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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뜻밖의 해적-22화 (2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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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무겁구나...

물건을 옮기고 있는 선원들. 하나씩 채워지는 물건들을 마리아가 차근차근 확인하고, 모든 물건이 다 들어서고 새로 구한 선원들과, 이미 있던 선원들이 모두 자리에 타자. 마리아는 새로 구한 거대한 배 위에 올라타서 씩 웃었다.

"우리 해적단은 요즘 들어서 아주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이지!"

그 말에 모두가 예이! 하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우리가 다음으로 가게 될 장소에 대해서 나는 아직 말을 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 타기로 한 사람들은 이야기를 들었겠지!"

마리아가 그렇게 말하고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40명에 달하는 선원들을 바라봤다. 그 눈에는 열정과 흥분이 함께 섞여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이제야 말해주는 걸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직 듣지 못한 자들은 잘 듣고, 이미 한 번 마음을 정한 새로 들어온 녀석들도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봐라."

마리아는 그렇게 말하고 후우 하고 숨을 들이마쉬고 크게 외쳤다.

"우리의 이번 목적지는, 길로틴 섬이다! 어떤 곳인지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항해사 레이먼드가 말해줄 것이다!"

그 말에 기존에 나와 함께 배를 탔던 선원들이 레이먼드! 레이먼드! 하면서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조타륜 앞에 서서 말했다.

"그래, 여기있다. 조용히 좀 해봐 새끼들아. 무슨 황제가 행차했냐."

나는 그렇게 입을 열었고, 나의 이름을 부르던 녀석들이 큭큭거리면서 입을 다물었다.

"잘 들어라. 길로틴 섬은, 예전에 내가 타고 있던 탐험선을 비롯해서 그 어떤 배들도 함부로 접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 험지다."

나의 말에 모두가 침묵하고 귀를 기울인다.

"수많은 소용돌이가 섬을 감싸듯이 돌고 있는 곳이지. 소용돌이는 혼자 생기는게 아니다. 거기에는 당연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암초들이 자리잡고 있다. 살짝 잘 못 움직여도 배에 빵꾸가 나서 가라앉아버리는 장소다."

소용돌이의 무서움을, 1년 이상 배를 탄 자들 중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 바다의 푸른 블랙홀이, 하나도 아니고 두 개도 아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수의 소용돌이들이 섬을 감싸고 있는 손꼽히는 바다의 지옥.

우리는 거기로 간다. 나는 침묵하면서 침을 삼키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태풍을 뚫었다. 맞냐?"

그 말에 기존의 선원들이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우리는 배 한 척으로 다섯척의 배를 하나의 해전에서 만나 모두 침몰시켰다, 맞냐!"

그렇습니다! 하는 소리가 다시금 울려퍼졌다. 나는 한 다리를 난간 위에 올려놓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외쳤다.

"그 악명 높은 진홍의 촛대, 카민 루주힐이 심연에서 안식을 되찾았다! 누가 그런 일을 했지!"

그 말에 선원들이 외친다. 우리입니다! 소리는 점점 커지고 나는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묻겠다, 너저분한 해적들아! 한 병의 럼을 들고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누비는 우리 해적들아!"

잠깐의 침묵, 나는 후우 하고 숨을 내쉬고 크게 내뱉었다.

"만약에, 길로틴 섬이 누군가에 의해서 정복 되어야 한다면! 폭풍을 발라버리고, 1대 5의 해전을 가지고 놀고, 악명 높은 바다의 유령선을 성불시킨 우리야 말로 그 지옥같은 섬을 정벌할 자격이 있지 않나!"

그렇습니다! 라고 모두가 말하고, 나는 쉬기 시작하는 목에 럼을 한 모금 때려박고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그 거지같은 섬에 최초로 살아서 발을 올리는 자들이 될 것이다. 나는 네놈들을 보았다. 해적들 보고 바다의 바퀴벌레 새끼들이라고 하던데."

나는 픽 웃으면서 말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네 놈들은 그 바퀴벌레들 중에서도 최고의 바퀴벌레다! 함께 가자. 너희들은 선장을 믿나!"

믿습니다, 라는 울림이 멀리 퍼지고. 나는 엄지로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나를 믿나!"

그렇습니다!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닻 올리고, 횡범을 펼쳐라. 우리는 길로틴 섬으로 간다."

시작되었다. 그래, 그 잘난 놈의 머메이드 구경 한 번 해보자.

저 앞에서는 돛을 다루는 줄을 붙들고 조종하면서 갑판수에게 한 소리를 듣고 있는 로제가 보였다.

"오른쪽으로 15 작대기!"

휘리리릭 돌아가는 조타륜과 제대로 바람을 잡고 달리는 배.

오늘의 항해, 굉장히 순조로웠고. 예상했던 장소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배를 멈추었다. 바람이 생각보다 괜찮게 불어서 일찍 도착했다. 해가 다 저물고 나서야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저물기 시작하는 석양이 뜬 바다를 보면서 말했다.

"닻 내려라. 오늘은 여기서 멈춘다."

소용돌이와 싸우는 거다. 하나도 아니고 여러개랑. 체력을 낭비하면 안된다.

쉽 급 범선은 커서 그런지, 닻도 자그마치 4개다. 나는 닻이 다 내려가서 배가 멈춘 것을 확인했고. 마리아가 하품을 한 번 하면서 말했다.

"잘 놈들 자고, 쉴 놈들 쉬고. 내가 저 종 치면 불침번 녀석들 빼고는 다 자는거다. 알았냐."

알겠습니다! 라는 외침이 끝나고 해는 저물어가기 시작하고 로제가 땀에 범벅이 된 채로 나를 바라봤다.

"... 씻고 싶어요."

그 말에 나느 눈을 몇 번 깜박이다가 말했다.

"쇼트 케이크는 필요없나?"

라는 나의 말에, 있어요? 라고 물어보며 눈을 빛내는 로제.

야, 그게 있을리가 있냐.

"없다."

그 말에 나를 노려보다가 아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깊게 숨을 내쉬는 로제. 그 모습을 보다가 마리아가 웃었다.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라는 말에 로제가 하나도 안힘들어요! 라고 말하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로제는 앞으로 선장실에서 같이 자자. 알았지?"

라면서 로제를 보며 눈웃음을 짓는 마리아. 그리고 표정이 건빵처럼 굳어버리는 로제.

"예...? 아, 저는 그냥!"

로제의 말에 마리아가 웃었다.

"그냥 갑판 아래에서 자게? 저 성욕이 쌓이고 있는 선원들과? ... 대담하네."

그 말에 로제가 나를 바라본다.

미안하지만 항해사실은 더는 내줄 수가 없어. 나도 침대에서 자고 싶거든. 애초에 이 쉽 급 범선은 선장실이 엄청 넓어서 침대 하나 정도는 더 들어간다고. 아마 마리아가 그것까지 예상해서 준비를 해 두었겠지.

"여자라서 특별 대우해주는거야. 나중에 성욕처리반으로 일하려면 몸이 멀쩡해야하잖아?"

안 그러면 몸 상한다고. 라면서 윙크를 날리는 마리아와 그걸 보면서 울상을 짓는 로제.

참 훈훈한 배 위의 분위기에 나는 럼주로 입을 살짝 헹구었다.

물론, 일단 배에 타고 일을 하고 있는 이상 심하게 괴롭히지는 않겠지. 나는 하품을 한 번 쩌억 하고 항해사 실 안으로 들어가서 육분의를 꺼내 위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웠다.

나의 능력으로 가능할까.

이 배가 사실 바다를 떠다니는 관짝이 아닐까.

수많은 탐험가들이 도전했다가 죽었던 그 길로틴 섬이다. 해적들이 믿고 있던 미신과는 다르게. 이 녀석은 분명하게 실존하고, 거기에서 죽은 수많은 '전문적인 항해사'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나보다 더 많이 항해를 하고,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나보다 더 재능이 있는 자들도 거기에서 죽어갔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부담이 된다.

어떻게 부담이 안되겠냐! 내 손짓과 목소리 한 번에 이 안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이 그대로 익사할 수도 있는 길을 가는 것이다!

"시발 레이먼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을 보면서 말했다.

"너는 할 수 있다. 개새끼야."

스스로 했던 말을 기억해라. 레이먼드, 너는 말이지. 1대 5도 이겼고, 폭풍우도 이겨냈어! 그 좆같은 유령선도 바다에 다시 쳐박아버렸고.

그러니까... 길로틴 섬도 들어갈 수 있을거야.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너를 믿고 있어. 함께 한다면 이겨낼 수 있을거라고.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의 길로틴 섬도 정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 모든 것들을 결코, 절대로... 우연이 아니었어. 내가, 선장이, 선원들이 함께 이루어 낸 결과야. 운이 좋던 나쁘던 이겨내기로 되어있었던 결과였다고.

앞으로도 그럴거다. 레이먼드.

그치?

"... 씨발."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서 물끄러미 벽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잠도 안오네. 술이라도 퍼먹어야하나. 나는 럼주가 담겨있는 병을 바라보았다.

텅 비어있다. 만약에 내가 써야 할 운도 이 텅 빈 럼주병과 같이 비어서. 더는 꺼내 쓸 수 있는게 없다면 여기에 탄 모든 사람들은 나와 함께 죽는건가.

"악, 악, 악! 개소리하지 말아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침대에서 모로 돌아누웠다.

시발 거 더럽게 짐이 무겁네. 나는 잠을 자기 전에 수도없이 몸을 뒤척거리다가 가까스로 잠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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