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52화 (152/244)

00152  베스트 드라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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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게임이란 적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게임이 너무 어려워도 재미 없지만 반대로 너무 쉬워도 재미가 없다.

"게다가 해안가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니까."

윤석은 당분간 귀속함대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귀속함대는 윤석이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받게 된 포상이다. 미국의 태평양함대를 뛰어넘는 전력인 얼스의 '제 8함대'는 귀속이니만큼 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윤석이 만약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 아둥바둥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모를까, 적절한 재미를 위해 제 8함대는 예비전력으로 빼놓기로 했다. 자신을 '현자의시간'이라 밝힌 유저는 윤석의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거렸다.

-또한 그렇게 요란한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원칙적으로 타대륙간 의사소통은 불가능했으나 이런 꼼수가 있다. 이 것은 예전부터 윤석이 즐겨 사용해왔던 방법이다. 펜과 노트를 사용해 현실의 문자로 대화하는 방법 말이다.

"왜요?"

'현자의시간'은 열심히 노트에 써내려갔다.

- 제 8함대는 중장진급시에 받은 일종의 아이템입니다. 그 말은, 얼스의 중장에 해당하는 힘이란 뜻이죠. 그런데 중원에도 그런 NPC 들이 있습니다. 얼스의 중장에 해당하는 NPC 몇 명, 혹은 그 이상의 NPC들을 굳이 자극할 필요는 없습니다.

"흠..."

일리는 있는 것 같다. 윤석은 분명 예전에 마도사들을 쓸어버렸다. 유저들 입장에선 엄청난 손실이다. 그런데 NPC들의 입장에선 그게 아니었을 거다. 만약 그렇게 큰 손실이었다면 마탑에서 마법연구를 하고 있는 NPC마도사들이 어떻게든 수를 썼을 거다.

서울대 수학과 학생이 보기에 초등학교 1학년 수학이나 초등학교 6학년 수학이나 어차피 거기서 거기다. 막상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워낙에 큰 차이를 갖고 있는 사람이 보기엔 거기서 거기라는 뜻이다. 무슨 말이냐하면 마탑의 마도사 NPC들이 보기에 유저들은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 일반 마법사는 초등학교 1학년 수준, 마도사는 초등학교 6학년 수준. 그만큼 상급 NPC와 유저들 사이의 격차는 아직도 어마어마했다.

만약 마도사 NPC들이 합심해서 얼스로 쳐들어왔다면 얼스도 긴장 좀 해야했을 거다. 겨우 전투단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다시 말해, 얼스의 중장급에 해당하는 타 대륙의 NPC들이 나서면 제 아무리 날고기는 중장유저라도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당분간 중원에서의 포격은 지양해 주십시오. 상급 NPC의 힘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윤석은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쓰는 건 저쪽이 계속 썼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썼다. 윤석은 쓰기 귀찮아서 간단한 바디랭귀지로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오케이. 까짓 거 안쓰죠 뭐."

분명히 사용 안 하려고 했다.

"으악!"

윤석이 깜짝놀라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H/P는 깎이지 않았으나 많이 놀랐다. 나무 그림자속에서 누가 갑자기 튀어나와 급소를 찔렀다. 찌름과 동시에 소총에 의해 제압되었으나 그래도 놀란 건 놀란 거다.

"아 이 아름다운... 깜짝놀랐네."

그리고 습격은 계속 이어졌다. 소총이 직접 열적외선 탐지기를 작창했으나 이들이 숨어있는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탐지기를 빼고 기감으로만 찾아냈는데, 아무래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결국 한 번 정말로 위험했다. 아마도 NPC이리라 짐작됐다. NPC는 윤석을 노렸고 윤석은 한 번 제대로 찔렸다. 피가 7만인데 순식간에 1만까지 떨어졌다. 단 한방에 말이다. 진짜로 죽을 뻔 했다.

"아오씨. 근처에 바다 없어요? 함대로 쓸어버리든가 해야지."

말했다가 이번엔 제대로 적어서 보여줬다.

- 근처에 바다 없어요?

함대는 물론 강하지만 바다가 있어야 써먹는다. 저번 이벤트때 괜히 서버 용량 늘린 게 아니다.

- 상당히 오래 걸어야 합니다. 경공을 사용해도 170시간 이상 걸립니다.

"이런 씁..."

'무영문'이란 곳을 털러왔다. 그런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마탑을 공격할 때엔 마탑 마도사들이 어지간해서는 나서지 않았다. 마탑에 직접적으로 위험한 -마탑을 보호하고 있는 쉴드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을 정도- 공격을 가하지 않으면 마도사들은 침입자들조차 귀찮아햇다. 그래서 쉬웠다. 그런데 중원은 그게 아닌가보다. 점점 강한 NPC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방금은 정말로 위험했다.

"잠깐 여기서 멈추자."

중원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장부터 너무 힘든 것 같다. 무영문이라는 살수단체만해도 그런데, 나중에 9대문파나 5대세가의 강호들은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르겠다. 이런식이면 그 쪽 NPC들도 나서서 움직일 텐데 그것 참 피곤한 일이다.

마도사들을 쓸어버려서 엄청난 이득을 봤다. 그렇다면 강호를 쓸어버려도 마찬가지 일거다.

'방법을 생각해야겠어.'

* * *

중장이라는 지위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지만 원래 윤석은 총잡이 출신이고, 충잡이에서 건오퍼로 전직하게 됐다. 그래서 어찌어찌하다보니 중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벼락출세 한 셈이다.

오월컴퍼니의 사장인 최종욱이 의견을 내놓았다.

"슬슬... 유토피아의 지분도 사들여야 한다고 봅니다."

"그건 강민혁 이사가 알아서 하고 있어요."

강민혁은 유토매니아의 이사다. 실질적인 회사운영은 그가 다 한다. '빌어먹을 사장 놈팽이 새끼'라고 욕하지만 그 것과는 별개로 일은 참 열심히 한다. 또 잘하기도 한다. 이미 유토피아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도 어느정도 진행 됐다.

"저번에 얘기들은 걸로는 한 0.5프로 정도 갖고 있다던데..."

"사장님께서 향후 최소 2프로까지는 가지셔야 할 겁니다."

유토피아는 초기자본이 워낙에 많이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셀 수도 없이 많다. 주주도 엄청나게 많다. 유토피아의 사장도 인터뷰때마다 늘 말한다.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 거라고. 이건 완벽한 운이었다고 말이다.

최종욱이 말을 이었다. 윤석만 갖는 게 아니라 주랑과 민혁이 골고루 가지는 게 좋단다. 일단 이론상으로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좋지만, 2프로씩만 가져도 무려 6프로다.

"현재 저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유토피아의 사장인 가진 지분이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해도 1프로도 안되더군요.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진 비율이 50프로가 넘습니다. 그 수또한 엄청나고요. 그 말은 즉 딱히 이렇다할 대주주가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닐거다. 아마 사장 집안의 사람들이 주식을 나눠갖고 있을 거다. 어쨌거나 이론상으로는, 어떤 거대한 세력이 나타나서 전세계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주주들을 설득해 50퍼센트의 주식을 사들이면 유토피아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

현재 유토피아의 총 주식은 약 10억가량 되고 1주당 1400만원 꼴. 그러니까 총 시가는 10억x1400만. 즉 1경 하고도 4000조다. 전체이용자 20억의 게임이다. 그 덩치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만큼 어마어마했다. 그러니까 50퍼센트의 주식을 사들여서 유토피아를 마음대로 주무르려면 7000조의 자산을 사용하면 된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민혁이 갖고 있는 것이 현재 약 0.5프로. 약 500만 주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그것만해도 대단한 거다. 여태까지 약 70조원을 투자한 셈이니까. 보통 일반적인 경우, 몇 천만원 혹은 몇 억원의 주식만 가지고 있어도 회사에서 떠받들어 준다. 그런데 개인이 70조원 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거다.(물론 회사자금이지만) 70조원은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금액이다.

현재 하루 코드 거래량은 약 3조원 정도 된다. 물론 그게 다 원화가 아니라는 게 문제여서 그렇지 어쨌거나 3조원은 3조원이다. 엄청난 발전을 한 거다. 전체 이용자가 20억이 넘고 동시접속자가 5억이 넘는 거대한 세상이라지만 하루 3조원이 어디 별 것 이던가. 20억의 유저가 하루 1500원씩 꾸준히 현질을 해야 겨우 3조원이 된다.

물론 여기엔 몇 가지 변수도 있다. 한 사람이 10억을 넘게 구입해가는 경우도 있다. 10억까진 아니어도 억단위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 평균을 내보면 하루 3조원에서 왔다갔다했다.

세금과 서버유지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모두 제하고 나서도 하루 2조가 넘게 남는다. 하루 3조밖에 거래가 안 되서 코드는 천문학적으로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얼스의 기준으로는 3조도 너무 적다.

"대주주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몇 안 돼요. 유토피아의 시스템 자체가 워낙에 전문성이 필요해서... 경영과 그쪽 기술을 동시에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유토피아는 전세계의 천재들이 모여 만들었다. 그런데 그 천재들도 다시 만들라면 못 만든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로 어떻게하다보니 만들었단다. 어떻게 만들는지, 그 가상세계가 어떻게 구현됐는지는 유토피아에서도 뚜렷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다시는 절대로 못만드는, 우연의 일치로 나온 희대의 걸작이라는데 사실 그건 그들이 하는 말이고 일반인들은 그냥 대단한가보다 할 뿐이다.

그리고 게임회사이다보니 여타 전문적인 경영을 필요로 하지는 않았다. 서버 잘 유지시키고 이용자들 끌어모으면 된다. 어차피 유토피아 세계에 간섭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 않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영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유토피아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몇 프로 -종욱의 주장에 따르면 약 한 사람당 2프로씩, 6프로 -의 지분 획득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거다.

윤석과 주랑, 민혁 이 세명에서 약 2프로씩 6프로를 소유하게 되면 시가 840조원 규모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거다. 그 정도면 만약에라도 있을 유토피아의 어떤 제재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다. 배꼽이 배보다 커지는 격이랄까.

"흠... 사실 5프로를 가지셔도 상관은 없습니다만..."

5프로가 넘으면 금감원에 신고해야한다. 그런데 종욱이 알고 있는 윤석은 조금이라도 귀찮은 건 잘 안하려고 든다.

'사실 2프로만 가지고 있어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거야.......'

적어도 괴상한 제재는 못할 거다. 1주에 무려 1400만원짜리 주다. 2프로는 고사하고 0.2프로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도 몇 명 없다.

그래도 종욱은 '네가 분명 귀찮아 할 거잖아.'라고는 말하지 못했다.

'곧 결혼한다는 소식도 있으니...'

주랑과 윤석이 결혼하게 되면 특수관계인 관계가 성립한다. 둘만해도 4프로다.

윤석이 말했다.

"음... 한번에 하기는 힘들고 차근차근 조금씩 해야겠네요."

"그렇죠."

종욱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윤석은 분명 귀찮음을 매우 싫어하지만 그래도 할 땐 하는 것 같았다. 말이 쉽지 800조가 넘는 돈을 투자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거부반응이 적을 줄은 몰랐다. 윤석의 씀씀이를 조금 얕본 셈이다.

800조는 매우 큰 돈이다. 윤석에게도 무지막지하게 큰 돈이다. 그러나 못 벌 돈도 아니다. 쓸 거 다 쓰면서도 몇 년 모으면 800조 모을 수 있다. 이것 저것 경비를 제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 포함- 윤석에게 떨어지는 월 순수익이 30조 정도 되니까 한 3년만 모으면 충분하다.

월급 300만원 가량의 보통 사람들 기준으로 생각하여 단순 숫자로만 비교한다면, 8000만원 정도 되는 돈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단 하나도 안 쓰고 모은다고 생각했을 때, 윤석은 3년 동안 남는 돈이 200조 쯤 되고 보통 사람은 2000만원 쯤 된다는 게 다르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윤석은 800조 모으면서 3년동안 200조를 쓸 수 있다는 거고 평범한 사람은 8000만원 모으면서 3년동안 2000만원을 쓸 수 있다는 거다.

굳이 차이점을 찾아보자면 아무리 펑펑 써도 3년동안 200조 쓰기 힘들고, 3년동안 2000만원으로 생활하기 힘들다는 것 정도가 될 거다.

"그런데 이게 진짜로 해야할 일인지는 모르겠네요."

모으지 못할 돈은 아니지만, 큰 필요성은 잘 못 느끼겠다.

"여태까지 유토피아 보면서 뭐 이상한 것 없었어요?"

"예?"

"운영진이 하는 게 별로 없어요. 그 흔한 업데이트도 없고... 사실 아무리 유토매니아가 컸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저한테 견제가 들어왔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못 그러고 있단 말이에요? 못 그러는 건지 안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습니다만..."

"끽해야 이벤트 좀 열고 뭐... 불량유저 제재 걸고 그 정도인데..."

생각해보면 그랬다. 운영진들이 유토피아 내에서 하는 거라곤 거의 이벤트 주최밖에는 없었다. 이벤트는 말 그대로 행사다. 다시 말해 이벤트는 유토피아 세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가하지는 못하는, 가벼운 성질의 개입일 뿐이다.

종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지금 딱히 업데이트가 필요하거나 그런 게 아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뭐... 그럴 수도 있고요."

윤석은 일단 일어섰다.

"일단 제가 현금이 별로 없거든요. 게다가 한꺼번에 많이 사들이려면 오르잖아요. 그냥 적당히 하루 1000억 정도만 쓰죠 뭐."

"아... 예."

종욱은 순간 벙쪘다. 800조는 워낙 천문학적인 금액이라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1000억은 그래도 피부에는 와닿는 숫자였다. 그것도 하루 1000억이란다. 그런데 그냥 적당히 쓴다는 게 생색내기용이 아니고 진짜로 그냥 적당히의 개념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역시 사는 세계가 다른 놈이다. 윤석의 통을 얕본게 조금 미안해졌다.

"아참. 그리고 그 무영문인지 뭔지... 저 엄청 위험했어요. 죽을 뻔 했다고요. 이 것들을 어떻게 쓸어버리죠?"

그건 우리 일이 아니잖아! 우린 정보를 제공하는 거지, 전략까지 짜주는 게 아니라고! 종욱은 속으로 욕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오늘부터 머리를 짜내야 겠다. 갑은 갑이다. 종욱은 자못 비장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행히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방법이 있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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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나오는 거...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오류날 가능성이 농후해서 제일 머리 아픈 것 같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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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의 유저가 하루 1500원씩 현질을 해야 겨우 3조원이 된다.

그러고보니 노블레스 이용권도 하루 1500원...?

헤헤- 마음만은 나도 하루 3조원을 파는 작가!!!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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