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4 사업도 슬슬 시작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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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은 상품 제공자다. 군은 그것을 사들이는 매입자다. 그리고 다수정예회가 윤석과 군을 연결해준다. 오늘 처음으로 돈을 건네 받았다. 한 두푼이 아니라 무려 5000억 코드다. 설정상 전쟁 중인 대륙답게 국방비에 투자하는 것을 전혀 아끼지 않았다.
유토피아가 아무리 현실 같아도 현실은 아니었다. 현실보다 훨씬 더 편하다. 모든 상거래는 상인유니온인 다수정예회를 거치면 매우 쉽게 이루어졌다. 물론 돈이 있다는 가정하에 그렇다.
그리고 그 돈은 윤석에게 넘칠만큼 많았다. 무려 5000억이다. 다수정예회의 조합장인 훌팬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일단 판타리아와... 중원에도 진출을 해야만 하거든요. "
" 판타리아와 중원에요? "
" 제가 현실에서도 사업을 하나 하려는데... 그게 판타리아랑 중원유저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
" 아! 자유무역지대의 땅을 매입하시겠단 말씀이시죠? "
" 예... 뭐. 그렇게 되죠. "
사실 잊고 있었다. 자유무역지대가 분명 있긴 있었다. 바람 신전, 불의 신전, 용암 계곡 등. 유토피아 측에서 유저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곳이었지만 그러나 별로 활성화되지 않은 곳 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판타리아의 아이템을 중원의 유저가 쓸 수 없고, 중원의 유저가 얼스의 아이템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무역지대가 별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훌팬은 고개를 끄덕였다.
" 다행히... 이 쪽엔 거기서도 거래할 수 있는 고레벨 상인들이 몇 있습니다. "
물론 아무나 자유무역지대에서 물품을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상인으로써 일정 기준- 상인 내에는 레벨 외에도 등급이 따로 있고 자유무역지대를 이용하려면 최소 Gold이상이어야만 한다. 현 상인 중에 Gold등급 이상의 상인은 불과 5퍼센트도 안 되었다.- 을 통과해야만 한다. 쉽게 말해 고수여야만 한다.
" 그런데... 굳이 땅을 매입해야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이용대금을 납입하면 얼마든지 거래가 가능한데... "
"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서요. 딱, 저희만의 공간과 그 것을 관리해줄 NPC가 필요합니다. 상징성도 필요하고. 건물을 세우려고 하니까요. "
" 건물...말입니까? NPC도 고용하시려구요? "
" 예. 돈 관리를 맡게 될 NPC가 필요한데... "
" 그거라면 유니온에서 매입이 가능합니다. 임시 NPC라고 하는데... 뭐 그건 어려운 문제가 아니군요. "
임시 NPC. 상인 유니온은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 NPC를 고용할 수 있다. 가령 아이템을 잠시 맡긴다거나 간단한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NPC들에 비해 사고가 굉장히 간단하며 맡겨진 일 밖에는 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었다.
" 딱 시킨 일 밖에 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인데... 오히려 그게 상인들한테는 장점이죠. 믿을 수 있는 시스템이니까요. 대신... 돈이 좀 듭니다. 어려운 일을 요구하는 NPC일수록 돈이 좀... "
" 간단하게 돈 바꿔주고 계산할 줄 아는 NPC면 됩니다. 금액이 커지고 바쁠 수 있으니까... 일단은 한 5개 정도만 고용하면 좋겠는데요. "
물론 공짜는 아니다. 한 개 -사람마다 다른데 NPC를 '명'으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고, '개'로 지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 를 고용하는데 들어가는 돈은 대략 한달 100만코드 가량.
" 괜찮습니다. "
게임 내 시간으로 한 달 5000억. 현실 시간으로 1조 5000억 코드를 벌어들이는 '안졸리냐졸려'다. 그 중 몇 천만원은 티도 안 날만큼 적은 돈이다.
" 그리고 그 쪽 땅값이 만만치 않게 비싸거든요. 건물도 짓고 하려면... 최하 100억코드는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
" 누구나가 알아보기 쉽고 찾기 쉬운 곳. 그니까 명당에 건물을 짓고 싶은데요. "
" 규모는 어떻게...? "
" 크면 좋을 것 같은데... "
그러자 훌팬이 절충안을 제시했다.
" 그럼 일단은 작은 건물로 갔다가 필요할 때 증축하기로 하죠. 어차피 증축하는건 시간도 얼마 안 걸리니까요. "
" 그래요? "
" 건물 짓는건 대충 하루정도면 되고... 증축은 세시간 정도면 완료 됩니다. 물론 외형과 구조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고요. "
윤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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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하나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웹디자이너를 고용하고 서버 관리자를 고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험이 없는 윤석으로썬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윤석은 혼자가 아니었다.
일찍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비록 쫄딱 망했지만- 민혁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었다.
" 사이트만 만든다고 장땡이 아냐. 사업자등록도 해야되고 콜센터까지 운영해야 돼. "
" 쉽지가 않네. "
" 그럼 쉬운 줄 알았냐? "
비록 고생은 했지만 결국 아이템 중개 사업을 시작했다. 애초 생각했던대로 마일리지를 유토피아의 코드로 변환시에는 수수료를 물지 않았다. 유저 좋고 윤석 좋다. 유저는 수수료를 물지 않아서 좋고, 윤석은 넘쳐나는 코드를 처분할 수 있어서 좋다.
" 힘들었지? "
윤석은 다소 지친 기색의 주랑에게 박카스 한 병을 건네면서 말했다. 하지만 주랑은 고개를 젓고서,
" 아뇨. 재미있었어요. "
하고 밝게 웃었다.
사실 힘들었다. 열도 많이 받았다. 전화를 수백통 넘게 받았는데 그 중에 한 열통은 장난전화였다. 어떤 사람은 ' 네 보지 맛있냐? 핥고 싶은데 썅내 나는 거 아냐? ' 라는 성적 농담을 던져댔다. 그 땐 정말 울고 싶었다. 그래도 윤석에게 내색하지는 않았다. 내색하면 윤석이 얼마나 미안해할 지 알아서 그냥 비밀로 했다.
" 미안해... 힘든 거 시켜서. "
" 아니에요! 재미있다니까도 그러네. 제 말을 왜 못 믿어요? 저 완전 재미 있었어요. "
주랑에게는 콜센터의 운영을 맡겼다. 아직 믿을만한 책임자가 없어서 그랬다. 그리고 주랑이 원해서이기도 했고.
" 그리고 오빠한테 뭔가 도움이 된다는 것 자체로 전 너무 좋은걸요. "
민혁이 옆에서 콧방귀를 뀌었다.
" 야. 너 나한테는 왜 그런 말 안하냐? "
" 뭐, 인마? "
" 나도 같이 생고생했는데 왜 나한텐 살가운 위로의 말을 던지지 않냐고? 사람 차별하냐 너? "
윤석은 곰곰히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 내가 갑이고 네가 을이다. "
자본을 윤석이 댔다. 그리고 실질적 운영을 민혁이 하기로 했다. 콜센터와 인사관리는 주랑이 맡았다.
민혁이 인상을 찡그렸다.
" 씨팔... 빌어먹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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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현은 신이 났다. 안 그래도 요즘 눈 여겨 보고 있는 검이 하나 있었다. 바로 '화룡검'이다. 사실 은현은 검에는 그렇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좋은 검을 쓰나 나쁜 검을 쓰나 어차피 금방 망가졌다. 그는 히든 클래스고, 눈에 보이지 않게 '화검'을 구사한다. 뜨거운 양기때문에 검이 녹아버리기 일수다. 그런데 화룡검은 오히려 그 양기를 머금어 더욱 강한 힘을 내뿜는단다.
그 검이 이번에 시중에 풀렸다. 가격은 대략 3 천만 코드. 아무리 고수인 불기둥승부사라고해도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못사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 마일리지를 코드로 교환할 때 수수료가 없음.
수많은 유토피아 유저들이 몰려들었다. 당초 윤석의 계획은 '타게임의 화폐를 마일리지화한 다음 그 것을 코드로 교환'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오산이긴 오산인데, 매우 바람직한 오산이었다. 유저들이 대거 몰려서 단순 '현질'을 시작했다. 다른 중개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코드를 구입할 수 있었으니까.
어쨌든 은현은 오늘 결심했다. 그동안 아까워서 아껴놓았던 '라니지'의 모든 아이템과 돈을 처분하기로. 그걸 처분하고 전장에서 돈을 좀 빌리고 어떻게든 돈을 끌어모으면.
' 기다려라 화룡검! 내가 간다! '
* * *
주랑이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오빠...하고 언어 이상의 무언가가 녹아들은 뜨거운 날숨이 윤석의 목덜미와 가슴팍을 간지럽혔다.
윤석은 자신의 몸 아래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주랑의 얼굴은 10초가 넘도록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격정적인 키스를 퍼부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들어올 때는 분명 캄캄했는데 나갈 때엔 아침이 되었다는 것 정도. 단언컨대 두 사람은 단 한 숨도 자지 않았다.
윤석은 헛웃음을 쳤다.
' 나참... 내가 생각해도... '
지금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온다. 지난 밤 내내 4번이나 했다. 계속해서 섹스만 한 건 아니었다. 몸을 부둥켜 안고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었고 키스만으로 한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주랑이 말했다.
" 졸려요. "
" 하루 쉬어. "
" 그래도 출근은 해야죠. 오빠랑 와이투리스도 잡으러 가야 하고... "
" 괜찮으니까 쉬어. 사장님 말씀이야. "
주랑은 한발자국 깡총 뛰어 허리를 숙이고서 배시시 웃었다.
" 싫은데요. 사장님 말 안 듣는 나쁜 사원인 거. 몰랐어요? "
이제 갓 시작한 사업이다.
' 내가 할 수 있는 한 돕고 싶어. '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 주랑은 앞으로 걸어와 윤석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 그리고 오빠가 돈 잘 벌어야... "
말을 끊었다. 윤석이 물었다.
" 그 다음 쩜쩜쩜 뒤에 붙은 말은 뭐야? "
" 나중에 애기해줄래요. "
윤석이 피식 웃었다. 뒤에 붙은 말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 신혼집은 어디가 좋으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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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재할 때 항상 비축분 10편이상 만들어 놓는 비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