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3 그 누가 10여명이라고 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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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왜 나가라고 한건지 이유를 설명하자면.
" 자네 아구리를 한대 갈기고 싶어서. "
남자는 피식 웃었다. 다행히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은 솔직히 조금 쫄았다. 평소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상대가 장인어른 될 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조건 한 수 접고 들어가야만 한다. 적어도 열대정도는 얼마든지 내 줄 마음가짐이 되어있다.
그리고 윤석이 새롭게 알게된 사실인데, 주랑이 옆에 없는 용식은 입에 조금 거칠었다.
" 사실 주랑이도 알고 있는 얘기기는 한데... 웅민이녀석이 일단은 내 아들이거든. "
" 예? "
웅민의 성은 '김'이다.
" 물론. 내 친아들은 아니지. 내 본처의 아들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성도 내 성을 따르지 않고 있어. 대중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현재 내 아들이 맞긴 맞네. "
윤석은 허- 웃으면서 머리를 긁었다.
" 물론 주랑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웅민이의 존재를 모른다고 합의하고 있어. 주랑이 딴에는 나를 신경써주는 것 같더군. 그래서 나도 구태여 웅민이 얘기는 하지 않고 있고... 웅민이 엄마되는 사람이 주랑이를 별로 안 좋아했거든. "
김웅민과 용식의 가정사는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가정사가 어떻게 됐든 주랑은 예쁘고 착하게 잘 컸고 그거면 됐다. 그건 그거고.
' 김웅민의 새아버지가... '
찾아내서 조지려고 했다. 삭초제근. 그 말을 실현시켜주려고 했고 장인어른의 경영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그랬다가 제동이 걸린 셈이다.
" 그렇...습니까? "
꾹꾹 밟아주려고 했는데.
' 이래서야... '
그 배경을 무너뜨리는 건 할 수 없다. 다시 한번 물었다.
" 그런데... 정말 아들입니까? "
" 말했잖나. 후처의 아들이라고. "
" 그렇...습니까? "
" 왜? 무슨 문제라도 있나? "
" 아니, 아니... 그런 건 아닙니다. "
문제가 있다. 웅민의 집안은 곧 주랑의 집안이란 소리가 된다.
' 이건 뭐... 아침드라마도 아니고. '
서로 사랑했는데, 그래서 아이를 낳고 봤는데 알고보니 서로 남매더라. 라든가하는 말도 안되는 드라마속 이야기가 자신에게 일어나버렸다.
윤석의 표정을 힐끗 살핀 용식은 피식 웃었다.
" 웅민이가 내 아들이면 안되면 이유라도 있는 모양이군. "
윤석은 잠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이내 '비장한최후'와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용식은 배를 잡고 껄껄대고 웃었다.
" 하여튼 그 유토피아 유토피아 말이 많군. 안 그래도 요즘 뉴스의 삼분의 일은 유토피아 얘기인 것 같아. "
" 놀랐습니다. 이런식으로 관계가 꼬여있을 줄은. "
" 그러니까 자네 말은 웅민이를 엿먹이려고 했으나 나와의 관계때문에 그러지 못하게 되어 상황이 이상하게 되어버렸다. 뭐 이런 뜻인가? "
윤석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고 그저 허허-거리고 웃었다. 아무래도 상대가 장인어른 되실 분이다보니 입을 함부로 놀릴 수가 없다. 네 맞습니다. 당신 아들 엿 먹이려고 했는데 좀 불편하게 됐습니다.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용식이 말했다.
" 안 그래도 요즘 그 놈이 게임에만 미쳐있었는 것 같았는데... 잘 됐네. 듣자하니 무한척살이라는 것이 있다지? "
" 예. "
" 듣자하니 감옥시스템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 "
* * *
민혁에게 전화가 왔다. 급한 일인지 부재중 전화가 10통이 넘게 와있었다. 용식과의 만남때문에 핸드폰을 확인하지 못한 윤석은 그제서야 전화를 걸어 짜증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 야.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전화를 때려? "
- 안 받고 뭐해! 엄청 중요한 거 전달할 게 있다고!
" 뭔데? "
- 너... 김웅민 걔... 내가 걔 좀 알아봤는데... 너는 상상도 못할 말도 안되는 관계...
윤석이 말을 끊었다.
" 다 알아. "
- 뭐?
" 내가 노는 줄 아냐? 나도 알아볼 거 다 알아봤어. 네가 모르는 것도 이 몸은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 내가 괜히 사장이 아냐. "
윤석이 어깨에 힘을 바짝 줬다. 간만에 민혁에게 온갖 생색 다 내기로 했다. 나는 절대 놀고 있지 않다. 버는 만큼 일한다. 네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내 나름대로의 일을 하고 있다. 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열심히 설파했다.
웅민과 용식, 주랑과의 관계에 대해서 오늘에 이르러서야 알게된 윤석이 거드름을 피웠다.
" 난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봤냐? 내 정보력? 내가 괜히 인트왕이 아냐. "
* * *
윤석은 샤무와 연합했다. 그리고 마도사들 역시 저희들끼리 뭉쳤다. 샤무와 윤석에게 대항하기 위한 대항세력으로, 그들은 스스로를 '마도사연합'이라고 불렀다.
" 함정일지도 몰라. 조심해. "
" 누구 디텍팅 스크롤 가진 거 없어? "
" 이 쪽에 있습니다. "
" 그럼 빨리빨리 써! "
" 스캔 완료. 주위엔 아무도 없음! "
'마탑 시스템'이 유토피아 내에서 마련된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마도사 연합'은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이루어낸 성과다. 그들은 스스로의 기금도 마련하고 스스로 노력하여 -가령 스승 NPC를 꼬드긴다거나- 디텍팅 스크로를 구비했고 그 것은 현대 NPC가 숨어있는지 숨어있지 않는지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마도사 연합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샤무의 길드원 '쇼송크탈출'과 '스티분스필벅으'는 연신 블링크를 펼쳤다.
블링크!
블링크!
" 제길. 끈덕지게도 쫓아오네. "
" 디텍팅 믿고 더 까부는... 블링크! "
샤무는 연속해서 블링크를 펼쳤다. 광역공격 마법사는 절대로 많이 올리지 않는 스킬이지만 PK법사. 그 중에서도 샤무의 경우는 무조건 스탯을 40씩 때려박는 스킬이다. 덕분에 쿨타임 없이 이동해나갈 수 있었다.
다만 저쪽에서 이동방향을 미리 선점하여 광역마법을 뿌려대고 있는 까닭에 블링크를 사용해서 마법을 피하고는 있지만 거리는 벌리지 못했다. 오히려 블링크를 통해 마도사연합 쪽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 제길... 마도사놈들 진짜 별 수를 다 쓰는군. "
이름은 '마도사 연합'인데 전사가 다수 포진하고 있다. 유토피아에서 패치를 통해 '리젠'시간을 1주일에 1.5일로 줄여버렸고 덕분에 샤무의 전력노출이 잦아졌다. 샤무는 PK를 위해 보조마법과 블링크에 많은 스탯을 소모했기 때문에, 정작 위력이 강한 마법은 별로 갖추지 못했다. 그걸 간파한 마도사 연합은 전사클래스를 용병의 형태로 고용하여 간단한 마법을 대신 맞도록 했다.
그건 샤무에게 꽤나 치명적이었다. 마법사에게는 통하지만, 전사에게는 어림도 없다. 특히 대마법사 전에서 굉장히 큰 효율을 자랑하는, 수희가 오빠 한번 주거! 두번 주거!를 외칠때마다 나타나는 불화살의 경우는 전사클래스에겐 완전히 무용지물이었다.
- 길장. 쫓기고 있습니다.
- 전사 포진. 마연 8명. 지원 부탁드립니다.
- 현재 가버나울 동쪽 외곽지역. 지원 요청!
샤무는 도망을 치면서 계속해서 지원을 요청했다.
- 전사 6명 포진. 지원을 요청한다!
길드장인 '노란머리'가 대꾸했다.
- 정확한 위치를 불러 달라. 10분 후 이동지점은?
- 공격당하고 있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아마 가버나울 동쪽 외곽! 312,694 지점쯤 될 것 같다!
- 알겠다. 최대한 그 쪽으로 움직여!
노란머리는 이를 악물었다. 지금 이 쪽도 '마연'과 대치중이다. 요즘들어 마연의 공격이 본격화되었다. 게릴라전을 통한 급습. 그게 샤무의 주 전략이었는데 요즘 마도사연합에게는 잘 통하지가 않았다.
마도사연합에게는 '마탑'이 있다. 그리고 그 마탑에는 상급 마도사들이 즐비했다. 모두 연구에 빠져서 바깥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그들의 힘은 현대 군 NPC못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어쨌든 마도사들은 그 NPC들과 연줄이 닿아 있었고 그들을 통해 어떠한 방법을 강구했을 거라고 짐작이 된다.
" 디텍팅 마법이라고... 아직 유저들은 제대로 사용 못하는 마법이 있는데... "
" 그걸 믿고 마도사들이 날뛰고 있다 이 말입니까? "
사실 마도사들이 날뛰고 있는 건 아니다. 따지고보면 샤무가 먼저 마도사를 쳤다. 마도사들이 스스로 연합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다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건 그쪽의 입장이고 이쪽의 입장은 또 다르다.
" 맞습니다. 디텍팅마법으로 현대 캐릭터들이 고스트필드를 펼치고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하고 오는 거죠. 게다가 항상 3명이상 떼를 지어 다닙니다. 그것 뿐만 아니라 요즘은... 이상한 마법을 몸에 걸고 다니죠. 일종의 버프라고 생각되는데 방어력이 상당히 많이 높아집니다. 저희들이 가진 간단한 마법으로는 타격을 주기 힘들만큼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전사클래스를 용병형식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번에 저희 샤무쪽에서도 무려 4명이나 죽었습니다. 인원이 많지 않은 저희에게는 엄청난 출혈이죠. "
흐음... 하고 윤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사들이 서로 뭉쳤다는 건 알고 있다. 이미 게임신문과 포탈사이트, 게임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발표가 됐다. 샤무를 마탑의 공적으로 선포했고 심지어는 포상금까지 걸었다. 덕분에 샤무의 활동반경은 줄어들었고 행동에 제약이 많이 걸리게 됐다.
통합서버. 현캐와 판캐도 소통이 가능한 유일한 서버이자 유저들간 장사와 거래만을 위해 만들어진 이 서버에서, 안졸리냐졸려가 말했다.
" 근데 그거 아십니까? "
게임내 아이디. 노란머리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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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