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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13화 (12/146)

# 13

회귀빨로 지존 헌터

- 1권 13화

용체린을 얻기 위해서는 보스 몬스터인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을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처치해야 했다.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드래곤의 피.

즉, 용혈(龍血)을 이어받은 존재로, 레벨로 치면 50대에 육박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전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70레벨을 주어도 모자라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단순하게 용의 피만 이은 정도가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그만큼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 녀석이 갑자기 출현해 인간들을 습격한다면 모두 죽는다고 봐야 된다.

삭제.

있었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린다.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사람의 기억은 거기까지가 마지막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어지간하면 이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자기 거처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지 않는 이상 밖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공격을 하고 도망치는 녀석들을 곱게 보내 주는 것은 아니다.

찌르면 반응하고, 건드리면 물어뜯는다.

가만히 두었을 때, 밖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뿐이었다.

미래에는 각종 몬스터의 행동에 대해 연구를 했지만, 결과는 미지수였다.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세상이 멸망해 버렸다.

'그러고 보니 연구는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었어.'

태욱은 연구 결과가 좋은 선택을 가져다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킁킁거리는 오크는 사실 자신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웨어울프, 모계 사회로 밝혀져.

-자이언트 스파이더는 깔려져 있는 거미줄보다 초음파로 사람을 인지한다.

대표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했던 연구들이었다.

어떤 의미를 가지고 연구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연구 결과를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대답했다.

"과연 이런 연구 결과가 필요할까?"

물론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몬스터의 행동을 알려 주는 연구도 존재했고, 전투를 벌이면서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누가 들어도 말도 안 되는 연구 결과를 들을 때도 허다했다.

어찌 되었든 미래에도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이유 불명이었다.

태욱은 이런 놈을 잡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보통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을 잡으려면 최소 레벨 60대의 헌터들이 20명 이상 모여서 레이드 형식으로 사냥을 한다.

그것도 손발이 맞는 헌터들이 모두 모여서 해야 되기 때문에 쉽게 사냥을 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지금 세계 헌터들의 수준을 확인하면 그 말은 불가능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세계에 레벨 60을 넘는 자들의 숫자를 모두 끌어모아도 채 100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것은 현재 이 녀석을 잡기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녀석, 혼자 잡는다."

태욱이 눈을 번뜩인다.

혼자서 잡으면 독식을 할 수 있었다.

용체린을 만드는 것은 꽤나 위험한 일이었다.

미래의 기억을 가져다 사용하는 것.

분명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된다.

용체린은 그 한도를 전혀 예측할 수 없도록 만들 것이다.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 정체를 알게 된다면?

수많은 사상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어 버린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의 희생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사실 용체린은 비약과도 같은 존재다.

용체린을 흡입하면 육체는 용의 피를 얻은 것처럼 신체 구성이 뒤바뀐다.

천무지체(天武之體).

태생적으로 태어나길, 무(武)를 익힘에 있어서 막힘이 없는 체질.

용체린을 흡입하는 것은 천무지체를 넘어서는 한 단계 발전된 것이다.

육체라는 것이 끝없이 강해질 수는 없었다.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체질을 변하게 만드는 것은 그 한계를 바꾸는 것이다.

물론 체질을 바꾼다고 바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인간의 육체가 아닌 용의 육체로 변한다?

의미가 전혀 다르다.

태생적으로 강함은 천무지체보다 더 뛰어난 신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태욱의 입장에서는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강함이 내비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강렬한 태양이고 희망이며 영롱한 빛이다.

항상 넘침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이 뒤따르는 것이다.

태욱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아주 생생하게 지금 눈앞에서 전투가 펼쳐지는 것만큼 선명한 기억이었다.

* * *

"시선을 더 끌어!"

"버퍼, 뭐 하고 있나? 회복은 아직인가?"

20명의 레이드 부대.

고급스러운 무기와 옷으로 치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는 드래고니아 리자드맨.

그의 움직임 한 번에 대지가 흔들리고, 무거운 공기가 어깨를 강하게 짓누른다.

"여기! 여기 보라고, 이 자식아!"

한 남성이 자신의 손에 쥐어진 칼을 들고 강하게 찔러 넣었다.

콰득.

검신이 몸으로 들어갔다가 밖으로 빠져나올 때, 검신과 같이 피가 밖으로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푸우우우.

공중으로 흩날리는 피 분수에도 드래고니아 리자드맨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잔챙이들이 찌르는 것은 위험 행동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이었다.

태욱은 전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역할은 하이브리드맨.

일손이 부족한 부분에 가서 한 손 거들어 주는 것이다.

힐러가 부족할 때는 힐러로, 버퍼가 부족할 때는 버퍼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50% 정도의 위력을 발휘하는 스킬이지만, 커다란 파티가 굴러가는 데 있어 이만큼 좋은 윤활유는 없었다.

모든 것이 딱딱 들어맞는 수제 시계와 같이 굴러가야 되는 커다란 파티에서는 적정한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태욱도 그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강철의 보호!"

"회복의 빛!"

쉬지 않고 주문을 영창하고 있는 태욱의 눈에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다급하게 돌아가는 전장 상황에서도 위험하다고 느끼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강한 살기가 어깨를 짓눌러도, 위협적인 공격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사람은 없었다.

표정은 긴장감이 넘쳐흘렀지만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평온한 상태.

아주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다.

* * *

과거를 잠시 떠올렸던 태욱은 그 기억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았다.

'그녀.'

태욱의 기억 속에서 발견한 한 명의 여성.

버퍼이자 서포터로 활동했던 그 당시에 사냥에 가장 주요했던 역할을 했던 여성.

'어떻게 찾지?'

현재의 시간.

그리고 과거의 기억.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졌다.

그리고 태욱이 하는 행동은 하나였다.

[소환사이신 분. 버스 태워 드립니다.

레벨 10 미만의 소환사 분들 버스 타세요. 저렴한 가격으로 모십니다.

파티장 : 레벨 25 딜러.]

이제 미끼는 뿌려진 셈이다.

자신이 찾고 있는 사람은 분명이 이 그물에 걸릴 것이다.

-띵동. 쪽지가 도착했습니다.

태욱이 만들어 놓은 어장에 벌써 물고기가 걸려 파닥거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대어일지, 아닐지는 두고 보면 아는 결과였다.

chapter 4

태욱은 한동안 헌터넷을 통해 소환사들을 모았다.

적당한 수준의 사람들이 모여들자 바로 버스 기사를 자처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러분들, 어서 오세요. 저희 태욱 버스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버스의 승차 인원은 다섯 명이며, 정해진 규정 속도 없이 과속을 통해 빠른 속도로 여러분들이 원하는 도착지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출발하니 꽉 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태욱의 유머러스한 화법에 사람들은 웃으며 그의 뒤를 따라 던전 내부로 들어갔다.

목적은 단 하나.

빠른 속도로 정해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고심해서 고른다고 했는데 태욱이 찾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들을 모두 내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약속은 약속이고, 자신이 내뱉은 말은 지켜야 한다.

"이쯤에서 몬스터 소환하시고,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태욱은 적당한 위치에 자리 잡고 소환수를 소환할 것을 요구했다.

소환사들은 자신의 사냥을 통해 소환수에게 경험치를 나눠 줄 수는 없다.

소환수가 사냥한 경험치는 일정한 비율을 통해 소환사에게 전달되지만, 반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꼭 소환수들이 사냥에 나서야 되는 점이 이들로 하여금 버스를 타게 만든 것이다.

"계약 정령 소환!"

평지에서 스킬을 외치자 갑자기 물웅덩이가 살며시 생겨났다.

'정령 계열인가?'

태욱은 그 모습을 빠짐없이 지켜봤다.

물론 스킬을 복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초월적인 흉내 내기."

파란 모양을 한 작은 생명체가 시전자의 손 위에 살며시 올라왔다.

그리고는 개울가에서 물을 뿌리듯 맨바닥에서 손을 흩뿌린다.

"아, 차가워. 오랜만이야."

태욱은 한 사람에게만 집중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의 스킬을 이용해 소환수를 꺼내 들고 있었다.

"대지의 부름!"

"영혼의 고리!"

"전차 군단!"

"하늘의 눈!"

순식간에 파티는 엄청난 숫자로 변해 있었다.

대지의 부름으로 소환된 소환수는 바로 웨어울프.

본래 이 스킬은 동물형 소환수들을 소환한다.

낮은 확률로 강한 몬스터가 소환되기도 하는데, 이는 소환사의 레벨이 높아야 가능한 스킬이었다.

영혼의 고리.

그림자 소환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또 다른 육체를 만들어 영혼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육체는 피해를 입지 않고 상황에 따라 딜러 혹은 탱커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소환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전차 군단으로 소환된 소환수는 코도비스트, 하늘의 눈은 팔콘을 소환해 냈다.

대형 소환수, 인간형, 정령, 동물, 조류까지 종류별로 다양했고, 스킬도 마구잡이였다.

소환사인 줄만 알았는데 정령사도 끼어 있었고, 한 명의 소환수를 부리는 이는 단 하나였다.

나머지는 소환을 할 때마다 개체가 바뀌는 하급 소환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도 스킬을 빼놓을 수는 없지.'

끊임없이 익히고 노력을 해야 성장을 하는 것이다.

소환사들이 전투를 벌이는 방식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나뉜다.

자신이 함께 전투를 벌이는 전투형 소환사.

또 하나는 버퍼형 소환사.

소환수의 능력을 일순간에 상승시키거나 몬스터에게 디버프를 걸어서 전투를 지속하는 부류였다.

오늘 버스를 타고 있는 승객들은 대부분 후자였다.

자신의 소환수의 능력을 상승시켜 전투를 승리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자, 그럼 전투 시작합니다. 다들 긴장하세요."

까딱 실수해서 발이라도 잘못 디딘다면 그대로 미끄러져 버리는 것이 버스다.

우물쭈물거리다가는 큰 사고가 나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의 목숨이 움직이는 것이니 적당한 긴장은 필수에 속하는 것이다.

태욱의 말에 사람들이 낯빛이 어두워졌다.

얼마 후 태욱은 상당히 많은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유지한 채 자리를 잡았다.

"제가 스킬을 쓰면 그때부터 공격하셔도 좋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네!"

"옙!"

각자 대답은 다르게 했지만, 그들은 모두 태욱의 입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광기의 도발!"

"블러드 샤워!"

"페로몬 어택!"

태욱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들 중, 몬스터에게 도발을 할 수 있는 광역 스킬들을 모조리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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