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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빨로 지존 헌터-8화 (7/146)

# 8

회귀빨로 지존 헌터

- 1권 8화

'흐음.......'

8년이라는 큰 틀로 보면 태욱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주식이라도 알아 둘 걸, 괜히 아무것도...... 잠깐, 주식?'

정확하게 어떤 주가가, 얼마나 올라간다는 것을 몰라도 상관없었다.

8년 뒤에 무려 1,000배나 되는 엄청난 수익률을 가진 초대형 주식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누구나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유명한 주식.

"그, 주식회사 여식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천재 마도공학자.

태욱은 자신이 먼저 각성을 했는지, 그녀가 먼저 각성을 했는지 정확하게 날짜는 알 수 없었다.

꽤나 시간이 흐른 후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이었으니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 즈음이긴 했다는 건데.'

마치 심각하게 엉킨 실타래의 끝을 발견한 것처럼 환한 미소를 짓는 태욱이었다.

꽉 막혀 있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틈을 찾아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와 접촉한다. 그리고 세력을 만들고, 조언도.......'

머릿속에 계획이 착착 쌓여 가는 동안 태욱의 손가락도 멈추지 않았다.

탁 타타타타탁.

쉬지 않고 울리는 키보드 소리에 맞춰 모니터 안에는 검은 글씨가 빼곡하게 쌓여 가고 있었다.

머릿속에 그려져 있는 모든 상황을 정리하는 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키보드 소리가 잠잠해질 때쯤에 태욱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똑똑했었으니까......."

모든 상황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도록 정리를 마치자, 가장 우선시해야 될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자신의 육체 성장.

나아가야 될 방향.

두 가지를 만족하려면 쉴 틈이 없었다.

'일단 호흡법부터.'

두 눈을 감고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양다리를 교차한 채 어깨를 털썩, 하고 내렸다.

온몸에 힘이 풀리면서도 중심을 잡고 있는 기립근을 곧추세웠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공기 중에 있는 기운을 차분하게 느꼈다.

생명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운.

대기 중에 있는 아주 미약한 기운들이었다.

코끝으로 감각을 느껴 가면서 폐부 깊숙이 공기를 들이마셨다.

'이제 시작이다.'

폐로 들어온 공기를 몸에 힘을 풀면서 조금씩 아래로 내린다는 생각으로 숨을 내쉬었다.

날숨은 입을 살며시 벌린 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조금씩 나눠서 내뱉었다.

최초는 5회에 나눠서.

시간이 지날수록 10회.

나아가서는 20회가 넘게 조금씩 나눠서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들썩이던 어깨가 차분하게 내려간 채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콧구멍이 벌렁거리는 것과 입술이 달싹거리는 것만으로 그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였다.

[스킬 연단공이 생성되었습니다.]

태욱이 원하는 스킬을 획득했는지, 닫혀 있던 눈꺼풀이 살며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가 지금 익힌 연단공.

단순하게 어깨너머로 흉내 내기를 통해 배운 스킬이 아니었다.

직접 전수받은 연단공이었다.

꾸준히 수련을 하면 마력 스텟이 성장을 하고 몸의 피로를 풀어 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단, 단점으로 말하자면 안전이 보장된 곳에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눈을 감고 오로지 감각을 공기 중에 흩어져 있는 조그만 마나에 집중을 해야 하니 위협을 감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날이 밝을 때까지 태욱은 쉼 없이 수련을 계속했다.

* * *

밤새도록 연단공에 매진한 결과.

태욱의 얼굴에는 피로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자지 않았는데 오히려 피곤이 줄어들다니?'

물론 많은 마력량을 바탕으로 태욱의 신체가 구성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체적인 휴식은 수면을 통해 가능한 일이었다.

마력이나 정신적인 휴식은 바로 연단공을 통해 가능했다.

스텟 포인트가 모두 마력으로 몰려 있는 지금이야말로 태욱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생각만큼은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약간의 허탈감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절로 표정에는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역시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건가?"

태욱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안 올라야 정상인 것이다.

보통 100시간을 해야 1이 오르니, 꾸준히 하는 방법 말고는 다른 수가 없었다.

마음이 급하니까 괜한 요행을 바랐던 것이다.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니 뭔가의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 덕분이었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기에 받은 충격은 없지만 아쉬운 생각이 마음 한켠에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오늘 할 일은?'

이미 그의 오늘 일정은 모두 정해져 있었다.

조금의 시간이라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매일 그를 채찍질했다.

집 밖으로 나서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증권 계좌 개설.

흔히들 집에서 모든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아직까지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증권사 신규 계좌 개설.

핸드폰을 이용해 주식을 사고파는 수준에는 올랐으나, 신규 구좌를 개설하는 것은 은행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은행이 지금까지 망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러한 것 때문이었다.

은행 창구를 직접 방문해야만 업무를 볼 수 있는 일을 구축해 놓았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띵동. 154번 손님 8번 창구로 와 주십시오.>

경쾌한 알림 음과 함께, 태욱의 손에 쥐고 있는 종이와 일치한 숫자가 불렸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책상 위에 태욱은 살며시 번호표를 올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증권 계좌를 만들러 왔는데요?"

"아, 증권 구좌 만들러 오셨구나, 신분증 좀 주시겠어요?"

태욱이 신분증을 건네주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은행 업무가 수준급에 오른 여직원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말을 하는 데 막힘이 없다는 것, 그만큼 많은 반복 숙달로 이뤄진 성과라고 볼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행동 또한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 주는 지대한 요소인 것이다.

사실, 은행원들은 축소된 은행 업무 때문에 각자 많은 종류의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정해진 창구에서 정해진 일을 하는데, 최소 경력 1년이 넘어 보이는 이 은행원이 느릴 이유가 없었다.

긴 시간을 소모하게 되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금세 구좌가 개설되었다.

"그럼 다음에도 이용 부탁드리겠습니다."

공손한 여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태욱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어디로 가냐고?

어딜 가긴, 집으로 돌아가야지.

태욱은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볼일만 보고 돌아오자마자 바로 컴퓨터 앞에 자리 잡았다.

검색창 위에 '한성중공업' 딱 다섯 글자를 입력하고 검색했다.

스크롤바를 조금 내리고 나니 증권 정보가 보였다.

한성중공업

1,200 - (0%) 0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눠진 그래프는 별다른 미동이 없어 보였다.

본래 낙차의 폭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는 반증이었다.

관심이 아예 없거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회사들은 거의 일직선으로 이뤄진다.

한성중공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으로선 남들에게 큰 관심을 가질 만한 요소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중장비 기계를 만드는 보통의 중소기업 중 하나인데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보잘것없는 중소기업이 커다란 회사가 될 줄은 주식 투자 전문가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주식의 가격은 1주당 1,200원.

시가 총액 200억의 나름 건실한 중견 회사의 미래를 태욱은 알고 있었다.

2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현재 주가의 300배인 36만 원으로 오르고, 또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 무려 120만 원이라는 수준에 오른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주식 값은 최대 450만 원에 달하게 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시가 총액 무려 600조 원짜리의 세계 제일의 기업.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커다란 정보였지만, 이 사실은 태욱 혼자만이 알고 있었다.

남들에게 알려 줄 리도 없었고, 알린다고 해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 뻔했다.

"별 미친놈 다 보겠네. 썩 안 꺼져?"

이런 소리를 듣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로 너무 뜬금없었다.

사실 시가 총액이 600조라는 세계 제일 기업이라 해도 태욱의 기대에 완벽하게 채워지는 건 아니었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1년 국방비 예산이 약 700조 원이 된다.

단지 세계 제일의 기업이어서는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그것도 온전히 혼자 다 가지고 있어야 600조 원이다.

제아무리 세계 최고의 기업을 혼자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낱 기업으로는 감히 국가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소 국가 단위로 구축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마음으로는 국가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책이 생겨나면 좋겠지만, 그럴 일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별로 없었다.

"아마 국가와 같은 크기의 기업을 만들거나, 아니면 국가를 동원해야 되겠지."

태욱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거리며 스크롤바를 계속 아래로 내렸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마도공학자의 흔적을 찾아낼 수는 없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건가?"

그러니 한성중공업의 주가도 상승하지 않았겠지.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그녀의 흔적이 어느 곳에도 없다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

천재 마도공학자라고 불리는 그녀와 손을 잡는다면?

계획에 한 발, 아니 적어도 100미터 앞서 나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녀가 끝이 아니었다.

미래의 강자들은 그의 머릿속에 다 들어가 있었다.

시작점이 그녀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태욱은 턱 끝을 매만졌다. 고심을 할 때면 튀어나오는 버릇이었다.

"일단 그럼 주식부터?"

태욱은 자신의 통장에 있는 금액을 모두 사용할 생각이었다.

헌터로서 하루에 나서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1억.

현재 한성중공업의 주식 중 50억의 거대 투자자가 생긴다면? 태욱은 목표치로 50억을 산정했다.

갑작스럽게 거대투자자로 변신하는 그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연락이 올 것이다.

경영팀에서 주도적으로 그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25%에 가까운 주식을 쥐고 있는 건데 연락을 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태욱은 단숨에 통장에 들어 있는 금액 중 상당 부분인 3억 5,000만 원을 모두 투자했다.

5,000만 원을 남긴 이유는 간단했다.

사냥 도구를 위해.

"흐음, 이 당시에 공간 주머니가 얼마 정도 했더라?"

헌터넷에 들어간 태욱이 공간 주머니를 검색했다.

-1톤 공간 주머니 200억.

-1.5톤 공간 주머니 300억.

-1톤 공간 주머니 210억.

-10톤 공간 주머니 2,400억.

맨 위에서부터 읽어 내려가는데 숫자들이 꽤나 눈에 들어왔다.

절로 입이 떡 하고 벌어지는 숫자들의 향연이었다.

보통의 중소기업도 시가 200억인데, 무게가 1톤짜리 주머니가 200억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신이 숫자를 잘못 본 거 아닌가 하고 손가락으로 되짚어 보며 금액을 살폈다.

"하나, 둘 셋...... 에라이, 날강도 같은 놈들."

태욱은 읽다가 결국 입 밖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미래에서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을 해 왔던 태욱에게 있어서 터무니없는 금액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높은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 안정적으로 금액이 안착이 되면 유통 업자들도 많이들 사용한다.

지금은 유통 업자들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어쩌겠는가?

치사하고 더럽다는 느낌을 가진 태욱이 혼잣말하듯 내뱉었다.

"공간계 스킬을 내가 익히고......."

자신이 한 이야기를 듣고 태욱의 눈은 커다랗게 변했다.

'어? 익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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