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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뜻밖의 해적-48화 (4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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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VS 해군

로만은 자신의 방 안에 앉아서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젠장,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꼬인거지. 본국에서는 이상한 이야기가 잔뜩 돌아서 그가 그랜트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 당시에 해전에 참전했던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시위의 목적은 하나. 자신의 해임.

내가 어떻게 해서 그 거지같은 극지에서 이 얼음의 배를 얻어왔는데. 그런건 이제 싹 다 필요없다 이건가.

그러는 와중에 동맹은 잘 풀리고 있냐, 그러면 차라리 다행이다. 결과적으로 이겨서 가면 아무 문제가 없을테니까. 그런데 저 바리스라는 자식은 자신을 의심하고 있고, 툭 하면 이쪽으로 사람을 보내서 별 것 아닌 걸로도 내 행방을 확인하려고 든다.

"... 돌아버리겠군."

로만은 중얼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크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문을 열자, 거기에는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얼굴을 가린 남자 한 명이 서 있었다.

"누구지."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온 거지. 하는 로만의 대답에 별 다른 말 없던 남자가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얼굴을 확인한 로만은 그대로 검을 뽑아서 남자의 목에 가져갔다.

"잠시만요, 싸우자고 온 게 아닙니다만. 저 싸움 못합니다?"

마리아와 함께 있던 그 남자놈이다. 로만의 검이 크게 휘둘러지려고 하는 순간에 그가 재빠르게 입을 열었다.

"해적을 소탕하고 난 이후를 생각하신다면, 저를 여기에서 죽이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닐 걸요!?"

그 말에, 로만의 검이 잠깐 멈추었다.

"...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기어왔나."

그 말에 그는 하하하 하고 웃은 다음 그를 바라봤다.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마리아의 해적선에서 항해사를 잡고 있는 레이먼드라고 합니다."

후우, 여기 덥군요. 라고 태연하게 말한 레이먼드가 그를 바라봤다.

"상황 참 좆같지 돌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 말에 로만이 레이먼드를 바라봤다. 그게 누구 덕분인데.

"바다에서 해적을 털어버린다, 좋지요. 근데 그러고 나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 말에 로만이 레이먼드를 바라봤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말해라. 쓸데 없는 이야기라면 네 녀석의 목은 여기에서 떨어진다."

그 말에 레이먼드가 큼큼, 하고 헛기침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해적이야 뭐 어차피, 바다에 생겨나는 곰팡이 같은 거 아닙니까. 지금 싹 쏘탕한다고 해도 나중에 또 해적이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하고 오오 사과, 라고 하면서 태연하게 테이블로 다가가서 사과를 하나 손에 쥐고 한 입 베어먹었다.

"하지만, 카멜롯 왕국의 해군들은 한 번 무너지면 아이리 공화국을 따라잡는게 어려워지겠죠."

그는, 사과를 씹으면서 씨익 웃었다. 카멜롯 왕국과 손을 잡고 해적들을 터는 것과, 해적들과 함께 손을 잡고 카멜롯 왕국에 엿을 먹이는 것.

"어느 쪽이 남는 장사일 것 같습니까?"

로만이 그를 바라보았다.

"해군과 해적은 손을 잡지 않는다."

그 말에 레이먼드가 대답했다.

"공식적으로는요."

저도 뭐 함께 힘을 합쳐서 카멜롯 제국의 해군을 처리하자,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러 온 게 아닙니다. 레이먼드는 말한 다음 다시 사과를 툭툭 던지고 받기 시작했다.

"본국에서 영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들려오고 있다죠."

그랜트의 부하로 일하는 아이리 공화국의 제독! 그러면서 그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사과를 왼손으로 던져 받은 다음 히죽 웃었다.

"카멜롯 왕국과 함께 힘을 합쳐서 해적들을 턴다고 해도 그 소문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사실이다. 어찌 되었던 그랜트의 아래에서 일한 것과 해적을 소탕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여전히 다른 사람들은 로만에 대해서 그 문제를 물고 넘어질 것이다.

"저희 제안은 별 거 아닙니다. 저희는 앞으로 보름 정도 뒤에 작센 해협으로 가지고 있는 범선들을 이동시킬 생각입니다."

로만이 그 말에 대답했다.

"말해주는 이유는?"

그 말에 레이먼드가 웃었다.

"초대장을 보냈는데, 안 오시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러면서 레이먼드가 테이블에 기대었다.

"초대를 했으니, 저희도 약간의 선물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 말에 로만이 턱 하고 자리에 앉아서 그를 바라봤다.

"말해봐라."

좋습니다. 레이먼드가 말하면서 손뼉을 한 번 가볍게 치고 말했다.

"작센 해협에서, 카멜롯 왕국의 군함들을 공격해 주세요."

그 말에 로만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바라봤다.

"우리는 동맹 관계다."

레이먼드가 곧바로 대답했다.

"서로 믿지도 않는 동맹이죠. 어차피 위태로운 동맹입니다. 이래도 깨지고, 저래도 깨질거면..."

아이리 왕국에서 먼저 까부시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레이먼드는 그렇게 말하고 그를 바라봤다.

"그렇게 한다면, 카멜롯 왕국의 함선들은 모조리 개작살 날 겁니다. 본국에서도 카멜롯 왕국에 그 정도의 복수를 했다면 더 이상 당신이 그랜트의 손 아래에서 놀아나고 있었다는 식의 소문은 들리지 않겠죠?"

레이먼드는 그렇게 말하고 물을 한 잔 따라서 마셨다.

"물론, 저희 쪽에서도 모든 포화는 아이리 공화국이 아니라 카멜롯 공화국에 집중시킬 겁니다."

그 말에 로만이 대답했다.

"그걸 어떻게 믿지?"

레이먼드가 웃었다.

"제가 왜 여기에 있겠습니까? 이래뵈도 인질입니다.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로만이 들고 있는 칼에 슬쩍 힘을 주면서 레이먼드를 바라봤다.

"내가 여기에서 네 놈의 목을 치면?"

그 말에 레이먼드가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죽겠죠, 그걸 말해서 뭣합니까?"

그는 말한 다음 힘이 들어가 있는 검을 슬쩍 한 번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제가 여기에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대충 일주일 정도입니다. 그 시간까지 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비슷한 내용의 제안을 바리스 제독에게 보낼 겁니다."

그리고 레임먼드기 웃었다.

"당신이 바리스를 믿는 것 만큼이나, 그가 당신을 신뢰하고 있을까요? 어쩌면 그가 먼저 배신을 할 수도 있겠네요."

저희가 일부러 당신부터 먼저 찾아온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하품을 한 번 했다.

"아, 그리고 아이리 공화국이 저희와 손을 잡는 대가로 저희도 해 드릴게 물론 있지요."

그리고는 레이먼드가 다 먹은 사과 뼈다귀를 툭 하고 쓰레기통에 넣은 다음 말했다.

"향후 3년간, 마리아의 해적단을 위시로 그녀의 명령을 따랐던 모든 해적들은 아이리 공화국의 상선들에 대해서 약탈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상선에게서 뜯어내는 돈을 10%로 줄이도록 하지요. 레이먼드는 말을 마치고 손을 내밀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기서 저 목 떨어지는 겁니까?"

그 말에 로만이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말했다.

"... 그 목, 아직 떨어질 때는 아닌 모양이군."

감사합니다. 레이먼드는 말을 마치고 로만이 자신의 손을 잡는 걸 본 다음 가볍게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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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소리 하지마, 라고 마리아는 말한 다음 테이블을 손으로 내려찍고 나를 바라봤다.

"... 미친 소리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외쳤다.

"거기 가서 네 목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로만이 네 얼굴을 보자마자 칼을 휘두르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있어?!"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

"마리아, 다른 사람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장소다. 가고 싶어하는 녀석들이 있을리가 없지. 그래서 그냥 내가 가는 거다. 게다가 나는 로만과 면식도 있다. 일단은 아는 녀석이 직접 찾아가는 것이 녀석의 입장에서도 훨씬 더 믿음이 가겠지.

"그리고 저를 죽이려고 들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그 말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생각보다 낮지도 않은 거잖아."

... 그렇게 말하면 또 그렇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번 해 볼 만한 일이지.

"아무리 상대가 약해졌다고 해도 그냥 싸우면 우리가 질 겁니다. 마리아도 알잖습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이길 수 있어!"

그 말에 내가 다시 응수한다.

"어떻게요?"

그 말에 마리아가 잠깐 입술을 움찔거리다가 말했다.

"이기게 만들면 되는 거잖아, 젠장! 왜 자꾸 사지로 기어들어가려는 거야? 그렇게 죽고 싶으면 그냥 내가 죽여버릴까!?"

그러면서 시퍼런 커틀러스를 뽑아드는 마리아. 얼굴에 시뻘겋게 화가 올라와서 씩씩거리는 마리아를 보다가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서 이마에 입을 한 번 맞추었다.

"진정하시고, 아무리 나뻐도 죽기밖에 더하겠습니까. 필요한 일입니다. 두 녀석들이 서로 싸우게 하면 일이 더 쉬워요."

그 말에 마리아가 으드득 거리면서 이를 갈고는 말했다.

"살아 돌아와라. 죽으면 내가 바다 밑에 가라앉는 네 시체를 끌어내서 다시 목을 쳐버리겠어."

거 참 살벌하기는.

그 말에 나는 대답했다.

"두 국가의 배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할 때, 도리안이 안개를 펼치면 저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내려서..."

그리고 나는 작센 해협의 섬 하나를 찍었다.

"여기로 도망칠 겁니다. 끝나고 나면 찾으러 와주세요."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마리아가 나에게 다가와서 내 멱살을 잡고 나를 노려보다가 그대로 입술을 부딪쳤다.

"죽으면 죽는다."

... 저건 도대체 무슨 말이야? 나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마리아의 혀가 내 입 속으로 밀려들어오고 나의 혀가 그걸 맞받아서 얽히다가 입술이 떨어지며 츄르, 하는 소리가 난다. 나는 그녀를 보며 씩 웃었다.

"저 내일 출발할 겁니다. 그러고 나면 꽤 오랫동안 못 볼 텐데요."

알아, 라고 말하면서 곧바로 내 셔츠를 풀어해치는 마리아.

"오늘 네 녀석 허리를 섹스로 작살내서 내일 걸어가지 못하게 하는 게 목표다."

... 거 소름끼치게 위험한 섹스가 되겠구만.

"아니면, 오늘 밤을 새워서 내일 졸다가 못가게 해버리겠어."

그쪽이 차라리 나은 것 같은데. 나는 픽 웃고는 말했다.

"항상 마리아가 먼저 탈락하지 않았습니까? 일 끝나고 나서 코까지 골면서 주무시던데요."

... 그 말에 뺨이 한 번 씰룩거리고 마리아가 말했다.

"나 코 안골아."

그럼 내가 들은 그건 푸줏간에서 도마 두들기는 소리였나.

"안 곤다고."

"으아아악! 알았으니까, 그 제 새끼들 집에서 손 떼세요! 애들 놀라서 다 죽습니다?!"

이 여자가 어디 감히 남자의 알을... 알을! 힘 주지마 씨발 아프니까!

내 표정을 보던 마리아가 실실 웃다가 조심스럽게 알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이건 좀 괜찮아?"

손길이 부드러워지자, 바로 허리가 곧추서는데. 생각보다 자극이 더 강렬한 것 같아. 그리고, 나는 갑자기 공주님 안기 상태로 마리아에게 들렸다.

"저기, 이건 입장이 뒤바뀌지 않았습니까?"

휙, 하고 침대에 던져진 내 위에 올라타서 자신의 셔츠를 벗어버리는 마리아.

"내가 좀 급해서 말이야. 오늘은 내 맘대로 좀 하자고. 세상에, 가고 나면 며칠을 못 보는거야?"

전희고 나발이고 없었다. 내 몸은 곧바로 마리아의 몸 속으로 밀려들어갔다. 익숙한 감촉이 야, 왔냐? 하는 듯한 느낌으로 내 몸을 꽉꽉 끌어안고 누르기 시작하고 마찬가지로 자극에 익숙한 나의 몸 또한 그래, 나 또 왔다. 같은 상태로 서로 부둥켜 안고 비벼대기 시작했다.

뭐, 자극이 익숙해 진다고 해도 자극이 아닌게 아니니까. 천천히 내 위에 올라타서 몸을 흔드는 마리아를 보다가 나는 앉은 자세로 자세를 바꾼 다음에 다시 마리아를 내 밑으로 내려놓았다.

"아, 뭐야... 갑자아아아아?!"

천천히 서로 안부인사를 나누던 와중에 내 몸이 갑자기 마리아의 몸 속으로 깊숙하게 때려박힌다. 졸지에 집 안으로 난입을 허락해버린 마리아의 몸이 어이가 없어졌는지 침을 주르륵 흘린다.

"미안한데, 감질나서요."

말 그래도 마리아의 몸 속으로 긁어내리듯 거칠게 움직이는 나의 몸에 마리아의 몸이 확확 그대로 굳었다가 휘어졌다가 하면서 크으으... 하는 신음소리를 흘린다.

"야... 아... 너, 오늘! 왜 이렇게엣! 아아악!?"

위에서도 침이 흐르고, 아래에서도 침이 흐르고. 난리가 났구만. 이게 계속하다보니까 서로 몸을 굉장히 잘 알게 된단 말이지. 하핫 거기냐! 거기가 약점이냐! 외치면서 공격하는 악당이라도 된 기분이다.

"대충 20일 정도 못본다고 치면... 오늘 여기에서 마리아가 40번 정도만 정상에 오르면 20일 치는 하지 않겟습니까."

그러면 사람이 죽어! 라고 하면서도 다리를 내 등 뒤로 꼬아서 허리를 누르는 마리아. 거 솔직하지 못하기는.

물론, 나도 사람이고 마리아도 사람이지, 무슨 색욕의 화신 같은게 아니기에, 40번은 무리였다.

그리고 다음날 진짜로 늦잠에다가 허리까지 아파서 하마터면 출발을 못 할 뻔했다.

============================ 작품 후기 ============================

... 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면 기말고사 같은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렇게 멍청한 놈이었습니다.

사는게 고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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