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장 (42/194)

  제목 :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하)

  지은이 : 조앤.K.롤링

  출판사 : 문학수첩

  지은이 : 조앤.K.롤링

  출판연도 : 2000년7월25일

  펴낸곳 : 문학수첩

  입력자원봉사자 : 최선영

    - 작가소개 -

  조앤롤링은...

  1965년7월 영국 웨일스의 시골에서 태어나 엑세터 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포르투

갈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 결혼했으나 곧 이혼하고, 생후 4개월된 딸을 안고 에든버러

에 초라한 방 한칸을 얻어 정착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

한 그녀는 동화쓰기를 결심, 집 근처 카페에서 해리포터의 모험담을 종이 위에 옮겼다.

  이 책은 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세계 최우수 아동도서>로 선정되었고, 

유명한 <스마티즈 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호평과 각종 상을 휩쓰는 등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다.

    - 머리말 -

      제12장 패그로누스

  

  해리는 헤르미온느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화가 나는 건 어

쩔 수 없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가장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었는데 그녀가 

쓸데없이 참견하는 바람에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그걸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상황

에 처해버린 것이다. 그는 물론 파이어 볼트에 전혀 잘못된 게 없다고 확신했지만 온갖 

종류의 징크스 테스트를 거치고 나면 그 빗자루가 어떤  상태가 되어있을지는 안 봐도 

뻔한 일이었다.

  론도 헤르미온느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었다. 그의 생각에 새 파이어볼트를 분해하는 

것처럼 한심스러운 일은 없어 보였다. 헤르미온느는 또 나름대로 잘하려는 심산에서 한 

행동이었다고 확신하고는 있었지만 해리와 혼을 의식에서인지 학생  휴게실에 가는 걸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리와 론은  그녀가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으므로 그다지 신격 쓰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휴일이 끝나고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그리핀도르  탑은 또다시 북적

대고 떠들썩해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날 밤에 우드가 해리를 찾아왔다.

  "크리스마스 잘 보냈니?" 그는 이렇게 묻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목소리를 낮춰 

계속 말했다. "내가 크리스마스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해리, 지난번 시합때처럼 

말야, 디멘터들이 만약 가까이 오면...내말은...우린 네가 - 뭐랄까- 잘할 수 없을 것 같

아서-"

  우드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난 계속할 꺼야." 해리가  얼른 말했다. "루핀  교수가 디멘터들을 물리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하셨어. 이번 주에 시작할 거야. 그분이  크리스마스 이후에 시간을 내시

겠다고 하셨거든."

  "아." 갑자기 우드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글쎄, 그런  경우라면 또 문제가 다르지, 

뭐- 하긴 나도 너 같은 훌륭한 수색꾼을 잃고 싶지는 않아.  해리. 그런데 새 빗자루는 

주문했니?"

  "아니." 해리가 말했다.

  "뭐야! 서두르는 게 좋을 거야- 래번클로와의 시합에서 낡은 슈팅 스타를 타고 경기

할 수는 없잖아!"

  "그앤 크리스마스 선물로 파이어볼트를 받았어." 론이 말했다.

  "파이어볼트? 이럴수가! 정말이니? 진-진짜 파이어볼트말야?"

  "흥분하지마. 올리버." 해리가 침울하게 말했다. "이제는 갖고 있지 않으니까. 압수당

했어." 그러고 나서 그는 파이어볼트가 지금 징크스 테스트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설명

을 해주었다.

  "징크스라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다는 거니?"

  "시리우스 블랙." 해리가 이젠 질렸가는 듯 말했다. "그가 날  쫓고 있다잖아. 맥고나

걸 교수는 그걸 보낸 사람이 믈랙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나 우드는 악명 높은 살인자가 자기 팀의 수색꾼을  쫓고 있가는 말에는 아랑곳

없이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블랙은 파이어볼트를 살 수 없었을 텐데...그는 지금 도망

중이잖아! 나라 전체가 그를  찾고 있는데 그가 어떻게  버젓이 고급 퀴디치 용품점에 

걸어 들어가 빗자루를 살 수 있다는 거야?"

  "내 말이 그말이야." 해리가 동감의 표시를  했다.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는 그걸 꼭 

분해해봐야만 하겠대-"

  우드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새하애졌다.

  "내가 맥고나걸 교수를 만나볼게, 해리." 그가 약속했다.  "이해하시도록 말씀 드려봐

야지. 파이어볼트... 파이어볼트가 우리 팀에 있기만 하다면... 맥고나걸 교수도 우리만큼

이나 그리핀도르가 이기길 바라고 계셔. 이해하시도록 말씀 드려볼게. 파이어볼트..."

  다음날부터 다시 모든 수업이 시작되었다. 추운 1월의 아침에 정원에서 두 시간을 보

낸다는 건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일이었지만 해그리드는 학급 아이들을 위해 불도마

뱀들이 가득 들어있는 화톳불을 준비했다. 힘없이 부서져 내리는 뜨겁게 달구어진 통나

무들 위로 불도마뱀들이 팔짝팔짝 뛰어 돌아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불이 계속해서 활

활 타오를 수 있도록 마른 나무나 낙엽 같은 땔감들을 주우며 즐겁게 보냈다.

  새 학기의 첫 번째 점술 수업은 영 재미가 없었다. 트릴로니 교수는 이제 손금 보기

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녀는 이때다싶었는지 해리의 생명선처럼 짧은 덕은 처음 보았

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해리가 가장 열중한 수업은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이었다. 우드와의 대화 이후 그

는 가능하면 빨리 디멘터를 물리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었다.

  "아 참, 그랬었지." 수업이 끝나고  해리가 그 약속에 대해  상기시키자 루핀 교수가 

말했다. "어디 보자... 목요일 저녁 8시는 어떠니? 마법의  역사 교실에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난 이 개인 수업을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좀 생각해봐야겠다. 연습하겠다고 

진짜 디멘터를 성안으로 데려올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여전히 안색이 좋지 않다. 그지?" 복도를 내려와 저녁을 먹으러 가며 론이 걱정스레 

말했다. "어디가 편찮으신 걸까?"

  그때 그들 뒤에서 조바심하녀 '체'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헤르미온느였다. 그녀

는 갑옷 발치에 앉아 책이 잔뜩 들어 있으서 잠기지 않는 가방을 다시 싸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체체거리고 있는 거니?" 론이 화를 내며 물었다.

  "내가 언제?" 헤르미온느가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며 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랬잖아." 론이 으로렁 댔다. "내가 루핀 교수의 안색이  좋지 않다고 하니까, 네가

-"

  "그거야 뻔한 거 아니니?" 헤르니온느가  다 알고 있다는 듯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쏘아붙었다.

  "말해주고 싶지 않으면 관둬." 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래, 나야 아쉬울 거 하나 없으니까." 헤르미온느가 오만하게 말하며 걸어갔다.

  "알긴 뭘 알아." 론이 헤르미온느 뒤에  대고 퉁명스레 내뱉었다. "다 자기에게 다시 

말을 걸도록 하려는 수삭이지."

  목요일 저녁 8시가 되자 해리는 그리핀도르  탑을 나와 마법의 역사 교실로 향했다. 

교실은 어둡고 텅 비어 있었다. 그가  요술지팡이로 불을 밝히도 5분쯤 기다리자 루핀 

교수가 커다란 나무 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그게 뭐죠?" 해리가 물었다.

  "보가트란다." 루핀교수가 망토를 벗으며 말했다. "화요일부터 계속해서 성을 샅샅이 

뒤졌는데 운 좋게도 필치 씨의 서류  캐비닛 속에 숨어있는 이 녀석을 찾아냈지  뭐니. 

이것만 있으면 진짜 디멘터를 구한 것이나 다름없지. 보가트가 널 보면 디멘터로 변할 

테고 그러면 우린 그걸로 연습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내 사무

실에 넣어두면 될 테니 걱정할 건 전혀 없단다. 내 책상 밑에 보가트가 좋아할 만한 벽

장이 하나 있거든."

  "잘됐군요." 해리는 자신이 전혀 염려하지 않으며 루핀 교수가 진짜 디멘터를 대신할 

그런 좋은 대용물을 찾아온 게 그저 기쁘기만한 것처럼 들리도록 애쓰며 말했다.

  "그러면..." 루핀 교수가 요술지팡이를 거내면서 해리도 똑같이 하라고 눈짓했다. "지

금 네게 가르쳐주려는 주문은 대단히 어려운 고등 마법이란다. 해리. 평범한 마법사 수

준을 훨씬 뛰어넘지. 그건 '패트로누스 마법' 이라는 거란다."

  "그 마법은 어떤 효과가 있는데요?" 해리가 초초하게 물었다.

  "글쎄다, 잘만 되면 패트로누스를 불러내지." 루핀 교수가  말했다. "패트로누스란 말

하자면 너와 디멘터 사이에서 디멘터를 물리치는 방패 역할을 하는 수호자란다."

  해리는 갑자기 커다란 곤봉을 든 해그리드만한 형상 뒤에  웅크리도 이쓴 자신의 영

상이 떠올랐다. 루핀 교수가  계속 설명했다. "패트로누스란 일정의  선한 힘이라고 할 

수 있지. 디멘터가 흡수해버리는 희망과 행복과 살고자 하는 욕구 같은 것들이 하쳐진 

거야- 하지만 이것은 진짜 인간처럼 절망을 느끼지 못한단다. 그래서 디멘터들이 해를 

입히지 못하지. 하지만 그 마법이 너 같은 아이들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고등 하법이라

는 걸 미리 말해두고 싶구나. 검정을 거친 많은 마법사들도 그 마법을 성공적으로 해내

기가 쉽지 않거든."

  "패트로누스는 어떻게 생겼나요?" 해리가 몹시 궁금한 듯 물었다.

  "어떤 마법사가 불러내느냐에 따라 다 다르지."

  "그러면 어떻게 불러내죠?"

  "주문으로 불러내지. 물론. 하지만 네가 아주 행복한  딱 한가지 기억에 몰두할 때에

만 효과가 있단다."

  해리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보려고 있다.  확실히 더즐리 가족과 함께 살았던  11년 

동안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게하나도  없었다. 마침내 그는 빗자루를 처음  탔던 

순간으로 정했다.

  "알겠어요." 그가 하늘로 날아오르던 짜릿한 기분을 가능한한 정확히  떠올이여고 애

쓰며 말했다.

  "그 주문은 이거란다-" 루핀 교수가 목을 가다듬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는 속으로 따라했다. "익스펙소 패트로눔."

  "행복한 기억에 정신을 집중했니?"

  "-네-" 해리는 빗자루를 처음 탔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익스펙토  패트

로노- 아니, 패트로눔- 죄송해요-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로눔-"

  그의 요술 지팡이 끝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왹 하고 튀어나왔다. 은빛 연기 줄기처럼 

보였다.

  "보셨어요?" 해리가 흥분해서 말했다. "무언가각 나왔어요!"

  "잘했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았어. 그러면- 그걸  디멘터에게 시

도해볼까?"

  "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단단히 쥐고 아무도 없는 빈 교실  한가운데로 나가며 말

했다. 하지만 그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생각에 몰두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꾸 엉뚱한 생

각이 꺼어 들었다. 이제 금방이라도  엄마의 비명 소리가 또가시  들릴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엄마의 소리를 다시 듣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루핀 교수가 나무 상자의 뚜껑을 잡아 당겼다.

  디멘터가 얼굴에 두건을 뒤집어쓰고 딱지 투성이의 번쩍이는 손으로 망토를 잡고 상

자에서 천천히 올라왔다. 그 순간 교실 주위의  등불이 깜박이더니 나가버렸다. 디멘터

가 상자에서 걸어나와 말없이 해리  쪽으로 지나가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해리에게 

소름 끼치는 냉기가 엄습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그러나 교실돠 디멘터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해리는 다시 짙은 안개 속

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은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울리

고 있었다.- "해리는 안돼요! 해리는 안돼요! 제발- 뭐든 하겠어요-"

  "비켜 서, 비켜 서란 말야!"

  "해리!"

  해리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는 마룻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교실의 불은 다

시 환하게 켜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났던 걸까.

  "죄송해요." 그가 일어나 앉으며 중얼거렸다. 얼굴에 식은땀이 주르르 흘렀다.

  "괜찮니?" 루핀 교수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네..." 해리가 몸을 일으켜 책상에 기대어 서며 말했다.

  "옜다-" 루핀 교수가 개구리 초콜릿을  하나 주었다. "다시 하기  전에 이걸 먹거라. 

난 네가 한번에 해내리라고 생각지 않았단다. 사실 네가 한번에 해냈다면 오히려 깜짝 

놀랐을 게다."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요." 해리가 개구리 초콜릿의 머리 부분을  깨물어 먹으며 중

얼거렸다. "엄마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였어요- 그리고 그- 볼드모트-"

  루핀 교수는 평상시보가 더 창백해 보였다.

  "해리, 네가 만약 계속하고 싶지 않다면 언제든지  그만둬도 된다. 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단다-"

  "아니예요!" 해리가 나머지 개구리 초코릿을  입 속으로 마구 쑤셔 넣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전 계속해야 해요! 래변클로와 시합할 때  디멘터들이 나타나면 어떡해요? 다

신 기절하지 않겠어요. 이 경기에서 지면 저흰 퀴디치 우승컵을 탈 수 없어요!"

  "알았다 그럼..." 루핀 교수가 말했다. "다른 기억을 떠올려 보는 게 어떻겠니? 내 말

은 다른 행복한 기억 말이다. 아까 그것은 그다지 강력하지가 않았던 것 같구나."

  해리는 골똘히 생각하다가 작년에 그리핀도가 기숙사 패권을 따냈을 때로  결정했다. 

그건 확실히 매우 행복한 기억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지팡이를 꼭 쥐고 교실 한가운데

로 걸어갔다.

  "준비됐니?" 루핀 교수가 상자 뚜껑을 잡으며 물었다.

  "준비됐어요." 해리는 그리핀도르가 우승했을 때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려고 안간힘

을 쓰며 대답했다.

  "자!" 루핀교수가 뚜껑을 잡아당겼다. 교실이 또다시 어두워졌다. 그리고 얼음처럼 차

가운 냉기가 느껴졌다. 디멘터가  미끄러지듯 앞으로 걸어나와 숨을  들이쉬었다. 썩어 

문드러진 한쪽 손이 해리 쪽으로 뻗쳐지고 있었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해리가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펙토 패트-"

  하얀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서 희끄무에한 커다란 형체가 천천

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뒤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당황해서 소리치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릴리, 해리를 데리고 가! 바로 그 사람이야! 가! 달아나란  말야! 그는 내가 맡을 테

니-"

  누군가가 방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소리-  문이 확 열리는 소리- 깔깔거리는  높은 

웃음소리-

  "해리! 해리... 정신차려라..."

  루핀 교수가 해리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고 있었다. 해리는 이번엔 자신이 왜 먼지

투성이의 교실 바닥에 누워있는 건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아빠 목소릴 들었어요." 해리가  중얼거렸다. "아빠 목소릴  들은 건 처음이었어요- 

아빠가 볼드모트와 직접 대결하려고 했어요. 엄마가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요..."

  해리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는 루핀 교수가 보지 못하도록 

얼굴을 풋 숙이고 신발끈을 다시 매는 척하며 망토에다 눈물을 쓱 문질러 닦았다.

  "제임스의 소리를 들었단 말이니?" 루핀 교수가 이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해리가 눈물을 닦은 뒤 고개를 들었다. "왜요- 우리 아빠를 아세요?"

  "알지. 실은 잘 안단다." 루핀교수가 말했다. "우린 호그와트  시절 친구였단다. 해리.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로 이 마법을 그만둬야 할 것 같구나. 네가 소화해내기엔 너무 어

려운 고등 마법이라서 말이다. 네게 이걸 가르쳐주는게 아니었는데..."

  "안돼요!" 해리가 다급히 말했다. 그는  다시 벌떡 일어섰다. "한  번만 더 해볼께요! 

정말 행복했던 일들을 생각하지 않아서 그래요 잠깐만요..."

  그는 머리를 짜냈다. 강력한 패트로누스가 될 수 있는... 정말로, 정말로 행복한  기억

은...

  그가 자신이 마법사이며 더즐리 가족을 떠나 호그와트로  갈거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 바로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해리는 프리벳가를 떠나게 된다는 

걸 깨달앗을 때의 기분을 떠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며 나무  상자를 한번 더 마주하고 

섰다.

  "준비됐니?" 루핀 교수가 마치 마지못해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물었다. "정신을 집중

했니? 좋아- 자!"

  그가 상자 뚜껑을 잡아당기자 디멘터가 또 한번 올라왔다. 교실이 또다시 춥고 어두

워졌다-

  "익스펙트 패트로눔!" 해리가 큰소리로 외쳤다. "익스펙토 패트로눔! 익스팩토 패트로

눔!"

  해리의 머릿속에서 다시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꼭 주파수가 잘 맞

춰지지 않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같았다-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다가 조

금씩 커지는가 싶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디멘터는 볼 수  있었다- 디멘

터가 가만히 서 있었다- 그때 해리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커다란 은빛 그림자가 튀어나

와 그와 디멘터 사이에서 떠돌았다.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지만 해리는 이를 악물고 

버티고 서 있었다- 얼마나 더 오랫동안 그렇게 있으야 하는건지 알 수 없었다-

  "리디큘러스!" 루핀 교수가 앞으로 펄쩍 뛰어나오며 외쳤다.

  그러나 크게 지끈 하는 소리가  나더니 디멘터와 함께 해리의  흐릿한 패트로누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는 의자에 푹 주저 앉았다.  막 장거리 달리기를 마치기라도 

한 듯 온몸에 기운이 좍 빠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루핀 교수를 흘끗  바라보았

다. 그는 요술지팡이를 써서 보가트를 다시 나무 상자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보가

트는 다시 보름달로 변해 있었다.

  "잘했다!" 루핀 교수가 해리가 앉아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며 말했다. "정말 잘

했다, 해리! 시작이 좋구나!"

  "한 번만 더 해볼 수 있어요? 딱 한 번만 더요?"

  "지금은 안 된다." 루핀 교수가 단호히 말했다. "오늘 밤은 이만하면 됐다. 옜다-"

  그가 해리에게 허니듀크에서 사온 가장 맛있는 커다란 초콜릿 바를 건넸다.

  "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폼프리 부인이 날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다음 주

에도 같은 시간에 하겠니?"

  "네." 해리는 이렇게 말하며 초콜릿을 한입  베어먹었다. 루핀교수는 교실 불을 끄고 

있었다. 그때 문득 해리의 머릿속에 한가지 궁금한 점이 떠올랐다.

  "루핀 교수님?" 그가 불쑥 루핀 교수를 불렀다. "저희 아빠를  아신다면 틀림없이 시

리우스 블랙도 아시겠네요."

  루핀 교수가 홱 돌아섰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가 필요 이상으로 날카롭게 물었다.

  "그냥요- 그러니까 제 말은 우리 아빠하고 블랙도 호그와트에서 친구 사이였다고 들

었거든요..."

  삽시간에 루핀 교수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그래 알지." 그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니 안다고 생각했었지. 이제  그만 가는 게 

좋겠다. 해리. 너무 늦었구나."

  해리는 교실에서 나와 복도를 따라 걸어가 모퉁이를 돈 뒤 잡옷 뒤에 있는 주춧돌에 

앉았다. 그는 블랙에 대한 말을 괜히 꺼냈다고 생각했다. 루핀  교수가 그 화제를 좋아

하지 않았던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 뒤 해리는 엄마와 아빠 생각을 했다...

  초콜릿을 잔뜩 먹었는데도 속이 이상하게 텅 비고 모든 게 다 빠져나간 것처럼 공허

했다. 머릿속에서 재연되는 부모의 마지막 순간의 목소리를  듣는 게 무섭기는 했지만, 

아주 어렸을 적 이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목

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한다면 결코 강력한 패트로누스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엄마와 아빠는 돌아가셨어." 그가 자신에게  엄하게 말했다. "목소리를 듣는다고 그

분들이 살아 돌아오시지는 않아. 퀴디치 우승컵을 타고 싶다면 마음을 다잡아야 해."

  그는 나머지 초콜릿 조각을 입속에 밀어 넣고 일어서서  다시 그리핀도르 탑으로 향

했다.

개학하고 일주일 뒤 래번클로와 슬리데린 사이에 경기가 벌어져쓴데, 슬리데린이  래번

클로를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우드는  그리핀도르가 래번클로를 이기기만 하면  2위로 

올라서기 때문에 이건 그들에게는 희소식이라며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팀 훈련 횟

수를 주 5회로 늘렸다. 그러나 해리는 훈련과  더불어 퀴디치 연습을 대여섯 번 한 것 

이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큰 루핀 교수의 디멘터 퇴치 수업까지 받아야 했으므로, 일주

일 중 딱 하루 비는 날 저녁에 모든 숙제를 다 해야만 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에 비하

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마침내 엄청난 숙제량이 힘에 부치기 시작한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는 매일 밤 하루도 빠짐없이 학생 휴게실 한쪽 구석에서 책과 산술

점 차트와 고대 문자 사정돠 머글들의 이상한 그림들과  빽빽이 글자들이 쓰여진 노트

들을 책상 몇 개에 걸쳐 죽  펼쳐놓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누구와도 말하지  않았으며 

누군가각 방해라도 했다간 딱딱거리며 짜증내기가 일쑤였다.

  "저 앤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어느 날 저녁 해리가 스네이프 교수가 

내준 '발견되지 않은 마법의 약들'에 대한 논술을 힘겹게 쓰고 있을 때, 론이 조용히 말

했다. 해리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의  모습은 잔뜩 쌓여있는 책

들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다.

  "뭘?"

 "그 많은 수업에 어떻게 다 들어가느냐 말야!" 론이 말했다. "오  아침에 저 애가 산

술점을 가르치는 마녀 선생님인 벡터 교수에게 말하는 소릴 우연히 들었어. 그런데 글

쎄. 어제 오후의 수업에 대해 말하고 있더라구.  더 앤 그 시간에 우리와 함께 '신비한 

동물 돌보기' 수업을 듣고 있었잖아! 그리고 어니  맥밀란 이 그러는데 저 앤 '머글 연

구' 수업을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거야. 하지만 그  수업은 점술 수업과 같은 시간아

잖아. 그런데 그 수업도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니 원!"

  그러나 해리는 한가하게 도저히 불가능한 헤르미온느의 시간표의 수수께끼를 파헤치

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스네이프 교수의 논술 숙제를 마무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러나 잠시 뒤 다시 방해를 받았다. 이번엔 우드였다.

  "나쁜 소식이야, 해리. 막 파이어볼트  때문에 맥고나걸 교수를 만나고 오는  길인데, 

교수님은- 저- 내말에 약간 기분 이상한 것  같아. 무엇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고 있다

며 날 꾸짖으셨어. 내가 네 안전보다 우승컵 타는 것에 더 관심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네가 스니치응 먼저 잡기만  한다면 그 빗자루가 널 내팽겨쳐버려도  상관없다고 

말한 게 실수였다." 우드가 자신의 실수를 믿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

다. "솔직히 교수님이 내게 소리소리 지르는 걸 보았다면...  넌 내가 무슨 지독한 잘못

이라도 저지른 줄 알았을 거야... 난 교수님의 화가 좀 가라앉길 기다렸다가 그걸 얼마

나 더 오랫동안 갖고 계실 거냐고 물었다..." 그가 얼굴을 찌푸리며 멕고나걸 교수의 엄

한 목소리를 흉내내어 말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구나, 우드...' 내  생각엔 새로운 빗

자루를 주문해야 할 것 같아, 해리. 주문 용지는 '빗자루의 모든 것' 이라는 책 뒤에 있

어... 말포이의 빗자루 같은 님부스 2001을 사는 게 좋을 거야."

  "난 말포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사지 않을 거야." 해리가 거침없이 말했다.

  1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고 벌써 2월로 접어들었지만  살을 에듯이 추운 날씨는 

여전했다. 래번클로와의 시합은 점점 더 다가오고 있었지만 해리는 새 빗자루를 주문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변신술 수업을 마칠 대마다 맥고나걸 교수에게 파이어

볼트에 대해 물었다. 론은 희망적인 대답을  듣게 되길 바라면 초조한 얼굴로 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는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인 듯 외면하고 가버렸다.

  "안 됐구나, 포터. 아직은 돌려줄  수가 없단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런 말을 열 번쯤 했다. "평범한 저주의 마법들은 대부분 조사가 끝났지만  플리

트윅 교수는 그 빗자루에 더 무시무시한 마법이 걸려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계시

단다. 검사를 마치는 대로 알려주마. 그러니 제발 조르지 말고 기다리거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리의 디멘터 퇴치법 수업도 바랐던 만큼 잘 되어가지 않았다. 

수업을 몇 차례 받자 이제 디멘터가 다가올 때마다 희미한 은빛 그림자를 만들어낼 수

는 있었지만 그의 패트로누스는 여전히 디멘터를 쫓아버리기엔 너무 약했다. 그것은 그

저 반투명 구름처럼 공중을 떠돌며  해리의 에너지마 소모시킬 뿐이다. 해리는  부모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하는 잠재적인 요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

  "네 자신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고 있는  게 문제란다." 네 번째 주 연습  때 루핀 

교수가 엄하게 말했다. "약하긴 하지만 열 세 살짜리 마법사가  패트로누스를 불러냈다

는 건 아주 대단한 일이란다. 이제는 더 이상 기절하지도 않잖니?"

  "전 패트로누스가- 디멘터들에게 돌진해 때려눕히거나 뭐 그러는 줄 알았어요." 해리

가 낙심해서 말했다. "아니면 그것들을 아예 사라져버리게 하거나요-"

  "진짜 패트로누스는 정말로 그렇게 하기도 한단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넌 

짧은 시간에 상당히 많은 걸 해냈단다. 만약 다음 퀴디치 시합 때 디멘터들이 나타난다

면 네가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는 그것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을 게야."

  "디멘터들이 많으면 그게 더 어렵다고 하셨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넌 아마 잘해낼 게다."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옜다- 칭찬하는 의미에

서 이걸 주마- 스리 브룸스틱에서 사 온 거란다. 아마 먹어보지 못했을 게다-"

  그가 서류 가방에서 음료수 두 병을 꺼냈다.

  "버터맥주로군요!" 해리가 무심코 말했다. "제가 그걸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루핀 교수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 론과 헤르미온느가 호그스미드에서 몇  번 사다주었어요." 해리가 얼른  둘러댔

다.

  "그랬구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루핀  교수는 여전히 수상쩍어하는 표정이었다. "그

럼- 래번클로와의 시합에서 그리핀도르의 승리를 기원하며 건배하자! 선생으로서 특정

한 기숙사를 응원하면 안되지만 말이다..." 그가 급히 덧붙였다.

  그들은 말없이 버터 맥주를 마셨다. 조금  뒤 해리는 이참에 그동안 궁금해 왔던  걸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디멘터의 두건 밑에는 뭐가 있죠?"

  루핀 교수가 생각에 잠기며 맹주병을 내렸다.

  "흠... 그걸 진짜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지. 디멘터들은 최후이자 최악의 무기를 쓸 때만 두건을 내리거든."

  "그게 뭔데요?"

  "사람들은 그걸 '디멘터의 입맞춤'이라고 부르지." 루핀 교수가 약간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디멘터들이 완전히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만 하는 행동이란

다. 두건 밑에는 끔찍한 입이 있는 게 틀림없단다. 왜냐하면 디멘터들은 희생자와 입을 

맞추고 그 영혼을 빨아들이니까 말이다."

  해리는 너무 놀라 그만 버터 맥주를 입 밖으로 조금 내뿜고 말았다.

  "뭐라구요- 그것들이 사람을 죽인단 말예요?"

  "아니."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것보다 더 나쁘지. 사람은 물론 영혼이 없다 해도 뇌

와 심장만 움직이고 있다면 존재할 수는 있단다. 하지만 자아도 느씨지 못하고 아무 기

억도... 아무 생각도 갖지 못하겠지. 회복될  가망도 전혀 없구.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

란다. 빈 껍데기처럼. 그러나 영혼은 영원히 죽는 거지..."

  루핀 교수는 버터 맥주 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 시

리우스 블랙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란다. 오늘 아침에 '예언자 일보'에서 읽었는데, 아

법부가 디멘터들에게 그를 찾으면 그렇게 해도 영혼을 빨라낸다는 생각이 너무나 끔찍

해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뒤 블랙에 대해 생각했다.

  "그 사람은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해요." 그가 불쑥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루핀 교수가 조용히 물었다. "정말로 누군가가 그런 일을 당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네." 해리가 반항적으로 말했다. "어떤 경우에는요..."

  그는 루핀 교수에게 자신이 스리 브룸스틱에서 엿들은 대로  블랙이 그늬 엄마와 아

빠를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는 허가도 없이 호그

스미드에간 걸 밝히는 꼴이 elh고, 루핀 교수는 그 사실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게 뻔했

다. 따라서 그는 더 인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버터맥주만 마신 뒤, 루핀 교수

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마법의 역사 교실에서 나왔다.

  해리는 디멘터의 두건 밑에 무엇이 있는지 묻지 말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너무나 끔

찍한 뜻밖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해리는 몸에서 영혼이 빨려나간다는 게  어떤 

기분일까 골똘히 생각하며 걷다가 계단 중간쯤에서 그만  맥고나걸 교수에게로 곤두박

질쳐 넘어지고 말았다.

  "잘 좀 보고 다녀라. 포터!"

  "죄송해요 교수님-"

  "막 널 찾아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에 갔다 오는 길이다. 자, 이걸 주마.  모든 테

스트를 해보았지만 전혀 잘못된 게 없는 것 같더구나. 어딘가에 괸장히 좋은 친구가 있

는가보가, 포터..."

  해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그녀가 파이어볼트를 그에게 내밀었다.  빗자루는 여전히 

멋져 보였다. 

  "이제 이걸 가져가도 된단 말인가요?" 해리가 의심쩍은 듯이 물었다. "정말이세요?"

  "정말이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토요일 시합 

전에 그 빗자루의 감각을  익혀두는게 졸을 게다. 안그러니?  그리고 포터- 꼭 이기길 

바란다. 우리 팀이 8년 연속 우승컵을 타지 못하는 불운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

구나..."

  해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말을 잃고 파이어볼트를 들고 그리핀도르 탑으로 정신없이 

달렸다, 그런데 모퉁이를 막 돌았을 때 론이 입이 찢어지게 씩 웃으며 달려오는 게 보

였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걸 주었지? 정말 잘됐다! 야, 나 그거 한번 타 봐도되니? 내일?"

  "그래...얼마든지..." 해리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말했다. "그런데-  우리 이제 그

만 헤르미온느와 화해해야 하지 않을까... 그앤 그저 도우려고 했던 것뿐이잖아..."

  "그래, 좋아." 론이 말했다. "그얀 지금 학생 휴게실에 있어- 심심풀이로 공부를 하면

서 말야-"

  그런데 그들이 그리핀도르 탑으로 가는  복도로 들어갔을 때 네빈  롱바텀이 캐도간 

경에게 애원하고 있는게 보였다. 캐도간 경이 그를 들려보내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분명히 적어두었단 말이예요!"  네빌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하고 있었다. "어딘가에 

떨어뜨린 게 분명해요!"

  "그럴듯한 이야기로군!" 캐도간 경이 고함쳤다. 그때 그가 해리와 론을 발견했다. "안

녕 똑똑이들! 와서 이 얼간이에게 수갑 좀 채워. 이 녀석이 글쎄 암호도 안대고 들어가

려고 하잖아!"

  "조용히 좀 하세요." 론이 해리와 함께 네빌에게로 다가가며 쏘아붙였다.

  "암호 적은 걸 잃어 버렸어!" 네빌이 그들에게  불쌍하게 말했다. "캐도간 경에게 어

떤 암호들을 사용할 건지 미리 말해달라고 해서 적어두었거든. 그가 계속 암호를 바꾸

니까 말야. 그런데 암호들을 적어둔 쪽지가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오드스보디킨스." 해리가 힘차게 암호를 말하자 캐도간 경이 대단히  실망한 표정으

로 마지 못해 문을 열어 그들을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그런데  그들이 

들어가자마자 안에 있던 아이들이 갑자기 흥분해서 웅성거리기  사작하더니 탄성을 질

러대며 파이어볼트를 들고 있는 해리에게로 모여들었다.

  "그거 어디서 났니, 해리?"

  "나 한번 타 봐도 되니?"

  "그거 타 봤니, 해리?"

  "래번클로는 이제 가망 없겠군. 그 애들은 모두 클린스윕 7이잖아!"

  "한번 잡아봐도 되니, 해리?"

  아이들은 파이어볼트를 차례로 돌려보면서 너무나 완벽한 그  빗자루에 감탄을 늘어

놓았다. 해리와 론은 10분쯤 뒤 아이들이 각자 자리롤 돌아갔을 때에야 비로소 헤르미

온느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그 법석을 떠는 와중에도 거들떠보지도 

않고 공부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해리와 론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자 그녀가 마침내 고

개를 들었다.

  "나 이거 돌려 받았어." 해리가 그녀에게 씩 웃으며 파이어볼트를 들어올렸다.

  "이제 알겠어. 헤르미온느? 그 빗자루엔 전혀 잘못된 게 없대!" 론이 그것 보란 듯이 

말했다.

  "글세- 그랬는지도 모르지!"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내 말은  적어도 이제는 네가 그

게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뜻이야!"

  "그래 그런 것 같아." 해리가 말했다. "이건 이층에 갖다 놓는 게 좋겠어-"

  "내가 갖다 둘게!" 론이  간절히 바라는 듯 말했다.  "스캐버스에게 강장제를 먹어야 

하거든."

  그리고는 그는 파이어볼트를 조심스럽게 들고 남자 기숙사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갔

다.

  "나 앉아도 되니, 그럼?"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물었다.

  "응." 헤르미온느가 옆에 있는 의자에서 양피지 더미를 치우며 말했다.

  해리는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책상과, 잉크가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긴 산술점 논술

과, 훨씬 더 신 머리 연구 논술('머글들은 왜 전기가 필요한지 설명하라')과, 헤르미온느

가 지금 의미를 알아내려고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 고대 문자들을 살펴보았

다.

  "넌 무슨 재주로 이 모든 걸 다 해나가고 있는 거니?" 해리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

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 그건- 알겠지만- 그냥 열심히 하는 거지 뭐." 헤르미온느가 대꾸했다. 가까이서 

보자 그녀의 얼굴은 루핀 교수만큼이나 지쳐 보였다.

  "두어 과목 정도는 나중에 수강하는  게 어떠니?" 그녀가 고대  문자 사전을 탖느라 

책드릉ㄹ 이리저리 들어올리는 걸 바라보며 해리가 물었다.

  "그럴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모욕당한 것 같은 얼굴로 말했다.

  "산술점 수업은 끔찍해 보인다." 해리가 매우 복잡해 보이는 숫자판을 집어들며 말했

다.

  "아냐, 굉장히 재미있어!" 헤르미온느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야! 그건-"

  하지만 산술점이 정확히 뭐가 재미있는 건지 해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비로 그 

순간에 남자 기숙사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에서 숨 넘어갈 것 같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학생 휴게실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아이들이 꼼짝않고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

렸다. 그 뒤 허둥지둥 계단을 내려오는 발짝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론이 갑자기 침대 

시트를 끌고 나타났다.

  "이것 봐!" 그가 헤르미온느의 책상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다짜고짜 큰소리로  말했

다. "이것 보라구!" 그가 시트를 그녀의 얼굴에다 대고 흔들며 소리쳤다.

  "론 무슨-?"

  "스캐버스야! 이것 봐! 스캐버스!"

  헤르미온느가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론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해리는 론이 들고 있는 

시트를 내여다보았다. 그것에 뭔가 빨간 데 묻어 있었다. 끔찍하게 보이는 것이- 

  "피야!" 론이 영문을 몰라 어리벙벙해학 있는  헤르미온느에게 소리쳤다. "녀석이 죽

었어! 그리고 마룻바닥에 뭐가 있었는지 알아?"

  "아-아니." 헤르미온느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론이 헤르미온느의 고대 문자 해석 속제 위로 무언가를 내던졌다. 헤르미온느와 해리

가 허리를 굽혔다. 갈기갈기 찢어진 침대 씨트 쪼가리에 긴 적갈색 고양이 털 몇 개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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