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숨찐 옥탑방 억만장자-174화 (174/281)

174. 호텔 강화

선우현이 물었다.

“박재곤과 전준형 사이에 커넥션이 있다는 정보는 알려줬잖습니까?”

전호 호텔 사장 전상미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전준형은 그런 커넥션이 박재곤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여기저기 줄도 대고 이것저것 뿌려대고, 그런 작업 많이 했어요.”

이번에는 그녀가 걱정했다.

“진짜로 박재곤이 우리 호텔을 공격하려고 했어요?”

“내가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니까 그런 결론이 나오던데, 확인은 직접 해봐요.”

그녀가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네. 당연히 확인해야죠. 박재곤은 정치권이나 정부에 인맥이 장난 아니라고 들었으니까 조심해야겠어요.”

선우현이 슬쩍 칭찬했다.

“그래도 상미 씨가 기자회견에서 크게 터트리는 바람에, 박재곤은 이번 일에는 함부로 못 움직일 겁니다. 그건 정말 잘했어요.”

“그쵸? 정치인이 지금 시기에 전준형과의 커넥션이 알려지면 곤란하죠?”

“거기에 덕구파도.”

“네. 전준형은 덕구파와도 커넥션이 있죠. 그 정보도 선우현 씨가 알려줘서 알….”

“박재곤도 덕구파하고도 커넥션이 있단 말을 한 건데.”

“네?”

“박재곤이 손을 댄 곳이 많더라고요.”

“잠깐만요. 덕구파는 이 부장도 불고 정 부장도 불어서 수사 대상이 됐잖아요.”

“그렇죠.”

전상미의 얼굴이 펴졌다.

“그럼 박재곤 의원은 당분간 못 움직이겠군요!”

“그래도 대비는 해요. 방심하다가 물어뜯기면 중상을 입을 수 있으니까.”

전상미가 큰소리쳤다.

“당연하죠. 손발 묶인 놈한테 알면서 당할 만큼 제가 만만하지는 않아요!”

“그래 보입니다.”

이번에는 전상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선우현 씨한테 제가 계속 도움만 받고 있는데요. 저번에 사례로 돈은 필요 없다고, 다른 필요한 게 있다고….”

“필요해질 날이 오면 말할 테고, 필요 없으면 뭐 굳이.”

김수선이 한마디 했다.

- 우주왕복선의 엔진 정도는 받아내야죠.

“그래도 이렇게 받기만 하면 죄송해서….”

“조만간 필요한 날이 올 겁니다. 그때까지 힘을 많이 키워놔요.”

“네! 경영권 전쟁에서 꼭 이길게요!”

“응원하겠습니다.”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응원도 물론 좋지만요. 더 도와주시면 더 잘 싸울 수 있는데….”

“이제 내가 도와줄 일은 없습니다. 앞으로는 상미 씨 싸움입니다.”

전상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선우현의 도움을 받을 때마다 그녀의 상황이 유리해졌다. 게다가 선우현은 중요한 정보도 많이 제공했다.

“이 전쟁에서 저의 브레인이 되어 주시면….”

지원위성에서 김수선이 웃었다.

- 훗. 선장님이… 브레인?

“수선아. 비웃냐?”

- 네.

선우현이 괜히 전상미에게 불평했다.

“활토 도로 가져갈까 보다.”

“앗! 아니에요! 제가 열심히 싸워서 이길게요!”

◈          ◈          ◈

전호 호텔의 스위트룸은 등급이 몇 개로 구분되어 있다.

그중에서 펜트하우스 등급이 제일 높은데, 그 방은 본점에 하나밖에 없다.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서 외국 재벌이나 왕족, 또는 톱스타가 한국에 왔을 때나 이용한다.

평소에는 그 돈을 내고 이용할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 방은 비어 있었다.

실질적인 최고 등급 객실은 VIP 스위트룸이다. VIP 스위트룸 객실은 본점은 물론이고 제주나 부산 지점에도 여러 개가 있다.

전호 호텔은 VIP 스위트룸 고객에게 활토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일반 광고는 하지 않고 직원이 대상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고객 반응은 좋았다.

“응? 활력 토마토? 진품 맞아요?”

“활토는 태양 백화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 거 아니었어?”

“활토는 유상 서비스?”

“유상이라도 그게 어디냐.”

◈          ◈          ◈

태양 백화점 유소율 이사는 그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깜짝 놀랐다가 상황을 파악하고 진정했다.

“괜찮아. 활토를 유통에는 안 넘겼어. 호텔에서 직접 먹는 것뿐이야. 그것도 최고 등급 스위트룸 객실 손님만. 이러면 괜찮아. 휴우.”

그녀의 할머니가 물었다.

“정말 괜찮다고 보니?”

“그럼요. 업종이 아예 다르잖아요. 우리 백화점에는 큰 영향이 없을걸요?”

“그건 그렇지.”

“그런데 어떻게 납품을 따냈을까?”

“전호 호텔 전상미 사장. 미혼이더라?”

“앗! 설마 미인계로 납품을 받았나? 아닌데. 선우현 씨한테는 미인계가 안 통하는데.”

“경험담이니?”

유소율이 손을 흔들었다.

“에이. 아니에요. 전 아직 안 들이댔거든요?”

“아직?”

“어? 어? 하여간 알아요.”

◈          ◈          ◈

길성 기업 박길성 회장에게도 그 소식이 전해졌다.

“전호 호텔이 활토를 납품받는 데 성공했군. 어떻게 했을까?”

박서윤이 보고했다.

“얼마 전에 전호 호텔 도시락 몇 개를 옥상에서 선우현 씨와 먹었습니다. 전상미 사장이 직접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냥 찾아왔다고 해서 활토를 공급할 리는 없는데.”

“전상미 사장이 납치됐을 때 구해준 사람이 선우현 씨입니다.”

“그럼 인연은 그렇다 치고, 활토 공급 이유는 어떻게 생각하지?”

“찢어진 전호 그룹에 다시 경영권 전쟁이 터졌습니다. 그 전쟁에서 선우현 씨가 전상미 씨를 밀어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박길성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박서윤 대리는 유능해. 정보획득부터 분석, 판단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으니 기업 경영도 잘하겠어. 좋은 재능을 물려받았구나.”

“과찬이십니다.”

“VIP 스위트룸을 이용하면 활토를 먹을 수 있다던데, 박서윤 대리도 관심 있나?”

“저는 종종 선우현 씨가 나눠주는 걸 먹기 때문에 딱히 관심은 없습니다.”

“활토를 그냥 준다고?”

“보통은 제가 요리로 만들어서 같이 먹습니다.”

박길성이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친하게 지내니까 좋구나. 그 건물로 이사 가길 잘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          ◈

전호 호텔 VIP 스위트룸에 손님이 속속 들어왔다. 그런데 활토 제공은 처음에는 본점 VIP 스위트룸만 해당됐다.

전상미가 선우현에게 사정했다.

“부산과 제주도 호텔에서도 요청이 쏟아지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일단 상자에 담아왔으니까 이걸 써요.”

“앗! 그 귀한 걸 두 상자나! 알라뷰!”

“자꾸 이러면 상자 도로 가져가야겠다.”

“농담이에요!”

◈          ◈          ◈

전호 호텔 VIP 스위트룸은 순식간에 만실이 됐다.

고객은 활토 하나만 먹으려고 그 방을 빌린 게 아니다. 다른 호텔 스위트룸으로 가려던 고객이 방향을 트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조건이 비슷하면, 전호 호텔로 해.”

“서비스나 거리 차이가 좀 있어도, 활토가 있으면 그 정도는 메우고도 남잖아.”

“내가 내일 바다 같은 정력을 보여줄 테다!”

모두 그런 건 아니다. 스위트룸에 묵을 예정이 없었는데 활토 하나만 보고 찾아온 고객도 있었다.

본점 펜트하우스도 오랜만에 손님을 받았다.

전상미가 비서에게 물었다.

“제니퍼 그레이? 그 사람 미국 가수잖아. 국내에서 공연한데?”

“휴가 온다는데요?”

“서울로? 갑자기?”

“매일 활토 하나씩 주는 거 확실하냐고 확인까지 하던데요. 그게 힐링이라면서요.”

VIP 스위트룸은 활토를 제값 주고 사야 하지만, 펜트하우스에는 무상으로 제공된다. 워낙 방값이 비싸서다.

“미국 가수가 활토를 아네.”

“어렵게 구해서 가끔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호텔에 와서 쉬는 동안은 마음 편하게 매일 먹겠대요. 그러면서 곡도 쓰고요.”

VIP 스위트룸은 만실이 된 후에는 예약이 차곡차곡 쌓였다. 심지어 펜트하우스에도 예약이 생겼다.

전상미는 당황했다.

“우리 펜트하우스가 예약 대기열이 생긴 적이 있나?”

“단 한 번도 없죠. 일 년의 대부분을 비워두는 상징적인 방인데요.”

그 모든 일이 겨우 며칠 만에 일어났다.

“활토 제공 방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가 훨씬 더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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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미는 곧바로 전호 그룹 계열사의 우호지분을 가진 회사 경영진이나 개인에게 연락을 돌렸다.

“이렇게 일찍 성과가 나오면 더 좋지!”

그녀는 현재 호텔 VIP 스위트룸이 만실이 됐다는 것에, 현재 쌓이고 있는 예약, 그리고 이 효과가 다른 객실 예약률에 끼치는 영향 등을 알아보기 쉬운 문서로 만들었다.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건 국내 호텔 1위에 올라서는 시기였다. 전상미는 앞으로 1년을 보았다. 관련 근거도 구체적이었다.

그녀가 그 자료를 전호 그룹 각 계열사의 우호지분을 가진 회사들에 돌렸다. 그냥 서류만 보내준 게 아니라 필요할 땐 직접 찾아가서 상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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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형이 구치소에서 변호사와 만났다가 그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전호 호텔이 어떻게 1년 만에 업계 1위가 되나! 거기는 예전에는 적자를 내던 곳이야!”

“자료가 워낙 구체적이라, 우호지분을 가진 회사들의 오너에게 잘 먹힌다고….”

“그 새끼들! 돈만 벌면 다라는 거냐! 내가 전호 그룹의 진정한 후계자라고! 어디서 데리고 들어온 상미가 아니라 내가 장남이고 황태자야!”

전준형이 구치소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갑자기 고개를 획 돌리며 물었다.

“상미가 활토는 어떻게 납품받았어? 어디서?”

“그걸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전상미 사장이 직접 처리한 일이라….”

“담당자를 매수하든 내부의 우리 빨대를 동원하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알아내! 알아내서 막아! 활토 농장에 불을 지르든 뭘 하든 막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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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성은 당황했다.

“혹시 태양 백화점이 상미한테 붙었나?”

비서가 보고했다.

“아닙니다. 태양 백화점의 활토 공급량은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면 상미 그게 무슨 마법을 부린 거지? 그걸 어떻게 납품받은 거야?”

“알아보고 있습니다만, 호텔 구매 담당 부서에서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 일이라….”

“젠장. 우리 우호지분 단도리부터 잘해야겠어. 아니다. 내가 직접 돌아다녀야겠다.”

전준성이 심각해진 얼굴로 말했다.

“전호 그룹을 다시 합쳐서 내 손에 넣을 기회인데, 이렇게 날릴 수는 없지.”

◈          ◈          ◈

정보기관 내근직 요원 강선정이 선우현을 찾아왔다.

그녀가 방실방실 웃으며 말했다.

“손님이 왔는데 주스 한 잔 주는 거 어때요?”

“커피 마셔요.”

“췟.”

강선정은 선우현에게 뇌물로 주려고 산 아메리카노를 자기가 마시며 물었다.

“이번 전호 그룹 사태, 선우현 씨가 한 거죠?”

“정보기관에서 민간인에게 관심이 많네. 그러면 불법 아닌가?”

그녀가 얼른 손을 흔들었다.

“아뇨. 회사에서 알아낸 게 아니에요. 뉴스 보고 제가 그냥 깨달았죠. 전호 전시관 일은 우리가 같이했으니까 바로 알 수 있었어요.”

“그거 확인하러 온 겁니까?”

“그냥 물어보러 온 거예요. 오늘 연차 써서 쉬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완전히 사적인 질문이죠.”

선우현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나도 사적으로 물어봅시다. 박재곤이 유인 달기지 건설계획에 영향력을 행사합니까?”

“웅…. 그건 저도 잘….”

“강선정 씨한테는 커피도 아깝네. 그만 마셔요.”

“이 커피 제가 샀거든요?”

“나 좀 나눠주던가.”

“우와. 있는 사람이 더하다더니.”

◈          ◈          ◈

박재곤 의원이 보고 자료를 보며 인상을 썼다.

“이거 확실해?”

비서가 대답했다.

“경찰 쪽 우리 라인을 통해 얻어온 자료입니다.”

그 문서는 경찰의 전준형 수사 자료를 복사한 것이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증거가 너무 많아서 전준형 부회장은 당분간은 풀려나기 어렵답니다.”

“젠장. 똥 밟았네.”

박재곤이 푸념했다.

“차라리 전준성 쪽과 손을 잡을걸.”

비서가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의원님. 전준성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뛰어다닌다는 소문이….”

“어? 왜?”

“전호 그룹 각 계열사의 우호지분이 전상미 사장 쪽으로 움직인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원래 본체가 전호 그룹이라, 쪼개진 후에도 계열사 간에 지분 관계가 얽혀 있어서….”

박재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래서 전상미가 전준형은 물론이고 전준성까지 이길 것 같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의원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전호 그룹 쪽은 텄어. 손 떼야지.”

“그럼 덕구파는….”

“깡패 새끼들이 이런 대형 사건에 얽혔는데 멀쩡하겠냐? 덕구파도 텄어.”

“그렇다고 그 두 곳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습니까?”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다. 그런 배에 올라타면 나도 빠져 죽어. 앞으로 전준형이나 덕구파에서 오는 연락은 나한테 연결하지 마.”

비서는 당황했다.

“그, 그럼 그걸 제가 다….”

박재곤이 비서를 째려보았다.

“너 설마 쫄았냐?”

“그게, 한쪽은 돈이 많고 다른 쪽은 칼이 있는데….”

“그놈들이 지금 상황에서 감히 날 건드려? 그러면 전준형은 전상미한테 탈탈 털리고, 덕구 파는 두목부터 감옥에 가겠지. 나는 절대로 못 건드리니까 어깨 펴고 당당하게 상대해.”

비서가 머리를 숙였다.

“저는 의원님만 믿습니다.”

박재곤이 손을 흔들었다.

“나가 봐.”

“예.”

비서가 나간 후에 박재곤이 말했다.

“역시 스래곤과 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해야겠어. 이쪽이 사이즈가 훨씬 크니까,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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