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226화 (226/244)

00226  얼스 VS 2대륙 연합  =========================================================================

* * *

세상사람들이 알고 있기로, 중원의 3대 세력으로 나누어진다.

정파와 사파. 그리고 마교. 이 세 세력은 정의맹(과거 무림맹)과 사황성 그리고 천마교로 대표되며 이 힘이 곧 중원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위에 황궁이 있다. 그 모든 전력이 지금 얼스에 투입됐다.

그리고 판타리아의 힘은 10 마탑으로 대변된다. 그 10 마탑의 마도사들과 마탑주들이 전부 얼스에 집결했다. 뿐만 아니라 중원의 병력과 힘을 합쳤다. 단순히 파티를 짰다라는 문제가 아니다.

중원의 NPC는 살인 혹은 파괴에 특화되었고 그것을 무공이라고 부른다. 판타리아의 NPC는 여러가지 능력이 있는데 그 능력들의 응용분야가 대단히 다양하다. 그 응용분야 중 하나가 바로 살인 및 특화일 뿐이다. 단적인 예로, 제아무리 훌륭한 보법을 가진 무캐라고 해도 판캐와 같이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텔레포트) 기술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요지는 중원과 판타리아의 힘은 약간 다르다는 거고 그 두 힘이 합쳐졌을 때에는 1+1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낸다. 축구를 생각해보면 쉽다. 축구에는 수비수도 있어야 하고 미드필더도 있어야 하고 공격수도 있어야 한다. 11명의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 할때에 최고의 실력이 나온다.

무명은 대도를 어깨에 둘러멨다. 그는 자신이 일으킨 참상의 현장을 둘러봤다.

“엄청나군…”

파천절해회절비. 실제로 사용해보는 건 처음이다. 전대 천외천 대장들이 사용하는 것을 저번에 견식한 적은 있으나, 견식하는 것과 실제로 사용해보는 것은 느낌이 달랐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놀란 건 아니다.

걸음을 옮겼다. 지체할 시간은 없다. 최대한 많은 곳에서 최대한 많이 소동을 일으켜야 한다. 옆에 서있는 마도사를 한 번 쳐다봤다. 무명은 마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대단한 능력인 것은 알겠다.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시키면서 마음껏 활개칠 수 있는 것도 이 마도사 덕분이다.

무공과 마법 조합의 파티. 무명으로서는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고, 이 것은 단순히 무공을 익힌 자들의 진과는 그 차원이 달랐다. 무공에 통달한 무사 한 명과, 마법에 통달한 마도사 한 명의 조합은 무사 10명 혹은 마도사 10명의 조합보다 훨씬 강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하께선 이 모든 것을 알고 계셨던 건가…”

애초에 동일 세력끼리 움직이게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엔 중원과 판타리아의 인원을 적절히 묶어서 진을 이루게 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몰랐으나 이제는 안다. 마법과 무공의 조합이 가지는 효용성은 무명 자신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었다. 다시 한 번 윤석에 대해 감탄했다.

“정말 끝도 없이 놀라우신 분이다.”

놀란 것은 성탑주 소속 마도사인 카엘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런 파괴력이라니…”

반경 100km를 초토화시키는, 천외천의 최종비기. 파천절해회절비는 그야말로 엄청났다. 제 아무리 풍탑주 와인드라카라해도 이러한 파괴력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애초에 바람을 사용하는 마법은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기본 원리다. 그 바람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시전자의 의지와 응용에 따라 갈린다. 그 중에서, 바람에 의지를 담고 마나를 운용하여 파괴력을 내는 것이 바로 공격마법이다.

그러나 무공이란 것은 아예 그 시초가 달랐다.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기본이 아니라, ‘상대를 ?그것이 사물이 됐든 사람이 됐든- 파괴하는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기본이 됐다. 그것이 마법과 무공의 차이점이었다. 여러가지 능력들 중 하나가 공격이냐, 공격에만 특화되었느냐.

무명과 카엘의 눈이 마주쳤다. 그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다. 지금은 손을 잡고 행동하고 있지만 어차피 타대륙의 인간이다. 언어도 통하지 않으며 언제 칼을 맞댈지 모르는 사이. 무명이 고개로 한 쪽을 살짝 가리키며 먼저 걸음을 옮겼다. 무어라 말을 했는데, 따라오라고 한 것 같았다. 카엘은 무명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무명의 뒷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뭐랄까… 원래 하나의 능력이 두 개로 나뉜 것 같은 기분이군.’

얼스는 아예 그 능력의 근본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마법과 무공은 원래 하나였는데, 두 개로 나누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 수십 수백배의 효용을 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잠시 의문을 가졌다가 왕이란 자를 떠올렸다.

‘그렇다면 그 자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가졌단 말인가…’

* * *

윤석은 판타리아와 중원의 모든 힘을 이끌어냈다. 대중은 전혀 모르는 천외천 30대장을 비롯하여 10개 마탑의 마탑주까지 전부 움직였다. 그들 뿐만 아니라 유저들도 수억 단위로 움직이며 얼스를 공격 중이다. 유저들만 있으면 전혀 신경쓰지 않을수도 있는 문제인데, 문제는 npc들 틈바구니에 섞인 유저들이라는 거다. 몸이 아주 건강한 사람에게 감기 정도는 가벼운 질병이다. 그러나 똑 같은 감기여도 쇠약한 노인이나 에이즈 환자에게 감기는 굉장히 치명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중원과 판타리아의 모든 힘이 얼스에 집결하여 총공세를 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일으킨 사람이 바로 안졸리냐졸려. 즉 윤석이다. 만약 윤석이 실제 NPC라면 모 아니면 도와 같은 이런 식의 작전은 감행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석은 유저다. 과감해지려면 얼마든지 과감해질 수 있다.

그리고 과감해질 수 있는 것은 유저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얼스에 몰려들었다. 중계를 하다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방송국에서는 이번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아예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카메라를 돌리게 하고, 죽으면 캐릭터를 삭제하고 다시 만들어서 다시 중계하는 방법까지 사용할 정도였다.

전세계에 생중계 됐다. 얼스의 수백곳에서 엄청난 파괴가 일어나는 중이었다.

“대박이다… NPC가 대단한 줄은 알았지만…”

“저 마도사 마법 쓰는 거 봐. 거의 핵폭발 수준인데?”

“저건 뭐냐?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네. 일반 유저들이 사용하는 메테오 스트라이커랑은 비교가 안 되잖아.”

“저건 무공이야 마법이야? 그냥 다 싹쓸이 해버리네.”

유토피아를 오랫동안 플레이 해온 사람들이라고 해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중원과 판타리아의 저력은 놀라웠다. 개개인의 무력이 핵폭발에 맞먹는 것 같았다. 유저들이라면 결코 불가능한 폭발과 파괴가 NPC의 손에 의해 일어나고 있었다.

위이이잉ㅡㅡㅡ!!

얼스의 상황을 비추는 카메라를 통해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크리시스 3단계를 알리는 경보음이었다. 얼스 전역에 크리시스 3단계를 알리는 경보가 울려퍼졌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크리시스 3단계는 또 뭐야?”

“크리시스 2단계 때 듣도보도 못한 로봇트가 튀어나왔잖아. 걔네 장난아니던데. 터미네이터 수준이었다고.”

“그럼 3단계는?”

“아 좀 닥쳐봐. 집중해서 좀 보자.”

크리시스 3단계가 발령됐다. 슈퍼페리온의 역할은 바로 통역을 하는 것이었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지금 상황에 있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각자 파티에 속한 마도사들이 워프스크롤을 찢었다.

“근데 어떻게 저렇게 현캐, 무캐, 판캐가 같이 움직이지? 배후세력이 있을 거 아냐.”

“좀 닥치라고!”

사람들의 의문점은 점점 커져갔다. 현캐, 무캐, 판캐가 같이 움직이는 것도 이상한데 지금은 다같이 스크롤을 찢어 워프를 행하고 있었다. 방금전까지 무자비한 파괴를 일삼던 NPC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렇다고 모두가 워프를 한 건 아니다.

뇌탑주 사일런트의 머리카락 끝에서 뇌전이 방출되어 파지직- 거리다가 노란색 느낌표 모양을 만들어냈다. 방금, 달리트도 도착했다. 사일런트가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다 모인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우리 뿐인가?”

천외천 30대장. 그리고 10탑주. 그들은 크리시스 3단계가 발령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지 않았다. 포탈게이트를 타지도 않았다. 한 곳에 모였다. 그리고 천외천 대장 3명에 마탑주 1명이 붙는 식으로 소규모 파티를 짰다. 그리고 다시 워프를 통해 10방향으로 흩어졌다.

현실에서, 혹은 대피소에서 중계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또 웅성대기 시작했다.

“어, 뭐야? 또 나타났어. 쟤넨 무슨 대장급이었던 거 같은데?”

“나, 나 저거 뭔지 알아! 쟤 그 마탑주야! 마탑주!”

“좀 닥쳐! 제발! 좀 보자!”

천외천의 30대장과 마탑주가 힘을 합쳤다. 이건 판타리아와 중원의 최강 전력이 모인 셈이다. (천마는 윤석의 몸 속에 있고 사황성주는 수희이며 정의맹 맹주는 윤석이니 논외로 하기로하고.)

그들은 10 방향에서 플라티곤을 향해 진격하며 아까와 같은 어마어마한 무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대박이다… 진짜 괴물인가?”

3대장과 1 마탑주의 조합은, 맥아더로는 도저히 상대가 불가능했다. 애초에 상대의 개념이 아니었다. 스크롤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수천이 넘는, 화면을 가득 채운 맥아더를 순식간에 도륙하며 폭파시켜버렸다. 그게 바로 대장들과 마탑주의 힘이었다.

한편, 윤석은 플라티곤을 향해 워프 했다. 좌표는 이미 알고 있다. 오히려 중원이나 판타리아 쪽보다 훨씬 더 잘 안다.

윤석은 워프를 실행하자마자 내공과 마나를 한꺼번에 일으켰다.

적으로써 마주한 플라티곤은 하나의 거대한 요새였다. 하늘에서 불기둥이 떨어져내렸다. 이건 마법은 아니었다. 마법이라면 마탑주의 능력을 가진 윤석이 순식간에 간파해냈을 거다. 의지가 담긴 불꽃과 그렇지 않은 불꽃은 확연히 그 느낌이 다르니까.

넓이 300미터, 높이 수십 KM 에 달하는 거대한 불기둥을 토해낸 것의 정체는 스파크가 알려주었다.

[하늘 요새 302호에 의해 발각 되었습니다. 3초 후 2차 공격이 이어집니다.]

순간적인 기습에 깜짝 놀란 윤석은 마나와 내공을 더욱 일으켰다.

“자연경과는 관계없는 공격인가…”

자연경은 의지가 담기지 않은 모든 공격을 무위로 흘려버린다. 그러나 자연경에 이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건 ‘의지’의 유무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인간이 과학기술의 힘을 빌려 인위적으로 만든 불꽃은 자연경에 이른 신체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윤석은 하늘로 손을 들어올렸다.

“시선을 엄청 끌긴 끌었는데도… 환영인사가 아주 거창하네.”

땅을 향해 뿜어지던 뜨거운 불기둥이 어떤 무형의 기운에 의해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어떤 운 좋은 기자 유저가 그 장면을 포착했다.

“어, 야야. 야 저기 봐. 저기 화면 보라고!”

“닥쳐! 바쁘다고 했…어라…?”

“마, 말도 안 돼…”

높이 수십 KM의 엄청난 불기둥. 불기둥 하나로 온 땅을 집어삼킬듯한 기세의 그 것을, 어떤 유저 하나가 팔 하나로 밀어내는 중이다. 붉은색, 흰색이 섞여 소용돌이치는 그 것은 점점 하늘로 밀려나고 있는 중이었다.

거대한 불기둥은 조금씩, 조금씩 밀려나는가 싶더니 이내 늘어났던 용수철이 제자리로 돌아가듯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향해 쏘아졌다.

“헐…”

“지금 저거 뭐야…? 유저 아냐?”

“유, 유저 맞는 거 같은데…”

그리고 하늘에서 무언가 폭발했다. 하늘에서 핵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버섯구름이 피어오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파편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잘 좀 찍어보라고!”

“아놔! 좀!”

운좋게 이 화면을 촬영하던 기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파편 때문에 제대로 촬영에 임하지 못했다. 그랬다가 이내 다시 촬영이 가능하게 됐는데.

“뭐야? 또 유저잖아?”

카메라에 또 한 명의 유저가 잡혔다. 여성 유저였고 상당히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무캐?”

그녀의 뒤에는 또 어떤 NPC 하나가 있었는데, 그 NPC는 꽤 유명한 NPC였다. 사람들이 입을 쩍 벌렸다.

“저, 저건 예전에 중장캐릭터가 데리고 다니던 3NPC 중 하나잖아.”

“마, 맞어! 이름도 알아 난. 스나라고 스나.”

“어째서 중장 캐릭터의 NPC가 아직도 있는 거지? 분명 죽어서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수희는 씨익 웃었다. 오빠가 어떻게 하는지 구경하러 왔다. 오빠 말 안 듣는 건 동생의 특권이지! 라고 중얼거린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너무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기로 했지만 그래도 안력을 돋구면 보일 정도는 됐다. 불기둥을 하늘로 밀어 올리는 건 방금 눈으로 확인했다. 확실히 대단하긴 했다.

촬영하던 유저는 깜짝 놀랐다.

“누, 누구세요?”

그러나 현재 수희는 무캐다. 현캐의 말이 들릴 리 없다. 수희는 자리에 앉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파편을 대신 정리해주었다. 유저의 안전을 확보해준 수희는 ‘어서 촬영이나 계속 하세요’라고 말하면서 손으로 플라티곤 쪽을 가리켰다. 그 뜻을 이해한 유저는 촬영에 다시 임했다.

사람들은 도무지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중원과 판타리아가 힘을 합친 것도 이상한데, 거기에 사라졌다던 NPC마저 나타났고 그 NPC는 지금 무캐랑 함께 있으며 국방성 플라티곤엔 이상한 유저 하나가 침입했다. 그런데 그 유저의 차림새는 아무래도 현캐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불기둥을 밀어내는 기적까지 선보였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 작품 후기 ============================

설날 기념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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