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 플레이어-100화 (100/244)

00100  그 누가 10여명이라고 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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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도 넷상(유토피아)에서도, 또 오프라인에서도 조금씩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유토피아에 관련된 소식을 물어나르는 게임전문 매거진과 스포츠신문. 게임방송에서도 이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 현대캐릭터의 반란. 아마도 장군이리라 짐작되는 유저. 판캐와 무캐 학살.

- NPC를 동원한 대학살극

- 지난 3일간 사망한 판캐 3천명. 무캐 2천명. 도합 5천명. 3일만에 5천명 사망.

- 판타리아와 중원. 재앙을 마주하다!

- 유저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얼스의 재앙!

이 것은 하나의 이슈였다.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분명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사실 좋은쪽보다는 나쁜쪽으로 의견이 쏠렸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무캐나 판캐이기 때문이다. 게임 내 밸런스 붕괴를 일으키는 막강한 NPC들을 데리고 학살을 저지르는 현캐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었다.

윤석이 피식 웃으면서 수희가 가져온 딸기를 집어먹었다.

" 근데 웃긴 건 무캐나 판캐들이 똑같은 짓을 저질렀을 때는 비난여론이 전혀 일지 않았다는 거야. "

이미 여론이라는게 얼마나 믿을 게 못되는지, 얼마나 편파적인건지 저번 '호크 길드전 퇴출 사태'때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이 판캐와 무캐를 플레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 판캐와 무캐를 학살하는건 '커다란 잘못'이나 다름 없었다. 반대로 현캐가 그러한 상황일 때에는 그저 불쌍하다 정도. 슬프지만 그게 힘의 논리다. 현캐를 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였고 다수에 밀려 목소리도, 힘도 발휘할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수희가 말했다.

" 오빠. 괜찮겠어? "

" 뭐가? "

" 막 어떤 사람들은 해커 같은 거 투입해서 그 현캐 알아낸다고 난리도 아니던데... "

" 알아내면 어쩔건데? "

" 요즘 현피도 엄청 많이하고 그러잖아... "

윤석은 수희의 머리를 한대 콩 쥐어박았다. 수희는 왜 때려! 하고 발끈하려 했지만 윤석이 말을 잇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 온라인 상에서 나에 대해서 알아내겠다고 열폭하는 놈들은 두가지로 나뉘어. "

" 응? 두가지? "

" 한 종류는 진짜로 능력이 있는 놈들이고 한 종류는 그냥 키보드로만 나불거릴 수 있는 놈들. "

" 뭐야! 그런 얘기는 나도 할 수 있겠다! "

뭔가 대단한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지 수희는 인상을 찡그렸다. 딸기를 집어먹었다. 입 안을 파고드는 그 달콤함에 수희의 표정이 조금 좋아졌다.

" 키보드로 나불거리는 놈들이 대부분인데 그딴 놈들은 신경 쓸 가치도 없어. 그냥 쓰레기라고 생각하면 편해. 문제는 다른 한 부류거든. "

다른 한 부류. 실제로 해커를 고용한다거나 어떠한 방법을 써서 현실의 윤석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

" 근데 그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까지 게임에 목매달지는 않아. 뭐... 유토피아의 보안망을 뚫고 유저의 정보를 캐낼 수 있다는 건 엄청 능력이 있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개중에서도 미친놈이 한 둘 쯤은 있기 마련이야. "

윤석은 또 딸기를 집어먹었다. 수희가 미리 꼭다리를 떼어놔서 먹기 편했다.

" 그 미친놈 한 둘을 상대하지 못할까봐? 너 우리가 고용하고 있는 사설경비업체 직원이 몇명인 줄 알아? "

" 응? "

일단 문 앞에 경비원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안다. 할아버지는 아니고 항상 말쑥한 양복을 차려입은 젊은 남자들이었다. 키도 전부 180이상이었고.

" 몇 명인데? "

윤석이 씨익 웃었다.

" 진짜 몰라? 알려줘? 너 들으면 깜짝 놀란다. "

" 몰라! 몇 명인데? "

윤석이 다시 딸기를 입 속에 집어넣고 우물거렸다.

" 나도 몰라. "

수희는 딸기가 담긴 그릇을 빼앗고서 몸을 휙 돌렸다. 안 줄거야! 이 멍충이 오빠야! 라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윤석은 6살 어린 동생의 머리카락을 마구 헝크러뜨렸다.

" 별로 걱정할 거 없어. 그 미친놈 몇 명쯤 상대하지 못할까봐? 이래봬도 오빠 월 수입 3천억. 일인재벌. 걸어다니는 대기업인데? 유토매니아의 사장이라고 하면 어딜가나 먹어준다고? "

윤석은 수희가 보기에 매우 아니꼬운 태도로 턱을 바짝 들고 어깨를 쭉 편 채 매우 거만하게 말했다. 나 이쯤 되는 남자다. 라고 일부러 과장하면서 거들먹거렸고 수희는 그게 그렇게 아니꼬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사실은 사실인지라 반박은 하지 못하고 입술을 삐죽였다.

" 그래. 잘 나셨다. "

" 당연하지. 내가 어느정도로 잘났느냐하면. "

윤석은 몇 걸음 걸어가 인터폰을  눌렀다. 그리고 말했다.

" 특등급 딸기 좀 갖다주세요. 동생이 안 줘요. "

얼마 후 앞치마를 두른 여자 하나가 쟁반에 딸기를 가득 담아 사뿐사뿐 걸어왔다. 수희가 그 쪽으로 눈을 힐끔 돌렸다.

' 아...알이 엄청 굵다! '

거짓말 조금 보태면 사과같은 크기다. 적어도 수희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자신이 시장에서 사온 딸기와는 비교도 안 된다. 도대체 저런 딸기를 어디서 공수해온건지 모르겠다. 침을 꼴깍 삼켰다. 저 것이 무척 먹고 싶다는 듯 검지손가락을 입에 물고서 딸기를 힐끔힐끔 훔쳐봤다.

" 아 맛있다! 역시 딸기는 굵은 놈이 제일이지. "

결국 수희가 말했다.

" 나, 나도 먹을래. "

윤석이 피식 웃었다.

" 누가 먹지 말래? 너 왜 그러냐? 평소처럼 해. "

그리고 윤석은 후회했다. 결국 윤석은 한번 더 인터폰을 들어야만 했다. 수희의 볼 안엔 무언가가 들어가 있는지 볼이 아주 빵빵했다. 당연히, 그릇은 굉장히 깨끗해져 있었다. 단 7초만에. 그래서 다음부터 윤석은 평소처럼 하라는 말을 절대로 하지 않기로 했다.

* * *

김웅민은 캡슐에 발길질을 퍼부었다. 그의 무자비한 발길질에 캡슐은 찌그러져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남자는,

' 또 설치해야겠군...'

하고 남몰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토록 스스로의 화를 감당하지 못해서야 도대체 뭘 할 수 있다는건지 모르겠다. 그런 주제에 돈은 썩어넘칠 만큼 많다. 원래부터 많았던 건 아니고, 최근 몇년 사이에 준재벌이 됐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재벌이 된 건 아니고 그의 양아버지가 재벌이 됐다.

" 도대체 왜! "

유토매니아의 평판을 깎아내려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게 1차고 2차로 동생인 김수희를 어떻게 해보는 것. 그게 2차 목표였다. '어떻게 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따윈 없었다. 다른 건 모르겠고 발 앞에 무릎 꿇고 엉엉 우는 거 한 번 봤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비장한 최후. 즉, 김웅민을 보좌하는 비서겸 하인겸 뒤치닥거리꾼 겸. 하여튼 정체성은 불분명하지만 일단 시키는건 시키는대로 하는 남자인 석훈은 계속해서 찌그러져가는 캡슐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 젠장... 때려쳐야 하나. '

저 분노의 화살은 이따금씩 자신에게 돌아오기도 하는데 그게 그렇게 스트레스일 수가 없다.

" 그 정도면 충분히 욕 먹을만 하고, 그 정도면 유토매니아따위 접을만 하잖아. 욕을 한 두푼 먹은 것도 아닌데! "

분명 비난여론이 일기는 일었다. 대기업은 대중과 여론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단순한 예지만, 대기업 산하의 빵집이 골목까지 침투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던 적이 있고 대기업은 비난여론을 의식해 빵집을 철수시켰던 적이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유토매니아와는 상황이 다르다. 사람들은 유토매니아를 욕하긴 하더라도 코드 구매를 멈추지는 않았다. 오히려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빵집과는 경우가 다른 게 빵집은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할 사람 -서민들-이 널리고 널렸지만 코드판매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이 가격에 공급하는 사람이 단 한명뿐이니, 사람들은 좋으나 싫으나 코드를 유토매니아로부터 구입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유토매니아를 욕하는 건, 금방 묻혔다. 지금은 유토매니아보다도 판타리아와 중원을 핵퐁풍처럼 휩쓸고 있는 어떠한 사건이 훨씬 더 큰 파장을 몰고오고 있었다.

크아악! 이런 젠장!

판타리아의 네버지움. 진입 레벨이  최소 60인, 고수까진 아니어도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유저들이 진입할 수 있는 도시다. 이 곳은 특히 적포도주가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돈이 제법 있는 유저들이 곧잘 찾아오곤 했다. 그리고 그들을 유혹하기 위한 아가씨들도 많았다. 확실히 레벨 60대쯤 되면 아무래도 초보보다는 경제력도 있고 여유도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보통은 맛있는 술과 여흥을 즐기기위해 잠깐 들리는 도시였다. 다른 말로는 축제의 도시라고 불렸다. 그리고 그 축제의 도시의 입구에 피바람이 불어닥쳤다.

구카스텐이 보고했다.

" 소탕을 완료했습니다. 개미새끼 하나 없이 모조리 죽여버렸습니다. "

" 전리품도 제대로 회수해. "

아이템도 제대로 획득했다. 어차피 NPC들의 눈에 차는 아이템은 없다지만 그래도 윤석의 눈에는 분명히 훌륭한 아이템들이었다. 요즘 판타리아를 중점적으로 털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아이템들 때문이었다. 이 아이템들은 수희의 인벤토리로 착실히 들어가고 있었다.

네버지움 내의 입구. 안전지대로 도망친 유저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 저 놈들이 여기서도... "

요즘들어 현캐의 저 '미친 플레이'는 하나의 재앙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저들의 힘으로 어떻게할 수 없는 재앙. 워낙에 유토피아의 규모가 크다보니 실제로 현캐들을 만나는 유저들은 적었지만 그래도 재앙은 재앙이었다. 특히나 저들은 도시/마을의 입구를 점거하고 특별한 은신으로 몸을 숨기는데, 그 덕분에 저들이 정말로 간건지 아닌지 확인할 수조차 없었다.

무턱대고 나갔다가 죽어버린 경우도 굉장히 많았다. 유저들은 이를 바드득 갈았다. 이대로는 안되겠다며 벌써 몇몇은 대항하는 단체를 만들어 유토피아에 항의 중이었다.

그 때문에 유토피아에서도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사실 그들의 예상보다 '건 오퍼'라는 것이 너무 빨리 나왔다. 건 오퍼라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이 건 오퍼가 준장의 직위를 너무 빨리 획득했다는 것에 있었다. 유저들의 힘이 약한 시점에서, NPC는 유저들에겐 재앙이나 다름 없었다.

결국, 유토피아의 하부장이 윤석에게 연락을 취했다.

- 아... 예.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근 시일내로 잠시 뵐 수 있겠습니까?

============================ 작품 후기 ============================

< 100회특집 >

영국에서 여객기에 우연히 남자승객만 몰리는바람에 비행기가 뜨지 못한(너무 무거워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승객들은 자발적으로 보상금을 걷어 지원자 4명을 선출(?)해서 보상을 해주고 항공사에서도 보상을해줘서이륙하는데 성공했죠.

거기 베플(베스트리플)이 굉장히 재미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북한: 내리라우 탕탕!

일본: 쓰미마셍 하면서 스모선수 스스로 내리고

중국: 걍 출발

미국: 제일무거운 사람 측정

...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ㄴ 우리나라였으면 한쪽에선 왜 출발안하냐고 개진상 떨고있고 한쪽에선 내가 왜 내리냐며 개진   상떨고있고 또 한쪽에선 서비스가 왜 이따위냐면서 개진상떨고있었을것임 이건뭐 진상들 발작   이 하이잭킹수준

ㄴ우리나라는 백퍼 노인 아니면 남자가 내림 여자는 죽어도 안내림 대신 트위터에 글만 올려댐

ㄴ 뱅기안에서 난동부리며 대규모 비난이 있을것이고 그 현장을 실시간으로 페북에 올라오고       그 항공사는 온갖 비난에 운영타격?

* * *

뭐... 100회인데 뭐 특별할 건 없고... 딱히 해드릴 건 없고... 아무리 생각해도 뭐 해드릴게 없어서... 오전에 한편 더 올릴게요. 눈팅/추천/코멘/평가/쿠폰주시는 독자님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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