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0 마누라. 내가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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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로부터 연락이 왔다. 유토매니아라는 신흥기업과 치고 받기가 귀찮은 건지, 그도 아니면 정말로 형평성 때문에 미안해서인지, 그도 아니면 유토매니아와 싸울 때 나빠질 기업 이미지를 생각하는 건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정말 중요한 건.
" 일단은 너무 티 나지 않게 A급 악세서리로 쇼부봤어. "
A급 악세서리는 6차를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보상이었고 물량 자체가 별로 없는 매우 희귀한 아이템이다. 윤석은 이 정도 조건이면 만족하기로 했다. 어차피 길드전 자체에는 별로 큰 감흥이 가지 않았었다. 유토피아에게 은근히 압박을 가해가며 보상을 요구했던 건 사실 호크의 길드원들 때문이었다.
주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정말요? "
" 그래. "
" 잘 됐네요. 우와. A급이라니. 전 한 번도 못 봤어요."
" 별로 주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생겼지만. "
" 오빠 혼자 이뤄낸 거니까요. "
주랑도 안다. 호크 내부에서도 편이 약간 갈렸다는 걸. 윤석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갈렸다.
" 어차피 건 오퍼 없었으면 호크는 성립이 안 됐잖아요. "
주랑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두동강 나도, '나는 오빠 편이에요'라고 주장하듯 윤석에게 착 달라붙었다.
" 게다가 3차때 제 빠진 자리 메꿀 스나이퍼도 못 구했었잖아요. 아니. 애초에 다른 사람들은 스나이퍼 구할 생각이라도 했대요? 그런 것도 아니잖아요. "
길드전 당일날, 주랑은 회사일이 바빠서 참여하지 못했다. 그나마 민혁이라도 참여한 게 다행일 정도였다.
" 하여튼 뒤에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심보로 있던 사람들이 그러니까 진짜 화나는 거 있죠? "
별로 무섭지 않게 화를 내는 주랑을 보면서 윤석은 피식 웃고는 주랑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었다.
" 너 그렇게 인상쓰면 눈에 주름 생긴다? "
주랑은 앗, 하고 가방에서 손 거울 하나를 꺼내고 얼굴을 요목조목 살펴봤다. 요즘 안 그래도 주름이 생기는 것 같아 걱정이란다. 그게 걱정인건지, 아니면 호크의 일이 걱정인건지 주랑은 휴-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 그래도 다같이 고생했고 했으니까 유토피아에서 내주는 보상은 나눠야겠네요. "
그 것도 오빠 혼자 나서서 받아낸 보상인데... 하고 주랑은 못내 억울한 듯 한 번 투덜거렸다.
" 그래도 차별은 둘 거야. "
" 차별이오? "
주랑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언가 궁금한 게 있거나 놀랄 때면 습관적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곤 했다. 안 그래도 큼지막한 눈이 더욱 커졌고, 윤석은 그 눈에 달린 길다란 속눈썹마저도 예쁘다는 생각을 한 번 해봤다.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져 주랑의 양 볼을 손가락으로 잡고 죽- 잡아당겼다.
" 으허허- 아프하요. (아파요) "
주랑은 윤석의 팔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힘을 주지는 않았다. 힘을 주는 시늉만 했다. 윤석은 히죽 웃었다. 언제나 느끼는 건데, 살결이 참 보드랍다. 보드라운데 탄력이 있어 주욱 늘어났다.
" 그래. 호크한테는... 무상으로 배틀필드와 탄생성을 제공할 생각이야. "
" 우항흐호요? (무상으로요?) "
" 응. 물론 4명한테만. "
주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너무 약이 오를 것 같았다.
' 유토피아랑 협상도 오빠 혼자 했는걸. '
하여튼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구경만 하다가 쑥덕거리기나 하고, 거기에 모자라서 어떻게 보상할거냐고 따지기까지 했단다.
" 어흔 오하으 그 호흐히 진하 초하효 (저는 오빠의 그 모습이 진짜 좋아요.) "
윤석에게 볼을 잡힌 주랑은 여전히 발음을 제대로 못했다.
" 뭐라고 하는 거야? 발음도 제대로 똑바로 못하고. 발음 좀 똑바로 해봐."
" 오하하 작호 이흐이까 옷하한하요! 어흐해요! (오빠가 잡고 있으니까 못하잖아요! 너무해요!) "
" 뭐라는 거야? 발음 되게 웃기다 너. "
윤석이 쿡쿡 웃으면서 말하면서 손을 놓자, 주랑은 혀를 낼름 내밀어 오빠가 꽉 잡구 있어서 발음을 못 한 거 뿐 이에요. 사실은 발음 좋은걸요. 하고 약간의 억울함을 장난스레 표현했다.
주랑은 사뿐, 한 걸음을 옮겨 윤석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주랑의 머리에선 참 좋은 향이 났다.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맡을 때마다 가슴이 설렌 달콤함이 느껴지는 체취에 , 윤석은 기분이 좋아졌다.
"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요. "
" 뭔데? "
주랑은 숨을 한 번 들이 마셨다.
"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 도리어 복을 빌라. "
주랑은 도중에 숨을 한 번도 쉬지 않고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힘 주어 말했다. 그리고선 괜히 민망한지 혀를 살짝 내밀고 배시시 웃었다.
" 그냥 좋아하기만 한다는 거에요. 말은 좋잖아요. 실천은 절대로 못 할 것 같아요. "
" 말 자체는 괜찮네. "
" 그렇죠? "
주랑은 윤석의 어깨에 기댔던 머리를 떼고서 꼿꼿이 섰다가 이내 천천히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이 곳은 유토매니아의 사장실. 사실 누군가 있을 때보다는 아무도 없을 때가 훨씬 많은 곳이지만 그래도 사장실답게 인테리어에 꽤나 신경을 많이 쓴 모양새였다. 별로 넓지는 않았으나 한쪽 벽면에 대형 TV만한 디지털 달력(다이어리 겸용인)이 걸려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의 사무실에 검은색 포인트를 주었다.
출입문을 바라보는 책상은, 남향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책상 뒤에는 서울의 도심을 담아낸 투명 통유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때는 저녁 8시. 서울의 도심은 어느새 검은색 도화지처럼 물들었고, 누군가 그 검은색 도화지에 각종 그림을 그려넣었다. 키가 조금 작은 빌딩들의 창문은 여전히 하얀색 불을 잔뜩 밝히고 있었고 가로등의 주황빛과 자동차의 흰색 백열 헤드라이트가 마구 뒤범벅이 되어, 검은색 도화지를 온갖 색상으로 꾸며넣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온갖 그림들 보다도 어두워진 유리를 통해 흐릿하게 비치는 주랑의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답다고, 윤석은 그렇게 느꼈다. 다리를 포개고 다소곳하게 앉은 주랑은 예의 그 따뜻한 미소를 짓고선 윤석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 그렇게만 살면 이 세상에 싸움 같은 건 없을텐데요. "
" 이상론적인 얘기지 뭐. "
과연 그 말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전 세계를 샅샅이 뒤져도 얼마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리를 통해 비치는 주랑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서, 윤석은 주랑의 옆에 앉았다. 다시금 주랑의 달콤한 체취가 윤석의 코를 간지럽혔다.
" 그래서 오빠가 좋아요. 오빠한테 심하게 대한 사람들... 한테 불이익을 주기 보다 오빠한테 좋게 대해준 사람들한테 이익을 주는 거잖아요. "
윤석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런식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 굳이 포장하자면 그렇게 되겠지. "
뭐... 애초에 내가 그 사람들한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냐마는, 하고 윤석은 피식 웃었다.
주랑은 몸을 일으켰다. 자신의 옆에 앉은 윤석의 앞에 섰다. 앉은 채, 아래서 올려다보는 주랑의 모습도 역시 아름답다 생각한 윤석은 주랑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주랑의 손을 따뜻했다.
주랑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출입문 쪽을 한 번 살펴보고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다들... 퇴근 했을 거에요. "
그리고 천천히 한 발자국을 옮겨윤석을 마주본 상태로 윤석의 무릎 위에 앉았다. 주랑의 얼굴을 마주본 윤석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매일같이 보는 얼굴인데, 매일같이 듣는 목소리고, 매일 같이 맡는 체취인데 그 모든게 매일 같이 새로웠다.
주랑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주랑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주랑은 슬그머니 손을 뺐다가 윤석과 깍지손을 끼고서, 윤석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
이어지는 짧은 키스. 윤석의 혀와 주랑의 혀가 서로를 탐하며 몸부림쳤다. 몸부림은 몸부림인데, 그 몸부림은 달콤했다. 조금은 끈적거리고, 또 조금은 미끄덩거리는 두 물체가 서로를 탐하며 움직이는 동안, 깍지를 끼지 않은 윤석의 오른손도 움직였다. 주랑의, 달콤한 향기를 내는 머리카락 사이로 손을 넣어 빗질하듯 쓸어내리고 목덜미를 훑어, 주랑의 블라우스 첫번째 단추에 손이 닿았다.
단추가 하나씩 풀려갔다. 하얀색 블라우스가 입을 벌리고, 그 안의 하얀색 브레이지어가 모습이 보이고 그 하얀색 브레이지어만큼이나 하얀 주랑의 보드라운 살결이 보였다.
윤석의 손이 주랑의 배에 닿자 주랑은 움찔했다. 저도 모르게 하으... 하고 가냘픈 신음성이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이내, 주랑의 옷이 사무실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주랑은 얼굴을 떼고서,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 웃었다.
" 간지러워요. "
엉덩이 아래로 손을 넣어 잔뜩 성을 내고 있는 무언가를 손으로 잡아 보았다. 바지 위로 고개를 쳐든 그 것이 자꾸만 주랑을 간지럽게 했던 모양이다.
주랑은 윤석의 티셔츠 밑단을 양손으로 잡고서 천천히 들어올렸다. 스르르- 소리를 내며 옷이 벗겨졌다. 윤석은 피식 웃었다. 이 시간 만큼은, 서로에 대한 부끄러움도 창피함도 모조리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 주랑도 참 많이 대담해진다.
주랑은 윤석을 한 번 흘겨봤다.
" 아이참. 저도 좀 벗겨줘요. 자기만 벗고 있으면 불공평하잖아요. "
조금 불만인 듯 주랑이 입술을 앞으로 조금 내밀었다. 윤석이 몸을 일으켜 그 입술에 살짝 키스하고서 주랑의 스커트 지퍼를 내리고 스커트를 발 밑으로 내렸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 격정적인 키스에.
" 꺅! "
주랑은 별로 크지 않은 비명을 질렀다. 벽에 부딪쳐버렸다. 벽에 등이 닿은 상태로 키스를 하다가, 윤석이 주랑의 검은색 팬티스타킹을 아래로 거칠게 잡아 내렸다. 스타킹은 주랑의 무릎 언저리에 걸쳐졌다. 윤석의 왼 손이 주랑의 가장 깊은 그 곳에 뱀처럼 기어들어가 보드라운 몇 겹 살이 겹쳐진 듯한 느낌이 드는, 약간 물기를 머금은 그 곳을 살짝 문질렀다.
하아... 하으...윤석의 손이 미세하게 움직일 때마다 주랑이 허리를 조금씩 뒤틀면서 신음소리를 냈다. 윤석도 바지를 내렸다. 쿠퍼액으로 조금 젖은 팬티를 내려버자, 그 것이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 이, 일어선 상태로 하려구요? "
주랑은 조금 당황했다.
" 응. "
부, 부끄럽게... 주랑은 곱게 눈을 흘겼지만 거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왼쪽 다리를 살짝 벌려 주었고 윤석이 왼 손을 주랑의 무릎 뒤로 넣어 주랑의 다리를 들어올렸다.
" 뭐, 뭔가 야해요. "
다들 퇴근해버린 사무실에서, 문도 잠그지 않고서, 옷을 다 벗지도 않았다. 신발도 벗지 않았다. 다 벗지 않은 하얀색 팬티와 검은색 팬티스타킹이 주랑의 왼쪽 발목에 걸려 덜렁거렸다.
윤석이 한번 피식 웃었다.
" 원래 주랑인 야하잖아? "
" 아니에요! "
저는 안 야해요! 라고 주장하는 듯한, 억울한 표정을 지었던 주랑은 이내 윤석의 목 뒤에 팔을두르고 속삭였다.
" 오빠 앞에서만... 오빠랑 할 때만 야해질래요. 그건 허락해 주셔야해요. "
허락하고 자시고도 없다.
" 낮엔 현모양처. 밤엔 요부가 원래 가장 이쁨받는 아내상이야. "
그와 동시에, 하으으... 하고 아까보다 훨씬 큰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윤석의 그 것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몸을 섞는 것도 아닌데, 몸이 달아오르고 뜨거워 지고, 그 곳으로부터 이상한 물이 새어나오는 느낌이 들고, 허리가 바싹 세워지고 윤석의 목을 감싼 팔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가고, 배가 쪼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하응... 하앙... 하아... 신음소리 와중에, 그 신음소리에 섞여 지나가는 듯한 말로 주랑이 말했다.
" 나... 오빠 아이 갖고 싶어요. "
하응... 다시 한 번 신음 소리가 이어지고, 주랑은 윤석에게 몸을 맡겼다. 또 한번 속삭였다.
" 오늘은... "
하응... 자꾸만 신음소리가 입술을 비집고 새어나와 말을 계속 잇지 못했다.
" 안에다... 해주시면 안 돼요? "
============================ 작품 후기 ============================
하하 작호 이흐이까 옷하한하요!
제가 직접 제 볼 잡고 시험해봤습니다.
주랑의 작중 묘사와 다르게 얼마나 추하던지.
거울 부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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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오빠가 좋아요. 오빠한테 심하게 대한 사람들... 한테 불이익을 주기 보다 오빠한테 좋게 대해준 사람들한테 이익을 주는 거잖아요. "
과연 이렇게 끝날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