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나사
김수선이 말했다.
- 선장님이 그 정도로 확신하시는 걸 보니까, 그 장비는 진짜로 터지겠네요.
“수선아. 네가 어쩐 일로 나를 이렇게 쉽게 믿냐?”
- 절대로 안 터진다고 큰소리쳤는데도 장비가 터진 일이 수두룩한데, 대놓고 터진다고 하셨으니 진짜 터지겠죠.
“내가 뭐든 잘 터트리는 건 전장에서 하도 많이 터트려봐서야. 터트리는 데 너무 익숙해졌거든.”
- 어디서 약을 파십니까? 장비 수리하다 터트리는 거랑 지구연합군에서 에이스였던 게 무슨 상관인데요?
“안 통하네.”
최종훈이 물었다.
“선우현 씨.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저렇게 하면 터진다니요?”
선우현이 테스트 중인 레이저 장비를 가리켰다. 그 장비는 JHC 테크 연구소에서 새로 개발한 것이다.
“저거 저렇게 만들면 터집니다.”
최종훈은 당황했다.
“아니, 그걸 그냥 겉모습만 보고 어떻게….”
“내부가 다 보이는데요?”
그 장비는 외부 케이스를 제거해놓고 테스트하는 중이다.
최종훈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외부 철판만 제거한 거잖습니까? 눈으로 본다고 알 수 있으면 열어놓고 실험하지 않겠죠. 저 정도는 봐도 상관없으니까 그러는 건데….”
어차피 내부 회로 기판은 보이지 않는다. 소프트웨어는 원래 눈에 안 보인다.
배선도 일부만 보인다. 외부에 노출된 부품들로 전체 구조를 알 수는 있지만, 세부 스펙은 알 수 없다.
그 장비 실험을 주관하던 장비 개발 3팀장은 사장인 최종훈이 왔을 때부터 신경 쓰고 있었다. 그는 선우현이 누구인지 눈치챘다.
‘낙하산이 오늘 연구 협력업체로 들어온다더니, 그 사람이구나.’
그는 선우현이 하는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해 따졌다.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겉모습만 보고 그런 악담을 해도 되는 겁니까? 내부 회로는 본 적도 없으면서.”
“악담이 아니라, 저거 저대로 놔두면 진짜 터집니다.”
“도대체 어디가 어떤 문제가 있어서 터진다는 겁니까?”
선우현이 작게 물었다.
“수선아. 우리 장비는 왜 터졌지?”
- 모르죠. 선장님이 개조한 후에 터졌다는 것만 알지, 이유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치? 모르지?”
- 당연히 모릅니다.
선우현이 팀장에게 말했다.
“동력 전환장치 쪽 체크 좀 해보시죠. 온도도 재보시고, 진동도 좀 확인하시고.”
왜 터졌는지는 모르지만 어디가 터졌는지는 안다. 지금 지원위성에 있는 레이저 금속 추출기는 동력 전환장치가 터졌다.
- 선장님. 거기서도 그 모듈을 동력 전환장치라고 부를까요? 변압기나 배터리, 뭐 그런 이름 아닐까요?
“나도 몰라. 알아서 알아듣겠지.”
팀장이 화를 내려고 했다.
“그 무슨….”
최종훈이 끼어들었다.
“박 팀장님. 확인은 해보시죠.”
최종훈은 사장이다. 말 한마디로 팀을 날릴 수도 있고 예산을 더 줄 수도 있는 사람이 확인해달라고 했다. 그럼 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확인하고 다시 오겠습니다. 손님은 잠깐만 기다리시죠.”
팀장이 씩씩대고 돌아가 팀원을 불렀다. 팀원이 계측기와 감지기를 들고 왔다.
최종훈이 물었다.
“선우현 씨. 정말 터지는 겁니까?”
“아마도요.”
“그러면 안 터질 수도 있….”
연구원과 함께 장비의 동력 계통을 점검하던 팀장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자, 장비 꺼! 빨리 끄라고! 이거 터진다!”
연구원들이 서둘러 전원을 내렸다. 연구실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잠시 후에 팀장이 창백해진 얼굴로 다가왔다. 그가 선우현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터지기 딱 좋은 구조니까요.”
“아니, 그게 겉에서 보였을 리 없는데….”
최종훈이 물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팀장이 설명했다.
“새로 추가한 레이저 전환장치 중 하나가 작동 중에 파워 서플라이 구조물과 물리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구조 설계 오류입니다.”
“그럼 터질 수도 있었습니까?”
“그게…. 보통은 파워가 나가고 회로가 좀 타는 정도입니다.”
“보통이 아닌 경우는요?”
“동력이 최대로 들어간 상태로 테스트하던 중이라…. 그래도 폭탄처럼 터진 않을 겁니다. 그냥 펑 소리가 나면서 불꽃이 튀고 연기가 나는 정도….”
“그 정도면 터진다고 표현하는 게 맞잖습니까?”
“그게….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겉만 보고 아는 건 불가능한데….”
팀장이 선우현을 쳐다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아신 겁니까?”
선우현이 작게 말했다.
“수선아. 우리 것도 그래서 터졌나 보다.”
- 지금 우리 장비에서 말썽을 부리는 부분이 어디인지 알겠습니다. 이건 개조 없이 수리할 수 있겠네요. 자원을 아꼈습니다.
“내가 이렇게 도움이 된다.”
- 그러게요. 이런 날이 다 있네요.
팀장은 계속 선우현의 대답을 기다렸다.
선우현은 대답할 말이 딱히 없다. 그가 이 자리를 피하려고 최종훈에게 제안했다.
“커피라도 하시죠. 연구소 카페가 좋아 보이던데요.”
“아. 가시죠.”
“커피는 제가 사겠습니다.”
“우리 연구소 카페 커피는 공짜입니다.”
“그거 참 마음에 드네요.”
***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최종훈이 물었다.
“선우현 씨는 생명과학이 전문이신데, 레이저 장비의 결함은 어떻게 아신 겁니까?”
“생명과학 전문이라니요? 아닌데요?”
“예? 레드 포션과 활력 토마토 재배용 영양제를 개발하셨잖습니까?”
“그거야 그냥 만들 수 있으니까 만든 거고요.”
“아니, 그 기적의 약을 어떻게 그냥 만들….”
“아. 이제 나도 일하러 가야지. 최 사장님은 안 바쁘십니까?”
“바쁘죠. 바쁜데요. 후우. 아닙니다. 나중에 옥탑방 옥상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선우현은 연구소 내부 사무실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어휴. 다들 이유를 왜 그렇게 이유를 물어봐? 나도 모르는데.”
- 그러게 말입니다. 선장님도 모르는데.
“수선아. 너도 모르잖아.”
- 장비를 바깥으로 옮겨서 보여줬으면 혹시 알지도 모릅니다.
“아니야. 모를 거야. 너도 장비 고칠 때 자동 수리모듈을 주로 사용하잖아. 우리가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고 장비를 고치는 건 아니지.”
- 그건 그렇습니다.
선우현이 책상 위에 늘어놓은 부품들을 만졌다. 모두 폐기장비 적치장에서 가져온 곳이다.
“이걸로 정찰모듈을 어떻게 만들지나 궁리해보자.”
김수선이 응원했다.
- 선장님. 지금부터 밤새도록 연구해서 하얗게 불태우는 겁니다!
“근데 내일부터 해야지. 퇴근해야겠다.
- 예? 오늘 오후에 나오셨는데요?
“오천 년 만에 사무실에 나와서 일했더니 피곤해.”
- 아직 일은 안 하셨는데요.
***
선우현은 이튿날도 오후에 출근했다.
어차피 윗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하라고 독촉하는 김수선이 있긴 하지만 그런 잔소리는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라 먹히지 않았다.
선우현은 연구소 카페에서 공짜 아메리카노를 받아 홀짝였다.
“원두 좋은 거 쓰나 보다. 맛있네.”
선우현은 혼자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그 모습을 카페에 들렀다가 보고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었다.
“저 사람이 어제 장비 개발 3팀 실험을 참관한 그 사람이야.”
“실험하는 걸 보더니 장비 결함을 그 자리에서 잡아냈다고 하더라. 계속 실험했으면 터졌을 수도 있었대.”
“뜯어본 것도 아니라며?”
“어. 구조를 쓱 보더니 결함을 바로 알아냈다더라.”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장비 설계의 초고수라면 가능하겠지? 우리 연구소에도 설계도면만 쓱 훑어보고 결함을 찾아내는 사람이 있잖아.”
“저 사람은 설계도가 아니라 조립이 끝난 장비를 보자마자 알았다잖아. 그게 가능한가?”
“실제로 그렇게 했잖아.”
“사장님은 도대체 누굴 데려오신 거야?”
“몰라. 저런 능력자라면 연구원 중에 얼굴을 아는 사람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도 모른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직원도 있었다.
“폐기장비 적치장 말이야. 저 사람이 어제 거기서 폐품을 뒤적였다던데?”
“아니, 왜?”
“나야 모르지. 망가진 부품을 손에 들고 히죽히죽 웃는 걸 거기 관리하는 직원이 봤다더라.”
“도대체 정체가 뭐지?”
“사장님만 아시겠지.”
***
선우현은 커피를 한 잔 더 받아 사무실로 갔다.
“집에 갈 때 공짜 커피 한 잔 더 받아가야겠다.”
-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선우현이 커피를 옆에 내려놓고 적치장에서 주워온 부품들을 살폈다.
“수선아. 이걸 어떻게 조립해야 할지 의견 좀 줘봐.”
- 제가 볼 수 있어야 의견을 드리죠. 실내에 계시면 여기서는 안 보입니다.
“밖으로 가지고 나가야겠네.”
연구소 옥상에는 커피를 마시며 대화할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었다. 선우현이 정원 한쪽 바닥에 부품들을 늘어놓았다.
“이제 잘 보이지?”
- 옥상에서 선장님을 힐끗거리는 사람들이 아주 잘 보입니다.
“개조 방법이나 생각해봐.”
- 선장님이 정찰드론을 만들 방법을 다 구상하신 줄 알았는데요?
“구상은 했는데 디테일이 부족해. 네가 거기서 제작 설명서라도 찾아.”
- 이미 찾아봤습니다. 설명서에서 요구하는 것과 일치하는 부품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비슷하게는 생겼으니까 어떻게든 짜 맞춰 보겠습니다.
선우현은 김수선의 음성 지원을 받아가며 부품 조합법을 확인했다.
그냥은 쓸 수 없었다. 개조가 필요했다.
“뜯고 깎는 건 공구 빌려서 하면 되는데, 땜질은 레이저 용접기를 써야겠어.”
- 납땜으로도 됩니다만?
“난 원래 레이저 용접기가 익숙해.”
용접은 레이저로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있었다.
- 작은 부품 몇 개는 직접 만드셔야 합니다. 폐품을 뒤져서는 못 구할 겁니다.
“칩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 당연히 금속 구조물들입니다.
“그럼 쉽겠네. 아. 레이저 금속 추출기 다 고쳤으면 그거 빌려달라고 해야겠다.”
선우현은 장비 개발 3팀을 찾아갔다.
팀장의 태도는 어제와 완전히 달랐다. 오늘은 아주 활짝 웃으며 선우현을 반겼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는 덕분에 사고를 피했습니다.”
“저 장비를 다시 테스트 중이시네요?”
“예. 문제가 된 부분은 고쳤습니다. 이제 안 터질 겁니…. 안 터지겠죠?”
“잘 고쳤으면 괜찮겠죠.”
“그런데 무슨 일로….”
“저 장비 좀 빌리려고요. 제가 만들어야 하는 부품이 좀 있어서.”
“음…. 어차피 테스트 중이니까….”
팀장은 평소라면 테스트 중인 장비를 외부인이 함부로 쓰게 하지 않는다.
그런데 선우현은 어제 사장 최종훈과 함께 왔다. 연구소와는 연구 협력 관계이며, 어제는 보자마자 이 장비의 결함을 눈치챘다.
‘우리 장비에 다른 결함이 있을지 모르니까 테스트 삼아 맡겨보자.’
선우현은 그 장비를 능숙하게 사용했다. 너무 잘 써서 팀장이 당황했다.
“어…. 왜 이렇게 잘 쓰십니까? 이거 우리가 만든 신제품인데? 아직 출시도 안 했는데?”
“그냥 뭐.”
이 장비는 지원위성에 있는 금속 추출 장비와 구조가 비슷했다.
“딱 보니까 사용법을 알겠네요.”
***
선우현은 그 장비로 만들 수 있는 부품들은 그곳에서 만들었다.
새로 만든 부품들은 나사로 조립하는 방식을 쓴다. 그런데 그 레이저 장비로는 나사를 만들기 어려웠다. 하려면 할 수는 있는데 효율이 낮았다.
선우현이 다른 작업장으로 이동해서 나사를 새로 만들면서 말했다.
“나사는 그냥 사다 쓸 걸 그랬나?”
- 방금 만든 부품들의 정밀도가 충분하지 못하면 공중에서 분해될 수도 있습니다. 조립용 나사라도 권장 사양에 맞는 걸 써야 합니다.
“이건 탐사대 지원용 나사 제작 기술로 만든 거니까 사양은 충분하겠지?”
- 아마도요?
폐기장비 적치장에서 모은 부품 중에는 용접해야 하는 것들이 꽤 있었다. 그는 나사를 다 만든 후에 레이저 용접기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어제 최종훈과 돌아다닌 덕분에, 그런 장비들을 빌릴 때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노는 장비만 골라 썼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그는 부품을 모두 준비한 후에 폐기장비 적치장에서 구해온 것들을 레이저로 용접했다. 지원위성에서 쓰던 휴대용 용접기와 구조는 다르지만 원리는 비슷해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 후에 지금까지 만든 모든 부품을 연구소 옥상으로 가져가 조립했다. 그래야 김수선이 조립 과정을 보면서 조언할 수 있다.
드론 제작용 부품은 대부분 폐품에서 뜯어낸 것을 사용했다. 모터는 물론이고 배터리도 그곳에서 구했다.
적치장에서 구할 수 없는 부품은 방금 만들어왔다. 그가 만든 건 주로 날개 사이의 연결부위나 날개 외부 형상, 그리고 결합용 나사 한 줌이었다.
마지막 조립이 끝났다. 선우현이 완성품을 보며 말했다.
“어때? 그럴듯하지?”
그가 만든 드론은 프로펠러를 쓰는 일반적인 드론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새처럼 날개가 달렸다. 접이식 소형 프로펠러가 추진력을 보조하기는 하지만 기본 형태는 매와 비슷했다.
버드형 드론은 탐사대가 현장에서 망가진 장비들을 뜯어 재조립해 만들 수 있을 만큼 구조가 단순했다.
- 지상에서 처음으로 만든 탐사대 지원장비라니. 이거 귀한 거군요. 누더기 느낌이 나지만요.
“프로토타입이라 그래. 이제 이걸 새처럼 날리는 거지. 일반 드론과는 다른 기술을 쓰니까 이건 팔릴 거야.
- 비행 제어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드실 겁니까?
“그건 네가 해야지.”
- 네?
“왜? 너 그런 거 잘하잖아.”
- 그 드론은 이 지구의 장비를 조합해 만든 겁니다만?
“당연하지. 지금까지 그 작업을 했으니까.”
- 당연히 드론의 제어장치는 지구의 펌웨어로 작동하겠네요? 제가 그 펌웨어 프로그래밍 기술을 어떻게 알죠?
“어? 모르냐?”
- 여기선 인터넷도 안 되는데 제가 그걸 어디서 접해보고 어떻게 알겠습니까?
선우현이 잠시 생각하다가 방법을 제시했다.
“어…. 내가 책을 사서 보여줄 테니까, 네가 공부하면?
- 위성궤도에서요?
“나야 전략전술 전문이고, 서포트는 원래 네가 전문이잖아. 너한테 이런 건 쉽지?”
- 아니요. 이 지구는 제가 아는 것과 완전히 다른 프로그래밍 기술을 사용할 텐데, 책만 보고 그걸 어떻게 배워서 합니까?
“음…. 안되는구나.”
- 안됩니다.
선우현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선아. 그럼 나 오늘 온종일 뭐 한 거냐?”
- 헛수고요.
“확실히 알려줘서 땡큐다.”
***
선우현은 금속 부품을 가공해서 가져간 후에, 장비 개발 3팀장이 팀원들에게 말했다.
“사람이 아니라 도깨비를 본 기분이다.”
“도깨비라니요?”
“도깨비방망이 있잖아.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금속 부품을 만드는 속도가 거의 그 정도던데?”
“하긴. 우리가 개발한 장비인데, 우리보다 더 잘 쓰더라고요.”
“저는 그 작업을 옆에서 보조하면서 새로운 사용법을 좀 배웠습니다.”
“저도요. 우리 장비의 개선 방향도 좀 찾았고요.”
팀장이 말했다.
“사장님이 대단한 개발자를 데려오셨어.”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라 외부 연구 협력자라던데요?”
“맞아. 그것도 큰 회사가 아니라 혼자 일하는 개인기업이라더라.”
“갑자기 사장님하고 소장님이 그런 작은 곳과 연구 협력을 하라고 해서 말이 많이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다른 팀원이 맞장구쳤다.
“맞아요. 저도 낙하산이라고 욕하는 거 들었어요.”
팀장이 말했다.
“그 사람 실력은 어제도 보고 오늘도 봤잖아. 낙하산이 아니라 공수부대더라.”
다른 팀원이 물었다.
“그런데 나중에 나사를 투명한 비닐봉지에 담아서 가져온 거요. 그건 다른 방에 가서 만들었다는데, 아세요?”
“나사? 보기는 했는데 그게 왜?”
“제가 듣기론 금방금방 만들었다는데, 이상하게 좋아 보이더라고요.”
“때깔이 좋긴 했지?”
“나사끼리 부딪칠 때 소리도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