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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117화 (117/146)

# 117

회귀빨로 지존 헌터

- 5권 21화

중국 실무진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분명 자신들의 이야기에 가장 먼저 나올 말이 뭔지 예상이 가능한 것이었다.

"헌터 지원이라고 하시니, 저희도 헌터들의 대한 뒷공작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전에 헌터들을 섭외해 간 것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물론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는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짚어 낸다는 것.

그것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아, 그것은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헌터들의 이민 신청은 저희가 계획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헌터들의 이민 신청이 이어졌을 때, 적어도 저희에게 일정한 공문 형식으로 통보를 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한국의 실무진에 중국 실무진은 난처한 듯이 표정을 구겼다.

결국 한국에 이야기만 했다면 좋게 풀어 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건 업무상 누락이 있어서 잘못 표기됐습니다."

잘못을 곧이곧대로 시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는 말이 뒤에 이어졌다.

"앞으로는 누락된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신경 써 주시니 감사합니다."

실무진 대결에서 1:0.

한국이 먼저 승점을 올렸다.

"그럼 저희 중국에 헌터 지원이 가능하시겠습니까?"

중국 실무진은 여간 급한 게 아니었다.

지금 이런 시간에도 중국의 전선은 계속해서 뒤로 밀리고 있었다.

중국 내 최강 헌터 장쯔진이 출발한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올랐으니, 그리 쉽게 뒤로 밀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질 것이 너무나 자명했다.

장쯔진이 출발 전에 말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전선을 뒤로 밀리지 않게 할 자신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보다 강한 헌터를 초청하셔야 할 것입니다."

중국 제1의 헌터.

그가 지켜 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이다.

시간을 보내며 최대한 늦게 헌터의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꺼낼 계획이었던 중국 실무진의 준비를 모두 바꿔 버리는 말이었다.

'어쩔 수 없다. 많은 것을 내어 주더라도 한국의 헌터들을 데려가야 된다.'

중국 실무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국 실무진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일단 긴급 구호를 바탕으로 헌터들의 지원을 받을 생각입니다."

"긴급 구호라면?"

"헌터들이 스스로 지원하는 부대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대적인 국가 지원은 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

"그럼, 지원자가 없다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아, 그건 저희도 논의를 해 봐야 할 이야기입니다. 함부로 국가 전력을 모두 돌릴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안전을 위해서 최소한의 안전 전력을 구축해 놔야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원자들을 받아 원조를 보내 주겠다.

하지만, 상위권 헌터들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지금 중국 전선은 하루가 다르게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가장 우방국이었던 저희의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 주심이 어떻습니까?"

결국 입을 다물고 있던 중국 주석이 고개를 조아리며 한국의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한 것이다.

"크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국가가 모든 헌터를 관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제된 부분도 없습니다."

대통령은 어렵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물론 그의 부탁이라면 들어 줄 헌터들이 있었다.

한성의 강태욱.

그라면 이 부탁을 들어 줄 것이지만, 벌써부터 그 카드를 꺼낼 필요는 전혀 없었다.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

"그럼 현상금을 거는 방법은 어떻습니까?"

현상금.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 헌터들이 끌릴 만한 요소로 그들을 데려와야 했다.

"현상금이라......."

가장 명확한 방법이기는 했다.

하지만, 확신이 들지 않았다.

어중이떠중이 헌터들을 모두 모을 수 있겠지만, 상위권 헌터들을 돈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제가 헌터들에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떤 조건을 내걸 수 있는지 중국 정부에서 공문으로 보내 주시면 좋겠습니다."

걱정거리가 많은 중국 주석은 대통령의 말에 조금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헌터들이라고 해도 한 국가의 대표가 부탁을 하는 것이라면 마음을 돌릴지 몰랐다.

"그럼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헌터에 관련된 것이 해결되고 나니, 나머지 부분은 실무진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국가적 지원이라든지, 중국의 정치적 행보, 국가적으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우위점을 가져가야 됐다.

"그럼 저희 둘은 밖으로 나가실까요?"

대통령과 주석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끝이 났다.

이곳에 있어 봤자 실무진들이 제대로 이야기를 꺼낼 수 없기에 두 사람이 자리를 비워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럼 가시죠, 다과실에 다과를 준비해 놨습니다."

"가십시다."

주석과 대통령은 자리를 떴다.

실무진들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듯이 눈을 번뜩였다.

"국방 한계선에 관한 말씀부터 드려야겠습니다."

"이번 헌터 출장에 관한 모든 지원은 어떻게 됩니까?"

"자꾸 중국 어선이 한국의 영해를 침범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각 부처에 따른 질문이 우수수 쏟아지기 시작했다.

부처별로 중요 포인트는 달랐지만, 전 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은 모두가 같았다.

* * *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태욱의 개인 핸드폰이 계속해서 진동음을 울렸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대통령입니다.]

대통령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였다.

그가 직접 태욱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이번 중국에 일어난 몬스터 웨이브 때문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언제쯤 연락이 올까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중국의 사태에 관해서는 뉴스를 통해 그도 알고 있었다.

'중국의 도움 요청을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인가?'

태욱은 소식을 통해 중국 웨이브의 주도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데몬.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분명 마왕이 세상에 등장했음을 알리고 그 이후로 전투를 시작하면서 등장하는 녀석이었는데, 벌써 그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태욱은 걱정이 많았다.

'아직 완벽하게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만족할 만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쉬웠다.

그만큼 예측을 벗어난 빠른 등장이었다.

'그래도 그를 만나야겠지.'

아직까지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의 헌터들은 없을 것이다.

예상하건데 장쯔진이라는 중국의 제1헌터도 막아 내는 것 말고는 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네, 소식을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알고 계시다면 이야기가 빠를 것 같습니다. 이번에 중국에서 헌터 원조를 신청했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역시 내가 예상한 대로군.'

장쯔진이 전선을 맡고 있지만, 그들을 몰아낼 힘이 부족했다.

언제까지 그곳을 지켜 내고만 있을 수 없었기에 원조 신청은 예견된 사실이었다.

"제가 뭘 하면 되겠습니까?"

마음 같아서는 자신이 만족할 만한 성장을 할 때까지 시간을 벌고 싶지만, 이대로는 중국이 그대로 멸망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이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헌터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왕군을 막아 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의미한 헌터들의 희생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나중을 도모하기 좋았다.

[이번 중국 헌터 원조에 나서겠다는 발표를 해 주심이 가장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태욱이 나서겠다고 발표를 하면 잇따르겠다는 다른 헌터들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의 위상은 상당히 높았다.

헌터들 축에서도 그와 함께할 수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는 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넘쳐날 지경이었다.

"그럼, 이렇게 하심이 어떨까요?"

태욱은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

"모든 경비는 중국에서 지원한다. 그리고 행동에 따른 수당을 따로 측정해 보상하겠다. 어떤 헌터들이건 그들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동참을 해야 된다."

[그런 말씀은?]

"아무래도 제가 혼자서 발표를 한다는 것이 큰 파장을 이루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국가도 중국의 원조를 도와야 된다는 기사를 내심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다.

아무리 태욱이 인망이 높다고 하더라도 대대적인 국가 지원은 정책에 의거해 발표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직접 발표를 하는 것이 아무래도 다른 헌터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이 자명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중국과 논의 후에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중국으로 이동을 준비하겠습니다."

짧은 태욱과 대통령의 대화가 끝이 났다.

"벌써부터 준보스의 등장이라니,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닌가 모르겠네."

장난기 가득한 태욱의 말이었지만, 이미 표정은 굳어져 있었다.

이번 전투의 승리에 대한 확신이 생겨나지 않았다.

물론 데몬과 비등한 전투를 벌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했지만, 언제 마왕이 등장할지 예상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작은 산을 넘어야 높은 산을 등정할 수 있다."

태욱은 이곳에 회귀한 가장 큰 이유를 잊지 않았다.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마왕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은 자신이 성장하기 좋은 발판이라는 것을.

Chapter 6

바람이 불어왔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피 비릿한 향이 가득 묻어 있었다.

전장의 한가운데는 시체로 산이 쌓여 있었다.

대부분의 시체들이 몬스터들로 추정되지만, 중간 중간 보이는 인간들의 사체가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장쯔진.

그는 중국발 몬스터 웨이브가 터져 나온 직후 국가의 부름으로 바로 달려왔다.

마침 중국 내부에 있었기에 이동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처음 이 전선에 도착했을 때 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그의 능력은 버프.

헌터들의 회복력과 전투력을 증가시켜 주는 것.

강한 힘을 한 번에 뽑아내는 전투 요원과는 달리, 대규모 전투에서 큰 활약을 할 수 있었다.

중국 제1의 헌터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그와 전투를 할 때면 언제든 승리를 장담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오롯이 전선을 지키고 있는 수준에 그쳤다.

장쯔진의 눈길이 한쪽으로 쏠렸다.

저 멀리 활활 타오르는 채찍을 들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몬스터.

2미터에 가까운 키를 가지고 있고 그의 주변에는 10명에 달하는 수하들이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특별 별동대를 구축해 그를 제거하기 위해 보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녀석에게 도착을 하기도 전에 10명에 달하는 수하들이 별동대 모두를 즉결 처형 해 버렸다.

최대한 암살에 능한 자들을 선정해 자신의 버프를 모두 몰아 줬는데도 불구하고 단 10합을 버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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