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16화 (116/244)

00116  마도사연합의 반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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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매니아 금고털이 사건이 발생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기는 있었다. 그 땐 유토매니아를 직접 공격한 것은 아니고, 유토매니아로부터 코드를 구입한 사람들을 공격해 코드를 빼앗는 범법행위가 일어났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은 그 규모자체가 다르다.

유토매니아의 코드교환은 NPC가 해준다. 단순 계산과 쉬운 거래만 가능한 보조 NPC들이다. 그들은 유저들과 다르게 '인벤토리'의 개념이 없고, 현실과 마찬가지로 '금고'를 사용한다. 이번에 금고가 털리면서 무려 2천억이 날아갔다.

윤석이 NPC들을 대동해서 무캐와 판캐를 쓸고다닐 때 비난여론이 일었었다. 그 때 유토피아에서는 '유저의 일은 유저들끼리 알아서 할 것'이라는 지침을 내세웠다. 거기엔 윤석의 입김도 많이 작용했었다. 그게 이번엔 부메랑이 되어 날아와 콧등을 때린 격이다.

유토피아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행위에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 다른 클래스가 하면 불법이지만, '어쌔신' 그 중에서도 '도적'클래스가 벌인 짓이라면 불법이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도적클래스는 도적질을 하기위한 클래스다. 현실의 시선이야 어쨌든 그들은 유토피아의 정당한 클래스고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거다.

윤석이 이를 바드득 갈았다. 민혁에게 물었다.

" 보상은 다 해줬어? "

" 어. 늦어진만큼 거래금액의 10프로씩 더 얹어줬다. 다행히 금방 처리가 되서 폭동이 일어나지는 않았어. 유저들도 우리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고. 경비NPC를 진작에 고용했어야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는 한데... 비난까지는 아냐. 10프로 플러스 알파가 제대로 통한 것 같다."

일단 보상문제는 어찌어찌 해결된 것 같다. 마침 통합서버의 금고에는 2천억밖에(?)없었고 덕분에 도난당한 돈은, 수습불가능할 정도의 거액은 아니었다. 그건 그런대로 해결이 됐고 이제 남은 문제는.

" 그 새끼들을 어떻게 잡지? "

" 일단 우리 경비부터 강화해야지. 경비병NPC를 고용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보고. "

" 아 몇 번 말해! 사장이 호구냐? 이미 다 알아봤지. "

" 호구는 맞는데 상호구는 아니구나?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 "

" 경비클래스 NPC를 고용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돈이 좀 많이 든다. 괜찮아. 충분히 수용가능한 범위야. "

" 돈이 얼마가 들던 해야지. "

" 그냥 하면 욕 먹을 것 같으니까... 유토피아를 꼬드겨서 공지 하나 내걸게 할라고. 유토피아측에서도 코드를 지속적으로 소모하는 쪽을 좋아하니까 거부하진 않을 거야 아마. "

사태가 터지고나서 부랴부랴 경비병 NPC를 고용하게되면 무슨 욕을 얻어먹을지 모른다. 이미 벌써부터 미리 준비했어야하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약간의 편법을 준비하기로 했다.

원래 경비 NPC의 고용이 불가능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하여 경비 NPC를 고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정도의 간단한 공지면 됐다.

" 유토피아와 협상을 벌여서 여지껏 불가능했던 경비클래스의 고용이 가능해졌다, 정도의 공지를 때리면 될 거야.? 여태까지는 경비클래스의 고용이 안되는 걸로... 어차피 우리가  처음이잖아? "

다른서버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통합서버에서 경비 NPC를 고용한 전례는 없다. 그렇다면 말만 잘 꾸미면 그게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았다. 또 이쪽에서 소모를 소모하게 되는 것이 되니까 얘기만 잘하면 공지를 거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봤다.

" 내가 하부장 한 번 만나볼게. "

" 아. 말 나온김에 너 비서도 한 명 써라. 아무리 네가 하는 일이 없어도 그래도 사장님이신데 비서 하나쯤은 있어야지. 네 스케쥴도 관리해주고 하다못해 식단관리라도 좀 해주는... 도우미 겸 비서 겸. "

" 어차피 스케쥴 잡힐 일도 별로 없는데 굳이 그래야 돼? "

" 코드로 월급주면 돼. "

" 뭔 소리야? "

" 벌써 몇몇 유니온에서 쓰는 방법인데 너 아직도 몰랐냐? "

사실 민혁도 알게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코드의 현금화는 무척 쉽다. 원래 이렇게까지 쉽지는 않았으나 '유토매니아'덕분에 현금화가 무척 쉬워졌다. 그래서 몇몇 거대 유니온에서는 월급을 '현금'이 아닌 '코드'로 지급하곤 했다. 애초에 그렇게 계약을 하고 고용을 한다. 불과 1년전만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말도 안되는 일이 요즘은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현상이었고,  이는 유토피아가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어느정도 영향력이 있는건지 말해주는 또 하나의 단적인 예가 되었다.

" 네가 승인만하면 바로 공고 올릴게. 순식간에 천명은 지원할 걸? "

" 그러냐? "

" 골라. 청순가련형. 쭉빵글래머. 보이쉬. 시크도도. 백치미. 기타등등. "

윤석은 피식 웃고는 민혁의 등을 탕탕 두드렸다.

" 남자로 뽑아. 여자는 주랑이 하나로 충분해. "

" 야. 남자비서면 이상하잖아. 어쨌든 승인한거다? 비서 하나 뽑는다. 월급은 코드로 줄게. "

* * *

사실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이기는 했다. 경비와 보안에 신겨을 쓰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이건 엄연히 유토매니아의 과실이다. 지나보면 당연히 신경쓰는게 맞는 거였는데, 그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고 보는게 맞았다.

게임내에서의 문제는 그랬고 현실에서 요즘 윤석은 본의 아니게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민혁이 왜 굳이 그렇게 비서를 뽑자면 얘기했는지 이제 좀 알 것 같다. 뭔가 속은 기분이다.

" 하부장님이랑도 완료. 그럼 이제 남은 건... 구스매거진이랑 인터뷰네요. 내일 오후 4시에 잡혀있어요. "

" 알겠어요. "

" 마실거라도 좀 드릴까요? 레몬 아이스티, 커피, 홍차, 녹차, 둥글레차. 몇 가지 준비해놨어요. "

윤석은 그녀가 귀찮은 듯 대충 아무거나 줘요, 하고 손을 내저은 다음 의자에 앉았다.

" 네. "

그녀는 고개를 한번 끄떡, 하고는 몸을 돌려 사무실문을 열고 나갔다. 얼마 후 들어와 따뜻한 녹차를 윤석의 책상위에 올리면서,

" 그리고 스미스씨랑 루만타씨가 사장님 뵙고 싶다고 요청 넣었어요. "

" 그게 누구죠? "

" 스미스씨는 이번에 조금씩 덩치를 불리고 있는 유니온의 조합장이고 루만타씨는 유토피아 전문 기자인데 가명을 써요. 어떻게 할까요? "

윤석은 인상을 찡그렸다. 눈썹사이를 두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녹차를 한모금 마셨다. 민혁이 놈이 일부러 고생좀 해보라고 비서를 고용한 것 같다. 비서가 있으면 더 편할 줄 알았는데 일거리가 훨씬 더 많이 늘었다.

" 수정씨. "

" 네? "

" 앞으로 누군가 내게 만나자고하면 스케쥴이 꽉꽉차있다고 그래줘요. "

비서를 고용하면 편해지는 게 당연할거라고 생각했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원래 비서가 없을 때엔, 주랑과 민혁이 윤석에게 올라가는 서류를 대신 처리하곤 했었다. 정말 중요한것만 가지고 와서 얘기를 나누곤 했는데 수정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래도 민혁과 주랑과는 그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누가 윤석과 만나자고 요청을 넣으면, 주랑이나 민혁같은 경우는 자기선에서 짜를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수정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윤석에게 올라가는 결제내용이 많아졌고 윤석은 그것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만 같았다.

" 수정씨. 거기 앉아보세요. "

" 저... 지금 전화벨 울리는데요? "

" 무시해도 되는 전홥니다. 그보다 제가 저번에 부탁한 건 어떻게 됐어요? "

" 사장님이 말씀만 하시면 바로 접선 가능해요. 연락처 지금 드릴까요? "

윤석이 고개를 끄덕이자 수정은 품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정차장의 아들이자 중원의 네임드 유저 불기둥승부사로 활약하고 있는 정은현의 연락처가 적혀있는 종이였다.

" 오늘 좀 만나자고 전... 아니. 내가 직접할게요. "

수정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밖으로 사뿐사뿐 걸어갔다. 수정은 뒷모습은 어지간한 모델 저리가라였다. 단아한 옷매무새는 터질듯한 볼륨감 때문에 오히려 섹시함을 강조하는 듯 했고, 완벽한 곡선을 그리는 뒷태와 빵빵한 엉덩이는, 길가는 남자들이라면 반드시 쳐다볼 것만 같았다.

외모는 그런데 성격은 영 아니었다. 물론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그녀는 버릇없게 행동하지도 않았고, 윤석의 눈에 딱히 나쁜 행동을 한 적도 없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깍듯한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윤석이 생각하던 비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래서 윤석은 나름대로 힘들었다. 그녀가 좀 더 자유분방하고 편법을 즐길 줄 아는 여자였다면윤석도 좀 더 자유분방하고 편법을 즐길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윤석에게 적절한 프레셔를 가할 줄 알았고, 그래서 윤석을 피곤하게 만들곤 했다. 민혁의 의도가 적절하게 반영된 결과였다.

윤석은, 너무 정통이라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수정을 밖으로 내보내고서 은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윤석은 핸드폰을 저만치 멀리 떨어뜨려놓아야만 했다. 우와우! 라든가 오우 쉣! 이라든가 오 마이 갓! 이라든가, 감정표현이 풍부한 외국영화에서도 특히 배우들의 행동이 과장된 코미디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온갖 감탄성이 터져나왔고, 그 소리가 무척이나 커서 윤석의 귓가를 괴롭혀댔다.

- 오! 형님! 형님의 전화를 자나깨나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백골이 진토되어 일백년.... 뭐더라? 하여튼 눈알이 빠질만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온갖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인삿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윤석은 그저 어, 안녕? 하고 짧게 말했다.

인사치레로 서로 몇차례 안부인사가 오가고, 윤석이 본론을 꺼내들었다.

" 내가 사업을 하나 제안하려고 하는데... 어때? 네가 중원의 네임드...뭐라더라..."

- 불기둥승부사입니다 형님! 비무기록 전승 무패...아니 예전 길드전에서 진 건 일단 비무가 아니었으니까요! 네! 네! 저한테 맡겨만 주십쇼! 네!

============================ 작품 후기 ============================

아... 정말 살인적인 스케쥴입니다.

하악하악...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저는 얼른 잠을 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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