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장 한 밤의 결투
해리는 드레이코 말포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두들리보다 더 싫어하는 아이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핀도르 1학년들은 마법의 약 수업만 슬리데린 학생들과 같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포이를 도저히 참아 내지 못했다. 그런데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비행(飛行)' 수업마저 그리핀도르와 슬리데린이 함께 듣게 되었다는 벽보가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 게시판에 나붙자, 그들은 하나같이 투덜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 해리가 음울하게 말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니까. 말포이 앞에서 빗자루를 타고 바보짓을 하게 되다니."해리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나는 걸 배우게 되길 고대해 왔었다.
"바보짓을 하게 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지." 론이 분별 있게 말했다. "어쨌든, 말포이는 자기가 퀴디치를 잘한다며 떠들고 다니지만, 난 그게 다 말뿐이라는 걸 알아."말포이는 확실히 '비행'에 대해 계속 떠들고 다녔다. 그는 1학년들이 기숙사 퀴디치 팀에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며 큰 소리로 불평하다가, 끝에는 항상 그가 헬리콥터에서 머글들을 아슬아슬하게 구출했다는 등의 허풍스런 이야기를 길게 늘어 놓았었다.
하지만 말포이만 그런 게 아니었다. 시무스 피니간은 어린 시절 대부분을 빗자루를 타고 시골을 날아다니며 보냈다고 했다. 심지어 론조차도 찰리 형의 낡은 빗자루를 타고 날다가 행글라이더와 부딪힐 뻔했다고 말하곤 했다.
마법사 가족 출신 사람들은 하나같이 퀴디치에 대해 말했다. 론은 벌써 기숙사 방을 함께 쓰는 딘 토마스와 축구 얘기를 하다가 큰 말다툼을 벌였었다. 론은 아무도 날지 못하면서 공 하나만 갖고 하는 경기가 뭐 그리 재미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해리는 론이 딘의 웨스트 햄 축구팀 포스터를 막대기로 찌르며 그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려는 걸 보기도 했다.
네빌은 지금까지 한번도 빗자루를 타 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가 빗자루 옆에는 가지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해리는 그의 할머니가 그렇게 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네빌은 두 발로 땅을 밟고 있는데도 수없이 사고를 내는 사고뭉치였던 것이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도 네빌만큼이나 나는 것에 겁을 냈다. 이것은 책을 암기해서 배울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그녀가 시도해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목요일 아침 식사 때 그녀는 모든 멍청이들의 비행 이야기에 따분해져서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이어 온 퀴디치》라는 책을 빌려 왔다. 네빌은 혹시 나중에 빗자루에 달라붙어 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목을 메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헤르미온느의 강의가 우편물 배달로 중단되자 매우 기뻐했다.
해리는 해그리드의 편지 이후 단 한 통의 편지도 받지 못했는데, 물론 말포이는 눈치 빠르게도 그걸 알아챘다. 말포이의 수리부엉이는 항상 집에서 그에게 과자 꾸러미들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는 그것을 보란 듯이 슬리데린의 테이블에 펼쳐 놓았다.
외양간 부엉이 한 마리가 네빌에게 할머니가 보낸 작은 꾸러미를 가져왔다. 그가 흥분해서 그 꾸러미를 풀자 하얀 연기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슬 크기의 유리공 하나가 나왔다.
"리멤브럴이야!" 네빌이 설명했다. "할머니께서는 내가 건망증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시지. 이건 네가 잊어버린게 있는지를 알려줘. 봐, 이걸 이렇게 꽉 잡았는데 빨갛게 변하면...... 어......" 리멤브럴이 갑자기 빨갛게 변했기 때문인지 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네가 뭔가를 잊어버렸다는 뜻이야......"네빌이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기억해 내려고 애쓰고 있을 때 드레이코 말포이가 그리핀도르 테이블 옆으로 지나가면, 네빌의 손에서 리멤브럴을 낚아챘다.
해리와 론이 펄쩍 뛰었다. 그렇잖아도 그들은 말포이와 싸울 일이 없나 내심 바라고 있던 터라, 이때다 싶어 한바탕 싸움을 벌여 보려고 했지만, 학교에서 누구보다도 빨리 말썽을 찾아내는 것으로 소문난 맥고나걸 교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나타났다.
"무슨 일이니?"
"말포이가 제 리멤브럴을 뺏었어요, 교수님."
말포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리멤브럴을 얼른 테이블 위에 떨어뜨렸다.
"그냥 본 것 뿐이에요."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졸졸 뒤를 따르는 크레이브와 고일과 함께 꽁무니를 뺐다.
그날 오후 3시 30분에, 해리와 론을 비롯한 다른 그리핀도르 아이들은 첫 번째 비행 수업을 받기 위해 급히 현관 계단을 내려가 정원으로 갔다.
그들은 줄을 지어 경사진 잔디밭을 내려가 금지된 숲으로 가는 정원 맞은편의 부드럽고 평평한 잔디밭 쪽으로 걸어갔다. 날씨는 맑았는데 산들바람이 불고 있어서인지 풀이 발밑에서 잔물결을 일으켰다. 멀리 보이는 금지된 숲의 나무들은 험악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슬리데린 아이들은 이미 와 있었고, 땅엔은 스무 개의 빗자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평소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는 학교 빗자루들은 너무 높이 날면 마구 흔들리거나, 항상 조금씩 왼쪽으로만 난다며 불평을 하곤 했다.
비행 수업 선생님 후치 부인이 도착했다. 그녀는 작은 키에 백발이었으며, 매처럼 노란 눈을 갖고 있었다.
"자, 모두들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그녀가 크게 호통쳤다. "모두들 빗자루 옆에 서라. 자, 어서!"해리는 자기 빗자루를 흘끗 보았다. 그것은 작은 가지 몇 개가 이상한 각도로 비어져 나와 있는 낡은 빗자루였다.
"오른 손을 빗자루 위로 나오게 하고." 후치 부인이 앞에서 소리쳤다. "'위로!'라고 말해라.""위로!"
모두가 소리쳤다.
그러자 해리의 빗자루는 즉시 손 안으로 날아들었고, 다른 몇 명도 이처럼 보기 좋게 성공했다. 하지만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의 빗자루는 그저 땅 위로 데굴데굴 굴러갔으며, 네빌의 빗자루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빗자루도 말처럼 탄 사람이 무서워하면 그걸 아는 것 같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네빌의 떨리는 목소리로 보아, 그가 땅에서 발을 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너무도 명확히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후치 부인은 그 뒤 그들에게 미끄러져 떨어지지 않고 빗자루에 올라타는 방법을 보여주고는, 앞뒤로 왔다갔다 하며 잡는 법을 바로잡아 주었다. 해리와 론은 후치 부인이 말포이에게 오랫동안 잘못해 왔다고 지적하자 고소해했다.
"자, 이제 호루라기를 불면 땅을 걷어차라, 세게!" 후치 부인이 말했다. "빗자루를 흔들리지 않게 하고, 수십 센티미터 정도 올라갔다가, 상체를 앞으로 약간 숙여서 곧장 돌아 내려오는 거야. 자, 호루라기를 분다...... 셋...... 둘......"하지만 네빌은 땅을 떠나는 게 무서워 긴장할 대로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후치 부인의 입술에 호루라기가 닿기도 전에 하늘로 세게 날아올랐다.
"돌아와라, 얘야!" 그녀가 이렇게 소리쳤지만, 네빌은 병에서 코르크 마개가 튀어나가듯이 곧장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3미터...... 6미터...... 해리는 하얗게 질린 네빌이 겁먹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땅을 내려다보는 걸 보았고, 잠시 뒤 그가 숨이 넘어갈 듯 놀라서 그만 빗자루에서 거꾸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쾅!
네빌은 잔디 위에 엎어져 있었다. 그의 빗자루는 여전히 높이, 높이 올라가더니 금지된 숲 쪽으로 빈들빈들 떠가다가 사라져 버렸다.
후치 부인은 허리를 굽혀 네빌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얼굴도 네빌의 얼굴만큼이나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손목이 부러졌군." 해리는 그녀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자, 얘야. 괜찮아. 일어나라."그녀는 일제히 네빌을 바라보고 있는 반 아이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내가 이 아이를 병동에 데려갈 동안 말썽 피우지 말고 조용히 있도록! 빗자루는 건드리지 말고 그 자리에 놓아 두어라. 그렇지 않았다가는 '퀴디치'라는 걸 해보기도 전에 호그와트에서 쫓겨나고 말테니까. 자, 얘야."네빌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손목을 부여잡고, 후치 부인의 부축을 받아 절름거리며 걸어갔다.
그들이 저만치 사라지자 말포이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 멍청이의 얼굴 봤니?"
다른 슬리데린 아이들도 끼어들었다.
"입 닥쳐, 말포이." 패르바티 패틸이 날카롭게 말했다.
"오, 너 지금 롱바텀을 두둔하는 거니?" 뻔뻔스러운 슬리데린의 여학생인 팬시 파킨슨이 말했다. "네가 뚱뚱한 울보를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걸. 패르바티.""이것 좀 봐!" 말포이가 쏜쌀같이 달려가 잔디밭에서 뭔가를 움켜쥐며 말했다. "롱바텀의 할머니가 보내 준 그 멍청이같은 물건이야."말포이가 리멤브럴을 들어올리자 그것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거 이리 내, 말포이."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모두 말하는 걸 멈추고 해리를 바라보았다.
말포이가 심술궂게 미소지었다.
"난 롱바텀이 찾을수 있는 어딘가에 두려고 하는 거야. 저기...... 나무 위는 어때?""이리 내!"
해리가 소리쳤지만, 말포이는 빗자루 위에 올라타고 날아올랐다. 그는 거짓말을 했던 게 아니었다. 그는 정말 잘 날았다. 오크 나무의 맨 꼭대기 가지 근처를 떠다니며 그가 외쳤다.
"와서 가져가, 포터!"
해리는 빗자루를 움켜잡았다.
"안 돼!"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큰 소리로 말했다. "후치 부인이 조용히 있으라고 했잖아. 네가 그렇게 하면 우린 모두 혼나게 될 거야."해리는 그러나 헤르미온느의 말을 무시했다. 그는 빗자루에 올라타 땅을 힘껏 박차고 위로, 위로 날아올랐다. 머리카락과 망토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해리는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에게도 배우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게 있었다. 비행은 쉽고, 멋졌다.
그가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 빗자루를 약간 잡아당겼을 때 저 아래에서 여자아이들의 비명 소리와 론의 감탄하는 함성 소리가 들렸다.
해리는 공중에서 빗자루를 급격하게 돌려 말포이 쪽으로 향하게 했다. 말포이는 깜짝놀란 것처럼 보였다.
"이리 내놔." 해리가 소리쳤다. "그렇지 않으면 널 빗자루에서 떨어뜨리고 말겠어!""아, 그래?"
말포이는 애써 코웃음을 치기는 했지만, 불안한 표정이었다.
해리는 마치 빗자루를 오랫동안 타 본 사람 같았다. 그가 몸을 숙이고 양손으로 꽉 잡자 빗자루가 말포이 쪽으로 쏜쌀같이 날아갔다. 말포이가 간신히 피하자 해리는 뒤로 돌아 빗자루를 흔들리지 않게 잡았다. 아래에서는 몇몇 사람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 위에는 네 목숨을 구해 줄 크레이브나 고일이 없아. 말포이."해리가 외쳤다. 말포이에게도 똑같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간 것 같았다.
"그럼,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
말포이는 이렇게 소리치고는 그 유리공을 공중으로 높이 던져 버렸다.
해리는 그 공이 마치 슬로 모션처럼, 하늘로 높이 올라갔다가 번개처럼 떨어지는 걸 보았다. 그는 몸을 굽히고 빗자루의 손잡이 부분을 아래로 향하게 했다. 다음 순간 그는 공과 경주하며 아래로 치닫고 있었다. 귀를 씽씽 스치는 바람 소리가, 아래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비명 소리와 뒤섞였다.
그리고 공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그가 손을 쭉 뻗어 공을 잡았다. 지상에서 불과 3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을 때였다. 해리는 순간적으로 빗자루를 일으켜 세워 리멤브럴을 주먹 속에 안전하게 움켜 쥐고는 잔디밭 위로 구르듯이 부드럽게 착륙했다.
"해리 포터!"
해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급강하할 때보다 더 심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그들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부들부들 떨며 일어섰다.
"한번도...... 내가 호그와트에 온 이후 한번도......"맥고나걸 교수는 충격으로 거의 말을 잇지 못했다. 안경 너머로 그녀의 눈이 미친 듯이 번득였다.
"......어떻게 겁도 없이...... 목이 부러질 수도 있는데......""해리 잘못이 아니에요, 교수님......"
"조용히 해요, 패틸양."
"하지만 말포이가......"
"그만하면 됐어요, 위즐리군. 포터, 날 따라와요, 당장."해리는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한 번 흘끗 보고는, 성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 힘없이 걸어갔다. 해리는 학교에서 쫓겨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맥고나걸 교수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걸어가고 있었고, 그는 그녀를 쫓아가기 위해 달리다시피 해야 했다. 이제 끝장이다. 학교에 들어 와서 이 주일도 버티지 못하다니. 10분 후면 가방을 싸고 있겠지. 자신이 현관에 나타나면 더즐리 가족이 뭐라고 할까?현관 계단을 올라가, 내부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갔는데도, 맥고나걸 교수는 여전히 그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문을 비틀어 열고 복도를 따라 계속 걸어갔고, 해리는 처량하게 그녀 뒤를 총총걸음으로 따라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어쩌면 나를 덤블도어 교수에게 데리고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해리는, 쫓겨났지만 사냥터지기로 남게 된 해그리드를 생각했다. 어쩌면 그는 해그리드의 조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론과 다른 아이들은 마법사가 됐는데 자신은 해그리드의 가방을 들고 정원을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상상하자 속이 뒤틀렸다.
맥고나걸 교수는 어떤 교실문 앞에서 멈췄다. 그녀는 문을 열고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실례합니다, 플리트윅 교수님, 잠시 우드를 데려가도 될까요?"우드? 해리는 어리둥절해졌다. 우드는 나를 매질할 회초리일까?하지만 알고 보니, 우드는 억세게 생긴 5학년짜리 소년이었다. 그는 당황해하면 프리트윅의 교실에서 나왔다.
"너희 둘 다 따라와라."
맥고나걸 교수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우드는 신기한 듯이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안으로."
맥고나걸 교수는 피브스가 혼자서 칠판에 정신없이 음란한 말들을 쓰고 있는 교실을 가리켰다.
"나가요, 피브스!"
그녀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피브스는 분필을 쓰레기통에 큰 소리 나게 던져 넣고는 욕을 하며 나갔다. 맥고나걸 교수는 문을 쾅 닫고 두 소년에게 돌아섰다.
"포터, 이쪽은 올리버 우드다. 우드, 내가 우리 팀 수색꾼을 데려왔다."우드의 표정이 당황에서 환희로 바뀌었다.
"정말이세요, 교수님?"
"그럼." 맥고나걸 교수가 힘있게 말했다. "이 아닌 타고난 퀴디치 선수다. 난 여지껏 이런 재주를 본 적이 없다. 빗자루를 타 본 게 오늘이 처음이었니, 포터?"해리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쫓겨날 것 같지는 않았으므로, 후들거리던 다리에 다시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애는 놀랍게도 16미터를 급강하한 뒤에 떨어지는 구슬을 잡았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우드에게 설명했다. "그런데 몸에 긁힌 데 하나 없단다. 찰리 위즐리고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거야."우드는 이제 그의 모든 꿈이 단번에 이루어진 것처럼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퀴디치 경기 본 적 있니, 포터?"
우드가 흥분해서 물었다.
"우드는 그리핀도르 팀의 주장선수란다."
맥고나걸 교수가 설명했다.
"이 아인 딱 수색꾼 체격이네요." 우드가 이제 해리 쪽으로 걸어가 그를 이리저리 뜯어보며 말했다. "가볍고...... 민첩하고...... 이 아이에게 좋은 빗자루를 사 주셔야겠어요, 교수님...... 님부스 2000이나 클린스윕 세븐이 좋겠군요.""덤블도어 선생님에게 말해서 1학년 규칙을 바꿀 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금년에 맹세코 작년보다 우수한 팀이 필요해. 작년 시합에서 슬리데린에 패배한 뒤로, 난 몇 주 동안 세베루스 스네이프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단 말아......"맥고나걸 교수가 안경 너머로 해리를 엄하게 바라보았다.
"네가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구나, 해리. 그렇지 않았다간 마음을 바꿔 네게 벌을 줄지도 모르니까."그리고는 그녀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네 아버지가 보셨으면 자랑스러워하셨을 거다. 그분은 뛰어난 퀴디치 선수였거든."
"거짓말 마."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해리는 지금 막 론에게, 맥고나걸 교수를 따라간 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있었다. 론은 스테이크 한 조각과 강낭콩 파이를 입으로 반쯤 가져가다가, 입을 벌린 채로 그만 먹는 걸 까맣게 잊고 말았다.
"수색꾼?" 그가 말했다. "하지만 1학년들은 절대로...... 넌 아마...... 최연소 선수일 거야......""......100년 만에." 해리가 입에 파이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그는 오후 내내 흥분해서인지 다른 ㄸ보다 훨씬 더 많이 배가 고팠다. "우드가 말해줬어."론은 어찌나 놀라고 감동했던지, 그저 앉아서 입을 딱 벌린 채 멍하니 해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훈련은 다음 주에 시작해." 해리가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우드는 그걸 비밀로 하고 싶어하니까."그때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식당으로 들어오다가, 해리를 발견하고는 허둥지둥 다가왔다.
"잘했어." 조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드가 우리에게 말해 줬어. 우리도 팀원이거든. 몰이꾼이지.""금년엔 확실히 우리가 저 퀴디치 우승컵을 따게 될 거야." 프레드가 말했다. "우린 찰리 형이 졸업한 이후 한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지만 금년 팀은 멋지게 해낼 거야. 네가 정말로 잘 하나 보던데, 해리. 우드는 너무 좋아서 우리에게 말할 때 거의 깡충깡충 뛰다시피했거든.""어쨌든, 우린 그만 가 봐야겠어. 리 조던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새로운 비밀 통로 하나를 찾았다고 난리거든.""그건 보나마나 우리가 첫 주에 찾아낸 저 역겨운 그레고리 동상 뒤에 있는 걸거야."프레드와 조지가 가 버리자마자 전혀 반갑지 않은 얼굴들이 나타났다. 말포이가 양쪽에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것이다.
"최후의 만찬 중이니, 포터? 머글 세계로 돌아가는 기차는 언제 탈 거니?""땅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훨씬 더 용감하군."해리가 냉담하게 말했다. 물론 크레이브와 고일은 덩치가 큰 놈들이었지만, 한쪽에 선생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려보기만 했다.
"언제라도 혼자서 너와 대결하겠어." 말포이가 말했다. "원한다면 오늘 밤이라도 좋아. 마법사의 결투법으로. 요술지팡이만 갖고 하는 거야. 몸싸움 없이. 이의 없지? 마법사의 결투법에 대해 들어 본 적 없는 것 같은데?""물론 들어봤지." 론이 자리에 앉은 채 몸을 빙 돌리면 말했다. "난 해리의 2번 타잔데, 너의 2번 타자는 누구니?"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을 이리저리 뜯어보았다.
"크레이브야." 그가 말했다. "자정이야, 알았지? 트로피 보관실에서 보자. 그곳은 항상 열려 있으니까."말포이가 가 버리자, 론과 해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마법사의 결투법이란 게 뭐니?" 해라가 물었다. "그리고 네가 나의 2번 타자라는 것은 또 뭐야?""그러니까 2번 타자란 네가 죽으면 대신 싸울 사람을 말해." 론이 다 식어버린 차가운 파이를 베어 물며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그러나 해리의 얼굴 표정을 보자, 얼른 덧붙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진짜 마법사 결투법으로 싸울 때만 죽어. 진짜 마법사들하고 싸우는 것 말야. 너와 말포이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서로에게 불꽃을 보내는 것뿐이야. 너희 둘 다 진짜 손상을 입힐 만큼 마법을 많이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말야. 내가 볼 때 그녀석은 네가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던 게 분명해.""내가 요술지팡이를 휘둘렀는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면?""그걸 던져 버리고 그 녀석의 코를 한 방 날리는 거지."론이 말했다.
"잠깐 실례할게."
그들 둘 다 위를 올려다보았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였다.
"밥은 좀 편안히 먹을 수 없겠니?" 론이 물었다.
헤르미온느는 그를 본체만체하고 해리에게 말했다.
"너와 말포이가 하는 말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되었는데 말야......""그랬겠지." 론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밤에는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 안 돼. 그러다가 들켜서, 아니 반드시 들키겠지만, 너 때문에 또 감점을 받게 될 그리핀도르를 생각해 봐. 그건 정말로 이기적이야.""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냐." 해리가 말했다.
"잘 가." 론이 말했다.
해리는 딘과 시무스가 잠꼬대 하는 소리를 들으며(네빌은 병동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훨씬 늦게까지 자지 않고 누워서, 오늘은 완벽한 하루를 마무리짓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론은 저녁 내내 "그 녀석이 네게 저주를 퍼부으려고 하면, 얼른 몸을 피하는 게 좋아, 왜냐하면 저주를 어떻게 막는지 잘 모르겠거든."과 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해리는 필치나 고양이 '노리스 부인'에게 들킬 가능성이 많았으므로 자신이 스스로 또 다른 무덤을 파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말포이의 비웃는 얼굴이 어둠 속에서 계속 어렴풋이 나타나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말포이에게 본때를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그걸 놓칠 수는 없었다.
"11시 반이야." 론이 마침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가는 게 좋겠어."그들은 잠옷에 가운을 걸친 채로, 지팡이를 들고 살금살굼 방을 빠져나와, 나선형 계단을 내려간 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로 들어갔다.
벽난로에는 타다 남은 깜부기들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어서, 안락의자가 둥글둥글한 그림자처럼 보였다. 그들이 출구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가까이 있는 의자 쪽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네가 이렇게 행당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해리."
전등이 깜빡거리며 켜졌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핑크빛 가운을 입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너!" 론이 몹시 화가 나서 말했다. "가서 잠이나 자!""난 이미 네 형에게 말했어." 헤르미온느가 날카롭게 말했다. "퍼시는 반장이니까, 너희를 말릴 수 있을 거야."해리는 그렇게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빨리." 그가 론에게 말했다. 그는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를 밀어 열고 그 구멍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헤르미온느는 그렇게 쉽사리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그녀는 론을 따라 그 초상화 구멍으로 들어가며, 꼭 성난 거위처럼 투덜거렸다.
"너희들은 그리핀도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도 않니? 너희는 자신들만 중요한거니? 난 슬리데린이 우승컵을 타길 바라지 않아. 너희들 때문에 내가 변신 주문을 외워서 맥고나걸 교수에게 어렵게 받은 점수들을 몽땅 잃게 될거야.""저리 가."
"좋아. 하지만 난 경고했어. 내일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라탄 뒤에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없어. 너희들은 정말......"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말을 마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안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그 똥똥한 여인의 초상화 쪽으로 돌아섰을 때 그 그림이 텅 비어 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뚱뚱한 여인은 야간 산책을 하러 가고 없었으므로, 헤르미온느는 그리핀도르 탑 밖에 그냥 있어야 했다.
"이제 어떻하지?"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내가 알 바 아니지." 론이 말했다. "우린 가야 해. 늦었어."그들이 복도 끝에 미처 다 가기도 전에 헤르미온느가 쫓아 왔다.
"나도 같이 갈래." 그녀가 말했다.
"안 돼."
"그럼 내가 여기 밖에 서서 필치가 날 잡도록 기다릴 거라고 생각하니? 그가 우리 셋을 모두 발견하면 난 진실을 말할 거야. 내가 너희들을 막으려 했다고 말야. 내 말이 틀리다고는 못할걸.""대단하셔." 론이 큰 소리로 날카롭게 말했다.
"조용히 해, 둘 다!" 해리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무슨 소리가 났어."그건 코를 킁킁거리는 소리 같았다.
"노리스 부인?"
론이 실눈을 뜨고 어둠 속을 바라보며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건 노리스 부인이 아니었다. 네빌이었다. 네빌은 바닥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가 그들이 살금살금 다가가자 갑자기 깨어났다.
"고맙게도 너희들이 날 찾았구나! 난 이 바깥에서 몇 시간이나 있었어. 침실로 들어가는 새 암호가 생각이 안 나서 말야.""목소리 낮춰, 네빌. 암호는 '돼지 코'지만 지금은 못 들어가. 그 뚱보 여인이 어딘가로 사라졌거든.""팔은 어떠니?" 해리가 물었다.
"좋아." 네빌이 팔을 보여주면 말했다. "폼프리 부인이 단번에 고쳐 주셨어.""잘됐다. 이봐, 우린 어디 좀 가야 해. 그럼 나중에 보자......""날 두고 가지 마!" 네빌이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난 여기 혼자 있고 싶지 않아. 피투성이 바론이 벌써 두 번이나 지나갔단 말야."론이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화가 나서 헤르미온느와 네빌을 노려보았다.
"너희들 중 누구라도 우릴 들키게 했다가는, 퀴렐이 말했던 악령의 주문을 배워서 너희들에게 반드시 써먹고 말테니까 알아서 해."헤르미온느가 론에게 악령의 주문을 정확히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려 주려고 입을 열려고 했지만, 해리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며 주의를 주었다.
그들은 높은 창문으로 새어 들어온 달빛 때문에 창살 무늬가 생긴 복도를 사뿐히 걸어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해리는 필치나 노리스 부인과 마주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았다. 그들은 재빨리 3층으로 올라가 까치발을 들고 트로피 보관실로 갔다.
말포이와 크레이브는 아직 와 있지 않았다. 크리스탈 트로피 케이스가 달빛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다. 우승컵과 우승패와 각종 조각품들이 어둠 속에서 때때로 은빛 금빛으로 반짝였다. 그들은 방 양쪽에 있는 문에서 눈을 떼지 않고, 벽에 바짝 붙어서 걸어갔다. 해리는 말포이가 뛰어들자마자 시작할 경우를 생각해 요술지팡이를 꺼내들었다. 시간이 지나갔다.
"그 녀석이 늦는데, 어쩌면 지레 겁을 먹고 물러선 건지도 몰라." 론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때 옆방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와 모두 깜짝 놀랐다. 해리가 지팡이를 막 들어 올렸을 때,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건 말포이가 아니었다.
"냄새를 맡아 봐, 녀석들이 한쪽 구석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그건 노리스 부인에게 말하고 있는 필치였다. 해리는 공포에 휩싸여 다른 세 명에게 빨리 따라오라고 미친 듯이 손짓을 했다. 그들은 조용히 필치의 목소리에서 멀리 있는 문 쪽으로 종종걸음 쳐 달려갔다. 네빌의 망토가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자마자 필치가 트로피 보관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녀석들이 여기 어딘가에 있어." 그들은 필치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숨어 있겠지.""이쪽이야!" 해리가 다른 아이들에게 입 모양을 만들어 말하자, 그들은 겁에 질려서 갑옷으로 가득 찬 긴 진열실 쪽으로 살금살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필치의 발소리가 점점 가깝게 들려왔다. 네빌이 갑자기 앙앙 우는 소리는 내더니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네빌은 곧 걸려 넘어지며 론의 손목을 잡는 바람에 둘 다 어떤 갑옷 앞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철커덩, 쾅!
성 전체를 깨울 것ㅁ나 같은 커다란 소리가 났다.
"달려!"
해리가 소리쳤고, 그들 넷을 필치가 따라오고 있는지 뒤돌아 보지도 않고 진열실 쪽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그들은 문설주를 빙 돌아,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해리를 선두로 복도를 뛰어갔다. 어떤 벽걸이 융단을 북 찢어 뎔고 들어가나 비밀 통로가 나왔고, 통로를 정신없이 달려가자 마법 수업을 드는 교실이 나타났다. 그제서야 그들은 트로피 보관실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 안 쫓아 오는 것 같아."
해리가 차가운 벽에 기대어 헐떡거리며 이마를 훔쳤다. 네빌은 엎어진 채로, 씩씩거리며 푸푸 소리를 냈다.
"그것...... 봐." 헤르미온느가 숨이 막힌 듯 가슴을 움켜쥐고 말했다. "내가 뭐랬어.""그리핀도르로 탑으로 돌아가야 해." 론이 말했다. "가능한 한 빨리.""말포이가 널 속인거야." 헤르미온느가 해리에게 말했다. "이제 알았니? 그 녀석은 널 만나러 오지 않을 거야. 필치는 트로피 보관실에 누군가가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말포이가 일러바친 게 분명해."해리는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자."
그러나 일이 그렇게 간단치가 않았다. 그들이 열 발짝쯤 갔을 때 문 손잡이가 덜컥덜컥 움직이며 앞 교실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피브스였다. 피브스는 그들을 발견하자 기뻐서 소리를 빽 질렀다.
"조용히 해, 피브스...... 제발...... 놀라서 자빠지겠다."피브스가 낄낄대며 웃었다.
"1학년들이 한밤중에 돌아다닌다? 쯧쯧쯧. 버릇없군, 버릇없어. 너흰 들킬거야.""네가 말하지만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 거야, 피브스. 제발.""필치에게 말해야 해, 그래야 하구말구." 피브스는 성직자처럼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의 눈은 심술궂게 빛났다.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저리 비켜." 론이 피브스를 힘껏 치며 날카롭게 말했다...... 이게 큰 실수였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왔어요!"
피브스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학생들이 침대에서 나와서 여기 마법 교실 복도에 있어요!"그들은 피브스 밑으로 몸을 홱 숙이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조금전 쾅 닫았던 문이 있는 쪽으로 곧장 달려갔다. 그러나 문은 잠겨 있었다.
"끝장이야!" 그들이 어찌해 볼 수도 없이 애꿎은 문만 주먹으로 치고 있을 때 론이 투덜거렸다. "우린 결딴났어! 이것으로 끝장이야!"그들은 필치가 피브스의 고함소리가 난 쪽으로 정신없이 달려오고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좁혀서 서." 헤르미온느가 딱딱거렸다. 그리고는 해리의 요술지팡이를 잡고 자물쇠를 두드리며, '알로호모라!'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그 자물쇠가 딸깍 하더니 문이 휙 열렸다. 그들은 우르르 물려들어가 얼른 문을 닫고는, 문에 귀를 바짝 대고 귀를 기울였다.
"녀석들이 어느쪽으로 갔지, 피브스?" 필치가 말하고 있었다. "빨리 말해.""'제발 말씀해 주세요'라고 하세요."
"엉터리 같은 짓 말고, 피브스, 자 녀석들이 어디로 갔지?""'제발 말씀해 주세요'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에요." 피브스가 흥얼거리며 귀에 거슬리게 말했다.
"좋아...... 제발 말씀해 주세요."
"아무것도! 하하하! '제발'이라고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하하! 하하하하!"그리고 그들은 피브스가 휙 하고 사라지는 소리와 필치가 화가 나서 욕을 해대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이 문이 잠겼다고 생각하나봐." 해리가 속삭였다. "이제 괜찮을 것 같아...... 이거 좌, 네빌!" 왜냐하면 네빌이 조금 전부터 해리의 가운 소배를 세게 잡아당기고 있었던 것이다. "뭐야?"해리는 휙 돌아섰다...... 그리고 그 무엇을 아주 명확히 보았다. 잠시 그는 악몽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일어났던 그 어떤 것보다도 끔찍했다.
지금 그들은 방안에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어떤 복도에 있었다. 바로 출입 금지된 3층 복도였다. 그리고 이제 그들은 그곳이 왜 출입금지되었는지 알았다.
그들은 천장과 마룻바닥 사이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괴물 같은 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개는 머리가 세 개였다. 두리번거리고 있는 세 쌍의 성난 눈. 그들 쪽을 향해 씰룩씰룩거리고 있는 세 개의 코. 누런 송곳니에서 침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는 세 개의 입.
그 개는 여섯 개의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면서 가만히 서 있었다. 해리는 자기들이 벌써 시체가 되지 않은 이유는 단지 자기들이 너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바람에 그 개가 깜짝 놀랐기 때문일 뿐, 개가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고 있으며,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자신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으리라는 것을 우레같은 저 으러렁거림으로 너무나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해리는 손으로 더듬어 손잡이를 찾았다. 필치와 죽음 사이라면, 필치를 택할 것이다.
그들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해리가 문을 쾅 닫자 온 힘을 다해 복도로 다시 달려 나왔다. 필치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딘가 다른 곳에서 그들을 정신없이 찾고 있는 게 분명했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들은 그저 그 괴물에게서 멀리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그들은 7층에 있는 그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달리는 걸 멈췄다.
"너희들 모두 도대체 어디에 있었던 거니?" 그녀가 그들의 어깨에서 흘러내린 가운과 땀에 젖어 상기된 얼굴을 보며 물었다.
"상관 말아요...... 돼지 코, 돼지 코." 해리가 헐떡거리며 말하자 그 초상화가 앞으로 흔들렸다. 그들은 서둘러 학생 휴게실로 들어가 부들부들 떨면서 안락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한참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네빌은, 정말로, 다시는 말을 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학교에 그런 괴물을 가둬 두다니, 누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거지?" 론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개라면 모두가 운동이 필요할 텐데 말야."헤르미온느도 숨을 돌리자 제 나쁜 성깔이 돌아왔다.
"눈은 뒀다 뭐에 쓸래?" 그녀가 날카롭게 말했다. "그 개가 뭘 밟고 서 있는 지 보지도 못했니?""마룻바닥?" 해리가 물었다. "나 그 개의 발은 보지 못했어. 머리 세 개를 보는 데도 정신이 없었단 말야.""아냐, 마룻바닥이 아냐. 그건 지하실 문을 밟고 서 있었어. 그건 분명 뭔가를 지키고 있는 거야."헤르미온느가 일어서서 그들을 노려 보았다.
"이제 됐니? 우린 모두 쫓겨날 수도 있었어. 아니 더 심하게는, 죽을 수도 있었다구. 자, 괜찮다면, 난 이만 가서 자야겠어."론이 입을 벌린 채, 멀어져 가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래, 어서 가서 자." 그가 말했다. "누가 저더러 따라오라고 했나, 원 기가 막혀서."하지만 헤르미온느는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는 해리에게 뭔가 또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그 개는 뭔가를 지키고 있었다...... 해그리드가 뭐라고 말했지? 그린고트는 어떤 것을 숨기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 아마 호크와트를 제외하면.
해리는 713번 금고에서 꺼낸 그 더러운 작은 꾸러미가 지금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대충 감이 잡히는 듯했다.
해골 포터에게
-학생들이 쓴 편지 모음
나도부엉이가 있었으면...
나도 너처럼 부엉이가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신비한 고양이나 쥐가 더 갖고 싶어. 껴안고 만지는 데는 그것들이 부엉이보다 더 좋을 테니까 말야. 내게 만약 신비한 애완동물이 있다면 난 내 방에 숨겨두고 녀석이 마법을 부려서 우리 엄마나언니들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도록 할 거야. 그리고 론 위즐리의 쥐 스캐버스처럼 녀석을 주머니 속에 넣어서 학교에데려갈 거야. 내 시험. 답안도 모두 옳게 작성하도록 시켜야지, 낄낄. 녀석은 내 숙제도 할 수 있을 거야.
잘 지내. 그리고 퀴디치 우승컵을 또 타게 되길 바랄게.
- 칼 크레이머
나도 너처럼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며...
마법사 학교에 다니는 건 틀림없이 힘들 거야. 마법을 거는거며, 마법의 약 만드는 거며, 이상한 식물들을 키우는 거며, 지팡이로 결투하는 거며, 배울 게 너무 많잖아.
네 친구 헤르미온느는 정말로 똑똑해. 그 애를 알았으면 좋겠어. 친구가 되고 싶어. 론에게 그 애에게 더 상냥하게 굴라고 좀 말해 줘. 나도 너처럼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았으면좋겠어. 난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이것저것 구경할 거야. 흥미로운 게 보이면 내려가서 자세히 살펴보기도 하구 말야.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날아오면 되잖아. 내가 어디에 갔었는지는아무도 모를 거야. 부디 몸조심.
-제인 알리노
해리에게, 난 네가 마법 학교에 가기 전처럼 괴로운 여름을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년에는 호그와트에서 머글 연구 수업을 꼭듣도록 해. 넌 틀림없이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 대해많은 걸 배우게 될 거야.
마법사들은 아마 영국보다 이곳에서 훨씬 더 재미있게 보낼수 있을걸. 신비한 동물들이 살 수 있는 숲도 많고 너희들에게고기나 삶은 감자 같은 것들을 먹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까 말야. 우린 생선과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거든.
혹시 미국에 오게 되면 꼭 우리 학교에 찾아와주길 바래.
-안드레아 브랜트
나는 퀴디치 수색꾼을 맡을 거야
난 퀴디치처럼 멋진 경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런경기를 할 수 있다니 넌 정말 행운아야. 내게 만약 그런 행운이 주어진다면 너처럼 수색꾼을 맡을 거야. 날아다니며 경기를 지켜보다가 황금및 스니치를 발견하면 확 잡아야지! 그러면 우리 팀이 150점을 얻을 거 아냐.
다음 책은 온통 퀴디치에 대한 거고 다른 마법사 학교의 퀴디치 팀들도 나온다고 들었어. 그러니까 넌 그런 팀들과도 경기하겠구나.
다른 팀이나 다른 선수들에 대해 잘 몰라서 혹시 겁나지 않니? 좀더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해. 다른 학교들의 퀴디치 시합때 사람을 보내서 그들이 어떻게 경기하는지 들어보는 것도도움이 될 거야. 전략은 그 뒤 짜도 될 거야.
행운을 빌게 !
-버디 싱클레어
마법의 드레스를 입고 싶어
네 인생은 정말 멋져. 나도 그랬음 좋겠어. 넌 귀엽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퀴디치는 정말 잘하고 모두들 널 황홀한 눈으로바라보잖아. 헤르미온느는 자긴 굉장히 똑똑하다고 생각할지모르지만 멍청하기 그지없어, 너 같은 아이를 흠잡잖아.
나도 마법을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더 나이 들어 보이게변신해서 파티 같은 데 갈 수 있을 거 아냐. 만약 마법을 부릴수 있다면 난 내 머리카락을 온통 눈부신 황금빛으로 만들고눈 주위는 초록빛으로 번득이게 할 거야. 그리고 5분마다 색깔이 변하는 마법의 드레스를 입을 거야. 그러면 사람들은 날 브리태니 같은 유명한 스타라고 생각하겠지.
난 네가 더즐리 가족에게도 마법을 걸어서 그들을 정말로멍청하게 보이게 만들어버렸으면 좋겠어. 다음 책에서도 행운을 빌게
-안젤리카 애도니
해리에게, 나와 내 친구들 모두 널 굉장히 동경하고 있어. 네 이모와이모부, 두들리는 널 좋아하지 않지만, 넌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선생님들조차 널 특별하다고 생각하잖아.
가장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좋을까.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고,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고, 용들을 슬쩍 훔치고, 마법의 사탕도 먹고.
또 모두 다르게 생긴 공들과 다른 선수들이 동시에 공중을날아다니는 퀴디치도 할 수 있고, 항상 이기잖아.
나도 너처럼 마법사가 되어 즐겁게 보내고 싶어.
잭 힐번
나도 마법학교에 갈 수 있었으면
마법사가 된다는 건 틀림없이 신나는 일일 거야! 난 네 책을 읽기 전부터 너에 대해 많은 게 알고 싶었어
넌 퀴디치에서 수색꾼으로 뛰는 게 좋으니? 다른 역할들도좋아했을까? 님부스 2007은 정말 멋진 것 같아. 그 빗자루가어떻게 그렇게 높이 날 수 있는지 설명 좀 해줘.
네 친구들 론과 헤르미온느도 정말 좋은 아이들이야.
산더미 같은 트롤과"싸우고 퀴렐 교수와 싸우다니 너희들정말 용감했어.
나도 마법사 학교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새로운 모험에 대해 빨리 읽고 싶어.
-미셀 부티스
정말 멋진 모험담이었어
너의 첫 번째 모험담을 정말로 재미있게 꿇었어. 보통 사람인 줄 알았던 네가 그토록 기이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어.
마법사가 되는 게 힘들까? 두 번째 모험은 어디에서 일어날까? 넌 누굴 만나게 될까? 더 위험한 적들이 나타날까? 네가그들과 싸을 더 좋은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될까?
아직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그것들도분명 첫 번째 책만큼이나 재미있을 거야.
그런 멋진 모험을 보여주어서 고마워. 네가 아니었다면, 읽을 책이 없었을 거야.
제이드 월리암스
벌 받지 않도록 해!
네가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에게서 안전하게 빠져 나왔다는말을 들었어. 위험하고 강력한 악한이 쫓아다니는 기분은 어떤 걸까?
다음에 나오는 책에서는 어떤 모험이 펼쳐지니?
퀴디치 경기를 즐기니? 그리핀도르 팀에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니?
내가 듣기론 네가 퀴디치 우승컵을 거의 탈 뻔했다고 하던데, 어쩌다 그걸 놓친 거니? 넌 내년에는 틀림없이 더 열심히할 거야.
그럼, 경기할 때 조심하고 벌받지 않도록 해 !
-브라이언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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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는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면서 하는 스포츠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는 투명 망토를 입어본 적도, 거인과 친구가 된 적도, 혹은 요이 부화하는 걸 도와준 적도 없었다. 해리가 아는 거라곤 그저 무서운 이모와 이모부인 더즐리 부부와 혐오스러운 그들의 아들 두들리와 함께 한 비참한 삶뿐이었다. 해리의 방은 계단 밑에 있는 작은 벽장이며, 그는 11년 동안 생일파티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부엉이 한 마리가 절대 잊지 못할 굉장한 곳으로 초청하는 이상한 초대장 한 통을 배달해 주면서 모든 것이 변하게 된다. 해리는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공중 스포츠와 온갖 마법을 배운다. 또한 어둠의 힘과의 결투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마법사로서의 위대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