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장 (26/194)

제 14장 코넬리우스 피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유감스럽게도 해그리드가 괴물 같은 끔찍한 동물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그들이 1학년이었을 때 그는 자신의 작은

오두막에서 용을 기르려고 했는가 하면,머리가 셋 달린 거대한 개에게 플러피라는

귀여운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었다.그러므로 해그리드가 어렸을 때,만약 성 어딘가에

괴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릴 들었다면,그 괴물을 보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했을 것이

분명했다.그는 그 괴물이 오랫동안 비좁은 곳에 갇혀 있는 걸 대단히 가슴 아프게

여겼을 테고,그 많은 다리를 쭉 뻗을 기회를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해리는 그 거대한 괴물에게 가죽끈과 목줄을 달려고 애쓰고 있는 열세 살짜리

해그리드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또 해그리드는 절대

누군가를 죽일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했다.해리는 차라리 리들의 일기장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론과 헤르미온느는

그가 본 것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말하게 했으므로 이제는 말하는 데도 지쳤거니와

결론 없이 계속 겉돌기만 하는 지루한 대화에도 신물이 났다.

"리들은 어쩌면 엉뚱한 사람을 잡은 것인지도 몰라."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사람들은 습격했던 게 다른 괴물일지도 모르고..."

"이곳 호그와트엔 도대체 얼마나 많은 괴물이 있는 거지?" 론이 느릿느릿 물었다.

"우린 해그리드가 쫓겨났다는 건 알고 있었잖아." 해리가 비참하게 말했다. "그리고

해그리그다 쫓겨난 뒤에 습격이 멈추었던 게 틀림없어.그렇지 않았다면,리들이 상을

받지 못했을 테니까 말야." 하지만 론은 다른 쪽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리들은 꼭 퍼시 형 같아-누가 해그리드를 밀고하라고 시키기라도 했대?"

"하지만 그 괴물이 사람을 죽였잖아,론."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리고 호그와트가 폐쇄되면 리들은 머글 고아원으로 돌아가야 했어." 해리가

말했다. "그가 이곳에 머물고 싶어했던 건 당연해..."

"너 녹턴 앨리에서 해그리드를 만났다고 했지,해리?"

"그는 육식성 민달팽이를 없애는 약을 사고 있었어." 해리가 얼른 말했다.그들 셋은

갑자기 조용해졌다.한참 뒤,헤르미온느가 망설이는 목소리로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해그리드에게 가서 그 모든 걸 직접 물어보는 게 어떨까?"

"정말로 그런 걸 물어보러 찾아가고 싶지는 않아." 론이 말했다.

"안녕,해르리드.말해보세요,최근에 성에다 털 투성이 괴물을 풀어 놓았나요?"

결국,그들은 습격이 또 있을 때까지 해그리드에게 아누 말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며칠동안 형체가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속삭임도 더 이상 들리지

않자,해그리드가 왜 쫓겨났는지,그에게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희망도 갖게

되었다.또 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습격당한 이후 거의 모두가,그 습격자가

누군지는 몰라도,영원히 물러났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피브스는 마침내 "오,포터.이

천덕꾸러기야." 라는 노래 부르기에 싫증을 냈고,어니 맥밀란은 어느날 약초학 수업

시간에 해리에게 독버섯 양동이를 넘겨달라고 아주 정중히 부탁했다.3월에는

맨드레이크 몇 개가 3번 온실에서 귀에 거슬리는 요란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는데,이것을 보자 스프라우트 교수는 매우 기뻐했다.

"맨드레이크가 서로의 화분으로 옮겨가려고 한다는 건 완전히 자랐다는 증거란다."

그녀가 해리에게 말했다. "그렇게 되면 병동에 있는 저 가엾은 사람들을 되살아나게 할

수 있을 거야." 부활절 휴일 동안 2학년들에겐 고민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3학년 때

수강할 과목들을 선택할 시간이 온 것이었다.적어도 헤르미온느는 그 문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건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새로운 과목 목록을 꼼꼼히 살피며

체크를 하면서 그녀가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난 마법의 약은 그만 두었으면 딱 좋겠어." 해리가 말했다.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론이 우울하게 말했다. "우린 전 학기에 들었던 과목을

모두 들어야 해,그렇지 않아도 된다면 난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뺐을 거야."

" 하지만 그건 매우 중요해!" 헤르미온느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록허트 교수가 가르치는 걸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 론이 말했다. "난 작은

요정들을 풀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 말고는 그에게 배운 게 하나도 없단 말야." 네빌

롱바텀은 가족 내의 모든 마녀와 마법사들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그들 모두 과목

선택에 대해 각기 다른 충고를 해주었다.그는 혼란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해서인지,혓바닥을 내밀고 앉아서 과목 목록을 읽으며,아이들에게 '산술점'과 '고대

문자' 중 어느 것이 더 공부하기 어려울지 묻고 있었다.해리처럼,머글들 속에서 자란

뒤 토마스는 눈을 감고 지팡이로 목록을 아무 데나 쿡 찌른 뒤,그것이 놓이는

과목들을 고르기도 했다.헤르미온느는 그러나 어느 누구의 충고도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과목을 다 적어 넣었다.해리는 만약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에게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진로에 대해 의논했다면 그들이 뭐라고 했을까 생각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그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그중에서도

퍼시 위즐리는 자신의 경험을 몹시 얘기해주고 싶어했다.

"그건 네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달려 있어,해리." 그가 말했다. "장래에

대해 생각하는 건 빠를 수록 좋아.내가 볼 때 점술가도 괜찮을 것 같아.사람들은 머글

연구가 별 볼일 없다고 하지만,난 마법사들이라며 비 마법 세계에 대해서도 철저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특히 그들과 아주 가까운 일을 할 생각이라면 더욱 그렇지-우리

아버지를 봐,아버지는 언제나 머글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계시잖아.우리 형 찰리는 늘

야외에서 일하는 걸 좋아했으니까,신비한 생물들을 돌보는 곳으로 갔잖아.잘해봐,해리."

하지만 해리는 자신 있는 게 퀴디치밖에 없었다.결국 그는 론과 똑같은 과목들을

선택했다.그리핀도르의 다음 퀴디치 시합은 후플푸프와 하기로 되어 있었다.우드는

저녁 식사 후 매일 밤 단체 훈련을 할 것을 고집했으므로,해리는 퀴디치와 숙제

말고는 다른 걸 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그러나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아서,날씨만큼은

훈련하기에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일요일 시합 전날 저녁에 훈련을 마친 그는

이번에야말로 그리핀도르가 퀴디치 우승컵을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빗자루를

갖다놓으려고 기숙사로 올라갔다.그러나 그는 유쾌한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기숙사

방 앞에는 네비 롱바텀을 만났는데,그는 극도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해리-난 누가 그랬는지 몰라-내가 들어갔을 때 벌서 저렇게 되어 있었어-"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해리를 바라보며,네빌이 문을 밀어 열었다.해리의 가방 속에

들어있던 물건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망토는 갈기갈기 찢겨지고,이불은 침대에서

끌어내려졌으며,침대 옆에 있는 서랍장 서랍들은 죄다 열렸고,그 안에 들어있던

물건들은 매트리스 위에 뒤엎어져 있었다.해리는 너무나 기가 막혀 입을 벌린 채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트롤과의 여행' 책에서 뜯겨져 나온 책장 몇 페이지가 발에

밟혔다.네빌과 함께 담요를 침대 위로 다시 끌어올릴 때,론과 딘과 시무스가

들어왔다.딘이 큰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니,해리?"

"몰라." 해리가 말했다.하지만 론은 해리의 망토를 살피고 있었다.주머니마다 다

뒤집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뭘 찾고 있었나봐." 론이 말했다. "뭐 잃어버린 거 있니?" 해리는 흩어져

있는 것들을 주섬주섬 주워 가방 속으로 던지시 시작했다.그런데 록허트의 책들을 다

던져 넣었을 때 무언가가 없어졌다는 걸 알았다.

"리들의 일기장이 없어졌어." 그가 론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구?" 해리가 갑자기 기숙사 문으로 달려나가자 론이 그를 따라 나갔다.그들은

허둥지둥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내려갔다.사람들이 다 기숙사로 돌아간

그곳에서,헤르미온느가 혼자서 '고대 문자는 쉽게 만들어졌다' 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헤르미온느는 해리와 론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훔칠 수 있는 사람은 그리핀도르 학생뿐이야-다른애들은 우리 암호를

모르잖아..."

"맞았어,바로 그거야." 해리가 말했다.그들은 그 다음날 아침,눈부신 햇살과 산들산들

부는 상쾌한 바람에 잠에서 깨었다.

"퀴디치하기엔 딱 좋은 날씨로군!" 우드가 그리핀도르 테이블에서,선수들 접시에

스크램블드 애그를 잔뜩 담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해리,기운내,넌 아침

잘 먹어줘야 해." 해리는 사람들이 꽉 들어찬 그리핀도르 테이블을 빤히

내려다보며,리들 일기장의 새 주인이 바로 그의 눈앞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다.헤르미온느는 도둑맞은 것을 알리라고 부추겼지만,해리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선생님에게 그 일기장에 대해 모든 걸 말해야 할 것이다.그리고

해그리드가 50년 전에 왜 쫓겨났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그는 그

모든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론과 헤르미온느와 함께

연회장을 나와 퀴디치 물건들을 가지러 갈 때,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심각한 걱정거리가

또하나 생겨났다.대리석 계단에 막 발을 들여놓았을 때 그 소리가 또다시 들린

것이다-

"이번엔 죽일 거야...가죽을 벗겨서...갈기갈기 찢어서..." 그가 소리를 꽥 지르자 론과

헤르미온느 모두 소스라치게 놀라 그에게서 떨어졌다.

"저 목소리!" 해리가 어깨 너머를 훑어보며 말했다. "방금 그 목소리가 또

들였어-너희들은 못 들었니?" 론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그 순간

헤르미온느는가 손으로 이마를 탁 쳤다.

"해리-막 무슨 생각이 났어! 도서실에 좀 가봐야겠어!" 그리고 그녀는 쏜살같이 계단

위로 올라갔다.

"그 애가 또 무슨 생각이 났다는 거니?" 해리가 그 목소리가 어디서 들리는지

알아내려고,넋나간 사람처럼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나보다야 생각이 엄청 많겠지." 론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그런데 그 애가 왜 도서실에 가는 거니?"

"그거야 헤르미온느가 늘 하는 거잖아." 론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의심나는 게

있으면,도서실에 가는 거." 해리는 엉거주춤 서서,그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려고

했지만,연회장에서 나온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며 하나 둘 퀴디치 경기장으로 가고

있어서 더 이상 집중할 수가 없었다.

"가는 게 좋겠어." 론이 말했다. "거의 11시야-시합이-" 해리는 그리핀도르 탑으로

달려 올라가,님부스 2000을 들고 와서는,얼른 떼지어 정원으로 나가는 아이들 큼에

끼었지만,머리 속엔 온통 형체 없는 목소리 생각뿐이었다.라커룸에서 진홍색 망토를

입을 때,그는 그나마 모든 사람이 그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바깥에 와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선수들은 떠들썩한 박수 갈채를 받으며 경기장으로 걸어나갔다.올리버

우드가 연습 비행을 하려고 골대 주위로 날아오르자 후치 부인이공들을

놓아주었다.카나리아빛 노란색 망토를 입은 후플푸프 선수들은 모여서 막바지 전략

논의를 하고 있었다.해리가 막 빗자루에 올라타려고 할 때 맥고나걸 교수가 커다란

보라색 메가폰을 들고 거의 뛰다시피 걸어서 경기장으로 들어왔다.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시합이 취소되었습니다." 맥고나걸 교수가 관람석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메가폰을 통해 큰소리로 알렸다.올리버 우드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경기장으로

내려와 빗자루를 탄 채 맥고나걸 교수 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교수님!" 그가 소리쳤다. "저흰 겨익를 해야만

해요...우승컵이...그리핀도르가..."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무시한 채 메가폰을

통해 계속해서 큰소리로 말했다.

"학생들은 모두 각자 기숙사 학생 휴게실로 돌아가십시오,상세한 이야기는 기숙사

담당 교수님께서

해 주실 것입니다.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가세요,어서!" 그리곤 그녀는 메가폰을

내리고 해리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포터,넌 나랑 같이 가는 게 좋겠다..." 그녀가 이번에는 어떻게 그를 의심할 수

있는지 해리가 궁금해하고 있을 때,론이 불평하는 군중들을 헤치고 나오는 게

보였다.그리고 그들이 성 쪽으로 출발할 때 론이 달려왔다.그러나 놀랍게도,맥고나걸

교수는 싫어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너도 가는 게 좋겠구나,위즐리..." 그대 주위에 떼지어 몰려있던 학생들은

시합이 취소된 것에 대해 투덜대고 있는가 하면 또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있기도

했다. 해리와 론은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다시 학교로 들어가 대리석 계단 위로

올라갔다.그러나 그들은 이번엔 어느 누구의 사무실로도 들어가지 않았다.

"약간 놀랐을 게다." 병동에 도착했을 때 맥고나걸 교수가 놀라울 정도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습격이 또 있었단다...또 두명이 당했어." 해리는 속이 되틀리는 걸

느꼈다.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폼프리 부인이 긴 곱슬머리를 가진 5학년짜리 소녀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었다.해리는 그 애를 단번에 알아보았다.그 애는 언젠가 론과 함께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로 가는 방향을 물었었던 바로 그 래번클로의

여학생이었다.그리고 그 애 옆에 있는 침대에는-"

"헤르미온느!" "론이 신음소리를 냈다. 헤르미온느는 두 눈을 흐리멍덩하게 뜨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도서실 근처에서 발견되었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둘 다 이걸 설명하진

못하겠지? 이게 그 애들 옆에 있었단다..." 그녀가 작고 동그란 거울 하나를

들어올리고 있었다.해리와 론은 둘 다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은 다시 그리핀도르 탑까지 데려다 주마." 맥고나걸 교수가 맥없이 말했다."

어쨋든 나도 가서 학생들에게 말해줘야 할 테니 말이다."

"모든 학생들은 매일 저녁 6시까지 기숙사 학생 휴게실로 돌아와야 합니다.그 시간

이후에는 단 한명

도 기숙사를 떠나선 아노대요.여러분들은 수업을 받을 때마다 선생님들의 지시를

받게 될 것입니다.선

생님 업이는 단 한명도 화장실을 사용해선 안됩니다.남은 퀴디치 훈련과 시합은

모두 연기될 것입니

다.그리고 더 이상 저녁 활돌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핀도르 학생들은 학생 휴게실

안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조용히 맥고나걸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그녀는 읽고

있던 양피지를 돌돌 만 뒤 다소 목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굉장히 난처한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습격을 한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면 학교가 폐쇄될지도

몰라요.따라서 뭐라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앞으로 나와주실 바랍니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고 다소 어설프게 초상화 구멍으로 나가자,그리핀도르 학생들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리핀도르의 우령 닉을 치지 않는다면,그리핀도르 학생 두 명과,래번클로 한

명,그리고 후플푸프 한

명 이 습격당했어." 위즐리 쌍둥이 형제의 친구 리 조던이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

"선생님들이 스리데린 아이들은 모두 안전하다는 걸 알아챘을까? 이 모든 허튼 수작이

슬리데린에서 벌린 일이라는 건 뻔한 사실 아냐? 슬리데린의 후계자,슬리데린의

괴물-선생님들은 왜 슬리데린들을 몽땅 쫓아내지 않는 거지?" 그가 이렇게 큰소리로

말하자,아이들이 동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박수

갈채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퍼시 위즐리는 리 조던 뒤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그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그의 얼굴은 창백했으며,어리벙벙해

보였다.

"퍼시가 충격을 받았나봐." 조지가 해리에게 나직이 말했다. "저 래번클로여자 애

말야-페테로프클리어워터-그 애는 반장이거든.퍼시는 그 괴물이 감히 반장까지

습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해리만 해리는 듣는 둥 마는 둥 했다.그는

마치 돌처럼 병동 침대에 누워 있는 헤르미온느의 영상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그리고 만약 범인이 빠른 시일 내에 잡히지 않는다면,그는 다시 더즐리 가족과

함께 평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톰리들은 학교가 폐쇄될 경우 머글 고아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상황에 부딪혔기 때문에 해그리드를 경찰에 신고했었다.해리는

이재야 톰의기분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론이 해리의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그들이 해그리드를

의심하는 것 같니?"

"가서 그에게 말해야겠어." 해리가 마침내 결심한 듯 말했다. "이번에는 그가 한

짓이 아니라고 믿지만,만약 그가 지난번에 그 괴물을 풀어주었다면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 거고,그러니까 또 의심받을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맥고나걸 교수님은 수업 받을 때가 아니면 탑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했잖아-"

"내 생각엔." 해리가 한층 더 조용히 말했다. "우리 아버지의 옛 망토를 다시 꺼내야

할 때인 것 같아." 해리가 그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단 한가지,길고 은빛 나는

투명 망토뿐이었다.아무도 몰래 학교에서 빠져나가 해그리드에게 가려면 그걸

이용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평상시와 같은 시간에 침대로 들어가,네빌과 딘과

시무스가 비밀의 방에 대한 논의를 끝내고 마침내 곯아 떨어질 떄까지

기다렸다가,조용히 일어나 다시 옷을 입고,망토를 뒤집어 썼다.어둡고 인적이 끊긴

성의 복도들을 걸어가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해리는 전에도 몇 차례 밤에 성을

돌아다닌 적이 있긴 했지만,해가 진 뒤에 성안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선생님들과 반장들과 유령들이 짝을 지어 복도를 걸어다니며

이상한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투명 망토는 소리까지 들리지 않게 하지는

못했으므로,스네이프 교수가 상비 경계를 서고 있는 지점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론이 발가락을 채였을 때는 숨이 멎을 것 같았다.다행히도,론이

투덜거리는 바로 그 순간에 스네이프 교수가 재채기를 했으므로 들키지는

않았다.그들은 오크문에 도달해 문을 열고 나왔을 때에는 비로소 한시름을 놓았다.그날

밤은 맑았으며,별들이 총총 떠 있었다.그들은 급히 걸어가 불이 밝혀진 해그리드의 집

밖에서 망토를 벗었다.노크를 하자마자,문이 홱 열리더니 해그리드가 그들의 얼굴에

석궁을 겨냥했다.멧돼지 사냥용인 팽이라는 큰 개가 그의 뒤에서 큰소리로 짖어댔다.

"오," 그가 석궁을 내리고 그들을 빤히 보며 말했다. "너희들 여기서 뭐하는 거니?"

"그건 무엇 때문에 갖고 있는 거죠?" 해리가 안으로 들어서면서 석궁을 가리키며

물었다.

"아무 것도 아냐...아무 것도..." 해그리드가 중얼거렸다. "난 혹시...신경 쓰지

말고...앉아...차 끓여줄게..." 그는 그러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내내 허둥대기만

했다.그는 주전자 물을 엎지르는 바람에 불을 꺼뜨릴 뻔했는가 하면 ,또 긴장해서

커다란 손을 덜덜 떨다가 찻주전자를 때뜨리기까지 했다.

"괜찮아요,해그리드?" 해리가 물었다. "헤르미온느 소식 들었어요?"

"어,들었어,그래." 해그리드가 약간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계속해서 창문을

초조하게 흘끗흘끗 바라보았다.그가 커다란 머그 잔에 끓는 물을 부어주고(그는 차

봉지를 넣는 걸 깜박 했다)접시에 과일 케이크 한 조각을 놓으려고 할 때 큰소리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해그리드가 놀라 과일 케이크를 떨어뜨렸다.해리와 론은 당황한

눈길을 교환한 뒤,얼른 투명 망토를 다시 뒤집어쓰고 한쪽 구석으로

물러섰다.해그리드는 그들이 잘 숨었는지를 살핀 뒤 석궁을 잡고 문을 홱 열었다.

"잘 있었나,해그리드." 그건 덤블도어 교수였다.그는 굉장히 심각한 얼굴로 안으로

들어왔고,이어서 매우 이상하게 생긴 또 한명의 남자가 따라 들어왔다.그 낯선 사람은

헝클어진 잿빛 머리에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가는

세로줄 무늬가 있는 정장에 진홍색 넥타이,그리고 긴 까망 망토에 뾰족한 보랏빛

부츠를 신고 있었다.또 한쪽 겨드랑이에는 라임빛 나는 초록색 중산모자가 끼어져

있었다.

"저 사람은 아버지의 상관이셔!" 론이 속삭였다. "코넬리우스 퍼지,마법수 장관이지!"

해그리드는 얼굴이 창백져서는 진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그는 한 의자에 무너지듯이

앉아 덤블도어 교수와 코넬리우스 퍼지 장관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나쁜 일이네,해그리드." 퍼지 장관이 다소 짧게 끊어지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대단히 나쁜 일이야,여기 오지 않으면 안되었네.머글 태생들이 네 번이나

습격당했네.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었어.그래서 마법부가 나서기로 했네."

"전 절대." 해그리드가 애원하는 듯한 표정으로 덤블도어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안 그랬다는 걸 아시잖아요.덤블도어 교수님-"

"해그리드는 저의 신임을 한껏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코넬리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퍼지 장관에게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이것 보시오,알버스." 퍼지 장관이 기분이 언짢은 듯이 말했다. "해그리드는 전력이

있어요,마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만 합니다-학교 이사들과 연락해봤는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코넬리우스.해그리드를 데려가는 건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덤블도어 교수가말했다.그의 파란 눈은 노기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해리는 그런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네 입장도 좀 생각해 주시오." 퍼지 장관이 증산모자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난

많은 압력을 받고 있어요.무언가 했다는 걸 보여줘야만 해요.만일 해그리드가 한 짓이

아닌 걸로 판명이 난다면,그는 다시 돌아올 테니 더 이상 말하지 마시오.하지만

지금으로선 난 그를 데려가야만 해요.내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요-"

"절 데려간다구요?" 해그리드가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절 어디로 데려간다는

거죠?"

"그저 단기간 동안 감옥에 들어가는 것 뿐이네." 퍼지 장관이 해그리드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말했다. "형벌이 아니네,해그리드,그저 예방 조치일 뿐이지.만약 다른

누군가가 잡히면,자네는 충분한 보상을 받고 풀려날 거야..."

"아즈카반은 어디죠?" 해그리드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퍼지 장관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또 한번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덤블도어 교수가 문을 열었다.이번엔 로닝

해리의 갈비뼈를 팔꿈치를 쿡 찔렀다.그가 너무나 놀란 나머지 헉 하는 소리를 냈던

것이다.루시아스 말포이 씨가 길게 늘어진 까만 망토를 입고,차갑고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해그리드의 오두막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팽이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벌서 와 계셨군요,퍼지." 그가 만족스러운 듯이 말했다. "좋습니다,좋아요..."

"여기엔 왠일이오?" 해그리드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내집에서 당장 나가시오!"

"이보게,나도 여기 이 안에 들어오는 게 전혀 유쾌하지 않다네-어-그런데 자네가

이걸 집이라고 했나

?" 루시우스 말포이가 작은 오두막을 휘 둘러보며 코웃음을 쳤다. "난 그저 볼일이

있어서 학교를 찾아온 것뿐인데 선생님께서 이곳에 계시다고 하길래 잠시 들른

것뿐이네."

"그런데 내게 정확히 뭘 원하는 거요,루시우스?"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그는

점잖게 말했지만,그의 파란 눈에서는 여전히 노기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서운 일이오,덤블도어." 말포이가 긴 양피지 두루마리를 꺼내며 빈들빈들 말했다.

"하지만 이사들은 당신이 물러설 때라고 생각하고 있소,이건 공식적인 정직

명령서요-이 안에 열 두 명의 서명이 있고,우린 당신이 시류에 뒤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소.현재까지 습격이 몇 번이나 있었소? 오늘 오후에만도 두 명이

습격을 당했소,안 그렇소? 이런 식으로 나가다간,호그와트엔 머글 태생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을 것이오,그렇게 되면 이 학교가 어떻게 되겠소?"

"자,이것 보시오,루시우스." 퍼지 장관이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가 정직되다니...안돼요,안돼...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렇게 하다니..."

"교장의 임명-혹은 정직-은 이사들의 문제요,퍼지." 말포이 씨가 구변 좋게 말했다.

"그리고 교장인 덤블도어 교수가 이들 습격을 막지 못했으니-"

"이것 보게,말포이,덤블도어 교수가 그것들을 막을 수 없다면," 퍼지

장관이말했다.그의 코밑에서는 이제 땀이 스며 나오고 있었다. "과연 누가 막을 수

있겠나?"

"그건 두고 봐야죠." 말포이 씨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 열두

명이 투표했을 때..." 해그리드가 벌떡 일어서자,그의 텁수루한 까만 머리가 천장을

살짝 스쳤다.

"그들의 동의하기까지 도대체 얼마나 많이 협박하고 공갈쳤소,말포이,어?" 그가

고함을 쳤다.

"이보게,그렇게 성질을 부렸다간 조만한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될걸세,해그리드."

말포이 씨가 말했다.

"충고하는데,아즈카반의 간수에게는 그런 식으로 소리치지 말게.그들은 그걸 절대로

좋아하지 않을 테니까 말일세."

"당신은 덤블도어 교수를 데려갈 수 없어!" 해그리드가 버럭 소리르 지르자,맷돼지

사냥용 큰 개인 팽이 바구니 속에서 몸울 움츠리고 낑낑거렸다. "그를 데려갔다가는

머글 태생들은 온천치 못할 거야! 다음 번엔 살인이 일어날 거라구!"

"진정하게,해그리드." 덤블도어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그는 루시우스 말포이를

바라보았다.

"만약 이사들이 나의 해임을 원한다면,루시우스,난 물론 물러나겠소-"

"하지만-" 퍼지 장관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안돼요!" 해그리드가 으르렁거렸다. 덤블도어 교수는 하늘빛 눈을 루시우스

말포이의 차가운 회색빛 눈에서 떼지 않았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가 모두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아주 천천히 그리고

명확하게 말했다. "난 이곳에서 단 한사람도 날 좋아하지 않게 될 때만이 진정으로 이

학교를 떠날 것이오,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호그와트는 언제라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오." 잠시,해리는 덤블도어 교수의 눈이

그와론이 숨어있는 구석 쪽으로 휙 움직였다고 확신했다.

"감동적인 말씀이군요." 말포이 씨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우리 모두

당신의-어-대단히 독특한 경영 방식을 그리워할 것이오,알버스,그리고 제발 당신의

후임자는 그 어떤-아- '살인' 도 막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그리고는 그느 오두막

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고 허리를 굽히고 덤블도어 교수를 나가게 했다.퍼지

장관은 중산모자를 만지작거리며,해그리드가 먼저 나가길 기다렸지만,해그리드는

가만히 서서,깊은 한숨을 내쉬고는,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누구든 뭘 좀

알아내고 싶다면,거리들만 따라가면 돼.그게 올바르게 안내해줄 테니까! 내가 말할 건

그것뿐이야." 퍼지 장관이 놀라서 그를 빤히 쳐자보았다.

"좋아,난 간다." 해그리드가 두더지 가죽 코트를 입으며 말했다.하지만 그는 퍼지

장관을 따라 문으로 나가려고 하다가,다시 멈추고,큰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내가

없는 동안 누군가가 팽을 돌봐줘야 할 거야." 문이 쾅 닫히자 론이 투명 망토를

벗었다.

"이제 큰일났어!"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도 없고,그들은 차라리

오늘 밤 학교를 폐쇄하는 게 좋을 거야.그가 없으면 습격이 하루에 한 번씩 일어날

거야!" 팽이 소리를 길게 뽑으며 울부짖으며,닫힌 문을 긁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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