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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뜻밖의 해적-62화 (6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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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하운드 항구

바다 위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바다의 날개, 그 갑판 위에서 육분의를 조정하고 크로노미터를 체크하던 나는 마리아를 보면서 말했다.

"가르시아 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특산물은 오징어와 생태 되겠으며..."

가르시아에 도착했다. 공식적으로 가르시아 해로 분류되고 있는 위도와 경도에 도착한 것을 확인한 나는 약간 싸늘한 바람에 가볍게 몸을 떨고 말했다.

"춥다고 난로에다가 나무 많이 쳐넣으면 그 자식 꼬챙이로 꿰뚫어서 구워버릴거다. 아껴써라."

위쪽 지방은 바다 뿐이 아니라, 지역이 전반적으로 날씨가 차가우니까. 잠이라도 뜨끈하게 자보겠답시고 땔감을 많이 쳐넣으면 금세 동날거다.

그러다가 정신 차려보면 발가락이 스머프 피부색처럼 시퍼렇게 동상 당해서 잘라내야 하고 그러는거야. 나는 선원들에게 단단히 주의시키고 불을 때는 건 갑판장의 판단 하에 실시하기로 한 다음 바다를 가만히 바라봤다.

"그레이 하운드 항구로 가자."

마리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금기가 섞인 물만 있다면야 호수에서도 해적질을 할 기세가 만땅인 해적들은, 당연히 이 가르시아 해에도 자신들 만의 항구를 만들어 두었고. 그것들 중에 하나가 방금 전에 마리아가 말한 그레이 하운드. 강아지 이름을 항구에 붙여놓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해도에서 좌표를 확인한 나는 그대로 조타륜을 조정하고 속도를 높였다.

속도가 올라가면서 모두가 몸을 한 번 부르르 떨었다. 속도가 빠르니까, 춥기도 더 춥겠지. 근데 저렇게 덜덜 떨 정도로 춥지는 않지 않나? 나는 잠깐 바람을 보고 있다가 해적들을 보고 혀를 찼다.

"병신들아 아직 영상이다. 무슨 나병걸린 당나귀마냥 거기서 후들거리고 있어?"

나의 말을 듣고 선원들과 마리아가 나를 슥 바라봤다. 그 눈에는 굉장한 불만이 가득해보이는데. 뭐, 왜.

"그런 복장을 하고 잘도 그런 말을 하네."

마리아의 말에 나는 대답 대신에 턱을 약간 치켜들고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양모로 만든 셔츠에 순록 가죽 조끼를 입고 있었다. 게다가 만약을 대비해서 방한 코트와 목도리, 귀마개, 장갑까지 따로 항해사실에 준비한 상태지.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춥다고."

난 말했어. 가르시아 해는 기본적으로 기온이 낮아. 그걸 무시한 건 니들인데 이제와서 왜 나를 그렇게 노려보세요들? 속도 더 올려버린다? 내가 러셀의 검을 붙들고 그들을 슥 바라보자 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떨구었다.

원래 아는 거 많은 사람 말만 따라도 중간은 가는거야. 저기 로제 봐. 털모자랑 목도리에 벙어리 장갑 끼고 헤실헤실 웃고 있잖아.

그레이 하운드 항구에 발을 딛은 우리는 곧바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도 그럴게, 우리가 타고 온 배는 꽤나 유니크하잖아. 마스트가 없이 돌아다니는 배를 보기가 쉽지는 않지. 부둣가에 발을 내리고 걸어가는 우리의 앞을 스무 명 정도 되어보이는 사람들이 막아서고 뭐라고 떠들기 시작했다.

1도 못알아 듣겠다. 뭐라고 하는 거야? 마리아가 그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어이가 없어졌는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야, 입항료를 내라는데? 100 칸두스."

100 칸두스면 12 달란트였나. 순금으로 되어있는 쬐끄만 달란트 금화와는 다르게 칸두스는 구리를 잔뜩 섞어놓은 커다란 사각형 화폐다. 마리아가 서늘하게 웃으면서 그들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고. 그들이 일제히 웃는다.

"뭐라고 한 겁니까?"

마리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가져가고 싶으면 뺏어보라고 했는데? 어디서 시덥잖은 꼬꼬마들이 텃세를 부리고 있어."

꼬꼬마치고는 너무 발육이 잘 되어있지 않나요? 애들이 모두 단체로 매일 아침마다 스테로이드에 시리얼을 말아먹었나. 나는 아하하 웃었다. 뒤편에 있던 우리의 해적들이 당연히 이렇게 돗자리까지 깔려있는 잔칫상을 마다 할 인간들이 아니다. 무기를 꺼내들며 눈을 번득이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선원들.

그 서늘한 눈매의 선원들 중에는 로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쪽의 눈빛들을 보던 상대편들도 얼굴을 굳히고 무기를 꺼내들기 시작한다.

"Nien, bitte!"

뒤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 목소리에 곧 달려 들려던 선원들이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빨간색의 안대로 왼쪽 눈을 가리고 있는 금발의 남성이 한 명 서 있었다. 그가 녹색 눈으로 우리를 슥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바다의 날개라, 소문 들었다. 그럼... 댁이 마리아인가?"

약간 억양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우리말을 제법 할 줄 안다. 물론, 원어민 네이티브 스피커인 우리에 비해서는 굉장히 단어 선택이 어눌하지만. 듣고 해석할 수는 있으니까.

무거운 목소리의 남자는, 회색의 코트를 입고 밀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그는 주변을 슥 바라보고 우리와 싸우기 직전이었던 녀석들을 자기네 말로 족치기 시작하는데, 그걸 듣던 마리아가 킥킥거리면서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야, 저거 너랑 비슷한 과인데. 말하는게 아주 싸가지 없고 띠꺼워."

... 내가 원래 그런 이미지였냐? 나 유능하고 재기발랄한 천재 항해사 같은 이미지 아니었어? 싸가지 없고 띠껍다니, 그건 어디의 누구냐. 일단, 저쪽에서는 대충 상황 정리가 끝났는지, 선원들이 뭐라고 투덜거리면서 무기를 집어넣고 있었고, 우리 쪽도 그걸 확인하고 선원들이 무기를 집어넣었다.

"미안. 친구들, 요즘 욕구 불만이라. 게르하르크 볼프강이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마리아에게 척 손을 내밀었고, 마리아가 손을 내밀어 그 손을 맞잡고 가볍게 흔든 다음 말했다.

"계속 하게 두지. 우리 애들도 조금 심심하던 차인데."

그리고... 라면서 고개를 슥 돌려서 나를 바라본 게르하르크가 이쪽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다.

"이야기 듣다. ... 들었다? 아이리 공화국 엉덩이 소시지 넣은 항해사 레이먼드."

... 해석하기에 따라서 나의 성적인 취향을 확 뒤바꿀 수 있는 표현은 좀 자제합시다. 게다가 그렇게 어눌한 문법으로 그런 이야기 하면 더 해석될 여지가 넘치잖아.

"가르시아의 해적 항구, 그레이 하운드 온 걸 환영하라... 합니다? 한다?"

어설픈 느낌이 있기는 한데, 알아 듣는 건 다 알아듣는 모양이다. 그 말에 나는 게르하르크를 보면서 말했다.

"당신이 우리를 환영할 권리가 있는건가?"

그 말에 게르하르크가 웃으며 빨간 안대 위를 검지로 슥슥 긁기 시작했다.

"아아, 로른 해 랑은 조금 다른가? 가르시아 해, 해적 항구들 각자 Meister(주인)가 있다. 그레이 하운드 나다. 잡고 있는 사람.

다른 민간 항구랑 비슷하게, 관리하는 사람이 있고 여기에서 거래를 하거나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일정량의 세금을 항구의 주인에게 낸다. 그걸 받으면서, 동시에 해적질도 해적질 대로 하는 모양이지.

마리아가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래 마에스터, 우리는 이제 입항 허가를 받은 건가?"

그 말에 게르하르크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마리아를 봤다.

"그게 말이다. Fraulein(아가씨), 우리 밥 먹어야해. 그래야 항구를 통제 된다. 저 친구들, 말을 거칠게 해서 조금 그렇지, 행동 틀린게 아니야."

그러면서 씨익 웃는 모습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 그게 100 칸두스고?"

그 말에 게르하르크의 표정이 약간 깨진다.

"뭐? 100 칸두스?"

그리고는 그가 뒤를 돌아보면서 뭐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하게 강한 억양의 말들이 토해지듯이 쏟아지고, 뒤편에 있던 녀석들이 그대로 쭈그러지기 시작한다. 화를 다 풀었는지 씩씩거리며 숨을 내쉬던 게르하르트가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하고 이쪽을 보면서 활짝 웃었다.

"그럴리가, 칸두스 10. 저 새끼들이 정신병자 같은..."

게르하르트의 말에 마리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달란트 하나를 넘겨주었다.

"아직 환금이 안되서 말이야."

뭐, 우리는 달란트도 받으니까. 라고 말하면서 게르하르트는 그 돈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

사실 환율로 따지면 달란트 한 장이 10 칸두스보다 훨씬 나은 편이다. 대충 이야기가 정리되자, 게르하르트는 가볍게 손을 흔들다가 내 쪽으로 다가와서 말을 건네었다.

"아, 우리 Maat(항해사)씨의 경우에는... 그레이 하운드 명물, 노예시장 아주 좋아할거야."

그 말에 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내 모습을 보다가 킥킥거리던 게르하르트는 어깨를 툭툭 두들기고 말했다.

"아, 알고 있다. 로른 해의 카멜롯과 아이리... 노예제가 없... 없어.. 없어졌지? 물건을 살 수는 없지만. 눈요기라도."

그러면서 한 손으로 고리를 만들고 검지 손가락을 왔다갔다거리며 묘한 표정을 짓는 게르하르트. 다시 말하지만 되먹지 않은 어투랑 문법 구사하면서 그런 추한 행동 보이지 말아줘. 내가 기분이 참 찝찝해지잖아.

...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마리아를 바라봤다. 내가 이거랑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마리아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슥 시선을 돌리고 가볍게 휘파람을 분다.

그렇게 이 항구의 보스를 만나고 난 다음 우리는 비로소 숙소에 짐을 풀기 위해서 이동할 수 있었다.

"... 저랑 비슷한 과라고 하셨습니까? 실망입니다."

그 말에 마리아가 두꺼운 얼굴 두께를 자랑하면서 한 마디 했다.

"여자 밝히는 것도 똑같은데 뭐."

옆에 있던 로제가 뭔가를 참지 못하고 마리아를 바라봤다.

"가르시아 해에서 노예가 거래되고 있어요?"

로제의 물음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아, 그 이야기는 들었어. 로제는 몰랐나보네."

카멜롯 왕국과 아이리 공화국은 노예제가 철폐되었다. 이유는 하나. 아이리 공화국이 처음에 건국될 때에 노예제를 철폐했으니까. 그로 인해서 피해를 보고 있던 카멜롯 왕국도 결국에는 노예제를 철폐한 것이다. 물론, 그걸로 인해서 카멜롯이 거두는 세금의 수익이 오히려 늘었으니 결국은 윈윈이지. 하지만 다른 지역들의 몇 곳은 아직 노예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 가르시아로 왔을 때에도 노예제가 아직 있다는 건 알고 있었던 나와는 다르게, 로제에게는 꽤 충격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그거 나쁜 거잖아요."

라는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로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는 나쁜 놈들이지, 정의의 사도가 아니야. 여기가 노예제를 하고 있으면, 하나보다 하고. 나는 노예가 되지 않아야겠다.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그것으로 만사 오케이야."

로제가 다시 대답한다.

"하지만, 사람을 사고 판다니..."

그 말에 마리아가 다시 가볍게 응수한다.

"카멜롯에 여관에 가면 일주일에 1 달란트를 받고 여관의 침대를 정리해주는 소년들이 있지. 그것도 사람을 사고 판 거잖아?"

그 말에는 내가 대답했다.

"그 돈은 최소한 그 사람한테 가지 않습니까?"

내 말에 마리아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레이먼드, 너 생각보다 멀쩡한 정신상태를 가지고 있잖아. 놀라운데."

마리아는 가볍게 웃은 다음에 말했다.

"여튼 가르시아에서는 노예 무역은 합법이야. 뭐, 나는 관심없고. 다른 나라의 사정 따위."

마리아는 말을 마치고 하품을 한 번 했다. 그리고 로제가 머뭇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가 공격한 상선에 노예들이 있으면 어떻게 하실거에요?"

로제의 물음에 마리아가 약간 당황하면서 대답했다.

"뭐, 만약에 우리가 가르시아에서 턴 상선 안에 있는 노예를 약탈하면... 그, 다른 곳으로 넘길 때 까지 먹이고 재워야 하잖아. 그냥 거기에서 바로 놔줘야겠지. 우리가 식량이 썩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 다음에 그 녀석들이 어디로 가든 내 알 바는 아니잖아. 마리아는 그렇게 말을 마치고 숙소 방을 잡기 시작했다.

뭐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더니만 결국 노예 나르던 배를 털면 그 노예들은 그대로 방생시키는 건가. 그러면 노예들 입장에서야 바로 배 안에 있는 노예문서를 태워버리고 다른 곳으로 도망치겠지.

하여튼 정신상태는 굉장히 순수괴랄하면서도 저렇게 솔직하지를 못해요 우리 선장씨는.

============================ 작품 후기 ============================

벌써 이번 시즌의 전개를 눈치채신 독자분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생각을 해버렸습니다ㅠㅜ

그리고 저... 그렇게 씬고자였나요... 슬프다.

만국공용어를 쓰고 싶지 않아서요, 일단 위쪽은 독일어 사용권으로 생각해 봤어요.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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