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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21화 (20/146)

# 21

회귀빨로 지존 헌터

- 1권 21화

지원은 타이타니악이 자신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조금씩 넓어지는 공간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다? 처음엔 이 정도 크기는 아니었는데.'

그저, 몸이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아치에서 어느 순간 뛰어다녀도 전혀 지장이 없는 크기로 변했다.

지원은 모르고 있었지만, 조금씩 그녀는 지표면을 향해 상승하고 있었다.

이윽고 표면에 올라왔을 때, 그녀는 변해 버린 전장 상황에 눈이 번뜩 뜨였다.

분명 땅으로 꺼질 때만 해도, 커다란 미노타우르스 말고는 다른 몬스터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태욱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고군분투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생겨난 작은 미노타우르스 때문이었다.

크기는 인간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숫자가 상상 초월이었다.

널따란 대지를 모두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온통 미노타우르스뿐이었다.

한 마리를 베어 내면 두 마리가 그 자리를 채웠고, 두 마리를 베어 내면 네 마리.

배수가 되어 들이닥치고 있으니 그 숫자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사실 이건 안 쓰려고 했는데."

지원에겐 끝까지 감추어 둔 스킬이 있었다.

바로 웨폰 미니언.

일시적으로 무기를 움직이는 유기체로 만드는 것이다.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밖에 사용을 할 수 없지만, 많은 숫자가 있는 경우에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자신이 쥐고 있는 무기가 일시적으로 본인을 공격한다면?

혼란이 일어날 것이고, 바닥에 무기를 버렸다가는 주변 동료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다.

"웨폰 미니언!"

지원의 스킬 영창과 함께, 태욱을 공격해 나가던 무기들이 방향을 틀어 같은 미노타우르스를 공격했다.

"크앙."

"크어어어엉!"

갑작스런 이상 현상에 미노타우르스들에게 순간 혼란이 찾아왔다.

태욱은 그 찰나의 시간을 놓치지 않고 연신 스킬을 퍼부었다.

"아이스!"

"포그!"

"워터 볼!"

"휴미더티!"

"연혼설풍!"

순식간에 물과 관련된 스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는 재빠르게 지원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이그으음!"

마치 슬로 모션으로 변하듯 갑자기 주변이 느려졌다.

지원은 태욱의 신호에 맞춰 기관총을 쏘아 댔다.

"탕!"

전기가 되어서 날아간 총알은 정확한 타깃을 따라 움직였다.

"탕!"

다른 한 발은 바로 옆에 있는 타깃으로.

세 번째, 네 번째 총알은 안개 사이로 파고들었다.

"콰가가가가각강."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은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따다다다다다땅. 피슝. 피슝."

연속된 사격으로 모아 두었던 전도된 돌멩이를 모두 사용한 것이다.

매캐한 연기가 대기를 가득 채웠고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되었지만, 두 사람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레벨업을 하셨습니다.]

시스템 알림 음이 연기 너머의 상황을 알려 준 것이다. 도주를 할 수 없었던 커다란 미노타우르스.

그리고 혼란 상태에 빠진 작은 미노타우르스들이 일격에 소멸당한 것이다.

chapter 6

뚝딱 뚝딱.

호텔 내부에 있는 연회장에서는 목수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패널을 만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고, 커다란 틀을 만들고 있는 목수도 여럿 있었다.

"근데, 뭘 하는데 이렇게 크게 하는 거야?"

그들이 일을 하고 있는 곳은 종합 전시 시설 카엑스.

종합 전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커다란 전시 홀을 가지고 있어서, 이곳에서 연예인들이 콘서트를 할 때도 있다.

물론 연예인들의 콘서트뿐만 아니라 종합 박람회, 발표회 등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모르겠어요. 이렇게까지 크게 하는 건, 이그젝션 시스템을 발표할 때를 제외하면 없었던 것 같은데."

전 세계에서 현재의 상황을 공표하는 데 사용했던 이그젝션 시스템.

그 발표를 세계 곳곳에서 했다.

전 세계 기자들이 모두 한곳으로 모일 수 없어서, 각국의 커다란 홀을 기반으로 다원 중계를 통해 세상에 알린 것이다.

무척이나 중요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커다란 홀에도 자리가 부족해 들어오지 못했던 사람이 태반이었다.

"그렇지? 그때랑 똑같은 것 같아."

"어, 저기 플래카드 달아 놓았네?"

"한성? 한성이 뭐 하는 데야?"

"그걸 알면 내가 이걸 하고 있겠어?"

인부들은 서로 입을 열심히 놀리면서도 손발은 쉬지 않았다.

당장 내일까지 작업을 끝내지 않으면 일에 큰 차질이 생긴다.

어떻게든 내일 아침까지 모두 완료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전시관에는 음향 기기는 물론, 사람의 몸보다 더 커다란 빔프로젝트 여덟 개가 나란히 한쪽 벽면을 쏘고 있었다.

가로 5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크린을 모두 채우기 충분했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이 커다란 행사에 대한 정보는 사실 암암리에 퍼져 어느 정도는 알려져 있다.

행사의 주체는 한성중공업.

그들이 오늘 파격적인 상품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마정석에 관련된 상품이라는 것만 알고 있지, 정확하게 그 실체를 파악하는 이는 드물었다.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 둘. 하나, 둘."

"리허설 시작해도 될까요?"

리허설.

이곳에 있는 인부들이나 전시장 관계자들은 지금 발표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첫 번째 발표, 리허설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다음 날 아침.

문을 개방하는 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사람들이 들이닥치고 있었다.

"이야, 이게 무슨 일이래?"

"뭔데 이렇게 몰려드는 거야?"

발표자와 목에 목걸이를 한 채 들어오는 사람들만이 오늘 발표의 파장력을 알고 있었다.

기자들이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전시회장 내부를 찍고 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홀 내부에 방송 알림이 울렸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성중공업입니다. 이렇게 바쁘신 와중에서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마정석 합성 장치 시연 시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5분 후. 정확히 5분 뒤에 50미터 스크린 앞에서 여러분들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방송 알림이 울리자마자 사람들은 한쪽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야, 50미터 스크린 앞이래."

"내가 뭐라고 했냐? 그런 건 저기밖에 없다고 했잖아."

"빨리 달려, 혹시 앞자리 남아 있나 확인도 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몰리던 사람들은 자리를 잡기는커녕 주변에 서 있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평가를 했다.

그만큼 오늘의 시연회는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었다.

"언제 시작하는 거요?"

"5분 다 된 거 아닌가?"

"아직 시간 좀 남았을 걸?"

사람들은 웅성대며 얼른 시연회가 시작되기를 바랐고, 이윽고 내부의 불이 꺼지는 순간 일순간에 행사장은 조용해졌다.

[마정석. 우리에게 무척이나 큰 도움을 주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커다란 것도, 작은 것도 주어진 대로 사용을 했어야 했습니다.]

[여기, 높은 수준의 마정석을 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더욱 커다란 힘을 내줄 수 있는 마정석이 있다면, 더 좋아진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매일 노력하고 또 노력했음에도 결과를 얻어 내기란 무척이나 힘이 들었지만, 마침내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를 이제 여기서 선보이려 합니다.]

팟.

빔프로젝트가 꺼지면서 행사장 내부에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무대 위에 커다란 보를 뒤집어쓴 물체가 자리 잡았다.

사실 모두가 눈을 화면에 맞추고 있을 때, 조금씩 그 자리를 잡은 합성 장치였다.

육각형으로 되어 있는 하단부에 층층이 둘러싸여 있는 철판.

그리고 내부를 확인할 수 있게 투명화된 작은 창이 있었다.

"여기 두 개의 최하급 마정석이 있습니다. 감별사님, 확인 부탁드립니다."

최하급 마정석.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팔려 나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싼 물품이었다.

그러한 물품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 놓은 것도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두 제품 모두 최하급 마정석 진품이 맞습니다."

감별사가 마정석 확인을 끝내자, 보조하는 여성이 쟁반을 들고 와 그 위에 마정석을 받치고는 합성 장치로 이동했다.

"여기 두 개의 마정석을 넣겠습니다. 그리고 이 레버를......."

"자, 잠시만요, 사진 좀!"

다급하게 외친 한 명이 사진을 찍는다고 이야기하자, 여기저기에서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사진 찍는 소리가 사그라들 때쯤 레버를 쥐고 있던 이가 말했다.

"이제 당겨도 될까요?"

단 1회의 시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대한 시간을 내어 주고 배려해 주지만, 그렇다고 끌려 다닐 정도는 아니었다.

몇몇의 사람들의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는 거침없이 레버를 당겼다.

쥬쥬쥬쥬즁.

기계가 돌아가며 융합되는 소리가 시연장 내부를 울렸다.

아무도 소리 내지 않고 심지어 숨까지 멈춰 가며 사람들은 집중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잠시 후, 소리가 끝나자 적막은 더욱 고요해졌다.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합성 장치의 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물체를 꺼냈다.

도우미가 그 물체를 받아 들고서는 다시 감별사에게 향했다.

모두의 시선이 물체를 따라 이동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쉴 새 없이 움직이던 눈동자들이 이내 자리를 잡았고, 다들 한 사람의 입만 지켜보고 있었다.

"다들 제 입만 보고 계신 것 같아 뜸들이지 않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 이 마정석은......."

* * *

TV 속에서 깔끔하게 차려입은 한 남성이 나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긴급 속보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앵커 손진기 기자였다.

"현재, 한성중공업으로 이름을 알린 한 회사에서 획기적인 제품이 생산되어 화제입니다."

손진기 앵커의 말과 더불어 한 명의 남성이 뉴스룸에 자리 잡았다.

"네, 맞습니다. 현재 한성중공업은 국내 중소기업 중 하나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힘든 위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연회를 통해 알려졌는데, 그 물품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두 사람이 문답식으로 이루어지는 뉴스.

꽤나 객관적으로 소식을 전한다고 알려져 있는 뉴스였다.

"어떤 거죠?"

"네, 바로 마정석 합성 장치입니다."

두 사람은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마정석 합성 장치에 대해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마정석 합성 장치요?"

"그렇습니다. 이 마정석 합성 장치는 무려 최하등급의 마정석을 통해 하등급의 마정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시연을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

"그거 혹시 잘못되거나 간과한 사항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요?"

"네, 저도 그래서 자세히 살펴보던 중에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무슨 이상한 점이죠?"

"연구 결과가 갑자기 드러났다는 겁니다. 만약 이런 결과를 가지려면 일전에 발표한 다른 발표문들이 있을 텐데, 그러한 부분이 전혀 없다는 점이 이상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의도적으로 이 기술을 숨겼거나, 갑자기 급진적으로 연구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었다는 얘기겠네요?"

"맞습니다."

"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앞으로 추가되는 소식이 있다면 다시 알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연 결과가 나오기가 무섭게 이를 다뤘다.

짤막하게 소식을 전했지만 그 파장력은 짤막한 정도가 아니었다.

뉴스를 마치고 내려오자 손진기 기자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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