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8 1억 vs 7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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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쩝... 가슴 하나는 기똥찼는데. '
매몰차게 대했다고는해도, 그래도 일단 윤석은 남자였다. 다른건 모르겠는데 그 풍만한 가슴에 절로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건 본능이었고 윤석은 그 본능을 억누르기위해 상당한 심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나영은 지나가는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훔쳐볼 만큼 거대한(?) 볼륨감을 자랑하는 여자였다.
' 그래도 우리 주랑이보단 못하지. 암. 그렇고 말고. '
가슴만 큰 게 다가 아니다. 애초에 자신을 보는 눈빛이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어떻게든 꼬셔서 한 몫 잡아보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행실 자체가 단정치 못하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매몰차게 대했던 것 만큼이나 그녀를 고깝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익숙치 못한 상황이라 신선했다는 것에 더 가까웠다. 만약 주랑이라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여자가 옆에 없었다면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그녀와 잠자리를 가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 수정씨의 친구라... 의외였어. '
기자 선정에 있어서, 아무래도 친분을 이용한 약간의 특혜가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딱히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어찌됐든 M매거진에서는 이번 방어 퀘스트를 맡게된 얼스의 군 클래스와 독점 취재를 했고 -기자회견은 여러모로 귀찮아서 배재했다. 중요한 건 얼스의 현 상황을 널리 알리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 그 것의 결과를 언론에 보도함으로써 윤석의 처음 목적을 충분히 달성시켜주었다.
수정이 자신의 친구인 기자를 불렀다는 건 전혀 문제가 되는게 아닌데.
' 거 참... 괜찮다니까도 그러네. '
진짜 문제는 수정이 엄청난 자책감으로 인해 윤석을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친구를 인터뷰기자로 불렀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죄책감이 없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사장님을 상대로 성적인 농담따먹기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수정은 윤석에게 매우 송구스러워했다. 친구가 워낙에 성적으로 개방적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런 자리에서까지 대놓고 윤석에게 추파를 던질 줄은 몰랐었다.
" 수정씨. 오늘 어디 아파요? "
" 아뇨...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니. 그게 아니라 수정씨 얼굴을 보고 있으면 내가 다 아파질라고 그래서 그래요. 무슨 잘못 했어요? "
무슨 잘못했어요? 라고 윤석은 순수하게 걱정하는 의미에서 물었건만 받아들이는 수정은 그렇지 않은 듯 했다.
" 죄송합니다. 제 실수였습니다. "
그녀는 또다시 허리를 숙였다. 무릎이라도 꿇으라면 꿇을 기세고, 이대로 두면 사표라도 낼 것 같아 윤석은 사표같은 건 절대로 수리해주지 않을테고, 이런 상황에서 사표를 내는건 비겁하게 도망치는거라고 못을 박아버렸다.
윤석과는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다소 '스탠다드한' 수정을 보며 윤석은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아니라고, 그런 농담은 오히려 재미있고 신선하기만했다고 몇 번이나 말해주었지만 수정은 그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 진짜로 재미있었다니까도 그러네. 수정씨도 좀 닮아봐요. 그 기자분 아주 유쾌했다니까요? "
다짜고짜 자신이 누나임을 강조하질 않나, 사람대 사람으로는 무엇이든지 물어봐도 괜찮다고 별로 논리없는 주장을 펼치질 않나. 게다가 자기 스스로를 가리켜 '맛있다'라고 표현하며 적극적으로 들이댔었다. 그게 또 그렇게 밉지는 않다는게 나영의 매력이라면 매력이었다.
수정의 상식선에서, 비서는 사장에게 성적인 농담을 던질 수가 없다. 지금 윤석은 '자자. 그러지 말고. 수정씨도 그 친구분을 조금 닮아봐요.'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었으나 수정은 아니었다. 아무리 친해지고 가까워진다하더라도 일의 관계에 있어선 지킬 선이 있다고 생각하는 수정이었다.
결국 윤석은, 아무래도 수정이 이 굳은 얼굴을 풀려면 시간이 필요하겠다 생각하고선 한숨을 푹 내쉬었다.
" 용서받고 싶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를 타오도록 해요. 아참. 난 봉지커피가 제일 맛있어요. "
그 말에 수정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 윤석은 다시 한 번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마도 저 여자는 봉지커피에 써있는 정확한 용량을 확실하게 체크하고 물의 양 ml단위까지 세심하게 신경쓸 것이 분명했다. 그냥 타나 엄청나게 신경을 써서 타나 어차피 그 본질은 봉지커피(인스턴트커피)이지만 지금 수정에게는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도 굉장히 신경쓰이는 문제였다.
윤석은 핸드폰을 살펴보았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살펴봤다. 아니나다를까. 얼스의 현재 전력과 관련한 글이 태반이었다. 전력을 공개함으로써 가능해지는 온갖 전략들과 추측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 얼스의 병력 7천. 현대의 군 클래스. 과연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싸움 자체만으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전쟁에서 패한다고해서, 실제로 죽는 게 아니다. 3일이 지나면 다시 접속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에 '길드 퀘스트'라는 조건이 달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 길드 퀘스트 vs 길드 퀘스트. 그 결과는 과연?
- 자신감을 얻은 판타리안! 속속 집결중!
- 대병력 집결중! 7천의 얼스는 과연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마도사들 전체에 내려진 길드 퀘스트와 군인 클래스에게 내려진 길드 퀘스트다. 길드퀘스트 수행중에 죽게되면 도태된다. 마도사들은 쉬쉬하고 있다지만 그렇게 큰 비밀도 아니었다.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러니까 이번에 길드퀘스트에 패배하게 되면 커다란 후폭풍이 있다는 소리다. 만약 마도사가 패배하게 되면 현재의 전 마도사가 한꺼번에 도태되어버린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엔, 전세계에 딱 한 명만 있다고 알려진 군 클래스가 도태된다. 이 쪽과 저쪽. 둘 다 커다란 위험부담을 감수해야만 한다.
- 일부 전문가들 판타리아의 승리를 예상.
- 판타리아! 전망이 점점 밝아지나.
- 화력과 물량의 싸움!
기사 혹은 호사가들이 말하는 것이 보통 '화력'과 '물량'의 싸움이었다. 화력은 당연히 군 클래스가 앞선다. 그러나 물량에서 너무 밀린다. 물량이 너무 크게 차이나면 사용할 수 있는 전략도 적어지고 행동반경도 좁아진다.
" 오빠. 괜찮겠어요? "
주랑은 걱정스런 얼굴로 윤석을 올려다봤다. 윤석은 자신의 폼에 쏙 안긴 그녀를 사랑스런 눈으로 쳐다봤다. 눈빛이 초롱초롱한 아기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한 번 하고선 주랑의 턱 밑을, 고양이 쓰다듬듯 간지럽혔다.
" 야옹 해봐 주랑아. "
주랑은 간지럽다면서 윤석의 손길을 피하려는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으나 막상 살펴보면 그리 싫지만은 않은 듯 했다. 배시시 웃다가는 이내 야옹! 하고 별로 고양이 울음소리 같지않은 의성어를 냈다.
" 전혀 고양이 같지 않잖아. "
야옹~. 주랑은 이번에 좀 더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
"근데 고양이보단 훨씬 사랑스럽네. "
윤석은 손을 슬쩍 내려 주랑의 허벅지 사이를 살살 문질렀다. 야옹~ 하고 고양이 소리를 내던 주랑이, 하응... 콧소리 섞인 신음소리를 흘렸다.
" 가, 간지러워요 오빠. "
" 더 간지럽게 해줄까? "
윤석은 주랑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주랑의 허벅지 안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한 손으론 주랑의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꼽을 문질렀다. 주랑은 비음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몸을 비틀었다.
" 하지마요! 간지럽단... 하흑, 거, 거긴...! "
" 싫은데? 할건데? 하고야 말건데? "
주랑은 윤석의 무릎 위에서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일어서서 나가버릴 듯한 모양새로 하지말라고 말했지만 정작 몸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약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주랑이 곱게 눈을 흘겼다.
" 갈아입을 속옷도 없단 말이에요. "
윤석은 괜찮다면서 서랍문을 열었다. 속옷이 가득했다.
" 난 준비성이 철저한 남자야. "
" 변태같아요. "
" 갈아입혀 줄까? "
" 호, 혼자 할게요. "
주랑은 속옷을 갈아입고서 다시 한 번 곱게 눈을 흘긴 뒤 윤석과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는 유토피아에 접속하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유토피아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선 꽤나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 괜찮아. 의도적으로 정보를 약간 왜곡했거든. "
" 정보를 왜곡했다니요? "
" 저 쪽은 이쪽의 정보를 정말 부분적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어. 알려진 게 없으니까. 그 부분조차도 내가 일부러 흘린거란 말이야. 앞으로도 계속 흘릴거야. 우리 병력의 이동상황도 그렇고... "
" 일부러요? "
" 그러면 아마 마도사녀석들은 내가 있는 쪽으로 대병력을 보낼거고 자기들은 뒤에 숨어있겠지. 이번에 죽으면 도태되거든. "
김웅민같은 경우는 4억짜리 아이템보다도 마도사의 자리를 더 중요시했다. 마도사들에게 있어서 가장 끔찍한 형벌은 -감옥에 갇히는 것을 제외하고- 아마 마도사 직위의 박탈이 될 것이다.
" 아마 당분간 뭣도 모르는 불쌍한 판타리아애들만 죽어날거야. 마연애들은 함부로 움직일 수가 없어.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뭐. 일단 중요한 건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거지. 이제 하루나 이틀정도만 있으면 수만에서 수십만은 몰려들걸? "
주랑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주랑의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면서 윤석의 목을 훑었고 기분 좋은 향내가 윤석의 코끝을 스쳐지나갔다.
" 아! 알겠어요. 어떤 걸 노리는지! "
" 정말? "
" 네! 지금은 시간 제한이 없지만... 계속해서 피해가 누적되고 시간을 끌게되면 시간제한 퀘스트가 발동 될 거에요. 보통 그렇잖아요. "
윤석은 고개를 저었다.
" 틀렸어. "
내가 맞았어! 라고 주장이라도하듯 잔뜩 상기되었던 주랑의 얼굴이 급속도로 시무룩해졌다. 입술을 조금 내밀었다.
"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
" 내가 노리는 건 말이야... "
윤석은 주랑의 뒷쪽 허벅지 아래로 팔을 밀어넣어 읏차! 하고 주랑을 들어올렸다.
" 그쪽보다 이 쪽이라고. "
" 소, 속옷도 갈아입었단... 하응...! "
윤석이 으흐흐- 웃으면서 주랑을 들어올린 상태로 엉덩이를 주물럭거렸다. 주랑은 싫어요 변태! 이 아저씨! 저리가요! 라고 굉장히 밝은 목소리로 약간의 저항을 표하다가 이내 침대로 쪼르르 달려갔다. 주랑은 침대위에 누워 이불로 몸을 살짝 가렸다.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 배시시 웃었다.
" 오빠 힘들잖아요. 여기 누워서 해요. 저번에 이렇게 했다가 팔에 알 완전 많이 배겼으면서... "
윤석은 능글맞게 흐흐흐- 웃으면서 주랑에게 걸어가 약간 힘을 주어 주랑의 다리를 양 옆으로 벌렸다. 주랑의 그 곳을 가리고 있는 천의 중앙 부분이 약간 젖어 있었다.
" 또 젖었네? "
윤석이 놀리듯 킥킥 웃었다. 주랑은 화가 난듯, 정말!을 외치면서 다리에 힘을 꽉 주어 윤석의 목을 조르는 척 했다. 윤석의 몸이 고꾸라져 주랑의 가장 깊숙한 그 곳에 얼굴을 묻었다. 하앙...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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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전문가들 판타리아의 승리를 예상.
어디가서 이제 전문가라고 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