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도둑이 아이템 다 훔침-40화 (40/152)

비밀 콜렉션(1)

“어떻게 됐어요?”

고정민과의 협상을 마치고 방 밖으로 나오자, 민아영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왔다.

호기심과 기대가 반씩 섞인 물음이었다.

“아영씨. 마침 잘 됐습니다. 주오령이랑 지훈이는 지금 어디 있죠?”

“아, 두 사람은 저희가 제공한 숙소에서 쉬고 있을 거에요.”

이번 거래에서 얻어낸 건 진영을 위한 것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에게도 필요한 일이었다.

민아영이 진영을 재촉했다.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사전에 제시된 진영의 계약금은 100억이었다.

숫자로 써놓고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실로 대단한 금액이었다.

민아영이 궁금할 만도 했다.

“S급 헌터 지원 프로그램을 받기로 했습니다.”

“와, 대단하네요. 클랜에 들어오자마자 그런 대우는 흔치 않은데.”

“아뇨, 클랜에는 안 들어갑니다.”

“네?”

민아영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했다.

말 그대로였다.

그랑블루에 소속되게 되면 이래저래 불편한 일이 생긴다.

그랑블루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게 된다.

필요한 것은 주오령과 김지훈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뿐이다.

그랑블루의 위상이 이전만 하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1위의 클랜이었다.

탑 내의 주요 사냥터와 게이트를 장악하고 있고, 플레이어의 능력을 향상하는데 최적화된 곳임은 확실하다.

‘회귀자로서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지원을 받고 힘을 키운다.’

S급 헌터 지원 프로그램.

그랑블루의 재원과 코인, 사냥터를 몰아줘 바깥에서도 S급 헌터로서 통용되는 능력을 키워내는 훈련 프로그램이다. 코인 가치로만 따져도, 1만 코인에 상응하는 값어치를 하는데 거기에 아이템 지원과 각종 혜택까지 더해진다.

단숨에 평균 ‘4단계 : 영웅’ 급 이상의 능력치를 거머쥘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진영의 정보에 한 번 의존하게 되면 그랑블루는 계속해서 자문할 수 밖에 없다.

‘미래에 대한 정보는 그만큼 달콤한 법이니까.’

그때마다 진영의 이득은 계속해서 늘어난다.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였다.

그랑블루에 있어서는 명백한 손해였다.

그러나 받아들 일 수밖에 없는 거래였다.

그들의 실책과 더불어, 진영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굳이 그랑블루일 필요가 없음을 공고히 했으므로.

“자세한 계약은 후에 부마스터를 직접 만나 하기로 했습니다.”

사안이 사안인만큼, 당장 모든 게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대강 설명을 들은 민아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귀걸이를 매만졌다.

“그런 거였군요···.”

진영의 선택은 선택이었고, 그것과 별개로는 뭔가 석연치 않은 모양.

잠시 망설이던 민아영이 말했다.

“그... 저희 클랜 앞으로 괜찮은 거죠?”

진영이 클랜원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게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네. 민아영씨가 부마스터가 된다면 괜찮을 겁니다.”

“조용히 해요! 다른 사람 듣겠어요···.”

“뭐, 어떤가요.”

진영은 민아영을 부마스터로 만들어주는 대신 그녀의 협력을 받기로 했다.

그녀의 협력이 의미 있어지려면 그랑블루 내에서 그녀의 위치를 더 높일 필요가 있었다.

“혹시 펜 있어요? 종이도 있으면 좋고요.”

“펜이요? 잠시만요···. 여기 있어요.”

민아영에게서 종이와 펜을 건네받은 진영이 글씨를 끄적였다.

쪽지를 확인한 민아영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 사람은···!”

“증거를 찾는 건 민아영씨 하기 나름일 겁니다.”

그랑블루에 잠입한 레드 리버 측 스파이의 이름이었다.

정보가 줄줄이 새나가고 있다는 건 바보가 아닌 이상 알 수 있기에 그랑블루에서도 짐작은 하고 있겠지만, 범인은 끝까지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스파이는 후에 두 거대 클랜의 최후 결전 때 자신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다.

당시 레드 리버 쪽에 몸을 담고 있었던 진영은 그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었다.

‘그 정보 때문에 10층까지 올라오면서 두 번이나 당할 뻔했는데, 그냥 넘어갈 순 없지.’

현재 레드 리버가 마음 놓고 패악질을 부리는 것도 그 스파이 덕이다.

이대로 두 클랜이 비등하게 성장하면, 의미 없는 클랜 전쟁이 일어난다.

그 전에 한쪽을 밟아 놓고, 몸집 차이를 벌려야 했다.

진영의 목적은 탑을 빠르게 공략하는 것.

무의미한 희생이나 자원의 소모는 사전에 막아두어야 했다.

“그러면 S급 지원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까지는 저도 있겠습니다.”

“네, 알겠어요!”

스파이의 이름을 확인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쥔 민아영이 대답했다.

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니 민아영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꼬리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적은 그녀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열쇠가 될 거다.

민아영과 인사를 나누고 바깥으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잠깐 한숨 돌리고, 슬슬 움직여야겠네.’

* * *

“휴, 편하다.”

그랑블루에서 제공해 준 숙소에 진영이 몸을 눕혔다.

따지고 보면 0층부터 10층까지의 강행군이었다.

코인으로 신체를 강화했다지만 전투가 반복되니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었다.

지친 일행 모두 각자의 방에서 쉬고 있을 거다.

“이렇게 제대로 쉬는 것도 오랜만이네.”

진영은 창을 통해 숙소 밖을 내다보았다.

이곳은 클랜 지구 A구역.

그랑블루 외에도 다양한 클랜이 간판을 내걸고 클랜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올라왔으면 급한 불은 껐다고 할 수 있지.’

일단은 파밍한 아이템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아이템을 구매하고, 코인을 훔치는 방식으로 진영은 단 한 푼의 코인도 사용하지 않은 채 그곳의 아이템을 전부 털어왔다.

‘내가 쓸만한 건 도둑의 장갑이랑, 아이템 주머니.’

아이템 주머니에는 인벤토리 스킬이 붙어있다.

주먹만한 크기지만 평범한 방 한 칸만큼의 물건들을 보관할 수 있다.

‘중반부까지 유용하게 쓸 수 있겠어.’

탑의 중간부에 가면 타 클래스의 스킬도 습득할 수 있어, 스킬 창이 넉넉한 플레이어는 따로 인벤토리 스킬을 가지고 다닌다.

D급이라 스킬창이 4개뿐인 진영한테는 끝까지 유용한 아이템이다.

‘그리고 도둑의 장갑.’

[ 아이템 설명 ]

이름 : 도둑의 장갑

등급 : 유니크

분류 : 장갑

효과 : 민첩 스탯 10% 증가

전용스킬 : 적반하장(1일 1회, 도둑 계열 스킬 레벨+1(최대Lv2))

도둑 계열 클래스를 가진 플레이어라면 한 번 쯤은 탐해봤을 만큼 훌륭한 아이템이었다.

회귀 전, 진영이 애용하던 아이템이기도 했다.

핵심은 하루에 한 번 스킬 레벨을 1올려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스킬이었다.

‘스틸 Lv2 는 접촉하지 않고도 상대의 물품을 훔칠 수 있으니까···.’

하루에 한 번이라도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스킬 레벨은 Lv3레벨이 마스터 레벨인데, 여간 올리기 힘든 게 아니다.

진영이 스틸 레벨을 끝까지 올린 것도 탑 후반부에서였으니.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근.

[ 이름 없는 신의 에고를 추출합니다. ]

진영은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 ‘신록의 향기’에서 구슬 형태의 이름 없는 신의 에고를 추출했다.

모든 아이템의 등급을 한 단계 올려주는 이 아이템이야말로, 진정한 적폐 히든 피스라고 할 수 있었다.

우우웅!

구슬을 장갑으로 가져다 대자, 붉은빛이 치솟기 시작했다.

[ 이름 없는 신의 에고를 장착해 아이템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

[ 유니크급 ‘도둑의 장갑’이 레전더리 등급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

붉은 구슬이 완전히 흡수되며 검은 장갑 위로 회색빛의 문양이 새겨졌다.

날개 달린 지팡이를 두 마리의 뱀이 휘감은 모습.

카두케우스라고 부르는 지팡이의 문양이다.

정보창을 확인하는 진영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이게 이런 식으로 업그레이드가 되는구나···.”

이름 없는 신의 에고를 박아 넣은 아이템은 등급이 하나 상승한다.

이 때 생성되는 아이템은, 기반이 되는 아이템을 베이스로 한 새로운 무언가였다.

그리고 지금 진영의 앞에 나온 것은.

[ 레전더리 : 헤르메스의 장갑 ]

역대급 아이템이었다.

* * *

밤하늘 위로 두 개의 달이 떠올랐다.

플레이어 거주 지역의 밤은 활기차다.

거리에 밝혀진 형형색색의 연등 아래의 플레이어들의 웃음소리가 소란스러웠다.

“야! 죽을 때까지 마셔!”

“내가 기가 막힌 맛집을 아는데 말이야···.”

“야, 골목에서 싸움 났다는데? 밖에서 온 A급 헌터가 묵사발이 됐다던데?”

목숨을 건 고단한 파밍을 마친 플레이어들은 NPC들이 제공하는 식당과 유흥을 즐기는 게 일상이었다.

“우웨엑.”

“야, 괜찮냐?”

갖은 고생을 하고 10층까지 오른 플레이어는 선택할 수 있었다.

그대로 바깥에 나가 헌터가 될 것인지, 아니면 파밍을 통해 힘을 기른 뒤 헌터가 될 것인지.

진영처럼 탑에 뼈를 묻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사람들은 멸망의 탑에 의해 인류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모르니까.

이곳에 남아 있는 이유도 빠른 성장과 돈을 위한 것 뿐이었다.

물론 미래를 안다는 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미래를 모르기에 태평할 수 있는 거였다.

미래를 준비하고, 나름대로 희망찬 꿈을 꿀 수 있는 거다.

‘예전에는 나도 저 무리에 끼어서 진탕 술이나 퍼마시고 있었지.’

그러나 지금 다가올 미래를 아는 건 진영이 유일했다.

멸망의 탑을 공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게획을 세울 수 있는 것도 그가 유일했다.

자신을 죽인 신화준이 어디에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투욱.

“어이쿠, 죄송합니다.”

“······.”

유흥가 거리를 지나가는 진영의 앞으로 술에 취한 행인이 부딪혀 왔다.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는 만취자의 것 그대로였다.

그는 술병을 흔들며 진영에게 인사하고선 골목 안쪽으로 사라졌다.

남자가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풀려있던 눈이 순식간에 또렷해졌다.

“크흠, 어디 얼마나 가지고 있었나 볼까.”

탑 안에는 다양한 클래스와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가 거주한다.

10층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그도 나름대로 자신의 능력을 살려 살아가는 중이었다.

그의 클래스는 E급 소매치기.

북적거리는 거리만큼 그가 활동하기 편한 곳도 없었다.

그에게 양심의 가책은 없었다. 남들이 스킬을 사용해 몬스터를 사냥하듯, 그도 자신의 ‘소매치기’ 스킬로 코인을 버는 중이었다.

남자가 주머니를 뒤적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분명 훔쳤었는데.”

훔친 코인은 분명히 주머니에 넣어놨었다.

이번에는 꽤 짭짤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노릇이었다.

더 깜짝 놀랄 일은 따로 있었다.

“잠깐만, 내 지갑이 왜 사라졌지?”

바지, 상의, 자켓 모든 주머니를 뒤져봐도 텅 비어 있었다.

남자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황급히 골목 밖으로 빠져나가 방금 부딪혔던 남자를 찾아봤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진영은 이미 인파에 섞여 사라진 뒤였다.

짤랑.

지나가던 소매치기에서 뜯어낸 코인이 진영의 손 위에서 튀어 올랐다.

‘나쁘게 쓰려면 얼마든지, 나쁘게 쓸 수 있단 말이지.’

스킬의 특성상 발동 여부를 상대가 알아차리기 힘들다.

탑 내에서 범죄자 클랜이 득세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들에게는 직접 몬스터를 사냥해 파밍 하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남의 재산을 뺏는 게 훨씬 쉬웠다.

‘나도 따지고 보면 다를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진영의 손에서 붉은색 열쇠가 빛났다.

엄태준에게서 훔쳐낸 비밀 창고의 열쇠였다.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비밀 창고가 있는 ‘폐쇄 구역’.

플레이어 거주 지역에서도 가장 후미진 곳에 있다.

‘훔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녀석은 열쇠를 자신의 자켓 안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어찌 보면 아이템 주머니보다 확실한 장소였다.

누군가가 손을 댄다면 바로 알아챌 수 있으니까.

하지만 녀석은 진영이 ‘도둑 클래스’라는 건 몰랐다.

손을 대고 있는 건만으로 원하는 물건을 훔친다는 걸 상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염태준이 눈뜨고 코 베이는 건 예정된 일이었다.

철컥.

쓰러져가는 창고 앞에 도착한 진영이 열쇠를 넣고 돌렸다.

염태준은 지금쯤 상업 지구 D구역에서 ‘흑장미 상회’를 터느라 정신이 없을 거다.

진영이 말했던 대로 그곳 NPC에게 다음 보물에 대한 단서가 있기는 하다.

‘알아내려면 한참 걸릴 거다.’

거기 NPC들은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녀석들이라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상당한 시간 투자가 필요했다. 아니, 시간 투자로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보물에 눈 돌아간 염태준이 도중에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다.

즉, 지금 비밀 창고를 신경쓰는 유일한 사람이 사라졌다는 뜻.

끼이익.

문이 열림과 동시에 단정하게 정리된 내부가 드러났다.

허름했던 외관과 달리 박물관처럼 정갈한 모습이었다.

문을 닫고 들어 온 진영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파앗-.

“와···.”

문이 열리며 켜진 하얀 조명 아래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아이템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주황색으로 은은히 빛나는 레전더리 아이템.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니 상상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기분 같아서는 싹 다 쓸어가고 싶지만 참자.’

전부 가져가고 싶지만, 염태준이 비밀창고를 털렸다는 사실을 알아서 좋을 게 없었다.

그래야 또 털 수 있다. 심지어 녀석이 새로운 아이템을 가져다 놓으면 또 쓸 수 있다.

‘내가 찾는 건···.’

어찌 보면 악랄하지만 자업자득이었다.

녀석도 딱히 떳떳하게 모은 아이템들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결과물들이다.

‘와, 파괴자의 건틀렛? 이게 여기에 있었어?’

진영은 쓸데없이 양심을 챙길 생각이 없었다.

‘미친, 정령왕의 펜던트까지. 이 놈이 쓸데없이 아이템을 꿍쳐둬서 탑 공략이 늦어지는 것도 있겠네.’

빠르게 창고에 전시된 아이템들을 훑어나갔다.

‘흐음···. 그건 아직 없나보군.’

염태준이 죽고 비밀 창고가 레드 리버에 의해 털렸을 때, 가장 화제가 된 아이템이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없는 모양이다.

‘지금 필요한 건 그게 아니고.’

진영이 원하는 아이템은 따로 있었다.

두리번거리며 창고 안쪽으로 들어섰다.

그제야 진영의 눈이 커졌다.

‘찾았다.’

진영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한 자루의 단검이 있었다.

주황빛으로 빛나는, 현존하는 단검 중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무기.

‘카른웨난.’

새하얀 칼자루가 진영을 향해 빛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가져가고 싶었지만.

그냥 손을 대면, 설치되어 있는 마법이 발동 되며 침입자의 신분과 위치가 발각된다.

동시에 강력한 마력장이 작용해 도둑을 흔적도 없이 찢어놓을 것이다.

그런 함정이 모든 아이템마다 설치되어 있었다.

‘취향하고는.’

함정의 설치 방식이 염태준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자신이 힘들여 모은 콜렉션을 구경은 시켜주겠다만, 절대로 건드리지는 마라.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녀석의 성격하고 딱 맞는다고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쫘악.

진영은 장갑을 고쳐 꼈다.

어찌된 영문인지 탑은 다양한 전설과 신화를 포용한다.

다른 세계의 신의 이름을 한 아이템도 있고, 이렇게 지구에 있는 신화를 모티브로 한 아이템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헤르메스의 장갑.

그리스 신화 속 헤르메스는 여행자, 상업, 목동 주관함과 동시에, 도둑의 신이었다.

‘전용 스킬 - 적반 하장 발동.’

[ ‘스틸’의 레벨이 1회간 1 상승합니다. 스틸 Lv1 -> 스틸 Lv2 ]

이걸로 물건에 직접 손을 대지 않더라도 아이템을 훔쳐 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레전더리 아이템이 되면서 생긴 또 하나의 전용 스킬 - 축복 받은 도둑.’

헤르메스 장갑이 제공하는 최상위급 버프였다.

[ 도둑의 신이 당신을 축복합니다. ]

[ 함정과 예기치 않은 변수로부터 당신을 완벽히 보호합니다. ]

손을 앞으로 뻗는 진영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이제는 훔치는 일만 남았으므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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