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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15화 (14/146)

# 15

회귀빨로 지존 헌터

- 1권 15화

태욱은 마력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마력 친화.

마력 증폭.

마나의 사랑을 받은 자.

상급 마력 운용.

마력 징집.

마력 동화.

축복받은 선구자.

집중.

마나의 샘.

흘러넘치는 마력

특이 체질.

신의 가호.

패시브 스킬들이 일제히 운용되기 시작했다.

모두 마력에 관한 스텟을 상승시켜 주는 스킬.

태욱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익혀 낸 스킬들의 중첩이 나타내 주는 효과는 엄청났다.

마력 수치가 무려 +82포인트가 붙어 버린 것이다.

거기에 마력 소모율도 85%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되어 버렸다.

즉, 본래 100의 마력을 소모해야 한다면, 지금 상태로는 15의 마력만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태욱이 익혀 낸 모든 패시브 스킬들이 그의 스테이터스 창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강태욱]

레벨 : 27

직업 : 절대신을 모방하는 자

힘 20(+40)

민첩 18(+36)

체력 16(+64)

마력 147(+82)

고작 27레벨에 불과한 태욱의 스텟 창이 단순 수치상으로만 70레벨 가까이 되었다.

물론 지속적으로 전투 능력을 보여 줄 수는 없지만, 일시적이라도 엄청나게 높은 수치로 변했다.

수십 개의 패시브 스킬이 보여 주는 엄청난 효과였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직 태욱에게는 버프 스킬이 남아 있었다.

"마력 폭포!"

일시적으로 몸에서 마력이 뿜어져 나오는 스킬.

그것을 시작으로 마구잡이로 버프 스킬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태욱의 주변에는 처음에는 푸른 기운이 일렁이다 이내 그 색깔이 뒤바뀌었다.

푸른색에서 붉은색으로, 붉은색에서 흰색으로, 흰색에서 일정한 아지랑이만을 피어오르게 만드는 투명한 색으로 변했다.

색깔이 변함에 따라 머드맨은 점점 더 커다란 덩치를 가지게 되었다.

푸른색에서는 3미터 장신의 크기로.

붉은색에서는 5미터의 크기로.

흰색에서는 10미터의 크기로.

마지막 투명한 색으로 변했을 때는 갑자기 머드맨이 용암이 끓어오르듯 온몸에서 기포가 생성되었다.

보글보글.

울렁거리는 표면을 따라 머드맨의 크기는 점점 줄었다.

작아지던 머드맨은 푸른색의 마나가 흘렀던 크기에 다다르자 조금씩 표면이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코팅된 유리막같이 표면은 반짝이고, 색상도 검은색으로 변했다.

반짝이는 그림자가 형태를 가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초월 진화 성공!]

머드맨의 모습이 완전히 변태되자 시스템 알림 음이 울렸다.

[타이타니악]

대지의 원소 모든 것을 조종이 가능한 강대한 소환체.

일정한 마력 수치를 넘어선 머드맨의 본질이 뒤바뀌어 버린 것이다.

순도 높은 대지의 원소로만 구성되어 있는 타이타니악.

타이타니악이 모습을 드러내자 곁에서 맴돌고 있던 현무가 변화되기 시작했다.

마치 거북이가 성장을 하며 껍질을 벗어 내듯.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는 등껍질.

빛이 번뜩이듯 출렁거리는 현무의 형상은 점점 그 크기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거북이 같던 모습에서 신화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 되었다.

머리는 용과 같아지고 길어졌으며, 뒤의 꼬리는 뱀의 형상을 닮았다.

등에서는 상서로운 빛이 영롱하게 뿜어져 나왔고, 발도 거북이답지 않게 길쭉하게 변했다.

[나의 힘을 일깨운 인간이 벌써 나타날 줄이야.]

무겁고 중후한 목소리가 태욱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마치 목소리가 주입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현무의 목소리다.

[아...... 그렇군. 어쩐지 너무 이르다 했어. 시간이 되감겨 있다니...... 그 주동자는.......]

"오랜만이군."

태욱은 익숙하다는 듯이 현무를 불렀다.

현무의 두 개의 얼굴이 태욱을 향한다.

용의 머리와 뱀의 머리.

네 개의 눈동자가 태욱을 보며 기묘하게 웃었다.

[의외의 인물이 시간을 되돌렸군 그래, 후후. 그렇군, 그렇게 된 거였어. 네 녀석이기 때문에 시간이 되돌려진 것이로구나.]

나지막한 현무의 목소리에는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이성을 가진 강대한 소환수.

네 개의 방향의 성좌(星座)를 지키던 수호신.

북쪽의 현무.

동쪽의 청룡.

남쪽의 주작.

서쪽의 백호.

각각 죽음(Death), 탄생(Birthday), 생존(Survival), 노화(Aging)를 담당하던 수호신.

과거 그들은 태욱과 대화를 한 경험이 있었다.

일시적으로 시스템으로 인해 과거로 되돌아온 시점에도 불구하고 사방신들은 태욱에 대한 기억이 그대로 있었다.

"역시...... 네 녀석은 시간 회귀를 알고 있군. 네가 시스템 밖의 존재이기 때문인가? 아니, 그보다도. 미래의 세상은 어떻게 된 거지?"

[무엇을 이야기하는 건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는 현무의 목소리에 태욱은 절로 인상을 찌푸렸다.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시간 회귀의 능력도, 그리고 그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현무에 대해서도.

이그젝션 시스템.

태욱은 시스템을 흉내 내어 과거로 돌아왔고, 다시 현무를 불러냈다.

"또다시 같은 결과를 보고 싶지는 않다. 이번에야말로 세계를 구원할 거다."

태욱의 말에 현무는 여전히 웃는 눈을 하고 있었다.

[네 녀석의 힘은 아직 부족해. 네 능력, 그것은 대단히 희귀하고 강력한 능력이지만, 글쎄? 그 힘으로 이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아니, 하려고 이곳으로 돌아왔다."

태욱은 확신에 가득 차 이야기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소 가득한 표정이었다.

"현무, 너는 알고 있지 않나?"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이그젝션 시스템."

태욱의 말과 함께 현무의 표정이 꿈틀거렸다.

현재 세계의 근간을 책임지고 있는 기준.

그 본질에 대해 태욱이 묻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가능하지?"

[더욱 강해진 인간이 나온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지금 네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리석단 말밖에 못하겠군.]

누가 모르겠는가?

과거 가장 강했던 인류에 비하면 태욱은 아직 약했다.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세상을, 지구를 지켜 내기 힘들었다.

마왕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미지의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 되는 것이다.

"인간들은 어리석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지."

[인류의 구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글쎄, 적어도 과거보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위대하신 분의 조각을 얻은 것 가지고는 세상이 변화되지 않는다.]

"아니, 작은 변화가 무엇을 만들어 줄지는 누구도 모르지."

[.......]

담담한 태욱의 말에 현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나를 도와주지 않겠는가?"

태욱은 의지를 담아 내뱉었다.

"네 힘을...... 그 힘을 조금만 빌려 주지 않겠는가?"

그때였다.

콰가가강.

마른하늘에 번개가 내리치며 강한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태욱의 머리 위로 내리는 빗방울이 온몸을 적셔 나갔다.

번뜩이는 번개 가운데서도 태욱은 미동조차 없었다.

현무는 태욱의 의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태욱은 고개를 치켜세우고 현무와 두 눈을 마주쳤다.

"......."

[.......]

"......."

눈빛에 담긴 의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저 확신에 가득 차 있는 상태였다.

약간의 침묵이 흐른 뒤 마침내 현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의 소환자여, 너의 확실한 의지를 받아들여 나 역시 구원의 빛에 한 발자국 다가서도록 돕겠다.]

"......."

[북방칠수의 현무, 여기서 선언한다. 위대하신 분의 조각을 이어받은 자여, 너의 의지와 신념을 막아서는 자가 있다면 나 현무는 막아서는 이를 멸할 것이며, 지켜 내기 위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기 하늘 아래 맹세한다.]

현무의 다짐과도 같은 독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태욱의 신체엔 흰 기운이 뒤섞이고 있었다.

* * *

태욱은 리자드맨 던전 내부 깊숙한 곳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다.

"췌엑!"

"케게겍."

늪지대에 숨어 달려들었던 리자드맨이 단번에 목을 붙잡혔다.

태욱의 그림자가 순간적으로 튀어나와 리자드맨의 공격을 막아 낸 것이다.

그림자는 타이타니악.

곁에서 태욱을 보호하고 있었다.

리자드맨의 기습 따위는 태욱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태욱은 거침없이 동굴 제일 깊숙한 곳에 있는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의 둥지로 향했다.

벽면에는 인간이 제물을 들고 깊숙한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커다란 용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곳을 향해 제물을 바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산 채로 제물로 바쳐진 건가?'

태욱은 유심히 그림을 살폈다.

양각으로 그려져 있는 그림 가운데 음각으로 움푹 패인 날카로운 검의 모양.

손을 뻗어 음각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패여 있던 틈이 메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동굴 내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콰가가가가강.

금방이라도 천장이 무너질 것 같았다.

사방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서도 태욱의 눈은 한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휘리리릭.

쾅!

태욱이 바라보고 있던 곳에서 커다란 대검이 날아든 것이다.

간단하게 고개만 까닥이며 피했지만, 피해 내지 못했다면 곤죽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시작인가?'

태욱은 타이타니악을 불러냈다.

3미터의 크기에 달하는 타이타니악은 태욱의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휘리리릭.

푸슉.

대검이 또다시 날아들었다.

타이타니악을 파고든 대검의 끝이 정확하게 태욱의 코끝을 찔렀다.

날카로운 검날이 태욱의 코끝에 작은 상처를 입힌 것이다.

질척하고 끈적이는 타이타니악의 두께를 뚫고 들어올 정도였으니 상당히 강한 근력을 가지고 던져 낸 것이다.

"오랜만이야."

태욱은 혀끝으로 입술을 핥았다.

오금이 저리는 전투.

간만에 느껴 보는 떨림이었다.

마치 전투를 위해 적을 찾아 헤매던 광전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허리춤에 채워진 검을 들고 저벅저벅 걸어 나왔다.

타이타니악은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이 모습을 보이자마자 연신 몸에서 작은 가루들을 뿌려 대기 시작했다.

그것은 공기의 흐름을 타고 아주 작은 미세먼지와 같은 크기가 되어 동굴 내부를 날아다녔다.

암흑 속에서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던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천천히 태욱에게로 다가서고 있었다.

"침입자여, 네 목숨으로 사죄하라!"

독특한 음성이 동굴 내부를 울렸다.

"가자, 타이타니악."

태욱은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오른손에 쥐어진 대검이 리자드맨의 머리를 가르기 위해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육체적인 능력이라면 패시브 스킬을 이용해 따라갈 수 있었다.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의 레벨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신체적인 불리함은 없었다.

다만 기술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힘을 이용해 대검을 내리치는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검의 무게를 통해 더욱 강한 공격을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힘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태욱의 검의 옆면을 살며시 밀었다.

수직으로 내리꽂히던 검의 방향이 틀어지면서 대각선을 향해 튀어 나갔다.

'어어?'

대검의 무게로 인해 태욱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었다.

그 순간 둥글게 밀어내던 검신이 태욱의 심장을 향해 강하게 찔러 들어왔다.

콰득.

콰드드드득.

금방이라도 꿰뚫릴 것 같은 태욱의 앞으로 스르륵 검은 형태가 자리를 잡았다.

쏘아지는 검 끝은 정확하게 태욱의 왼쪽 가슴을 향해 있었고, 빠르기와 힘, 정확성이라는 3박자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다.

하지만 검을 둥글게 감싸던 검은 형태가 더 이상의 진로를 막아 버렸다.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의 공격의 목적성을 잃어버리게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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