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55화 (155/244)

00155  내 시급 440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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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편 코멘트>

실제로 범죄차량쫓는 차량에 대한 속도위반 범칙금은 안내도 됩니다. 실제로 택시기사나 일반시민운전자들이 뺑소니 사고차량을 쫓으면서 발생하는 속도위반 범칙금등은 청구서는 날아와도 사실확인을 위해 출도해서 경찰의 인정을 받으면 면죄됩니다. 거기다 점수도 줍니다. 이 점수는 택시기사의 경우엔 개인택시면허를 취득할수있는 점수중에 일부죠.

→감사합니다. 몰랐던 사실이네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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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억 초고가 스포츠카의 오너라도 속도 위반을 했으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고 아무리 윤석이어도 그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 상에서의 찬사와는 별개였다.

그런데 예외 조항도 있단다. 범죄차량을 쫓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단다. 나중에 사실확인을 위해 출도해서 경찰의 인정을 받으면 된단다. 그런데 조금 귀찮다. 윤석은 벌금을 냈다. 벌금이래봤자 얼마 안 나온다. 한달만 끌다가 만원만 더 내면 벌점도 없다. 실제 소유주와 운전자의 일치관계를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어쨌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빠 오빠 오빠."

수희는 하루종일 윤석을 귀찮게 했다. 가족끼리 놀러가자는게 중요하다며 카니발을 선물했던 것과는 별개로 스포츠카는 한 번 꼭 타보고 싶단다.

"나 볼 일 있는데."

오늘은 중원에서의 계약건으로 인해 미팅이 있다.

오월컴퍼니는 스스로 주장했던 것처럼 정보력이 꽤 좋은 편이었고 덕분에 벌써 살수단체 7개를 박살냈다. 그 중에는 무영문보다도 이름 높은 '사박다니'도 포함되어 있었다. 고스트 필드와 밤 필드의 조합은 살수들에게 치명적이었다.

만약 살수들 간에 유대관계가 강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면 또 모를까 그것도 아닌 듯 했다. 아직까지 '중장 공략법'이 나오지 않은 걸 보면 말이다.

오월컴퍼니는 중장유저가 바로 윤석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정직하게 나왔다. 그게 정확하게 먹혀들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도 접근해왔다. 자신들이 중원 최고의 정보력이라고 자신하는데, 하나같이 다 중원 최고라고 주장했다.

오늘은 윤석이 미팅을 갖는 사람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인데 특별히 윤석과 끈이 있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동창이다.

수희가 말했다.

"오빠 밖에 나간다며. 나 친구랑 약속 있으니까 거기까지만 데려다줘."

"벤츠 끌고 갈거야."

"싫어 싫어."

수희는 제딴에는 애교를 부리겠다는 듯 볼에 바람을 빵빵하게 불어넣고 좌우로 고개를 흔들어댔다. 혹자가 보면 다분히 귀여울지도 모를 일이지만 친오빠인 윤석이 보기엔 기가 찬다. 왜 저러나 싶다.

사실 람보르기니를 타든 벤츠를 타든 중요한 건 아닌데 람보르기니는 다른 사람한테 약간 미안한감이 없잖아 있다. 특히 북적이는 시내를 돌아다닐 때에 그렇다. 사실 미안해 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그랬다. 눈길이 쏟아지고 사람들이 슬금슬금 거리를 두는데 그게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한 아리송한 기분이었다.

"너 한번만 더 그런 가식적인 애교떨면 가출해버린다."

"시로 시로. (싫어 싫어)."

"하지 말랬지?"

"시로 시로.(싫어 싫어)"

"하지 마라!"

"잉! 잉! 시로 시로.(싫어 싫어)!"

갑자기 혀라도 짧아졌는지 발음까지 이상해졌다. 결국 윤석은 백기를 들었다.

"십분 있다 나갈거니까 준비해."

"넹!"

수희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몸동작으로 빠릿빠릿하게 움직였다.

"오빠 저기 저기. 어 저기 내 친구 서있다. 저기 내릴게."

어차피 가는 길이다. 수희를 내려줬다. 마치 SF영화에서처럼 문이 열리는데 순식간에 이목이 쏟아졌다. 수희는 그 시선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은근히 즐기는 듯 했다.

사람들은, '저런 삐까뻔쩍한, 보기만해도 억소리 나는 람보르기니'에서 내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은 듯 했다. 열심히 눈알을 굴리며, 혹은 대놓고서 수희를 살펴봤다.

"잘 놀다 들어와라."

"응."

수희는 평소와는 다르게 해맑게 웃고는 평소보다 훨씬 더 발랄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어주었다. 윤석이 보기에 저건 너무 작위적이다. 손 발이 다 오그라들어 살갗을 파고드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 마음에 안드는 남자 만나는구나."

수희는 대답은 않고서 애교를 잔뜩 담아 '빠이 빠잉! 있다가 봐요!'이고 콧소리를 냈다. 윤석은 황급히 도어를 닫아버렸다. 아무리 동생을 아껴도 저런 작위적인 모습을 보면 속이 메스껍다.

수희는 차에서 내렸다. 윤석이 봤다면 '괴상한 얼굴'로 해맑게 웃으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과선배다. 하도 만나자고 해서 만나긴 만나는데 마음에 안든다. 마침 오빠랑 같이 나가는 길이라 일부러 오빠를 데려갔다.

나 이정도 되는 남자 아니면 안 만나. 무언의 시위다. 원래 수희는 그런 허세 같은 거 안 부린다. 싫으면 죄송하다고 예의바르게 거절한다. 그런데 이 거머리는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안해서 이런 방법까지 썼다.

수희가 말했다. 남자가 싫어하리라 생각되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맨날 람보루기니만 타고 다녀서 다른 차는 못타겠어요."

람보루기니가 아니고 람보르기니다. 람보루나 람보르나 수희에겐 거기서 거기인가보다. 게다가 람보르기니. 오늘 처음 타는 것이지만 허세를 부렸다.

이미 7번은 거절했다. 과선배라 차갑게도 못대하겠다. 인기가 너무 많아도 피곤하다.속으로 욕했다.

'떨어져 이 거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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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컴퍼니 말고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접촉해왔다. 수정은 윤석이 준 기준에 따라서 중요도를 상,중,하로 나누어 꼬박꼬박 윤석에게 전해줬다.

그 중 중, 하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상은 윤석 혹은 윤석의 가족들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혹은  관련 있던 사람들의 제안이다. 예를 들어 윤석의 친구라든가 수희의 친구라든가. 하여튼 관련이 있는 사람의 제안이다. 그런식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연락이 도처에서 쏟아져서 버틸 재간이 없다.

그 가운데 '상'에 분류되어 만나게 된 사람이 있다.

"오월컴퍼니를 백퍼센트 신뢰하냐?"

"일단... 정보력은 괜찮은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 친구였던 서인석이다. 사실 그 당시 아주 친했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보는 고등학교 동창이라 반가웠다.

"걔네 조폭출신 애들이야."

"어쩐지 분위기가 좀 그런 거 같긴 하더라."

윤석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소주를 홀짝였다. 사실 조폭출신이든 죄수출신이든 그런건 윤석에게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정보를 잘 물어다 주느냐 물어다주지 못하느냐가 중요한거지.

"너 가지고 이중장사하고 있어."

"이중장사?"

설명을 들었다. 오월컴퍼니는 정보를 캐다주는 회사임과 동시에 해결사 노릇도 한다. 그 중 몇 몇 의뢰는 윤석이 박살낸 살수단체와 관련이 있단다.

"그러니까 나를 이용해서 해결한다 이런 뜻?"

"그거야. 그러니까 이중으로 해먹는거지. 너한테도 해먹고 다른 사람한테도 해먹고."

윤석은 인상을 찡그렸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어차피 때려잡는거,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말이다. 어차피 결과는 같다. 그런데 그걸 당사자에게 미리 언질을 주는 것과 주지 않는 건 다르다. 기분이 조금 나빠졌다.

"너를 이용해 다른 건의 계약을 해결해온다는 건..."

"적어도 신뢰관계에 미세한 금은 생기겠지."

윤석은 퉁명스레 내뱉었다. 서인석에게 화가난 건 아니다. 서인석이 차분하게 물었다.

"단독 계약이야?"

"단독...이지?"

"꼭 우리 회사가 아니어도 괜찮은데... 어쨌든 계약 회사를 두 개 이상은 두는 게 좋을 거야."

서인석의 논리는 이러했다. 단독 계약은 실질상 독점계약과 비슷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계약 상대를 견제할 또 다른 상대가 필요하다는 거다.

만약 오월컴퍼니가 윤석을 속이고, 윤석의 힘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득만 취하면 그건 엄연히 부당거래가 되는 거다.

"사실상 네가 지금 끝장내고 있는 살수단체들이 실제로 너를 노리고 있다는 보장은 없어."

"흠..."

듣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예전 세상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다. 게임 내의 일로 계약을 하고 서로 견제하고 이렇듯 미팅까지 갖는다는 건 - 사실 지금은 미팅이래봐야 술 마시면서 편하게 얘기하는 것 정도지만 -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다르다. 굉장히 당연한 얘기였고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었다.

"듣고보니 그것도 그렇네."

"아예 역으로 그들을 조사해줄 세력도 필요하다고 봐. 우리가 아니어도 돼. 다만 우리는 처음 제휴를 맺는 조건으로 3개월간 무료로 정보를 제공해줄 거야. 사장님 특별지시로."

"3개월이나?"

정보라는 게 언뜻 보면 굉장히 만만해보이지만 또 그렇지도 않다. 정보들, 그 중에서도 쓸만한 정보를 끌어담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 인력이 소요 된다. 그 걸 3개월 무료로 제공해준다는 건 꽤 큰 출혈을 각오했다는 거다.

"생각 해볼게."

* * *

그래도 생판 모르는 남인 오월컴퍼니보다는 고등학교 동창이 믿기에 더 낫다. 게다가 3개월동안 무료로 정보를 제공해 준단다. 윤석 입장에선 손해볼 게 없는 제안이다.

'상철 SC.'

서인석이 다니고 있는 회사다. 오월 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중원 내의 정보를 팔거나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회사였다. 평균 레벨은 오월 컴퍼니보다 약간 낮은 80대. 서인석이 말하길 몇 몇 히든클래스가 포함되어 있어, 레벨은 낮지만 오월 컴퍼니보다 훨씬 더 낫다고 했다.

'하기야 유토피아는 레벨이 전부가 아니지.'

레벨이 전부가 아니란 건 건오퍼인 윤석이 제일 잘 안다.

상철 SC가 물어다 주는 정보는 오월 컴퍼니가 물어다주는 정보와 거의 동일했다. 두 쪽 경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취합하여 관리하는 건 참모격 NPC인 구카스텐이 맡았다.

"양 쪽에서 동시에 지목한 집단은 총 세 곳 남았습니다."

정리를 끝낸 구카스텐이 말했다. 윤석과 함께 판타리아와의 전쟁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현재 소령으로 진급한 상태다. 보편적으로 육체적 능력은 부사관 NPC들이 더 뛰어나고 정신적 영역은 장교 NPC들이 더 뛰어나다.

"그러나 상반된 보고가 올라온 곳도 있습니다."

구카스텐이 한 곳을 지목했다.

"독사파?"

"예. 명칭은 독사파. 현재 중원은 9대문파와 5대세가를 중심으로 한 정파세력과 사황성을 중심으로 한 사파세력, 천마교를 중심으로 한 마교세력. 크게 보면 세 세력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사황성에 속한 곳 입니다."

"상반 됐다는 건 무슨 뜻이지?"

"한 쪽에서는 이 쪽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 쪽에서는 이 쪽이 무고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확인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데?"

"하루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하루 정도란다. 그 정도는 얼마든지 기다려 줄 수 있다. 아무리 동창이어도 서인석의 말을 모두 믿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만약 정말로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기분 좀 나쁘다.

만약 정말로 자신을 공격할 단체여서 미리 싹을 뽑는 거라면 그나마 이해하겠는데, 그것도 아닌데 엄한 데 공격하게 하면.

"내 시급이 얼만데."

그건 기분도 나쁠 뿐더러 윤석의 시간을 빼앗는 거다.

윤석이 하루 벌어들이는 순수익이 약 1조정도 되니까 시급은 400억 정도 된다. 윤석의 시간 한 시간을 뺐으면 400억 정도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거다. 적어도 윤석은 그렇게 생각했다.

"내 시간 짱 비싸."

윤석은 인상을 찌푸렸다.

"기분도 나빠."

옆에서 스나가 빨간 머리를 끈으로 질끈 동여맸다. 단도를 들었다. 혀로 핥았다. 요즘 이런 모습을 자주 보인다. 판타리아인을 학살 할 때부터 시작된 그녀의 행동은 점점 더 잦아지고 있었다.

"모두 죽이겠습니다."

기분이 나쁜 건 나쁜 거고 일단 확실한 세 곳 부터 처리하기로 했다. 보통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푸는 방법들이 있다. 노래를 부른다거나 욕을 한다거나 먹는다거나. 사람마다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오늘 윤석이 선택한 건.

"응. 쓸어버려."

기분 나쁜 덕분에 세 곳을 모두 쓸어버리기로 했다.

사인곡.

망자로.

사명단.

세 군데 소규모 살수단은 날벼락을 맞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날폭탄'을 맞았다. 스나가 씨익 웃었다. 언제나 그렇듯 포가 어깨를 부르르 떨었다. 오늘은 소총도 어깨를 흠칫 떨었다.

그 모습을 보며 스나가 진지하게 말했다.

"저는 귀여운 편입니다."

그리고 상을 바라는 듯 윤석의 옆에 다소곳이 섰다. 윤석은 스나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스나의 얼굴이 아주 약간 붉어졌다.

포가 소총에게 속삭였다.

"스나... 버릇이... 나빠집니다... 정말로... 자기가... 귀여운 줄... 압니다."

어지간해선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소총의 표정도 조금 굳어졌다. 고개를 까딱 끄덕였다. 그도 인정했다.

"심각하군."

============================ 작품 후기 ============================

<비츄뉴스>

소총도 인정한 스나의 '귀여움 병'(?).

방금 살수단체 3개를 박살낸 스나가 말했습니다. 단도를 핥으면서요.

"저는 귀여운 편입니다."

잘못된 조련의 예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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