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26 1억 vs 7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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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보기좋게 맞아떨어졌다. 마탑에 직접 타격을 가하자 마탑은 마도사 전원에게 길드퀘스트를 내렸다. 마탑 소속의 마법사들. 다른말로 하자면 마도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 내렸다. 일찍이 김웅민은 4억짜리 아이템인 아마존의 눈물보다도 마도사의 직위를 더 중요시 했었다. 그거야 사람마다 다른 문제겠지만 어찌됐든 마도사라는 자리는 유토피아의 플레이어라면 누구나가 동경하고 누구나가 흠모하고 성취하고싶어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던가.
윤석은 씨익 웃었다.
' 전 마도사들에게 전체 길드퀘스트가 떨어져내리다니... '
이런 퀘스트가 떨어져내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대단위 퀘스트가 내려질 줄은 몰랐다.
' 유토피아 측에서도 아무런 말도 없고... '
유토피아는 대외적으로 이렇다할 발표는 하지 않았다. 유토피아는 가만히 있고 유저들과 게임채널에서 난리가 났다.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판타리아 유저들은 마도사들의 힘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좋아했다. 판타리아의 유저들은, 마도사들이 모두 힘을 숨겨서 그렇지 제대로 힘만 나타내면 그 어떤 캐릭터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슐터에게 보고는 마쳤다. 판타리아에서 불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분명 근 시일내에 쳐들어올 거라고 보고했다. 윤석의 보고를 전해들은 슐터는 가볍게 인상을 찡그릴 뿐이었다.
" 또? "
유저들의 입장에서야 굉장히 이례적이고 대단위적인 퀘스트 혹은 이벤트지만 NPC인 슐터에게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애초에 판타리아, 중원, 얼스간 국지전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설정이고 제대로 가시화되지 않아서 그렇지 각지에선 전투가 끊이질 않고 있었다. (실제로 마탑이나 문파의 길드퀘스트는 타대륙에서 이행해야만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택받은 유저인 마도사와 강호의 수는 총 200만에 이른다. 그들 중 1퍼센트인 20만명만 타 대륙과의 전투를 수행하는 퀘스트를 받았다쳐도 20만번의 싸움이 일어난다. 게다가 설정상 전쟁중인 국가들답게 NPC들간의 싸움은 심심치않게 일어난다고, 시스템이 이해하고 있었다.
" 마탑을 직접 공격했습니다. "
" 아. 들었네. 깜짝 놀랐어. 그렇게 큰 담력을 가졌을 줄은. "
슐터는 매우 흡족한 얼굴로 웃으며 윤석의 어깨를 도닥여주었다. 역시 유저라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NPC들은 일단 서로의 본거지를 공격하려는 작전을 짜지 않는다. 유토피아는 게임 속 세계고 게임 속 주민들이 그 게임의 설정을 붕괴하는 작전을 짤 리 없다. 시스템상 불가능 했다.
결국 NPC들은 서로에대한 강한 적개심은 갖고 있으나 막상 타대륙을 짓뭉개거나 전면전을 일으키거나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근 100년이내로 가장 보기 드문 작전을 수행했어. 잘했네. 그렇다면 이번에 놈들이 좀 더 바락바락 기어오르겠군. "
" 아마도 그럴겁니다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윤석은 '여기 제가 있지 않습니까!'라고 주장하는 듯 확신어린 표정으로 슐터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 제게 맡겨주시면 잡종같은 판타리아인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겠습니다. "
" 좋아! 젊을 때에 그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
그리고 알림음이 울렸다.
[띠링. 패악무도한 판타리아인이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인 얼스를 위협하고 있다. 그 것은 잠재적이거나 허황된 위협이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이며 무력적인 도발로 이어지고 있다. 적의 도발을 무력화시키고 근거지를 초토화시켜라!]
그리고 알림음이 아닌,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위이이이이잉────!!!
사람의 가슴속을 묘하게 긁고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사이렌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판타리아의 무력을 대표하는 기관들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라 칭해지는 '마탑'이 얼스의 플라티곤을 공격하라는 퀘스트를 내렸고 얼스의 플라티곤에선, 판타리아인을 섬멸하고 본거지인 마탑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건 전시상황이다.
NPC만 있을 때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유저의 개입으로 인해 일어났다.
- 판타리아를 대표하는 마탑! 그리고 마도사들! 과연 언제 진격할 것인가!
- 최약체로 알려진 얼스의 전투클래스. 그러나 얼스를 지키는 건 전투클래스가 아닌 군인.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알만한 사람은 어느 정도 안다. 마탑 NPC들의 도움 없이 마도사들끼리 아무리 연합하고 뭉쳐봐야 얼스의 군인들을 이길 수는 없다. 절대로 안 된다. 그나마 얼스에 의해 통합이 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대륙간 이동은 포탈게이트로만 가능하다'라는 설정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포탈게이트는 오로지 '사람 혹은 사람이 휴대하여 움직일 수 있는 물체'만 통과시킨다.
그래서 얼스는 타대륙에 쳐들어갈 수가 없다. 얼스는 윙카가 개발 되었을 정도로 과학이 발전한 나라지만 그 것을 가지고 갈 수가 없다면 말짱 황이다.
윤석은 사장실 내 쇼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 이번엔 그 쪽에서 여기로 쳐들어올 수 밖에 없거든. "
" 여기까지 생각한 거냐? 네가? "
" 게임 하루 이틀 하냐? "
" 제법이다 싶어서. "
" 나야 워낙 초천재니까. 너 인트왕이라고 알아? "
" 그딴 거 알까보냐. "
“ 너 따윈 모르지.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데. ”
민혁은 피식 웃었다. 이 놈이 판을 크게 벌려도 너무 크게 벌렸다싶다. 마도사들이 바보가 아닌이상에야 저희들끼리 쳐들어올 리 없다. 어떻게든 지원세력을 잔뜩 만들어서 올 거다. 어쩌면 어떤 미끼를 제시하고 중원과 손을 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 야. 멍청한 사장놈아. "
" 부디 천재라고 불러다오. "
" 마도사애들 집결하고 있는 거 알지? 그 수가 100만이야. 알아? "
" 알아. 전체 퀘스트잖아. 마도사들 전원이 쳐들어오겠지. "
" 그 정도 인원이면 집결하는 동시에 알아낼 수 있겠네. "
" 집결하라고 해. 시간 왕창주지 뭐. "
일단 다른건 다 제외하고서 마도사의 병력수만 따져봐도 일단 100만이다. 마도사들만 모이는 건 아니었다. 마도사들에겐 굉장히 절박한 퀘스트다. 마도사 NPC들 포섭은 힘들다치더라도 용병 NPC들은 얼마든지 포섭이 가능하다. 용병NPC은 물론이고 유저들도 될 수 있는대로 끌어모으고 있다. 마도사와 친분이 있는 수많은 길드들이 원정에 동참하기로 했고 마도사들은 일반 마법사 유저들을 천만 단위로 끌어모으는 중이었다.
' 공을 많이 세운 마법사들에게 마도사 클래스를 따내는 루트를 알려주겠다. ' 라는 것이 마도사연합이 내세운 공약이다. 이번에 제법 급박하기라도 한건지 그 '공을 많이 세운'이라는 것은 꽤나 구체적이었다. 원정에 참여하여 군 클래스 3명을 죽이기만 해도 마도사가 되는 루트를 알려주겠다는 공약이었다.
그 공약에 일반유저들이 벌떼처럼 원정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들 역시 3일의 접속제한은 무척 커다란 페널티지만 '마도사의 직위'는 그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메리트가 있었다. 3일 접속제한이란 위험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마법사들이라면 당연히 참가해야할 일이 되어버렸다.
각종 아이템의 시세가 급격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얼스로 원정을 가게 되면서 군수품의 수요가 급작스레 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토매니아의 실적도 좋아졌다. 판타리아의 유저들이 '현질'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스킬포토제작 NPC인 한스는 스킬포토제작 공장을 10개나 경영하는 거대 공장장이 되었다.)
윤석이 말했다.
" 아마 전부다 모이면... 최소 1억은 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 그만한 인원이 소리없이 쳐들어온다? 절대 불가능하지. 게다가 딱히 지휘하는 지휘부도 없어. 지금 당장 체계를 갖춘다고해서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니거든. "
" 결국 멍청한 일반유저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운 다음에 플라티곤에 마법을 퍼붓겠네. "
"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줄까? "
" 뭔데? "
" 얼스에선 아주 커다란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아. 국지전이 쉴 새 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정이고 이번 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어. 시스템상 그렇게 처리되고 있는 것 같은데... 재미있는게 이번 도발을 막아내는 게 내 역할이라는 거지. "
" 오? "
" 전시라는 거야. 전시가 되면 내 휘하병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 "
" 7천명이라며. "
" 그니까 이번 싸움은 1억대 7천이 아닐까 싶다. "
1억대 7천.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윤석이 대충 생각해본 수치가 그 정도다. 물론 1억이 한 장소에 한꺼번에 집결하지는 못할 거다. 여러군데에서 오합지졸 쳐들어오는 병력도 있을 거고, 나름대로 일정한 규칙과 지휘체계를 갖추고서 쳐들어오는 병력도 있을 거다.
" 그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게 낫겠네. "
" 1억을 7천으로 상대해야한다. 그게 퀘스트다. 이런 식이면 될까? "
" 수치상으로는... 어우... 계산이 안 된다. 도대체 1명이 몇을 상대해야 하는 거야? "
수치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전력비교다. 7천에 10을 곱하면 7만이고 100을 곱하면 70만이다. 1000을 곱하면 700만. 10000을 곱하면 7000만.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무려 15000명의 병력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현실에서 이렇게 전쟁이 나면 7천이 핵탄두라도 소지하지 않는 이상 1억을 이길 수 없다. 아무리 첨단기계와 무기들이 있다 해도 15000배의 병력차이는 쉽게 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 대충 1대 15000정도 될 걸? "
" 너야말로 군인클래스 뺐기는 거 아냐? "
" 7천이 왜 1억 못이기는 지 알아? "
" 뭐? "
갑자기 군사전문가라도 된 양 우쭐거리며 말하는 모양새가 아니꼬워서, 민혁은 인상을 찡그렸다. 수정보다 훨씬 독하고 꼼꼼한 여자를 비서로 뽑을걸 하는 후회가 아주 잠깐 들었다. 윤석이 말을 이었다.
" 7천이 9천만 상대하는 동안 천만이 본진 털면 답 없거든. 빈집털이라고 알아? "
7천명이 9천만을 상대할 수 있다치더라도 '기본적 바탕'이 되는 '본거지'를 공략당하면 전쟁에선 이길 수가 없다.
" 근데 문제는... 얼스라는 거야. 얼스 군인이 몇 명인지 알지? "
" 60억. "
" 근데 1억으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한 10억쯤 끌고와 보라고 그래. 난 빈집털이 걱정이 없어. 본진걱정 안하고 맘껏 쓸러 다닐 수 있다는 거야. 물량빨? 난 지킬 집이 없는데? "
윤석이 목을 돌렸다. 우드득- 소리가 났다. 얼스 전체에 있어서 '전시'는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준장인 안졸리냐졸려에겐 '전시 상황'이 발동 되었다. 윤석이 킥킥 웃었다.
" 게다가 이번 작전 책임관이 나라는 거지. 첨단무기의 정수를 보여줄게. "
윤석은 벨을 눌러 수정을 불렀다. 윤석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한지 5초가 채 지나지 않아 수정이 들어섰다.
" 수정씨. 게임매거진이랑 방송쪽 사람들하고 자리 좀 만들어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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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못들어갑니다...!!!
하지만 나에겐 비장의 슈퍼 아이템 예약시스템이 있지!!!
예약시스템이 사용되어지는 것 만큼 나의 비축분은 줄어들고 있지!!!
그래서 나는 슬프지!!! 초조하지!!! 으하핫!
"미친X. 꼴깝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