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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뜻밖의 해적-40화 (4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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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VS 해군

오늘 도착하기로 했던 배가 늦어지자. 병사들은 군항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또 다시 오지 않는 보급품들. 급한대로 육로를 통해서 꼭 필요한 물건들은 수송하고 있었지만. 바다에 해적들이 있다면 대지에는 산적들이 있다. 거기에 더해서 각종 위험한 괴물들까지 출현하기 때문에, 해적만이 존재하는 바다에 비해서 위험하다.

보급되는 물자는 계속해서 쪼들릴 수 밖에 없었다. 바리스는 항구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눈쌀을 지푸렸다.

"또 인가. 그 해적놈들 너무 기세등등하군."

로크 발미온이 악수를 두었다. 두 국가의 모든 항구에 출입증이 없다면 들어올 수 없게 하는 것은 분명히 해적들이 보급할 수 있는 항구들은 상당 수 막아버렸지만. 세상에는 두 국가의 항구만이 있는게 아니다. 게다가 오히려 군용 물자들이 실려있는 배들이 자꾸 공격당하면서 해적들은 물자에 그닥 쪼들리지 않는데 군사들이 물자에 쪼들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해적 마리아라고 했던가. 바다의 날개라고..."

뒤늦게 정체가 밝혀지기는 했다. 러셀의 함을 열고 그 해적의 배를 가져간 여해적. 그 여자에게 공격당한 배만 해도 벌써 삼십척이 넘어가고, 개 중에 14척 정도는 그대로 나포되었다.

그리고 해적들 중 몇 놈이 군함을 타고 다닌다는 보고가 들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 여해적 하나만 성가셨지만. 이제는 슬슬 해적들 전체가 성가시게 굴고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했던 질병이 폐렴으로 발전해 사람을 죽이듯이 지금의 성가심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 성가심이 언제 목줄에 칼날을 들이밀지 모른다.

"이대로 있기 곤란하군."

바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옆에 서 있던 간부에게 말했다.

"다음으로 물자를 보내기로 한 항구가 어디지."

그 말에, 간부가 잠시 서류들을 살펴보다가 대답한다.

"체레빈입니다."

그 말에 바리스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망토를 슥 털고 말했다.

"배를 띄워라. 이쪽에서 호위를 나가야 할 것 같군."

그 말에 간부가 대답한다.

"하지만, 이 항구는 전략적인 요충지입니다."

그 말에 바리스가 그를 바라봤다.

"의견은 고맙네. 하지만 병사들에게 제공되는 물자가 없어서야 전략적인 요충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느긋한 표정으로 바리스가 그를 바라보고 말했다.

"전략적 요충지가 위험해질 가치가 있는 일이네. 모처럼 물자가 든든하게 오면 군사들의 사기도 조금은 오르겠지."

알겠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간부가 항구에 있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검은 어금니가 출항한다! 목적지는 체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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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체레빈에서 다시 물자가 출발 할 것 같다고?"

나와 마리아는 아예 그 로트와일러 비어에 둥지를 틀고 않아서 다른 녀석들과 이야기를 항상 나누고 있었다. 배를 타고 다니다가 돌아오면 이곳에 박혀서 다른 해적들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는게 일상이 되었다.

마리아의 예상 대로 두어 무리의 해적들이 마리아에게 찾아왔고. 마리아는 선선히 그들에게 군함을 다시 사서 돌려주었고. 그들과 함께 몇 번의 해적질을 했다.

전반적으로 바다의 날개 속도를 느리게 유지하는게 가장 힘들었던 전투였지만, 거기에서부터 얻어낸 성과는 꽤 나쁘지 않았다. 많은 양의 식량과 포탄들을 얻을 수 있었고. 그걸로 인해서 바다의 담요 안에 숨어있던 다른 해적들도 슬슬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건 보급품을 실어나르는 배들이다. 이 녀석들만 털어제껴도 물개 새끼들 힘이 반으로 뚝 떨어질걸."

우리들의 전략을 확고하고 명확하며 단순한 사람들도 알 수 있을 만큼 간단했다. 보급품을 털어라.

어차피 녀석들은 바다의 담요에는 들어올 수도 없고. 일부러 배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 지역에 만들어진 해적들 전용 항구들은 아직 놈들이 위치도 제대로 모를 공산이 크다. 그에 비해서 해군들의 보급항이나, 물자가 출발하는 라인은. 맨날 상선들을 털어먹으면서 군함들을 피해다니던 해적들에게는 훤히 보인다.

"좋아, 이번에 우리 배는 체레빈에서 움직이는 보급선들을 턴다."

마리아는 그렇게 우리가 나아갈 길을 결정하고 팔을 꼬았다.

"녀석들이 갑자기 항구를 출입하는 배에 대해서 경계를 강화한 이유가 뭘까."

통행증이라니...

"해적들 숨통을 조금이라도 조이려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 말에 마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녀석들도 나름대로 전문가야. 해적들에게 있어서 항구는 그렇게 큰 의미가 없는 곳이라고. 설사 항구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도 다른 배들을 털면 바다 위를 떠다닐 물자들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으니까."

다른 목적이 있을거야. 마리아는 그렇게 말하면서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다가 혼자 미소지었다.

"뭡니까 그 계획대로, 라는 표정은?"

그 말에 마리아가 응? 하고 나를 바라봤다.

"아무것도 아니야."

마리아는 나른한 표정으로 하품을 한 번 했다. 그리고, 나는 점원이 이쪽으로 가져오는 음식들을 보다가 한 마디 했다.

"... 인간은 잡식성 동물입니다."

알아. 라고 마리아가 말하고 나를 바라봤다.

"오늘부터 넌 초식성 동물이 될 필요가 있어."

... 눈 앞에 펼쳐진 과일들의 향연. 마리아는 실실 웃었고, 나는 한 마디 했다.

"제 정력은 육고기에서 옵니다."

그 말에 마리아가 약간 고민하다가 말햇다.

"그럼 한 끼 정도는 고기 먹어."

야, 시발 섹스하려고 식생활까지 바꿔야 한다니. 이런게 어딧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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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머리에 해골 모양의 선수상을 달고 있는 불길한 모습의 회색 배 한 척이 항구 앞에 머무르고 있었다.

"... 입항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그렇습니다. 라는 선원의 말에 선장은 자기 어깨 위에 올려져 있던 앵무새에게 모이를 약간 건내주면서 말했다.

"해적과 해군의 싸움이라. 이쪽에 피해는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마음에 들지 않아."

일이 귀찮게 되는군. 남자는 손에 쥐고 있던 회중시계를 주머니 안에 넣으면서 말했다.

"왼쪽으로 여덟 작대기."

배가 머리를 틀면서 천천히 바람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식으로 등록되어있는 항구에서 입항을 막은 이상 이 배가 갈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었다.

"해적들의 근거지에 한 번 가 봐야겠어."

안개의 미아는 안개를 끌고 다니지만, 유령선이 아니다. 당연히 바람과 선원들로 움직이고, 선원들에게 먹일 식량과 물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뭐, 해적들과 당분간 일을 같이 해야하나."

그 러셀의 배도 한 번 구경할 겸. 가보도록 할까. 그래도, 이 항구를 곱게 용서하는 건 남자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미스가이드 주변에서 급격하게 농밀한 안개가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그 항구 일대를 뒤덮어버렸다.

못해도 한 달은 저 항구 안으로 배가 들어오는 건 불가능하리라. 여름의 태양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안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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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야!?"

아이리 공화국의 군인, 로만은 항구 옆에 싸늘한 앤을 정박한 채로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이 배에 탄 사람들도 뭘 먹어야 움직일 거 아니야! 씨발 얼음이라도 뜯어 먹으면서 항해하라는 거냐."

로만은 불쾌한 표정으로 오른손의 갈고리를 휙휙 휘둘렀고. 앞에 서 있는 항구의 관리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해적들이 계속해서 보급품을 실은 배를 터는 바람에 물자가 굉장히 부족합니다. 죄송합니다."

최대한 마련했다고 하는 물자는 바다 위에서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어보이는 양이었다. 로만은 후우우. 하고 깊게 숨을 내쉬면서 쉼호흡을 한 다음 입을 열었다.

군항이 주변에서 물자를 끌어올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다. 비옥한 토지와 얼마나 많은 물자가 나느냐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항구와는 다르게. 주변에 타고 다닐 수 있는 해류가 많고, 바람이 적절하며...

결정적으로 '방어가 쉬운' 곳에 건설된 다음, 다른 항구에서 물자를 받아서 저장하고 있다가 군함들에 물자를 보충해주는 곳이다. 항구에 들어오는 보급선들이 적은 이상에는, 어쩔 수가 없다.

"다른 일반항구라도 이용하시는게..."

멍청한 소리. 라고 로만은 일축하면서 항구의 관리인을 바라봤다.

"싸늘한 앤을 비롯해서, 모든 군함들은 그 이동 경로를 최대한 숨기기 위해서 일부러 군항에 정박하는 거다."

상선들이 오가는 일반적인 항구에는, 당연히 다른 국가나 해적들의 끄나풀이 있으니까. 배의 경로가 들통나는 건 치명적이다.

"... 어쩔 수 없지. 다음으로 보급 들어오기로 한 항구는 어디지?"

로만 또한, 바리스와 같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슬슬... 각이 만들어지고 있군요.

안개의 미아, 바다의 날개  vs 검은 어금니, 싸늘한 앤.

본격적으로 붙으려면 아직 한참 남았지만요...

이번 화는 작가의 능력 부족으로 시점의 변경이 너무 많아요. 어지러웠다면 죄송합니다.

그리고 역시 생각대로 코멘트에 쓰고 짠 맛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 변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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