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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뜻밖의 해적-149화 (149/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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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신의 빛

대제독 그랜트, 수호자 그랜트, 카멜롯의 등대 그랜트, 아버지 그랜트...

수많은 그랜트의 별명을 몰고 다니는 카멜롯의 제독. 그 이름들 만은 들었을 때에 내가 처음에 생각했떤 이미지는 굉장했다. 늙었는데도 몸에 스테로이드를 링거 단위로 맞은 것 같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에다가 하얀 수염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져 있는 그런 노인이라는 이름만 앞에 붙어있는 엄청난 헐크.

"처음 뵙는군요. 그랜트 제독."

로제와 이야기를 할 때 그 아이가 말해주었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이미지는 아니라고. 그냥 인자한 할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여러번 만난 적이 있는데 항상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 그랜트와 당면한 지금 마리아와 나는 로제의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그냥 할아버지잖아. 오른손에는 지팡이도 짚고 있고, 거동이 불편해서 바리스의 부축까지 받아야 하는.

"그대들이 마리아 해적단인가. 그럼 그쪽의 여성은 여해적 마리아... 그대는 항해사 레이먼드겠군."

말을 마치고, 병사 한 명이 내온 의자에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는 그랜트는 그렇게 강한남자 이미지가 아니었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이 새기고 간 쭈글거리는 주름살과, 하얗게 센 머리카락과 수염. 한 국가의 해군을 책임지고 있는 제독보다는 집 화단에 물뿌리게로 물을 주다가, 지나가는 옆짚 아이에게 사탕이나 건네 줄 것 같은 모습.

"그래, 할 말이 있다고 노구를 불렀으면.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게 어떻겠나?"

그랜트는 말을 마치고 나서 꽤 오랜 시간 기침을 했고. 나는 그를 바라보면서 고민했다.

기침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 나와 마리아를 둘러보는 그 눈을 보자. 나는 마음을 결정했다.

"카멜롯의 어촌과 항구에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는, 가르시아 해의 해적 게르하르크가 연관되어있습니다."

이 남자 앞에서, 잔재주를 부리거나 말을 질질 끌어봤자 도움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계략을 잘 써서? 머리가 좋아서?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그 말, 책임질 수 있는가."

뒤편에서, 나의 말을 들은 바리스가 얼굴을 굳히고 차갑게 대답했고. 그랜트는 그 상황 속에서도 침묵을 유지하면서 나와 마리아를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시선을 일부러 피하면서 바리스에게 눈을 맞추었다. 그랜트의 눈은 부담스러워! 관심법 쓰는 대머리 애꾸눈 아저씨 같다!

"로만에게도 말했던 거지만. 이전의 아픈 추억일랑 모두 잊자고. 나는 여기에 진실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러 온 거니까."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뭔가를 더 물어보려고 하는 바리스를 제지하고, 그랜트가 입을 열었다.

"자세히 말해봐라."

마리아가 입을 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들을 모두 말해주기 시작했다. 바다에 가두어져 있던 악마들, 그리고 그들과 계약해서 힘을 얻은 자들. 머맨과 머메이드, 다섯 척의 더 쉽.

그랜트는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입을 열었다.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바리스의 검은 어금니겠구나."

그 말에 마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대도 필요한데, 제독 그랜트."

마리아의 말에 그랜트가 마리아를 응시했다.

"허, 이 노구가 어디에 쓸모가 있다고."

마리아는 한 걸을 나서서 말했다.

"우리가 다섯 척을 다 모은다고 해도. 게르하르크는 여전히 카멜롯 왕국과 연합을 할 것이고. 결국은 함대를 보내서 아이리 공화국을 공격하겠지. 우리가 다섯척의 배를 모아서 일을 진행하는 동안에, 아이리 공화국과 함께 그 합대를 막아줄 사람이..."

이야기를 듯던 그랜트의 표정이 굳고.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지금... 나보고! 지금 우리 왕국의 병사들을 공격하라는 게냐!"

스테로이드 맞은 것 같은 엄청난 근육이 없어도, 초승달 모양의 하얀 수염이 없어도. 나와 마리아는 순간적으로 한 발을 물러서야 했다. 그리고 로제의 말에 결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냥 사람 좋아보이는 할아버지 좋아하시네! 조용히 빛나면서 우리를 살펴보던 눈에서 화살이라도 튀어나가는 것 처럼 엄청난 기세가 파파팍 우리의 심장에 박혀들어간다.

나는 그 갑작스러운 태세 변화에도 최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곧바로 입을 열었다.

"꼭 싸우라는 뜻이..."

그랜트가 나의 말을 중간에 자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

"닥쳐라! 고려할 수 없는 사항이다!"

아... 씨, 말 좀 마저 하게 해주지. 물론 격한 반응이 나올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격렬한 반응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때였다, 내 옆에 가느다란 실이 하나 박히고 로제가 이쪽으로 날아온 것은.

"저희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주세요, 그랜트 제독님!"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 그랜트가 여전히 화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서 로제를 바라봤다.

"발미온 영애, 아이야. 네가 마리아 해적단과 일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희들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그 말에 로제가 곧바로 대답했다.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카멜롯의 병사들에게 당신의 위치가 얼마나 큰지."

그랜트가 곧바로 대답했다.

"그렇기에, 더욱 더 하면 안되는 일이다. 나를 믿고, 나와 함께 하던 전우들과 싸우라는 미친 요구를 내가 들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그랜트는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더 이상 나에게 욕을 보일 생각 하지 말아라."

여기서는, 로제가 무슨 생각이 있으니 왔겠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고 로제가 입을 열었다.

"카멜롯의 군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지금 카멜롯 왕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게르하르크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그랜트가 로제를 바라보았다. 로제는 계속해서 그랜트에게 말하고 있었다.

"카멜롯의 군인은, 카멜롯의 백성과 왕을 위해서 싸우잖아요. 그래야 하는 거잖아요. 그걸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군대에 들어와서 함포를 잡고 돛을 올리는 거잖아요."

근데 지금, 도대체 카멜롯 왕국의 군인들은 무엇을 위해서 싸우려 하나요!? 로제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그랜트 제독님이, 아이리 공화국과 함께 싸운다는 것을 알면 병사들이 어떤 생각을 할 것 같나요? 더러운 배신자, 왕국을 버린자?"

단지 그것 뿐 만은 아닐거에요. 로제는 고개를 저었다.

"도대체, 그 그랜트 제독이 어째서 아이리 공화국으로 간 거지? 라는 의문이 함께할 거에요. 그 질문에서, 그랜트 제독님이 게르하르크가 작당하고 있는 일들을 밝힌다면. 분명히 카멜롯의 모든 뜻 있는 병사들은 제독님과 함께 할 거에요."

그 말에 그랜트가 다시 외쳤다.

"그것은, 카멜롯 왕국과 폐하에 대한 반란이다! 제독된 사람이 자신에 대한 군인들의 신뢰를 무기 삼아 국가에 반기를 들면, 그것이 반란이다!"

그 말에 로제가 말했다.

"제독님은 그러지 않을거잖아요."

... 그랜트가 로제를 바라봤다.

"제독님이 일으킨 군대가 향하는 곳은 언제나 적군이잖아요.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잖아요."

로제가 이 언쟁에 마침표를 찍는 것 처럼 단호하게 말했다.

"카멜롯이 당면해 있는 가장 큰 적은 아이리 공화국이 아니에요. 게르하르크, 그리고 카멜롯의 항구와 어촌을 공격하고 있는 바다의 악마들이에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죠. 그랜트 제독님이야 말로 현 시대에 살아있는 최고의 충신이자, 귀신과도 같은 명제독이라고. 로제는 그랜트를 바라봤다.

"밝은 방에서는 촛불이 의미가 없듯이, 군주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을 때에는 충신은 빛나지 않는다."

로제의 말을 받듯이, 그랜트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두운 방에서야말로 촛불이 어둠을 밀어내듯, 군주가 잘못된 길을 걸어갈 때 충신이 길을 밝힘이 이와 같다."

그랜트의 목소리와 표정이 약간 가라앉아 있었고. 로제는 여세를 몰아서 말했다.

"예전, 제독님이 발미온 가를 이어갈 너에게도 꼭 필요할거라 하시면서 건네준 책에, 수도 없이 밑줄이 그어져 있었던 문장이에요."

지금이다. 나는 로제가 거의 다 완성한 판에 마무리를 짓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

"해적과 해군은 이전부터 적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저희는 어떤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채로 상선을 털고, 민간인을 죽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목표가 같고, 타파해야 할 목표가 같습니다. 깊게 생각해 보시길."

나는 말을 마치고 나서 작은 물통 하나를 꺼내서 그랜트에게 건네주었다.

"... 이건 뭐냐."

약간 지친듯한 목소리로 그랜트가 나를 보며 물어보았고, 나는 그 물음에 대답했다.

"싸늘한 앤의 얼음을 녹여낸 물입니다. 카멜롯의 국왕에게 뿌리게 된다면, 잠시나마 게르하르크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겁니다."

로만에게 이야기를 들었던 내용이다. 에밀이 싸늘한 앤의 얼음을 요구했다고. 아마, 카멜롯의 국왕에게도 이 물은 통할 것이다. 카멜롯 왕국의 전반적인 소문은 국왕 폐하가 이전같지 않다는 내용이 많았으니까. 게르하르크가 아마 탐욕이고,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카멜롯 국왕의 눈을 흐렸을 가능성이 있다.

증발하기 전까지는 효과가 있겠지. 그리고, 그걸로 내가 원하고 있는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한다. 아니, 일어날 것이다. 그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나고, 사실 상 더 쉽이 모두 모이게 된다.

그랜트가 그것을 받아서 손에 약간 발라보는 걸 확인하고 나서 마리아가 말했다.

"그럼, 다음 편지를 기다리고 있지. 제독."

마리아가 그 말과 함께 바다의 담요 좌표를 말해주고 뒤로 돌아서 바다의 날개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우리도 그 뒤를 따라서 바다의 날개로 향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랜트 제독은 아직 완전히 설득 된 것이 아닌데."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검은 어금니와 그랜트가,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의미가 없어."

이미 모든 것을 건 도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장이 걸려있는데, 거기에다가 신장 하나 더 추가한다고 도박 판이 커지는 건 아니지.

============================ 작품 후기 ============================

10시에 뵙겠습니다.

ps. 집중하는 기념으로 3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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