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장
벽면에 쓰여진 경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니? 무슨 일이야?"
말포이의 외침소리에, 아구스 필치가 사람들을 어깨로 밀어 헤치고 앞으로 걸어나왔다가 노리스 부인을 보자 주춤하며 얼굴을 움켜쥐었다.
"내 고양이. 내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가 해리에게로 고개를 홱 돌려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너." 그가 날카롭게 외쳤다. "너, 네가 내 고양이를 죽였지. 네가 내 고양이를 죽였지. 널 죽이고 말겠어. 내가."
"아구스."
덤블도어 교수가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그곳으로 왔다. 잠시 후, 그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옆으로 지나가 횃불 선반에서 노리스 부인을 떼어냈다.
"나와 같이 가세, 아구스." 그가 필치에게 말했다. "포터 군, 위즐리 군, 그레인저 양,자네들도."
록허트가 몹시 궁금한 듯 앞으로 걸어나왔다.
"제 사무실이 가장 가까운데요, 교장 선생님. 바로 위층이에요. 마음 편히 가세요."
"고맙네, 질데로이."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사람들이 그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말없이 길을 내주었다. 록허트가 흥분해서 으스대는 표정으로 허둥지둥 덤블도어 교수를 따라갔다. 맥고나걸 교수와 스네이프 교수도 따라갔다.
그들이 록허트의 어두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사방의 벽에서 한바탕 동요가 일었다. 해리는 머리에 롤러를 말고있던 사진 속의 록허트들이 어디론가 살짝 피하는 걸 보았다. 진짜 록허트가 책상 위에 있는 촛불들에 불을 붙이고 뒤로 물러섰다. 덤블도어가 반들반들한 책상 위에 노리스 부인을 내려놓고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촛불 불빛이 잘 비치지 않는 의자에 앉아 긴장한 얼굴로 덤블도어 교수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덤블도어 교수는 긴 매부리코 끝이 노리스 부인의 털 끝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굽히고 고양이를 긴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렀다. 맥고나걸 교수도 눈을 가늘게 뜨고 상체르 ㄺ 혀 노리스 부인을 살폈다. 그들 뒤에 서있는 스네이프 교수는 어둠에 반쯤 가려져 있어서 흐릿하게 보였는데, 웃지 않으려고 무진 애쓰고 있는 듯, 아주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또 록허트는 그들 주위를 왔다갔다 하며 이런저런 제안을 하고 있었다.
"그 고양이를 죽인 건 저주가 확실해요. 아마 '트랜스모그리피안 고문' 일 겁니다. 전 그것이 사용되는 걸 여러 번 본적이 있어요. 제가 그곳에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고양이를 구했을 텐데 말입니다, 제가 그 저주를 푸는 반대 저주를 알고있거든"
록허트의 설명은 필치의 노골적인 흐느낌 때문에 중단되었다. 그는 노리스 부인을 차마 볼수가 없어 두 손으로얼굴을 감싸고, 책상 옆 의자에 맥없이 앉아 있었다. 해리는 필치를 싫어하긴 했어도, 조금은 가여운 생각이 안 든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신세가 훨씬 더 가엾게 여겨졌다. 만일 덤블도어교수가 필치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그는 쫓겨날 것이 분명했던 것이다.
덤블도어 교수는 이제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며 요술지팡이로 노리스 부인을 가볍게 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고양이는 그저 박제된 것 같은 모습 그대로였다.
"우아가도구에서도 유사한 일이 일어났던 기억이 나는군요." 록허트가 말했다. "습격이 잇따라 일어났었는데, 그 자세한 이야기는 제 자서전에 있긴 합니다만, 제가 그곳 사람들에게 다양한 부적으 나눠주자, 그 사건이 글세 단번에 해결되었지 뭡니까."
벽에 걸린 록허트의 사진들이 그가 말한 것에 동의라도 하는 듯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한 사진은 깜박했는지 여전히 헤어네트를 쓰고 있었다.
마침내 덤블도어 교수가 일어섰다.
"죽은 건 아닐세, 아구스."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록허트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살인을 미리 막아냈는지 세고 있다가 갑자기 멈췄다.
"죽지 않았다구요?" 필치가 손가락 사이로 노리스 부인을 바라보며 목이 메어서 말했다. "그런데 고양이가 왜 저렇게, 저렇게 뻣뻣하고 꼼짝도 하지 않는 거죠?"
"그 고양이는 돌처럼 굳어진 걸세." 덤불도어 교수가 말했다. ("아하,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록허트가 말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네."
"저 아이에게 물어보세요." 필치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해리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2학년 짜리 학생은 절대 이런 일을 할 수가 없다네." 덤블도어 교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어둠의 마법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고등 마법뿐이네."
"저 애가 그랬어요, 저 애가 그랬다구요." 필치가 큰소리로 말했다. 볼이 주머니처럼 축 늘어진 그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 애가 벽에다 뭐라고 썼는지 보셨잖아요. 저애가 봤어요. 제 사무실에서 . 저 애가 봤어요. 제가. 제가" 필치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저 애는 제가 스큅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가 말을 마쳤다.
"전 노리스 부인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어요." 해리가 벽에 붙어있는 샂딘 속의 록허트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하고 있다는 불편한 느낌 속에 큰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전 스큅이 뭔지도 몰라요."
"엉터리 같은 소리마." 필치가 무서운 어조로 말했다."저앤 속성 마법 과정에 관한 제 편지를 봤어요."
"제 의견을 말씀드린다면, 교장 선생님." 어둠속에서 스네이프 교수가 말하자, 해리의 두려움이 더욱 커졌다. 스네이프 교수가 결코 그에게 유리한 말을 하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포터와 그의 친구들이 그곳에 간게 우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마치 그것을 의심하기라도 하는 듯이 냉소로 이이 비틀렸다. "몇 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 애가 도대체 왜 위층 복도로 갔던 것일까요? 그 애는 왜 할로윈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걸까요?"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가 일제히 그 사망일 파티에 대해 말했다. "수백명의 유령들이 있었어요. 저희들이 거기에 있었다는 걸 그들이 말해줄 거예요."
"그런데 왜 나중에라도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지?" 스네이프 교수의까만 눈이 촛불을 받아 무섭게 번득였다. "그 복도로 왜 올라갔지?"
론 헤르미온느가 해리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해리는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는 걸 느꼈다. 왠지 자신밖에 들을 수 없는 어떤 형체 없는 목소리에 이끌려 그곳에 갔었다고 말한다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러 가려고 했기 때문이었어요." 그가 말했다.
"저녁도 먹지 않고 말이니?" 스네이프 교수가 가늘고 긴 얼굴에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생각에 유령들의 파티엔 산 사람들이 먹을 만한 음식이 있었을 것 같지 않은데."
"저희들은 배가 고프지 않았어요." 배에서는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지만 론이 큰소리로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한층 더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교장 선생님, 포터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그가 말했다. "따라서 저 애가 모든걸 말할 준비가 될 때까지 어떤 특권들을 박탈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 애를 그리핀도 이 퀴디치 팀에서 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세베루스" 맥고나걸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제가 볼땐 그 아이에게 퀴디치를 못하게 할 어떤 이유도 없어요. 고양이는 빗자루로 머리를 얻어맞은 게 아니잖아요. 포터가 어떤 잘못을 했다는 증거도 전혀 없구요."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를 날카로운 눈초리로 쳐다보거 있었다.그가 반짝이는 하늘빛 눈으로 뚫어지게 바라보자 해리는 꼭 엑스레이 검사를 받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죄가 입증될 때까지는 무죄예요. 세베루스." 그가 확고하게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는 매우 화난 것처럼 보였다.필치도 그랬다.
"제 고양이가 돌처럼 변해버렸어요." 그가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눈을 하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벌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말도 안돼요. 전 누군가가 벌 받는 걸 꼭 봐야겠어요."
"그 고양이는 고칠 수 있을 거요. 아구스." 덤블도어 교수가 참을성 있게 말했다. "스프라우트 교수가 최근에 맨드레이크를 조금 구했어요. 그것들이 완전히 자라게 되면 노리스 부인을 다시 살아나게 할 마법의 약을 만들게 하리다."
"제가 만들겠어여." 록허트가 끼어 들었다. "전 그걸 수백 번도 더 만들어보았거든요. 맨드레이크 의식 회복약 쯤은 잠을 자면서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미안하지만," 스네이프 교수가 냉기가 도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학교에서 마법의약 선생은 바로 저인 것 같은데요."
잠시 매우어색한 순간이 흘렀다.
"너희들은 잠시 가도 좋다." 덤블도어 교수가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에게 말했다.
그들은 사실 뛰지는 않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걸음을 빨리했다. 록허트의 사무실 바로 위층에 도달하자. 그들은 빈 교실로 들어가 문을 조용히 닫았다. 해리는 친구들의 어두운 얼굴을 흘끗 보았다.
"너희들은 내가들은 저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대해 그들에게 말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니," 론이 주저없이 말했다. "아무도 들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은건, 마법사 세계에서조차도 좋은 징조가 아냐."
론의목소리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았는지, 해리가 물었다. "날 믿지, 안그래?"
"물론이야." 론이 얼른 말했다. "하지만 너도그게 이상하다는 건 인정해야 해."
"나도 그게 이상하다는 건 알아." 해리가 말했다. "그것뿐 아냐. 모든 게 이상해. 벽에 쓰여진 글은 무슨 말일까? 그 방이 열렸다.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지?"
"일종의 경종을 울린 거야." 론이 천천히 말했다. "누군가가 언젠가 호그와트에 있는 비밀의 방에대해 얘기해준 적이 있었던 것 같아. 아마 빌 형이었을 거야."
"그런데 스큅이란 건 또 뭐니?" 해리가 물었다.
놀랍게도, 론이 숨넘어갈 듯 낄낄거렸다.
"필치가 스큅이라니 생각할수록 정말 웃겨." 그가 말했다.
"스큅은 마법사 혈통이지만 마법의 힘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말해. 말하자면 머글 태생의 마법사와 반대라고나 할까. 하지만 스큅은 아주 드물어. 필치가 만약 속성 마법과정에서 마법을 배우려고 했다면, 그는 스큅인게 분명해. 그리고보니 그의 행동이 다 이해가 가. 그가 학생들을 그렇게 미워한것도 어쩌면 다 그 때문일거야." 론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엇다 "씁쓸하겠지."
어딘가에서 시계 종이 울렸다.
:자정이야." 해리가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가 와서 또 다른 문제로 우리를 모함하기 전에 빨리 기숙사로 올라가는게 좋겠어."
며칠동안, 학생들은 모두 노리스 부인이 습격 받은 얘기만 했다. 필치는 그 습격자가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기라도 하는지, 고양이가 습격받은 장소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면서, 사람들을 계속 긴장시켰다. 해리는 그가 스코워 부인의 '신비한 다목적 오물 제거제'로 벽에 쓰여진 글귀를 박박 문질러 닦는 걸 몇 번이나 보았지만, 아무 효과가 없엇다. 그 글귀는 오히려 어느 때보다도 밝게 번득일 뿐이었다. 필치는 그 범죄현장을 지키고 있지 않을 때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복도들을 살금살금 기어다니면서, 아무 학생이나 발로 툭툭 건드리며 '시끄럽게 숨쉬었다'거나 '행복해보인다' 같은 말도 되지 않는 죄목을 붙여 벌을 주려고 했다.
지니 위즐리는 노리스 부인이 그렇게 된 걸 보고 매우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론은 그녀가 고양이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넌 노리스 부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잖아." 론이 그녀의 기분을 돋우어 주려고 말했다. "솔직히, 그고양이가 없으니까 정말 살 것 같아." 지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호그와트에서 이런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아냐." 론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런짓을 한 미치광이는 곧 잡혀서 쫓겨날 거야. 하지만 난 그 미치광이는 곧 잡혀서 쫓겨날 거야. 하지만 난 그 미치광이가 필치를 돌로 만들어 버린 다음에나 쫓겨났으면 좋겠어. 아냐, 아냐, 그저 농담한 거야." 지니의 얼굴이 창백해지자 론이 부랴부랴 덧붙였다.
그 습격은 또 헤르미온느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헤르미온느가 많은 시간을 책을 읽으며 보내는 건 아주 예사로운 일이긴 했지만, 그녀는 이제 줄곧 책하고만 씨름했다. 해리와론이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도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다음 수요일이 되어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해리는 마법의 약 수업이 끝난 뒤 스네이프 교수에게 붙잡혀 책상을 닦아야 했다.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있는 론을 만나기 위해 이층으로 가는데 후플푸프의 저스틴 핀치 플레츨 리가 약초학 수업을 마치고 걸어오는게 보였다. 그런데 해리가 인사를 하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저스틴이 그와 눈이 마주치자, 무뚝뚝하게 돌아서더니 반대 방향으로 급히 달아났다.
해리는 론이 도서관 저 안쪽에서 마법의 역사 숙제의 길이를 재고 있는 걸 발견했다. 빈스 교수는 '중세 유럽 마법사들' 에 대한 1미터짜리 긴 작문을 숙제로 내주었었다.
"이럴 수가 아직도 20센티미터 밖에 안돼." 론이 화가 나서 내팽개치자 양피지 두루마리가 다시 또르르 말렸다. "헤르미온느는 깨알 같은 글씨인데도 1미터 40센티미터나 했는데 말야."
"그 애는 어디에 있니?" 해리가 줄자를 잡고 자신의 숙제를 펼치며 물었다.
"저기 어딘가에 있을 거야." 론이 책꽂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또 다른 책들을 찾고 있어. 그 앤 크리스마스 전에 도서관에 있는 책을 몽땅 읽을 작정인가봐."
해리가 론에게 자신을 보고 달아난 저스틴 핀치 플레츨리에 대해 말했다.
"그런 걸 뭐하러 신경쓰니. 그 앤 원래 좀 멍청하잖아." 론이 될 수있는대로 큰 글씨로 마구 갈겨쓰며 말했다. "록허트에 대한 저 엉터리 같은 말들하며."
헤르미온느가 책시렁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녀의 얼굴이 꽤 상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마침내 그들에게 무언가 말하려는 것 같았다.
"'호그와트, 그 역사' 책들을 사람들이 모두 빌려가 버렸어." 그녀가 해리와 론 옆에 앉으며 말했다. "2주는 기다려야 해. 그책을 집에다 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말야. 하지만 록허트의 책들을 다 넣고 나니까 다른 책을 넣을 공간이 있었어야지."
"그 책을 왜 찾는데?"해리가 말했다.
"다른 얘들이 그 책을 찾는 것과 똑같은 이유지 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비밀의 방의 전설에 대해 읽어보려고."
"그게 뭔데?" 해리가 얼른 물었다.
"바로 그 점이야. 나도 바로 그게 기억이 나지 않거든." 헤르미온느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리고 아무리 뒤져봐도 다른 책에서는 그 전설을 찾을 수가 없어."
"헤르미온느, 네 작문좀 읽어보자." 론이 시계를 들여다보며 절망적으로 말했다
"안돼, 그럴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갑자기 매정하게 말했다. "숙제할 시간이 열흘이나 있었는데 여태 뭐하고 이제 와서 보여달라는 거니."
"이제 5센티미터 정도만 더 쓰면돼,어서."
종이 울렸다. 론과 헤르미온느는 서로 옥신각신하며 앞장서서 '마법의 역사' 수업을 받으러 갔다.
마법의 역사는 가장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그 과목은 유일하게 유령 교수인 빈스가 가르쳤는데, 그가 칠판을 통해 교실로 들어온다는 사실이 그나마 가장 흥미로운 일이었다. 나이가 많아 얼굴이 쭈글쭈글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죽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어느 날 교무실 난로 앞에서 안락의자에 앉은 채로 죽음을 맞았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시시은 그대로 남겨둔 채 수업하러 올라갔었다고 한다. 그리고 빈스 교수의 일과는 그 이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늘 수업은 한층 더 지루했다.빈스 교수가 노트를 펼치고 낡은 청소기가 웅웅거리는 것 같은 낮고 단조로운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을 때,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거의모두 깊은 혼수 상태에 빠져버렸고, 가끔 이름이나 날짜를 받아 적어야 할 때만 잠깐잠깐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어버리곤 했다. 그런데 수업한 지 30분쯤 지났을 때 전에 없던 일이 일어났다. 누군가가 질문을 한 것이다. 바로 헤르미온느였다.
1289년의 국제 와록 협정에 대해 말하던 빈스교수가 놀란 표정으로 흘끗 올려다보았다.
"그레.어.?"
"그레인저입니다. 교수님. 혹시 비밀의방에 대해 뭐든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해서요." 헤르미온느가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딘 토마스는 입을 헤 벌리고 멍하니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갑자기 혼수 상태에서 깨어났고, 거의 엎드려 있다시피 하던 라벤더 브라운은 고개를 번쩍 들었으며 한쪽 팔로 턱을 괴고 있던 네빌 롱바텀은 놀라는 바람에 책상에 코를 박고 있었다.
빈스 교수가 눈을 깜빡거렸다.
"내가 가르치는 건 마법의 역사입니다." 그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사실을 다룹니다. 그레인저 양." 분필을 똑 부러뜨리는 것 같은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 그가 목을 가다듬고 말을 계속했다. "그 해 9월에, 사르디니아의 마법사 분과 위원회는-'"』
그가 말을 더듬거리며 멈췄다. 헤르미온느의 손이 다시 높이
들어올려져 있었다.
"그레인저 양?'
"선생님,전설이 항상 사실에 기초하고 있는 건 아니죠?'
빈스 교수는 살았든 죽었든 과거에는 강의 도중에 질문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지, 그녀를 아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
고 있었다.
'글쎄요" 빈스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요,그렇게 주장
할 수도 있을 것 같군" 그는 학생을 제대로 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것처럼 헤르미온느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학생
이 말하는 것의 전설은 대단히 물의를 일으킨,심지어 어이없
기까지 한 이야기여서◎'
그러나 학급 학생 전체는 이제 빈스 교수의 말 한마디 한마
디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는 하나같이 얼굴을 그
에게로 돌리고 있는 그들을 희미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보기
드물게 그를 향해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아이들을 보자 몹
시 어리등절해진 것 같았다.
"아,좋아요-" 그가 천천히 말했다. "가만 있자‥‥ 비밀의 방
은‥‥‥
"물론 여러분 모두 알고 있겠지만, 호그와트는 1070년 전
에-그 정확한 날짜는 확실히 모르겠지만-그 시대의 위대
한 네 명의 마녀와 마법사에 의해 창립되었어요 네 개의 학교
기숙사 이름은 고드릭 그리핀도르, 헬가 후플푸프, 로웨나 래
번클로, 그리고 살라자르 슬리데린이라는 그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입니다. 그들은 머글들의 눈을 피해 함께 이 성을 지
었어요,그 시대에는 일반 사람들이 마법을 두려워해서, 마녀
와 마법사들이 많은 박해를 받았기 때문이었3;"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흐릿한 눈으로 교실을 응시한 뒤, 계
속했다.
'편 년 동안,그 창립자들은 함께 조화를 이루어 일하며,마
법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 젊은이들을 성으로 데려와 교육시켰
죠 하지만 그 뒤 그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겼어요 슬리데
린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죠 슬리데린
은 호그와트로 데려을 학생들을 더 가려서 뽑길 바랐어요 마
법사 가족 속에서 자란 사람들에게만 마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었던 거죠 그는 머글 부모를 가진 학생들은 믿지 못하겠다
며, 받아들이길 꺼렸어요 한참 뒤, 그 문제를 놓고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 사이에 심각한 논쟁이 벌어졌고,결국 슬리데린이
학교를 떠났어요"
빈스 교수가 다시 잠간 말을 멈추고, 입술을 오므리자, 꼭 쭈
글쭈글한 늙은 거북이처럼 보였다.
'띤을 만한 역사적 문헌에는 다 이렇게 쓰여 있어요' 그가
말했타. "그러나 전혀 거짓이 없는 이들 사실은 비밀의 방이라
는 기상천외한 전설 때문에 모호해 졌어요 그 이야기에 따르
면 슬리데린이 성안에 숨겨진 방을 하나 만들었는데,다른 창
립자들은 그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겁니다.
그리고 슬리데린이 자신의 후계자가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무도 열지 못하도록 그 비밀의 방을 봉쇄해 두었다는 겁니다. 그 후계자만이 비밀의 방을 열고,그 안에 있는 끔찍한 것
을 풀어, 마법을 공부할 가치가 없는 모든 학생들을 제거하도
록 말이죠"
그가 이야기를 마치자 기나긴 침묵이 흘렸다. 하지만 그건
빈스 교수의 수업시간에 늘 있었던 활기 없는 침묵이 아니었
다. 모두가 더 듣고 싶은 듯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으므
로 분위기가 좀 거북했다. 빈스 교수는 약간 화난 것처럼 보였
다.
"그 모든 이야기는 물론 터투니없는 영터리입니다. " 그가 말
했다. '학교 당국은 물론 가장 학식이 높은 마녀와 마법사들이
그러한 방을 찾기 위해 수없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건 그저 속임수에 잘 넘어가는 사람
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꾸며진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
헤르미온느의 손이 다시 번쩍 들어올려졌다.
"선생님-그 방 '안에 있는 끔찍한 것'이라는 건 정확히 무
얼 말하는 건가요?'
'그건 슬리데린의 후계자만이 통제할 수 있는 어떤 괴물이
라고 생각되고 있어요" 빈스 교수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학급 학생들이 겁먹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잘 들어요, 그런 괴물은 존재하지 않아_인' 빈스 교수가 노
트를 이리저리 넘기며 말했다. '그런 방도 그런 괴물도 없어
요"
"하지만 선생님.' 시무스 피니간이 말했다. '만일 그 방이 오
직 슬리데린의 진정한 후계자에 의해서만 열린다면,그 사람
을 제외한 다른 어느 누구도 그 방을 찾아낼 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요?'
'그건 말도 안돼요' 빈스 교수가 화난 어조로 말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호그와트의 역대 교장 선생님들이 전혀 찾아
내지 못했는데◎'
"하지만, 교수님.' 패르바티 패틸이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말
했다. '그것을 열기 위해서는 어둠의 마법을 사용해야만 할지
도 모르잖아요'
'아법사가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건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패틸 양,' 빈스 교수가 날카롭게 말했다. "되풀이하
지만, 덤블도어 교수와 같은 사람들은◎"
'그렇지만 어쩌면 선생님도 슬리데린과 관련이 되었을지도
모르잖아요, 덤블도어 교수가 하지 못하도록 말◎' 빈 토마스
가 이렇게 말하자,빈스교수는 더 이상참을수가 없었다.
"이제 그만 합시다. " 그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건 전설이에
요! 그런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슬리데린이 비밀 빗자루 벽
장 같은 걸 지었다는 아무 증거가 없어요! 여러분들에게 그러
한 하찮은 이야기를 들려준 게 후회스럽군요! 이제 역사 이야
기로 돌아갑시다. 근거 있고,믿을 만하고, 입증할 수 있는 사
실 이야기로 말입니다!"
그리고 5분도 되지 않아,그 학급은 다시 깊은 휴면 상태로
빠져들었다.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괴팍한 늙은이라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어." 수업이 끝나자 아이들이 우글우글한 복도를 지나 저
녁 식사 전에 가방을 내려놓으러 올라가며 론이 해리와 헤르
미온느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순수 혈통 운운하는 짓거
리가 그로부터 시작됐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난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그 기숙사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거야_
솔직히,만약 그 마법의 분류 모자가 날 슬리데린에 넣으려고
했다면, 난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을 거야‥‥‥
헤르미온느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지만,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슴이 불쾌하게 두근거릴 뿐이
었다.
해리는 마법의 분류 모자가 그를 슬리데린에 넣을 것을 심
각하게 고려했었다는 말을 론과 헤르미온느에게조차 한 적이
없었다. 그는 1년 전 그 모자를 썼을 때 작은 목소리가 그의
귀에 대고 말했던 걸 마치 어제 일처럼,생생히 기억할 수 있
었다. 넌 웠틸했질 수 있어. 꺽긱 렌 떳킥 속있 ㄷ1있7긋.슬릭
테린은 네가 위대해지는 데 도움이 될 거야.그건 의심의 여지
가 없지만‥‥
하지만 해리는 슬리데린 기숙사가 어둠의 마법사들을 배출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 걸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으므로, 필
사적으로 슬킥덖린은 안핀,」 라고 생각했고 그 모자가 그럼, 펙
각 촉신한71떤‥‥ 그킥핀도르간 낙을 직알‥‥ 라고 했었다. 그들
이 떼지어 이동하는 사람들을 피해 한쪽 옆으로 비켜섰을 때,
콜린 크리비가 지나갔다.
"야, 해리 !"
"안녕, 콜린." 해리가 아무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말했다.
"해리- 해리- 우리 반에 있는 어떤 아이가 그러는데 네
가 ◎'
하지만 몸집이 작았던 콜린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쏟
아져 나오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연회장 쪽으로 밀려갔다. 그
가 끽끽거리며 '나중에 봐, 해리 !"라고 외쳤다.
"그의 반에 있는 아이가 너에 대해 무슨 말을 했다는 거니?'
체르미론느가 이상하게 여겼다.
'내가 슬리데린의 후계자라는 말이겠지." 해리는 문득 아까
점심시간에 저스틴 핀치-플레출리가 그에게서 달아났던 일을
떠올리고 가슴이 또 한번 철렁 내려앉는 걸 느꼈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말이라도 믿을 거야." 론이 넌
더리가 난다는 듯 말했다.
사람들이 점점 더 줄어들자 그들은 어려움 없이 다음 계단
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비밀의 방이 정말로 있을까?'론이 헤르미온는에게 물었다.
"몰라," 그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는
노리스 부인을 고치지 못했잖아, 그걸 보면 그 고양이를 습격
한 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어쩌면-뭐랄까-인간은 아닐 거
라는 생각이 들어."
그녀가 말하는 사이 모퉁이를 돌자 바로 그 습격 사건이 일
어났던 복도 끝이 나왔다.
그들은 발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그 현장은 횃불 선반에 매
달린 뺏뻣한 고양이가 없다는 것과, '비밀의 방이 열렸다"라는
글귀가 적힌 벽에 빈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
는, 그날 밤과 똑같았다.
"필치가 망보고 있다는 곳이 바로 저긴가봐." 론이 중얼거렸
다.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크 복토에는 아무토 없었다.
'좀 살펴본다고 큰일 나지는 않겠지." 해리가 가방을 내려놓
더니 뭔가단서라도 찾으려는 듯 손과 무릎을 대고 바닥에 엎
드렸다.
'그을음 자국이야!" 그가 말했다. "여기- 그리고 여기도◎'
"와서 이것 좀 봐!"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이상해‥‥‥
해리가 일어서서 벽에 쓰여진 글귀 옆에 있는 창문 쪽으로
갔다. 헤르미온느는 가장 높은 창유리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그 주위에선 20여 마리의 거미가 갈라진 작은 틈새로 앞다투
어 달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거미들이 올라가는 데 사용한 것
같은, 은빛 거미줄 하나가 밧줄처럼 매달려 있었다.
"거미들이 저렇게 행동하는 걸 본 적 있니?' 헤르미온느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해리가 말했다. '넌, 론? 론?'
그가 어깨 너머로 보자 론이 꼭 달아나고 싶은 걸 억지로
참고 있기라도 한 듯 저만치 물러서 있었다.
"뭐하니?" 해리가 물었다.
'간- 거미들을- 좋아하지- 않아." 론이 긴장해서 말했다.
'그건 전혀 몰랐네,' 헤르미온느가 놀란 눈으로 론을 바라보
며 말했다. '마법의 약 시간에는 거미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졌
잖아‥‥‥
'◎은 건 괜찮아."론이 창문만 빼고 다른 곳들을 주의 깊게
살피며 말했다. '난그저 거미가 움직이는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낄낄거렸다.
"웃을 일이 아냐." 론이 화가 나서 말했다. "세 살이었을 때,
프레드 형은 내가 그의 장난감 빗자루를 부러뜨렸다고 내-
내 곰 인형을 엄청나게 큰 불쾌한 거미로 변신시켜버렸어‥‥
곰 인형을 들고 있는데 그게 갑자기 다리가 많은 거미로 변했
다고 생각해봐‥‥ 너희들도 아마 기겁을 했을 거야‥‥‥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진저리를 쳤다. 헤르미온느는 그럼
에도 여전히 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해리는 얼른 화제
를 돌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희들 마룻바닥에 물이 고
여 있었던 거 기억하니?그 물이 어디서 나온 걸까?누군가가
닦아냈어."
"여기쯤이었어," 론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필치의 의자를 지
나 몇 발짝 걸어가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바로 이 문이 있
는 곳이었어.'
그가 문 손잡이로 손을 뻗다가 마치 데 이기라도 한 듯 화들
짝 놀라며 얼른 손을 떼었다.
"왜 그래?' 해리가 말했다.
"들어갈 수 없어." 론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자 화장실이
야.'
"하지만, 론, 저 안엔 아무도 없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똑바
로 걸어오며 말했다. '그곳이 바로 모우닝 머틀이 사는 곳이
야. 자, 한번 들어가 보자,"
그녀가커다란 고장' 표지판을 무시한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그렇게 어둠침침하고,그렇게 침울한 화장실은 처음
이었다. 금이 가고,얼룩진 커다란 거을 밑에 깨진 세면대들이
죽 한 줄로 늘어서 있었다. 물이 흥건한 바닥에 받침까지 타들
어 간 몇 개의 동강 초들이 희미한 불빛을 비추고 있었다. 화
장실의 나무문들은 칠이 다 벗겨지고 무언가로 북북 긁혀져
있었으며,그중 하나는 경첩에서 떨어져 달랑달랑 매달려 있
었다.
헤르미온느는 손을 입술에 대고 맨 끝 화장실 쪽으로 걸어
갔다. "안녕, 머틀, 잘 있었니?'
해리와 론도 따라갔다. 모우닝 머틀이 변기 수조 위에
떠서 턱끝에 있는 여드름을 짜고 있었다
"여긴 여자 화장실이야." 그녀가 론과 해리를 수상쩍은 눈초
리로 바라보며 말했다. "저 애들은 여자가 아니잖아.'
"그래,아니야." 헤르미온느가 동의했다. '난 그저 그 애들에
게-어-이곳이 얼마나 좋은지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녀가 막연히 더러운 거울과 축축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애에게 혹시 뭐라도 보았는지 물어봐.'해리가 소리내지
않고 헤르미온느에게 속삭였다.
'너 뭐라고 속닥거리는 거니?' 머틀이 그를 빤히 보며 말했
다.
"아무 것도 아냐.' 해리가 얼른 말했다. '우린 그저 물어보고
싶은 게◎'
'난 사람들이 내 등뒤에서 말하는 건 질색이야!" 머틀이 을
음이 북받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게도 감정은 있어,죽었다
고 해도 말야◎"
'머틀,네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냐." 헤르미온느
가 말했다. '해리는 그저◎"
'내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구! 말은 그럴듯
하지!" 머틀이 악을 쓰며 말했다. "호그와트에서의 내 인생은
고통뿐이었어. 그런데 죽어서까지도 사람들은 날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아!"
'우린 네가 혹시 최근에 뭐 이상한 것을 보지 ◎했는가 해
서 온 것뿐이야.' 헤르미온느가 얼른 말했다. "왜냐하면 할로
윈 때 고양이 한 마리가 네 화장실 바로 밖에서 습격을 받았
거든."
'그날 밤에 이 근처에서 누구 못 봤니?' 해리가 물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잘 몰라.' 머틀이 마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말했다. "피브스가 날 어찌나 화나게 했던지 난 이 안
으로 들어와서 죽으려고 했었어. 그리곤 물론, 난 기억했지, 내
가- 내가◎'
"이미 죽었다는 걸 말이지.'론이 도움이 되게 말했다.
머틀이 애처롭게 흐느끼더니,공중으로 을라가,머리를 아래
로 하고 변기 속으로 풍덩 들어가며 그들에게로 물을 온통 튀
게 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흐느낌 소리의 방향으로 보
아, 그론근 변기 밑의 수도관 어딘가에 있는 게 분명했다.
해리와 론은 기가 막혀서 입을 헤 벌린 채 서 있었다. 하지
만 헤르미온느는 그런 일을 많이 당해 보았는지 어깨를
해 보였다. "솔직히, 이 정도는 약과야‥‥ 자, 가자."
해리가 머틀의 흐느낌 소리를 들으며 문을 닫았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자 그들 셋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
퍼시 위즐리가 반장 배지를 반짝거리며, 굉장히 충격 받은
표정으로 계단참에 서 있었다.
"거긴 여자 화장실이야!" 그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너희들
뭐하고있는거지?'
'그저 좀 둘러보고 있었던 것뿐이야." 론이 어깨를 으쓱했다.
'단서, 뭐 그런 거 있잖아"
퍼시가 해리에게 꼭 위즐리 부인을 생각나게 하는 표정으로
소리를 높였다.
"거기서- 당장- 나가" 퍼시가 그들 쪽으로 성큼성큼 걸
어오더니 그들을 재촉하며,손바닥으로 그의 팔을 찰싹 때렸
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야?다들 저녁 먹고 있는데 이곳에
다시 오다니"
"우리가 왜 여기에 오면 안돼?' 론이 꼼짝 않고 퍼시를 노려
보며 흥분해서 말했다. '잘 들어,형,우린 그 고양이에게 손가
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어!"
'나도 지니에게 바로그렇게 말했어."퍼시가사납게 말했다.
"하지만 그 애는 여전히 네가 쫓겨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난 그 때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르렇헤 룰안꽤하는 컨 처
음 봤어,그 애의 입장도 생각해야지,모든 1학년생들이 이 일
로 극도로 흥분하고 있단 말야◎"
'잰히 지니 핑계대지 마."론이 귀가 새빨개져서 말했다. '형
은 그저 나 때문에 학생회장 자리를 놓칠까봐 안달하고 있는
것 뿐이야'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할 줄 알아!" 퍼시가 자신의 반장
배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짧고 힘차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만하면 말귀를 알아들었을 거라고 믿어! 더 이상 탐정 짓은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엄마에게 편지를 쓸 테니까!"
그리고 그는 목덜미가 론의 귀만큼이나 새빨개진 채로, 성큼
성큼 걸어갔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그날 밤 될 수 있는 대로 퍼시에
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던 론은 하
기 싫은 숙제를 끄적 거리고 있었는데 무심코 요술지팡이를 집
어들다가그만노트에 불이 붙고 말았다 이것 때문에 더욱 더
화가 난 론은 보고 있던 교과서를 쾅 덮어버렸다. 그러자 놀랍
게도 헤르미온느도 보던 책을 덮어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누구 짓일까?' 마치 그들이 막 나누고 있었
던 어떤 대화를 계속하기라도 하는 듯이 그녀가 조용한 목소
리로 말했다. "스쉽과 머글 태생을 모두 위협해서 호그와트에
서 쫓아내고 싶어하는 게 누굴까?'
"생각해봐." 론이 어리등절한 체하며 말했다. '우리가 아는
사람 중에 머글 태생들을 인간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게 누구
지?"
그가 헤르미온느를 바라보자 그녀가 잘 납득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혹시 말포이가?'
"물론이야!" 론이 말했다. '너도 그 애가 하는 말 들었지
흥. 단음은 민떤 잡종인 당할친런일깐?라고 하던 말 말야
그 쥐새끼 같은 녀석의 불쾌한 얼굴을 생각해 봐,그 녀석 짓
이 분명해."
'말포이,슬리데린의 후계자?' 헤르미온느가 약간 의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 녀석의 가족을 봐.' 해리도 역시 책을 덮으며 말했다.
'그들은 모두 슬리데린 기숙사 출신이야. 그 녀석은 항상 그것
에 대해 자랑하고 다녔잖아.그들은 슬리데린의 후손일 가능
성이 많아.그 녀석의 아버지도 아주 못됐잖아."
"그들은 수세기 동안 비밀의 방 열쇠를 갖고 있었을 거야!"
론이 말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물려주면서 말야‥‥‥
"글쎄."헤르미온느가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게 가능하긴 하
지만.·."
"하지만 그걸 어떻게 입증하지?'해리가 은밀히 말했다.
"아마 방법이 있을 거야.' 헤르미온느가 방 저쪽에 있는 퍼
시를 흘끗 쳐다보며 훨씬 더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룰론, 떠려을 거야.그리고 대단히 위험하기도 하고 말야.우
린 아마 학교의 규칙을 50개쯤 어겨야 할 거야◎'
'만약, 한 달쯤 뒤에라도, 확실하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면,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을래?'론이 안달이 나서 말했다.
'좋아"헤르미온느가 차갑게 말했다. '우린 그저 정체를 숨
기고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 말포이에게 몇
가지 물어보기만 하면 돼."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론이 웃자 해리가 말했다.
"아냐,그렇지 않아."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저 폴리주스
마법의 약만 조금 있으면 돼.'
'그게 뭔데?' 론과 해리가 동시에 물었다.
'몇 주일 전 수업시간에 스네이프 교수가 말했잖아'
'넌 우리가 수업시간에 스네이프 교수의 입만 바라보고 있
줄 아니?' 론이 투덜거렸다.
'그걸 먹으면 다른 사람으로 변해.한번 생각해 봐! 우린 세
명의 슬리데린 학생으로 변신할 수 있을 거야. 아무도 그게 우
리라는 걸 알지 못할 거야. 말포이는 아마 우리에게 무슨 말이
든 할 거야. 그 앤 지금도, 우리가 듣지 못해서 그렇지, 어쩌면
슬리데린의 학생 휴게실에서 그것에 대해 자랑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내가 볼 때 폴리주슨지 뭔지 하는 건 좀 위험하게
들려.' 론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랬다가 만약 영원히
슬리데린의 모습으로 남아있게 되면 어떡하니?'
"시간이 열마간 지나면 략 기운이 없어져."헤르미온느가손
을 내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 조제법을 손에 넣기가 아주
어려을 거야. 스네이프 교수는 그게 ◎스테 포텐트 마법의
불이라는 책에 있다고 했는데 그건 도서관의 제한 구역에 있
거든.'
제한 구역에서 책을 가져 나오는 방법은 딱 한 가지,선생님
의 사인이 있는 편지뿐이었다.
"그런데 뭐라고 핑계를 대지?' 론이 말했다. '우리가 그 마
법을 만들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 생각엔,"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냥 그 이론에 관심이
있는 척만 해도, 충분히 가능할지도 몰라·.."
"야, 어떤 선생님이 그런 속임수에 넘어가겠니?' 론이 말했
다. "아주 바보 멍청이가 아닌 다음에야‥‥‥
악당블러저
해가 막심했던 작은 요정 사건 이후, 록허트 교수는 수
업시간에 다시는 살아있는 생물을 가져오지 않았다. 대
신에, 그는 자신의 책에 나온 구절들을 읽어주거나, 때로 더
극적인 사건들을 재현해 보이기도 했는데,꼭 해리를 골라잡
아 이러한 재현을 돕도록 했다. 지금까지 해리는 록허트가 '수
다떨기 저주'를 치료해주었던 트랜실바니아의 어떤 마을 사람
역과,코감기에 걸린 설인 역과,록허트가 처리한 이후 양상추
만 먹게 된 흡혈귀 역을 강요받았다.
해리는 바로 다음 시간인 어둠의 마법 방어법 수업에도 어
김없이 교단 앞으로 끌려나갔고, 이번에는 늑대인간 역을 해
야 했다. 만약 록허트의 기분을 계속 좋게 해야 할 필요가 없
었다면, 그는 정말 못하겠다고 단호히 거절했을 것이다.
'큰소리로 멋지게 늑대 울음소리를 내는 거야,해리-바로
그거야- 바로 그때, 내가 와락 덤벼들어서- 이렇게- 그를
마룻바닥으로 내동댕이쳤어요- 이렇게- 한 손으로는, 그를
계속 누르고-다른 한 손으로는,요술지팡이를 그의 목에 대
고-혼신의 힘을 다해 굉장히 복잡한 '호모포스 주문'을 외
웠죠- 그러자 그가 애처로운 신음을 내뱉으면서- 계속해,
해리-그것보다 더 높은 소리로-좋았어-털이 싹 없어지
고- 송곳니가 작아지더니- 그가 다시 사람으로 변했어요
간단하지만,효과적이었죠-그렇게 해서 날 영웅으로 추앙하
는 또 하나의 마을이 생긴 겁니다. 매달 일어났던 늑대인간의
습격으로부터 구해준 수호차로서 말이죠."
종이 울리자 록허트가 일어섰다.
"숙제- 내가 와가와가의 늑대인간을 쳐부순 것을 주제로
시를 한편씩 써 올 것! 가장 잘 쓴 사람에게는 상품으로 내
자서전 '신비한 나'에 사인을 해서 주겠어요!"
학급 학생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해리는 론과 헤르미온
느가 기다리고 있는 교실 뒷자리로 돌아왔다.
"준비됐니?" 해리가 비밀히 말했다.
"모두들 갈 때까지 기다려.' 헤르미온느가 초조하게 말했다.
"좋아‥‥‥
그녀가 손에 종이 쪽지를 꽉 움켜쥐고 록허트의 책상 앞으
로 다가갔다. 해리와론은 그녀 뒤에 바짝붙어 있었다.
"저- 록허트 교수님?" 헤르미온느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기-이 책을 도서관에서 갖고 나오고 싶은데요 그저 참고
로 좀 읽으려 관요' 그녀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종이 쪽지를
내밀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그게 도서관 제한 구역에 있어
서, 선생님의 사인이 필요하다는 거예요-그걸 읽으면 확실
히 선생님이 '굴 귀신과 돌아다니기' 책에서 말씀하셨던 느리
고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는 독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아아, '굴 귀신과 돌아다니기 !'" 록허트가 쪽지를 받아들면
서 헤르미온느에게 환하게 미소지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지. 그 책 재밌었니?'
"그럼" 헤르미온느가 정말 그렇다는 듯 말했다. "정말로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선생님이 그 마지막 녀석을 차 거르
는 조리로 잡르신 컷 랄예료·.."
'글쎄,내가 학년 최고의 학생에게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고
누가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록허트가 흥분해서 커다란 공작
깃펜을 꺼냈다. "그렇지, 멋지지 않니?' 그가 비위가 상한 듯한
론의 표정을 잘못 이해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난 책에 사인할
때는 보통 이걸 쓰지.'
그가 쪽지에 엄청 꼬불꼬불한 사인을 휘갈겨 쓰고는 헤르미
온느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그런데, 해리.' 헤르미온느가 쪽지를 어설프게 만지작거리
며 꼬깃꼬깃 접어 가방 속으로 밀어 넣는 동안,록허트가 말했
다. '내일이 아마 시즌 첫 퀴디치 시합이지? 그리핀도르하고
슬리데린의 시합이던가? 네가 쓸만한 선수라는 소리를 들었단
다. 실은 나도 수색꾼이었지.내셔널 스쿼드 팀에서 뛰어보라
는 권유도 있었지만,난 어둠의 마법 교육에 인생을 바치고 싶
었어.그렇지만,혹시라도 약간의 개인 레슨이 필요하다고 생
각되면,주저하지 말고 물어보거라. 나의 전문적 기술을 조금
못한 선수들에게 넘겨주는 일은 기꺼이 할 수 있으니까‥‥‥
해리는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그러겠다고 마지못해 대답
하고는 서둘러 론과 헤르미온느 뒤를 따라 나왔다.
"도저히 믿을 수카 없어." 그카 쪽지에 있는 사인을 살피고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어떤 책을 보고 싶어하는
지도 들여다보지 않았어."
'그게 바로 그가 머리가 굉장히 나쁜 멍텅구리라는 증거야."
론이 말했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때,우린 필요한 걸 얻었는
지-'
'그는 멍텅구리가 아냐.' 도서관 쪽으로 반쯤 달려갔을 때
헤르미온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학년 최고의 학생이라고 말했다고 해서‥‥‥
그들은 조용한 도서관으로 들어가며 목소리를 낮췄다. 사서
인 핀스 부인은 영양 실조에 걸린 대머리수리처럼 생긴 비쩍
마르고, 화를 잘 내는 여자였다.
"모스테 포텐트 약' 이라고?' 그녀가 수상쩍다는 듯 되풀이
해 말하며,그 쪽지를 가져가려고 했지만 헤르미온느는 놓으
려고 하지 않았다.
"이건 제가 그냥 갖고 있으면 안될까요?' 그녀가 숨을 헐떡
이며 말했다.
"아, 왜 그래." 론이 그것을 그녀의 손아귀에서 잡아 빼서 핀
스 부인에게 내밀며 말했다. "사인은 또 받게 해줄게.록허트
는 사인하길 좋아하잖아."
핀스 부인은 혹시 위조된 사인인지 알아보려고 쪽지를 불빛
쪽으로 갖다댔지만, 그 테스트는 무사히 통과되었다. 그녀는
높다란 책시렁들 사이로 으스대며 걸어갔다가 몇 분 뒤 케케
묵은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책 한 권을 들고 돌아왔다. 헤르미
온느가 그것을 조심스럽게 가방 속에 넣자,그들은 너무 서두
르거나 죄진 듯한 표정을 짓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걸어나왔
다.
그리고5분쯤 뒤,모우닝 머틀의 고장난 화장실에 또다시 갔
다. 론은 그곳에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헤르
미온느는 아무도 제정신으로는 그곳에 가지 않을 게 뻔하므
로, 어느 정도 마음놓고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론의 고집을 꺾었다. 모우닝 머틀은 그들이 화장실 안으로 들
어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울부짖었고, 그들도
그녀를 본체만체했다.
헤르미온느는 '모스테 포텐트 약' 책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그 책은 페이지마다 축축한 얼룩이 배어 있었고, 한번 흘끗 보기만 해도 그것이 왜 제한 구역에 들어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일부 마법의 약들은 생각만 해도 섬뜩한 효과가 있었
으며,속이 뒤집힌 것처럼 보이는 남자와 머리에 몇 쌍의 여분
의 팔이 자라나 있는 마녀를 포함해 몇 가지 아주 불쾌한 그
림들이 있었다.
"여기 있다. ' 헤르미온느가 '폴리주스 마법의 약'이라는 제
목이 붙은 페이지를 찾자 흥분해서 말했다. 그 조제법 옆에는
다른 사람으로 반쯤 변한 사람들의 삽화가 그려져 있었다. 해
리는 그 사람들의 얼굴에 나타난 굉장히 고통스런 표정을 보
자 그게 그저 화가의 상상이길 진정으로 바랐다.
"정말 굉장히 복잡하군.' 조제법을 훌어보고 있을 때 헤르미
온느가 말했다. "풀잠자리, 거머리, 보름초, 마디풀,' 그녀가 재
료 목록을 손가락으로 대충 짚어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
것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야,학생 비품 벽장 속에 있
거든,우리 마음대로 가져을 수 있을 거야‥‥ 어,봐,바이콘의
뿔 가루야-그건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잘게
썬 오소리 가죽-그것도 역시 좀 까다롭고-그리고 물론,
무엇이든지 우리가 변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몸에 있는 것이
조금 필요해.'
"뭐라구?'론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니,우리가
변하고 싶은 사람의 몸에 있는 것이라니?난 크레이브의 발톱
이 들어간 건 절대로 마시지 않을 거야‥‥‥
헤르미온느는그의 말은들은 척도 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그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맨 마지막에 넣을‥‥‥
론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해리에게로 고개를 돌리자, 그는 또
다른 걱정을 했다.
'우리가 얼마큼 훔쳐야 하는지는 아니, 헤르미온느? 잘게 썬
오소리 가죽,그건 분명히 학생들의 벽장에 없어.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스네이프 교수의 개인 창고에 몰래 들어가? 이건
그다지 좋은 방법 같지가 않아‥‥‥
헤르미온느가 책을 탁 덮었다.
'그래,만약 너희 둘이 손을 떼겠다면,좋아." 그녀가 상기된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뭔가 착각한 것 같은데,규칙
을 어기고 싶지 않은 건 바로 나야.난그저 머글 태생들을 위
협하는 게 어려운 마법의 약을 만드는 것로다 훨씬 더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하지만 너희들이 만약 말포이가
정말로 그런 짓을 했는지 어쨌는지 굳이 알아내고 싶지 않다
면, 난 당장이라도 가서 이 책을 핀스 부인에게 반납하겠
어 ‥‥‥
'란 네가 우리에게 규칙을 어기자고 할 날이 오리라고는 꿈
에도 생각지 못했어." 론이 말했다. '좋아. 하는 거야. 하지만
발톱은 안돼, 알았지?'
'그런데 약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헤르미온느가 한
층 흡족한 표정으로 책을 다시 펼치는 걸 보며 해리가 물었다.
"글쎄, 보름초는 보름달이 떴을 때만 따야 하고 풀잠자리는
21일 동안 약한 불에서 끓여야 하니까·, 한 달쯤이면 충분할
거야, 재료들만 다 구할 수 있다면 말야."
"한 달?" 론이 말했다. '그 때쯤이면 말포이가 학교에 있는
머글 태생들을 반쯤은 습격했을 거야!" 하지만 헤르미온느가
다시 눈을 치켜 뜨자 그가 부리나케 덧붙였다. "하지만 그 방
법밖에 없으니까 최선을 다하자는 말이야."
그러나 화장실을 떠나려고 헤르미온느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을 때,론이 해리에게 중얼거렸다. '네가 내일 시합에서 말
포이를 빗자루에서 떨어뜨릴 수만 있다면 일이 훨씬 더 수월
해질 거야."
해리는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을 떴지만 한참 동안 누워 다가
올 퀴디치 시합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최고급 경주용 빗자
루에 올라탄 팀과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게 무엇보다도 부담스
러웠다. 만약 그리핀도르가 진다면 우드가 뭐라고 말할까. 그
는 초조한 마음으로 관운쯤 누워 있다가 일어나 주섬주섬 옷
을 걸치고, 일찌감치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다. 그런데 그리핀
도르의 긴 테이블에는 벌써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들 불안한
표정으로 말없이 앉아 있었다.
11시가 다가오자,전교 학생이 퀴디치 스타디움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 날은 천등이 가끔씩 치는 후텁지근한 날이었다.
론과 헤르미온느가 허등지등 와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해리
에게 행운을 빌어주었다. 선수들은 자줏빛 그리핀도르 망토를
입고, 우드의 격려사를 들었다.
"슬리데린은 우리보다 더 좋은 빗자루를 갖고 있어.' 그가
시작했다. '그걸 부인하지는 않아.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실력
은 더 좋아.훈련도 훨씬 더 맹렬히 했고,악천후 속에서도 잘
해냈어" ("여부가 있나,"조지 위즐리가 투덜거렸다. '7월 이
후 난 몸이 내 몸 같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어.') "-그 애들은
말포이 같은 인간 쓰레기를 팀으로 끌어들인 걸 반드시 후회
하게 될 거야.'
감정이 북받쳐서 가슴을 들썩거리며,우드가 해리에게 고개
를 돌렸다.
"수색꾼에겐 부자 아버지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는 걸 그
들에게 보여줘야 해,해리. 말포이보다 먼저 스니치를 잡던지
그렇지 않으면 죽을 각오 해,해리,오늘은 반드시 이겨야 해,
반드시."
'너무 부담 갖지마,해리." 프레드가그에게 윙크를 하며 말
했다.
그들이 경기장으로 걸어나가자,우께와 같은 함성 소리가터
져 나왔다. 래번클로와 후플푸프까지도 합세해 그들을 응원하
고 있었지만, 슬리데린들이 우우거리는 야유 소리도 간간이
들렸다. 퀴디치 선생인 후치 부인의 요청에 따라 악수를 나누
게 된 플린트와 우드는 서로에게 위협적인 눈길을 던지며 손
을 필요 이상으로 세게 잡았다.
"호각을 불면 바로 시작하세요" 후치 부인이 말했다. '셋‥‥
둘‥‥ 하나·.."
군중의 함성 소리와 함께 열네 명의 선수들이 어둡게 내려
앉은 하늘로 쏜살같이 올라갔다. 해리는 높이 날며,스니치를
찾아 주위를 흘끗흘끗 살폈다.
"야,번개 흥터?' 말포이가 마치 자신의 빗자루 속도를 자랑
이라도 하려는 듯 그의 밑으로 날아오며 소리쳤다.
해리는 그러나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바로 그 순간에, 육중
한 까만 블러저가 그를 향해 세차게 날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옆으로 살짝 스쳐 지나갔다.
"아슬아슬했어, 해리 !" 조지가 그 블러저를 슬리데린 쪽으로
쳐낼 준비를 하고 배트를 들고 날아오며 말했다. 그러나 조지
가 에이드리언 푸시 쪽으로 세게 쳐내자마자 그 블러저가 공
중에서 다시 방향을 바저 해리 쪽으로 세차게 날아왔다.
해리가 몸을 홱 숙여 간신히 피하자,조지가 얼른 말포이 쪽
으로 쳐냈다. 그런데 부메랑처럼 그 블러저가 또다시 해리의
머리로 날아왔다.
해리가 경기장 맞은편으로 전속력으로 날아가자 블꼴즉가
핑 하며 뒤따라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된 거지?블
러저들은 절대로 한 선수만 공격하는 일이 없었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사람들을 빗자루에서 떨어뜨리는 게 블러저의 임무
였기 때문이다‥‥
프레드 위즐리는 맞은편에서 블러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리고 해리가 머리를 숙이는 순간 온힘을 다해 쳐냈다. 블러저
가 방향을 바저 날아갔다.
'해냈다!" 프레드가 기뻐서 소리쳤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 블러저는 꼭 자석에 끌리고 있기라도 한 듯 또
다시 그에게로 세차게 날아왔으므로 해리는 빗자루를 전속력
으로 몰았다.
비가내리고 있었다. 커다란 빗방울들이 얼굴로 떨어져 안경
으로 튀었다. 해리는 리 조던이 경기 해설 중에 "슬리데린이
70대 0으로 리드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야 비
로소 경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알았다.
더 고급인 슬리데린의 빗자루들이 그 값을 톡톡히 하고 있
는 사이 저 미친 블러저는 해리를 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
다. 이제는 프레드와 조지가 양쪽에서 바짝 붙어 날고 있어서
그들이 휘둘러대는 팔 말고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드초
해리는 도저히 스니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이- 블러저에- 손을- 댄 게 분명해◎" 블러
저가 해리를 또다시 공격하기 시작하자 프레드가 전력을 다해
배트를 휘두르며 툴툴거렸다.
'타임아웃이 필요해.' 조지가 우드에게 신호를 보내면서 블
러저를 쳐내며 말했다.
우드가 그 메시지를 받았는지 잠시 뒤 후치 부인의 호각이
울렸다. 해리와 프레드와 조지가 그 미친 블러저를 피해 지상
으로 급강하했다.
"어떻게 된 거니?' 그리핀도르 팀이 다 모이자 우드가 물었
다. 군중 속에서 슬리데린들이 야유하는 소리가 들렸다. "왜들
다 김이 빠진 거야? 프레드,조지,너희들은 블러저가 안젤리
나의 득점을 방해하는 동안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니?'
"우린 조금 더 위에서, 해리를 죽이려고 하는 다른 블러저를
막고 있었어, 올리버.' 조지가 화가 나서 말했다. "누군가가 그
공에 조작을 해두었어- 그게 해리를 계속 쫓아다니며 공격했
단 말야. 슬리데린 애들이 그 공에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어,"
"하지만 블러저들은 우리가 지난번 연습한 이후 죽 후치 부
인의 사무실 안에 있었어, 그리고 그땐 전혀 이상 없었잖
아·.·" 우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후치 부인이 저쪽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 너머
로, 슬리데린 팀이 해리가 있는 쪽을 가리키며 비웃고 있는 게
보였다
'잘 들어." 그녀가 점점 더 가까이 오자 해리가 말했다. '형
들이 내 주위에서 계속 날아다닌 다면 내가 스니치를 잡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그러니까 그 악당은 내게 맡
기고 다른 선수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바보처럼 굴지 마.' 프레드가 말했다. "그랬다간 네 머리가
날아가 버릴 거야."
우드가 해리와 위즐리 항제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올리땃∼이건 미친 짓이야.· 앨리샤 스피넷이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해리가 혼자서 처리하도록 놔둬선 안돼,조사를 요청해야 해"
'만약 여기서 그만두면, 우린 그 시합을 할 권리를 잃게
돼!" 해리가 말했다. '그리고 저 미친 블러저 때문에 슬리데린
에게 질 수는 없어! 어서, 주장, 형들에게 날 내버려두라고
해 !"
"너 때문이야."조지가 우드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 '스
니치를 잡던지 그렇지 않으면 죽을 각오를 하라'니. 그 애에게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어?"
후치 부인이 그들에게로 왔다.
"경기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니?' 그녀가 우드에게 물었
다.
우드는 해리의 얼굴에 나타난 결연한 표정을 보았다.
"좋아." 그가 말했다. "프레드,조지, 너희들은 해리가 말한
태로 해- 그 때카 혼자서 를러저를 처히하토록 내버려두라는
소리야.'
빗줄기는 이제 더 굵어지고 있었다. 후치 부인의 호각 소리
가 나기가 무섭게, 해리는 공중으로 세게 박차고 날아갔다. 그
리고 예상했던 대로 바로 뒤에서 획 하며 블러저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갔다. 그는 공중제비
를 하다가 급속히 내려오기도 하고, 나선형을 그리며 돌기도
하고, 지그재그 모양으로 날기도 하고,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
다. 현기증이 났지만 그는 계속해서 눈을 부릅뜨고 스니치를
찾았다. 빗물이 안경을 타고 흘러내렸고 또 한번 맹렬히 질주
해오는 블러저를 피해 거꾸로 매달리자 빗물이 콧구멍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군중 속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의 모습이 얼마나 멍청해 보였을까.하지만 그는 악당 블러
저는 무거워서 해리만큼 빨리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았
다. 그는 스타디움 언저리에서 곡예를 부리며,주룩주룩 내리
는 은빛 빗줄기 사이로 그리핀도르의 골대를 흘끗 보았다. 에
이드리언 푸시가 우드를 지나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블러저가 획 하며 다시 한번 해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곧바로 똔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질주했다.
'너 발레 연습하니,포터?"해리가 블러저를 피하기 위해 몸
을 홱 비틀어 돌리자 말포이가 우습다는 듯 이렇게 소리쳤다.
하지만 바로 뒤에서 블러저가 추격해오는 걸 보자 얼른 달아
났다. 바로 그때,말포이를 노려보던 해리의 눈에 무언가가 들
어왔다-황금및 스니치였다. 그것은 말포이의 왼쪽 귀 바로
위에서 맴돌고 있었다-하지만 말포이는 해리를 비웃는 데
정신이 팔려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해리는 말포이가 고개를 들어 스니치를 볼 경우를 생각해
그 쪽으로 감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잠시 공중에 떠있었다.
쾅.
그가 가만히 멈춰 있은 지 채 1초도 되지 않았을 때 블러저
가 마침내 그의 팔꿈치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해리는 팔이 부
러지는 걸 느꼈다. 심한 통증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지면서,몸
이 빗물에 흠뻑 젖은 빗자루 옆으로 스르르 미끄러졌다. 한쪽
무릎은 여전히 빗자루에 걸쳐 있었고,오른팔은 옆으로 축 늘
어져 있었다-블러저가 이번에는 그의 얼굴을 겨냥하며 두
번째 공격을 시도했다-그런데 간신히 벗어났을 때,문득 좋
은 생각이 떠올랐다. 딴◎잇를집ft
쏟아지는 빗줄기와 통증으로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바로 밑에서 희미하게 흔들리는 비웃고 있는 얼굴을 향
해 돌진했다. 해리가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말포이의 눈이 공포로 점점 더 커졌다.
"저게 뭐◎" 그가 해리를 피해 얼른 몸을 숙였다.
해리는 다치지 않은 한 손을 빗자루에서 떼고 스니치 쪽으
로 쭉 뻗었다. 손가락들이 차가운 스니치에 닿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빗자루를 잡고 있는 건 양다리뿐이었다. 그가 의
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면서,그 상태로 지상으로 곧장 향하
자 아래 군중 속에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는 철벅 하며 흙탕물을 치고 빗자루에서 굴러 떨
어졌다. 팔이 매우 이상한 각도로 매달려 있었다. 통증 때문인
지, 휘파람 소리와 우레 같은 환호소리가 아득하게만 들렸다.
그는 손에 쥐어져 있는 스니치를 보았다.
"아하.'그가 의식이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말했다. "이겼다. "
그리고는 그는 기절해 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그는 여전히 경기장에서 비를 맞고
누워 있었다. 누군가가 그에게로 허리를 굽혔다. 그는 번득이
는 이빨을 보았다.
"아, 안돼_a." 그가 신음하며 말했다.
"아직 제정신이 아니군.' 걱정스런 표정으로 주위로 몰려드
는 그리핀도르 학생들에게 록허트가 큰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라, 해리, 네 팔을 막 고쳐주려던 참이란다. '
"안돼요!" 해리가 말했다. "감사하지만 전 그냥 이대로 있겠
어 요‥‥‥
그가 일어서 앉으려고 했지만,통증이 너무 심했다. 근처에
서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찰칵거리는 소리가 났다.
'난 이런 사진은 찍고 싶지 않아, 콜린." 그가 큰소리로 말했
다.
"등을 대고 누워라, 해리.' 록허트가 달래며 말했다. "이건 내
가 수없이 해봤던 간단한 주문이야◎"
'그냥 병동으로 가면 안 될까요?' 해리가 악문 이빨 사이로
말했다
"그러는 게 좋겠는데요,교수님,' 진흙 투성이가 된 우드가
자기 팀의 수색꾼이 부상을 당했는데도 싱글거리는 걸 참지
못하고 말했다. '헛지게 잡았어, 해리, 정말로 굉장했어, 최고였
7? -"
주위에 뒤엉켜 있는 다리들 사이에서, 악당 블러저를 상자
안으로 힘겹게 밀어 넣고 있는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보였다. 그것은 여전히 드세게 날뛰고 있었다.
"뒤로 물러서라,' 록허트가 옥빛 초록색 소매를 둘둘 말아
올리며 말했다.
"아니-하지 마세요" 해리가 가냘프게 말했지만,록허트는
어느새 요술지팡이를 빙빙 돌리다가 해리의 팔에다 갖다 댔다.
이상하게 불쾌한 느낌이 어깨에서부터 손끝까지 확 퍼졌다.
마치 팔이 오그라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차마 바라볼 수가
없어 눈을 감고 팔에서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사람들의 긴박
한 숨소리와 콜린 크리비가 미친 듯이 눌러대는 카메라 셔터
소리를 듣자 더할 수 없이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팔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다-아니 전혀 팔처럼 느껴지지
도 않았다.
"아.' 록허트가 말했다. '그래.뭐랄까,때로 이런 일이 일어
날 수도 있지.하지만 요점은 더 이상 뼈가 부러지는 일이 없
을 거라는 거야. 바로 그걸 명심해야 해. 자, 해리, 이제 일어서
서 병동으로 카거라-아,튀출줘 쿤,그레띤저 망,해리와 통
행해 주겠니?- 폼프리 부인이- 어- 약간 어- 치료를 마
무리해 주실 거야.'
일어섰을 때,해리는 몸이 이상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걸
느꼈다. 심호흡을 한번 한 뒤 그는 오른쪽 옆구리를 내려다보
았다. 그는 하마터면 또 한번 기절할 뻔했다.
살 색깔의 두꺼운 고무 장갑 같은 게 망토 자락 밖으로 삐
죽이 나와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움직여 보려고 했다. 하지만
허사였다.
록허트는 부러진 해리의 팔뼈를 붙였던 게 아니었다. 그는
뼈를 없애버렸던 것이었다.
폼프리 부인은 전혀 반가워하지 않았다.
'나한테 바로 왔었어야지!" 킬분쯤 전만 해도,잘 움직이던
팔이 비참하게 축 처진 꼴을 보자,그녀가 마구 야단을 쳤다.
"부러진 뼈를 고치는 거라면 순식간에 해결되지만- 뼈를 다
시 자라게 하는 건◎'
'할 수 있으시겠죠, 그렇죠?' 해리가 절망적으로 물었다.
'할 수는 있지,물론,하지만 좀 아플 게다. ' 폼프리 부인이
해리에게 잠옷을 던지며 으스스하게 말했다. "오늘 밤에는 병
동에 있어야겠구나‥‥‥
헤르미온느는 론이 해리를 도와 잠옷을 입히는 동안, 침대에
드리워진 커튼 밖에서 기다렸다. 고무 같은, 뼈가 없는 팔을
소매 속으로 쑤셔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건 어떻게 된 애가 이런 상황에서도 록허트를 두둔할 수
있니, 헤르미온느, 어?" 론이 해리의 흐물흐물한 손가락들을
소매 끝동으로 빼내며 커튼을 통해 소리쳤다. "그는 적어도 해
리가 뼈를 붙이고 싶어하는지 뼈를 발라내고 싶어하는지 정도
는 물어봤어야 하는 거 아니니?"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아프지도 않잖아, 그렇지, 해리?"
"응.' 해리가 침대 속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하지만 아프지
만 않은 게 아니라 아무 느낌이 없어,'
그가 침대 위에서 몸을 돌리자, 팔이 제멋대로 흐느적거렸
다.
헤르미온느와폼프리 부인이 다시 커튼 안으로 들어왔다. 폼
프리 부인은 '스켈레-그◎라는 꼬리표가 붙은 커다란 병을
들고 있었다.
"오늘 밤에 병동에 있어야 하는 건 혹시 밤사이 통증이 심
해질까봐 그런 거란다. '그녀가 비커 같은 컵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따라주며 말했다. '배들을 다시 자라나게 하는 건
굉장히 아프거든.'
스켈레-그로를 마시자 입과 목이 얼 얼했으므로 해리는 계속
해서 기침을 하며 푸푸거렸다. 폼프리 부인이 위험한 스포츠
와 선생들의 터무니없는 행동에 대해 불평 불만을 늘어놓으면
서 나가자.론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약간의 물을 마시게
했타.
"하지만 우리가 이겼어.' 론이 입이 찢어지게 씩 웃으며 말
했다. "정말 굉장히 멋지게 잡았어. 말포이의 얼굴 못 봤지‥‥
녀석은 완전히 사색이 되었어‥‥‥
"그런데 그 앤 블러저를 어떻게 조작한 걸까?' 헤르미온느
가 은밀히 말했다.
"폴리주스를 만들게 되면 녀석에게 물어볼 게 또 하나 생긴
거지 뭐." 해리가 다시 베개를 베고 누우며 말했다. '맛이나 좀
좋았으면 좋겠는데‥‥‥
"약 속에 슬리데린 녀석들의 몸의 일부가 들어갈 텐데, 맛이
좋을 리가 있겠어?' 론이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병동의 문이 갑자기 확 열렸다. 그리핀도르 팀
의 선수들이 온몸이 푹 젖은 채로 해리를 보러 몰려온 것이었
다.
"정말 굉장했어, 해리." 조지가 말했다. '따커스 플린트가 말
포이에게 소리소리 질러대며 호통친 거 아니? 머리 바로 위에
스니치가 있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말야.말포이가
죽상을 하고 있더군.'
그들은 케이크와, 과자와, 호박 주스 병들을 가져 왔었는데,
해리의 침대 주변에 모여들어 멋진 파티를 시작하려는 순간,
폼프리 부인이 달려와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 아인
휴식이 필요해,다시 자라야 할 뼈가 서른 세 개나 된단 말야!
당장 나가! 어서!"
그래서 해리는 혼자 남헤 되었다. 흐물흐물한 팔띠 참을 무
없게 콕콕 쑤셔왔다.
몇 시간 뒤,해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너무 아팠다. 팔 속에 조그만 조각들
이 가득 찬 느낌이 들었다. 잠시,그는 통증 때문에 깬 것이라
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온몸에 소름이 확 끼쳤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스펀지로 그의 이마를 닦아주고 있었
다.
"저리 가!" 그가 큰소리로 말했다. '포빗.1"
테니스 공 만한 그 꼬마 요정의 눈이 어둠 속엔서 해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 한 방울이 요정의 길고 뽀족한 코
로 또르르 흘러내렸다.
"해리 포터는 학교로 돌아왔어요'그가 불쌍하게 속삭였다.
'도비가 해리 포터에게 경고하고 또 경고했는데. 아, 왜 도비
의 말을 듣지 않았죠?왜 기차를 놓쳤을 때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죠?'
해리는 베개 위로 몸을 일으켜 세우며 도비의 스펀지를 밀
어냈다.
"도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그가 말했다. "그리고
내가 기차를 놓친 건 어떻게 알아?'
도비의 입술이 떨리는 걸 보자 해리는 갑자기 수상쩍은 생
각이 들었다.
'타로 너였구나!" 그가 천천히 말했다. "우리가 개찰구를 지
나가지 못하게 한 게 바로 너였어!"
"그래요' 도비가 고개를 세게 끄덕이자, 귀가 펄럭였다. '도
비가 숨어서 해리 포터를 지켜보다가 그 출구를 막았어요 하
지만 도비는 그 일로 나중에 손을 다림질해야 했어7' 그가
해리에게 반창고가 붙여진 열 개의 긴 손가락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도비는 상관하지 않았어요,왜냐하면 이제는 해리 포
터가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도비는 해리
포터가 다른 방법으로 학교에 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
_S_ !"
그는 못생긴 머리를 가로 저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었다.
'도비는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로 돌아왔다는 소릴 듣고 어
찌나 충격 받았던지,그만 주인의 저녁 식사를 새카맣게 태우
고 말았어요! 도비는 매를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몰라요‥‥‥
해리는 다시 베개 위로 무너지듯이 누웠다
'너 때문에 론과 난 하마터면 학교에서 쫓겨날 뻔했어.' 그
가 사납게 말했다. '내 뼈들이 다시 자라나기 전에 냉큼 꺼져
버리는 게 좋을 거야,도비,그렇지 않았다간 너의 목을 비틀
어버릴지도 몰라.'
도비가 힘없이 미소를 지었다.
"도비는 죽여버리겠다는 위협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그런
위협은 집에서도 하루에도 대 여섯 번씩 당하니까7'
그가 입고 있는 더러운 베갯잇 한쪽 귀퉁이에다 코를 횅 푸
는 모습이 어찌나 애처롭던지 해리는 화가 저도 모르게 풀리
는 걸 느꼈다.
'그런데 왜 그런 걸 입고 있는 거니,도비?' 그가 궁금해서
물었다.
"이거요?' 도비가 베갯잇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이건 집 요
정이 노예 상태라는 표시예요 도비는 주인에게 옷을 선물로
받을 때에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가족은
도비에게 양말 한 짝도 주지 않아요 도비가 영원히 자유로운
몸이 되어 그들의 집을 떠날까봐 말예요'
그런데 도비가 툭 불거진 눈을 훔치며 불쑥 이렇게 말했다.
'해리 포터는 집으로 가야만 해요! 도비는 블러저만 있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블러저라고?" 해리가 한번 더 화가 치밀어 올라서 말했다.
"무슨 말이야,블러저라니?그럼 블러저가 날 죽이도록 한 게
바로 너였단 말야?'
"죽이려는 건 아니었어요, 절대로 해리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도비가 충격을 받고 말했다. '도비는 해리 포터의
생명을 구하고 싶어요! 여기에 남아있는 것보다는,심한 부상
을 받더라도 차라리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게 나아요! 도비는
그저 해리 포터가 집으로 돌려보내질 정도로만 다치길 바랐을
뿐이에요!"
"고게 다야?"해리가 화가 나서 말했다. '도대체 왜 날 산산
조각 내어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한 거지?'
"아아,해리 포터는 왜 모르는 걸까요!"도비가 누더기 같은
베갯잇 위로 더 많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신음했다. "우리에
게, 천하디 천한 우리 노예들에게, 마법의 세계에서 쓰레기 같
은 존재인 우리들에게 그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말예
요! 도비는 이름을 불러선 안될 그 사람의 힘이 온 세상을 짓
누르고 있을 때를 생생히 기억해요! 우리 같은 집의 요정들은
기생충처럼 취급당했어요! 물론, 도비는 아직도 그렇게 취급
받고 있지만오-" 그가 베갯잇에 얼굴을 닦았다. "하지만 당신
이 이름을 불러선 안될 그사람을 물리친 이후 우리 종족의 삶
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몰라요 해리 포터는 살아남았고,어둠
의 마왕의 힘은 파괴되었고,새로운 새벽이 밝아왔어요 어둠
의 시절이 결코 끝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해
리 포터는 희망의 등대처럼 빛났어요‥‥그런데 지금,호그와
트에서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려고 해요, 어쩌면 이미 일어나
고 있는지도 몰라요,그래서 도비는 해리 포터가 이곳에 머물
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거예요 과거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려
고 하고 있단 말이에요,비밀의 방이 한번 더 열린 이상◎'
공포에 질려서 꼼짝 않고 서 있던 도비가 느닷없이 해리의
머리맡 탁자에서 물주전자를 잡고 자신의 머리를 쾅쾅 치더니
비틀거리며 쓰러져 버렸다. 잠시 뒤.그는 모들뜨기 눈을 하고
다시 침대 위로 기어을라와 투덜거렸다'7쁜 도비, 아주 나
쁜 도비‥‥‥
'그러니까 비밀의 방이 있긴 있다는 커지?' 해리가 속삭였
다. "그리고- 그게 전에도 열렸었다는 말이지? 말해 봐, 도
비!"
도비의 손이 또다시 물주전자쪽으로 조금씩 움직이려 하자
그가 얼른 그 요정의 앙상한 손목을 잡았다. "하지만 난 머글
태생도 아냐-난 비밀의 방이 열렸다고 해서 위험에 처할 아
무런 이유가 없잖아?'
"아아, 더 이상은 묻지 마세요,불쌍한 도비에게 더 이상은
묻지 마세_오' 그 요정이 어둠 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
을 더듬었다. "이곳에서 일어날 일들은 진작부터 다 계획되어
있었어_오 해리 포터는 그런 일이 일어날 때 이곳에 있어선 안
돼요- 집으로 가세요, 해리 포터, 집으로 가요.해리 포터는
이 일에 관여하면 안돼요,그건 너무 위험해요."
"그게 누구지,도비?" 해리는 도비가 물주전자로 다시 자학
행위를 하지 않도록 그의 손목을 꼭 잡고 있었다. "누가 그걸
열었지? 지난번에 그걸 연 게 누구냐구?'
'도비는 말할 수 없어요, 도비는 말할 수 없어요, 도비는 말
해선 안돼요!" 그 작은 요정이 우는 소리로 말했다. "집으로
가요, 해리 포터, 집으로 가요!"
'난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야!" 해리가 사납게 말했다. '내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머글 태생이야. 만약 그 방이 정말
로 열렸다면 그 애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거야◎"
'해리 포터가 친구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던지
려 하다니!" 도비가 몹시 감동한 나머지 무아경에 빠져 신음
하듯 말했다. '너무 고결해요! 너무 훌릉해요! 하지만 그는 자
신을 구해야만 해요, 그래야 해요, 해리 포터는◎"
도비가 갑자기 박쥐 같은 귀를 떨며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않았타.해러도 그 소러를 들었타.라깥 복도에서 급히 움질이
는 발자국 소리가 났다.
"도비는 가야해요!"그 작은 요정이 겁에 질린 듯 속삭이듯
이 말했다. 그리고 지끈 하며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 도비가 어
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발자국들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자 그는 어두운 병동 입
구를 바라보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잠시 뒤,덤블도어 교수가 잠옷 위에 긴 양모 가운을 입은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며 병동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조각상처
럼 보이는 뻣뻣한 물체의 한쪽 끝을 잡고 있었고,조금 뒤 그
발 부분을 잡은 맥고나걸 교수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들은 그
물체를 침대 위로 들어올렸다.
"폼프리 부인에게 연락해요' 덤블도어 교수가 속삭이자,맥
고나걸 교수가 허등지등 해리의 침대를 지나 사라졌다 해리
는 잠든 척하며 조용히 누워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들이 들리
더니,맥고나걸 교수가 잠옷 위에 스웨터를 걸친 폼프리 부인
과 함께 다시 나타났다.
"무슨 일이에요?' 폼프리 부인이 침대 위에 있는 그 조각상
에게 허리를 굽히고 있는 덤블도어 교수에게 작은 소리로 물
었다.
"습격이 또 있었소'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
수가 계단에서 발견했어요'
'그의 옆에는 포도 한 송이가 있었여묘"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 앤 포터를 찾아오려고 이곳으로 몰래 숨어들려고
했던 것 같아_오'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그 침대에 있는 조각
상을 보려고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것
의 멍한 얼굴에 달빛이 어렸다.
그건 콜린 크리비였다. 그의 눈은 크게 뜨여 있었고 손은 카
메라를 든 채, 앞으로 쑥 내밀어져 있었다.
'돌처럼 굳어졌나요?' 폼프리 부인이 속삭였다.
"그래요"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소
름끼쳐요‥‥ 만일 알버스가 코코아를 마시러 아래층으로 가던
길이 아니었다면-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누가 알겠어요?"
그들 셋이 콜린을 내려다보았다. 그 뒤 덤블도어 교수가 허
리를 굽혀 콜린의 뻣뺏한손에서 카메라를 비틀어 뺐다.
"그 애가 습격자의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요?' 맥고나걸 교
수가 그러길 간절히 바라는 듯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카메라의 뒷부분을
열었다.
"어머나!" 폼프리 부인이 말했다.
카메라에서 쉬쉬하며 연기가 새어나왔다. 사이에 침대를 세
개나 두고 있는데도 해리는 플라스틱이 탄 매콤한 냄새를 맡
을 수 있었다.
'녹아버렸어요'폼프리 부인이 이상한 듯이 말했다. "완전히
녹았어요·.."
"이제 무슨 의미일까요, 알버스?' 맥고나걸 교수가 다급하게
물었다.
'그건." 덤블도어 교수가 말했다. '비밀의 방이 정말로 다시
열렸다는 뜻이에_오'
폼프리 부인이 손을 입에다 갖다댔다. 맥고나걸 교수는 덤블
도어 교수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알버스‥‥ 그게‥‥ 누구죠?'
'문제는 누구냐가 아니에요" 덤블도어 교수가 콜린을 바라
보며 말했다. "문제는 어떻겠‥‥~"
해리가 알고 있는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맥고나걸 교수의 공허한 얼굴로 판단하건대, 그녀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