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2 마교와의 전쟁 e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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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사파의 땅이다. 중원인은 정파, 사파, 마교를 막론하고 얼스와 적이다. 그 곳에임시로 막사가 세워졌다. 2천여명의 병력이 임시로 머물 막사다. 이 곳은 게임이다. 건물을 짓는다면 금방 짓는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갈 것이 있다면 바로 '땅의 소유권'문제다.
무캐는 현캐의 아이템을 사용하지 못한다. 기껏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봐야 연필이나 공책같은, 범용물품 뿐이다. 마찬가지로 현캐도 무캐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다. 같은 맥락으로 얼스인은 중원땅에 건물을 지을 수 없다. 건물을 지으려면 중원의 NPC를 고용하여 지어야한다. 그러나 윤석은 땅을 샀다. 넓이는 비록 축구장 세 개 정도밖에 안되는 작은- 중원의 전체 규모로 봤을 때 매우 작은- 넓이지만 그래도 윤석이 쓰기엔 충분할 만큼의 넓이다. 그렇다는 말은 이 곳에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소리다.
더 나아가 건물 뿐만 아니라 활주로 등도 건설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감시가 장난이 아니네.'
물론 땅을 샀지만 마음 편하게 있을 곳은 못 된다. 중원인과 얼스인은 태생부터 적이다. 사파인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이 곳을 감시하고 있다. 혹시라도 허튼 짓을 할 수 있어서다. 서로 믿을 수 없는 관계다. 다만 사황성주와 중장이 합의한 일이어서 서로 무력 충돌이 없을 뿐이다.
'오히려 잘됐어.'
천마산에 깊숙히 틀어박혀 있는 마교라고 해서 정보통이 없는 건 아닐 거다. '삼다도'에 그렇게 은밀하게 마교 정예 NPC들을 투입할 수 있었던 건 그들 역시 나름대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뜻이다.
중장의 귀속 함대는, 말 그대로 중장의 힘이다. 그렇다면 함대를 격파한 마교 NPC의 수준도 대충 가늠해 볼 수 있다. 얼스의 중장에 해당하는 상급 NPC들 일거다. 지난 수십, 수백년 간 미리 준비해왔던 일이라는 걸 감안해도 최소 소장급 이상의 NPC들 일거다.
어쨌든 그런 NPC들을 소리 소문 없이 잠복시킬 수 있었다는 건 마교의 정보력이 상당하다는 뜻이고, 사황성에 중장이 똬리를 틀었다는 건 마교에서도 이미 파악 했을 거다.
'이 곳엔 사황성주가 있어.'
사황성주는 기본적으로 믿을 수 없는 NPC다. 그러나 적어도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는 동안은 믿을 수 있다. 그는 마교가 강성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리고 코드도 원한다. 그 모든 것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윤석이다.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겠지.'
사황성주가 있는한, 마교 NPC들이 함부로 난입하지는 못할 거다. 정파 무림맹 맹주였고, 지금은 시체가 된 검황 백두현과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백두현 역시 중원 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최강의 NPC다. 그러나 은현과 상철SC가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백두현은 첩의 독에 당했다고 한다. 효능이 강한 독도 아니고 아주 미세하게, 내공의 흐름을 방해하는 독이었단다. 최상위 NPC들의 경우는 아주 사소한 실수로 인해 승패가 갈린다.
유토피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초보가 초보와 싸우면 재미 없다. 중수가 싸우면 흥미진진하다. 고수가 싸우면 화려하다. 초고수가 초고수와 싸우면 제일 재미 없다.
초고수쯤 되면 화려한 어떤 기술이나 다른 무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기로 상대가흔 경우가 많단다. 그러한 가운데 수십년간 갈고 닦아 익숙해진 내공의 흐름이 중간에 조금씩 뒤틀리면, 오히려 고수일수록 그 피해를 많이 보게 된다. 정밀하고 고가의 전자기기가 미세한 노이즈에 더 민감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에 반해, 사황성주는 주위 사람을 믿지 않는다. 백두현의 첩처럼, 근처로 다가가 조금씩 중독시킬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없다. 그리고 정파의 백두현이 그 꼴 났는데 사황성주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진즉에 온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내공의 흐름을 체크했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마교가 강성해도 당장 사황성 울타리 안에 있는 윤석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거다.
구카스텐이 보고를 올렸다.
"준비 완료 됐습니다."
새벽의 여명작전. 구카스텐과 작전참모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상한 계획이다. 2천여명의 군 NPC들이 낮 내내 작업을 해야만 했다. 최소한 '고구려'가 뜰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고구려는 구형 스텔스기체인 B-2의 외형을 본따 만들었지만 그 성능은 B-2보다 훨씬 뛰어난 얼스의 폭격기다. 과거, 판타리아 유저 1억을 쓸어버렸던 그 폭격기이기도 하다.
"작전명 새벽의 여명작전. 코드네임 100조짜리 지우개. 시작합니다."
* * *
삼다도.
중원 기준으로 동해. 약 8km 부근 떨어져 있는 비교적 가까운 섬이다. 윤석의 함대가 먼 바다로 나가는 안정적인 해로와 상당히 인접해 있다.
사황성주는 이 섬을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했으며 100조를 요구했고 윤석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함대를 다 잃고 길드퀘스트 실패하는 것보다는 100조 코드를 내주는 게 낫다.
역시 사파 정예 NPC들의 감시 속에 작전이 이루어졌다. 약 1천여명의 병력이 도보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얼스의 군인들을 구경하러 나온 민간인들도 많았다. 민간인들 중 몇몇은 아예 창문까지 다 걸어닫고 적개감을 표시했으면 또 어떤 이는 계란이나 돌맹이 같은 것들을 던지기도 했다. 윤석의 명령과 해야할 임무가 있는지라 얼스의 NPC들은 일체 반응하지 않았다.
"병력이 이동하는 바람에 우리쪽 감시인원이 더 붙었으니... 그에 따르는 제반비용 역시 부담을 해줘야겠다고 전해주시게."
사황성주는 그러한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어떻게든 더 등골을 빼먹으려는 심산인 듯 했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황성주가 윤석 근처로 걸어왔다. 포와 스나, 소총이 전에 없이 긴장했다. 셋 모두 권총에 손을 댔다. 사황성주는 양 손을 으쓱하며 적의가 없음을 표시했다.
"난 그저 호기심에 왔을 뿐이야."
물론 말은 통하지 않는다. 다만 무슨 뜻인지는 이해했다. 그러나 세 NPC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상대는 그 강하다는 중원 NPC 중에서도 최강의 NPC다. 이 쪽이 얼스 상위 1%라면 저쪽은 중원 상위 1등일 수도 있는 NPC라는 뜻이다.
"호오... 저것이 날으는 고철이란 말이지..."
사황성주는 호위도 없이 나왔다. 정말로 순수한 호기심때문인 듯 했다. 윤석은 산책 나온듯한 사황성주를 조금 바라봤다가 이내 작전을 실행시켰다.
제 8 전투단의 MLRS. 즉, 다연장 로켓포가 발사준비를 완료했다. 제 8 전투단 역시 이번 길드퀘스트에 한해 임시 귀속 병력이다. 축구장 세 개 넓이를 순식간에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육군이 가진 재래식 무기 중 거의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무기다.
"MLRS 좌표 설정. 발사 준비 완료."
재래식 무기여도 그 살상력은 결코 현대식 무기에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냥 맨땅에 포격 퍼붓기엔 최신식 정밀 무기보다 재래식 무기가 더 낫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고 적군 아군 구별할 것도 없이 그냥 터뜨려버리니까.
"쓸어버려!"
참모장교들을 지휘하는 구카스텐이 복명복창했다.
"1차 포격 실시!"
다연장 로켓포들이 발포되기 시작했다. 항속거리가 500km에 이르는 로켓포들이 땅에서 하늘을 향해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솟구치기 시작했다. 희뿌연 연기와 화약내가 진동했다.
"오..."
사황성주는 뭐가 그리 신났는지 손뼉을 쳤다.
"저것을 인간이 만들었다고? 대단하군 대단해. 정말 엄청난 기술이야. 내공 없이 저런 파괴력을 갖을 수 있다니. 하지만 마교 잡졸들을 처리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이는군."
100km 이상 거리에 있는 전술목표를 공격할 수 있는, 포병병기의 탈을 쓴 전략무기에 가까운 MRLS는 사황성주의 눈으로 보면 그리 위협적인 무기는 아니었다.
MLRS의 다른 이름은 스틸 레인이다. 그 유래는 1990년대 초인 미국의 첨단무기의 시험장이라는 전쟁 중 하나인 걸프전에서 비롯되었다. MLRS의 강력한 화력을 몸소 느낀 이라크군이 MLRS가 발사해 하늘에서 쏟아지는 로켓 자탄세례를 "하늘에서 강철로 된 비가 쏟아져 모든것을 쓸어버린다." 라고 묘사해 이것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MLRS가 스틸레인이라는 이름을 얻게된 거다.
그러나 그 것은 사황성주의 예측대로 마교 NPC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쿠과광! 쾅! 콰광! 쾅!
거대한 폭발음이 터져나왔다. 로켓이 땅과 부딪쳐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수천발의 공중에서 폭발했다.
삼다도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석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2차 스틸레인. 발사!"
"2차 포격 실시!"
로켓이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
"3차 스틸레인. 발사!"
"3차 포격 실시!"
제 8 전투단이 가진 모든 로켓을 소모하겠다는 듯, 윤석은 포격을 계속해서 퍼부었다. 처음에 굉장한 흥미를 보이던 사황성주가 인상을 조금 찡그렸다.
"겨우 이게 끝인가? 얼스의 고물이 정말 강한게 맞긴 맞나?"
물론 일반인들 수천만 명을 순식간에 학살할 수 있는 힘인건 맞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무인들에게는 별로 소용 없는 공격이다.
5차 포격에 이르렀을 때, 윤석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
"유령 진격!"
무인 정찰기와 폭격기가 함께 날기 시작했다. 고도가 로켓보다 높았다. 사황성주이 다시 흥미로운 눈으로 쳐다봤다. 의미없는 짓을 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오호라?"
사황성주의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은미가 윤석에게 말한적이 있다. 모든 상황이 3차원 입체 평면도처럼 그려진다고. 사황성주의 눈엔 확실히 보인다.
5차 포격에 접어들면서, 지금 공중은 스틸레인으로 완전히 꽉 찼다. 하늘을 고속도로로 비유한다면 과포화된 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겠다.
"발사해."
"6차 포격 실시!"
거기에 무인 정찰기와 폭격기가 투입됐다. 고도가 로켓보다 높은데, 속도는 로켓보다 빠르다. 로켓의 속도는 약 마하 3. 지금도 수많은 로켓이 하늘을 가르며 삼다도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중이다.
무인 정찰기와 폭격기의 항속은 무려 마하 4에 이른다. 로켓보다 더 빠른 초고속 비행물체다.
사황성주는 '유령'의 힘을 단번에 파악해냈다.
"저 날파리 같은 것들이 가진 힘이 예상외로 꽤 센데?"
무인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폭격기다. 탑재안 폭탄의 양이 무려 6톤이다. 그것도 로켓처럼 단순한 재래식 무기가 아닌, 진짜 폭탄다운 폭탄이 실려있다.
판캐들을 상대할 때와는 다르다. 판캐들은 유저들이다. 그냥 NPC들이 나가서 기관총만 쏴대도 순식간에 시체로 변한다. 그래서 굳이 비싼 무기들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장급에 이르는 마교 NPC과 싸우는 상태다. 괜히 무기 아끼다가 이도 저도 안되는 수가 있다.
KCBU-580.
대인 살상과 지형파괴에 특화된 항공탄약이다.
이는 기존의 재래식 확산탄인 CBU-58의 업그레이드 판이라고 보면 된다. 확산탄이란 모탄에서 수백개가 넘는 자탄이 나와 목표물을 공격하는 탄약을 말한다. 그런데 이 자탄 하나가 기존의 CBU-58 모탄 하나와 맞먹는 파괴력을 가졌다.
파괴력만 높아진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얼스의 '최신 무기'들은 무캐와 판캐를 상대하기에 용이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무캐와 판캐의 육체능력을 얼스인과 비교하면 안 된다. 따라서 폭탄 역시 그에 맞춰서 만들어졌다.
KCBU-580은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자주포형 KCBU-580.
또 하나는 HEI형 KCBU-580이다.
KCBU-580은 항공탄약이다. 모든 항공탄약이 그러하듯 투하되면서 일정 수준의 RPM에 올라야 뇌관이 가동되고 폭약이 터지게 된다. 그런데 무캐와 판캐는 폭탄이 떨어지기도 전에 폭탄을 제거할 능력을 가진 괴물 같은 놈들이다.
그렇다보니 고안된 것이 바로 인공지능 센서와 '자(子)무기'였다. 무캐 혹은 판캐를 인식하여 따로이 공격을 할 수 있는 폭탄이 고안된 거다.
자주포형 KCBU-580은 떨어지는 탱크라고 보면 된다. 폭탄이 투하됨과 동시에 근처의 무캐(혹은 판캐)를 향해 자주포를 쏜다. 여기에 들어가는 탄은 무려 300mm이며 초당 1발의 포격이 가능한 최신무기다.
HEI형 KCBU-580은 떨어지는 기관총이라고 보면 된다. HEI의 뜻은 고폭성 소이탄을 뜻한다. 과거 전투기에 탑재 되던 20mm 기관총이라고 보면 된다. 항공탄약답게 그 파괴력은 일반 기관총보다 훨씬 강하다. 그런데 KCBU-580에 탑재되는 HEI는 현대사회에선 사용이 중지된 인화성탄이다. 인체에 접촉하게 되면 발화하는 탄이다. 이 불은 인위적으로 끄기가 매우 힘들며, 이 탄의 폭발에 조금이라도 노출된 인간은 불에타 죽게 되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하는 탄이다.
"흠..."
사황성주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까는 재미 없어서 인상을 찡그렸는데, 이젠 다른 의미로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그라고 해도 정확하게 저것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느껴지는 기분이 별로다. 약간은 위험해 보였다.
어느덧 MLRS의 포격은 9차에 이르렀다. 이제 '유령'이 삼다도에 도착했을 시간이다.
그러나 포격과 유령은 미끼다. 신식 무기 KCBU-580역시 직접적인 살상효과를 기대하는 건 아니었다. 상대는 중장급에 해당하는 마교 NPC다.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윤석이 말했다.
"이제 진짜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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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왜 무기 설명하는게 재밌죠? 오타쿠라 그런가...
ㅡ.,ㅡ...
사실 특전사 지원하려다가 어머니께서 간곡하게 말려서 지원 안했던 경험이...
글 속의 MLRS는 실제의 MLRS의 제원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얼스 기준으로 보면 재래식 무기구요.
판이 커졌으니 얼스의 진짜 무기들도 슬슬 모습을 드러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