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장 (24/194)

제 12장  폴리주스 마법의 약

맨 위에 다다르자 그들은 돌계단에서 내려섰다.맥고나걸 교수가 톡톡 노크를 하자

문이 스르르 열렸다.맥고나걸 교수는 해리에게 안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는 그를

혼자 내버려둔 채 어디론가 가버렸다.해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덤블도어 교수의

사무실은 해리가 지금까지 가본 어느 교수님들의 사무실보다도 흥미로웠다.만약

학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만 아니었다면,이렇게 둘러볼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도 기뻣을 것이다.커다란 원형의 방안에서는 온갖 이상한 소리들이

났다.가느다란 다리를 가진 긴 탁자 위에는 씽 하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어내는

은빛 도구들이 잔뜩 놓여져 있었다.사방의 벽에는 온통 역대 교장 선생님들의

초상화들로 뒤덮여 있었는데,사진틀 속의 교장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또한 갈고리 모양의 다리가 달린 굉장히 큰 책상이 하나 있었는데,그 뒤쪽에

놓여있는 선반에는 다 낡아빠지고 해진 마법사 모자가 놓여 있었다.바로 마법의 분류

모자였다.해리는 망설였다.그는 사방의 사진틀 속에서 졸고 있는 마녀와 마법사들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모자를 꺼내서 다시 한번 써봐도 괜찮겠지? 그냥 알아보려는

것뿐인데...그냥 그모자가 자신을 올바른 기숙사에 넣은 건지 확인해보려는 것뿐인데-.

그는 조용히 책상 앞으로 걸어가,선반에서 모자를 내려 천천히 머리에 썼자.모자는

너무 커서 지난번에 썼을 때처럼 눈까지 푹 덮어버렸다.해리는 모자의 까만 내부를

응시하며 기다렸다.그때 귓가에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골돌히 생각하니,해리

포터?"

"어,네에." 해리가 중얼거렸다.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물어볼 게 있어서요"

"내가 널 올바른 기숙사에 넣었는지 궁금해하고 있었지?" 모자가 재빨리 말했다.

"그래... 너의 기숙사를 정할 땐 특히 힘들었어.하지만 전에 말했던 대로야"-가슴이

두근거렸다- "넌 슬리데린에서도 잘했을   거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는

모자를 홱 벗었다.더럽고 색이 다 바랜 모자가 그의 손에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해리는 속이 울렁거리는 걸 느끼며 모자를 다시 선반 위로 밀어 넣었다.

"틀렸어요." 그가 말없는 모자에게 큰소리로 말했다.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해리는

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뒤로 물러섰다.그때 뒤에서 기침을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났다.그는 휙 돌아섰다.방안에 아무도 없는 게 아니었다.문 뒤에 있는 황금빛

홱대에 새 한마리가 앉아 있었다.칠면조를 닮은 그 새는 꽤 늙어 보였다.해리가 빤히

바라보자 그것이 다시 기침과 같은 소리를 내며,마주 바라보았다.그 새는 매우아파

보였다.눈동자에는 생기가 없었으며,해리가 지켜보고 있는 동안에도 꼬리에서 깃털

두어 개가 떨어졌다.덤블도어 교수의 애완용 새가 없다면 방안에 혼자 있게 되어 더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마치 그 생각 탓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 새가 갑자기 확 불길에

타오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해리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그리고 혹시 물컵이 하나 있나 하고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금세 그 새는 불덩어리가 되어버렸다.그리고는 꽥 하고 한번 크게 비명을

지르더니 마룻바닥에 검게 타버린 잿더미만 남았다.그 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덤블도어

교수가 매우 침울한 표정으로 들어왔다.

"교수님." 해리는 숨이 막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교수님의 새가-전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그냥 불이 붙어버렸어요" 그러나 놀랍게도 덤블도어 교수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죽을 때가 된 걸나다." 그가 말했다. "그 새는 며칠 동안 무시무시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가야 할 때가 임박했기 때문이야." 그는 해리의 얼굴에 나타난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 싱그레 웃었다.

"퍽스는 불사조란다,해리.불사조들은 죽을 때가 되면 갑자기 확 타올랐다가

잿더미에서 다시 태어나지.저걸 봐라..." 해리가 내려다보자 정말로 아주

작은,쭈글쭈글한 금방 태어난 새 한 마리가 잿더미에서 얼굴을 삐죽이 내밀었다.그건

아까 보았던 그 새만큼이나 생김새가 추했다.

"그 새가 불타버리는 모습을 보다니 안됐구나." 덤블도어 교수가 책상 뒤로 가

앉으며 말했다. "그 새는 원래는 빨간색과 황금색의 깃털을 갖고 있는 굉장히 멋진

새란다.불사조들은 대단히 매혹적인 생물이지.굉장히 무거운 짐도 나를 수 있고,눈물은

병을 고치는 힘이 있으며,또 대단히 충실한 애완 동물이 되기도 한단다." 퍽스가

타버리는 걸 본 충격에,해리는 잠시 자신이 무엇 때문에 그곳에 왔는지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덤블도어 교수가 책상 뒤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아 하늘빛 눈으로 해리를

뚫어질 듯 바라보자 다시 모든 생각이 떠올랐다.그러나 덤블도어 교수가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사무실문이 엄청나게 큰소리를 내며 확 열리더니 해그리드가 텁수록한

까만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흥분한 얼굴로 불쑥 들이닥쳤다.손에는 아까 보았던 그

죽은 수탉이 여전히 흔들거미려 들려 있었다.

"해리가 그런 게 아닙니다.덤블도어 교수님!" 해그리드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

아이가 발견되기 조금 전에 제가 그애와 말을 나누었어요,그 애는 그럴 시간이 전혀

없었어요..." 덤블도어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해그리드가 흥분해서 수탉을 이리저리

흔들어 깃털을 사방으로 흐트러뜨리며 고함을 질러댔다.

"그 애가 그랬을 리가 없어요,전 필요하다면 마법부장관 앞에서라도 맹세할 수

있어요."

"해그리드,난-"

"사람을 잘못 보신 거예요,해리는 절대로-"

"해그리드!" 덤블도어가 큰소리로 말했다. "난 해리가 다른 사람들을 습격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 해그리드가 수탉을 옆으로 툭 떨어뜨리면 말했다. "알겠습니다.전 그럼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교장 선생님." 그리고 그는 무안한 표정으로 걸어나갔다.

"제가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하신다구요,교수님?" 더믈도어 교수가 책상에서 수탉의

깃털을 털어 낼 때 해리가 희망을 가지고 되풀이해 물어보았다.

"그렇단다,해리,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러나 덤블도어 교수의 표정은

왠일인지 다시 침울해졌다. "하지만 네게 할말이 있어서 부른 거란다." 덤블도어

교수가 긴 손가락 끝을 한데 모으고 바라보는 동안 해리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해리,혹시 내게 말하고 싶은 건 없니?"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어떤 것이든

말이다." 해리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흥,다음은 어떤 잡종이 당할

차례일까?" 라고 소리치던 말포이와,모우닝 머틀의 화장실에서 부글부글 끓고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떠올렸다.그리고 두 번이나 들었던 형체 없는 목소리와 "아무도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야.심지어 마법사의 세계에서조차도

말야"라고 하던 론의 말도 생각났다.그는 또 모두들 그에 대해 뭐라고 수군대고

있는지와,그가 살라자르 슬리데린과 어떻게든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는 떨쳐버릴 수

없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아뇨." 해리가 말했다. "아무 것도 없어요,교수님..." 저스틴과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동시에 습격을 받은 사건 이후 사람들은 이제 그저 막연히 겁먹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공포에 떨고 있었다.이상하게도,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그렇게 된 게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것 같았다.도대체 무엇이었길래 유령에게까지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무서운 힘이길래 이미 죽은 사람까지 해칠 수 있을까? 학생들은 집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앞다추어 호그와트 급해 열차의 표를 샀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우리밖에 안 남겠어." 론이 해리와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우리와,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고이장히 즐거운 휴일이 되겠군." 크레이브와 고일은

말포이가 뭘 하든 무조건 따라 했으므로,크리스마스 휴일에도 그와 함께 성이

머물기로 했었다.그러나 해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나는 게 오히려 기뻤다.그는 마치

자신의 입에서 송곳니가 자라 나오거나 독액을 뿜어내기 라도 한 것처럼,사람들이

복도에서 그를 슬금슬금 피해 가는데 질려 있었다.또 그가 지나갈 때면

수군거리며,손가락질을 하거나,불평을 해대는 데도 넌더리가 났다.프레드와 조지는

그러나 이 모든 게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그들은 복도에서 해리 앞으로 걸어나가

이렇게 소리쳤다. "사악하고도 위대한 마법사 슬리데린의 후계자가 나가시니 모두 실

좀 비켜라..." 퍼시는 이런 행동을 고이장히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건 재미로 삼을 일이 아니야." 그가 차갑게 말했다.

"저리 비켜,형." 프레드가 말했다. "해리는 급해."

"그래,해리는 지금 송곳니가 돋아나 하인과 차 한잔 하러 비밀의 방으로 가는

길이야." 조지가 깔깔거리며 말했다.지니도 그걸 전혀 재미있어하지 않았다.

"그러지 마." 그녀는 프레드가 해리에게 큰소리로 다음 번엔 누굴 습격할 계획이냐며

물을 때마다,혹은 조지가 해리와 만났을 때 커다란 마늘 한쪽으로 해리를 피하는 척할

때마다 불평을 해댔다.해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왜냐하면

프레드와 조지는 적어도 그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착상 자체가 아주 어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런 장난을 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들의 익살스러운 장난이

드레이코 말포이를 약오르게 했던지 그는 그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볼 때마다 심술궂게

굴었다.

"그건 바로 말포이 녀석이 자기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걸 말하고 싶어 좀이

쑤신다는 뜻이야." 론이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녀석은 원래 자신보다 잘난

사람은 못 봐주는 성격이잖아.그런데 일은 다 제 녀석이 했는데 엉뚱하게도 네가

유명해지니까 심술이 난 거지 뭐."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헤르미온느가 흡족한 어조로 말했다. "폴리주스 마법의

약이 거의 다 됐거든.이제 언제라도 그애에게서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마침내

학기가 끝나자,성에도 정원에 쌓인 눈만큼이나 깊은 정적이 찾아왔다.해리는 그러나

그게 음울하기보다는 오히려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고,그와 헤르미온느와 위즐리

형제들은 그리핀도르 탑에 마음대로 드나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며 카드 놀이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몰래 결투

연습까지도 할 수 있었다.프레드와 조지와 지니는 위즐리 부부와 함께 이집트에 있는

빌을 방문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있기로 했었다.퍼시는 그들의 행동이 유치하다며

못마땅하게 생각해서,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는 거의 내려오지 않았다.그는 이미

자기가 크리스마스 동안에 학교에 머무는 것은 이런 곤란한 시기에 선생님들을 돕는

것이 반장으로서의 의무이기 때문일 뿐이라고 그들에게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었다.

크리스마스 아침은 춥고 하얗게 밝아왔다.다섯 명이 함께 쓰는 기숙사 방에 둘만

남아있던 해리와 론은 꼭두새벽부터 옷을 다 차려 입고 선물을 들고 들이닥친

헤르미온느 때문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

"일어나," 그녀가 창문 커튼을 걷으며 큰소리로 말했다.

"헤르미온느,넌 여기에 들어오면 안되잖아." 론이 햇빛에 눈을 가리며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헤르미온느가 그에게 선물을 던지며 말했다. "난 그 약에

풀잠자리들을 더 넣느라,거의 네 시간 전에 일어났었어.이제 다 됐어." 해리가 그 말에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일어나 앉았다.

"정말이니?"

"물론이지." 헤르미온느가 론의 쥐 스캐버스를 한옆으로 옮기고 침대 끝에 앉으며

말했다. "시험해 보기엔 오늘이 딱 좋아." 바로 그 순간,헤드위그가 부리에작은 소포를

물고 방안으로 날아들었다.

"안녕," 부엉이가 침대에 내려앉자 해리가 유쾌하게 말했다. "이제는 화가

풀렸나보지?" 부엉이가 애정의 표시하도 한듯 그의 귀를 조금씩 물어뜯었다. 그건

부엉이가 지금 가져다 준 더즐리 가족에게서 온 선물보다 훨씬 더 좋은 선물이었다.

그들이 해리에게 보낸 건 고작 이쑤시개 하나와, 그가 여름 방학 동아에도

호그와트에서 보낼 수 있는지 알아보라는 쪽지 편지가 다였다. 해리의 나머지

크리스마스 선물은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 해그리드는 그에게 커다란 당밀 퍼지

통조림을 보냈으며, 론은 '대포와 함께 날기'라는 책을 주었는데, 그건 그가 가장

좋아하는 퀴디치 팀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이 나와있는 책이었다. 또

헤르미온느는 그에게 독수리 깃털로 만든 고급 깃펜을 사주었다. 해리가 마지막

선물을 뜯자 위즐리 부인이 손수 뜬 새 스웨터와 커다란 자두 케이크가 들어있었다.

그는 그녀가 보낸 카드를 읽으며 위즐리 씨의 차(그건 커다란 버드나무와 충돌한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와,론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또 한바탕 크게 벌어질 규칙 위반에 대해

생각하며 무거운 죄책감에 휩싸였다.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마셔야 하는 사람들까지도, 호그와트에서의 크리스마스 만찬을 맘껏 즐기고 있었다.

연회장은 정말 멋져 보였다. 서리가 덮인 십여 개의 크리스마스 트리와,천장을

가로지르는 서양호랑가시나무와 겨우살이의 두거운 장식 리본까지,그리고 천장에서는

마법에 걸린 눈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따뜻했으며 물기도 없었다. 덤블도어는 그들에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몇 가지 캐롤 송을 부르게 했는데,해그리드는 에그노그(술에

우유와 설탕을 섞은 것:옮긴이)가 한 잔 두 잔 들어갈 때마다 점점 더 소리 높여

시끄럽게 불러댔다. 프레드는 퍼시의 반장 배지가 '바보' 라고 읽히도록 마법을

걸었는데,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퍼시는 다른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왜 그렇게

낄낄거리며 웃느냐고 물으며 다녔다.해리는 드레이코 말포이가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새 스웨터에 대해 뭐라고 큰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있는것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행운의 여신이 그들에게 살짝만 미소지어 준다면, 말포이는 몇 시간

후면 그런 짓을 한 것을 평생 후회하게 만들 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해리와

론이 세 접시째의 크리스마스 푸딩을 다 먹어치우자 헤르미온느가 그들을 연회장

밖으로 데려가 그날 저녁의 계획을 다시 한번 일러주었다.

"아직 너희들이 변할 사람들의 모의 일부가 필요해." 헤르미온느가 마치 그들을

간단한 쇼핑을 위해 슈퍼마켓에 보내기라도 하는 듯이 사무적으로 말했다. "크레이브와

고일의 것을 구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 그 애들은 말포이의 단짝 친구들이니까,

녀석이 뭐든지 말할 게 틀림없어.그리고 또 우리가 그 녀석에게 물어보고 있는 동안

진짜 크레이브와 고일이 불쑥 나타나지 않도록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어.하지만 그

방법은 내가 이미 다 생각해 두었어." 그녀가 해리와 론의 놀란 표정을 본체만체한 채,

먹음직스런 초콜릿 케이크 두 개를 들어올리며 계속해서 말했다. "이 케이크 안에

간단한 수면제를 넣었어. 너희들은 그저 크레이브와 고일이 쉽게 이 케이크를

발견하도록 적당한 곳에 놓아두기만 하면 돼. 일단 그 애들이 잠들면, 머리카락을 몇

가닥 뽑고 그애들을 빗자루 벽장 속으로 얾겨놓도록 해." 해리와 론은 불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헤르미온느, 내 생각엔-"

"그렇게 했다간 일이 크게 잘못될 수도 있어-" 하지만 헤르미온느의 눈빛은

맥고나걸 교수의 눈빛처럼 아주 완고해 보였다.

"그 마법의 약은 크레이브와 고일의 머리카락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거야." 그녀가

엄격히 말했다. "너희들 말포이를 조사해 보고 싶지 않니?"

"아, 알았어, 알았어." 해리가 말했다. "그런데 넌? 넌 누구의 머리카락을 뽑을

거니?"

"난 벌써 준비해 뒀어!" 헤르미온느가 주머니에서 아주 작은 병 하나를 꺼내 그 안에

있는 머리카락 한 가락을 보여주며 밝게 말했다. "결투 클럽에서 나와 몸싸움을 벌였던

밀리센트 벌스트로드 기억나니? 그 애가 내 목을 조를 때 내 망토에 이게 묻었지뭐야!

그 앤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집에 갔어-하지만 그저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돼." 헤르미온느가 부산을 떨며 폴리주스 약을 다시 살펴보러 가자,론이

사형 선고라도 받은 것 같은 표정으로 해리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거 너무 위험한 것 같지 앟니?" 하지만 해리와 론의 생각과는 달리 그 계획은

1단계는 헤르미온느가 말했던 대로 놀라울 저도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그들은 차를

마신 뒤 사람이 아무도 없는 현관 안의 넓은 홀모퉁이에 숨어,슬리데린의 테이블에서

트라이블(포도주에 담근 카스텔라 류:옮긴이)을 네 그릇째 퍼먹고 있는 크레이브와

고일을 기다리고 있었다.해리는 초콜릿 케이크를 눈에 잘 띄게 계단의 난간 위에

올려놓았었다.크레이브와 고일이 연회장 밖으로 나오는 걸 발견하자,그들은 얼른 현관

옆에 있는 갑옷 뒤로 숨었다.

"얼마나 멍청한지 한번 볼까?" 론이 긴장된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을 때

크레이브와 고일이 케이크들을 가리키더니 얼른 움켜잡고 멍청하게 씩 웃으며 그걸

통째로 커다란 입 속으로 쑤셔 넣었다.잠시동안,그들은 맛있어 주겠다는 듯 게걸스럽게

씹어먹었다.그리곤,별안간 둘 다 마룻바닥으로 벌렁 나자빠졌다.이제 그들은 홀

맞은편에 있는 벽장 속에 숨기는 게 문제였다.일단 그들은 양동이와 자루걸레들

사이에 안전하게 집어넣은 후,해리는 고일의 이마를 덮고 있는 억센 머리카락

두어개를 홱 잡아당겼고,론도 크레이브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았다.신발도 잠시

빌려야 했다.자신들의 신발이 크레이브와 고일의 발 크기에 비해 너무 작았기

때문이었다.그리고는 일이 계획대로 술술 잘 풀리는 것 같아 조금 싱거운 기분으로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달려갔다.헤르미온느가 젓고 있는 냄비에서 나오는 자욱한

검은 연기 때문에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해리와 론은 망토를 얼굴로

끌어올리고,조용히 문을 노트했다.

"헤르미온느?" 자물쇠를 옆으로 밀어서 여는 소리가 나더니 헤르미온느가 아주

상기된 얼굴로 나타났다.그녀 뒤에서는 끈적끈적한 약이 거품을 일으키며 부글부글

끊고 있었다.변기 위에는 커다란 유리컵 세 개가 준비되어 있었다.

"구했어?" 헤르미온느가 죽이고 물었다.해리가 그녀에게 고일의 머리카락을

보여주었다.

"좋았어.난 세탁실에서 이 망토들을 슬쩍 집어왔어." 헤르미온느가 작은 자루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크레이브와 고일이 되면 더 큰 망토가 필요할 것 같아서

말야." 그들 셋은 냄비 속의 약을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가까이 다가가서 보자,꼭

거무스름한 색의 걸쭉한 진흙이 부글부글 끊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갈 건 다 들어갔어." 헤르미온느가 '모스테 포텐트 마법의 약' 책의 얼굴진

페이지를 초조하게 다시 훑어보며 말했다. "모양이 꼭 책에서 설명한 대로야...그걸

마신 뒤 정확히 한 시간 뒤,우린 원래 모습으로 다시 변할 거야."

"이제 무얼 하지?" 론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걸 석 잔으로 나눈 뒤 머리카락을 넣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그 약을 국자로 푹

떠서 각 유리컵에 담았다.그리곤,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밀리센트 벌스트로드의

머리카락을 병에서 흔들어 빼내어 첫 번째 유리컵에 넣었다.그러자 그 마법의 약이

끓어오르는 주전차처럼 큰소리로 쉬쉬거리며 거품이 일었다.그리고 잠시 뒤,메스꺼운

노란색으로 변했다.

"에구.밀리센트 벌스트로드 그 애랑 똑같은 색깔이네." 론이 그것을 보고 질색하며

말했다. "맛도 틀림없이 메스꺼울 거야."

"너희들도 넣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해리는 고일의 머리카락을 가운데 유리컵에

떨어뜨렸고,론도 크레이브의 것을 마지막 컵에 넣었다.두 유리컵 모두 쉬쉬 대면서

거품이 일었다.그리고 고일의 머리카락을 넣은 컵은 국방색으로,크레이브의 머리카락을

넣은 건 거무스름한 갈색으로 변했다.

"잠깐만." 론과 헤르미온느가 컵을 집으려고 손을 뻗자 해리가 말했다. "다같이 이

안에서 마시면 안 될 것 같아...우리가 크레이브와 고일로 변하면 이곳이 너무 비좁을

거야.그리고 밀리센트 벌스트로드의 몸집도 그리 작지는 않잖아."

"좋은 생각이야." 론이 문의 자물쇠를 열며 말했다. "각자 다른 화장실로 들어가자."

폴리주스 마법의 약을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해리는 가운데 화장실 안으로 살짝

들어갔다.

"준비됐니?" 그가 소리쳤다.

"준비됐어." 론과 헤르미온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나...둘...셋..." 코를 꼭 잡고,해리는 그 약을 두 모금에 죽 마셨다. 푹 삶은 양배추

맛이 났다.약을 마시자마자,마치 살아있는 뱀을 삼키리라도 한 듯 속이 뒤틀리지

시작했다.그는 허리를 구부린 채로,혹시 잘못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그때

위장에서부터 손끝 발끝까지 타는 듯한 강렬한 느낌이 빠르게 퍼져나갔다.그리고

온몸이 녹아 내리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면서 몸 여기저기의 살갗에 뜨거운

밀랍처럼 거품이 일었다.손가락은 굵어지고, 손톱은 넓어졌으며, 손마디가 나사못처럼

부풀어오르며 양손이 커지기 시작했다.양 어깨는 아프게 잡아늘여졌으며 이마가

따끔거리는 것으로 보아 머리카락이 눈썹 쪽으로 슬금슬금 내려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술통이 터져 버리는 것처럼 가슴이 팽창하더니 망토가 찢겨졌다.부풀어오른

발이 사이즈가 작은 신발 속에서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시작했을 때처럼

갑자기,모든 게 멈췄다.해리는 맨끝 화장실에서 시무룩하게 꼴꼴거리는 머틀의 소리를

들으며,돌처럼 차가운 마룻바닥에 얼굴을 대고 누워 있었다.그는 발을 흔들어 간신히

신발을 벗어버리고 일어났다.고일로 변한 걸 느낄 수 있었다.그는 커다란 손을

떨며,발목 위로 30센티나 기어올라가 있는 망토를 벗은 뒤,헤르미온느가 훔쳐온

망토를 입고,보트처럼 큰 고일의 구두끈을 졸라맸다.눈을 덮고 있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려고 손을 올리자 이마밑으로 늘어진 억센 머리카락이 느껴졌다.그리고 고일은

안경을 끼지 않기 때문인지 모든것이 흐리멍텅하게 보였다.그는 안경을 벗고 소리쳤다.

"너희 둘 다 괜찮니?" 그의 입에서 귀에 거슬리는 고일의 낮은 목소리가 나왔다.

"응." 오른쪽 화장실에서 툴툴거리는 듯한 크레이브의 굵고 낮은 소리가

들렸다.해리는 문을 열고 금이 간 거울 앞으로 걸어나갔다.고일이 멍청하고 옴폭

들어간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해리가 귀를 긁자 거울 속의 고일도 그렇게

했다.론의 문이 열렸다.그들은 서로 빤히 바라보았다.낯빛이 창백하고 충격받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말고는,론은 푸딩 그릇 같은 헤어스타일로부터 고리라 같은 긴 팔까지

어김없이 크레이브였다.

"이거 정말 믿을 수가 없어." 론이 거울 앞으로 다가가 크레이브의 납작한 코를

찌르며 말했다. "믿을 수가 없어."

"서두르는 게 좋겠어." 해리가고일의 굵은 손목을 조이고 있는 손목시계를 느슨하게

하며 말했다. "그런데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은 어디에 있지? 누군가 쫓아갈 살마이

있으면 좋은 텐데..." 론이 해리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가 말했다. "고일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니깐 굉장히 이상해." 그가 헤르미온느의 문을 세게 두드렸다. "빨리

나와,가게..." 높은 음조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그에게 대답했다.

"난-난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난 놔두고 그냥 가."

"헤르미온느,밀리센트 벌스트로드가 못생긴 거 다 알아,그게 너라는 건 아무도 알지

못할 거야-"

"아냐-정말이지-난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너희 둘 빠리 서둘러,시간 허비하지

말고" 해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론을 바라보았다.

"그래,그렇게 하니깐 훨씬 더 고일답다." 론이 말했다. "선생님이 질문할 때마다

녀석은 항상 그런 표정을 짓잖아."

"헤르미온느,괜찮니?" 해리가 문틈으로 말했다.

"괜찮아-난 괜찮아...어서 가-" 해리는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았다.귀중한 60분 중

5분이 벌써 지나가 버렸다.

"그럼 여기서 다시 보자,알았지?" 그가 말했다.해리와 론은 화장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주위에 아무도 없는지 살핀 뒤 출발했다.

"팔 좀 휘두르지 마." 해리가 론에게 비밀히 말했다.

"뭐라구?"

"크레이브는 팔을 꼭 붙이고 있잖아..."

"이건 어때?"

"그래,훨씨 낫다..." 그들은 대리석 계단을 내려갔다.이제 슬리데린의 학생

후게실까지 쫓아갈 슬리데린 학생 하나만 찾으면 되었다.하지만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좋은 생각 없니?" 해리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항상 저쪽에서 아침 먹으러 오던데," 론이 지하 감옥 입구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구 입구에서 고수머리를 글게

늘어뜨린 여자아이 하나가 나타났다.

"미안하지만," 론이 허둥지둥 그 애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 학생 휴게실로 가는

길을 잊어먹었거든."

"뭐라구?" 그 여자아이가 딱딱하게 말했다. "우리 학생 휴게실이라니? 난 래번클로

학생이야." 그 애가 수상쩍다는 듯이 그들을 돌아보며 걸어갔다.해리와 론을 급히

돌계단을 내려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크레이브와 고일의 커다란 발이 마룻바닥에

닿을 때마다 발자국 소리가 굉장히 크게 울려 퍼졌다.왠지 이 일이 예상만큼 쉽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복도는 미로처럼 복잡했지만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그들은

초조하게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학교 밑으로 점점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15분쯤

뒤,거의 자포자기하다시피 했을 때,앞에서 별안간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하!" 론이 흥분해서 말했다. "이제야 찾았군!" 옆방에서 누군가가 나오고

있었다.그러나 서둘러 가까이 갔을 때,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건 슬리데린의 학생이

아니라,퍼시였다.

"너,여기서 뭐하니?" 론이 놀라서 말했다.퍼시는 시분이 좋은 않은 것 같았다.그가

딱딱하게 말했다. "네가 알 바 아냐,너 크레이브 맞지?"

"뭐? 어,응." 론이 말했다.

"빨리 기숙사로 들어가." 퍼시가 엄하게 말했다. "요즘 같을 땐 어두운 복도를

돌아다니는 게 위험하니깐 말야."

"너도." 론이 되받아쳤다.

"난." 퍼시가 몸을 바로하며 말했다. "반장이야.아무 것도 감히 날 습격할 생각은

하지 못할 거야." 해리와 론 뒤에서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들에게로 어슬렁어슬렁 다가왔다.해리는 난생 처음으로,그를 만난 게 너무나 기뻤다.

"너희들이구나." 그가 그들을 바라보면서 점잔빼며 말했다. "여태 연회장에서 먹고

있었던 거니? 괜히 이리저리 찾아다녔잖아.정말로 이상한 걸 보여주려고 했단 말야."

말포이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퍼시를 흘끔 바라보았다.

"그런데 넌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위즐리?" 그가 비웃으며 말했다.퍼시가 격분한

것 같았다.

"학교 반장에서 좀더 공손하게 굴도록 해!" 그가 말했다.  "그런 식으로 했다간

언젠가 혼날 줄 알아." 말포이가 코웃음을 치며 해리와 론에게 따라오라는 시늉을

했다. 해리는 퍼시에게 사과의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멈추고 허둥지둥 말포이를

쫓아갔다.다음 통로로 돌아갔을 때 말포이가 말했다. "저 피터 위즐리를 그냥-"

"퍼시야." 론이 무심코 그의 말을 바로잡아 주었다.

"아무려면 어때." 말포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난 그가 최근 들어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걸 여러 번 봤어.뭘 하고 다니는지는 다 알아.자기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를 한 손으로 잡을 거라고 생각하는 있는 게 뻔해." 그가 조롱 섞인 짧은 웃음을

지었다. 해리와 론은 흥분한 표정을 주고받았다.말포이는 아무 장식 없이 쭉 뻗은 습기

찬 돌담 옆에 멈춰 섰다.

"새 암호가 뭐지?" 그가 해리에게 말했다.

"어-" 해리가 말했다.

"아,그래-순수 혈통이지!" 말포이가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말하자,벽 속에 감춰져

있던 돌문이 스르르 열렸다.해리와 론은 말포이를 따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은 거친 돌 벽으로 둘러싸인,천장이 낮은 길다란 지하

방이었는데 천장에는 초록빛 나는 둥근 전등이 사슬에 매달려 있었다.정교하게 조각된

벽난로의 선반 밑에서는 불이 딱딱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고,그 주위에는 등이 높은

의자에 않아있는 슬리데린의 몇 명의 검은 윤곽이 보였다.

"여기서 기다려." 말포이가 난로 뒤에 있는 빈 의자 두어 개를 몸짓으로 가리키며

해리와 론에게 말했다. "난 가서 그걸 가져올게.우리 아버지가 조금 전에 내개 보내준

거야-" 말포이가 무엇을 보여줄 건지 궁금해하면서ㅡ해리와 론은 최대한 편해 보이는

척하며 앉아 있었다.잠시 뒤 말포이는 가위로 오려낸 신문 조각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돌아왔다.그는 그것을 론의 코밑으로 밀었다.

"읽으면 재미있을 거야." 그가 말했다.해리와 론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지는 것을

보았다.그는 그 오려낸 신문을 얼른 읽고 억지 웃음을 지으려,해리에게

건네주었다.그건 '예언자 일보'에서 오려낸 기사 조각이었다.

마법부에서의 조사

머글 문화유물 오용 관리과의 과장인 아서 위즐리는 오늘 머글 차에 마법을 건 죄로

50갈레온의 벌금에 처해졌다.금년 초에 마법에 걸린 차가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추락하자 이 학교의 이사장 루시우스 말포이 씨는 오늘 위즐리 씨의 사임을 요구했다.

"위즐리씨는 마법부의 며예를 실추시켰습니다." 말포이 씨는 리포터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법을 제정하는 일에는 확실히 부적합하며 그의 우스꽝스러운 머글

보호 법령은 즉시 폐기되어야 합니다." 위즐리 씨는 여기에 대해 어떤 논평도

거부했고,거의 아내는 리포터들에게 당장 나가라며,그렇지 않으면 그 가족의 굴

귀신에게 그들을 습격하게 할 거라고 협박했다.

"어때?" 해리가 그 오려낸 신문을 그에게 다시 돌려주자 말포이가 조바심 내며

말했다. "우습지 않니?"

" 하,하." 해리가 찬바람 나게 말했다.

"아서 위즐리는 머글들은 너무 좋아해서 탈이야.그는 차라리 요술지팡이를 뚝

부러뜨리고 그들에게로 가서 사는 게 나을 거야." 말포이가 경멸하는 투로 말했다.

"위즐리 가족은 전혀 순수 혈통처럼 행동하지 않는 단 말야." 론의

-아니,크레이브의-얼굴이 화가 나서 일그러졌다.

"왜 그래,크레이브?" 말포이가 날카롭게 말했다.

"배가 아파서." 론이 툴툴거렸다.

"그럼,병동으로 올라가서 나 대신 저 모든 잡종들을 발길로 한 번씩 걷어차 줘."

말포이가 낄낄거리며 말했다. "이 모든 습격 사건들이 '예언자 일보'에 아직 실리지

않았다는 게 정말 놀라워." 그가 생각에 잠겨 계속했다. "내 생각엔 덤블도어가 그

모든 걸 쉬쉬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계속된다면 그는

파면당하고 말 거야.우리 아버지는 언제나 늙은이 덤블도어가 이곳에서 가장

골칫거리라고 하셨어.그가 머글 태생들을 좋아하기 때문이지.훌륭한 교장 선생님이라면

크리비 같은 인간 쓰레기를 들어오게 하지 않았을 거야." 말포이는 상상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며 콜린 흉내를 냈는데,지독하게 똑같아 보였다. "네 사진 찍어도

되니,포터" 사인 좀 해줄 수 있니? 네 신발 좀 핥아도 되니,제발, 포터?" 그가 손을

내리고 해리와 론을 바라보았다.

"너희 둘 왜 그러니?" 아주 늦제서야,해리와 론이 억지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말포이는 흡족해하는 것 같았다.어쩌면 크레이브와 고일은 아둔해서 늘 한

발짝 늦게 이해하는지도 몰랐다.

"성인포터,잡종의 친구." 말포이가 천천히 말했다. "그 녀석도 마법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감정을 갖고 있어.그렇지 않으면 저 잘난 체하는 잡종,그레인저와 붙어 다니지

않을 거야.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녀석이 슬리데린의 후계자라고 생각하다니!" 해리와

론은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말포이는 확실히 조금만 있으면 그게 자신이라고 말할

것이다-그러나 그 때-

"그런데 도대체 그가 누굴까?" 말포이가 성을 내며 말했다. "알기면 하면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 론의 입이 딱 벌어졌다.그러자 크레이브가 평소보다 훨씬 더 우둔해

보였다.다행히 말포이는 눈치채지 못했고,해리는 얼른 머리를 굴며 말했다. "넌 그래도

그 뒤에 누가 있는지 조금은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다는 걸 너도 알잖아,고일,몇 번을 말해야 되겠니?" 말포이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지난 번에 비밀의 방이 열렸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해주려고 하시지 않아.물론 그건 50년 전이었으니까,아버지는 학교 다니던

시절보다도 훨씬 이전에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아버진 다 알고 계셔.그런데 아버진

그걸 비밀로 해두어야 한다는 거야.그것에 대해 너무 많이 알면 수상쩍어 보일

거라면서 말야.하지만 난 한 가진 알아-지난번에 비밀의 방이 열렸을 때,잡종이

죽었다는 거야.그러니까 그들 중 하나로 정말로 죽는 건 시간 문제야...난 그게

그레이저였으면 좋겠어." 그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론은 크레이비의 커다란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론이 말포이를 주먹으로 한반 갈기기라도 한다면 탄로가 나고 말 게

분명했으므로,해리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에게 경고의 눈길을 던지며 말했다.

"지난번에 그 방을 연 사람은 잡혔니?"

"응...그 사람은 쫓겨났어." 말포이가말했다. "어쩌면 아직도 아즈카반에 있을지도

몰라."

"아즈카바-마법사의 감옥 말야,너 그것도 모르니 고일?" 말포이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솔직히 ,넌 머리가 너무 안 돌아가,구제 불능이야." 그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의자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말했다. "아버지는 내게 자중하고 있으라고

하셔.슬리데린의 후계자가 그걸 잘해내도록 말야.학교가 그 모든 잡종의 때를 없애는

게 필요하긴 하지만,그 일을 한 짓으로 오인받을 짓은 하지 말라는

말씀이시지,물론.아버진 당장에는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으셔.마법사가 지낮주에

우리 영지를 불시 단속 했다는 거 아니?" 해리는 고일의 멍청한 얼굴을 억지로 흥미

있어하는 표정으로 만드느라 애썼다.

"그래..." 말포이가 말했다. "다행히,그들은 많이 찾아내지는 못했어.아버진 굉장히

귀중한 어둠의 재료를 갖고 계시거든.하지만 운 좋게도,우리 집 마루 밑에 있는 밀실은

아무도 찾아내지 못했어-"

"와!" 론이 말했다. 말포이가 그를 바라보았다.해리도 그랬다.론은 얼굴이

빨개졌다.그의 머리카락조차 빨갛게 변하고 있었다.그리고 코도 서서히 길어지고

있었다.-시간이 가까워오자,론이 다시 본래 모습으로 바뀌고 있었고,그가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해리를 바라본 것으로 보아,그 역시 변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들은 둘 다

벌떡 일어났다.

"배아픈 데 먹는 약을 좀 찾아봐야겠어." 론이 툴툴거리며 말했다.그리고 그들은

말포이가 눈치채지 못했길 바라며,쏜살같이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을 뛰쳐나와 돌

벽으로 가서는,그 복도를 단숨에 빠져 나왔다.몸이 오그라들자 해리는 발이 고일의

커다란 신발에서 이리저리 미끄러지는 걸 느낄수 있엇고 긴 망토가 발에 밟혔으므로

자꾸 끄집어 올려야 했다.그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계단을 올라가 어두운 현관 안의

홀로 들어갔다.홀 안 가득 벽장 속에 갇힌 크레이브와 고일이 문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그들은 크레이브와 고일의 신발을 벽장 문 밖에 놔둔 채,양말을

신은 채로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모우닝 머틀의 화장실로 향했다.

"완전히 시간 낭비한 건 아니었어." 론이 화장실로 들어간 뒤 문을 닫으면서

헐떡이며 말했다. "학생들을 습격하고 있는 게 누군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만,난

내일 아버지께 편지를 써서 말포이네 집 응접실 밑을 조사해보라고 말씀드릴 거야."

해리가 금이 간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그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그가 안경을 다시 낄 때 론이 헤르미온느의 화장실 문을 탕탕 쳤다.

"헤르미온느,이제 나와,네게 말할 게 아주 많아-"

"저리 가!" 헤르미온느가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와 론은 서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론이 말했다. "너도 지금쯤은 정상으로 돌아왔을텐데,우린..." 그때 그

화장실 문에서 모우닝 머틀이 미끄러지듯 나왔다.해리는 그 애가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 처음 보았다.

"우으으으,조금 있다 봐." 그 애가 말했다. "정말 끔찍해-" 그리고는 자물쇠를 미는

소리가 들리더니 헤르미온느가 망토를 머리 위로 끄집어 올린 채로,훌쩍이면서 나왔다.

"무슨 일이야?" 론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아직도 밀리센트의 코나

뭐 그런 걸 갖고 있는 거니?" 헤르미온느가 망토를 내리자 론이 뒷걸음질을

쳤다.그녀의 어굴이 까만 털로 뒤덮여 있었다.눈은 노랗게 변했고 머리카락 사이로는

길고 뾰족한 귀가 삐죽이 나와 있었다.

"그건 고-고양이의 털이었어!" 그녀가 울며 말했다. "미-밀리센트 벌스트로드가

고양이를 가-갖고 있는 줄은 몰랐지 뭐야!그리고 그 야-약은 동물 둔갑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되어 있어!"

"으으." 론이 말했다.

"너도 굉장히 놀림받겠다." 머틀이 유쾌히 말했다.

"괜찮아,헤르미온느." 해리가 얼른 말했다. "우리가 병동으로 데려다 줄게.폼프리

부인은 절대 많이 물어보지 않아..." 헤르미온느를 설득해 화장실로 나오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그들의 뒤에 대고 모우닝 머틀의 큰소리로 웃어대며 소리쳤다. "너한테

꼬리가 달렸다는 걸 모두 알게 되면 정말 재밌겠다.하하."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