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33 최종장 - 유토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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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거대한 섬은 윤석이 없애버렸고, 플라티곤은 30대장과 10 마탑주가 점거하는 데에 성공했다. 30대장이 앞서고 10 마탑주가 보조하는 형식의 전쟁이 진행되었었는데 30대장 중 3명이 중상을 입었고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중원과 판타리아의 조합이다. 그런 부상정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뒤에서 받쳐주는 것이 마탑주들이다. 너무 저돌적으로 전진해서 다치지 않아도 될 것을 다치기까지 했다. 사실상 대장들 단독으로 움직여서 작전을 진행했다면 부상자가 15명이나 되지는 않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또 크리시스 3단계가 다시금 발령되기 전에 플라티곤을 점거해야 했기에 일부러 서두르기도 했다.
어쨌거나 얼스의 국방성 플라티곤을 접수했고, 그 안에서 상황을 지휘하던 대통령은 항복을 표했다. 따라서 플라티곤을 향해 진격해오던 모든 병력들이 멈추었고 얼스와 2대륙 연합 사이의 전쟁은 끝이 나게 됐다.
덕분에 유토피아측은 굉장히 바빠졌다. 윤석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대응이 한참 늦을 뻔 했다.
- 유토피아 시즌 2. <화합의 장>
얼스력 3829년. 위대한 왕 플라로스 파이델 쇼카로토 1세가 얼스, 중원, 판타리아. 3개대륙을 통합하기에 이른다. 수 천 년간 지속되어 오던 전쟁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수 천 년의 반목해 온 3 대륙의 인간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한다. 이들은 과연 서로를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
유토피아 시즌 2. 화합의 장. 새로운 문이 열리다!
사실상 유토피아측에선 한 게 별로 없다. 그동안 비공개였던 사냥터들을 공개하고 그럴듯한 스토리를 짜맞추어 공지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없던 사냥터를 새로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고 원래 유토피아에 존재하던 사냥터에 대한 유저들의 출입금지를 풀었을 뿐이다.
“부장님.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
하부장은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그의 반질반질한 이마와 정수리는 LED빛을 받아 번쩍거리고 있었다.
“저희가 이 사냥터들을 비공개로 했던 이유는 별 것 없었습니다. 사냥터의 난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죠.”
“나도 알아. 여기까지만 얘기하도록 하지.”
하부장은 부하직원의 말을 끊고서 걸음을 옮겼다.
‘그 사냥터들은… 난이도가 굉장히 높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데… 과연 3대륙 조합이 파티를 이루어도 어려운 사냥터일까?’
어려운 사냥터가 맞기는 맞다. 몬스터의 레벨도 기본적으로 높을 뿐더러 까다로운 공격 및 마법을 구사하는 몬스터들이 많다.
‘세 대륙의 캐릭터 조합이 파티를 이루면… 그 난이도는 현저하게 낮아진다.’
기본적으로 어려운 사냥터이기는 하나, 세 대륙 캐릭터가 파티를 이루면 그 난이도가 엄청나게 낮아진다. 그러니까 이 사냥터들은 3대륙의 통합을 위해 미리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3대륙의 통합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었어.’
윤석이 없었다면 아마 절대로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딱히 신경을 안쓰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사이에 3대륙의 통합이 이루어졌고 그에따라 어떻게든 입을 맞추고 스토리를 짜내고 사냥터를 공개하다보니, 이 모든 것들이 마치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윤석이 피식 웃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시는 거 아니에요?”
“물론 그럴 수도 있긴 있습니다만…”
물론 별 거 아닌데 괜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부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유토피아의 지분을 엄청나게 매입하셨다고…”
“아… 예, 뭐.”
어차피 숨긴다고해서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토피아의 주식은 이미 민혁의 주도하에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매입중이었는데, 이번에 대거 구입했다. 권력이 좋기는 좋다. 얼스의 대통령이야 어차피 투표를 통해서 뽑게 될 테지만 윤석은 판타리아의 왕이자 중원의 황제다. 직책 하나 만들어주는 것쯤은 전혀 어렵지 않다. 요직이 아니어도 괜찮다. 판티라아만 해도 (유저들이 중심이 된) 유니온이 수백만개가 넘는다. 그들 중 왕 직속 타이틀을 내려주는 것 정도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윤석에게도 전혀 손해가 아니다. 왕 직속의 명예를 하사하는 대신, 이런저런 실제적인 이득을 취하면 그만이다. 어쨌든 ‘왕 직속’의 자리를 노리는 유니온들은 대부분 거대 유니온인 경우가 많았고 그들은 현실에서도 부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그 부자들 중 또 대부분은 유토피아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윤석은 그 유토피아의 지분을 사들였다.
“좀 치사한 방법일 수도 있지만 뭐든지 안전한게 좋죠.”
사실상 유토피아가 뒷통수를 칠 수는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안전하게 가서 나쁠 게 없다. 더군다나 유토피아의 지분 역시 돈이나 다름없다.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미… 김사장님께 우호적인 지분이 20퍼센트가 넘어.’
뿐만 아니라, 그가 ‘내가 바로 유토피아의 황제이자 왕이다’라고 공표하는 순간 유토피아 사장과 그 가족들을 제외한 모든 지분이 윤석에게 ‘매우 우호적’이 될 수도 있다. 유토피아는 이제 그런 세상이다. 현실의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권력자가 아니어도 바로 위 상급자만 해도 그렇다. 그런데 왕이자 황제다. 아첨이고 아부고, 원한다면 간이라도 빼줄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다.
그리고 하부장은 세상 살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하부장이 말했다.
“그나저나… 김사장님. 저번에 먼발치에서 사모님을 뵈었었는데…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우시더군요. 예전부터 생각했었지만 정말 선녀님이 땅으로 내려오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그렇죠?”
윤석의 기분이 굉장히 좋아졌다.
* * *
판타리아에는 왕 직속 길드가 있다. 왕 직속 길드. 그러니까 기사의 칭호를 받은 샤무. 그리고 이젠 유니온도 있다. 그 유니온의 이름은 ‘설자매 유니온’. 샤무가 그러했듯 설자매 유니온 역시 급속도로 그 세력을 확장시키기 시작했다.
누가 뭐래도 3대륙을 통일한, 역사상 전무후무한 왕이다. 그러한 왕의 직속인 유니온이다보니 그 어느 누구하나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감히 설자매 유니온과 이권다툼을 하려는 유니온은 없을 정도였다.
오늘 설자매 유니온과 거래를 트려는 ‘남자라면 의리’ 유니온의 두 유저가 대화를 나눴다.
“그 왜… 예전에 척살령 한 번 떨어졌었잖아. 알아?”
“알지. 근데 왜?”
“샤무길드랑 적대관계여서 그런 거였어. 샤무길드가 왕 직속이잖아.”
“하고 싶은 말이 뭔데?”
“그러니까 설자매 유니온한테 안찍히게 조심하라고. 찍혔다가 척살령이라도 떨어지면 그냥 이거 접어야 돼.”
“무조건 잘보여야 겠네.”
“두말하면 잔소리지. 걔네 뒤엔 왕이 버티고 있다고. 저번에 봤지? 얼스 쓸어버리는 거. 잘못걸리면 진짜 짤 없어.”
중원에도 황제직속인 은미상단과 불기둥이 있다. 그 둘은 워낙에 유명하고 세력이 커서 함부로 대하는 이가 원래 없다. 그러나 불기둥도 피하는 상대가 있다.
중원. 유현성의 마을의 한 고급 식당.
“길드장님! 길드전 한다고 했잖아! 이제와서 도망치는 겁니까?”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저거… 불기둥 아니야?”
“맞아. 불기둥. 불기둥 길드장 불기둥 승부사잖아. 저 여자애 미친 거 아냐?”
원래부터 네임드 길드였던 불기둥은 이제 네임드를 뛰어넘는 네임드가 되어버렸다. 어느 누구도 감히 불기둥에게 길드전을 신청하거나 대들지 못한다. 불기둥은 황제 직속길드다. 불기둥은 그렇다치더라도, 그 위의 황제에게 찍혔다간 죽도 밥도 안 된다.
수희는 무척 이쁘다. 현실에서도 이쁜데 게임 상에서는 더 이쁘다. 그렇다보니 남자들로부터 이런저런 도움도 많이 받는다.
“이, 이봐요. 아가씨. 저 분이 누군지 알고 하는 소리요?”
“알아요. 괜찮아요.”
사람들이 계쏙 쑥덕거렸다.
“그러고보니… 저 여자 사황길드의 길드장이잖아.”
“아 맞아. 사황길드. 저번에 불기둥한테 개박살 났다던데.”
수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개박살나긴 누가 개박살나요! 진짜 엄청나게 아깝게 졌구만! 진짜 아까웠구만! 그렇죠,. 길드장님?”
은현은 땀을 뻘뻘 흘렸다. 길드전 따위 아무래도 좋다. 사장님 동생이어도 죽이는 건 상관 없다. 사장님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할거면, 애초에 천외천 전전 대장이라는 무시무시한 놈을 붙여주면 안 됐다. 건드릴 수가 없는 상대다.
은현이 길드채팅을 돌렸다.
-우리 아무래도 사황이랑 한판 뜨긴 떠야할 것 같은데요.
-헐! 길마형! 아름다워?(미친?) 사황이랑 어떻게 떠! 운삼이 버티고 있는데!
-말도 안 됩니다. 무조건 패배입니다. 괜히 싸웠다가 또 패배만 늘려요. 이길 가능성 없는 길드전을 왜 해요?
은현이 울상을 지었다.
-나도 하기 싫어요. 근데 한판 안 싸우면 계속 들러붙을 것 같으니까 그렇죠.
-사황 길마도 알아요? 자기한테 3대장 붙어있다는 거?
-모르죠. 근데 어떻게 합니까? 사장님이 비밀로 하라고 했는데. 월급쟁이들이 까라면 까야죠.
연봉 2억에 천국과도 같은 복지. 꿈의 작업내용(유토피아 플레이). 그런 것들을 제공받는데 이 정도도 감수 못하면 다른 사회생활 못한다.
-다들 월급값은 합시다.
길드원들 모두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나 맞는 말이다. 받는 돈에 비해 너무나도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도 풍파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 여론이 모아졌다.
-좋아요. 합시다 까짓거. 패배 1정도 늘면 어때요? 황제 직속인데.
수희가 검을 빼들었다.
“자꾸 대답회피하면 이쪽에서 먼저 갈거야!”
수희는 검을 뽑아들고 은현에게 달려들었다.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그 아무도 함부 로대하지 못하는 불기둥승부사다. 그런데 사황의 길드장이 그를 향해 검을 뽑았다.
“미, 미쳤어… 황제 직속이라고?”
“그러게… 저번에 패배했다고는 해도… 어떻게 황제 직속한테 대들 생각을 하냐? 저러다 척살령이라도 떨어지면 어쩌려고. 쯔쯧.”
모두가 혀를 찼다.
하아아앗!
길드전에 있어서, 사황성주로써의 힘은 사용하지 않기로 한 수희의 기합성이 터져나왔다. 한동안 열심히 검을 휘두르는데 연락이 왔다. 캡슐에 직통으로 온 연락이다. 다른 사람이면 무시하겠는데, 하필이면 주랑언니다.
- 수희야. 잠깐 시간 괜찮아?
- 으, 응? 응…
주랑은 묘한 힘이 있다. 화 한번 낸 적 없고 언제나 웃는 얼굴이고 수희는 그녀와 굉장히 친하지만 또 이상하게 함부로 대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주랑이 말하면 어지간해서는 다 듣는 편인데, 오늘은 뭔가 낌새가 조금 이상하다. 수희가 말을 더듬었다.
- 언니 혹시 화 났어?
- 그런 거 아니야. 지금 바쁘면 조금 있다가 얘기해도 괜찮은데… 언니랑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수희는 침을 꼴깍 삼켰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뭔가 무섭다.
-지, 진짜 화난 거 아니지?
-그런 거 아냐. 우리 이쁜 수희한테 내가 왜 화를 내겠니?
주랑은 언제나처럼 온화한 말투로, 웃으면서 말했으나 수희는 괜히 느낌이 이상했다.
- 나, 나 혼 낼 거야 언니?
주랑이 미소지었다.
- 그런 거 아니래도. 뭐야? 수희 혹시 언니한테 혼날 일 한거야?
주랑의 음색은 여전히 다정했지만 수희의 표정이 나빠졌다. 수희의 안색이 나빠지는 것을 본 은현이 물었다.
“뭐야? 갑자기 무슨 일 있어?”
“길드전은 나중에 해야 될 것 같네요 길드장님.”
“응?”
“사모님이 부르셔서요.”
“사모님?”
은현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가는 이내 주랑을 떠올렸다. 은현은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저 왈가닥을 잡는 건 사장님도 아니고 사모님이다. 유토매니아의 진정한 주인. 사모님이 부르셨단다. 살았다.
수희가 다짐을 받아냈다.
“나중에 들어올 거야. 절대 도망치지마.”
“아, 알았어. 잘 다녀와.”
은현은 손을 흔들었다. 수희가 로그아웃하자 은현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여러분 살았습니다. 사모님이 수희 소환했어요.
길드원 모두가 함성을 내질렀다.
- 오! 대박! 우리 이제 살았다!
- 역시 사모님이시네. 이 상황 알고 부르신 건가요?
은현도 자세한 사정은 모른다.
- 그건 잘 몰라요. 어쨌든 중요한 건, 살았다는 거죠.
모두가 만세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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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혼 좀 나야지 우리 수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