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70화 (170/244)

00170  마교와의 전쟁 e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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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는 무림맹을 접수했고 표면적인 정파 세력은 완전히 와해됐다. 그러나 정파의 반격은 무림맹이 해체되고 나서야 오히려 더 맹렬해졌다.

9대문파와 5대세가. 지금껏 정파를 지탱하던 축들은 무너져내렸지만 '신비문파'들이 조금씩 은거를 깨고 나타나면서 마교에 대항했다. 정파 전체에 비하면 그 수는 아주 적었다. 그래서 게릴라형식의 전투가 이곳 저곳에서 많이 벌어졌다. 정파와 마교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한편, 사황성주는 회의를 모집했다.

"그 것은 너무나 위험한 생각입니다."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이 도발해온다고 해도 우리는 충분히 감당할 힘이 있습니다. 다만 그 일이 성사되기 위해선 은미상단의 확실한 보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계단 위 마련된 용상에 턱을 괴고 앉아 회의의 진행을 바라보던 사황성주가 고개를 들었다.

"갈장로. 다시 한 번 말해봐."

사황성주의 지명을 받은 갈영천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포권을 취하고 사황성주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보인 뒤 입을 열었다.

"동해는 이미 저희의 관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해검문 역시 중도를 자처하고 있지만 실상은 저희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요. 동해를 잠시 빌려줌으로써 마교놈들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건 오히려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저들을 완전히 믿을 수 없으니 은미상단의 확실한 보증이 필요하겠습니다."

"이를테면?"

"동해를 빌려주는 대가와는 별도로 약 30조 코드쯤 된다면 보증금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흐음..."

사황성주는 다시 턱을 괴었다. 드디어 마음에 드는 답안이 나왔다. 어차피 이건 정해진 수순이다. 지난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마교는 약 삼백년 단위로 사파든, 정파든 어디든 공격을 감행했다.(최근 기록으로는 마교는 항상 정파만을 먼저 공격했다.) 그리고나서 패배해 물러갔다. 지난 수천년간 그게 반복되어 왔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을 때, 항상 얼스쪽에서 지원병력을 보내왔다. 그들은 괴상한 철덩어리들로 무장을 하고 있었고 마교의 본거지를 포격했다. 마교의 본거지는 천마산. 얼스의 병력이 천마산을 타격하면 그때부터 마교도들은 부랴부랴 천마산으로 돌아갔었다.

물론 시대가 흐르면서 전술은 조금씩 바뀌었다. 300년 전에는 얼스에 먼저 병력을 보냈는데 별로 소용이 없었다. 얼스와 중원의 힘을 대놓고 비교하자면 얼스가 더 위다. 대신 얼스는 진짜 힘을 가지고 중원으로 쳐들어올 수가 없다.

얼스와 중원을 비교했을 때 그런 건데, 마교가 얼스를 정복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게릴라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는 있겠지만 그건 즉 스스로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그 놈들은 죽어도 본거지를 옮기지 않겠지."

"그렇습니다. 마교놈들은 미치광이들 입니다."

재미있는 건 마교도들은 천마산을 떠날 생각을 않는다는 거다. 천마산은 영원히 그들의 중심지이며 절대로 그 곳을 버려두지 않았다. 그 곳을 공격하면, 많은 병력이 그 곳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돌아갈 거다. 그러면 신비세력들의 반격은 상대적으로 더 거세질 거다.

"이번에는 마교쪽에서 어떤 준비를 해놓았을지 모릅니다."

"적어도 우리에게 당장 쳐들어올 여력은 없습니다. 정파의 반발세력도 눌러야 하고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우리는 피해볼 것이 없습니다."

여러 의견들을 내놓았지만 결국 결과는 정해져 있었다.

"우리는 동해를 잠시 빌려주기로 한다. 동해검문에는 미리 연락해둬."

사황성에 모인 강호들은 그 즉시 입을 다물었다. 의견이야 어찌됐든 사황성주가 결정했으면 따라야한다. 그게 사황성의 법이다.

"지난 세월동안 당한게 있는데 마교에선 어찌 나올까?"

사황성주는 키득키득 웃었다. 참관인의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은미는 내심 침을 꿀꺽 삼켰다.

'사...삼십조 코드?'

물론 윤석이 엄청난 부자라는 건 안다. 저번에 독점과 뇌물을 위해 삼십조 넘게 쏟아 부은 것도 안다. 그러나 보증금으로 삼십조 코드에 동해를 빌려주는 대가까지 받아갈 심산인 것 같았다.

'이걸... 과연 허락하실까...?'

삼십조 코드. 그건 곧 현금으로 삼십조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이다. 100억만 있어도 떵떵거리며 살아갈 판에 30조다. 아무래도 사장님과 상의를 해봐야할 것 같았다.

"은미상단주는 어떻게 생각 하시는가? 들었다시피 우리는 얼스놈들을 완전히 믿을 수 없어. 그렇다면 처음 제안한 자네가 보증을 서줘야겠어. 선수금으로 30조코드. 그러나 만약 일이 잘못 되었을 시엔 은미상단 전부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겠군."

사황성주는 피식 웃었다.

"얼스의 화력은 확실히 알고 있지. 제아무리 사황성주라고 해도 역시 허튼 수작은 부리기 힘들어. 그러니까 일이 잘못되지만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없는 거야. 어떤가? 내 제안이."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아니. 난 지금 당장 생각을 듣고 싶네. 자네가 은미상단주가 아닌가?"

은미는 동요를 감추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큰 일이다. 아무리 은미상단주라고 해도 그런 큰 결정을 한번에 내리지는 못한다. 오늘은 회의만 있다고 들어서 확실한 지령도 받지 않은 상태다.

"그렇게 하시죠 상단주님. 30조 코드면 얼마 안하네요 뭐."

누군가 말했다. 그 쪽으로 시선이 쏠렸다. 심지어 사황성주도 어이가 없다는 듯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쳐다봤다.

이번에 사황성주의 제자가 된 '주랑언니내꺼'다. 현실의 이름은 수희다. 수희는 목덜미를 살살 긁으며 은미에게 귓말을 보냈다.

- 오빠는 한 100조 정도 생각하고 있던데 사황성주쯤 되는 인간이 스케일이 은근히 작네요?

* * *

마교가 정파와 사파 중 어느 한 곳을 친다. 보통은 정파를 친다. 사람들은 마교가 그래도 정파보다는 사파와 더 가까워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건 틀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지배하고 있는 '바다'때문이다. 사파는 동해 하나를 관할로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정파는 서해, 남해, 북해를 차지하고 있다.

천마산.

마교주가 말했다.

"얼스놈들에 대한 대비는 잘 세워졌겠지?"

"그렇습니다. 서해, 남해, 북해는 이미 저희가 접수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확보한 곳 역시 검문입니다."

"우리가 검문 놈들의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말이야."

검문은 문파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세가라는 말이 훨씬 더 어울린다. 그들의 무공은 혈족계승이며, 그들은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보통 '해안(海眼)'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바다를 보는 눈이다. 서해검문은 서해를 담당하고 있다.

중원은 엄청나게 넓다. 비교적 거리가 짧은 동해에서 서해까지 가는데 천마의 경천동지할 경공으로도 한 달이 넘게 걸린다. 그런데 바다는 그것보다 더 넓다. 서해에서 출발해서 수백 수십년을 가다보면 언젠가 동해에 도착하게 된다고 한다.

어쨌거나 바다는 그렇게 넓은데 그 바다를 전부 통솔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서해검문은 서해 전체를 볼 수 있는 '심안'을 가졌다. 그건 유전적인 것으로 어떻게 빼앗을 수도 없는 힘이다. 마찬가지로 북해검문은 북해 전체를 볼 수 있다.

그렇게해서 중원의 전체지도가 완성된 거다. 서해의 끝과 동해의 끝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서해검문과 동해검문은 자신들의 해안으로 살펴본 것들을 토대로 정보를 공유하여 바다의 지도를 그리고 바다를 관측한다.

그게 검문이 부가적으로 하는 일이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도 따로이 세력을 구축하지 않아도 무림맹이나 사황성, 마교에 흡수되지 않은 이유였다. 바다를 알기 위해선 그들의 힘이 필요하니까.

"대비를 잘 해둬. 놈들의 방해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네 목을 잘라버릴 테니까."

"알겠습니다."

* * *

<길드 퀘스트>

'마교의 침공을 저지하라!'

강대해진 마교가 정파를 무너뜨렸다. 얼스는 중원이 통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삼대세력이 균형을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 얼스에게 가장 유리하다. 병력을 이끌고 마교의 본진인 천마산을 공격하여 마교도들을 격퇴시켜라!

난이도: S

보상:?

< 귀속 병력 >

1. 제 '8 전투단' (임시)

2. 제 '8 함대' -괴멸

3. 제 '18 함대' (임시)

4. 제 '28 함대' (임시) -괴멸

5. 제 '38 함대' (임시) -괴멸

6. 소총 외 병력 (3346/7000)명.

어찌보면 정말 쉬운 퀘스트다. 윤석도 정말 쉽게 봤다. 사황성주를 꼬드기는데 성공했고 덕분에 동해바다를 얻어낼 수 있었다. 귀속 함대를 무려 4개나 받았다. 함대 하나만 있어도 산 하나 날려버리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천마산을 완전히 날려버리는 건 안된다고 했다. 적당히 피해만 줘야 적당히 돌아가서 적당히 조용히하고 있는 단다. 완전히 날려버렸다간 마교가 작정하고 쳐들어올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얼스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한단다.

그저 무림맹을 장악한 병력들이 빠질 정도만, 그래서 정파인들이 숨 쉴 틈을 만들어주는 것 정도만 하면 되는 퀘스트였다.

그러나 난이도 S라는 걸 너무 간과했다. 얼스에서 지난 시간동안 중원의 역사에 개입해 왔다는 건, 중원 역시 알고 있다. 특히 마교는 더욱 잘 알고 있다. 마교인들은 이미 수백년에 걸쳐 조금씩, 동해의 섬 하나를 장악했다. 자급자족이 가능할 만큼 커다란 섬이며 이름은 섬의 이름은 '삼다도'였다.

훈련받은 정예 마교인들이 그 곳에 아주 조금씩 정착했고 지금은 마교도들의 소굴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엘리트들만을 모아서 보내왔고, 그들의 피를 이은 후손들이니 만큼 삼다도의 마교도들은 마교인들 가운데서 단연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아무리 해안을 가지고 있어도 지형을 살피고 커다란 줄기를 확인하는 거지, 섬의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고 어떤 무공을 익히고 있는지 까지는 알지 못했다.

"아름다운..."

윤석은 간만에 게임 내에서 욕을 했다. 함대를 띄우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검은 옷 입은 놈들이 나타나서 함대를 처참히 부숴버렸다. 그 놈들은 인간도 아니었다.

"아무리 괴물NPC들이어도 어떻게 바다위를 날아다니냐고?"

귀속 병력이었던 제 8함대를 잃었다. 28함대와 38함대까지 잃었다. 특히 38함대는 항공모함까지 포함된 병력이다. 전투기도 제대로 못 띄우고 괴멸당했다.

미사일과 함포라는 것은 오히려 작은 상대와 싸울때엔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어디선가 나타나 윤석이 미처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함대를 두동강 내고 물 속에 괴상한 기술(검기)을 뿌려대며 잠수함을 부숴버렸다. 워낙에 순식간에 이루어진 기습이라 어떻게 반항도 못했다. 아무리 현대 NPC들이 총을 잘 쏴도 바다에 빠지면 죽는다.

상당수의 마교NPC들을 죽이는데에 성공했지만 퀘스트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함대를 바다에 띄워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방법을 영 모르겠다.

마교에서 번번히 당했다고 하더니 아예 바다를 장악해버린 것 같다.

'이걸 어쩐다...?'

저번에는 실제로 죽을 뻔 했다. 길드 퀘스트 수행도중 죽으면 중장의 지위가 박탈된다.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다.

'그런데 방법이 없잖아.'

난이도 S를 너무 쉽게 봤다. 이미 함대 3개를 잃었다. 이제 겨우 하나 남았다.

'제기랄!'

이러다가 유토피아를 시작한 이래로 처음, 퀘스트에 실패할 것 같다. 구카스텐이 윤석을 찾아왔다.

"중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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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을 읽으셔야죠 중장님. 참모 괜히 있는 거 아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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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이 조금 빠를 수도(?) 있습니다.

원래 200편 완결을 목표로 시작한 글인데 지금 진행상 그거보다 편수가 좀 늘어날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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