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8화 (248/265)

<통풍>

한방에서는 역절풍이나 통비라고도 한다. 바람을 많이 쐬거나 땀을 과하게 흘린 후에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거나, 습기 많은 곳에서 장시간 머물 때를 조심해야 한다. 이때 좋지 않은 기운이 관절에 돌아다니다 혈기와 충돌하면 통풍이 된다.

특징은 누가 뭐래도 통증이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통증이 막강하다지만 통풍의 통증 또한 그에 버금간다. 전자가 금메달이라면 은메달은 되는 셈이었다.

주요 증상은 근육과 뼈마디가 시리고 아픈 것, 온몸의 관절이 돌아가며 아픈 것, 낮보다 밤에 더 심한 것 등이 꼽힌다.

통풍은 주로 남자, 그것도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호발한다. 그렇다고 젊은 층이라고 안전지대인 건 아니다. 초기에는 하나의 관절을 침범하지만 점차 멀티를 시도해나간다. 엄지발가락이 단골이고 손가락, 발목, 무릎 등도 가리지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단골인 건 보행시 압력을 많이 받는 데다 체온이 낮은 부위인 까닭이다.

한문으로 아플 통, 바람 풍자를 쓴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 오죽하면 통증의 왕으로 불릴까?

통풍은 왕 칭호로도 부족하여 황제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다. 이름하여 황제의 병이다. 유래는 잘 먹고 부유하고 풍만했던 로마시대의 황제들이 통풍단골인 까닭이다. 로마 뿐만 아니라 영국의 헨리8세도 이 병을 앓았다. 핵산이 많이 함유된, 소위 몸에 좋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는 통에 영양과잉으로 생긴 부작용이었다.

혹자는 이를 출산의 고통보다도 상위등급을 매기기도 한다. 출산의 고통은 쉬는 시간이라도 있고, 매일 겪는 게 아니지만 통풍은 자칫 평생의 고생이 될 수도 있었다.

일단 통풍에 걸리면 식도락은 아웃이다. 음주도 아웃이다. 통풍의 주적이 이들이기 때문이다. 술 중에서도 맥주가 그랬다. 맥주 안에는 통풍을 야기하는 요산의 전구물질 퓨린이 다량으로 들어있다. 따라서 맥주를 마시면 체내에 요산이 급증하게 된다. 술이 아니라 통증을 들이붓는 격이다. 그렇다고 다른 술은 괜찮다는 뜻이 아니다. 소주를 시작으로 저 우아하다고 소문난 와인까지 죄다 금(禁)가 붙는다. 모든 알코올은 통풍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음식군도 그렇다. 퓨린이 함유된 음식은 우리 식탁의 주요 멤버들이다. 소, 돼지, 닭은 물론이거니와 고등어, 꽁치, 새우도 금자가 붙는다. 건오징어도 아웃이고 간과 내장류는 아예 핵폭탄으로 기억하는 게 좋다.

통풍은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당뇨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영철의 경우에는 혈압과 비만이 있었다. 신장 기혈은 당연히 개판이었다. 퓨린 대사가 이루어지는 간도, 혈액순환을 책임지는 심장도 그랬다. 세 장기의 조화가 깨지면서 통풍이 폭주한 것이다.

“술 많이 드셨군요?”

윤도가 물었다.

“젊을 때는...”

“원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병원에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테고 많이 찾아도 봤을 테니까요.”

이영철, 상류층에 지식인이다. 인간은 고질병에 걸리면 자료를 찾는다.

내 병은 왜 생겼을까?

어째서 생겼을까?

근원을 찾아가는 본능이다. 그라고 그 본능이 없었을 리 없었다. 이런 지경이라면 이 사람의 머리 속에 들어있는 건 치료 뿐이었다.

잡소리 말고 병이나 고쳐.

바로 그것이었다.

“시원한 생맥주에 닭다리 뜯어보는 게 소원이시라면서요?”

“......?”

“아드님에게 준비하도록 말씀드려 준비해 놓겠습니다.”

“뭐야?”

“확인을 겸해 치료 끝나면 드셔야죠.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이, 이봐.”

환자가 버둥거렸지만 침은 이미 두 개나 들어간 후였다. 외관과 합곡혈이었다. 환자가 침을 쳐다보는 사이에 또 하나의 혈을 잡았다. 이번에는 완골혈이었다. 세 혈은 모두 마취에 관한 혈. 혹시나 모를 버둥거림에 대한 대비였다.

“어때요?”

윤도의 손이 환자의 복부를 눌렀다.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

“괜찮죠?”

이번에는 발목을 쓰다듬어 한 번 더 확인을 시켜주었다.

“허어.”

환자의 탄식 속에 윤도의 장침이 출격하기 시작했다.

황제의 병-2

황제의 병-2

통풍.

퓨린체 대사 이상이 생기면 요산(Uric acid)의 혈중농도가 상승한다. 퓨린은 몸 속에서 요산이 된다. 요산은 신장에서 배설된다. 현미경으로 보면 날카롭고 얇은 유리파편처럼 생겼다. 투명하지만 손을 베일 듯 선명하다. 이 요산이 혈관을 돌아다닌다.

혈중 수치가 7mg/dl이 넘으면 헤쳐모여를 시작한다. 하도 투명해 일반 X-레이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 정체는 유리바늘 형태다. 이것들이 뭉쳐 관절 주위에 쌓인다. 통증이 시작되고 염증으로 발전한다. 그러다 마침내 신장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콜킨, 자이로릭, 패블릭 등의 약이 있지만 관리용이다.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다. 그나마 혈중농도 6mg/dl 정도로 관리하면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이기적 동물. 몸이 잠깐 괜찮아지면 긴장이 풀어진다. 약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니 하루 쯤 약을 망각한다. 응? 몸이 괜찮다. 이제 낫는 건가 싶어 간만에 술을 한 잔 마신다. 금식하던 음식들도 슬쩍 먹어치운다. 하루 이틀 후면 맹렬한 보복이 돌아온다. 통풍의 마수는 이토록 집요하다.

간.

심장.

신장.

치료과정은 셋으로 나뉠 수 있다. 간은 퓨린체의 대사에 관여한다. 만약 퓨린이 과잉 생성되는 거라면 간을 손봐야했다. 과잉대사를 억제하면 해결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심장이었다. 통풍은 혈액순환도 중요했다. 혈액순환이 잘 되면 혈관이나 관절에 요산이 쌓이는 걸 줄일 수 있었다. 부수적으로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까지 짚어야하는 코스다.

다음 요점은 신장이었다. 통풍은 퓨린의 과잉생성으로도 생길 수 있지만 배설 감소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그건 단연코 신장의 기능장애가 원인이었다.

이영철의 신장은 문제가 있었다. 병원에서 측정한 요산의 농도가 10.0mg/dl인 것만 봐도 그랬다. 동반으로 검사한 Creatinine과 BUN 등의 신장기능 반영 검사수치도 좋지 않았다.

대표적으로는 이렇지만 기타의 원인도 있을 수 있다. 성(性)도 하나의 요인이고 비만도 요인이다.

일단 간부터 짚어 혹시 모를 간의 대사를 바로 잡았다. 다음으로 심장의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혈해혈에 장침을 넣었다.

순간, 덜컥 기의 제동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환자가 돌연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우어어!”

급격한 경련이었다. 돌발상황. 혈액순환이 촉진되자 혈중에 부유하던 요산에 가속이 붙었다. 그 가속이 관절부위에 닿자 기존에 쌓여있던 요산 덩어리와 충돌하며 통증이 된 것이다. 다행히 마취혈을 잡았지만 순간적인 통증까지는 제어하지 못했다.

‘젠장!’

침을 거꾸로 감아 침감을 늦췄다.

“우워억우어억!”

환자는 거품까지 뿜어댔다.

“잠깐만요, 잠깐만 참으세요.”

서둘러 아시혈을 찾았다. 부어오른 관절마디에 침을 넣어 피를 뽑았다. 엄지발가락에서 손과 무릎까지 쉬지 않았다. 그제야 환자의 경련이 멈췄다.

‘후우!’

윤도가 겨우 숨을 돌렸다. 여러 대비를 했음에도 완벽이란 없었다. 그게 질병이었다. 질병도 생명이 있다. 치료제가 들어가면 어떻게든 반항을 한다. 혹은 유혹을 한다. 이때 지면 병을 고칠 수 없다. 환자는 그 산을 넘어야했고 질병은 버텨야했다. 그걸 도와주는 게 의료인의 임무였다.

마취혈을 다시 잡아야했다. 이미 통증을 느꼈기에 그대로는 소용이 없을 일. 기존 혈자리 옆에 마취침을 꽂았다.

‘재도전.’

다시 심장이었다. 침이 미는 기와 기왕의 기가 자연스레 섞이길 기다렸다. 그런 다음에야 순환의 속도를 올렸다. 이번에는 요산충돌의 부작용이 나오지 않았다. 환자의 비명도 없었다. 비로소 신장 치료에 돌입했다.

‘태충혈, 행간혈, 은백혈, 공손혈, 합곡혈, 중봉혈.’

이들 중 태충과 합곡을 제외하고 네 장침을 찔렀다. 이영철은 눈 한 번 찡그리지 않았다. 네 혈자리를 번갈아 침을 감았다. 한껏 돌린 후에 사기를 내밀었다. 미리 잡아둔 아시혈 쪽으로 사기가 분출되는 게 느껴졌다.

기가 한 바퀴 돌았다.

두 바퀴 돌았다.

이번에는 두 침이 합곡혈과 삼음교를 타고 들어갔다. 몸 속의 찌꺼기를 청소하려는 의도였다.

“저기...”

20여 분이 지나자 환자가 꿈틀거렸다.

“소변 마려우세요?”

“응.”

“일 보세요.”

“여기서 싸라고?”

이영철은 인상을 찡그렸지만 그의 거시기에는 이미 소변팩이 붙은 후였다.

“침이 박혀있어서 그럽니다. 소변검사할 것도 있으니 일 보세요.”“에이, 참.”

투정과 함께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소변은 탁했다. 그걸 정나현에게 넘겼다. 윤도가 다시 침감을 넣기 시작했다. 합곡과 삼음교에 공을 들였다.

2차로 소변을 받았다. 첫 소변과의 시차는 거의 한 시간이었다.

“원장님.”

정나현이 돌아와 결과를 알려주었다. 원심분리를 한 후에 본 현미경결과였다. 첫 소변에는 요산이 홍수를 이루었다. 너무 많아 시야를 가릴 정도였다. 두 번째 소변은 달랐다. 요산이 있기는 했지만 거의 흔적이었다.

“보시죠.”

현미경 시야를 찍은 사진을 이영철에게 내밀었다.

“뭐지?”

“요산이라고 통풍을 일으키는 퓨린의 변화물질입니다. 앞의 것은 치료 중의 것이고 뒤의 것은 치료침으로 변한 농도입니다.”

“......”

“발하고 무릎도 보시죠.”

“......!”

발가락을 본 환자가 소스라쳤다. 거기 멋대로 불거져 나왔던 관절의 마디가 사라지고 없었다. 무엇보다 엄지발가락.

언제든 통풍의 시작을 알리던 그 지긋지긋한 붓기도 거의 사라진 후였다.

“통풍이 나았어?”

이영철이 반색을 했다.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여기서 멈추면 약을 잠시 끊은 것처럼 다시 재발합니다.”

“그, 그럼 얼른 계속하시오.”

“무작정 침을 꽂는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기혈이 몸을 돌아야하니 그 시간에 용 부장님을 만나시지요.”

“용 검사?”

“그 분이 할 말이 있는 것 같던데 기왕 시간 허비하느니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하시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 이봐요. 채 원장.”

이영철의 목소리는 듣지 않았다. 복도로 나와 용천규에게 과정을 설명했다.

이영철 환자.

통풍을 잡으면 변심할 소지가 있는 사람. 아들의 불법취업 건에 대한 약점이 있다지만 번잡할 필요 없었다. 그는 이미 치료의 맛을 보았다. 마약보다 더 중독성 깊을 완치에의 희망. 그 담보를 용천규에게 넘겨주는 윤도였다.

“치료가 눈앞이라고요?”

용천규가 이영철을 바라보았다. 군데군데 꽂힌 장침이 시선을 끌었다.

“제가 말씀드렸죠? 채 원장은 신침이라고.”

“......”

“화룡점정이 남았다고 하더군요. 그 전에 제 질문에도 화룡점정을 그려주시죠.”

“끄응.”

“기왕이면 통풍과 함께 과거의 문제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

“맥주 한 잔에 통닭 뜯고 싶으시다면서요? 지금 밖에서 즉석 통닭 바비큐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

“다시 약속하지만 아드님과 친인척들 공기업에 꽂아준 건 덮어두겠습니다. 하지만 끝내 거부하시면...”

“밖에서 통닭을 굽고 있다고?”

“예.”

“어쩐지 냄새가 나더라니.”

“전 정권의 비리는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그쪽 직속 라인에서 증언이 나왔지 않습니까? 협조해 주십시오.”

“증언하면 구속할 건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씀드렸습니까?”

“남자로서 약속할 수 있나?”

“약속하죠.”

“이것 참. 입을 다물면 통풍으로 관절이 터져 날아갈 판이오, 입을 열면 지조가 날아갈 판이니...

”“지조가 아니라 정의를 세우는 길입니다.”

“정의라... 하는 수 없지. 우리 VIP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격이니.”

허공을 보던 이영철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끝났네.”

얼마 후에 용천규가 침구실에서 나왔다. 표정은 밝았다. 결과 같은 건 묻지 않았다. 윤도는 한의사로서 마무리 시침만 머리에 그렸다.

‘통풍 또한 혈병.’

윤도 머리에 그리는 요혈은 격수혈이었다. 진맥에서도 침감에서도 거기가 요긴했다. 그러나 자잘하게 따라온 혈자리도 많았다. 장침을 여럿 꺼내놓았다. 침이 하나하나 이영철의 몸에 박히기 시작했다.

신주혈과 격수혈이었다. 근축과 비수에 신수혈도 자침했다. 마무리는 중완에서 끝냈다. 아직 몸에 남은 침들과 조화를 시도했다.

신장의 울림이 전해왔다. 기혈의 막힘이 뚫리며 기능이 개선되고 있었다.

신장.

볼수록 생명의 보물이었다. 흔히들 심장을 중시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방에서는 신장만한 보물이 따로 없었다. 웬만한 병은 신장 하나로 끝을 볼 수 있었다.

한 회전.

신장의 새 기혈이 몸을 돌았다.

두 회전.

이제 병색을 안고 돌던 기혈의 사기는 거의 빠져나갔다.

세 회전.

비로소 새로운 기혈이 온몸을 자지했다. 임맥에도 독맥에도 새 기혈이 면면히 흐르는 것이다. 윤도 눈에 새싹의 발아과정이 보였다. 움이 트고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과정. 이영철의 통풍은 마치 그 화면을 거꾸로 돌리는 형상이었다. 흉하게 부어오른 붓기가 내려앉더니 검붉은 색이 바래기 시작했다. 퉁퉁 부어올라 흉측하던 손가락 마디가, 발가락 마디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눈엣가시 같던 엄지발가락도 그랬다. 안정화를 위해 30분 쯤 더 그대로 두었다.

“됐습니다. 일어나 보세요.”

윤도가 환자의 어깨를 건드렸다. 이미 마취혈의 발침까지 마친 상태. 환자가 부스스 상체를 일으켰다.

“아프던 곳 확인하세요. 깨끗해졌죠?”

윤도가 등을 받쳐주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빼던 환자가 윤도를 바라보았다.

“이제 괜찮습니다. 그렇죠?”

확인 시키듯 어깨를 쓸어주었다. 환자는 아무 통증도 느끼지 않았다. 그가 내려다본 발은 깨끗했다. 너무 깨끗해 남의 발을 보는 것 같았다. 부어올랐던 무릎도 그랬다.

“아이고, 선생님.”

말투도 바뀌었다. 어디 얼마나 잘 하나 한 번 보자는 식이었던 표정은 승복으로 변해 있었다. 오직 입으로 때우려 들던 다른 의료인들. 큰소리를 치다가 결국에는 꼬리를 빼던 그들. 통증 조절만 되어도 다행으로 아세요 하며 면피하던 그들과 윤도는 차원이 달랐다.

“베네첵 가져오셨죠?”

넋 빠진 환자에게 윤도가 물었다.

“우리 아들이 가지고 있을 거요.”

반말 투도 공손하게 변했다. 정나현이 나가 베네첵을 받아왔다. 요산수치를 검사하는 기계였다. 나이가 들면 의심이 많아진다. 그렇기에 마무리는 그에게 맡겼다.

환자가 자기 손가락을 천자했다. 피 한 방울을 떨궈 베네첵 입구로 밀어넣었다. 잠시 후에 디지털 수치가 나왔다.

<4.1mg/dl>

“억!”

환자가 소스라쳤다. 4.1라면 지독히도 정상이었다. 그는 잠시 말을 잊더니 한 번 더 시도를 했다.

<4.0mg/dl>

비슷한 수치가 나왔다.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선생님...”

짐승도 은혜를 안다더니 그도 그랬다. 오만을 떨던 전직 고위관료의 작태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 맥주도 마시고 고기도 먹어도 되는 겁니까?”

“예.”

“정말입니까?”

“차로 치면 올 수리를 한 겁니다. 뭐든 문제없습니다. 다만 탕약을 3개월 정도 드셔서 기혈을 안정 시켜야 하고, 비만, 음주, 육류를 유의하지 않으면 다시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건 면역이 되는 병이 아니니까요.”

“걱정마십시오. 와인처럼 하루에 딱 한 잔만 마실 겁니다. 운동도 하고 고기도 적당히...”

“그럼 나가보시죠. 테이블 준비가 다 된 것 같던데...”

“지금 마셔도 되는 겁니까?”

“딱 한 잔에 닭다리 하나. 제가 드린 약속이니까요.”

“와우!”

이영철은 두 팔을 뻗으며 환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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