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숨찐 옥탑방 억만장자-135화 (135/281)

135. 임파서블 미션 II

선우현의 옥탑방 건물에 들어온 놈은 넷이다. 하나는 외부에서 경계 중이다.

그들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선우현과 마주쳤다.

1팀의 선두에서 움직이던 팀원이 즉시 계단을 뛰어 올라가며 선우현의 목을 향해 손을 뻗었다.

‘목을 눌러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하고 입을 막은 후에 제압….’

선우현이 발을 내질렀다. 강력한 발차기가 적의 몸통에 정확히 꽂혔다.

계단을 뛰어 올라가던 놈의 몸이 앞으로 접혔다. 접힌 상태로 뒤로 날아가 계단 모퉁이의 벽에 충돌했다가 아래로 툭 떨어졌다.

비명은 뒤늦게 터졌다.

“커억!”

팀장은 계단 모퉁이 아래쪽에 있어서 선우현이 걷어차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팀원이 뒤로 날아와 벽에 충돌하고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팀장이 다급히 명령했다.

“강경 수단을….”

선우현이 계단 위 2층 복도에서 점프했다.

두 번째 놈이 삼단봉을 꺼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선우현이 공중에서 다리를 쭉 뻗어 적의 몸통을 걷어찼다.

“케엑!”

팀장의 눈에 두 번째 팀원도 벽으로 날아가 처박히는 모습이 보였다.

“무슨 상황….”

선우현이 공중에서 벽을 툭 밟은 후에 계단 중간 바닥에 착지했다.

이제 팀장도 선우현을 볼 수 있었다.

선우현이 계단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사람들이 이 건물 보안을 걱정하잖아. 그러니까 밑에 있어라.”

두 놈이나 벽에 처박히는 소리를 듣고 박서윤이 집에서 나왔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데 무슨 일이에요?”

선우현이 위쪽은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도둑놈 잡는 중이니까 들어가요.”

“몇 놈이나 있는데요?”

“두 놈은 잡았고 두 놈 남았습니다.”

“금방 끝내시겠구나.”

박서윤이 도로 집으로 들어갔다.

선우현이 남은 두 놈을 보며 물었다.

“야. 어디서 왔냐?”

팀장은 탈출 방법을 궁리하느라 바빴다.

‘탈출의 리스크는?’

팀원 둘이 당했다. 이미 기절한 두 명을 데려가려면 선우현부터 제압해야 한다.

그런데 제압할 수 있다면 탈출할 필요가 없다.

탈출하려면 팀원 둘은 이곳에 남겨둬야 한다.

‘팀원들이 체포되면 우리 정체가 드러난다.’

그들의 진짜 신분은 외국 정보국이 한국에서 기술 정보를 빼내기 위해 만든 회사의 스파이다.

‘놈을 처리해야 해.’

그런데 팀원 둘이 너무 빨리 제압당했다.

‘전투력이 강한 놈이다. 피를 보지 않고 싸우려 하면 질 수도 있다. 이긴다 해도 너무 오래 싸워야 해.’

팀장이 결정을 내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

“베어라.”

팀원이 즉시 단검을 뽑았다.

총은 가져오지 않았다. 총을 쓰면 임무에 실패해 체포됐을 때 수습할 방법이 없어진다.

팀장이 손을 허리 뒤로 돌리며 생각했다.

‘피를 보더라도 빨리 제압하고 후퇴하는 게 최선이다. 이 방법밖에 없어.’

선우현이 계단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칼을 뽑았네?”

- 눈에는 눈, 칼에는 칼이죠.

“복도에 피 묻히기는 싫은데.”

- 그건 그렇습니다.

팀원이 단검을 움켜쥐고 자세를 낮췄다.

1팀장은 등 뒤에서 사단으로 접힌 철봉을 꺼냈다.

그가 철봉을 강하게 흔들었다. 네 개의 봉이 쭉 펴져 연결되어 기다란 막대로 변했다. 그 끝에서 폭이 좁고 날카로운 칼날이 툭 튀어나왔다.

철봉이 순식간에 창으로 변했다. 팀장이 왼손을 앞으로 뻗고 오른손으로는 창을 잡았다.

선우현이 그 모습을 보며 말했다.

“총이라도 꺼낼 줄 알았더니, 창이네?”

팀원이 단검을 앞으로 내밀어 선우현을 겨누며 전진했다.

선우현은 팀원을 상대하지 않고 계단 위에서 바닥을 툭 차며 점프했다.

팀원이 즉시 공중에 뜬 선우현을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칼날이 허공만 갈랐다.

선우현은 계단 위에서 팀원을 훌쩍 뛰어넘어 1팀장을 향해 날아갔다.

1팀장은 계단 아래 1층에 있었다. 그는 선우현이 공중을 날아오는 모습을 보며 눈을 번뜩였다.

‘기회다!’

그는 창 한 자루만 있으면 단검을 든 놈 서넛은 이길 자신이 있다. 상대가 맨손이라면 더 쉽다.

1팀장이 공중에 뜬 선우현을 향해 창을 내지르며 속으로 외쳤다.

‘나의 창은 적을 꿰뚫는다!’

선우현이 공중에서 날카로운 창날을 발로 밟았다.

1팀장은 확신했다.

‘멍청한 놈! 발이 발바닥부터 베일….’

신발 밑창에서 불꽃이 튀었다.

창날이 신발을 뚫지 못했다. 밑창은 갈랐지만, 그 안쪽에 덧댄 철판을 뚫지는 못했다.

불꽃이 튀면서 창날이 선우현의 신발 밑으로 미끄러졌다. 선우현이 공중에서 앞으로 걸으며 발로 창대를 콱 밟았다.

창대가 아래로 휙 내려가고 창날이 계단에 충돌했다.

1팀장은 즉시 창을 빼내려고 했다.

갑자기 1팀장의 다리가 옆으로 확 끌려갔다.

“억!”

1층에 숨어 있던 엠투가 튀어나와 1팀장의 바지를 물고 옆으로 확 당겼다.

1팀장은 중심을 잃고 옆으로 나자빠졌다.

선우현은 아직도 창대를 밟고 있었다. 쇠로 만든 창대와 복도의 콘크리트 바닥 사이에 1팀장의 오른손이 끼었다.

“악!”

선우현이 창대 위를 걸어가 1팀장의 오른손을 밟으며 말했다.

“뭐냐. 폼은 있는 대로 잡더니 그냥 자빠지냐?”

“끄악!”

1팀장이 비명을 지르며 왼손을 흔들었다. 소매 속에 숨기고 있던 작은 칼이 튀어나와 손에 잡혔다.

하지만 그 칼을 쓸 기회는 없었다. 선우현이 1팀장의 왼손을 발로 툭 걷어찼다.

작은 칼이 옆으로 튕겨 나갔다.

선우현이 발에 힘을 주고 창대를 밟았다. 적의 오른손은 쇠로 만든 창대에 눌린 상태였다.

오른손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끄아악!”

선우현이 창대를 발로 툭 찼다. 창대가 흔들리면서 눕혀져 있던 창이 수직으로 일어났다.

뒤쪽에서 마지막 팀원이 선우현의 등을 향해 돌진하며 칼을 뻗었다.

선우현이 방금 세운 창을 잡아 뒤로 쭉 뻗었다. 창날이 적의 단검을 쳐냈다. 단검이 공중으로 날아갔다.

“헉!”

선우현이 창을 현관 쪽으로 던져버리고 한 걸음 전진해 마지막 놈의 얼굴을 손으로 콱 잡았다. 그런 후에 그대로 계단 벽에 처박았다.

“케엑!”

“아. 벽 수리하는 거 다 돈인데.”

- 살살 하셨어야죠.

선우현이 손을 놓으며 말했다.

“이놈들 때문이야.”

마지막 놈이 얼굴을 벽에 댄 채로 아래로 미끄러졌다.

이제 정신이 남아 있는 건 오른손이 부러진 1팀장밖에 없다.

선우현이 돌아서며 물었다.

“야. 너 어디서 왔냐? 누가 보냈어? 뭘 훔치려던 거야?”

1팀장이 눈알을 굴렸다.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오른손이 부러진 상태로 뛰어봤자 선우현을 따돌릴 수는 없다. 창이 저 멀리 굴러다니긴 했지만, 부러진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걸 잡을 수도 없다.

설사 창을 다시 잡는다 해도 이길 자신이 없다.

1팀장이 체포됐을 때를 대비해 준비한 시나리오를 말했다.

“우리는 그냥 도둑질하러 온 거다. 2층을 털려고 했다.”

“그래. 이 건물 2층에 사는 사람들에게서 푼돈이라도 훔치려고 네 명이나 무장하고 쳐들어왔다는 거지?”

“그렇다.”

“경찰한테도 꼭 그렇게 말해라. 혹시 아냐? 믿는 척이라도 해줄지.”

1팀장이 입을 다물었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자. 그러면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는 모를 테니까.’

선우현이 말했다.

“더 물어봤자 대답할 분위기는 아닌데…. 맞다. 너 나랑 싸우다가 기절했지?”

“그게 무슨….”

선우현이 1팀장의 머리를 발로 툭 찼다.

“켁!”

1팀장도 기절했다. 이제 깨어있는 놈은 없었다.

선우현이 엠투를 보았다. 엠투는 1팀장이 선우현을 창으로 공격한 후에 나타나 다리를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엠투. 이놈이 창으로 나를 찌르기 전에 자빠뜨렸어야지. 기습이 너무 늦었잖아.”

“멍멍!”

“뭘 잘했다고 큰소리야? 내가 바닥을 철판으로 보강한 전투화를 신었으니까 다행이지, 운동화였으면 어쩔 뻔했어?”

“멍!”

“하긴. 그래도 내가 이겼겠지.”

선우현이 최종훈에 전화를 걸었다.

“최 사장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물에 침입한 놈들에 대해 들은 최종훈은 분노했다.

- 감히 활토와 R 크림을 노리다니! 제가 당장 가겠습니다!

“최 사장님. 내 걱정은 안 하십니까?”

- 예? 아니, 선우현 씨가 겨우 몇 놈 때문에 다치는 건 상상이 잘 안 돼서.

“창을 가진 놈도 있는데.”

- 총이요?

“아니요. 창이요.”

- 총 가진 놈도 잡는 분이 겨우 창 가지고….

“오기나 하시죠.”

- 지급 갑니다!

선우현이 전화를 끊은 후에 말했다.

“수선아. 서윤 씨도 그렇고, 최 사장님도 그렇고, 사람들이 내 걱정을 안 한다.”

- 적이 몇 놈 안 되니까요.

“너도 안 하네.”

선우현이 112에도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

그는 칼과 창으로 무장한 강도단이 건물에 침입했지만 모두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 선생님. 112에 장난전화 하시면 안 됩니다.

“장난 아닙니다. 일단 순찰차라도 한 대 보내보던가요.”

몇 분 후에 순찰자가 도착했다. 경찰 두 명이 투덜대며 내렸다.

“서울에서 칼도 아니고 창을 들고 쳐들어오는 무장강도라니. 그게 말이 되냐? 그리고 그걸 또 어떻게 제압했다는 거야?”

“게임 하다 신고한 거 같은데요?”

“당연하지. 진짜 이런 장난전화까지 다 확인하는 건 경찰력 낭비…. 으헉! 저 사람들 뭐야! 왜 복면을 쓰고 쓰러져 있어!”

“진짜 창이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이 18세기냐! 21세기에 도대체 왜!”

“지원 부르겠습니다!”

***

제압된 1팀은 원래 다섯 명이다. 네 명이 선우현의 건물에 진입했지만 한 명은 조금 떨어진 건물에서 그곳을 감시했다.

그런데 건물 앞에 경찰이 나타났다.

외부에서 감시하던 요원은 상황을 깨달았다.

“전멸했구나.”

그는 감시 장비를 가방에 넣은 후에 그 건물을 조용히 벗어났다.

“경찰이 여기까지 수색하기 전에 빠져나가야 해.”

그는 미행하는 사람이 있는지 계속 경계하며 이동했다. 그렇게 한참 이동해 현장을 완전히 벗어난 후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나는 빠져나왔다.”

***

김수선이 선우현에게 보고했다.

- 다른 건물 옥상에서 감시 중이던 놈이 이동했습니다.

“난 여기서 상황을 설명해야 하니까 지금은 쫓아갈 수 없어. 계속 추적해.

- 적이 버스나 택시를 타야 추적할 수 있습니다.

“택시를 타면 좋을 텐데.”

- 적이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택시냐?”

- 골목에 세워둔 승용차를 타는데요? 예비 차량인가 봅니다.

“제일 추적하기 쉬운 수단을 탔네?”

- 그렇죠. 지하철을 타면 놓쳤을 텐데요.

***

외국 정보국이 한국에 만든 위장회사의 사장이 화를 벌컥 냈다.

“그래서 너 혼자 도망쳤다는 말이냐!”

외부에서 경계를 맡은 요원이 변명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건물은 이미 경찰이 와서….”

“1팀의 다른 요원들은 어떻게 됐는데!”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건물 내부에서 전멸한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당했다는 거냐!”

“그 건물은 계단 창문이 모두 검은색입니다. 외부에서는 내부 관측이 불가능해서….”

사장이 욕을 했다.

“이런 등신 같은 새끼. 그걸 지금 보고라고 하나? 넌 본국에 돌아가면 중징계를 각오해라!”

“알겠습니다.”

사장이 씩씩대다가 멈칫하더니 표정을 굳히며 물었다.

“설마 미행을 당하진 않았겠지?”

“물론입니다. 중간에 차량 번호판까지 교체하면서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 복귀했습니다.”

“그거 하나만 잘했다.”

이 회사에는 두 개의 팀이 있다.

2팀장이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1팀이 입을 열지는 않을 거야. 스파이로 잡히는 것보다는 도둑이나 강도로 잡히는 편이 나으니까.”

“만약을 대비해야 합니다.”

“그것도 그렇지. 즉시 이 거점에서 철수하고 비상 거점으로 이동한다.”

비상 거점의 위치는 1팀이나 2팀 모두 모른다. 누군가 체포됐을 때 대피하기 위한 곳이라 사장만 알고 있다.

“2팀은 모두 권총으로 무장해.”

2팀장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1팀을 구출하는 겁니까? 한국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

“1팀은 버린다. 습격할 때 총은 가져가지 않았으니까 불법 체류자에 도둑놈 정도로 취급될 거다.”

“예? 그럼 우리는 왜 총기로 무장을….”

“우리 대신 1팀을 빼낼 놈들이 필요해. 그 일을 맡기기 적당한 놈들이 있다. 잡아서 일을 시켜야지.”

***

김수선이 보고했다.

- 그 건물에서 차량 세 대가 빠져나왔습니다.

선우현은 최종훈에게 뒷처리를 맡기고 현장을 빠져나와 이동하던 중이다.

“들켰으니까 거점을 옮기는 거네.”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쫓아가야지.”

***

한국 정보기관 요원이 과장에게 보고했다.

“과장님. 식별코드 C7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C7? 그게 어디더라?”

“성동구에 있는 소규모 외국계 회사인데, 외국 정보기관이 국내에 만든 위장회사일 가능성이 있어서 주시하는 곳입니다.”

“아아. 그 새끼들. 그 새끼들이 왜?”

“집단으로 움직이고 있답니다.”

과장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잠깐. 단체로 움직이는 건 어떻게 알았지? 카테고리 C면 현장 요원을 배치할 만큼 의심한 건 아니란 소리잖아.”

“강선정 요원이 근처에 있습니다.”

“응? 강선정이 왜 거기 있어? 지금 징계 중이잖아.”

“지나가는 길에 그냥 들러봤다가, 놈들이 이동하는 걸 발견하고 추적 중이랍니다.”

“환장하겠네. 강선정은 현장 요원이 아니라 내근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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