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항해 뜻밖의 해적-46화 (46/159)

0046 / 0160 ----------------------------------------------

해적 VS 해군

가만히, 밖을 바라보던 나는 입을 열었다.

"저희 좀 큰 배들은 대부분 해군 녀석들 거 빼앗지 않았습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렸다.

"그렇지, 근데 그건 왜?"

아니 그냥... 어차피 그러면 지금 바다를 떠다니고 있는 해군 놈들이 사용하는 배랑 우리가 사용하는 배는 겉으로 보기엔 차이가 없는 거잖아?

"... 저 녀석들에게 카멜롯 깃발이나 아이리 깃발 달아놓으면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요."

라는 나의 말에, 마리아가 자리에 있다가 벌떡 일어났다.

"... 맙소사! 너 천재냐!?"

그렇게 외치면서 나를 부여잡은 마리아가 내 멱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빨리 좀 말하지! 그 머리에서 왜 지금 그런 번뜩이는 생각이 난 거야!?"

... 나는 흔들리는 와중에 생각했다. 나는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건가, 아니면 칭찬을 받고 있는건가? 흔들거리는 시야. 나는 일단 마리아의 어깨를 잡아서 진정시키고 말했다.

"어쩔 생각이십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나는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

"하나는 출발하는 상선 몇 개를 붙잡아서 호위하는 척 하고 털어버리는 겁니다. 해군의 복장으로."

마리아가 그 말에 수긍했다.

"나는 그러려고 했는데."

그러면 분명히 그랜트의 연설을 무효화시키고 해군들에 대한 불신감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걸로 해적과 해군간의 전쟁이 끝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내 설명에 마리아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다른 방법은 뭔데?"

그 말에 나는 해도를 바라보면서 한 곳을 가르켰다.

"작센 협해라고 하는 곳입니다. 지형을 보시면 알겠지만..."

움푹 들어간 모양의 바다. 그릐고 그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커다란 섬. 안에 들어간 배들이 가드를 올리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지형에다가, 섬의 양 쪽으로는 급류까지 제법 흐르고 있는 장소다.

"... 여기에서 뭘 하자고?"

그 말에 나는 천천히 머리 속에 만들어지고 있던 계획을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그 잘난 검은 어금니를 멀리 떼놓는 겁니다."

그 말에 마리아가 나를 바라봤다.

"이유가?"

도리안이 말하기를, 자신의 안개 속에서도 검은 어금니는 주변의 배들과 지형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그건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는 뜻이지. 사실 본격적으로 해전이 일어나면 아마 검은 어금니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맵핵이니까. 떠 있는 것 만으로도 그 검은 작살의 사거리 내에 있는 모든 것들이 파악된다는 거다. 급습도 불가능하고, 우리 배들이 움직이는게 훤히 보인다.

그 녀석이 멀어지면 도리안의 안개가 두 진영을 덮어버릴 수 있다.

"그리고 나면 안개 속에서 우리가 나포한 선함들을 그쪽으로 보내는 겁니다. 그리고 뒤섞이게 한 다음..."

안개를 풀어버리면? 녀석들 사이에는 가짜 군함들이 쏙쏙 박혀들어가는 것이다.

"... 안개의 미아가 우리에게 있다는 걸 들키면 말짱 황인 계획이야."

그랜트는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알고 있다면 이런 수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남자니까. 하지만 우리가 싸움이 일어나기 전까지 미스가이드의 존재를 숨길 수 있다면 분명히 먹히고도 남을 전략이다. 바로 옆의 배들을 못 믿는 상태에서 정면의 적들을 상대해야 하는 꼴이니까. 삼백척이 아니라 오백척이 있어도 그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가 없다.

마리아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잠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상선에 대한 습격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고 해군들을 와해시킬 수 있다. 전면전에서 속이는 행위는 좋든 싫든 해적들도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두 세력을 모두 합치면 삼백척이 넘어가는 거대한 숫자의 대군들이 서로 부딪치는 것이니까.

하지만 상선을 습격하기 시작하면 내가 제시한 방법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녀석들도 우리가 해군으로 위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바보라도 서로를 구분할 수 있는 신호 같은 것들은 마련할 것이다.

게다가 상선의 습격은 재수가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마리아가 침묵한 채로 생각을 계속하기 시작한다.

잠시 뒤에, 도리안이 우리의 이야기에 참석했다. 그는 또 다른 의견을 내었다.

"문제가 되는 건 상대의 배가 아니지."

배가 몇 척이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게 아니다. 우리가 뭘 하려고 하면 바로바로 나서서 가드를 올려버리는 한 명의 남자가 문제지.

"그랜트를 죽이거나,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면 될 일 아닌가."

확실히, 그 남자가 없었더라면 해군과 해적의 싸움은 마리아의 손 위에서 놀아났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를 어떻게 처리할 건데? 지금 그가 어디에 있는지 해적들 중에서 알고 있는 자들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그를 어떻게 할 필요는 없다. 카멜롯의 귀족들이 그를 어떻게 하게 만들면 될 일이지."

도리안이 그렇게 말하면서 회중시계를 빙빙 돌리기 시작했다. 저거 지 목숨이라면서 저렇게 막 다뤄도 괜찮은거냐? 도리안은 여전히 시계를 빙빙 돌리면서 말했다.

"악당은 영웅에게 약하지. 영웅은, 모함에 약하고."

그러면서 도리안이 우리를 바라봤다.

"바리스는 그랜트의 명령에 움직이고 있다는 건,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명확하다. 그 힘을 무력화시키면 되는 일이다."

그랜트의 명령을 바리스와 로만이 듣지 않게 하면 된다라... 그러면 그랜트를 굳이 어떻게 할 필요는 없다. 암살이나, 귀족들에게 위협을 주는 건 너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먹히지 않을지 확실하지도 않지만.

내 머리 속에 한 가지 이야기가 떠올랐다. 여기 세상에서의 일은 아니다. 삼국지를 읽다가 본 건데 말이야.

"재미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마리아와 도리안에게 이야기를 시작했고. 내 설명이 끝나고 나자 도리안이 나를 바라봤다.

"제법이군."

마리아도 나를 보면서 말했다.

"배랑 여자만 잘 다루는 줄 알았는데 말이야."

배는 그렇다고 치고, 여자는 또 뭐야.... 일단 이야기는 그렇게 일단락이 되엇다. 마리아는 이 일련의 이야기를 혼자 생각해보듯이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 할 것 같은데."

그랜트를 무효화 시키는데 성공한다면 말이지. 전면전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두 국가를 이어주고 잇는 것은 순수하게 바다를 누비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랜트에 대한 존경심에 비롯된 것이니까. 그의 지휘가 무력화 된다면 당연히 녀석들은 또 갈라서기 시작할 것이다.

마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바로 준비 시작하자고."

============================ 작품 후기 ============================

좋은 오후 되세요.

아, 그리고... 로제가 가출해서의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해적과 해군의 싸움 사이사이에 끼워넣으면 아무래도 이야기의 집중이 분산되겠죠?

ps. 몇 화 예정인지는 말씀 드리지 않겠지만. 지금 이게 시즌 1인 것 같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