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화 (100/265)

침술...

이것은 혈자리의 마법이었다. 윤도는 하늘로부터 그 재능을 받았다. 그러나 탱탱이 놀면서 그 기술을 우려먹는 건 아니었다. 감각은 하늘에서 왔으되 의술로의 연결은 윤도의 노력과 응용력이었다. 의술에도 창의력이 필요하다. 남들이 그려놓은 혈자리를 보고, 여기 침 놓으면 낳는다고 쓰여 있는데 왜 환자는 차도가 없다고 할까 하고 탓해서는 안 된다.

혈자리는 생물이다. 그래서 움직인다. 사람에 따라 움직이고 날씨에 따라 움직이며, 질병에 따라 이사도 간다. 그런 공부 없이 빈 집 두드려봤자 치료는 요원하다. 여기저기 찔러보면 하나 걸리겠지 하는 것도 진심 위험한 발상이다. 의서는 하나의 참고사항일 뿐이지 의서가 치료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혈자리 공부는 섬세한 감각과 명쾌한 머리, 부단한 눈썰미 등이 필요하다. 이 길은 어렵지만 좋은 스승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소수정예한의대.

그런 게 있다면 가능할 수 있었다. 한 학년에 20여 명 정도만 선발하면... 윤도의 경험까지 축적된 뒷날이라면 빛나는 침술을 전수할 수도 있었다.

그러자면 일단은, 난치, 불치병 환자들을 치료하며 데이터를 모으는 것. 그런 이후에 대학을 설립해 세계 최고의 명침대학으로 우뚝 세우는 것. 중국이 앞서 달리는 한의사의 초점을 한국으로 돌려놓는 것. 성형이나 심장병 수술 등을 위해 한국으로 오는 의료쇼핑 환자들을 한의원으로 이끄는 것.

‘좋네.’

후끈한 마음을 안고 첫 환자를 맞았다. 좋은 기분 때문인지 침이 저절로 들어갔다. 그 침은 여러 사람이 웃으며 침구실을 나가도록 만들었다.

‘다음 환자는...’

오늘 시침의 마지막 차례는 프로야구 선수였다. 이름은 차윤길 포지션은 투수. 무명으로 패전처리를 도맡던 그는 4년 전에 대반전의 커리어하이를 찍고 FA계약으로 중박을 쳤다. 당시 그의 성적은 12승 10패, ERA 3.02를 마크하며 태극마크를 달고 야구월드컵에도 나갔다. 이때 소속팀과 3년 계약에 42억을 받으며 찬밥의 설움을 떨쳐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다. 이듬 해 첫 등판에서 7회까지 2점으로 틀어막으며 전성시대 개막을 예고했지만 세 번 째 등판에서 3회까지 7점을 얻어맞으며 조기강판 당했다. 이후 어깨부상이 겹치며 전성시대는커녕 먹튀의 불명예를 쓴 채 수술대에 올랐다.

<진단명은 회전근개파열>

야구선수들, 특히 투수들이 흔히 입는 그 부위의 부상이었다. 이는 어깨를 회전시키는 근육과 인대가 손상되면서 일어나는 부상. 위치에 따라 극상근파열과 극하근파열로 나뉘니 차윤길의 경우에는 극하근파열이었다. 상세진단은 충돌증후근의 만성화로 인대가 찢어진 차에 석회성건염이 겹친 상황. 처음에는 DNA 주사치료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자 수술대에 올라간 것.

차윤길은 일본의 전문병원에서 스포츠과학 전문의의 집도를 받아 마찰 부위를 관절내시경으로 제거하고 파열된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순조로워 보였다. 하지만, 그가 던지는 공은 12승의 그때와 달랐다. 2년여의 재활 끝에 미들맨으로 등판한 날, 그는 한 회조차 넘기지 못하고 4점을 내줘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몇 번의 등판과정을 겪었지만 공의 위력은 나오지 않았다. 구단은 결국 그를 포기하는 쪽으로 갈피를 잡았다. 그렇기에 올해 계약에 도장을 찍지 못하면 마운드를 떠나야할 운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난생 처음 맞본 에이스의 꿈을 놓기에는 그는 아직 너무 젊었다. 그는 다른 사연도 있었다. 방황하던 그를 잡아준 아내. 그녀가 낳은 아들. 그 아들이 태어날 때 고사리 같은 손을 잡고 맹세했던 것이다.

“최고는 아니더라도 팀의 5선발은 밀리지 않을게.”

그러나 그 맹세는 한 해를 가지 못했다. 그렇기에 어린 아들에게 한 맹세를 지키려고 재활에 매진했지만 어깨는 전 같은 공을 뿌리지 못했다.

승리투수.

단 한 번이라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 작은 소망. 그가 윤도를 찾아온 이유였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차윤길이 원장실에 들어섰다. 그가 인사를 하자 붕어빵 아들도 똑 같은 인사를 해왔다. 부전자전이라더니 그런 붕어빵이 없었다.

먹튀 어깨 내가 살려드리죠-2

먹튀 어깨 내가 살려드리죠-2

“안녕하세요?”

아내의 인사가 이어졌다. 그녀는 아주 야무져 보였다. 그리고 그 다음... 거기가 압권이었다. 산더미만 한 덩치 네 명이 해일처럼 불쑥 들어선 것이다.

“저희 선배님이십니다.”

“제 후배거든요. 얘가 보기보다 새가슴이라 겁 무지 많습니다. 안 아프게 살살 좀 부탁드립니다.”

선후배들의 응원이었다.

“아, 진짜... 누가 새가슴이라고... 나가들 있어. 원장님이 겁 먹어서 장침 못 놓으시겠다.”

차윤길이 손사래를 쳤다.

“파이팅입니다.”

“파이팅!”

동료들은 끈적한 응원을 남기고 나갔다. 좀 우악스럽기는 하지만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앉으세요.”

윤도가 자리를 권했다. 일단 상황부터 들었다. 환자들은 말을 하고 싶어 한다. 자신이 다친 과정이나 현재의 상황. 그것만 잘 들어주어도 환자들은 좋아한다. 하지만 팩트는 오직 하나였다.

[치료!]

그게 뒷받침되지 않으면 친절하지만 실력이 없다로 귀결될 뿐이었다. 의사는 친절을 파는 상인이 아니고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까닭이었다.

“그날 어깨도 좀 무겁고 예감도 안 좋았습니다. 처음에 연타 맞았을 때 그만 던지겠다고 했어야했는데 팀 분위기상 제가 6회까지는 막아야 해서...”

차윤길의 목소리가 무거워졌다. 그 날 그 순간에 시작된 질환. 사실 그것 때문인지, 그 이전부터 축적된 것 때문인지는 알기 어렵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것이다.

“지금 애로는 뭐죠?”

윤도가 물었다.

“그게...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회전근의 염증소견도 없고요. 수술도 잘 되었습니다. 일본의 집도의도 그렇고 한국 의사들도 깨끗하다고 해요. 그런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어깨가 전처럼 돌지를 않습니다. 딱 2% 부족이랄까요? 그러다 보니 배팅볼 투수가 되어버린 거죠.”

“......”

“해도 해도 안 되다보니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패전처리였던 주제에 일장춘몽이었구나 싶은 마음에...”

“저런...”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데 구단에서는 대략 방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고... 그날도 투수코치에게 분위기 듣고 술에 떡이 되어 집에 갔는데...”

“......”

“밤 12시가 넘었는데 이 녀석이 안 자고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또박또박 말을 하는 거 있죠. 나는 아빠를 믿어요.”

나는 아빠를 믿어요!

“술이 확 깨더라고요. 내가 뭐하는 짓인가 싶고... 아들 안고 엉엉 울었어요. 그때 아내가 선생님 얘기를 하더라고요. 선생님 활약도 보여주고... 그래, 차윤길 아직 안 죽었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자.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차윤길의 미소에는 소위 ‘쪽팔림’이 들어있었다. 아들 때문이었다.

“원장님, 저 딱 1승만 해도 좋습니다. 아들하고 약속은 지켜야할 거 같아요. 꼭 부탁합니다.”

차윤길이 꾸벅 허리를 숙였다. 간절함이 사무치는 인사였다.

“진맥부터 해보죠.”

윤도가 침대를 가리켰다. 차윤길이 그 위에 누웠다. 아내와 아들은 그냥 두었다.

프로야구선수.

한의대 때 들은 강의가 있었다.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지금, 한의사는 세계적인 클럽의 팀닥터로도 유망하다고. 그러자면 침과 뜸 실력을 배양해야한다고.

그걸 실감하는 윤도였다. 한국의 프로선수들... 모든 종목이 그런 건 아니지만 파이가 엄청나게 커졌다. 양대 프로종목인 야구와 축구는 연봉이 10억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부상관리만 해줘도 최고 대우의 한의사가 될 수 있었다.

진맥...

운동선수라 그런지 큰 문제는 없었다. 사실 이런 맥이 더 힘들었다. 병자는 병자의 맥을 찾으면 되지만 이런 경우에는 활력 속에 숨은 질환의 맥을 찾아야했다. 마치 큰 선단 속에 숨은 작은 나룻배 하나와 다르지 않았다.

‘어디 보자...’

윤도가 집중했다.

‘단전... 간과 비장, 그리고 방광...’

윤도의 진단은 엉뚱한 데서 나왔다. 원인도 많았다.

“2%의 원인은 어깨가 아니네요.”

차윤길에게 설명하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단전과 간, 그리고 비장과 방광이 문제라고요?”

“네.”

“그런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데... 간기능 검사는 얼마 전에도 받았거든요. 오줌도 잘 누는 편이고... 간은 술 때문에 좀 망가졌겠지만 큰 문제는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압니다. 제출한 자료 봤습니다. 술 때문에 γ-GPT가 좀 올라간 거 외에는 T-Protein부터 AST, ALT, Chorestol 등등의 간기능 검사는 지극히 정상입니다. 하지만 간과 비장이 부어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새끼발가락이 좀 아프지 않나요? 뒷목도 뻐근하고?”

“그거야 제가 투수다 보니 킥킹 착지 때문에... 뒷목이야 어깨가 아프다보니...”

“킥킹 문제가 아니고 방광이 안 좋기 때문에 새끼발가락이 아픈 겁니다. 뒷목도 마찬가지고요.”

“......”

“한방에서 말하는 질환은 양방처럼 검사상의 수치가 아닙니다. 양방처럼 간 자체가 나빠진 것도 있지만 기혈 작용이 원할지 못함을 이르는 거지요. 음양의 부조화라고할까요? 나아가 환자 분의 직접적인 문제는 회전근 부상인데 회전근과 뼈를 연결해주는 힘줄을 간장이 주관하거든요.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도 마찬가지고요. 간장 기혈조화에 문제가 있으면 근막이 마르면서 힘줄이 당길 수 있습니다.”

“팩트는 기가 없다 이거로군요?”

“지금 느낌 어떠세요?”

긴가민가하는 환자를 위해 중완혈 부근을 눌러주었다.

“아프지는 않은데요?”

“제 말은 여기에 힘이 잘 안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렇죠?”

다시 누르며 물어보는 윤도.

“그런 것 같네요.”

대답을 들으며 간수혈과 비수혈에 장침을 넣었다. 비수혈 쪽은 뜨끈한 화침이었다. 간수혈에서 양 혈자리를 조절해 열을 잡았다.

윤도의 진단에 의하면 간의 문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기혈문제지만 또 하나는 위치 문제. 차윤철의 간과 비장은 붓기로 인해 제 자리를 벗어나 있었다. 그렇기에 아랫배 쪽에 힘이 들어가지 못했다. 아랫배는 바로 단전. 여러 기능의 미세한 부조화에 더불어 단전에 힘이 실리지 않으니 투구 또한 위력이 붙을리 없었다.

“지금은 어떠세요?”

발침을 한 후에 다시 중완을 누르며 물었다.

“어?”

“힘이 좀 실리죠?”

“그런데요? 아까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이번에는 양지와 중완혈에 장침을 넣었다. 단전에 기를 모으려면 삼초 조절이 필수적이었다. 그렇다면 양지와 중완혈이 명혈이다. 양지혈은 삼초의 원혈이니 양지와 중완혈을 제대로 가동 시키면 원기의 사신을 몸으로 맞이하는 셈이 되었다. 말하자면 초특급영양수액이었다.

장침을 넣고 보사를 맞추자 조금 전보다 명쾌한 감이 왔다. 어깨였다. 침을 찌르면 병소 부위에서 반응이 온다. 병소 부위의 열 때문이었다. 침의 힘이 병소를 찾아가는 것이다.

중완혈의 자침 방향은 하향이었다. 중완은 신묘하다. 침을 위로 하면 침의 힘이 위로 올라가고 아래로 하면 아래로 간다. 다만 옆으로 자침하면 신경으로 향한다. 중완의 침에서 어깨의 신경을 달래주었다. 그런 다음, 백회혈에 한 방을 더 꽂았다. 양지와 중완, 백회혈은 아무래도 세트로 쓰는 게 좋은 까닭이었다.

간장과 비장이 꾸물거리는 게 느껴졌다. 붓기가 빠지면서 장기가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미세하지만 인체란, 이 미세함으로 인해 온갖 조화와 부조화가 일어나는 우주였다.

“이제 더 편안해 질 겁니다.”

또 하나의 장침이 하완으로 들어갔다. 자리 잡은 간장과 비장에 대한 안정화 매조지였다.

“이건 방광 쪽 명침인데... 조금 따끈할 겁니다.”

방광경에 넣는 장침은 진짜 화침이었다. 손가락이 내는 열보다 더 짜릿한 자극이 필요했으니 침 끝을 불에 달구어 혈자리에 넣었다. 화침은 방광 경근 안에 도사린 사기(邪氣)를 몰아냈다.

“새끼발가락 어때요?”

“......?”

“뒷덜미도 좋아졌을 겁니다.”

“......”

“힘줄이 상한 원인은 아마 스트레스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스트레스라고요?”

“차 선수 질환의 히스토리를 살펴봤더니 커리어하이를 찍은 이듬 해에 발생했어요. 아들이 태어난 해죠.”

“그때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즐거움의 연속이었는데요? 대우도 최고였고...”

“바로 그겁니다. 마음은 즐겁지만 몸은 긴장의 연속이었죠. 이 좋은 성적을 지켜야한다는 강박... 그러나 커리어 하이를 찍은 해에 이미 무리했던 몸에 혹사가 되었던 겁니다. 마음이 즐거워도 몸을 과로 시키면 힘줄이 상하거든요.”

“그러고 보니 딱이네요. 제 마음이 그랬습니다. 평생 한 번 온 10승 투수의 영광. 그로 하여 받게 되는 최고의 대우... 어떻게든 그걸 지켜야한다는 마음이 엄청나게 강했죠. 지금은 꿈이 되어 버렸지만...”

“그날, 아주 지나가버린 거 아닙니다.”

“예?”

“다시 찾아야죠.”

“원장님...”

“그러려고 저 찾아온 거 아닙니까?”

“정말 가능한 겁니까?”

“한 가지만 약속해주시면 가능하게 만들어보죠.”

“어떤 약속을?”

“일단 금주!”

“그건 맹세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10승 투수를 목표로 매진. 1승이 꿈이라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

“원장님.”

“한 번 도전해보자고요. 저와 차 선수, 그리고 가족이 합심해서.”

“어깨만 풀린다면야.”

차윤길의 눈동자에 힘이 들어갔다. 윤도를 믿는 것이다. 윤도는 환자의 팔뚝을 툭툭 쳐주고 장침을 뽑았다.

남은 건 어깨였다.

“투구동작 때 어깨가 조금 땡기는 감이 온다고 했죠?”

“예.”

“그걸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장침이 수분혈에 들어갔다. 어깨가 땡기는 걸 막으려는 자침이었다. 투수는 섬세하다. 사소하지만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 오면 투구를 망친다. 연주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소함을 막지 못하면 불협화음을 각오해야 했다.

나머지 조절은 손과 발의 혈자리를 빌렸다. 이미 수많은 물리치료와 뜸 등으로 피로에 쩐 어깨는 건드리지 않았다. 어깨가 아니고도 공략할 혈자리는 많았다.

20분.

마무리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땡!

세팅된 타이머가 벨을 울리자 발침을 해주었다.

“이제 움직여보세요. 그렇다고 너무 무리는 마시고요.”

윤도 말에 차윤길이 투구 모션을 취해보였다.

“응?”

“어때요?”

“잠깐만요.”

차윤길은 몇 번 더 투구 모션을 취했다. 그 몇 번 동안 얼굴은 점점 더 밝아졌다.

“이야!”

마음에 드는지 감탄이 나왔다.

“괜찮아요?”

옆에 있던 아내가 물었다.

“어깨가 너무 자연스러워. 배에도 힘이 딱 들어가는데다 새끼발가락의 은근한 통증까지 없으니까 스윙이 굉장히 편안해졌어.”

“정말요?”

“투수코치가 이번 주말에 마지막으로 체크 피칭 한 번 하고 계약할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이 정도면 문제없어. 아니, 계약거부하면 다른 구단 가도 될 거 같아.”

“여보...”

“성민아, 아빠 팔 다 나은 거 같다. 내년에는 반드시 1승 먹을게. 아니 10승이지.”

차윤길이 아들을 들어올렸다.

“나는 아빠를 믿어요.”

아들이 차윤길의 얼굴에 기대며 말했다. 얼굴이 붙으니 붕어빵 제대로 인증이다.

“아, 짜식...”

두 붕어빵의 미소가 합쳐지니 실내가 더 환하게 변했다.

“원장님, 고맙습니다. 제 인생 은인이십니다.”

차윤길이 깍듯이 인사를 해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