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6 마교와의 전쟁 e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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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NPC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작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윤석이 최종적으로 클리어해야 하는 길드퀘스트 내용은 삼다도의 마교인들을 물리치는 것이 아니라, 정파 구역에 발을 들이민 마교도들을 천마산으로 되돌려 보내는 거다.
윤석은 윙카에서 내려와 다시금 병력들을 불러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진 앞바다에 전력을 풀어놓았다.
제 18함대.
항공모함과 5척의 이지스함, 5척의 순양함, 3척의 핵잠수함 등이 포함된 전력이다. 천마산의 공격하기 위한 무기인 ‘슈퍼 토마호크’가 다량 탑재되어 있기도 했다.
사실상 이번 작전에서 항공모함은 별로 필요가 없다. 직접 전투기를 날리는 행위는 위험하다. 얼스의 최신 전투기종인 F-220K 그도 안 되면 최소한 F-350K 정도는 있어야 직접 타격을 할 수 있을 정도다.
어쨌거나 항공모함에는 3개의 비행대대가 포함되어 있고 각종 4대의 조기 경보기, 6대의 전자전 지원기등이 탑재되어 있다.
“나를 이용한 값이 싸지만은 않을 거야.”
사황성주는 쿡쿡 웃었다. 얼스놈들에게 이용당했다는 건 안다. 물론 이쪽에 큰 손해가 일어난 건 아니었다만 받아낼 건 받아내는 게 좋다. 1000미터가 넘는 거대 해일을 맨 몸으로 누그러뜨렸다. 내공소모가 엄청났고 덕분에 온 몸이 땀으로 젖어버렸다. 숨도 아직 거칠었다.
윤석은 사황성주를 쳐다봤다. 직접 눈으로 봤지만 믿겨지지 않는 무력이다.
'저딴 놈이랑 어떻게 싸워?'
지금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지금 전력을 모조리 쏟아부어도 이기지 못할 것 같다.
어쨌든 아직까진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소총이 나섰다. 아직 모든 계획이 끝난 건 아니다. 마교인들을 죽이는데 사황성주의 힘을 빌려썼다. 이건 어쩌면 도박이 될 수도 있다. 사황성주가 수틀리면 윤석을 죽여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다행히 참모진들의 분석대로 그런 극단적인 행동방식을 취하지는 않고 있었다.
“호오...?”
사황성주는 어떤 작은 물체를 가지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총을 한 번 쳐다봤다.
“얼스인 치곤 제법 괜찮네."
소총은 사황성주를 잔뜩 경계하면서 물건을 건네주었다.
“우리는 이것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네가 아무리 말을 해도 내게는 전혀 들리지 않아.”
사황성주는 어깨를 으쓱했다.
때마침, 전투가 끝났음을 전해들은 은미가 도착했다. 은미는 범용 물품인 펜과 노트를 사용하여 윤석과 의사소통을 하는 시늉을 했다. 사실 내용 자체는 이미 알고 있다. 그녀는 은미상단의 상단주임과 동시에 유토매니아 산하의 ‘무팀’ 소속의 부팀장이다. 연봉 2억에 달하는 고급인력이기도 한만큼, 그에 따른 밥값은 해야한다.
“이 것은 사황성주님의 영웅적 행위를 민초들에게 알릴 수 있는 위대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위대하고 위대하지 않고는 저들이 판단하는 게 아니지요.”
사황성주는 쿡쿡 웃으면서 소총이 가져온 물건을 받았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는 고철이지?”
은미는 이미 이 물체의 사용법을 알고 있었다. 다만 사황성주가 직접 질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내 동작을 보여주었다.
작고 네모난 군청색의 물체의 모양이 조금 변했다. 만약 이 것이 동물이라면 아가리를 벌리는 모양새다. 은미는 그것을 조심스레 들어 땅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오.... 오오... 오....!”
‘날아다니는 고철’을 바라보며 짧은 감탄성을 내뱉었던 사황성주는 아예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건 도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아무리 무공이 강력하고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도 시간을 저장하는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건 엄연히 과학의 영역이다. 이건 주술도 아니다. 분명 아까의 장면을 정확하게 똑같이 재생시켰다. 새로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아까 그 모습 그대로를 담았다.
“엄청나군 정말로...”
사황성주는 순순한 의미로 계속 감탄했다.
이 것은 아까 윙카에 초고해상도 블랙박스에 저장되어 있는 영상을 3D 홀로그램으로 재생시켜 주는 입체 영상 장치다. 최대 출력크기는, 실제 상황 만큼이다.
그말은 즉, 높이 천미터, 길이 수 만미터의 메가쓰나미를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고 사황성주가 그 메가쓰나미를 제압하는 장면을 고스란히 재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건 중원에 없다. 사황성주는 처음 접하는 ‘신문물’이다.
천미터에 달하는 해일과 그 앞에 홀로 맞선 사황성주. 그리고 해일과 맞서 싸워 기세를 누그러뜨리던 그 영상은,
“은미상단주. 저 시공간 저장장치를 어떻게 생각하시오?”
은미는 구카스텐이 짜준 스크립트대로, 대본을 읽듯 말했다.
“소녀, 사황성주님의 경천동지할 무력에 새삼놀랍고 또한 두려워 손발이 덜덜 떨릴 지경입니다. 제가 봐도 이러한데 민중들이 본다면 아마 무신이라 칭함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은미의 말투는 조금 어색했다. 여기가 중요했다. 은미의 말투가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트집을 잡는 경우, 혹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 사황성주의 따라 참모진이 준비한 대사는 달라지니까. 물론 후자가 훨씬 더 바람직한 경우다.
“과찬이오.”
사황성주는 은미의 태도에서 전혀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 듯 기분좋은 미소를 띄웠다. 어지간히도 홀로그램 재생장치가 마음에 들은 듯 했다. 아마 처음 일거다. 제3자의 눈으로, 자신의 무력을 직접 견식하는 경험은 말이다.
신문물을 접한 사황성주는 홀로그램 재생장치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가진다. 별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위치의 절대자다.
은미가 말했다.
“얼스의 중장이 이 것을 성주님께 선물하겠다고 합니다.”
* * *
18함대는 안정된 항로에 접어들었다.
“천마산 좌표입력 완료!”
“발사준비 완료!”
위이잉- 사이렌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전 군은 각자의 위치를 확인하라!”
군 NPC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다도의 마교인들을 쓸어버리는 것에 상당히 고역을 치르기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처리 됐고 이제 본격적인 작전을 시작해야 할 때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두 가지다. 그 중 한 가지는 바로 슈퍼토마호크 미사일이다. 이 탄도미사일은 정밀도를 지나치게 높인 나머지 제어시스템이 너무 복잡하여 가격이 비싸고 파괴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미사일이다. 사실 1cm 오차가 나나 5cm오차가 나나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실질적으로 그 정도 오차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5cm를 1cm로 줄이는데에 고려되어야 하는 변수값과 계산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진다.
오픈루프 시스템은 피드백값이 없다. 재래식 무기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한 번 설정해 놓으면 거기까지 날아가 공격한다. 그러나 폐루프 시스템은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그 피드백이 새로운 input값이 되어 또다른 피드백을 만들고 그 피드백이 또다시 input이 되면서 최종적인 output 값을 내보낸다.
슈퍼토마호크는 이 피드백 단계가 엄청나게 복잡한 초정밀 타격무기인데, 따라서 그 사용량이 그리 많지는 않다. 대표적인 사용처가 바로 이 곳. 중원. 그 중에서도 천마산이다.
너무 강한 공격은 지양해야 한다. 혹시라도 천마산의, 그들의 ‘성지’를 정말로 무너뜨리기라도 한다면 얼스는 마교와 전쟁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얼스’에서 얼스군은 물론 강하지만 마교 역시 강하다.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그건 피해야 할 일이다.
NPC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리는 가운데, 태평스런 NPC가 하나 있었다.
“내가 봐도 참 멋지단 말이야.”
군함의 갑판에 털썩 주저앉아 사황성주는 자신이 이룩한 ‘기적’을 계속해서 재생시켰다. 어지간히도 마음에 든 모양이다.
사황성주쯤 되는 절대자는 고독하기 마련이다. 이미 무공의 끝을 거의 봤다. 이 쯤 되면 이제 세상에 미련이 없어 신선이 되거나, 그도 아니면 자극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맘 속 깊이 갈망하기 마련이다. 그게 지금 사황성주에게는 '홀로그램 재생장치'가 되겠다.
사실 구카스텐과 참모진이 ‘블랙박스 영상’을 미끼로 내민 것은 사황성주의 ‘실익을 중시하는 성품’에 기초한 거다. 이거면 사황성주를 영웅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지금은 세상이 매우 흉흉하다. 이럴 때에 영웅은 민중들에게 희망을 준다. 홀로그램 재생장치는 사황성주를 영웅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물건이기도 했다. 그래서 블랙박스 영상을 사황성주에게 건넨건데, 이거 예상외로 효과가 매우 크다.
슈퍼토마호크가 발사됐다.
핵잠수함 ‘금강산1호’ ‘금강산2호’ ‘금강산3호’가 잠대지 미사일을 쏘아올리고, 구축함과 이지스함에서도 슈퍼토마호크를 쏘아올렸다.
사황성주는 날아오르는 미사일들을 힐끗 보고선 이내 관심을 꺼버렸다. 수만 km를 날아 오차 범위 0.01cm로 타겟을 정확히 타격하는 얼스의 초정밀 탄도 미사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이크! 떨어뜨릴 뻔 했네.”
사황성주는 아예 홀로그램 재생장치를 내공으로 감싸 안았다. 1000미터의 해일을 막아낸 사황성주가 인위적으로 호신강기를 발현시킨 거다. 사황성주가 그 힘을 거둬들이지 않는 한, 이제 저 장치는 어지간한 충격에는 꿈쩍도 안하는 엄청난 내구성을 가지게 될 거다.
한편, 마교인들에게 긴급 복귀명령이 떨어져 내렸다. 슈퍼 토마호크가 대기권을 벗어나 마하 3이 넘는 속도로 천마산을 향해 접근 중이다.
천마는 이를 바드득 갈았다. 아무래도 삼다도에 심어둔 놈들이 실패한 것 같다. 내공을 끌어올렸다. 검은색 마기가 그의 몸 주위로 일렁거렸다. 그 마기는 점점 커졌다. 마치 아주 시커먼 구름으로 이루어진 몸처럼 변했다. 그리고 그 구름은 점점 커지고 높아져서 주위를 잠식했다.
얼스의 함대도 더욱 분주해졌다. 비상사태다.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감지 됩니다!”
“에너지 파동 감지!”
위이이잉-!!!
사이렌 소리가 또다시 함대 사이를 구석구석 누비기 시작했다. 아까의 사이렌이 전군 공격을 알리는 사이렌이었다면, 이번엔 경계의 사이렌이다.
무선 연락체계에 불이 붙었다.
“에너지 파동 접근!”
천마산 4천 km 외곽 상공에서 천마산을 감시하던 무인 정찰기 ‘마수리’가 보다 생생한 정보를 전해왔다.
“천마산 부근에서 검은 구름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이상기류 발생!”
위이이이잉-!!!
“전 군은 각자의 위치를 확인하라!”
“각자의 위치를 확인하라!”
비상이 걸렸다.
이제부터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공격이 감행될 거다. 홀로그램 영상 재생장치에만 관심을 쏟던 사황성주가 하늘을 바라봤다. 앉아만 있던 그가 몸을 일으켰다.
“천마놈이 열 받기 시작했군.”
사황성주는 하늘을 바라보며 쿡쿡 웃었다.
“대단하긴 참 대단한 놈이야. 거기서 여길 공격할 수 있다니.”
본신의 능력에 비해선 한참 약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진다. 역시 괜히 천마가 아니다. 만약 천마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천마산으로부터 기어나온다면, 중원은 어쩌면 순식간에 마교의 손아귀 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 적어도 사황성주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놈은 절대로 천마산에서 기어 나올 생각을 않지.”
뭐가 그렇게 기분 좋은지 하하하! 크게 웃었다. 그와 동시에 번쩍! 번개가 쳤다. 방금까지는 분명 하늘이 맑았는데 지금은 어두워졌다.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마교의 정확한 상황은 모른다. 왜 천마가 천마산에서 빠져나오지 않는 건지 알 수 없다. 알아보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어떻게 막아낼 거지 중장?”
사황성주는 윤석을 쳐다봤다. 윤석 역시 잔뜩 긴장했다. 사황성주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도 몰랐다. 지금의 길드퀘스트에 집중했다.
“에너지 파동 감지! 공격이 예상됩니다!”
“공격 5초 전!”
“전 군은 경계태세를 강화하라!”
쉴새 없이 지휘체계를 통한 명령들이 이어졌다.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이 작전의 핵심인 스킬포토를 사용해야 하는 거다.
윤석은 하늘을 쳐다봤다. 침을 꿀꺽 삼켰다.
‘저...저건... 용이냐?’
용이었다. 검은색 구름인데, 분명히 용의 형상을 띄고 있었으며 점점 더 형체를 갖춰가고 있었다. 형체를 갖춘 흑룡이 포효했다. 천둥소리가 터져나왔다.
천미터가 넘는 메가 쓰나미에, 그 메가 쓰나미를 단신으로 무너뜨린 사황성주의 능력을 목도했고, 이번엔 하늘을 가득 덮은 흑룡을 봤다.
“공격 1초 전!”
그리고 그 흑룡이, 가장 덩치가 큰 항공모함을 향해 번개처럼 내리 꽂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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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황성주는 오타쿠가 되는데...(?)
3D 입체영상으로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하는 사황성주. *ㅡㅡ*
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