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35 1억 vs 7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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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치를 모두 채운 윤석은 플라티곤으로 향했다. 물론 윤석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포격이 계속되면 애꿎은 공적치만 날아갈 것이 뻔하므로 일부러 포격을 멈추었다. 덕분에 마연 소속의 마도사들은 한시름 덜었다.
"드디어 포격이 멈췄습니다."
"예상 외로 피해는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역시 마연은 마연이었다. 마도사들이 괜히 마도사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쪽수만 믿고 쳐들어간 일반유저와는 달리 마탑에서만 공급받을 수 있는 방어 스크롤을 구비했고 방어에 특화된 수탑 마법사들이 쉴 새 없이 쉴드를 펼쳤으며 버프에 뛰어난 목탑 법사들이 수계열 마법을 활성화를 도와 방어력을 최대화시켰다.
덕분에 포격에 완전히 속수무책이던 일반유저보다는 훨씬 더 수월하게 포격을 견뎌낼 수 있었다. 현재 주위를 둘러봐도 죽은 마도사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처음 4만 가량이 투입되었는데 아직 절반이 넘는 수가 살아남아 있었다. 마도사들은 기고만장해졌다.
"이참에 쳐들어가야 합니다."
"맞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후회하게 될 겁니다."
그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포격이 멈추었다. 포탄이 모두 소비되었든 저쪽에 어떤 딜레이 같은 것이 있어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든 어쨌거나 중요한 건 포격이 멈추었다는 거고, 비트에 갇혀있는 적의 수괴(윤석)를 향해 전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그 녀석은 비트에 갇혀 옴싹달싹하지 못합니다. 지금 당장 찾아내야합니다."
마도사들의 발걸음이 바빠졌을 무렵, 윤석은 플라티곤을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공적치... 이건 진짜...'
사실 생긴지는 오래된 스탯이다. 워낙에 잘 오르지 않는데다가 효용성도 잘 모르겠어서 최근까지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스탯. '신뢰도'와 더불어 가장 관심이 적은 스탯이었다. 그러나 저번에 훈장을 받게되면서 공적치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마도사들이 때로 죽어준 덕분에 -무려 2만에 달하는- 공적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고 지금은 100퍼센트다. 사실 이런 퀘스트가 아니면 공적치를 올리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같은 몬스터 2만마리를 잡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0초에 한 마리씩 잡는다 생각하면 1분에 6마리다. 한시간을 잡으면 360마리다. 리젠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른 몬스터가 있어서 몬스터를 잡는 텀이 아예 없다고 계산해도 60시간동안 내내 한 시도 쉬지 않고 잡아야한다.
그런데 마도사는 그냥 몬스터가 아니다. 전세계에서도 단 0.1퍼센트만 존재하는 희귀존재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재벌을 만나게 될 확률이 얼마나 높을까. 그것도 외국에 살고 있는 재벌을 말이다. 아마도 그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다. 마도사는 굉장히 희귀한 존재였고 그런 존재를 2만마리나 일시에 잡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 없었다. 그게 이번에 이루어졌다. 그래서 공적치가 한번에 가득찰 수 있었다. 그리고 윤석은 덕분에,
"축하드립니다. 안졸리냐졸려 소장님!"
헬기 앞에선, 헬기 조종사 중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자랑하는 이옥용대위가 경례를 취했다.
"고마워."
윤석은 이옥용의 어깨를 탁탁 두드려주었다. 공적치는 단순한 스탯이 아니었다. 공적치가 초기화되면서 윤석은 일계급 특진을 명 받았다. 사실 윤석에게 있어서 준장이나 소장이나 크게 다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속내용은 전혀 같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받게된 특전으로 개인 헬기가 주어졌다. 얼스 중장의 품위유지와 안전을 위해, 일반적인 수송기가 아닌 최상급 공격형 수륙양용 헬기다. '송골매'였다.
송골매는 얼스에서 온갖 최신기술을 도입하여 만들어낸 최강의 공격헬기로써 공격은 물론이고 외부의 충격에도 굉장히 강한 내구성을 지니는 신소재 티탈리움으로 만들어져 방어에도 굉장히 뛰어났다. 그 내구성과 견고함은 탑승자의 안전도와 작전유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었다. 전투기보다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훨씬 유연하고 자유로운 기동이 가능하며 전투기보다 더욱 강한 내구성을 지녀서, 작전의 활용도만 놓고 보자면 전투기보다도 더 상위등급의 최신형헬기였다.
그리고 그 최신형의, 온갖 신기술이 집약된 헬기를 조종하는 것은 에이스 NPC인 이옥용이었다. 윤석은 날아다니는 슈퍼탱크를 얻게된 셈이었다. 현재 얼스에서도 이제 갓 개발을 마치고 양산하기 시작한 것으로써 그 무지막지한 생산비용때문에 아직까지 얼스에도 1천대밖에 생산되지 않은 희귀품이었다.
그리고 윤석은 소장으로 진급하게 되면서 또 하나의 아이템을 하사받았다. 바로 '디지털 군복'이었다. 평소의 그냥 군복이 아니었다. 공적치를 모두 채워 하사받게 된 군복이 평범할 리 없다. 전세계 0.1퍼센트의 마도사를 2만명이나 싹쓸이했는데 -누차 강조하지만 평범한 상황에서 이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현실로 생각하면 만수르, 빌게이츠, 워렌버핏, 오바마를 비롯한 세계재벌 2만명을 동시에 죽인거다.-그냥 군복 주면 섭하다.
[수호자의 군복]
최고의 공적을 세운 이들에게 하사되는 디지털 군복. 겉으로 보기엔 일반 군복과 다를 것이 없지만 얼스의 최신 과학기술이 집약된 전혀 새로운 타입의 방어구이다. 어지간한 탄환은 착용자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못하며 확산탄의 자탄 정도는 막아내는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한다.
방어력: Variable
내구성: 3000
착용제한: 준장 이상의 장성급 장교.
얼스는 날아다니는 자동차 윙카를 개발했을만큼 과학이 발전한 대륙이다. 그 과학기술을 섬유에도 접목시켰단다. 그래서 엄청난 방어구를 탄생시켰다는데 그걸 윤석이 얻게 됐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공적치를 올려 얻게된 보상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이건...진짜 필요했던 스킬인데..."
스킬마저 새로이 생겼다. 준장과 소장의 차이는 하늘과 땅 만큼이나 컸다.
[수호자의 결계 lv-1]
가지고 있는 mp를 모두 소모하여 결계를 펼친다. 결계가 펼쳐져있는 동안 모든 물리적 피해를 막아낸다. 단, 결계의 효과는 시전자에 한하며 수호자의 군복을 입고 있어야만 시전 가능하다.
지속시간: 3초
지속시간이 3초밖에 안 된다는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물리적 피해를 모두 막아낸단다. 수호자의 군복이 있어야만 펼칠 수 있는 스킬이라는데 그 조건도 이미 맞춰졌다. 윤석은 '송골매'에 올라탔다. 공격형헬기로 만들어진 것 만큼, 승차감이 썩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확실히 속도는 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전 지역(사후디사막)근처에 도착했다. 일부러 거짓정보를 흘려두었다. 마도사들은 윤석이 '비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줄 안다. 윤석이 일부러 흘린 정보에 속아 열심히 이를 악물고 뛰어가고 있는 중이다.
"포격이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커다란 문제가 생긴 게 틀림 없습니다!"
"맞아요! 단숨에 진격해야 합니다!"
마도사들은 기고만장해졌다. 이건 기회다. 원래대로라면 포격이 이어져야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그 말은 즉, 저 쪽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다. 아직 완전히 성공한 것도 아닌데 들뜨기 시작했다.
"저 쪽! 저 쪽인 것 같은데요!"
마도사들 2만명 중 누군가 한 명은 '현대의 군 클래스'를 죽일 거다. 그건 로또나 다름 없었다. 상위 0.1퍼센트의 마도사들인데, 그 마도사들 중에서도 상위 0.1퍼센트에 들 수 있게 해주는 열쇠가 될 수도 있었다. 마도사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는 전혀 다른 곳에 위치한, 이제 소장인 안졸리냐졸려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터뜨려."
함정이 괜히 함정이 아니다.
하늘에선 다연장 로켓포가 쏟아지고, 땅 밑에선 미리 설치해둔 TNT폭약이 폭발했다. 어떤 군사시설을 부수거나 하는 게 아니다. 오로지 인명살상만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딜레이 탄두나 유도성 정밀무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저 많은 화력을 골고루 쏟아부으면 된다. 그리고 하늘에는 고구려가 날았다. 고구려는 배때지를 열었고 수많은 자탄을 포함한 모탄이 주르륵- 떨어져내렸다.
사후디 사막의 최남단 부근은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여지껏의 화력은 장난이었다는 듯 가공할만한 위력의 포탄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내렸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할 때에, EMP를 통해 이라크의 대공방어망을 무력화시키고 -근거가 있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정황상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군사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3일 밤낮으로 포탄을 쏟아부었단다. 얼스는 그 대단하다는 미국을 초월해도 한참 초월하는 국방력을 가졌다. 고구려 한 대가 더 날아왔다.
If you see it, you are fucked
(만약 네가 이 글자를 본다면, 너는 엿 된 거다.)
날개 밑엔 하얀색으로 글자가 써져 있었고 방어스크롤을 수없이 뜯어가며, 자신이 아는 한 가장 강한 방어마법과 H/P손실을 줄이는 마법을 쓰던 마도사들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콰광-!
콰과광! 콰과광-!
대략 30분간 폭탄을 수없이 쏟아냈다. 모래폭풍이 일었다. 만약 사후디사막이 섬이었다면 지도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를만큼 막대한 양이었다. 위에서만 쏟아져도 무서운데, 땅 밑에도 폭약이 숨겨져 있었다.
"그럼 이제, 잔챙이들 정리해야지."
약삭빠르게 로그아웃한 유저들도 있을테지만 그러지 못한 유저들도 많다. 2만명이 한꺼번에 로그아웃하려고, 서버에 부하를 걸면 장애가 생긴다. 1초만 버벅거려도 저 세상 가기 일쑤다.
융단폭격은 끝냈다. 폭격기인 고구려는 그 역할을 다하고 8전투단으로 돌아갔다. 대신, 제 8전투단의 F-22K 4개 편대가 출격했다. 소닉붐을 터뜨리며 날아간 F-22K가 고폭 소이탄을 드르륵- 드르륵- 성의없이 쏘아댔다. 비록 성의없이 쏘아내는 것 같아도 순식간에 수천발이 발사된다. 그리고 그 중에 한 발만 제대로 맞아도 마도사는 즉사다.
초음속의 전투기가 초음속의 총알을 쏘아낸다. 전투기와 총알의 방향은 거의 같고, 속도가 더해진 총알의 운동에너지는 가공할만한 충격량을 낳는다. 아까 알림음을 꺼놓아서 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공적치가 순식간에 높아졌다. 일단 죽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던 것이 매우 유효했다.
공적치를 확인해봤다. 공적치가 다시 꽉 차 있었다.유토피아를 플레이하면서 한 번 만나기조차 힘든 마도사들을 연거푸 싹쓸이했다보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난 보고할 것이 있어 다시 플라티곤으로 간다."
"알겠습니다."
구카스텐이 경례를 취했다. 상관이었던 '안졸리냐졸려'가 플라티곤으로 잠시 갔다왔는데 이제 준장이 아니라 소장이다. 기합이 바짝 들어갔다. 또 플라티곤으로 간단다.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그, 그래도 설마...'
구카스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주 잠깐, 또다시 특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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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대로~♪
원하는대로~♪
나는군인이고 너는 셔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