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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116화 (116/146)

# 116

회귀빨로 지존 헌터

- 5권 20화

"제가 가서 전장을 휩쓸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먼저."

"불편하실 내용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하나같이 데몬에게 충성을 다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오직 데몬이 불편한 것 없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를 바랐다.

그렇기에 이번 출정에도 참여한 것이고 몬스터들이 쉽게 전선을 밀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못마땅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다, 같이 나가자."

데몬은 자신의 수하를 수족으로 부리는 것이 아니었다.

신체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

그들이 상처를 입거나 패배를 하게 되면 자신이 패배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기에 수하들만 보내는 전장은 있을 수가 없었다.

오직, 승리라는 커다란 산을 등정하고 또 등정하는 것이다.

"그럼 가자!"

데몬의 명에 모두가 쭈르륵 뒤에 섰다.

그의 위풍당당한 발걸음을 따라 수하들도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데몬이 전장에 들어서자, 순식간에 위세는 한쪽으로 기울었다.

단지 그가 나타났다는 것 하나만으로 몬스터들의 전투력이 상당히 상승했다.

"데몬 님이 나오셨다!"

"모두 데몬 님의 승리를 위해!"

"한 몸 불 싸지르겠습니다!"

마치 그가 승리를 이끄는 석상 같았다.

주변에 있으면 버프를 받아 강력해지는 석상.

그 정도로 데몬의 등장은 전장에 큰 파란을 가져다줬다.

"우리에게 승리의 신이 함께하신다!"

"공격하라!"

헌터들은 갑자기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몬스터들의 행보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뭐야? 무슨 버프라도 얻은 거야?"

"몬스터가 무슨 버프가 있어?"

"이게 말이 되냐?"

나름대로 전투를 예상하고 있던 헌터들은 계획이 틀어짐과 동시에 우후죽순 쓰러져 나가고 있었다.

"정신 차려!"

"모두 일단 후퇴하라!"

다급하게 헌터들을 뒤로 물려 재정비하려고 했지만, 이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데몬이 손을 위로 뻗은 것이다.

이 의미는 바로 너희들의 희생으로 우리의 위대함을 증명하라.

죽음을 불사하고 돌격을 하라는 의미였다.

몬스터들은 그 제스처를 확인하자마자, 후퇴를 하는 헌터들의 뒤를 끝까지 쫒았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광전사 같았다.

한 명이라도 더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겠다는 집념이 담긴 눈동자였다.

"힘으로 상대방을 굴복시켜라!"

"너희들의 죽음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갈구하라!"

예상치 못한 몬스터들의 돌발 행동에 많은 헌터들이 죽음을 향해 쾌속 질주로 달려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 * *

중국 정부는 몬스터들의 항전이 예상을 벗어나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좋겠소?"

"원조를 요청하심이 어떻습니까?"

원론적인 행동이었다.

스스로의 힘이 부족하면 주위의 힘을 빌려 몬스터를 막아 내는 것.

지금까지 호의적으로 보였던 한국과 미국은 이미 그 손길을 거절하고 있었다.

비슷한 상대를 굳이 도와줘 가면서 성장을 시킬 필요 없는 미국과 자신의 전력을 뺏어 간 한국은 전혀 그들에게 도움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느 나라에 원조를 구한단 말이오?"

"흐음."

마땅하게 해결책을 내어 놓는 사람이 없었다.

스스로가 자처한 일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협력 관계이지만, 뒤쳐질 것이 뻔히 보이는 일에 도움을 주지 않았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원조 국가였다.

그들의 도움이라면 어떤 위기라도 극복을 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 중국이 벌인 일 덕분에 아무런 대응이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한국에 사과를 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뭐? 사과를 표한다?"

자신이 뒷공작을 벌인 것을 사과하고 행동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치적 공방에서도 한 수 접고 들어가야 된다.

어떤 것을 내어 줘야 할지 감당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그들에게 원조를 요청해야 되는 사실은 변함없었다.

"다른 헌터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그것 또한 이미 소식이 전달됐는지, 지금까지 좋은 느낌을 풍기던 헌터들의 소식이 모두 끊겼습니다."

쾅!

돈으로 끌어들이려던 헌터들이다.

그들에게 이미 소식이 전달됐는지, 중국행을 택하지 않았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생명이 더 중요한 것이다.

"아니!"

"죄,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국에 내어 줘야 되는 것이 무엇인가?"

"아마 금전적 배상과 더불어, 이번에 이민 신청자들을 되돌려보내는 것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주석의 주먹이 강하게 쥐어졌다.

유리함을 가지기 위해 지금껏 힘써 왔는데, 고작 몬스터 웨이브 덕분에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질 지경이었다.

중국 국경선이 아닌 한국이나 미국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면 단번에 세계 제일의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분했다.

"다음에 그 기회를 노리시고, 이번에는 한발 물러나시는 것이 좋을 듯 보입니다."

"누가 그걸 몰라!"

바른말을 하는 관료에게 괜한 노기를 터뜨렸다.

"그럼 모든 방책을 준비하고 한국으로 가겠어."

주석인 그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말에 관료들은 깜짝 놀랐다.

"대사관을 통해 말씀을 전달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대사관? 그들에 어떠한 정보 요청에도 묵묵부답했어, 그런데 대사관이라고? 한국이 그 정도로 우리와의 대화를 동의하겠어?"

유리했을 때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불리한 상황이 오자 대화를 한다고 한다면? 누구라도 그것을 기뻐하겠는가?

단순하게 생각할 사항이 아니었다.

자신이 고개를 숙이고 들어갈 지라도 대화의 장을 열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러니 직접 나서 한국의 대통령과 대화를 하려는 심산이었다.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관료는 준비하겠다는 말을 마치고 바로 밖으로 향했다.

어떻게든 한국의 수장인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비행길에 올라야 했다.

* * *

한국 청와대.

"이번에 중국의 방문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방문 요청이라구요?"

"네,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아무래도 급한 것은 저들이겠지.'

지금까지 어느 라인을 통해서도 연락이 닿지 않았던 중국이었다.

중국 내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에서야 돌아오고 있었다.

"의도가 어떤지 예상 가능합니까?"

"네, 물론입니다. 이번에 중국 만리장성 부근에서 일어난 몬스터 웨이브 때문인 것으로 사려됩니다."

"그건 저도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파렴치한 일들을 벌여 왔습니다. 이번에 그것을 모두 잡아내야 해야 됩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대통령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은 항상 자신들이 가장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을 하는 족속들이다.'

중국인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다.

금전적인 유리함을 바탕으로 항상 거래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조금의 유리함이 한국으로 하여금 조약과 협약을 어렵게 만드는 포인트 중 하나였다.

"이번에는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이번에 아주 유리한 상황입니다."

유리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를 달라거나 땅을 달라거나 이런 것은 먹혀들지 않는다.

저들도 최소한의 선이라는 것이 있다.

나라를 다 넘겨주고 살아남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지금껏 권력을 마구 주무르고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면 결국 협상을 하는 것에 의미가 사라져 버린다.

그들에게 최대한 뽑아내면서 포기하지 않을 만한 매력적인 요구를 들어 줘야 했다.

'헌터들의 지원이 그들이 원하는 것이겠지?'

어떤 꿍꿍이를 펼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만, 겉으로 내색을 해선 안 됐다.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으면 자신들이 직접 입으로 이야기할 것이다.

결국 목적을 이야기해야 되는 것은 중국이었다.

그들의 어떤 것을 제시할 것인지는 회담에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그들이 방문을 한다고 합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는가?"

"방문단 사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문단 사절.

이는 국가 의전이란 형태로 예우의 격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가장 크게는 국빈 방문(State Visit),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 방문(Working visit), 비공식 또는 사적 방문(Non-official or Private Visit)으로 나뉜다.

이번 중국의 방문은 공식 방문.

국빈 방문은 초청국의 국가 원수가 직접 영접을 해 주며 특별한 예복을 입은 채 만찬을 베풀기도 한다.

공항에서 최고 대우인 예포 21발을 발사하는 등 환영 및 환송식까지 열리는 것과는 달리 공식 방문은 상당한 의전절차가 생략된다.

물론 21발의 예포를 발사하기도 하지만, 장소가 달라진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예포를 발사하는 것이 아닌 청와대 내부에서 예포를 발사한다.

중요한 것은 국빈 방문은 초청 국가에서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반면, 공식 방문은 참석한 국가에서 모든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초대를 받지 못했다.

그들의 다급한 상황 때문에 스스로 방문해도 되겠다는 연락이 왔고 그것을 허락했기에 공식 방문이 된 것이다.

자신들이 벌인 일이 있으니, 공식 방문의 정도의 예우를 해 준 것만으로도 그들은 감사했다.

'이 치욕은 절대 잊지 못한다.'

하지만, 치욕스러운 것은 변함이 없었다.

매번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가 사라졌으니 그들로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양이었다.

언제 어떻게 방문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환대를 해 준 것이 그들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장관들만이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청와대에 도착을 하자, 대통령이 직접 그들을 반기러 나섰다.

"어이고 먼 길 오시느냐 힘드셨을 텐데, 괜찮으십니까?"

"네, 아주 편안한 길이 됐습니다."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중국 주석의 표정이 어딘가 모르게 굳어 있었다.

"제가 업무상 바빠서 미처 배웅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괜찮습니다. 업무상 바쁜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통역을 통해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기 바빴지만, 불편한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었다.

어쨌든 중국 수석은 한국에 부탁을 하러 온 상태이고 한국의 대통령은 그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 회의실로 가실까요? 다과도 준비돼 있습니다."

"그럽시다."

두 사람은 기자들에게 친밀한 사진을 몇 장 찍어 주고 회의실 내부로 향했다.

"이번 저희의 방문은 바로 헌터들의 지원에 관한 것입니다."

다짜고짜 훅하고 들어왔다.

가장 나중에 논의할 사항이라고 생각했지만, 먼저 들어와 주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전에 저희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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