했다. 방 전체를 가득 채우는 끔찍하고 음울한 웃음 소리였다.

  "볼드모트가 내게 마법을 가르쳐주었다구?" 그가  어이없다는 듯 페티그루를 바라보

았다.

  페티그루는 블랙이 마치 그에게 채찍을 휘두르기라도 한 듯 움찔했다.

  "뭐야, 자네 옛 주인의 이름을 들으니 겁나나?" 블랙이 말했따. "난 자네를 탓하지는 

않네, 피터. 그의 패거리는 자네를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지, 안그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시리우스-" 페티그루는 이렇게 투덜거렸지만  숨소리는 

점점더 가빠졌다. 그의 얼굴은 이제 온통 땀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자네는 12년 동안 날 피해서 숨어있었던 게 아니었어." 블랙이 말했다. "볼트모드의 

옛 추종자들을 피해 숨어있었던 게지. 난 아즈카반에서 다 들었네, 피터... 그들은  모두 

자네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렇지 않았다면 자네는 그들의 물음에 대답해야 했을 

거야... 난 그들이 큰소리로 잠꼬대하는 소리를 다  들었네... 그들은 자네에게 배신당했

다고 생각하고 있네. 볼트모드는 자네의 모고를 받고 포터  부부의 집으로 갔지... 그런

데 볼트모드는 그곳에서 몰락을 맞았네. 그렇지만 몰드모트의 초종자들이 모두  아즈카

반에 갇힌 것은 아니었지, 안  그런가? 이 바깥에도 여전히 많이  있지. 인생에서 잠깐 

실수를 저지른 척하며 때를 기다리면서 말일세... 그들이 만약 자네가 여전히  살아있다

는 걸 눈치채기라도 한다면, 피터-"

  "난...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페티그루가  한층 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부인했다. 그는 소매로 얼굴을  훔치고 루핀 교수를 올려다보았다. 

"자넨 이말을 믿지 않지- 이 미치광이의 말을 말일세, 리무스-"

  "죄 없는 사람이 왜 12년간 쥐로서 보내고 싶어했는지 나로선 이해하기가 좀 어렵군, 

피터." 루핀 교수가 차분하게 말했다.

  "죄는 없었지만 겁을 먹었던 거야!" 페티그루가 우는 소리로 말했따. "볼드모트의 추

종자들이 날 찾고 있다면, 그건 내가 그들이 찾는 유력자들 가운데 하나를 아즈카반에 

집어넣었기 때문이었을 거네- 첩자, 시리우스 블랙 말일세!"

  블랙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네가 어떻게 감히." 그가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로 으르렁 댔다. "내가 볼즈모트를 

뮈해 첩자 짓을 했다구? 내가 언제 나보다 더 강하고  힘있는 사람들에게 굽실거린 적

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자넨 그랬지, 피터- 자네가 첩자라는 사실을 왜 진작 알지 못했

는지 나 자신도 정말 이해가 가지 않네. 자네는 항상 자네를 돌봐줄 강한 친구들을 따

라다녔지, 안그런가?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였어... 나와 리무스... 그리고 제임스..."

  페티그루가 얼굴을 다시 한번 훔쳤다. 그는 이제 거의 헐떡 거리고 있었다.

  "네가 첩자라니... 자네 정신 나간 게 틀림없군... 자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정말 몰

랐네-"

  "릴리와 제임스가 자네를 비밀 파수꾼으로 삼았던 것은  내가 그렇게 하라고 제안했

기 때문이었어." 블랙이 씩씩거리며 말하자 페티그루가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난 그

게 완벽한 대책이라고 생각했지... 속임수 말일세... 볼드모트는 아무 것도 모르고 날 쫓

아올 게 분명하니까 말야. 포터 부부가 자네 같이 허약하고 무능한 자를 비밀 파수꾼으

로 삼았으리라고 어디 꿈에라고 생각했겠나... 볼드모트에게 포터 부부를 넘겨줄 수  있

을 거라고 말할 때가 틀림없이 자네의 비참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을 거네."

  페티그루가 미친 듯이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리는 '당치않아'라든가 '어리석은  짓' 같

은 몇몇 단어를 알아듣기는 했지만 창백해진 페티그루의 얼굴과  그의 눈이 자꾸 창문

과 문쪽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신경이 쓰였다.

  "루핀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제가- 말좀 해도 될까요?"

  "물론이다, 헤르미온느." 루핀 교수가 친절하게 말했다.

  "그런데- 스캐버스는- 제 말은 이- 이 사람은 해리의 기숙사방에서  3년동안 지냈잖

아요. 그가 만약 그 사람을 위해 일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해리를 가만두었던 

거죠?"

  "말 한번 잘했다, 얘야!"  페티그루가 손가락이 잘린  손을 흔들며 날카롭게  말했다. 

"고맙다! 알겠나, 리무스?  난 해리의 머리털  하나 건드리지 않았네!  내가 돼 그러겠

나?"

  "그 이유는 내가 말해 주지." 블랙이  말했다. "왜냐하면 자네는 자네에게 돌아올 이

익이 전혀 없다면 누구를 위해서든 어떤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볼드모트는 

12년 동안 숨어 지내고 있고, 사람들은 그가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들 하지. 자네는 절

대 모든 힘을 잃어버린 몰락한 마법사를 위해 알버스  덤블도어의 코앞에서 살인을 저

지를 사람이 아니네. 안 그런가? 자네는 그 사람에게 돌아가기 전에 그가 지상에서 가

장 강한 자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겠지,  안그런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자네가 왜 

굳이 자네를 거두어 줄 마법사 가족을 찾았겠나? 여론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기 위함이

었지. 안그런가, 피터? 자네의 옛 보호자가 권력을 되찾는 경우를 위해서 말일세. 그때

에 그와 재결합해야 안전하니까 말야..."

  페티그루는 입을 몇 차례 벌렸다 다물었다 했다. 꼭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 같았다.

  "저- 블랙 씨- 시리우스?" 헤르미온느가 어색한 듯 어렴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블랙은 이런 호칭을 듣자 소스라치게  놀라서는 마치 그렇게 불러주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처럼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즈카반에서 어떻게- 어떻게 나오신 건지 좀 어쭤봐도 괜찮을까요?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요?"

  "고맙다!" 페티그루가 미친 듯이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거란다! 

그게 바로 정확히 내가-"

  하지만 그는 루핀 교수의 무서운 눈길에 그만 입을 다물었다. 블랙은 헤르미온느에게 

약간 눈샬을 찌푸리기는 했지만 그녀에게 화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대답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내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그가 천천히 말했다. "다만 내가 결코 

미치지 않았던 딱 한 가지 이유는 내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구나. 

그건 유쾌한 내가 결백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구나. 그건 유쾌한  생각이 

아니었으므로 디멘터들은 내게서 그걸 빨아낼 수 없었지... 하지만 내가 결백하다는  생

각은 날 계속 제정신으로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누군지 알 수 없었던 거란다... 

고통이 너무 심할 때에는... 난 감방 안에서...  개로 변신해 있었단다. 알겠지만, 디멘터

들은 보지 못한단다..." 그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들은 그저 사람들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을 뿐이지... 내가 개로 변해 있을 때에는 그들은 내 감정이 점점 짐슬들처럼 단순

해지고 있는 걸로만 여겼단다... 그들은 물론  내가 그곳에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미쳐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지. 그래서 아무 걱정하지 않았단다. 하지만 내 힘은 

약했어. 아주 약했지. 요술지팡이 없이는 그들을 이겨낼 희망이 없었단다...

  그런데 바로 그 즈음 저 사진에서 피터를 보았단다... 그리고 그가 호그와트에서 해리

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 그곳이야말로 행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

지. 만얃 어둠의 세계가 다시 힘을 회복하고 있다는 기미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페티그루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씰룩거리기는 했으나  마치 최면에 거리기라도 

한 듯 블랙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 사람과의 재결합을 확신할 수 있는  순간에 공격해서... 포터 가문의 마지

막 생존자를 그들에게넘겨줄 준비를 하겠지. 그가 만약  그들에게 해리를 내준다면, 누

가 감히 그더러 볼드모트를 배신했다고 하겠니? 그는 대단한 환영을 받으며 다시 돌아

갈 수 있겠지...

  그래서 난 무엇가를 해야만 했단다. 피터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나뿐

이었으니까 말이다..."

  해리는 위즐리 씨가 위즐리 부인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간수들이 그러는데  그가 

잠자면서 잠꼬대를 했었다는 거야... 항상 똑같은 말이 었다는군... '그는 호그와트에  있

어' 라고 말야."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단다. 하지만  디멘터들은 그 감정을 파괴시킬 수  없었단

다... 그건 유쾌한 시분이 아니었거든... 그건 일종의 강박 관념이었지... 하지만 그것  때

문에 난 강해질 수 있었고 정신마저 맑아졌지. 따라서 어느 날 밤 그들이 음식을 갖다

주려고 내 감방 문을 열었을 때 난 개의 모습으로  변신해 그들 옆으로 살짝 빠져나갔

단다... 그들은 동물들의 감정은 감비하기가 훨씬 더 어려웠으므로 어리둥절해했지... 난 

굉장히 말라 있었단다... 감방 창갈 사이로 충분히 빠져 나올 정도 였으니까 알 만하겠

지... 개로 변한 난 헤엄을 쳐서 다시 본토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북쪽으로 가서 개의 

모습으로 호그와트 정원으로 살짝 들어갔단다. 난 그 이후 죽 숲속에서 지냈단다. 물론 

퀴디치를 보러갈 대는 빼고 말이다. 넌 네 아버지만큼이나 잘 날더구나, 해리..."

  그가 해리를 바라보았다. 해리는 얼굴을 돌리지 않았다.

  "날 믿거라."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날  믿거라, 해리. 난 결코 제임스와 릴리

를 배신하지 않았단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그들을 배신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게

야."

  그리고 마침내 해리는 그를 믿었다. 목이 메어 말을 할  수가 없어TEk. 그는 고개만 

끄덕였다.

  "안돼!"

  페티그루는 마치 해리의 끄덕임이 자신의 사형 선고라도 되는 양 무릎을 꿇었다. 그

는 무릎을 꿇은 채로 기도라도 하듯 양손을 꼭 쥐고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갔다.

  "시리우스- 날세... 피터야... 자네 친구...설마..."

  블랙이 발로 걷어차자 페티그루가 주춤했다.

  "그 더러운 손을 어디다 갖다대려는 건가." 블랙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리무스!" 페티그루가 대신 루핀 교수에게로 돌아서더니 그의 앞에서 애원하듯  몸부

림쳤다. "자넨 이걸 믿지 않을 거야... 계획이 바뀌었다는 말을 시리우스가 자네에게 하

지 않았겠지?"

  "어쩜 내가 첩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했는지도 모르지, 피터." 루핀 교수

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자네가 내개 말하지  않은 건 바로 그랬기 때문이겠지, 시

리우스?"

  "날 용서하게, 리무스." 블랙이 말했다.

  "천만해 패드풋."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제 소매를 걷어올리고 있었다. "그러면 

자네도 자네가 첩자였다고 생각한 날 용서해주겠나?"

  "물론이지." 블랙이 말했다. 그의 여윈 얼굴에 미소가 어렸다.  그역시 소매를 걷어올

리기 시작했다. "우리 그를 함께 죽이는 게 어떤가?"

  "그래, 그러지." 루핀 교수가 으스스하게 말했다.

  "자네들 설마... 설마..." 페티그루는 숨이 막히는지 잠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

니 갑자기 론에게로 기어갔다.

  "론... 나 좋을 친구였지 않았니...  좋은 애완 동물이지 않았니?  그들이 날 죽이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지, 론. 내 편들어 줄거지, 안그래?"

  하지만 론은 페티그루를 극도로 혐오스런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당신 같은 자를 내 침대에 재우다니!" 그가 얼이 빠진 듯 중얼거렸다.

  "넌 친절한 아이였잖아... 친절한 주인이었잖아..."  페티그루가 계속해서 론에게로 기

어갔다. "저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겠지... 난 너의 쥐였어... 난 좋은 애완 

동물이었어..."

  "자네가 만약 인간으로서보다 쥐로서 더 훌륭했다면, 그건 별로 자랑ㅎ라  만한 것이 

못되네, 피터." 블랙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론은 고통스러운 듯 훨씬  더 창백해져서는 

페티그루가 잡지 못하도록 부러진 다리를 비틀어 돌렸다. 페티그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비틀거리며 앞으로 기어가서는 이번엔헤르미온느의 망토 자락을 잡아TEk.

  "착하지... 영리한 아이야... 넌- 넌 설마 그들이 날 죽이는 걸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

지... 날 도와줘..."

  헤르미온느는 페티그루가 잡고 있던 망토를 빼앗듯 끌어당기고는  겁에 질린 표정으

로 벽 쪽으로 뒷걸음질쳐 갔다.

  페티그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사시나무 떨 듯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천천히 해리에

게로 돌렸다.

  "해리... 해리... 넌 네 아버지 모습과 똑같구나... 그와 똑같아..."

  "자네가 어떻게 감히 해리에게 말을 걸 수 있나?" 블랙이 고함을 질렀다. "자네가 어

떻게 감히 그 애의 얼굴을 똑바로  본 단 말인가? 어떻게 감히  그애 앞에서 제임스를 

입에 담을 수 있는가?"

  "해리." 페티그루가 두손을 앞으로 뻗고 급히 그에게로 가며 속삭였다. "해리, 제임스

라면 날 죽이지 않았을 거다... 제임스는 이해했을 거야, 해리... 그는 내게 자비를  베풀

었을 거야..."

  블랙과 루핀 모두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가 페티그루의 어깨를 잡더니 그를 마룻바

닥으로 내던져 버렸다. 그는 겁에 질려서 벌벌 떨며 그들을 빤히 올려다 보았다.

  "자넨 릴리와 제임스를 볼드모트에게 팔아 넘겼어." 블랙이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그도 역시 떨고 있었다. "그러지 않다고는 못하겠지?"

  페디그루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마치 머리가 다 벗겨진 커다란 아이처럼 마룻바

닥에 움츠리고 앉아있는 꼴이란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시리우스, 시리우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나? 어둠의 마왕은... 자네는  전혀 모

르네... 그는 자네가 상상할 수도 없는 무기를 갖고 있다네... 난 두려웠네, 시리우스. 난 

자네와 리무스와 제임스처럼 용감하지  않았잖은가. 결코 내가  의도했던게 아니었네... 

그 사람이 억지로 내게-"

  "거짓말 마!" 블랙이 고함을 질렸다. "자넨 리릴와  제임스가 죽기 일년 전부터 그에

게 정보를 흘려주고 있었어! 자넨 그의 첩자였어!"

  "그는- 그는 모든 곳을 점거해가고 있었네!" 페티그루는 헐떡거렸다. "그를- 그를 거

역함으로써 얻어지는 게 뭐가 있겠나?"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법사와 싸워서 얻어지는  게 뭐냐구?" 블랙이 격분해서 말

했다. "무고한 생명들이네, 피터!"

  "자넨 이해하지 못해!" 페티그루가 흐느껴 울며 말했다. "그는 날  죽였을 거애, 시리

우스!"

  "그러면 자네가 죽었어야지!" 블랙이 고함쳤다. "친구들을 배신하느리 차라리 죽음을 

택했어야지. 우리라면 그렇게 했을 거야" 

  블래과 루핀이 어깨를 맞대고 서서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자넨 깨달았어야 해." 루핀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볼드모트가 자네를 죽이지 않는

다면, 우리가 그럴 거라는 사실을 말야. 잘가게, 피터."

  헤르미온느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벽 쪽으로 돌아섰다.

  "안돼요!" 해리가 소리쳐다. 그가 페티그루 앞으로 달려나가 지팡이를 마주하고 섰다. 

"그를 죽여선 안돼요." 그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래선 안돼요."

  블랙과 루핀 둘다 깜짝 올란 것 같아TEk.

  "해리, 이런 인간 쓰레기 같은 놈 때문에 네가 부모를 잃은 거야." 블랙이 무서운 어

조로 말했다. "이렇게 굽실거리며 비굴하게 굴지만 네가 죽는 건 눈 하나  까딱하지 않

고 보았을 게다. 너도 그가 하는 말 들어잖니. 그에겐 너의 가족보다 그 자신의 알량한 

생명이 더 소중했던 거야."

  "알아요." 해리가 헐떡이며 말했다. "저 사람을 성으로  대려가요. 그를 디멘터들에게 

넘겨주는 거예요... 그는 아즈카반으로 가면 돼요... 하지만 그를 죽이진 마세요."

 "해리!" 피터그루는 놀라서 숨이 막혔다. 그는 양팔을 급히 해리이ㅡ 무릎으로 뻗었다. 

"고- 고맙다- 그럼, 난 그래도 싸지- 고맙다-"

  "이거 놓으세요." 해리가 사나운 얼굴로 페티그루의 손을 뿌리치며 내뱉듯이 말했다. 

"당신을 위해 이렇게 하는 게  아네요 내가 그런 결정을 내린  건- 저분들이 살인자가 

되는 걸 우리 아버지가 바라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당신같은 사람 때

문에 말예요."

  누구 하나 움직이지도 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가슴을 움켜줘고 씨근거리는 페티

그루의 숨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블랙과 루핀 교수는 서로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뒤 그들이 지팡이를 내렸다.

  "결정은 물론 네가 해야겠지, 해리." 블랙이 말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렴...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렴..."

  "그는 아즈카반으로 가면 돼요." 해리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곳엔 바로 이런 사

람이 가야 해요..."

  페티그루는 여전히 그의 뒤에서 씨근거리고 있어TEk.

  "잘 알겠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비켜 서라 해리."

  해리가 머뭇거렸다.

  "그를 묶으려고 그러는 거란다." 루핀 교수가 말해Te. "그것뿐이다, 맹세하마."

  해리가 비켜 서자 루핀 교수의 지팡이에서 가느다란 줄이 나오더니 순식간에 페티그

루를 꼴꼴 묶었다. 그는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마룻바닥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하지만 변신했다간, 피터." 블랙이 요술지팡이를  페티그루에게 갖가대며 호통을 쳤

다. "그 자리에서 죽을 줄 알게, 동의하니, 해리?"

  해리는 마룻바닥에 누워있는 페티그루가 볼수 있도록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루핀 교수가 갑자기 사무적으로  말했다. "론, 난 폼프리 부인  만큼 뼈를 잘 

고치지는 못하지만, 병동에 갈 때까지는 다리를 좀 잡아매 두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가 론에게로 급히 걸어가더니 론의 다리를 지팡이로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페룰

라." 그러자 붕대가 론의 다리를 둘둘 감르며 부목에다 단단히 잡아매 주었다. 루핀 교

수가 그가 일어서는 걸 도와주었다. 론이 그 다리에 조심스럽게 체중을 실으며 일어섰

다.

  "좀 낫네요." 그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스네이프 교수는 어떡하죠?" 헤르미온느가 엎드려있는 스네이프 교수를 내려다보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는 별탈 없단다." 루핀  교수가 스네이프 교수의  맥박을 재며 말했다. "너릐들이 

그저 조금- 지나쳤던 것 같구나. 밖은 여전히 추운 것 같으니 저- 어쩌면 우리가 성에 

안전ㄴ하게 돌아갈 때까지 스네이프 교수를 그냥 저대로 놔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구

나. 이대로 데려가도록 하자..."

  그가 중얼거렸다. "모빌리코르푸스." 그러자 마치 보이지 않는 실들이 스네이프 교수

의 팔목과 목과 무릎을 묶기라도 하는 듯, 그가 심술스럽게 일그러진 얼굴을 여전히 축 

늘어뜨린 채 꼭 괴상한 로봇처럼 기립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맥빠진 발을 건들거리며 

마룻바닷에서 몇 센티 정도 위로 올라갔다. 루핀 교수는 투명 망토를 접어 주머니 속에 

잘 밀어 넣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이 자식에게 수갑을 채우도록 하지." 블랙이 발끝으로 페티그루를 

쿡 찌르며 말했다. "만일을 위해서 말야."

  "내가 하겠네." 루핀 교수가 말했다.

  "저두요." 론이 절뚝거리며 앞으로 걸어오면서 말했다.

  블랙이 마법으로 허공에서 묵직한 수갑을 만들어냈다. 곧 페터그루의 왼팔은 루핀 교

수의 오른팔에 채워지고 오른팔은 론의 왼팡에 채워졌다.  론의 얼구리 굳어졌다. 스캐

버스늬 진짜 정체가 밝혀지자 그는 인격적을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크

룩생크가 침대에서 가볍게 뛰어내리더니  의기양양하게 꼬리를 높이  쳐들고 앞장서서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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