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어로 메이커-220화 (220/240)

개소리다.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무언가 가슴 안쪽에서 올라오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지난 일을 떠올리는 것처럼. 그런 일이 이미 벌어져, 기억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되는 그런 비극.

바닥에 넘어진 뮬라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하늘에 던진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듯, 그대의 운명은 그 어떤 이보다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집어치워. 그런 헛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그대도 이미 속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내 말이 진실임을. 그리고 그것이 내가 그대의 앞으로 나서게 만든 이유다. 어째서 그대는 그것을 알고 있는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우리는 오랫동안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였고, 선택받은 몇은 그 이치를 깨달을 수 있었다. 나 역시 그 중 하나. 세상의 흐름이 어긋나고 있음을 깨우치고 직접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오늘 그 흐름의 중심에 선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러니 다시 묻지. 그대는 어떻게 이 흐름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가?”

쿤이 인상을 찌푸렸다.

말 하는 게 굉장히 복잡하고, 길다. 흐름이고 뭐고.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쿤 자신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데 답 할 방법은 없었다.

“……그대도 모르는 눈치로군. 그렇다면 내가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제안이라고?”

“세상의 모든 흐름이 그대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본인이 그 사실을 그냥 지나 칠 수는 없는 노릇. 그대가 가려는 길에 나도 동행을 시켜 주었으면 한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안 된다.”

“정말로 괜찮은가? 그대의 운명이 변하지 않으면 내가 말 한 미래가 그려질 뿐이다.”

딱 잘라 거절을 하던 쿤이 멈칫했다.

정해진 미래.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되는 그런 미래가 펼쳐진다. 말 도 안 되는 일이라 거부하고 싶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이 이를 막아섰다. 게다가 출정 전, 신의 음성에서도 분명 무언가를 경계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쩌면, 정말로 미래가 그렇게 흘러 갈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좋아. 그럼 내가 세 가지 질문을 해서 네 능력을 시험해 보겠다. 만약 이를 통과하면 동행하는 걸 허락하지.”

그래도, 확인할 건 확인해야지.

쿤이 돋보기를 꺼내 들고는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섞인. 그리고 뮬라가 알기 힘든 사실을 바탕으로 질문을 던졌다.

“……”

결과는 전부 정답.

거짓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알 수 없는 일을 짚어서 대답을 했다. 게다가 그 대답들은 모두 진실. 그가 말 한 능력이라는 것은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그렇다면 나도 그대의 행렬에 끼어도 되겠는가?”

“좋아.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무엇인지?”

“네가 예언자라는 것. 그리고 내게 말 했던 내용은 함부로 말 하지 마.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

“그 정도라면.”

고개 숙여 인사한 뮬라가 다시 로브를 뒤집어썼다.

‘잘 한 건가……’ 그 모습을 보며 쿤이 낮게 중얼거렸다. 시작부터 이곳까지. 이번 여정은 무언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거 같다.

격랑 치는 바다 위 작은 돛단배와 같이.

‘아무 일 없기를.’

신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

뮬라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꽤나 고역이었다.

일단은 오래전에 알던 친우의 자식이라 말을 해 두었다. 쿤이 제국에서 건너왔음을 측근들은 대부분 알고 있던 터.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갔다.

“응. 그래, 뮬라라고 했지? 필요 한 거 있으면 언니한테 말 해.”

“나도, 나도! 혹시 옷이나 뭐 그런 거 필요 없어?”

라라와 루루는 불쌍한 고아 정도로 생각했는지, 뮬라에게 정성을 다했다.

음식이나, 옷가지 등. 필요한 건 전부 사 와서 그에게 건넸다. 재미있는 점은 뮬라를 여자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니,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목소리도 조금 여리고, 생김새는 여자에 가깝다.

하지만 왠지 여자라는 느낌은 안 든다. 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어차피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일행은 하루를 딱 쉬고, 출발 준비를 갖췄다.

한 명이 추가 되었지만 그 정도는 크게 문제가 아니었다. 아도란과 프리실라가 마법진을 구동하고, 흰 빛을 토해내는 게이트가 마련되었다.

“자, 언니 손잡아.”

‘나도 손이 있는데.’ 라며 쿤이 살짝 불만스레 봤지만, 작은 여아 살핀다는 라라에게 한 소리 할 수는 없었다. 살갑게 구는 게 나쁘지는 않고. 어쩌면 아이를 낳으면 저런 모습일까 싶어서 흐뭇하게 보기도 했다.

“좋은 어머니가 되겠어.”

“역시 그렇게 보이나?”

“아이를 좋아하는 여성 치고, 좋은 어머니가 안 되는 경우는 없지. 노력은 하고 있는가? 멀지 않아 소식을 듣고 싶은데.”

“……거, 너무 빠르지 않나?”

쑥스러움에 쿤이 뒷머리를 긁자, 세이혼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동침이야 하고 있다. 하지만 연인이 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2세 문제인가. 아직은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 오붓하고 싶은 게 진심이었다.

물론, 그러다 아이가 태어난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총총히 걸어가는 뮬라를 시야에 잡아 두고, 쿤이 걸음을 떼었다.

“넘어간다.”

이제부터는 제국이다.

#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제국 수도의 안마당.

파랑 고원이라 불리는 장소였다. 우리가 오는 것을 환영하기 위해 수많은 무리가 대기하고 있었다. 도열한 기마와 정예 병사들. 그 앞으로 늘어선 수많은 기사들까지. 이것이 제국이다! 라고 광고하는 것처럼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환영합니다. 사절단을 책임지게 될 루니라고 합니다.”

“……루니 백작?”

“아빠!!”

“아빠!!”

반쯤 머리 벗겨진 거한이 쿤을 향해 마중을 나오자, 행렬 뒤에서 라라와 루루가 튕기듯이 나갔다. 루니 백작. 과거 황제가 라라와 루루의 정체를 함구하고 있을 시, 그녀들을 도맡아서 키워 준 인물이다.

“어이쿠. 두 분은 그 사이에 더 예뻐지신 거 같습니다.”

“아빠……”

“흑. 보고 싶었어요.”

루니가 무릎을 살짝 숙여 둘을 토닥여 주었다.

신분은 달라졌지만, 그 동안 키워주었던 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거의 1년 남짓한 시간 만에 만나는 것이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쿤은 아무 말 없이 부녀의 회동을 지켜만 봤다.

“흠흠. 이거 실례를 범했군요.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괜찮습니다. 루니 백작님의 이야기는 저도 많이 들었던 터라 남 같지 않군요. 이 둘이 이렇게 멋진 숙녀를 자랄 수 있었던 것도 백작님의 공. 먼저 감사를 드리는 게 맞을 거 같군요.”

“하하. 확실히 멋지게 자라지 않았습니까? 어릴 때는 목검 들고 장군이 되겠다고 난리치는 터라 고심 꽤나 했는데, 이렇게 어엿한 모습이라니. 어떤 남자가 채 갈지 걱정입니다.”

“아, 아빠 나는……”

뭔가 미묘한 말.

라라가 부끄러운 듯 손가락을 비비며 말을 늘였다. 그러자 루니 백작이 안광을 토하며, 쿤을 쏘아봤다. 앞서 대하던 눈빛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러고 보니 그 말도 전하는 것이 늦었군요. 라라는 제가 데려가게 되었습니다.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다시 드려야 하겠군요.”

“크흠. 이야기로 듣기는 했으나, 이렇게 눈앞에서 듣자니 느낌이 다르군요. 그보다 라라 아가씨……헛된 생각으로 접근한 건 아니겠죠?”

“아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확인을 하고자 할 뿐입니다. 아직 여물지도 않은 마음에, 불쑥 불한당이 들어온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돼서 말이죠.”

루니 백작의 기세가 사뭇 강렬하다.

직위가 달라지고,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지만 딸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그대로다. 하긴 1년 넘도록 타지를 유랑하던 딸이 처음 보는 남자. 그것도 신원이 불분명한 놈을 데리고 왔다면 누구라도 고깝게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쿤이 이해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시기를. 라라를 대하는 마음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그녀 자신 밖에 없습니다. 다른 것은 전혀 필요가 없죠.”

“……황가의 이름도 필요가 없다 이 말씀입니까?”

“황가가 높다 한들, 제가 그녀를 생각하는 마음보다 높을 수 있겠습니까.”

얼핏 제국에 대한 모욕일 수도 있는 말.

“하하하하! 그거 꽤 호탕한 발언이군요!”

하지만 루니 백작은 크게 웃고 말았다.

그리고는 불쑥 손을 내밀어 쿤과 악수를 했다.

“그 정도 배포는 있어야, 라라 아가씨를 책임 질 수 있겠죠. 아직 다 살펴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옹졸하지는 않은 거 같군요.”

“사절단에 그리 말 해도 되는 겁니까?”

“아, 크흐흠. 말이 그렇다는 거죠. 하하. 이쪽으로 오시기를. 안으로 안내를 하겠습니다.”

호탕하고 단순하지만 살짝 생각은 모자란 모양이다.

크게 웃고 몸을 돌리는 루니 백작의 뒤를 쫓아 쿤이 행렬을 이동시켰다. 라라와 루루는 풀린 분위기에 금세 방긋방긋 웃으며 백작 옆에 착 붙었다. 1년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할 말이 오죽 많겠는가.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그대가 사랑하는 여인인가.”

“……불쑥 나타나지 좀 마라.”

쿤의 옆으로 뮬라가 불쑥 나타났다.

“그대 주변의 흐름은 굉장히 이상하다. 정해진 수순을 따라 흐르다가도 어느 순간 회오리치듯 방향을 돌려버린다. 이것은 그대가 저 여인과 함께 있을 때 더욱 심하다.”

“라라와?”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대의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 무언가 강력한 힘이 그대와 저 여인의 접촉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강력한 힘이라……”

쿤이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빠졌다.

힘이라 단정 지으니까 생각이 미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서 준경’ 신. 신의 힘이라면 운명을 틀어 낼 만큼의 강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죽이게 된다는 섬뜩한 예언.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었다.

‘설마 라라가 이단에 타락하게 되는?’

아니, 그렇다 해도 이단을 잘라내고 그녀를 보살피면 보살폈지 죽이는 건 말이 안 된다.

제국 수도, 황제가 기거하는 내성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쿤의 생각은 끊이질 않았다. 뮬라 역시 비슷한 생각 중인지 말없이 그 옆을 지키고 있었다.

“알현 시간이 정해지면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은 쉬고 계시기를.”

화려한 별채에 도착하고 나서야 쿤이 생각을 끊었다.

이제 곧 황제와 알현을 해야 한다. 뮬라의 예언만큼이나 이 상황도 중요하다. 호흡을 고르며, 알현을 위해 머리를 씻어 내렸다.

#

화려한 샹들리에. 명인이 조각한 조각품들. 아름다운 그림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붉은 빛 카펫이 회랑 바닥을 채우고, 좌우로 도열한 로열 가드의 갑주가 불빛을 몸으로 반사시키고 있다. 화려하지만 근엄한 분위기가 넘실거리는 장소.

바로 이곳이 황제가 외부 인사들과 접견을 하는 영광의 홀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국의 황제시여.”

쿤이 예를 표하며 회랑의 끝.

황제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있다.

예전 마법으로 볼 때 보다 황제는 체구가 더 컸다.

부리부리한 눈과 꽉 다문 입술. 산발한 듯 좌우로 넓게 퍼진 머리카락까지. 마치 무섭고 포악한 짐승을 인간으로 꾸며서 앉혀 둔 것 같다.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불편한 점은 없었고?”

황제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의외로 형식적인 물음이었다.

쿤이 가볍게 대꾸를 했다. 문제는 없었고, 대우는 좋았다. 황궁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었다 기뻤다. 정도로.

“그렇다면 이 제국이 얼마나 큰지도 눈으로 확인을 했겠군.”

“듣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장식부터, 도열한 사람들까지. 하나하나가 제국의 위용을 대변하고 있더군요. 어째서 제국이 대륙 제일의 국가가 되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쿤이 입에 버터를 바른 듯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황제 주변으로 도열해 있는 이들의 표정이 살짝 부드럽게 바뀌었다. 나라를 칭찬함에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래, 그렇게 거대한 제국의 주인이 바로 나다. 그런데, 그런 인물의 혈족을 아무런 대가 없이 데리고 가겠다?”

“……라라 말씀이십니까?”

“신분을 속이라 대충 붙여준 이름일 뿐이다. 황가에 이름을 올리면 옛것 따위는 당연히 버리고, 신분에 어울리는 우아한 것을 달아야 마땅하지. 과연 그 이름이 네 옆에 어울릴 거라 보는가?”

쿤이 당황에 입술을 깨물었다.

일전에 마법으로 회동 할 때는 라라와 루루 문제를 크게 거론하지 않았다. 어차피 황제는 둘을 신경 쓰지도 않았던 터. 사석으로 사용한 둘을 가지고 이제 와서 왈가왈부하는 것이 이상했다.

‘떠 보는 건가?’

쿤이 심호흡을 했다.

“황제께서는 제국을 손수 일구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피와 땀으로 세운 나라다.”

“그렇다면 제가 공화국에서 이룬 바를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그 업적이 황가의 핏줄 옆에 서기 부족하다 보십니까?”

허리를 펴며 쿤이 당당하게 말 했다.

분위기가 술렁였다. 조금 성미가 급한 이들은 발끈하며 따지려는 기색도 있다. 그만큼 제국의 자긍심이 높다는 증거. 하지만 물러날 이유는 없다. 쿤은 바닥에서 기어올라 나라 하나를 통째로 구제한 바 있다. 그 업적이 제국을 세운 황제에 부족하다 여기지 않는다.

“하……하하하!! 그래, 네 말이 옳다. 나라 하나를 구했으면, 그 업적이 부족하지 않지. 암. 그래, 그렇고말고. 뭣들 하는 거냐? 여기 배포 있는 젊은이가 있는데 걸맞은 노래하나 안 뽑고?”

황제가 대소하며 손짓하자, 이층에 위치한 궁중 악사들이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조금 특이한 광경. 보통 연회장이 아닌 접견 홀에서는 이렇게 연주하는 경우가 드물다. 아마도 이것은 황제의 취미이거나, 보여주기 식. 어느 쪽이든 일단 첫 만남의 기세 싸움에서는 쿤이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진짜 회담은 지금 부터지.’

융과 관련한 이야기부터, 너절한 누명.

그리고 균형의 사자라 말 한, 황제의 언사까지. 해결해야 할 것은 산재해 있었다.

‘……응?’

그리 생각하며 답답함을 풀고자 셔츠 자락을 당겨 풀고 있을 때.

황제 주변으로 도열한 인사 중 조금 독특한. 그리고 시선을 잡아끄는 사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큰 키에 하얗게 물들어 있는 눈동자.

— 흰 눈의 남자를 조심해라

신이 경고하던 인물이다.

※작가의 말

으음. 생각보다 스토리 라인 풀기가 어렵군요.

정해둔 것이 있었는데, 살짝 오류가 생기는 바람에 쿨럭;;

다음 작품은 반드시 단순한 것으로 쓰겠어! 제길 ;;

* 별의 탑이 최종적으로 죽은 건 하카림에 의해서 였습니다. 물론, 이단을 가지고 놀다 죄다 타락하기는 했지만...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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