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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2/194)

제 2장 사라진 유리창

더즐리 부부가 잠에서 깨어나 문간에서 조카를 발견한 뒤 거의 10년이 지난 오늘도 프리벳가는 전혀 변한게 없었다. 태양은 여전히 잘 정돈된 앞마당 위로 떠올라 더즐리 씨네 정문의 4번지라고 TM인 뇟쇠 장식을 비추었고, 햇빛은 더즐리 씨가 부엉이에 대한 불길한 뉴스를 보았던 그 날 밤과 거의 똑같은 모습의 거실 안으로 슬그머니 스며 들었다. 단지 벽난로 위 선반에 놓여 있는 사진들만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보여줄 뿐이었다. 10년 전에는, 커다란 핑크빛 비치볼처럼 생긴 아기가 작은 방울이 달린 가지각색의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들이 많았지만 두들리 더즐리는 더 이상 아기가 아니었으며 , 이제 그 사진들은 뚱뚱한 금발 소년이 박람회장의 로터리에서 자전거를 처음 타고 있는 모습이나, 아버지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어머니에게 안겨 입맞춤을 받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 집에 또 다른 아이가 살고 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해리 포터는 아직도 그곳에 있었다. 지금은 잠들어 있었지만, 곧 깨어나야 했다. 페투니아 이모가 문을 쾅쾅 두드리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 날의 첫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당장. 해리는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이모가 문을 다시 두드렸다. 일어나. 그녀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해리는 이모가 식당으로 걸어가는 소리와 오븐 위에 프라이팬을 얹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다시 드러누워 지난 밤 꾸었던 꿈을 기억해 보려고 애썼다. 멋진 꿈이었다. 꿈속에서 오토바이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그런 똑같은 꿈을 꾼 적이 있다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모가 다시 문 밖에 와 있었다. 아직 안 일어났니? 그녀가 다그쳐 물었다. 거의요. 해리가 대답했다. 그럼, 어서 나와서 저 베이컨좀 지켜봐라 태우지 말고 말이다. 오늘은 두들리의 생일날인 모든게 완벽해야 해. 그러자 해리가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너 뭐라고 했니? 이모가 문 저 쪽에서 날카롭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두들리의 생일..... 어떻게 잊어버릴수 있겠는가? 해리는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와 양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침대 밑에서 양말을 찾아내어 한쪽 양말에 붙어 있던 거미를 떼어 내고 신었다. 해리가 거미에 익숙해 진 건 그가 잠을 자는 계단 밑 벽장에 거미들이 우글거리기 때문이다. 그는 옷을 입고 복도를 지나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탁 위에는 두들리의 생일 선물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두들리는 두 번째 텔레비전과 경주용 자전거는 물론이고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새 컴퓨터도 받은 것 같았다. 해리는 두들 리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경주용 자전거를 갖고 싶어했는지 알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두들리는 아주 뚱보인데다 운동-물론 누군가에게 주먹질하는 것과 관계 있는 게 아니라면-을 몹시 싫어했기 때문이다. 하긴  두들 리가 가장 두들겨 패기 좋아하는 대상은 해리였지만, 그는 해리를 놓치기 일쑤였다. 해리는 보기와는 달리 몸이 몹시 빨랐던 것이다. 그러나 해리는 어두운 벽장에서 지내서인지 언제나 또래들에 비해 작고 연약했다. 또한 나이에 비해 훨씬 더 작고 말라 보였던 것은 입은 옷마다 두들리의 낡은 옷인 데다 두들리의 몸집이 그보다 네배나 더 컸기 때문이다. 해리는 갸름한 얼굴과, 가느다란 다리, 그리고 까만 머리카락에 연한 초록빛 눈을 가진 아이였다. 그는 두들 리가 언제나 주먹으로 코를 때리는 바람에 부러져서 스카치테이프로 여러겹 이어 붙인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있었다. 해리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단 하나 마음에 들어하는 건 그의 이마에 나 있는 번개 모양의 가느다란 흉터뿐이었다. 그의 기억으로는 그 흉터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고, 그가 페투니아 이모에게 했던 최초의 질문도 흉터가 어떻게 생겼냐 하는 것이었다. 네 부모가 죽은 자동차 사고 때 다친거란다. 이모는 그렇게 말했다. 다 이상 아무것도 묻지 마라. 묻지 마라..... 그건 더즐리 가족과 조용한 삶을 위한 첫 번째 규칙이어Tekl. 버논 이모부가 식당에 들어 왔을 때 해리는 베이컨을 뒤집고 있었다.  머리좀 빗아라! 아침 인사라도 하듯. 이모부가 크게 호통치며 말했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버논 이모부는 신문 너머로 넘겨다보며 해리에게 머리를 까으라고 소리쳐대곤 했다. 해히는 같은 반의 다른 아이들보다 머리를 훨씬 더 자주 깎았지만, 별 차이가없었다. 그의 머리는 언제나 그렇게 뒤엉켜 자라났다. 두들 리가 이모와 함께 식당에 들어 왔을 때  해리는 달걀을 부치고 있어다. 두들리의 몸집은 버논 이모부만큼이나 커 보였다. 그는 커다란 핑크빛 얼굴에, 목은 거의 없었고, 작고 연한 푸른빛 눈에 숱 많은 금발이 살집 두둑한 얼굴 위로 부드럽게 늘어진 아이였다. 페투니아 이모는 종종 두들 리가 아기 천사처럼 보인다고 말했지만, 해리는 종종 두들 리가 가발을 뒤집어쓴 돼지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달걀과  베이컨이 담긴 접시를 식탁에 놓으려 했지만 선물들이 쌓여 있어 놓기가 힘들었다. 두들리는 그 동안 선물 개수를 세고 있었다. 그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 졌다. 서른 여섯 개네. 그가 엄마와 아빠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작년보다 두 개가적어. 얘야, 마지 아줌마의 선물을 세지 않았잖니, 봐라 그건 엄마와 아빠가 준 이 커다란 선물 밑에 있단다. 하지만 그래도 서른 일곱 개야. 두들리는 화를 참지 못해얼굴이 시뻘게지며이렇게 말했다. 해리는 거대한 몸집의 두들 리가 곧 짜증을 부리리라는걸 알았으므로 두들 리가 식탁을 뒤집어 엎을 경우를 생각해 되도록 빨리 먹으려고 베이컨을 입에 마구 쑤셔 넣기 시작했다. 페투니아 이모도 그 위험한 낌새를 알아챘는지 얼른 이렇게 말했다. 오늘 외출하면 선물을 두 개 더 사 줄게. 그러면 어떻겠니 얘야? 선물 두 개 더 그럼녀 됐지? 두들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계산이 힘든 것 같았다. 마침내 그가 천천히 말했다. 그럼 서른.......서른......  서른 아홉 개란다. 얘야. 페투니아 이모가 말했다. 맞아 그럼 됐어. 두들리는 털썩 주저 앉아 가장 가까운 선물 꾸러미를 잡았다. 버는 이모부는 흡족해서 싱글싱글 웃었다. 요 녀석은 제 아비를 닮아 돈을 따질 줄 안단 말야. 기특하구나. 두들리 그가 두들리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바로 그때 전화가 걸려 왔고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으러 간 동안 해리와 버논 이모부는 두들 리가 경주용 자전거와 무비 카메라와 원격 조정 비행기와 열여섯 가지 새로운 컴퓨터 게임가 비디오 카메라를 푸는 것을 지켜 보았다. 페투니아 이모가 전화를 받은 후 화나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돌아 왔을 때 두들리는 포장지를 찢고 금 손목시계를 꺼내고 있었다. 큰일 났어요. 버논 그녀가 말했다. 피그 할머니가 다리가 부러졌대요. 그래서 저 애를 데려갈 수가 없대요. 그녀가 고개로 해리 쪽을 가리켰다. 두를리는 화가 나서 입이 쩍 벌어졌지만 해리는 날아갈 듯 기뻤다. 매년 두들리의 생일날이 되면 그이 부모는 두들리와 친구 하나를 데리고 놀이 공원이나 햄버거 집이나 극장에 갔다 그리고 그럴때마다 해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사는 괴팍한 피그 할머니에게 맡겨졌었다. 그러나 해리는 그 집이 싫었다. 그 집에서는 곳곳에서 양배추 냄새가 났으며, 피그 할머니는 해리에게 매번 자기가 길렀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제 어떡하지? 페투니아 이모는 마치 해리가 이 일을 계획하기라도 한 듯 해리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해리는 피그 할머니의 다리가 부러진 것을 슬퍼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제 앞으로 1년간은 티블과 스노이와 포우와 터프티같은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자 쉽게 슬퍼지지가 않았다. 마지에게 전화해 봐요. 버논 이모부가 말을 꺼냈다. 바보같은 소리 말아요 버논. 마지는 저 애를 싫어한다구요. 더즐리 부부는 마치 해리가 마치 자기들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슨 징그러운 벌레라도 되는 것처럼, 해리에 대해 종종 이런 식으로 말했다. 그 여자 이름이 뭐였더라, 당신 친구.... 이본느? 마조르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날카롭게 말했다. 전 그냥 여기에 있어도 돼요. 해리가 희망을 가지고 제안했다(집에 있으면 기분 전환으로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도 볼수 있을 테고 어쩌면 두들리의 컴퓨터를 한번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페투니아 이모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돌아왔을 때 집이 엉망으로 되어 있게 말이니? 그녀가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어질러 놓지 않을께요. 해리는 이렇게 말했지만, 그들은 듣고 있지 않았다. 저 애를 동물원에 데려가야 할까 봐요. 페투니아 이모가 천천히 말했다. ....... 그리고 저 애느 차에 두죠 뭐........ 그 차는 새 차야. 저 애를 안에 혼자 놔둘 수 없어...... 그때 두들 리가 큰 소리로 울어대기 시작했다. 사실 두들리는 진짜로 우는 게 아니었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 척 하면 엄마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얘야 울지 마라. 엄마가 해리 때문에 네 생일을 망치게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녀가 아들에게 급히 팔을 뻗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난..... 저 녀석이 ....... 가지 않았으면......좋겠어. 두들 리가 가짜로 훌쩍 거리며 간간이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늘 모든 걸 마.... 망쳐 놓는단 말야. 그는 엄마의 양팔 사이 틈새로 해리에게 심술궂게 씩 웃어 보였다. 바로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어쩜 좋아. 큰일 났어요. 그들이왔어요. 페투니아 이모가 몹시 흥분해서 말했다. 그리고 잠시 뒤, 두들리의 단짝 친구인 피어스 폴키스가 그의 엄마와 함께 걸어들어왔다. 피어스는 얼굴이 꼭 생쥐처럼 생긴 비쩍 마른 아이였다. 그는 보통 두들 리가 아이들을 때리는 동안 글의 팔을 등뒤로 붙잡고 있는 역할을 하는 아이였다. 두들리는 금방 우는 척하던 걸 멈췄다. 30분쯤 뒤, 해리는 이런 행운을 도저히 믿을 수없었지만, 더즐리네 차 뒤에 피어스와 두들리와 함께 앉아 생전 처음으로 동물원으로가고 있었다. 이모와 이모부가 달리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지 출발 직전에, 버논 이모부는 해리를 한쪽 옆으로 데려갔다. 너 이 녀석. 그가 커다란 보랏빛 얼굴을 해리의 얼굴 앞으로 바짝 갖다대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무슨 짓이든 이상한 짓을 했다간, 크리스마스까지 저 벽장 속에 처박아 둘 테니 알아서 해라. 아무 짓도 하지 않을 게요. 정말이에요. 하지마 버논 이모부는 해리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긴 지금까지 누구도 믿어 준 적이 없었다. 문제는, 종종 해리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면 더즐리 부부에게 아무리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한번은 해리가 이발소에 갔다가 머리를 전혀 깎지 않은 것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적이었다. 그러자 페투니아 이모가 마구 화를 내며 부엌에서 가위를 가져와서는, 이마의 끔찍한 흉터를 가리기 위해 앞머리 부분만 조금 남겨 놓고 머리를 너무나 바싹 깎아놓은 바람에 해리는 거의 대머리가 되고 말았다. 두들리는 해리를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고, 해리는 헐렁헐렁한 옷과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안경 때문에 이미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학교를 이런 해괴한 모습으로 그 다음날 또 갈 것을 생각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해리의 머리는 페투니아 이모가 가위로 잘라 내기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해리는 자신도 머리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자란 건지 모르겠다고 애써 해명하려고 했지만, 그는 이 일로 벽장 속에 일주일 동안 갇혀 있어야 했다. 또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가 두들리의 지긋지긋한 낡은 스웨터(작은 털실 방울이 달린 갈색 스웨터)를 해리에게 억지로 입히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그 옷을 해리의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쓰워 입히려고 하면 할수록 옷이 점점 더 줄어들더니, 마침내 손가락 장갑 인형에나 맞을 정도까지 작아져, 해리갖너혀 입을 수가 없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페투니아 이모는 그 옷이 세탁을 잘못해서 줄어든 것이라고 결론지었으므로 해리는 다행히 벌을 받지 않았다. 한편, 해리는 학교 급식실 지붕에 올라간 사건 때문에 끔직한 곤란에 빠지기도 했었다. 두들리 패거리가 여느 때첢 해리를 쫓아다니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도망다니던 해리가 굴뚝위에 올라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뒤 더즐리 부부는 해리가 학교 건물을 기어오르고 있다고 잔뜩  화가 나서 쓴 교장 선생님의 편지 한통을 받았다. 그러나 해리는 그저(잠시 벽장문을 통해 버논 이모부에게 큰 소리로 해명했던 것처럼)학교 급식실 바깥에 있는 커다란 쓰레기통 뒤로 뛰어 내리려 했던 것뿐이었다. 해리는 바람이 그를 반쯤 날아 오르게 한 게 분명하다고 행각했다. 그러나 오늘은 전혀 잘못될 게 없었다. 두들리와 피어스가 함께 있기는 했지만, 학교나 벽장이나 양배추 냄새가 물씬 나는 피그 할머니의 거실이 아닌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는 이상 그 정도는 참아낼 만했다. 버논 이모부는 운전하는 동안 페투니아 이모에게 불펴을 늘어놓았다. 그는 매사에 불평하는 걸 좋아했다. 직장 사람들, 해리, 협의호, 해리, 은행, 해리, 등등이 그가 가장 자주 불평한는 대상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오토바이가 문제였다. ...... 미친 놈들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고 다닌단 말야, 불량배들 같으니라구, 오토바이 한 대가 그들을 앞질러 가자 이모부가 이렇게 내뱉었다. 전 오토바이 꿈을 꿨어요. 해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렇게 말했다. 오토바이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버논 이모부는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받을 뻔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몸을 홱 돌려 콧수염이 달린 커다란 근대 뿌리 같은 얼굴로 해리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토바이는 날지 않아. 두들리와 피어스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저도 알아요. 해리가 말했다. 그런 그저 꿈이었을 뿐이에요. 그러나 그는 차라리 말하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다. 만일 더즐리 부부가 해리가 질문하는 것보다 더 싫어 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꿈이나 혹은 심지어 만화에서 본것일지라도 해리가 어떤 것이 실제와 다르게 움직인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해리가 위험한 생각을 갖게 될 까봐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 날은 매우 화창한 토요일이었고, 동물원은 많은 가족들로 붐볐다. 더즐리 부부는 입구에서 두들리와 피어스에게만 커다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사 주고는 해리를 서둘러 들어가게 하려다가, 미소를 짓고 있던 아이스크림 차의 아가씨가 해리에게 무엇을 먹겠느냐고 묻자, 마지못해 해리에게도 싸구려 레몬 사탕 하나를 사 주었다. 해리는 금발이 아니라는 걸 제외하면 놀라울 정도로 두들리와 닮아 보이는 고릴라가 머리를 긁적이는 걸 바라보며 사탕을 빨아먹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해리는 정말 오랜만에 최고의 아침을 보냈다. 하지만 점심시간쯤 되자 두들리와 피어스는 동물구경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것을 눈치챈 해리는 두를리와 피어스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가 자기를 때리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얻어 맞지 않으려고 더즐리 가족과 약간 떨어져서 걸었다. 그들은 동물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두들 리가 자시이 시킨 게 크지 않다고 투정를 부리자, 버논 이모부가 그에게 또다른 걸 사 주었으므로 해리는 두들 리가 처음에 시켰던 음식을 먹어야 했다. 나중에야 생각한 것이지만, 해리는 그 모든 일이 끝까지 좋게 지속되지 않으리라는 걸 진작에 알았어야 했다. 점심을 먹은 뒤 그들은 파충류 전시관으로 갔다. 전시관 안은 서늘하고 어두웠으며, 벽을 따라 조명들이 달린 유리창들이 있었다. 유리창 안쪽에는 온갖 종류의 도마뱀과 뱀이 느릿느릿 기어다니거나 나무와 돌 위로 주르르 미끄러지듯 올라가고 있었다. 두들리와 피어스는 독이 있는 커다란 코브라와 사람도 짓뭉개 버릴 정도로 굵은 비단뱀을 보고싶어했다. 곧 두들리는 바로 근처에서 가장 커다란 뱀을 찾아냈다. 그 뱀은 버논 이모부의 차를 두 번은 감아서 단번에 납작한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컸다. 하지만 그때는 왠지 기운이 없어보였다. 사실 그놈은 잠들어 있었다. 두들리는유리창에 코를 바짝 대고 서서, 똬리를 틀고 잠드러 있는 그 번쩍거리는 갈색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움직이게 해봐. 두드리가 아빠에게 징징대며 졸랐다. 버논 이모부가 유리창을 두르렸지만, 뱀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해봐. 드들 리가 졸라댔다. 버논 이모부가 유리창을 손가락 마디로 세게 쳤지만 뱀은 여전히 잠만 자고 있었다. 시시해. 두들리는 이렇게 투덜대더니 급히 다른 쪽으로 걸어갔다. 해리는 그것으로 가서 그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뱀이 지루해서 죽었다고 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 뱀에겐 하루종일 손라각으로 유리창을 두르려 그를 훼방 놓으려고 하는 멍청한 사람들말고는 친구가 하나도없었으니 말이다. 이곳의 지루함이란, 찾아오는 사람이라고는 해리를 깨우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페투니아 이모밖에 없는 벽장에서 잠자는 것보다 더 심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적어도 해리는 집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수는 있으니까. 뱀이 갑자기 구슬 같은 두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이 해리의 키 정도의 높이가 될 때까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뱀이 윙크를 했다. 해리는 뱀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혹시 누가 지켜보고 있지나않은지 살피려고 얼른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다. 해리도 뱀을 보고 윙크를 했다.  뱀은 고개를 버논 이모부와 두들리 쪽으로 홱 돌린 뒤 눈을 천장으로 치켜 떴다. 그리고는 해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언제나 저런 녀석이 있단 말야. 라고 말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해리는 창문을 통해 이렇게 중얼거리기는 했지만, 뱀이 자기 말을 들을 수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러웠다. 성가실거야. 그러자 뱀이 정말 그렇다는 듯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그런데 넌 도대체 어디서 왔니? 해리가 물었다. 뱀은 꼬리를 유리창 옆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쿡 찔렀다. 해리는 그것을 들여다보았다.  보아 구렁이, 브라질산, 거긴 좋았어? 보아 구렁이가꼬리로 다시 한 번 표지판을 쿡 찔렀으므로 해리는 다시 자세히 읽어 보았다. 이 뱀은 동물원에서 태어났음. 아 그렇구나, 그래서 브라질에 가 본 적이 없단 말이지? 뱀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해리 뒤에서 뱀과 해리 모두를 소스라치게 하는 귀청이 터질 듯한 외침 소리가 들렸다. 두들리, 아저씨, 이리와서 이 뱀이 하는 짓 좀 보세요. 믿을 수가 없어요. 두들 리가 뒤뚱거리며 그들에게로 걸어왔다. 넌 저리 비켜. 두들 리가 해리의 가슴팍을 퍽 치며 말했다. 갑자기 일격을 받은 해리는 그만 콘크리트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그 다음 일은 어찌나 빨리 일어났는지 아무도 어떻게 된 건지 보지 못했다. 유리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서 있던  피어스와 두들 리가 갑자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던 것이다. 일어나 앉은 해리는 너무나 놀라서 숨이 막혔다. 보아 구렁이 우리의  유리창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 커다란 뱀은 얼른 똬리를 풀고 마룻바닥으로 기어 나왔다. 파충류관 여기저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며 출구를 향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뱀이 미끄러지듯 옆으로 지나갈 때 해리는 뱀이 쉬쉬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브라질이여. 내가간다...... 고마워, 친구. 파충류관 사육사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 유리창은요?사육사는 계속 말했다. 유리창은 어디로 간 거죠? 동물운 관리자는 페투니아 이모에게 직접 진한 홍차를 끓여 대접하며 계속해서 사과했다. 피어스와 두들리는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했다. 해리가 본 바로는 그 뱀이 지나가면서 그들의 발뒤꿈치를 장난스럼게 덥석 문 것밖에 없었는데, 버논 이모부의  차로 돌아왔을 때, 두들리는 뱀이 자기 다리를 거의 물어뜯을 뻔했다고 말했으며, 피어스는 뱀이 자기를 짓눌러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다. 피어스는 마음이 좀 진정되자 한술 더 떠서 이렇게 말했다. 해리가 그 뱀에게 말을 걸고 있었어요. 안그래 해리? 버논 이모부는 우선 피어스가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해리에게 호통치기 시작했다. 그는 어찌나 화가 났던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가 간신히, 당장 벽장에..... 가서..... 처박혀 있어...... 밥은 없다. 라고 말하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자 페투니아 이모는 얼른 달려가 그에게 브랜디 한 잔을 갖다 주었다. 

  한참 동안이나 어두운 벽장 속에 누워 있으면서, 해리는 시계라도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지금이 몇시인지 혹은 더 더즐리 부부가 잠이 들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는 그들이 잠들기 전에는 감히 식당으로 몰래 숨어 들어가 먹을 걸 찾지는 못할 것이다. 해리는 부모가 자동차 사고로 돌아가신 이후로 아기였을 때부터 죽, 거의 10년 동안 그 비찬한 10년 동안 더즐리 부부와 함께 살아왔다. 아니, 사실 그는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자신이 그 차 안헤 있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때로, 벽장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누워 어렴풋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이마가 타들어 가는 듯하게 아파 오면서 눈부신 초록 불빛과 함께 이상한 영상이 떠오르곤 했다. 해리는 이것이 자동차 사고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초록 불빛은 어디서온 건지 전셔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는 부모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모와 이모부는 부모에대해 한번도 말해 준 적이 없었고 물론 그가 불어보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그 집에는 부모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더 어렸을 때 해리는 전혀 모르는 어떤 친척이 와서 자기를 데려가는 꿈을 꾸고 또 꾸었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그에게 더즐리 부부가 유일한 친척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때로 해리는 거리의 낯선 사람들이 자기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아니 어쩌면 그러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낯선 사람들은 아주 이상했다. 한번은 페투니아 이모와 두들리와 함께 쇼핑을 갔는데, 뾰족한 보랏빛 모자르 쓴 자그마한 남자가 해리에게 인사를 했다. 페투니아 이모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해리에게 그 남자를 아느냐고 묻고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서둘러 그 가게를 나와 버렸다. 한번은 버스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초록색 옷을 입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한 노파가 해리에게 유쾌하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었다. 또 어떤 날에는 긴 보랏빛 롱코트를입은 대머리 남자가 길에서 그의 손을 잡고 악수를 한 뒤 한 마디 말도 없이가 버리기도 했다. 이 사람들이 가장 이상했던 점은 해리가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순간 사라져 버리고 마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해리는 학교에 친구가 한명도 없었다. 드를리 패거리가 낡고 헐렁한 옷에 깨진 안경을 끼고 있는 이상한 해리 포터를 몹시도 싫어한다는 걸 모르는 아이는 없었고, 어느 누구도 두를리 패거리의 비위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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