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15화 (115/244)

00115  마도사연합의 반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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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속병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훨씬 무서운 법이다. 외부의 적은 눈에 보이지만 내부의 적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해주는 이유가 뭐야? "

" 간단하잖아. "

설아는 손가락을 까딱까딱 흔들었다. 그것도 몰라? 쯔쯧, 한심하기는.하고 그녀는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될 말을 붙였다가 윤석에게 꿀밤을 한 대 얻어맞았다. 아팠다.

" 말 안 해줄래. "

" 아이스 카라멜 마끼야또 사줄게. "

설아는 절대 넘어가지 않겠다는 듯 입술을 굳게 앙다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 마치 포처럼 자신의 행동을 육성으로 표현했다.

" 도리도리. "

" 엉? "

" 절레절레. "

" 뭐하냐 너? "

" 열심히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중. "

" 한 잔이 아니라 두 잔인데? "

양 옆으로 휙휙 움직이던 설아의 목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고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유를 말해줬다.

" 오빠를 꼬실거니까. "

" 나를? 네가? "

윤석은 키득키득 웃었다. 윤석은 설아의 현실 모습보다 게임속 모습이 더 익숙하다. 현실에서도 동안인데 게임속에서는 훨씬 더 동안이다. 단순히 동안이라고 하기에도 무리수가 따랐다. (게임 내에서)처음 보는 사람은 거의 초등학생으로 볼 정도다.

" 너 버스요금 1400원 내지? "

" 음? 아니? 초등학생 요금이잖아 그건? "

설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윤석의 물음이 무슨 뜻인지 깨닫고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 아니거든! 나 고등학생 요금 내거든! 나 민증도 나왔거든! 난 어른이거든! 난 이미 다 컸거든! "

" 다 컸다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고민일텐데... "

윤석은 설아를 위에서 아래로 쑥 훑어 봤다. 윤석이 별다른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설아는 가슴을 손으로 가렸다.

" 난 커! "

" 난 아무말도 안했다. 그나저나 날 꼬시려면 십년은 일러 꼬맹아. "

" 난 오빠를 꼬셔서 바보같은 우리 언니한테 복수할거야. "

" 복수? "

" 그런게 있네요. 아저씨는 몰라도 돼! "

윤석은 피식 웃고는 눈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한입 마셨다.

" 그리고 날 꼬실려면 카라멜 마끼야또가 아니라 소주를 마셔야지. 아참. 넌 미성년자라 술도 못 먹지? "

윤석의 웃음이 짙어졌다. 이내 어깨를 들썩이며 킥킥대고 웃었다. '나이가 어리다'라는 건 대부분의 경우 장점이 되건만 지금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 나 잘 먹어. 두 병먹어. "

그랬다가 그녀는 자신의 입을 콱 틀어막았다.

" 겨우 두 병? "

그 말에 아까부터 나는 어리지 않다고 오기를 부리던 설아는 아니! 세 병까지 먹어봤어! 하고 자랑스레 말았다가 또 자신의 입을 콱 틀어막았다.

" 너 진짜 단순하구나. "

윤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피식 웃었다. 일부러 저러는거면 적어도 귀엽게 보이기는 성공한 거고, 진심으로 저러는거면 타고난 백치겠지. 생각한 윤석은,

" 그래서. 걔네가 함정을 파고 기다린다고? "

" 응. 정확한 건 아닌데 합동마법이거나 강력마법 스크롤을 사용할 것 같아. 유저마법 말고, NPC들걸로. 사실 현대 NPC들이 공격력은 쎈데 방어력은 그냥 그런 편이잖아. "

그냥 그렇다고는 해도 웬만한 유저 전사는 찜쪄먹을 정도의 무지막지한 맷집을 자랑하지만 그래도 NPC들 사이에선 맷집이 그리 강한편은 아니었다. 애초에 설정상 얼스의 군인은 모자라는 신체능력을 과학기술로 채워넣은 부류가 아니던가.

" 그래서 우릴 한 번 노려보시겠다? "

" 응. 블라인드 마법으로 시야를 가린다음에 한꺼번에 쏟아붓는대. 그 어디야... 호리병 계곡 있잖아. 거기서 끝장을 볼 생각인가봐. "

" 그럴려면 우리를 유인해야 할텐데? 거기까지? "

" 마도사가 아닌 유저 몇을 꼬드기거나 섭외해서 유인할 생각이래. 사실 지원자는 엄청 널렸을거야. 마도사가 되는 힌트를 주겠다, 정도만 줘도 아마 벌떼처럼 몰려들테니까. "

" 마도사로 위장시켜서 쫓게 만든 다음 함정으로 유인해서 공격하겠다? "

윤석은 피식 웃었다.

" 내가 진지하게 묻는건데 말이야. "

" 응? 절대로 난 B이상이야. "

"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얘기야. "

" 뭔데? "

" 너네 그 작전이 통할거라 생각하고 짠거야? "

" 응. "

" 우린 전략가 없는 줄 알아? "

사실 설아가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면 당했을지도 모른다. 마도사로 위장한 마도사를 쫓아간다. 그래서 입구가 좁은 계곡지형에 들어선다. 계곡 위쪽에선 각종 마법이 쏟아지고 미리 트랩이 설치되어 있다. 그렇게 되면 입구가 좁아 후퇴하기 힘든 얼스의 군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NPC는 괜찮을 수 있다쳐도 윤석은 무조건 죽는다.

' 확실히... 그런 방법이 있을 수 있겠어. NPC 마법이라면 스치기만해도 죽을 지도 몰라. '

계속된 승리로 방심하긴 했다. 만약 저쪽의 작전대로 됐다면 큰 타격을 입을 뻔 했다.

" 근데 진짜 중요한게 뭔지 알려줄까? "

" 난 절대로 B이상이라는 걸 인정하는거겠지. "

" 그것보다 훨씬 중요해. "

"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 "

" 어. 아주 많이.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첫번째 전제가 통할거라고 보는거야? 너네 바보 아니냐? 우리를 유인해? 우리가 편한 총 놔두고 너네 쫓아 달려가겠냐? 너희가 우릴 유인하려면 최소 천명 이상은 있어야 할걸. "

그 말을 듣고나서 설아가 아 맞다! 하고 손벽을 쳤다.

" 진짜로 중요한 걸 말 안해줬네! "

" B 이상이라는 것보다 중요해? "

" 아마 중요할걸? "

" 말해봐. "

" 그게 그러니까... "

설아의 말을 듣던 윤석의 표정이 굳어졌다.

" 까먹었어... 아... 이거 엄청 중요한 정보였는데... 군인한테 엄청 큰 타격줄 수 있는 거라고 그랬는데 기억이 안나. 미안 오빠. "

* * *

모든게 순조로워요. 윤석의 품에 안겨있던 주랑이 머리를 빼꼼 내밀고 배시시 웃었다. 사실 모든게 순조롭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수가 따를 지도 모르겠다. 아이디 인증제를 실시하면서 언어폭력이 굉장히 많이 줄기는 했으나 그렇다고해서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굳이 언어폭력이 아니라하더라도 '텔러'라는 역할. 그 중에서도 팀장의 역할을 맡고 수행해나가는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윤석도 그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주랑을 한번 꽉 껴안아주었다.

" 난 오빠가 이렇게 안아주는게 제일 좋아요. "

" 아까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던데. "

주랑의 얼굴이 붉어졌다.

" 부정은 안하네? "

주랑은 윤석의 등을 살짝 꼬집었다.

" 어쩜 날이 가면 갈수록 능글맞아져요? "

" 난 변태니까. "

변태라는 말을 당당하게 하는 윤석의 태도에 주랑은 풉, 웃고 말았다.

" 변태. "

" 변태라서 좋지? "

" 몰라요. "

" 좋잖아. "

윤석은 마치 고장난 관절인형처럼 조금씩 팔을 움직여 품에 안겨있는 주랑의 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 아참. 그건 어떻게 됐어요? "

" 뭐? "

" 이번에 마도사연합에서 함정 준비한다면서요. 그게 만만치 않다던데... "

" 괜찮아. "

" 방법이라도 있는 거에요? "

" 안가면 되잖아. "

" 네? "

" 가서 안 싸우면 그만이잖아. "

그 말이 무슨 말인가싶어 고개를 갸웃하다가, 주랑은 생긋 웃었다.

" 그렇네요? "

" 그렇지. 어디에 함정을 설치하는지도 알아. 어떤 방법을 쓸지도 알아. 그럼 굳이 갈 필요 없잖아? 내가 그거 깨부수러 가야돼? 그런거 아니잖아. "

윤석은 킥킥 웃었다. 그리고 주랑을 침대에 눕힌채 위로 올라탔다.

" 한번 더 하자. "

" ....... "

주랑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싫다는 말은 안했다.

" 다 잘 될거야. 여러가지 의미로. "

주랑의 가녀린 허리에 손을 댔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양손으로 감쌀 수 있을법한 그 허리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모든게 다 잘 될 줄 알았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처음 건 오퍼를 선택해서 개고생할때를 제외하면 , 그 이후론 언제나 승승장구해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윤석이 이를 바드득 갈았다.

" 이 개새끼들이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

너흰 잘못 건드렸어. 윤석은 계속 씩씩댔다. 이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보도됐다.

- 충격! 유토매니아의 금고. 털리다.

- 통합 무역서버. 사실상 안전 취약지대.

- 과연 김윤석사장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마도사 연합.' 즉 마연이 지목됐다.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그러나 윤석은 확신했다.

' 마연 이 개새끼들. 너흰 뒤졌다고 복창해라. '

============================ 작품 후기 ============================

24시간동안 쿠폰 0장의 대기록(?)은 거의 1년만에 맛보는군요...ㅠ

오늘 반성 많이했어요 ㅠㅠ죄송해요

좀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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