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1화 (261/265)

치-료-불-가.

발밑으로 내려가 태계혈을 잡았다. 위태롭지만 아스라히 잡혔다. 차평재의 힘이었다. 이미 흙 속으로 들어갔어도 이상할 것 없는 환자의 목숨 끈을 침으로 잡아둔 것이다.

<응급 상황의 종합세트>

<치명적이고도 더욱 치명적인>

머리가 띵해졌다.

확인을 겸해 왼손 검지를 잡았다.

검은 핏줄이 섰다. 가망 없다는 의미였다. 셋째 마디는 더 비관적이었다. 검은 핏줄이 3관을 지나며 뒤틀린 채 손톱까지 올라갔다. 이 또한 가망없음의 또 다른 확인이었다. 게다가 이 검은 빛에는 푸른빛조차 섞여있지 않았다. 지금 바로 사망선고를 내려도 될 정도였다.

어쩌면 이미 저 세상으로 9할은 넘어간 목숨. 그 목숨의 끈을 잡고 있는 차평재의 침이었다.

‘신침.’

윤도 몸의 솜털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등골을 타고 서늘한 냉기도 흘렀다.

인민의 영웅 차평재. 그가 왜 칭송 받는지 알 수 있는 침술이었다.

환자의 손을 제 자리에 놓아주던 윤도가 동작을 멈췄다. 검지에 다른 흔적이 하나 보였다. 마음이 쓰이는 흔적이었다.

“선생님.”

윤도가 차평재를 바라보았다.

“예.”

“이승 사람이 아니라 저승환자를 맡기셨군요.”

“그렇게 되었소이다.”

“솔직히 말해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라도 조치하신 선생님이 더 힘들었겠지요?”

“......”

“진간맥...”

윤도의 시선이 가슴팍 아래로 옮겨갔다. 간의 명혈 기문혈자리였다.

“그 중 나은 맥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이 맥 덕분에 환자가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환자를 죽인 원인입니다.”

“......”

“죄송하지만 간이식에 대해 좀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채선생.”

“간에 문제가 있습니다.”

윤도가 잘라말했다. 그런 다음 환자의 검지를 들어보였다. 첫째마디였다. 검은 핏줄 옆에 붉은 무늬 같은 게 서있었다.

“이 흔적, 분명 사람에게 놀랐을 때 나오는 무늬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와 많이 다르군요. 어쩌면 이식 받은 간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이 흔적은 간이 보낸 신호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

“말 그대로 간의 원래 주인이 굉장히 놀랐다는 겁니다. 그것도 사람에게.”

윤도의 눈빛은 차라리 단아했다. 그 의미를 아는 차평재가 의료진을 돌아보았다. 의료진들이 조용히 밖으로 물러났다.

“뭘 말해드릴까요?”

한참의 침묵 뒤에 차평재가 입을 열었다.

“간의 기혈...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이 환자와 또래의 어린 아이의 간이라는 건데 어린 아이의 장기라기엔 너무 맹렬한 사기(邪氣)가 담겨져 왔습니다.”

“사기...”

“그 사기가 수혜자의 오장육부를 해쳤습니다. 공격이 아니고 수비로써. 그게 이식 부작용의 원인으로 보입니다.”

“공격이 아니고 수비였습니까?”

차평재가 소스라쳤다.

수비.

반대 진단이 나왔다. 차평재가 생각한 단어는 공격이었다.

“수비입니다. 간장의 힘을 원하는 장기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받아들이기만 한 거죠. 말하자면 기혈을 원하는 오장육부의 잔존 기혈을 쫙 빨아먹어버린 겁니다.”

쫙!

그 단어에 힘이 들어갔다.

“그거였군요. 이유 없이 사나운 기혈의 부조화...”

차평재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떨어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항원의 작용이거나 간이식으로 인한 오장기혈의 부조화로 알았던 치명적인 부작용. 차평재가 추측한 현상과 반대 쪽이었던 것이다.

“이 환자에게 들어있는 간장, 일부 이식이 아니고 전체이식이지요?”

“......”

“그렇다면 공여자는 사망상태였겠군요. 뇌사나 심장사였나요?”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듣기만 하셨습니까?”

윤도의 눈빛이 집요해졌다. “장기적출은 양방 의료진이 담당하기에...”

“적출의를 불러주시겠습니까?”

“채 선생.”

“보시다시피 무혼맥까지 나오는 환자입니다.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하면 침 한 방으로 실낱 같은 목숨줄이 잘릴 수 있습니다. 간 공여자의 의료기록과 이 환자의 의료기록 일체를 부탁합니다.”

“알겠소.”

차평재는 말을 알아들었다. 그 역시 환자의 상태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적출의가 불려왔다. 차평재가 설명을 했다.

“채 선생이 간장의 적출과 공여자의 의료기록에 대해 궁금해 하시오.”

“무엇이 궁금합네까? 서류를 챙기는 건 복잡한 일이니 제가 직접 답해 드리지요.”

적출의가 윤도를 바라보았다.

“사망자의 상태를 알고 싶습니다.”

“사망자는 뇌사자였습네다.”

“확실합니까?”

“무슨 뜻이오?”

“뇌사가 확실하냐고 묻고 있습니다.”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오? 뇌간과 연수의 기능이 모두 정지되었고 호흡도 불가능했습네다.”

“뇌사의 원인은 뭐였죠?”

“알레르기성 호흡곤란이었소.”

호흡곤란.

적출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뇌사의 원인은 다양하다. 교통사고와 질식에서부터 순간적인 충격, 알레르기 발작과 호흡곤란 증상으로도 뇌사는 발생할 수 있었다.

“호흡곤란으로부터 뇌사판정까지는 얼마나 걸렸습니까? 간 적출까지는요?”

“이봐요.”

“중요한 일입니다.”

“간 적출은 우리 공화국의 뇌사판정과 장기기증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실시되었습네다. 그런데 그 과정이 왜 필요하다는 거요?”

“분명히 무호흡이었습니까?”

“아니, 지금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요? 당신 설마?”

“예, 당신이 생각하는 그 설마에 대한 단서를 묻고 있는 겁니다.”

“......!”

윤도의 반격에 적출의가 휘청거렸다.

“이, 이 동무...”

“간 공여자는 뇌사가 아니었습니다. 최소한 적출하는 어느 한 시기에라도 말입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어쩌면 당신을 보았는 지도 모릅니다.”

“......?”

“당신은 알았죠?”

“이, 이봐요.”

“빌어먹을, 저 간의 주인은 뇌사 100%가 아닌 상태에서 장기를 적출 당했다고요. 그래서 그 고통과 두려움의 의식이 간에 사기로 들어찬 채 저 환자의 몸에 장착되었습니다. 그 탱탱한 사기가 환자의 오장육부의 기혈을 사정없이 빨아들여 초래한 결과라고요!”

윤도가 폭주했다.

“......!”

“아닙니까? 아닐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내 진단은 그렇습니다. 내 진단이 틀렸다면 나는 돌아갑니다. 틀린 진단으로는 저렇게 치명적인 환자를 살릴 수는 없을 테니까요.”

윤도가 가운을 벗어 간호사에게 건네주었다.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단초는 진간맥이었다. 그 맥은 사기로 들끓고 있었다. 환자와 비슷한 체구까지 고려했다면 나이도 비슷할 제공자. 그렇다면 어린 아이일진대 그만한 사기가 있을 리 없었다.

결론은 하나였다.

간 제공자, 의식이 있는 자는 아니었다. 그건 이의가 없었다. 그러나 적출시기에 불가사의한 이유로 의식이 돌아왔다. 이승을 떠나기 싫은 마지막 미련의 소산일 수도 있었다.

의식은 자신의 몸이 해부되는 걸 알았다. 간장이 떼어졌다. 처음에는 두려웠다. 의식이 소리쳤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두려움이 원망으로 변했다. 원망의 사기가 간장으로 집중되었다.

싫어.

싫어.

싫단 말이야.

고통과 두려움, 원망의 사기로 범벅이 된 간이 수혜자의 몸으로 들어갔다.

여기까지 온 건 첫 이식의 실패가 원인이었다. 첫 간이식의 예후가 불량했다. 마침 또래의 알레르기 환자가 뇌사징후를 보였다. 의료진은 간의 교체를 결정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의 간이식을 받은 환자. 보통 가정의 어린이일 리가 없었다. 의료진은 서둘렀다. 그렇기에 뇌사판정이 성급했다. 결정적으로 제공자의 병력을 간과한 것이다.

간 제공자가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인 것도 한몫을 했다. 이때까지도 윤도는 환자의 신분을 몰랐다. 그저 어마무시한 권력자의 아들이나 손자인 정도로만 생각했을 뿐.

“황 박사.”

채평재가 적출의를 돌아보았다.

황윤성 박사.

북한 외과의로서는 최고봉에 속했다. 그렇기에 이 수술팀에 선택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환자의 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시간이 촉박했던 건 사실입네다.”

적출의의 입에서 진실 한 가닥이 밀려나왔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윤도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윤도는 반응하지 않았다.

“적출을 할 때 미세한 반응이 온 것도...”

멈칫.

그제야 윤도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조금 열린 것 같긴 했지만 뇌사판정은 이중 삼중의 엄중한 과정을 거쳤으니 문제가 없습네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회복될 가망은 없던 아이였습네다.”

“나는 적출과정의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때 당신이 공여자의 눈을 감기기만 했더라도...”

윤도가 응수했다.

“당신 말은 이해합니다. 당신이라면 달랐겠죠. 죽은 사람도 살리는 명의니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경지의 명의가 아닙니다.”

“그 말이 당신의 최선인가요?”

“찜찜한 느낌이 있었던 것만은 사실입네다. 적출하려는 순간 간이 움찔했어요. 하지만 그건 사후 강직에서도 볼 수 있고 생체의 무조건반사인 경우도 많습네다. 의료인의 양심을 걸고 말하건대 공여자의 의식이나 호흡은 없었고, 데이터나 기타 생체반응으로 보아 의식회복 정황도 없습니다. 다시 그 순간이 온다고 해도 간을 적출할 수 밖에 없었을 겁네다.”

“......”

“아무튼 굉장하군요. 단지 진맥만으로 그걸 알아내다니...”

“칭찬을 듣자는 게 아닙니다.”

“선생, 미안하지만 나는 선생처럼 신의의 호칭을 듣는 의사가 아니오. 시간을 다투는 간 이식을 앞두고 뇌사판정 과정까지 일일이 되짚어볼 여유는 없었소이다. 그러나 의료인으로서 당신의 질책은 따끔하게 간직해두겠소. 그러니 그걸 이유로 진료를 마다하지는 말아주시오. 당신의 진단은 옳았소이다. 등골이 오싹하도록.”

“됐습니다.”

“모쪼록 치료를 부탁합니다.”

식은땀을 훔쳐낸 적출의가 허리를 숙였다. 무조건 승복이었다.

“채 선생.”

차평재가 거들고 나섰다.

“공여자에게 보상은 하셨습니까?”

윤도가 물었다. 북한의 장기이식 시스템을 잘 모르는 까닭이었다.

“합당한 보상을 제의한 걸로 압니다.”

“두 배로 올려주십시오.”

윤도가 말했다. 기왕에 벌어진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간에 서린 사기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였다.

“그건 이미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일이라...”

“두 배!”

“그건 내가 약속하겠소. 방수용 비서를 통해서라도.”

차평재가 책임을 떠안고 나섰다. 그라면 믿을 수 있기에 그 쯤으로 딜을 매듭지었다. 적출의는 정중한 인사를 두고 나갔다. 별 수 없이 다시 가운을 입는 윤도였다. 간에 맺힌 강력한 사기의 원인은 밝혀졌다. 소득은 그것으로 되었다.

“이 환자 굉장한 집안인 모양이군요.”

장침통을 집으며 말했다.

“......”

잠시 침묵하던 차평재, 환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지도자 동지의 외아들이라오.”

차평재가 답했다.

<지도자의 외아들>

윤도가 화들짝 반응했다. 차평재는 끄덕 고갯짓으로 한 번 더 확인을 해주었다. 그제야 모든 의문이 풀려나갔다. 지도자의 외아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지도자 못지않게 중요한 생명이었다. 그렇기에 윤도를 초청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 특사회담은 회담보다 윤도의 진료가 포커스였다.

지도자의 외아들.

지도자 동지가 허락한 치료의 전권.

그 말이 나온 이유도 여기 있었다.

이제 이번 특사단의 성과는 윤도 손에 달린 셈이었다.

99.9%의 송장-2

99.9%의 송장-2

사기(邪氣)탱천으로 인한 사기(士氣) 폭풍상승.

환자의 상태가 그랬다. 오장의 맥이 백척간두에 서있지만 간의 사기(邪氣)만은 저 홀로 씩씩했다. 그 기세가 안으로 부풀어 파국을 재촉하고 있었다. 오장육부의 진기와 생기, 원기와 종기, 영기와 위기까지 닥치고 흡수한 까닭이었다.

간은 피를 갈무리하고 전신으로 기를 공급하며 외부에서 들어온 잡균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환자의 간은 역작용을 하고 있었다. 전신의 기는 빼앗고 외부 병균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질병의 파수꾼이 질병 인도자로 바뀐 것이다.

기록상의 환자 열은 무려 41℃에 육박한다. 간헐적이지만 너무 높았다. 침은 이미 활육문과 삼초수혈자리에 꽂혀있다. 해열을 위한 차평재의 분전에도 열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그건 수액을 따라 들어가는 해열제 처방으로 알 수 있었다. 해열의 명혈 활육문과 삼초수조차 무용지물.

공여자의 간.

그 간에 정말 기억이 담긴 것일까? 영화나 소설에는 그런 이야기가 소재로 등장한다. 심장이식을 받은 사람들의 반응 등이 그것이었다.

어떤 남자가 심장이식을 받았다. 어느 날 어떤 여자를 만났다.

심쿵!

심장이 저절로 반응을 했다. 그 여자는 심장을 준 남자가 사랑하던 여자였다.

소설이다. 영화다.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렇게 치부했지만 오늘은 달랐다. 공여자의 간에 담긴 어마무시한 사기.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런 경우가 없다고 고개젓기 어려웠다.

장침 두 개를 뽑았다. 대릉혈과 전중혈이었다. 오장의 기는 간장에 쏠려있다. 정확히 말하면 쪽 빨리고 있는 것이다. 침감도 그렇게 나왔다. 이것으로 진맥은 재확인되었다.

이어서 체크한 건 하늘의 기로 불리는 세 혈자리였다. 양지혈과 중완혈, 백회혈이었다. 태계혈 쪽보다 위태로웠다.

‘채윤도.’

급해지는 마음을 달랬다. 긍정적인 것부터 생각했다. 최고의 긍정이 있었다. 아직 어린 환자의 숨이 끝장난 건 아니라는 사실. 99.9%의 송장이지만 죽은 건 아니었다. 그건 큰 위로가 되었다.

해열!

일단 열부터 잡아야했다. 내장의 열이 나오는 길은 정해져 있었다. 간이라면 신도혈로 나온다. 그러나 이 간은 환자의 간이 아니었다. 다른 오장육부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는, 적군이었다. 우군인 줄 알고 빗장을 풀었다가 일거에 싹쓸이를 당한 내장들이었다.

‘간의 열은 신도혈로 나온다. 그러나 열은 비장이 발생 시키는 것.’

이 전제부터 풀어야했다. 차평재도 거기까지는 감안하고 있었다. 침으로 이미 시도가 된 까닭이었다. 신도혈의 침을 붙잡고 침감을 조절해보았다. 사기를 제거하려는 것이지만 듣지 않았다. 비장 또한 혹시나에서 역시나로 확인되었다.

간이 직접 비위를 쳐버린 상황이다. 질병 침입의 역행과도 같았다. 역행은 순행과 달리 치명적일 수 있다. 상태가 위중해지는 건 정해진 일이었다.

간은 이제 사기의 핵이 되었다. 북한이 필승 카드로 써먹는 핵미사일의 복사판이다. 이 핵이 신장에서 폐로, 폐에서 심장으로 가면 심장이 멈추게 된다. 사기는 이미 그 마지노선인 심포에 도달해 있었다. 심장이라는 성벽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공세를 버티는 건 차평재가 장침으로 세운 실드 때문이었다.

‘역행 해열.’

어떻게 잡을까? 열을 다스리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찬 얼음으로 열을 식게 하거나 온도를 올려 땀을 쏟음으로써 열을 내리는 것. 역행의 열이므로 후자를 택했다.

결정이 서자 바람처럼 손을 움직였다. 비수혈에 장침을 넣어 열감을 올렸다. 활육문과 삼초수에도 침을 보내 해열과 반대의 침감을 넣었다. 중초의 비장과 상초의 폐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기혈의 열감을 조절하던 윤도가 단숨에 간을 겨누었다.

신중...

더욱 신중...

그런데...

여기서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

믿기지 않게도 세 개의 침이 동시에 혈자리에서 밀려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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