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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101화 (101/146)

# 101

회귀빨로 지존 헌터

- 5권 5화

한 발에 정확하게 한 마리씩.

접근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으로 나섰다.

"속사를 활용하지 말고 곡사로!"

엘프들의 화살은 정확하게 일직선으로 날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엄청난 능력이지만, 그것이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데 있어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최전방에 녀석들이 존재하면 뒤에서 밀려 들어오는 언데드에게 전혀 타격을 줄 수 없었다.

이때 태욱이 고려한 것이 바로 곡사였다.

원만한 곡선을 이뤄 날아가도록 엘프들에게 설명을 한 것이다.

물론 엘프들에게 태욱이 원하는 공격 방법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실프!"

"트위스트 샷!"

"스핀!"

"폴다운!"

각자의 특성으로 쏘아 보낸 화살이 적당한 위치에 올라 바닥으로 떨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어떤 스킬이 우수한 것이 아니라,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었다.

태욱의 곁에서 태욱이 전투를 지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장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병참에 있어서는 우리의 수준을 넘어섰다.'

엘프들에게 있어서 전투는 각 개인의 전투성이 강력했다.

하지만,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하나였다.

지금껏 전투를 벌이면서 부족함을 느낀다면 스스로의 강함으로 대처를 했지, 병법이나 상황에 따른 전술로 타개해 온 것이 아니었다.

수련을 하면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는, 한계가 뚜렷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달랐다.

강해질 수 있는 한계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 병법이었다.

"우측으로 이동."

태욱은 벌써부터 2개 조로 나눌 계획이었다.

가장 적은 숫자로 적들을 무마해 내는 것이 장기적인 전투를 벌이기에 가장 좋았다.

인간들의 군대에서 가장 큰 것.

복명복창.

들은 것을 입으로 다시 말하며 확인을 받는 시스템이다.

엘프들에게 요구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정예병을 훈련시킨 듯했다.

"2조 발사!"

자리 교체가 끝나자 재차 화살을 쏘아 대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잠깐 동안 언데드들이 전선을 좁혀 들어왔지만, 다시 화살이 날아가자 원하던 전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장로님, 지금 인원도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 2개 조를 더 늘려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태욱의 생각에 장로도 동의했다.

마을을 지켜 내는 데 여유가 생겨야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막는 데 급급하다면 현상 유지를 하겠지만, 현상 유지를 하면서도 여유가 생긴다면?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장로는 태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전 조를 2개로 나눈다."

태욱의 곁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엘프는 8명.

정확하게 태욱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어떤 명령을 내리는지에 따라 전선이 앞으로 당겨졌다 뒤로 물러나는 일반적인 상황을 보여 주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3일은 버텨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욱이 흐린 뒷말의 내용은 누구나 유추가 가능했다.

그 이상은 힘이 들 것이다.

아무리 조금씩 나눠 전투를 치르고 회복을 갖는 시간을 가진다고 해도, 체력이라는 것이 무슨 포션을 먹고 회복하는 것처럼 뚝딱 이뤄지지 않는다.

빠르게 회복을 하는 엘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엘프도 있다.

특히나 어린 엘프들은 화살도 따로 준비를 해야 되니 시간이 이만저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방법을 찾아야 했고, 그 해결책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태욱과 장로 그리고 여러 고위 엘프들은 그것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시간을 조금만 더 벌어다 준다면 방법을 찾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엘프들은 움직이고 있었다.

Chapter 2

"분명 어딘가에 에너지원이 있을 것입니다."

태욱의 말로 막혀 있던 무언가가 풀리기 시작했다.

"에너지원?"

"언제까지나 전선을 앞뒤로 움직이며 버텨 낼 수 없습니다."

회귀 전 언데드와 전쟁을 치러 왔던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인간들이 언데드와 전쟁을 치렀는가?"

"저는 경험이 있습니다."

엘프들의 기준에서는 1세대 혹은 2세대 위에서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었을 테지만, 인간들에게는 적어도 10세대 이상이었다.

숫자로 따지자면 1,000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의 차이가 있을 진데, 인간들이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장로는 어리둥절했다.

"우리는 1,000년 전, 녀석들과 전쟁을 치렀지, 그때 분명 인간도 있었어."

장로의 말에 모두가 태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물론 제가 1,000년 전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언데드와 전투를 치렀습니다. 그들 가운데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는 녀석을 잡아야 승기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자네의 말을 모르는 것은 아니네, 나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야. 하지만, 녀석을 찾는다는 것은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이치지."

태욱은 테이블로 다가섰다.

넓게 펼쳐진 지도 위에 태욱이 다섯 군데를 손으로 집었다.

"여기, 여기, 여기, 여기, 마지막으로 여기."

그가 짚어 낸 곳은 처음 강력한 대형 몬스터들이 출몰했던 지역이었다.

"아마 이곳에 뭔가 다른 것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언가 있다?"

"언데드들의 힘을 불어넣어 주는 에너지원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태욱의 눈은 진중했다.

분명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찾아낸다고 할지라도 여기서 누구 하나 발을 뺄 수는 없지."

그렇다.

지금 전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고위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장로와 막사 내부에 있는 상위 엘프들의 힘 덕분이었다.

만약 그들이 이곳에서 사라진다면, 언데드들의 에너지원을 차단하기 전에 마을이 그들에게 휩쓸려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에너지원을 차단하러 가는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움직이겠습니다."

엘프들은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언데드의 에너지원이라면 상당히 강한 힘을 지녔을 것이다.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전투를 벌여야 되는 것은 엘프들로 하여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자신들이야 마을을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인간들에게 엘프 마을이 소중할 이유가 없었다.

"그건 반대하겠습니다."

"네?"

태욱의 말에 반대하고 나서는 엘프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물론 지금까지 저희를 도와 전투를 벌여 주신 점에서는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을의 미래를 이방인에게 모두 맡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답답함에 태욱은 자신의 가슴을 내리쳤다.

퍽퍽.

'다른 해결책도 없이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건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자신이었다.

물론, 아무런 소득이 없는 상태로 돕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그도 그 나름의 계산을 머릿속으로 굴리고 있었으니,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엘프들을 살리고 그들의 강한 전투력을 마왕과 상대할 때 사용할 심산이었다.

모든 속내를 드러낼 수 없는 태욱은 그저 답답한 마음을 표하는 것 말고는 압박을 할 수도, 강요를 할 수도 없었다.

"그럼 저희와 한 분이 같이 이동하시는 건?"

결국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태욱도 언데드들에게 공격을 당하는 엘프를 버리고 드워프들을 찾으러 갈 수는 없었다.

"좋은 방법이 있었군."

장로의 말과 함께, 엘프들은 모두 한 명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주인공은 바로 타르가였다.

그에게 시선이 가는 것이 당연했다.

엘프들 중에서 우수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으며, 만약 인간들이 다른 마음을 먹을지라도 감당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엘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엘프 장로는 이곳에서 전투를 지휘해야 하고, 발을 쉽게 뺄 수 있는 타르가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는지 그에게 물었다.

"다녀올 수 있겠는가?"

"장로님의 말씀이라면 언제든지 따르겠습니다."

타르가는 장로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곳이 있다면 달려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 것은 기본,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

'저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가 지켜보겠어.'

타르가는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다.

봉인을 해 하고 힘이 유지되는 기간은 약 1주일.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는 것이다.

지금껏 한 번도 봉인을 풀지 않았기 때문에 타르가는 300년가량의 힘이 봉인돼 있었던 것이다.

차곡차곡 모았던 힘을 1주일 동안 폭발시키기 때문에 전투력은 일순간에 상승하지만, 다시 또 이 힘을 느끼려면 적어도 100년 이상이 필요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장로도 재빨리 별동대를 구성했고, 태욱이 짚어 낸 5군데를 순찰하고 다녀오는 시간은 고작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태욱이 의견을 발의하고 단 하루 만에 결과를 별동대들이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발견한 것이 있는가?"

장로는 돌아온 별동대 인원에게 물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뭔가 수상한 기척을 발견했습니다."

"수상한 기척?"

"네, 다른 곳은 단순히 언데드들이 재생성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풍기며 끊임없이 몬스터를 쏟아 내고 있었습니다."

"오호."

"하지만, 단 한 곳은 달랐습니다."

"달랐다라? 어떻게 달랐는가?"

장로의 물음에 별동대 인원은 재빠르게 대답했다.

"뿜어져 쏟아지는 것처럼 전장에 합류하는 다른 곳과는 달리, 일정한 숫자를 꾸준히 유지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였다.

결과를 가져오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이뤄 낸 성과였다.

"아무래도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태욱은 별동대의 말에 동의했다.

특이점이 있으면 무조건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길지 않았다.

'여유롭다면 모든 곳을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럴 수 없어.'

태욱은 이상 현상을 보인 5군데를 모두 확인하고 싶었다.

그것이 정설이고 틀리지 않은 선택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지쳐 가는 엘프들의 표정이 눈에 선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기세야.'

물을 강제로 막고 있는 댐이 금이 가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렇게 피로를 누적하고 있다가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일순간에 침몰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다를 바 없었다.

태욱은 강력하게 어필해야 함을 확신했다.

"지금, 우리는 지금이 아니면 안 돼요!"

"......."

자신의 의견이 먹혀들지 않을 때면 항상 한발 뒤로 물러서던 태욱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회의실 내부에 모인 모든 엘프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는 두려움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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